2022년 12월 6일 화요일

입체파


근 1-2년간 정말 가까운 1~2분을 제외하고 나는 누구와도 투자와 관련된 깊은 대화를 한 기억이 없다.. 

투자 관련 스터디 모임도 안나간지 근 3년이 다 되어가는 것 같다.

세미나도 점점 듣지 않게 되는 것 같다. 

기업탐방도 단순 전화로 간단한 (중요) 질문만 하는 수준이지 않나 싶다.

사무실에 혼자 앉아서 계속 읽고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만 압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다들 올해 투자수익률이 좋지 못해서 인지 마음에 상처(?)를 많이 입으신 듯 하다.

급격한 경기 위축에 그동안 그들이 맹신(?)했던 Bottom-up 가치투자(?) 공식이 통하지 않는 Top-down 매크로 시장(?)에 다들 혼란스러워 하시는게 아닌듯 싶다. 

특히, macro, industry study가 충분히 되지 않은 개별종목, 스몰캡을 위주로 분석 하셨던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록 (마음의 상처가 심하셨는지)

계속해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시고 왜곡된 생각만을 갖고 주렁주렁 말만 계속 늘어 놓고 계시는게 아닌가 싶다...

(소외받는 마음에 동정은 드릴 수 있지만, 상처와 도움을 드릴 만큼의 쓴소리를 나는 하지 않(못한)는다.)

러-우 전쟁 이후 피팅,조선,강관,변압기,굴삭기 등.. 산업재 섹터가 급등할 때도

"일회성이야. 산업재는 성장산업이 아닌 저성장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에 결국 다시 내려올거야. 지금은 반도체,2차전지, 플랫폼과 같은 성장주만을 사모아야 해"

라고 하시면 계속 외면하셨었고

최근 중국 방역완화 Theme으로 올라가는 화장품,면세,카지노,레저 등 주식을 보며,

"테마성, 투기세력임이 확실해. 한국 화장품,면세점,카지노 산업은 이미 산업 경쟁력을 잃어버렸어. 지금이야 말로 반도체, 2차전지, 플랫폼 성장주를 사야 할 시점이야"

라고 하시며 또 외면을 하시고들 계신다. (이정도면 맹신이 아닌가 싶다..)

그들 앞에서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속마음을 여기서 그들 몰래(?) 털어 놓을까 한다..

사실 나도 불과 2-3년전만 해도 겉 멋만 잔뜩 들어간 (소위) Bottom-up 가치투자자 행세를 부렸던 투자자 중 한명이지 않았나 싶다..

기존의 편협했던 기업분석에 관점에만 기업을 평면적으로만 바라보다가 

더 넓은 거시경제, 국제정세, 정치,사회, 문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기업을 바라보니 확실히 투자의 우선순위가 머릿속에 또렷해졌던 느낌이라고 할까.. 

과거 작성했던 지누스 삼성전기 글을 현 시점에서 다시 읽어 보면 글은 길고 장대했지만, 실속은 하나 없는 그저 멋져 보이고 싶었던 애송이 수준의 분석 글 밖에 되지 않나 싶다.

(내가 오래 해봤기 때문에 이제는 어느 정도 안다. 기업, 산업분석 보고서에 얼마나 겉 멋이 들어가 있는지 정도는..)

정말 기가막힌 분석력으로P(가격),Q(물량),C(비용)를 원자 단위(?) 까지 쪼개가며 미래 수익을 정확히 예측해낼지라도 지금 현 시점에만(단발성) 유효할 수 있는 딱 그 정도 수준이다. 

이렇게 key macro 변수가 계속 급변하는 시황에서는 눈 뜨고 일어나면 earning 추정의 모든 key 변수가 계속 다 바뀌기 때문에

뻣뻣하게 기존 전략을 계속 고수하는 것보다는 유연하게 변화한 시황에 맞게 전략을 재조정하면서 대응하는 편이 훨씬 수익률이 좋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 한 종목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으면 변화하는 시황을 감지 하지도 못할 뿐더러 

earning model 자체가 굉장히 무거워져 재조정하면서 투자의견을 바꾸기도 쉽지 않고 

편향이 생겨버려서 객관성도 없어져버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투자자 발목을 잡는 기업으로 밖에 남게 되지 않나 싶다. 

정확히 이해했다면, 투자포인트는 2-3줄 요약선에서 왠만하면 다 가능하지 않나 싶다. 

2-3줄이 넘어가면 투자포인트를 제대로 잡지 못한 애매한 기업일 가능성이 허다하다.   

지금과 같은 시점에는 글로벌 증시는 단, 하나의 방향성에 맞게 다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메인 흐름(?)에서 벗어난 어정쩡한 섹터, 개별 주식은 쳐다도 보지 말아야 하지 않나 싶다.

지금은 거대 글로벌 자금이 매크로 국제정세에 따라 한 방향으로만 흐르기 때문에 그들이 벌여 놓은 이브닝 파티 음악 장단(?)에 몸을 맡기기만 하면 된다. 

신나는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혼자 뻣뻣하게 느린 블루스 춤을 춰봤자 아무도 안 알아준다..


자꾸 기존의 개인 자신들만이 갖고 있던 편향에 사로잡혀 이러한 메인흐름에서 벗어난 투자를 고집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손실만 누적될 뿐이지 않나 싶다.

투자인생을 계속 즐기고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계속 어려워서 안된다, 늦었다. 못한다며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당장의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현실을 왜곡해서 받아들이지만 말고 

지금이라도 기업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글을 마치며 

모두 화이팅....

=끝
  



댓글 6개:

  1. 올해 제대로 두들겨 맞고 공감이 많이 갑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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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지만 진정한 바텀업쟁이들은 매크로가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시점을 노려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기업들을 저렴하게 사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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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흠.. 생각해보니 지금은 그런 좀 더 바텀업 view로 접근하는게 좀 더 미래수익률이 높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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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늘 좋은 글 올려주셔서 제가 더 감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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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갈수록 유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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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에게 많이 뼈아픈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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