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4일 금요일

투명한 창



이번글에선 단적으로 상반된 두 종류의 허구의 상사를 가정(?)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가보고자 한다.  

한 분은 정말 보고만 있어도 배울게 많으신 분을 가정해보겠다.

무엇보다 아랫직원들에게 최대한 편하게 해주고자 노력하시는게 눈에 너무 훤히 보이시는 분을 가정하자 

항상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게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시는게 보이며, 발표자와의 상반된, 반대되는 의견을 표출할 때도 발표자가 너무 민망해 하지 않게 최대한 부드럽게 표현하시고자 하는 모습도 자주 보이는 점을 가정해보자.

점심시간에 자리에서 이런저런 글을 읽고 있는 주니어 사원을보고, 상사님이 웃으면서 말씀하신다. 

"xx씨, 이 A기업을 내가 잠깐 만나봤는데, 좋아보였어요, 한번 분석해볼레요~? 아, 물론, xx씨가 하고싶으면 하시는거죠~ 하다가 별로 안좋은거 같으면 안해도 돼요~"

"내가 미팅노트 보내줄께요. 한번 읽어봐주세요~"

사고의 깊이, 절대적인 지식의 양, 산업에 대한 이해, 인격, 유머 등 모든 면에서 상사님은 정말 투자자로서 또는 인격적인 면에서 훔치고(?) 싶은 장점이 많으신 분으로 가정하자.

다른 한분은 강압적인 상사를 가정해보자

예시를 들어보겠다.

상사: "요즘 정말 투자할만한 회사가 없어. 누가 추천좀 해봐요"

주니어사원 : "xx기업이 (이래이래)해서 좋아보여서 분석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상사: "내가 그 회사를 몇년전부터 봐와서 잘 아는데, 그 회사는 (이래이래)해서 아니야. 물론 xx씨가 분석하는건 내가 막을 순 없겠지만, 왜 쓸때 없는데 시간을 소모해? 그런데 시간 쏟지말고 내가 다른회사를 아는데, 이거나 분석해봐요."

상사: "내가 말하지만, xx씨는 아직 주니어사원인데 왜 굳이 종목발굴을 해서 리스크를 감당하려고 해요? 주니어 사원이 너무 돋보이려고 하는건 좋지 않아."

상사: "요즘얘들은 무서워서 혹시 녹음하거나 그런건 아니지? xx씨는 내가 뽑았어요. 물론 내가 xx씨를 짜르거나 협박하는건 아닌데, 그래도 나한테 잘보여야 성과급도 많이 받고 그러지."

상사: "저한테 잘보여야, 제가 대표님에게도 잘 말해줄 수 있어요. 제가 이 회사에서 그런 위치정도는 되거든요."

상사: "요새 경기가 안좋아서 다들 취업 못하고 있는거 아시죠?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도 줄을 섰어요. 이번에 입사하시는 A씨, B씨 아시죠? 이분들은 24시간 일하는 걸 약속받고 입사하시는거에요. 이분들과 경쟁해서 살아남아보세요"

상사: "왜 주말에도 일을 안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되요, 이 회사를 자신의 회사로 생각을 하지 않는건가?

상사: "xx씨나 주니어사원들이 빨리 실력을 키워서 저의 (중요한)업무를 할 수 있어야 제가 더 중요하고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을텐데, 저보다 일을 더 열심히 해야, 저를 (우월한 실력을) 따라잡지 않겠어요? 저는 하루에 xx시간 열심히 일하는데, xx씨나 다른 주니어사원들도 저보다 일을 안하시는 것 같네요"

상사: "지금 대표님이 xx 외부강연 듣고 있어요. 대표님에게 점수 따려면 지금 xx로 오세요"

일단, 이분은 투자영역에 있어선 자신감, 자존감이 낮아 이러한 단점을 감추기 위해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고 자꾸 상대방을 압도하려는게 아닐지 과감한 추측을 해보자

투자 회의를 할 때마다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경력, 지위를 사용해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며, 군림하려고 하는 모습이 자주보인다는 가정해보자

"내가 이 업계에 오래 일해봐서 아는데~". 
"내가 그 회사 xx를 오래 봐와서 아는데~". 
"내가 xx기업에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을 아는데~".  
"xx씨가 경력이 부족해서 잘 모르나 본데~". 
"xx씨 이 업계에서 일한지 얼마나 됐지? 알아밨자 얼마나 알겠어? 그렇지 않아? 내말이 맞지?"
"xx 기업은 이것도 봐야하고 저것도봐야 하고 A~Z까지 다 봐야되. 할 수 있겠어요? 정말로? 그럼 내가 2주줄께. 한번 해봐"
"투자회의에 발언할 기회 줄테니, 분석준비해와요" 
"xx기업에 대해 xx씨도 좋다고 했잖아? 맞잖아? 그랬었잖아?, 맞잖아요?"

보통 평소 이분의 화법은 message 본연의 내용의 옮고 그름, 논리성, 합리성을 따지보다는 message를 말하는 messenger를 얕잡아보거나 그를 공격(?)을 하는 느낌이 강하다. 
  
기업에 탐방을 가서도 상대방을 압도하려는 모습이 자주 보였었다는 가정을해보자

"나는 ~~한 (잘난) 사람이고, ~~ 경력을 갖고 있고, 이 회사 (높은)위치에 있는 사람하고도 알고 있으며, ~~한 사명감을 갖고 (중요한) 업무를 하는 (Professional 한)사람이니, (당신내 기업이 나의 관심을 끈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좋다)."

첫 만남에 다짜고짜, "이 기업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할 수 있는 핵심이 뭐에요?"

침묵이 이어졌고, 이러한 침묵을 깨고자 했었던 이어지는 엉뚱한 질문마다 IR담당자의 얼굴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처음부터 설명해줘야 할지 난감한 표정이 역력했었던게 내눈엔 보였다는 가정을 해보자 

특정 IR실무 담당자들은 실소를 머금으며 이러한 당황스러운 상황을 즐기시는 분도 있으셨었다는 가정을 해보자

위 두 상사의 근본적인 차이는 

세월이 흘러 자기자신을 감출수록, 부족한점을 인정하지 않을수록, 경력, 지위 뒤에 숨을 수록, 이 모든게 익숙해질 수록, 거짓말을 합리화시킬 수록, 자기자신에게 솔직해지지 못할수록, 주변인들에게 거짓된 자신을 모습을 보여줄수록, 이 모든 것이 습관화 되버릴수록 동료를 넘어 한 사람으로서의 신뢰감은 잃어가는 것 같다.. 

반면,

부족한 점을 인정할수록, 스스로에게 솔직해 질수록, 정직해질수록, 자신의 실수를 거리낌 없이 주변사람들에게 내비칠수록,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을수록, 경력, 지위 뒤에 숨지 않을수록,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수록, 동료로서의 신뢰감 얻고 이후에는 한 사람으로서의 애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이 글에서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상상력에 기반한 허구의 인물들임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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