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1일 목요일

생각정리 142 (* Stable Coin, Bubble)

 더불어부동산당은 믿음이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H1NX5VLJG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MBS를 담보로 넣겠다는 발상은 왜 나오고, 무엇이 달라지는가


(주금공의 ‘MBS 담보 인정’ 검토를 계기로 본 한국형 신용재창출 경로와 부동산 버블 리스크)

1) 왜 하필 MBS인가: “원화·원화국채의 구조적 약세”를 우회하려는 유혹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본질적으로 “원화 1원 = 코인 1개”로 환매를 약속하는 민간의 단기부채이다. 이 약속을 지키려면 발행사는 코인만큼의 준비자산(담보자산) 을 들고 있어야 한다.


문제는, 한국에서 “가장 정석적인 준비자산”으로 상정되는 원화 예금·원화 국채 쪽이 구조적으로 매력도가 약해졌다는 인식이 커져 있다는 점이다. 기축통화국과 달리, 한국은 대외충격(자본흐름·환율)과 금융안정 제약이 커서 정책 여지가 제한적이며(외환시장 ‘얕음’과 변동성, 거시건전성 중요성 등), 이창용 총재의 IMF 강연에서도 한국 경제가 외환·금융안정 제약 아래에서 정책 조합을 고민해온 맥락이 강조된다.


이런 배경에서 “원화 국채 대신, 한국에서 수요가 가장 강하고 ‘안전자산’에 가깝게 인식되는 담보를 쓰자”는 아이디어가 나오는데, 그 후보가 주택담보대출 기반 MBS이다. 실제로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담보자산 범위에 MBS를 포함하는 방안을 내년 과제로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고, MBS 수요 기반 확충을 통해 정책모기지 금리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한다는 취지까지 언급된다. (서울경제)


2) 행위주체를 분해하면 보이는 구조: 누가 무엇을 사고, 무엇이 늘어나는가


여기서부터는 “사람(기관)”을 명확히 잡고 봐야 이해가 쉽다.

(A) 차주(가계)

  •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다.


(B) 은행(또는 대출 취급기관)

  • 대출을 실행하면 예금(통화) 이 만들어진다. 즉, 은행대출은 통화(특히 M2)의 핵심 생성 경로이다. (한국은행)

  • 다만 은행은 대출을 계속 늘리려면 자본비율·유동성·규제(DSR/LTV 등)와 자금조달 비용에 묶인다.


(C) 주금공(KHFC) / MBS 발행 구조

  • 은행이 만든 주택담보대출을 “증권화”해 MBS로 만들어 시장에 판다.

  • 주금공의 증권화 과정은 “은행이 모기지를 ‘증권화’하여 시장에 매각함으로써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한다”는 취지로 설명된다.


(D)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민간)

  • 규제가 허용하면, 준비자산으로 국채·예금뿐 아니라 MBS도 대규모로 편입한다. (서울경제)

  • 이용자가 코인을 사기 위해 넣는 원화(또는 예금)가 발행사로 들어오고, 발행사는 그 돈으로 MBS를 산다.


(E) 코인 이용자/투자자/결제 생태계

  • 코인이 결제·송금·거래 담보로 널리 쓰일수록, 코인은 사실상 “민간이 만든 지급수단”이 된다.


3) 핵심 질문: MBS를 광범위하게 담보로 인정하면 DSR/LTV 밖 신용창출 경로가 열리나?


결론부터 말하면, 단번에 “DSR/LTV를 우회해 무제한 대출”이 되는 구조는 아니다.
DSR/LTV는 기본적으로 대출을 ‘만드는 순간(Origination)’ 에 은행·대출기관에 적용되는 규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위험한 지점은 따로 있다. 규제를 우회한다기보다, “규제의 효과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떨어뜨리고 대출공급 유인을 키우는” 경로가 열린다.


3-1) “규제 밖”이 아니라 “규제의 둑을 낮추는” 메커니즘

  •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으로 MBS 수요가 커지면 → MBS 금리(수익률)가 내려가고 → 주금공/은행 입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더 싸게 자금화할 수 있다. (서울경제)

  • 자금화가 쉬워지면, 은행은 같은 규제 안에서도 대출을 더 ‘하고 싶어지는’ 유인이 커진다(판매처가 확실해지기 때문이다).

3-2) “M2는 반드시 늘어나는가?”는 구분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혼동이 생기는 이유는 통계상의 M2경제적으로 체감되는 유동성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첫째, 좁은 의미의 M2(통계 포함 여부) 관점이다. 스테이블코인이 법적으로 예금과 동급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면, 코인 자체는 M2 통계에 직접 포착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은행이 설명하는 M2는 현금과 각종 예금, 시장형·실적배당형 상품, 금융채 등 “현금으로 비교적 쉽게 전환 가능한 금융자산”의 범주로 정의된다. (한국은행)


둘째, 경제적 유동성(실질 구매력) 관점이다. 설령 통계상 M2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송금·담보로 널리 쓰이기 시작하면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예금 대체재(준화폐)**로 인식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체감 유동성은 증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2가 늘 수 있는” 전통적 경로는 분명하다. 한국은행이 설명하듯 통화량은 중앙은행이 찍어낸 현금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은행의 대출과 예금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파생통화가 만들어지며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은행)


따라서 MBS 수요 확대 → MBS 금리 하락(자금화 용이) → 은행의 주담대 공급 유인 확대 → 대출 증가 → 예금 증가 → M2 증가라는 연결은 충분히 성립할 수 있다.


4) 왜 ‘서브프라임’이 떠오르는가: “기초자산이 바뀌지 않았는데, 포장만 바뀌며 신용이 증식”하는 순간


2008년 위기의 핵심은 단순히 “주택가격이 떨어졌다”가 아니다.
복잡한 구조화 상품이 ‘안전해 보이게’ 포장되는 동안, 리스크 인식이 왜곡되고 레버리지가 누적된 것이 본질이다.


IMF는 당시 구조화 상품이 복잡성과 불충분한 공시로 인해 “자금조달·신뢰 위기”에 노출됐고, 서브프라임 기반 구조화 상품에서 AAA 등급까지 포함한 대규모 강등이 발생했다고 지적한다. (IMF)


이 프레임을 한국의 “MBS-담보 스테이블코인”에 대입하면, 우려 포인트는 다음 3가지이다.

(1) “안전자산처럼 보이는” 착시 강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은 통상 현금성 자산(예금, 단기국채 등) 으로 제한하는 방향이 논의돼 왔다. 한국은행의 사례 분석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이 단기국채·예금 등 현금성 자산을 준비자산으로 보유한다는 구조가 핵심으로 제시된다.

그런데 여기에 MBS를 폭넓게 넣기 시작하면, 시장은 “MBS도 사실상 현금성/준국채급”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쉽다. 이때부터 담보의 ‘안전자산 내러티브’가 커진다.

(2) 수요 기반 확대가 곧 공급 유인으로 되돌아오는 순환고리

  •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MBS를 담보로 더 많이 발행할 수 있다”

  • MBS 시장: “새로운 대형 매수자(스테이블코인 준비금)가 생긴다”

  • 은행/취급기관: “대출을 만들어도 팔 곳이 있다”
    → 결과적으로 주담대–MBS–스테이블코인이 서로의 성장을 정당화하는 구조가 된다.

(3) 온체인에서는 ‘재담보(rehypothecation)’ 유혹이 훨씬 커진다


이 부분이 가장 현대적인 위험이다.

  •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소/디파이에서 담보로 쓰이면, 코인 위에 다시 레버리지가 쌓인다.

  • 겉으로는 “담보가 있으니 안전”처럼 보이지만, 충격 시에는 환매(런) + 담보 가치 하락이 동시에 와서 유동성이 말라버릴 수 있다.


5) 이 이슈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원화·국채의 매력이 약해진 환경에서,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담보(주담대/MBS)’를 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으로 승격시키면, 주담대–증권화–민간 지급수단 발행이 서로를 밀어주는 신용재창출 루프가 생기고, 그 힘은 결국 도심 주택(특히 아파트) 가격의 상방 압력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는 문제의식이다. (서울경제)


맺음말


주금공의 문제의식 자체(정책모기지 금리를 낮추고 MBS 수요 기반을 넓히고 싶다)는 이해 가능하다. (서울경제)

그러나 MBS를 스테이블코인 담보로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순간, 이는 단순한 “핀테크 혁신”이 아니라 부동산 금융을 기반으로 한 민간 통화(지급수단)의 확대라는 거시 이벤트가 된다. 그리고 한국에서 그 신용이 향하는 방향은 생산적 투자보다 주거용 부동산일 가능성이 높다.

서브프라임은 “나쁜 자산”이라서 터진 것이 아니라, 자산이 바뀌지 않았는데도 ‘포장’과 ‘등급’과 ‘유통채널’이 신용을 과대 증식시키는 동안, 위험이 보이지 않게 누적되면서 터졌다. (IMF)

한국형 MBS-담보 스테이블코인도 마찬가지로, 규제 문구 몇 줄(담보 인정 범위·헤어컷·유동성 규정) 이 실제 위험의 크기에 영향을 줄 순 있으나,

규제 문구 몇 줄을 덧붙여 위험을 차단하려 해도, 한국의 투자문화에서는 대개 규제의 빈틈을 빠르게 찾아 단기 과대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변형·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국내 시장은 과거 여러 국면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와 이른바 ‘빚투’가 반복되며, 규제의 의도와 반대로 위험이 그림자 경로로 이동해 증폭된 경험이 있다.

이런 맥락에서 MBS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담보자산 편입은 단순한 상품 설계 변경이 아니라, 주택금융을 기반으로 한 신용창출의 새로운 통로를 열 수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이는 레버리지 확대 → 버블 형성 → 조정 국면에서의 급격한 디레버리징(버블 붕괴) 으로 이어질 위험을 결코 과소평가하기 어렵다고 본다.


글을 마치며


하워드 막스는 오크트리 메모에서 Hobart와 Huber의 구분을 빌려, 버블을 두 부류로 설명한다

1. Mean reverting bubbles

 : 세상을 변화시키기 보다는 단기적 수요를 촉진시키는 경우.


2. Inflection bubbles 

 : 기술을 기반으로 세상의 패러다임을 진보키는 경우.


그가 말하는 Mean-reverting bubbles(평균회귀형 버블) 은 세상을 전진시키는 구조적 혁신보다는, “위험 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약속이 상상력을 자극하며 단기 수요와 레버리지를 부풀리는 유형이다.

하워드 막스는 자신이 읽었거나 직접 목격한 금융 유행으로 이들은 인류의 진보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아니라 “돈이 될 것”이라는 감각이 앞섰다고 정리한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붐이 주거를 혁신할 것이라는 믿음은 거의 없었고, 단지 새로운 구매자를 뒷받침하며 그 과정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지배적이었다는 취지이다. (Oaktree Capital)

반대로 Inflection bubbles(변곡점형 버블) 은 철도·인터넷처럼 기술 진보가 실물 인프라를 깔아 “버블 이후에도 세상이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 유형이다. 즉, 두 유형 모두 투자자 부를 파괴할 수 있지만, 변곡점형은 장기적으로 사회·기술적 기반을 남길 수 있는 반면, 평균회귀형은 거품이 꺼지면 남는 것이 제한적이라는 대비가 핵심이다. (Oaktree Capital)

이 관점에서 보면, 한국형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주택금융(MBS)을 ‘안전자산’으로 포장해 신용을 재창출하는 방향으로 제도화될 경우, 이는 ‘세상을 바꾸는 혁신’이라기보다 단기 수요와 레버리지를 부추기는 Mean-reverting bubbles의 성격에 부합하지 않나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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