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금통위 결과가 나왔다.
| 금통위 '금리 인하 기조 유지→가능성 열어둬' 변화…통화 완화 기조 종료하나 | 서울경제 |
금통위는 “금리 인하 기조 유지”에서 “인하 가능성은 열어두되 당장 서두르지 않겠다” 정도로 톤을 조정했다.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동결·완화 쪽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더 이상 일방적인 완화 국면은 아니다”라는 신호를 동시에 던진 셈이다.
다만 나는 이번 회의 결과를 보면서, 한국은행이 끝까지 금리 인상 카드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느꼈다.
미국의 AI Capex 상향 기조가 기업 대출 수요를 밀어 올리면서 글로벌 금리 레벨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고, 한국 입장에서는 여기에 강한 원화 약세, 수입물가 상승, 집값 재상승이 겹치는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조합이 계속되면, “인상 가능성은 없다”는 지금의 기조는 결국 **“완화 종료 → 동결 장기화 → 조건 충족 시 제한적 인상”**이라는 경로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번 글은 바로 그 전환 경로를 M2, 환율, 집세, 금리라는 네 가지 축으로 정리해 보는 시도이다.
1. 지난 5년: 통화량과 환율이 벌어진 속도
먼저 이런 흐름을 이해하려면, 먼저 지난 5년 동안 통화와 환율이 어떻게 벌어졌는지부터 짚을 필요가 있다.
최근 5년(2021~2025) 동안 한국의 M2 누적 증가는 약 +40%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은 +19% 안팎, 유로존·독일·일본은 13~17%대에 머무른다. 한국이 주요국 대비 두 배 가까운 속도로 통화를 풀었다는 뜻이다.
| https://kr.tradingview.com/ |
| 2025년부터 유독뉸에 띄게 디커플링되기 시작하는 달러인덱스 vs 원달러 환율 |
그 결과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에서 1,400~1,500원대로 이동했고, 한국은행 총재가 “과거 레벨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말할 정도의 구조적 원화 디스카운트가 자리 잡았다. 통화긴축을 상당 기간 이어 왔음에도 M2 수준 자체는 되돌려지지 않았고, 환율만 약해진 상태에서 정책 여지는 좁아졌다.
핵심 메커니즘은 단순하다.
확대 재정 → 예산 집행·이전지출 → 시중 예금화 → M2 상방 → 자산가격(집값·주가) 상승 → 추가 유동성 수요
이 루프가 한 번 돌아가면, 이후에 기준금리를 올려도 “레벨”이 아니라 “증가율”만 조절하는 국면으로 들어간다. 바로 그 레벨 효과가 지난 5년의 원화 약세·자산가격 상승을 설명한다.
2. 2026~2030년 M2·원달러 베이스라인
이제 이전글에 정리했었던 현 정권의 확장적 재정 기조가 2030년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M2·원달러 경로를 한 번에 정리해 보자.
(2024년 말 M2=100, 2025년 초중반 원/달러 1,450원대를 기준점으로 둔 시나리오이다.)
2-1. M2·환율 시나리오 표
단위: M2 YoY는 %, Index는 2024년 말=100, M2 Level은 경 원(추정), 환율은 원/달러 연말 수준
요약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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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 경로: 2025~2030년 누적 약 +41%, 연평균 5.8%대. 2026년 7.5%를 피크로, 2030년 4%까지 완만하게 감속하는 두 번째 유동성 사이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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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중앙 시나리오: 2025년 1,450원 → 2030년 1,750원(5년간 약 +21%, 연 3~4% 추가 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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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원화 약세) 시나리오: 2030년 1,900원대까지 열어두는 그림. M2 초과 확대와 구조개혁 지연, 대외충격이 동시에 올 때의 상단 영역이다.
이는 “예측값”이라기보다,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을 때 열릴 수 있는 합리적인 범위를 그린 것이다.
3. M2 → 집세·CPI → 금리: 느린 스태그 구조
수량방정식의 성장률 형태를 쓰면,
ΔM2 + ΔV ≈ ΔP(CPI) + ΔY
2026년을 예로 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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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M2 ≈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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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Y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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ΔP(CPI) ≈ 2%대 초반
이때 식이 맞으려면 통화 유통속도(ΔV)가 연 –3~4% 정도로 떨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
고령화, 예금성 자산 선호, 금융투자 확대는 이 Velocity 하락을 상시화한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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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는 매년 5~7%씩 늘어도 CPI는 2%대에서 억제되는, “저물가·고자산” 조합이 가능하다.
문제는 집세와 수입물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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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재고 감소와 월세화, 전환율 구조를 감안하면 2025=100 기준 2030년 월세는 +17~18% 정도의 완만한 우상향이 거의 기정사실에 가깝다(이전 글에서 이미 계산한 경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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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원/달러가 1,450 → 1,750~1,900원으로 이동할 경우, 에너지·식량·공산품 등 수입재 가격에 느리지만 끈질긴 상방 압력이 더해진다.
이 조합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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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 CPI의 “바닥”이 2%대 중후반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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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쉽게 단행하기 어려운, **“성장률 1%대, 물가 2%대,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에 묶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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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물가가 3% 근처에서 고착될 경우, 금리 인하가 아니라 **“재인상 옵션”**이 오히려 살아난다.
앞선 글에서 썼던 표현처럼, **“통화는 계속 풀리지만 CPI는 낮게 보이고, 대신 자산과 환율이 먼저 움직이는 시대”**가 한 사이클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4. 실생활 예시: 집 한 채가 만드는 7억 원대 괴리
이제 이 구조를 서울 20평대 구축 아파트 한 채에 대입해 보자.
4-1. 집값 경로
기준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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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중반, 서울 20평대 중반 구축 아파트: 9.4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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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중반, 실거래 평균 시세: 12억 원(이미 관측된 1차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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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030년 서울 도심 아파트 중앙 시나리오: +18%
→ 2030년 시세: 12억 × 1.18 ≒ 14.2억 원
정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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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개월 사이 첫 점프: 9.4억 → 12억(+2.6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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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2025~2030 추가 상승: 12억 → 14.2억(+2.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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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9.4억일 때 사지 못하고 2030년에 14.2억에 산다면,
집값 격차만 약 4.8억 원이다.
이 경로는 위에서 설정한 M2 누적 +40% / 집값 +18% 베이스라인과 일치한다.
4-2. 주담대 금리 경로
현실 금리와 이번 시나리오를 합치면, 대략 이렇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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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중반: 평균 주담대 금리 3.5%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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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중반: 10년물·코픽스 상승으로 4.5%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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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030, “금리 인하 지연·재인상 High 시나리오”에서
주담대 금리 5.5% 근처까지 재상승(기준금리 3%대 초반 + 가산금리 확대)
같은 5억 대출, 35년 만기, 원리금균등 상환을 가정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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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3.5%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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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상환액: 약 207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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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이자: 약 3.7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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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5.5%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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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상환액: 약 269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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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이자: 약 6.3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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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5억을 빌려도 금리가 3.5% → 5.5%로 2%p 오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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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상환액은 약 62만 원 증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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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내는 이자는 약 2.6억 원 더 많아진다.
4-3. 합산: 한 채가 만드는 7억 원대 괴리
이제 집값과 이자를 합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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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격차: 9.4억 → 14.2억 = 약 4.8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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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격차(3.5% vs 5.5%, 5억 대출): 약 2.6억 원
→ **총 7.4억 원 정도가 “이 집 한 채를 늦게 산 대가”**가 된다. (=지각비)
기존에 계산했던 “6~7개월 사이 4억 원 괴리(집값 2.6억 + 이자 1.3억)”가,
| https://uiyeonassociation.blogspot.com/2025/11/119.html |
이번 M2·환율·금리 시나리오가 끝까지 실현될 경우 **“5~6년 사이 7억 원대 괴리”**로 더 벌어지는 셈이다.
중요한 점은, 이 비용이 단순한 시장 변동이 아니라
확장 재정 → M2 상방 → 집값·환율 상방 → CPI 바닥 상승 → 금리 인하 지연·재인상
이라는 정책 경로의 결과라는 점이다.
세금 대신 **“높은 집값과 높은 이자”**라는 형태로,
중산층·실수요자의 현금흐름에 전가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5. 투자·정책 시사점
모든 이야기를 최소한으로 요약하면 다음 네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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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2는 2030년까지 한 번 더 40% 늘고, 원/달러는 1,700~1,900원대 상단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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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는 2%대에서 관리되지만, 집세·수입물가가 바닥을 끌어올려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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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수출 대형주·부동산 자산가가 승자, 내수·월세 가구·자영업이 패자가 되는 승자 편향 국면이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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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가구 입장에서는, 지금 한 번의 선택이 집값과 이자를 합쳐 수억 원의 괴리로 돌아올 수 있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져 있다.
참고: 데이터·기사 출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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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M2 Growth – CEIC Data
https://www.ceicdata.com/en/indicator/korea/m2-growth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 통화 및 유동성 지표
https://ecos.bok.or.kr -
South Korea Money Supply M2 – Trading Economics
https://ko.tradingeconomics.com/south-korea/money-supply-m2 -
South Korean won hits 15-year low… – Reuters
https://www.reuters.com/markets/currencies/south-korean-won-hits-weakest-since-march-2009-hawkish-fed-2024-12-19 -
South Korea keeps rates steady as FX risks limit easing scope – Reuters
https://www.reuters.com/world/asia-pacific/south-korea-keeps-rates-steady-fx-risks-limit-easing-scope-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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