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에는 일반적으로 공모펀드와 사모펀드가 있다.
공모펀드는 일반 대중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펀드상품으로 금감원으로부터 여러 각종 규제제약을 받는 등 상당히 귀찮은 일도 많고, 운용제약도 많아 상당히 까다롭다.
반면, 사모펀드는 50인 미만인에게 판매하는 펀드상품으로 금감원 규제로부터 자유롭고 제반업무도 많지 않아 오롯이 운용에만 집중할 수 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대체로 왜 일반 대중들에게 판매되는 공모펀드는 사모펀드 대비 수익률이 저조한지 상상력을 가미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보자
일단, 무엇보다도 공모펀드 매니저는 수익률에 따른 인센티브 요소가 사모펀드 매니저 대비 '상당히' 적기 때문에, motivation 측면에서 열위에 있다.
공모펀드 매니저가 많은 급여를 챙기기 위해서는 수익률 보다는 운용규모를 키워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유치한 고객들의 자금을 열심히 운용하는 것보다 공모펀드 매니저들은 더 많은 새로운 고객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스스로 직접 영업, 마케팅을 하곤한다.
최근 유튜브, 공중파 채널, 라디오방송 등 미디어 매체가 다변화 되면서 운용 매니저들이 직접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수단, 요소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투자에 실력이 없어 자신의 입지가 불안한 이들은 회사 내부에서 자신들의 '입지', '존재가치'를 입증시키기 위해 마케팅, 영업에 좀 더 집중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일반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되고, 많이 회자되는 매니저일 수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마케팅에 쏟는 시간은 새로운 고객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함이지 기존 고객의 자금을 불려주기 위해 쏟는 시간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운용 매니저'라는 직업은 '생각'을 하는 직업이지 '영업', '마케팅'을 하는 직업이 아니다. 다시말하면, 고객들이 매년 지불하는 펀드수수료는 분석,운용을 하라고 지불하는 것이지, 영업, 마케팅을하라고 지불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자산운용사에는 이렇게 가만히 앉아 '생각', '고민'을 해 운용을하는 것을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해 운용인력을 영업, 마케팅으로 내모는 곳이 있을 수 있다.
리서치, 운용, 고민, 생각 등은 지금 당장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 정성(?)을 투자해야 그 빛을 서서히 발휘하기 시작한다. 반면, 마케팅, 영업을 통한 자금유입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유형의 자산'이다.
자산운용사 대표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 만약 대표가 전문경영인이라면 그의 성과급 또한 운용규모로로부터 발생하는 수수료에 기반한다. 즉, 회사 규모를 키우는데 혈안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의 입장에서는 미래의 '무형의 자산'은 보다는 현재의 '유형의 자산'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짙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런 곳은 보통 운용규모가 작거나, 운용규모가 크더라도 지난 몇년간 수익률이 저조해 펀드환매가 잦은 곳일 수도있다. 또한, 증권사, 은행사 등 판매사나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더이상 판매수단이 없어 직접 발로 뛰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
공모펀드 매니저들이 수 많은 일반 고객들을 일일이 찾아가 펀드란 무엇이고, 이 기업은 어떤 기업이며, 왜 투자했는지 등 일일히 하나하나 설명하고 앉아있으면, 언제 공부하고 언제 운용을 하란말인가?
혹자는 말한다. 수익률이 좋으면 운용규모는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나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본다.
보통 고객들은 펀드수익률이 나면 빨리 수익을 실현하고 싶어서 자금을 회수해버리기 마련이다. 반면, 펀드에서 손실이 나고 있으면, 자금을 회수하지 않고 버티는 경향이 짙다.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안해도 전체 운용규모의 매년 1~2%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고객의 펀드수익률이 어찌돼든 일단, 고객 투자자금을 잡아두는게 유리하다.
또한 공모펀드매니저는 펀드수익률이 좋다고해서 자신이 인센티브를 더 많이 받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초과성과를 달성할 이유도 크게 없을 수도 있다.
"장기투자, 노후준비, 미래 아이장래를 위한 장기투자, 연금펀드"는 마케팅요소로서 공모펀드 운용사 입장에서는 아주 최적의 요소들이다. 왜냐? 펀드 수익률, 손실률에 상관없이 장기투자로 고객들을 오래 붙잡아 둘 수 있으니까! 장기간 수수료 받아먹기 얼마나 쉬운 자금이란말인가?!
공모펀드 매니저가 수익률이 좋아서든, 마케팅을 열심히 해서든, 뭐가 됐든 공모규모를 키우는데 성공했다는 가정을 해보자.
펀드규모가 조단위가 넘어가면, 일명 '공모펀드의 저주'라는 것이 찾아온다.
일단, 투자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일정수준(ex,5천억원) 이하이거나, 거래대금이 낮은 기업은 유동성의 문제로 인해 펀드에서 담을(투자할) 수 가 없다.
이렇게 투자 가능 기업의수가 확 줄어들어 버리고, 자금이 계속 유입될 수록 현금을 그대로 들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규제로 인해) 충분한 리서치 & 공부를 하지 못한 채 기투자되어 있는 누구나 다아는 '삼성전자', '현대차', '한국전력' 이런 종목만 담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약간의 '양심'이 있는 공모펀드 매니저는 자신의 역량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ETF를 투자하거나 자신보다 능력이 출중한 매니저가 운용하는사모 해지펀드 상품에 투자하곤 한다.
당연히, 이럴경우 고객은 ETF 수수료, 사모 헤지펀드 수수료를 공모펀드 수수료에 추가해서 또 내야하기 때문에 굳이 공모펀드 매니저를 통해 펀드를 가입할 필요가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주식운용매니저의 역량이 같아 펀드수익률이 동일하다면 투자를 통해 펀드규모를 100억원에서 200억원을 만드는게 쉽지, 1조원에서 2조원을 만들기가 쉽겠는가?
마찬가지로 사모 헤지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1,000억원 짜리 회사가 2,000억원이 되는게 가능성도 높고 투자기회도 많지, 누구나 투자할 수 있고,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는 시가총액이 큰 1조원짜리 회사가 2조원이 되는게 쉽겠는가?
즉. 공모펀드의 운용규모가 커지면 커질 수록 운용사 주머니만 두둑해질뿐이지 기존 고객들은 불리한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시말하지만, 사모 헤지펀드는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서 공모펀드와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 소수 고액자산가의 자금이기 때문에 고객의 수가 작다. 규제도 자유롭다. 운용규모도 크게 키울 필요도 없고 그럴만한 유인도 적다. 500억원~3천억원 수준이면 충분하다. 마케팅도 필요없고, '공모펀드의 저주' 같은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보통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기본수수료 2% 수익의 20%를 성과금으로 받는다.
운용자금 1천억원을 운용하는 사모 헤지펀드 운용사일 경우 매년 10% 수익률만 목표로 잡아도 20억원의 기본수수료에 20억원의 성과금수수료가 발생한다.
Backoffice 직원 2~3명에게 총 1억원의 연봉을 지급해주고 회사제반비용 넉넉하게 3~4억정도를 잡아도 25억원이라는 거금을 운용인력들이 나눠가질 수가 있다
공모펀드의 경우는 큰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운용인력도 많이 필요하고, 회사제반비용도 크며, 각종 규제 및 행정업무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에 Backoffice직원도 많이 필요하다. 또한 마케팅도 열심히 해야하기 때문에 마케팅 직원도 많이 필요하다. 마케팅직원의 이해를 도와주기 위해 운용인력들이 또 가서 설명해주고 마케팅자료 작성 도와주고, 수 많은 매월/매달 펀드운용보고서 작성에 각종 기관 요청자료 작성 등등.. 운용인력들의 실력 및 연봉은 상대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인력대비 낮아 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성과에 비례해 직급, 연봉을 받을 수 없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존재할 수 도 있고, 회사규모가 커지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인간관계에 어려움, 사내정치, 개인적으로 받는 금감원으로부터의 규제 등 이 모든것을 견뎌야 한다..
운용, 리서치 인력이 대형사가 더 많으니 좋지 않냐라는 반문도 있을 법하지만, 주관적으로는 솔직히 운용, 리서치 인력의 수는 정말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 된 실력이 있거나 투자자로서의 기질을 갖춘 직원1명이 실력이 부족하거나 투자자로서의 기질이 없는 인력 10명보다 나을 수도 있다. 미안하지만, 없는편이 나을 수도 있다.
만약, 기질이 부족한 직원을 채용해 해고가 어려워 세월이 지나 연차가 쌓인다면 (보통 안정적이 대형사..) 그의 밑에 새로 들어올 신입직원들의 고통을 생각해봐라..
당신이 정말 실력이 있는 주식운용매니저라면 공모펀드에 있겠는가? 사모 헤지펀드로 이직을 하겠는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건 운용팀 내의 조직 문화이다.
공모펀드의 경우 안일하고 흔히말하는 '존버'식의 근무태도가 짙을 가능성이 높다. 실력이 있는 매니저들의 잦은 헤지펀드로의 이직으로 인해 공모펀드 사내에 남아있는 매니저들의 자존감, 자신감은 상대적으로 낮아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
사모 헤지펀드의 실력있는 매니저들은 그들간의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으며, 화끈한 성과금으로 인해 더 열정적으로 투자를 할 요인이 충분할 수 있다. 젋고 머리회전이 빠른 매니저들은 돈 뿐 아니라 최고의 매니저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 충동, 욕구도 있을 법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모 헤지펀드 매니저의 실력이 공모펀드의 매니저보다 우월하다고 일반화시킬 수 는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길 권하고 싶다.
대형 공모펀드를 장기간 운용하면서 장기간 초과수익률을 달성해 일반 대중고객들의 자산을 불려준 공모펀드매니저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고객들, 일반대중들이 피땀흘려 모은 돈을 받고 죄의식 없이 방만하게 운용하는 운용사들은 정말이지.....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찾아볼 수 가 없을 정도로 이기적이고 저급한 사람들도 많다.
이전 회사 내가 존경하는 주식운용팀 팀장님이 이러한 사태에 대해 격분하신적이 한번 있으셨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이제야 나도 그 당시 팀장님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됐다..
냉정한말이지만, 투자자로서 실력, 기질이 없다는 것을 일찍이 눈치챘다면, 자신의 지위, 연봉 등에 상관없이 빨리 접고 다른길을 알아보길 권해드리고 싶다. 일반 제조업,서비스업은 조금 못하더라도 적어도 무언가를 만들어 냄으로써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부가가치 창출능력이 커지지만, 투자 금융업은 조금만 못해도 고객에게 큰 재산상에 피해를 입히기 쉽상이며 투자자로서의 기질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발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지만, 펀드수익률이 안좋은 것에 대해 변명이 많은 회사일 수록 의심해봐야 한다. 수익률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위의 글은 모두 허구의 상상력에 기반해서 작성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