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8일 화요일

투명한 창-3



펀드에는 일반적으로 공모펀드와 사모펀드가 있다. 

공모펀드는 일반 대중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펀드상품으로 금감원으로부터 여러 각종 규제제약을 받는 등 상당히 귀찮은 일도 많고, 운용제약도 많아 상당히 까다롭다.

반면, 사모펀드는 50인 미만인에게 판매하는 펀드상품으로 금감원 규제로부터 자유롭고 제반업무도 많지 않아 오롯이 운용에만 집중할 수 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대체로 왜 일반 대중들에게 판매되는 공모펀드는 사모펀드 대비 수익률이 저조한지 상상력을 가미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보자 

일단, 무엇보다도 공모펀드 매니저는 수익률에 따른 인센티브 요소가 사모펀드 매니저 대비 '상당히' 적기 때문에, motivation 측면에서 열위에 있다

공모펀드 매니저가 많은 급여를 챙기기 위해서는 수익률 보다는 운용규모를 키워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유치한 고객들의 자금을 열심히 운용하는 것보다 공모펀드 매니저들은 더 많은 새로운 고객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스스로 직접 영업, 마케팅을 하곤한다.

최근 유튜브, 공중파 채널, 라디오방송 등 미디어 매체가 다변화 되면서 운용 매니저들이 직접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수단, 요소들이 많아지고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투자에 실력이 없어 자신의 입지가 불안한 이들은 회사 내부에서 자신들의 '입지', '존재가치'를 입증시키기 위해 마케팅, 영업에 좀 더 집중하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일반대중들에게 많이 노출되고, 많이 회자되는 매니저일 수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마케팅에 쏟는 시간은 새로운 고객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함이지 기존 고객의 자금을 불려주기 위해 쏟는 시간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운용 매니저'라는 직업은 '생각'을 하는 직업이지 '영업', '마케팅'을 하는 직업이 아니다. 다시말하면, 고객들이 매년 지불하는 펀드수수료는 분석,운용을 하라고 지불하는 것이지, 영업, 마케팅을하라고 지불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 자산운용사에는 이렇게 가만히 앉아 '생각', '고민'을 해 운용을하는 것을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해 운용인력을 영업, 마케팅으로 내모는 곳이 있을 수 있다. 

리서치, 운용, 고민, 생각 등은 지금 당장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 정성(?)을 투자해야 그 빛을 서서히 발휘하기 시작한다. 반면, 마케팅, 영업을 통한 자금유입은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유형의 자산'이다. 

자산운용사 대표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 만약 대표가 전문경영인이라면 그의 성과급 또한 운용규모로로부터 발생하는 수수료에 기반한다. 즉, 회사 규모를 키우는데 혈안이 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의 입장에서는 미래의 '무형의 자산'은 보다는 현재의 '유형의 자산'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짙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이런 곳은 보통 운용규모가 작거나, 운용규모가 크더라도 지난 몇년간 수익률이 저조해 펀드환매가 잦은 곳일 수도있다. 또한, 증권사, 은행사 등 판매사나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더이상 판매수단이 없어 직접 발로 뛰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 

공모펀드 매니저들이 수 많은 일반 고객들을 일일이 찾아가 펀드란 무엇이고, 이 기업은 어떤 기업이며, 왜 투자했는지 등 일일히 하나하나 설명하고 앉아있으면, 언제 공부하고 언제 운용을 하란말인가?

혹자는 말한다. 수익률이 좋으면 운용규모는 자연스럽게 커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나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본다. 

보통 고객들은 펀드수익률이 나면 빨리 수익을 실현하고 싶어서 자금을 회수해버리기 마련이다. 반면, 펀드에서 손실이 나고 있으면, 자금을 회수하지 않고 버티는 경향이 짙다.

공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아무것도 안해도 전체 운용규모의 매년 1~2%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고객의 펀드수익률이 어찌돼든 일단, 고객 투자자금을 잡아두는게 유리하다. 

또한 공모펀드매니저는 펀드수익률이 좋다고해서 자신이 인센티브를 더 많이 받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초과성과를 달성할 이유도 크게 없을 수도 있다.

"장기투자, 노후준비, 미래 아이장래를 위한 장기투자, 연금펀드"는 마케팅요소로서 공모펀드 운용사 입장에서는 아주 최적의 요소들이다. 왜냐? 펀드 수익률, 손실률에 상관없이 장기투자로 고객들을 오래 붙잡아 둘 수 있으니까! 장기간 수수료 받아먹기 얼마나 쉬운 자금이란말인가?!

공모펀드 매니저가 수익률이 좋아서든, 마케팅을 열심히 해서든, 뭐가 됐든 공모규모를 키우는데 성공했다는 가정을 해보자.

펀드규모가 조단위가 넘어가면, 일명 '공모펀드의 저주'라는 것이 찾아온다.

일단, 투자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일정수준(ex,5천억원) 이하이거나, 거래대금이 낮은 기업은 유동성의 문제로 인해 펀드에서 담을(투자할) 수 가 없다.

이렇게 투자 가능 기업의수가 확 줄어들어 버리고, 자금이 계속 유입될 수록 현금을 그대로 들고 있을 수 없기 때문에(규제로 인해) 충분한 리서치 & 공부를 하지 못한 채 기투자되어 있는 누구나 다아는 '삼성전자', '현대차', '한국전력' 이런 종목만 담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약간의 '양심'이 있는 공모펀드 매니저는 자신의 역량이 부족함을 인정하고 ETF를 투자하거나 자신보다 능력이 출중한 매니저가 운용하는사모 해지펀드 상품에 투자하곤 한다.

당연히, 이럴경우 고객은 ETF 수수료, 사모 헤지펀드 수수료를 공모펀드 수수료에 추가해서 또 내야하기 때문에 굳이 공모펀드 매니저를 통해 펀드를 가입할 필요가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주식운용매니저의 역량이 같아 펀드수익률이 동일하다면 투자를 통해 펀드규모를 100억원에서 200억원을 만드는게 쉽지, 1조원에서 2조원을 만들기가 쉽겠는가? 

마찬가지로 사모 헤지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1,000억원 짜리 회사가 2,000억원이 되는게 가능성도 높고 투자기회도 많지, 누구나 투자할 수 있고,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있는 시가총액이 큰 1조원짜리 회사가 2조원이 되는게 쉽겠는가? 

즉. 공모펀드의 운용규모가 커지면 커질 수록 운용사 주머니만 두둑해질뿐이지 기존 고객들은 불리한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시말하지만, 사모 헤지펀드는 상당히 유리한 위치에서 공모펀드와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연기금, 공제회 등 기관, 소수 고액자산가의 자금이기 때문에 고객의 수가 작다. 규제도 자유롭다. 운용규모도 크게 키울 필요도 없고 그럴만한 유인도 적다. 500억원~3천억원 수준이면 충분하다. 마케팅도 필요없고, '공모펀드의 저주' 같은 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보통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기본수수료 2% 수익의 20%를 성과금으로 받는다. 

운용자금 1천억원을 운용하는 사모 헤지펀드 운용사일 경우 매년 10% 수익률만 목표로 잡아도 20억원의 기본수수료에 20억원의 성과금수수료가 발생한다. 

Backoffice 직원 2~3명에게 총 1억원의 연봉을 지급해주고 회사제반비용 넉넉하게 3~4억정도를 잡아도 25억원이라는 거금을 운용인력들이 나눠가질 수가 있다

공모펀드의 경우는 큰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운용인력도 많이 필요하고, 회사제반비용도 크며, 각종 규제 및 행정업무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에 Backoffice직원도 많이 필요하다. 또한 마케팅도 열심히 해야하기 때문에 마케팅 직원도 많이 필요하다. 마케팅직원의 이해를 도와주기 위해 운용인력들이 또 가서 설명해주고 마케팅자료 작성 도와주고, 수 많은 매월/매달 펀드운용보고서 작성에 각종 기관 요청자료 작성 등등.. 운용인력들의 실력 및 연봉은 상대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인력대비 낮아 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성과에 비례해 직급, 연봉을 받을 수 없다는 상대적 박탈감이 존재할 수 도 있고, 회사규모가 커지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인간관계에 어려움, 사내정치, 개인적으로 받는 금감원으로부터의 규제 등 이 모든것을 견뎌야 한다.. 

운용, 리서치 인력이 대형사가 더 많으니 좋지 않냐라는 반문도 있을 법하지만, 주관적으로는 솔직히 운용, 리서치 인력의 수는 정말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 된 실력이 있거나 투자자로서의 기질을 갖춘 직원1명이 실력이 부족하거나 투자자로서의 기질이 없는 인력 10명보다 나을 수도 있다. 미안하지만, 없는편이 나을 수도 있다.

만약, 기질이 부족한 직원을 채용해 해고가 어려워 세월이 지나 연차가 쌓인다면 (보통 안정적이 대형사..) 그의 밑에 새로 들어올 신입직원들의 고통을 생각해봐라.. 

당신이 정말 실력이 있는 주식운용매니저라면 공모펀드에 있겠는가? 사모 헤지펀드로 이직을 하겠는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건 운용팀 내의 조직 문화이다.

공모펀드의 경우 안일하고 흔히말하는 '존버'식의 근무태도가 짙을 가능성이 높다. 실력이 있는 매니저들의 잦은 헤지펀드로의 이직으로 인해 공모펀드 사내에 남아있는 매니저들의 자존감, 자신감은 상대적으로 낮아져 있을 가능성도 있다.

사모 헤지펀드의 실력있는 매니저들은 그들간의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으며, 화끈한 성과금으로 인해 더 열정적으로 투자를 할 요인이 충분할 수 있다. 젋고 머리회전이 빠른 매니저들은 돈 뿐 아니라 최고의 매니저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 충동, 욕구도 있을 법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모 헤지펀드 매니저의 실력이 공모펀드의 매니저보다 우월하다고 일반화시킬 수 는 없지만,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보길 권하고 싶다.

대형 공모펀드를 장기간 운용하면서 장기간 초과수익률을 달성해 일반 대중고객들의 자산을 불려준 공모펀드매니저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고객들, 일반대중들이 피땀흘려 모은 돈을 받고 죄의식 없이 방만하게 운용하는 운용사들은 정말이지..... 일말의 양심의 가책을 찾아볼 수 가 없을 정도로 이기적이고 저급한 사람들도 많다.

이전 회사 내가 존경하는 주식운용팀 팀장님이 이러한 사태에 대해 격분하신적이 한번 있으셨다. 그때는 잘 몰랐는데 이제야 나도 그 당시 팀장님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됐다..

냉정한말이지만, 투자자로서 실력, 기질이 없다는 것을 일찍이 눈치챘다면, 자신의 지위, 연봉 등에 상관없이 빨리 접고 다른길을 알아보길 권해드리고 싶다. 일반 제조업,서비스업은 조금 못하더라도 적어도 무언가를 만들어 냄으로써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부가가치 창출능력이 커지지만, 투자 금융업은 조금만 못해도 고객에게 큰 재산상에 피해를 입히기 쉽상이며 투자자로서의 기질은 시간이 지나도 크게 발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지만, 펀드수익률이 안좋은 것에 대해 변명이 많은 회사일 수록 의심해봐야 한다. 수익률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위의 글은 모두 허구의 상상력에 기반해서 작성한 글이다.)

2020년 4월 26일 일요일

투명한 창-2



이번에는 상상력에 기반한 허구의 3곳의 자산운용사 대표를 가정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보자 한다.

사례1. A대표

A대표님의 상식적인 경영을 추구하시며, 정직한 생활과 성실하게 매일, 매년을 준비하시는 분이시다. 정시에 회사에 출근하셔서 독서, 사색을 즐기시며 가끔 심심하신지 주니어 사원에게 다가와 A4용지 한장으로 정리된 생각을 공유해주시기도 하신다.

가끔 정말 좋은 기업이 발굴될 때는 아이 같은 표정으로 양손을 벌벌 떨면서 "이건 사야되" 라고 외치실 정도로 투자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신 분이다.

인재상은 자신보다 더 나은 인재를 원하시며, 자신의 '딸'을 시집보내도 괜찮을 만큼의 신임과 신뢰가 가는 직원을 원하신다고 하신다. 

연세가 있으신 만큼 산업 트렌드를 빠르게 따라가진 못하시지만, 아래 유능한 실무진들이 이러한 대표님의 단점을 잘 보안해드리고 있다. 

직원들간의 존중의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으며,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며 실수와 단점을 지적하기 보다는 서로 상호보완 해주고자 노력하는 문화이다.


사례2: B대표

B대표님은 자산운용사 대표치곤 상당히 젊으신 분이다. 투자에 있어서는 격식, 직위, 위계질서를 없애고자 노력하시는 분이시지만, 어느 순간 순간 권위적인 모습도 간간히 보여주신다. 

회사 내부에 칸막이나, 문 등이 아예 없고 텅 빈 큰 하나의 사무실에 운용인력들이 서로를 마주보며 일을 하고 있다.

어디선가 대표가 불쑥 나타나 바닥에 그대로 주저 앉으시고 X종목에 대해 갑자기 말을 하기 시작하며, 옆에있는 운용인력과 이런저런 말을 주고 받는다.

운용역들끼리 이런저런 말을 주고 받고 있으면 갑자기 그 사이로 얼굴을 쓰~윽 들이미시더니 "나도 껴줘"라고 웃으며 말씀하시곤 한다. 

그러더니, A,B,C,D 운용역을 부르더니 갑자기 회의를 하자고 하신다. 

작은 테이블을 가운대 두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X종목에 대해 토론이 갑자기 시작된다. 누군가가 대표에게 언성을 높여가며 반대되는 의견을 표출하더니 대표가 낮은 목소리로 

"내 말좀 들어봐요. XX씨는 평소에 내말을 잘 안듣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만은 내 말좀 잘 들어봐.."로 말하기도 하고, 

"XX씨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끊임없이 주변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보시기도 한다. 

대채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분위기이다. 

특이한 점은 이 허구의 B대표는 회사에 상주하며 잘 씻질 않는다. 회사 회장실에 왁스, 샴푸, 비누, 그 외 각종 세면용품들이 즐비하며 한달간 똑같은 옷만 입기도 해 가끔 냄새까지 난다. 

하지만, 투자실력에 있어서는 직원 대다수가 대표를 인정하는 분위기며, 대표가 구심점이 되어 직원 대다수가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분위기이다.


사례3: C대표

C대표님은 실력, 능력 보다는 신임에 기초해 인사발령을 하며 이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시는 분이다. 실력이 없어도 대표의 신임을 살 수만 있다면, 높은 직위와 연봉이 가능한 문화이다.

일단 투자회의가 시작되면 대다수의 직원 첫마디가 대표 아부이다. 대표 의견에 반대하는 의견은 꿈도 꿀 수 없으며, 회의 시간 내내 대표 의견에 찬성하는 말만 하다 끝나기 일수다.  
  
직원 대다수가 대표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직원들 사이의 불신이 강하며, 서로 협력, 상호보완 해주기 보다는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기기 때문에 서로 헐뜯기 바쁘다. 

사내 정치가 판을치고 있다. 실력이 없지만, 대표에게 잘 보여 높은 직급에 도달한 직원들은 자신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술수를 부린다.

자신의 세력을 만들기 위해 따로 아랫직원들을 불러내 다른 상사를 내려깎으라고 지시하며, 자신의 세력에 합류하게 될 경우 얻게 되는 혜택, 편리함을 속삭이며 복종, 순종을 강요한다.  

이를 거부할 경우 가차없이 싹을 잘라내기 위해 그만의 노력을 또 하신다.

직원의 행복, 안녕, 복지를 추구하기 보다는 그들의 희생, 복종, 순종을 추구하며 금전적인 이득을 통해 이 모든 것을 보상하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퇴사율/이직률이 매우 높다.

어느 조직이나 비슷하겠지만, 자산운용사 특히, 주식운용 조직은 서로서로가 밀접하게 얽혀있어 서로가 보지 못한 다양한 투자관점을 공유해 시너지를 발휘해 최선의 결론에 도달해야 하는 유기적인 조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기적인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 및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 할 수 있어야 하며 운용역 서로에 대한 신뢰 및 존중의 문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자산운용사의 문화는 '대표'로부터 출발된다고 생각된다.

최근 누군가 나에게 물어봤다. 

"펀드를 고를 때 뭘 봐야할까요?"

"운용사 대표를 분석하세요. 운용팀 분위기도요." 

(물론 이 글에서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상상력에 기반한 허구의 인물들임을 잊지말자) 

2020년 4월 24일 금요일

투명한 창



이번글에선 단적으로 상반된 두 종류의 허구의 상사를 가정(?)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가보고자 한다.  

한 분은 정말 보고만 있어도 배울게 많으신 분을 가정해보겠다.

무엇보다 아랫직원들에게 최대한 편하게 해주고자 노력하시는게 눈에 너무 훤히 보이시는 분을 가정하자 

항상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게 알기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시는게 보이며, 발표자와의 상반된, 반대되는 의견을 표출할 때도 발표자가 너무 민망해 하지 않게 최대한 부드럽게 표현하시고자 하는 모습도 자주 보이는 점을 가정해보자.

점심시간에 자리에서 이런저런 글을 읽고 있는 주니어 사원을보고, 상사님이 웃으면서 말씀하신다. 

"xx씨, 이 A기업을 내가 잠깐 만나봤는데, 좋아보였어요, 한번 분석해볼레요~? 아, 물론, xx씨가 하고싶으면 하시는거죠~ 하다가 별로 안좋은거 같으면 안해도 돼요~"

"내가 미팅노트 보내줄께요. 한번 읽어봐주세요~"

사고의 깊이, 절대적인 지식의 양, 산업에 대한 이해, 인격, 유머 등 모든 면에서 상사님은 정말 투자자로서 또는 인격적인 면에서 훔치고(?) 싶은 장점이 많으신 분으로 가정하자.

다른 한분은 강압적인 상사를 가정해보자

예시를 들어보겠다.

상사: "요즘 정말 투자할만한 회사가 없어. 누가 추천좀 해봐요"

주니어사원 : "xx기업이 (이래이래)해서 좋아보여서 분석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상사: "내가 그 회사를 몇년전부터 봐와서 잘 아는데, 그 회사는 (이래이래)해서 아니야. 물론 xx씨가 분석하는건 내가 막을 순 없겠지만, 왜 쓸때 없는데 시간을 소모해? 그런데 시간 쏟지말고 내가 다른회사를 아는데, 이거나 분석해봐요."

상사: "내가 말하지만, xx씨는 아직 주니어사원인데 왜 굳이 종목발굴을 해서 리스크를 감당하려고 해요? 주니어 사원이 너무 돋보이려고 하는건 좋지 않아."

상사: "요즘얘들은 무서워서 혹시 녹음하거나 그런건 아니지? xx씨는 내가 뽑았어요. 물론 내가 xx씨를 짜르거나 협박하는건 아닌데, 그래도 나한테 잘보여야 성과급도 많이 받고 그러지."

상사: "저한테 잘보여야, 제가 대표님에게도 잘 말해줄 수 있어요. 제가 이 회사에서 그런 위치정도는 되거든요."

상사: "요새 경기가 안좋아서 다들 취업 못하고 있는거 아시죠?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도 줄을 섰어요. 이번에 입사하시는 A씨, B씨 아시죠? 이분들은 24시간 일하는 걸 약속받고 입사하시는거에요. 이분들과 경쟁해서 살아남아보세요"

상사: "왜 주말에도 일을 안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되요, 이 회사를 자신의 회사로 생각을 하지 않는건가?

상사: "xx씨나 주니어사원들이 빨리 실력을 키워서 저의 (중요한)업무를 할 수 있어야 제가 더 중요하고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을텐데, 저보다 일을 더 열심히 해야, 저를 (우월한 실력을) 따라잡지 않겠어요? 저는 하루에 xx시간 열심히 일하는데, xx씨나 다른 주니어사원들도 저보다 일을 안하시는 것 같네요"

상사: "지금 대표님이 xx 외부강연 듣고 있어요. 대표님에게 점수 따려면 지금 xx로 오세요"

일단, 이분은 투자영역에 있어선 자신감, 자존감이 낮아 이러한 단점을 감추기 위해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고 자꾸 상대방을 압도하려는게 아닐지 과감한 추측을 해보자

투자 회의를 할 때마다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경력, 지위를 사용해 상대방을 이기려고 하며, 군림하려고 하는 모습이 자주보인다는 가정해보자

"내가 이 업계에 오래 일해봐서 아는데~". 
"내가 그 회사 xx를 오래 봐와서 아는데~". 
"내가 xx기업에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을 아는데~".  
"xx씨가 경력이 부족해서 잘 모르나 본데~". 
"xx씨 이 업계에서 일한지 얼마나 됐지? 알아밨자 얼마나 알겠어? 그렇지 않아? 내말이 맞지?"
"xx 기업은 이것도 봐야하고 저것도봐야 하고 A~Z까지 다 봐야되. 할 수 있겠어요? 정말로? 그럼 내가 2주줄께. 한번 해봐"
"투자회의에 발언할 기회 줄테니, 분석준비해와요" 
"xx기업에 대해 xx씨도 좋다고 했잖아? 맞잖아? 그랬었잖아?, 맞잖아요?"

보통 평소 이분의 화법은 message 본연의 내용의 옮고 그름, 논리성, 합리성을 따지보다는 message를 말하는 messenger를 얕잡아보거나 그를 공격(?)을 하는 느낌이 강하다. 
  
기업에 탐방을 가서도 상대방을 압도하려는 모습이 자주 보였었다는 가정을해보자

"나는 ~~한 (잘난) 사람이고, ~~ 경력을 갖고 있고, 이 회사 (높은)위치에 있는 사람하고도 알고 있으며, ~~한 사명감을 갖고 (중요한) 업무를 하는 (Professional 한)사람이니, (당신내 기업이 나의 관심을 끈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좋다)."

첫 만남에 다짜고짜, "이 기업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할 수 있는 핵심이 뭐에요?"

침묵이 이어졌고, 이러한 침묵을 깨고자 했었던 이어지는 엉뚱한 질문마다 IR담당자의 얼굴에 어디서부터 어떻게 처음부터 설명해줘야 할지 난감한 표정이 역력했었던게 내눈엔 보였다는 가정을 해보자 

특정 IR실무 담당자들은 실소를 머금으며 이러한 당황스러운 상황을 즐기시는 분도 있으셨었다는 가정을 해보자

위 두 상사의 근본적인 차이는 

세월이 흘러 자기자신을 감출수록, 부족한점을 인정하지 않을수록, 경력, 지위 뒤에 숨을 수록, 이 모든게 익숙해질 수록, 거짓말을 합리화시킬 수록, 자기자신에게 솔직해지지 못할수록, 주변인들에게 거짓된 자신을 모습을 보여줄수록, 이 모든 것이 습관화 되버릴수록 동료를 넘어 한 사람으로서의 신뢰감은 잃어가는 것 같다.. 

반면,

부족한 점을 인정할수록, 스스로에게 솔직해 질수록, 정직해질수록, 자신의 실수를 거리낌 없이 주변사람들에게 내비칠수록,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을수록, 경력, 지위 뒤에 숨지 않을수록, 본연의 모습을 보여줄수록, 동료로서의 신뢰감 얻고 이후에는 한 사람으로서의 애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물론 이 글에서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상상력에 기반한 허구의 인물들임을 잊지말자.) 

2020년 4월 19일 일요일

기대감



처음 사랑에 빠질 때는 지키지 못할 약속들을 하곤하다.

서로 평생 너만 바라보겠다느니..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다니.. 거짓말이라기 보다는 그 당시 그 순간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달콤한 맹세(?), 기약(?)을 서로 속삭이며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서로에 대한 기대감을 점차 증폭시키기 시작한다.

이렇게 서로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다보면 어느 순간 높아진 기대치를 중촉시켜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기 시작한다.. 무리한 행동들을 하게 될 수도 있고.. 과거에 자신이 했던 말에 속박되어 거짓된 자신을 꾸며 보여주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해 상대방을 실망시키는 시점이 분명 오게 되는 것 같다..

기업에 투자하는 과정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과 비슷한 면모가 있는 것 같다..

초기 성장기에는 기업들은 장밋빛 전망을 투자자들에게 속삭이곤 한다.. 그들이 거짓말을 한다기 보단,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CEO도 일말의 성공의 성취감에 젖어 자만심 또는 자신감의 점점 높아지게 되는것 같다..

이렇듯, CEO는 점점 대담해져, 무리하게 신 사업에 뛰어들기도 하고.. 삐까뻔쩍한 사옥을 사들이기도 하고.. 자금조달을 통해 사세를 확장시키기도하면서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짙어지는것 같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어느 순간 기업도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시점이 오게된다..  이에 실망한 투자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돌변하여 앞다퉈 투자자금을 회수하길 시작한다..

갑자기 버핏할아버지의 농담이 생각난다.

"결혼에 앞서 결혼생활을 지속하기 위한 최고의 선물은 바로 상대방에 대한 '낮은 기대감'입니다"

사랑이든, 기업이든, 투자든, 경제든, 모든 근원에는 상대방에 대한 무리한 기대감이 존재하는 느낌이 든다..

상대방에게 많은걸 바라지 말자..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이.. (닭살..)

마찬가지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의 부족한점을 드러내는걸 부끄러워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모습을 솔직히 드러내 나에 대한 무리한 기대감을 갖지 않도록 하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