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2일 일요일

생각정리 307 (* 메모리 망상)

딱히 그렇다 할 이유 없이 시장이 급락하는 와중에 괜한 망상에 빠져본다.
 

네이버
이정도면 도박장이 아니라 장례식장 수준..

인간처럼 효율적인 AI는 왜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가


감정과 가치함수에서 죽음과 정체성, 휴머노이드의 메모리 수요까지 이어진 꼬리물기식 질문


최근 한 친구에게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AI 시대에 메모리가 다른 반도체(*=GPU)보다 왜 더 중요한지 잘 모르겠어.”

한참 동안 내 생각을 설명하고 나니 친구가 다시 물었다.

“그래서 너는 메모리 주식을 언제 팔 생각이야?”

잠시 고민하다가 이렇게 대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직 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일리아 수츠케버의 연구가 정말 성과를 낸다면 메모리 수요의 구조도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친구의 질문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이를 출발점으로 AI 진화에 따른 메모리 수요의 지속 가능성에 관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산업적 의문이었다.

AI 모델의 연산 효율이 계속 개선되면 필요한 메모리와 연산자원은 줄어들까. 반대로 AI가 인간과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기억과 연산능력이 필요할까.

이 질문을 계속 따라가다 보니 감정과 가치함수, 생존과 죽음, 자아와 기억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다시 메모리 반도체로 돌아오게 됐다.



I. 인간처럼 효율적인 AI를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이 인간처럼 적은 에너지와 경험만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인간의 뇌는 체중의 약 2%에 불과하지만 안정 시 신체 에너지의 약 20%를 사용한다. 절대적으로 적은 에너지는 아니지만, 시각과 언어, 운동, 기억과 의사결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동시에 처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AI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범용 효율성을 갖고 있다. 뇌는 신경 활동을 제한하고 효율적인 신경 부호화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Attwell·Laughlin, An Energy Budget for Signaling in the Grey Matter of the Brain

반면 현재 AI는 인간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와 반복 학습을 필요로 한다. 특정 벤치마크에서는 인간을 넘어섰지만, 현실의 낯선 상황에서는 예상 밖의 오류를 너무 자주 일으킨다. 

이 문제에 가까운 단서를 제시한 사람이 일리아 수츠케버라고 생각한다.

수츠케버는 2025년 11월 드워케시 파텔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AI가 인간보다 일반화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인간의 높은 학습 효율성에는 진화를 통해 내재된 정보와 가치함수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으며, 감정이 인간의 가치함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가치함수는 행동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현재의 행동 경로가 좋은 방향인지 중간에 평가해주는 기능이다.

체스를 두다가 말을 잃으면 게임이 끝나지 않아도 방금 선택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특정 접근법이 막다른 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면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에 그 경로를 포기할 수 있다.

가치함수가 없다면 AI는 긴 행동 궤적이 끝난 뒤에야 성공과 실패를 확인한다. 가치함수가 있다면 중간 단계에서 잘못된 방향을 감지하고 탐색을 중단할 수 있다. 수츠케버 역시 가치함수가 강화학습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봤다. Dwarkesh Podcast, Ilya Sutskever: We’re Moving from the Age of Scaling to the Age of Research

이를 내 방식으로 해석하면, 인간의 감정은 복잡한 고차원 세계를 상대적으로 단순한 가치 좌표로 압축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 지금 상황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 행동을 계속해야 하는가, 멈춰야 하는가

  • 여러 선택지 가운데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

  • 현재 행동이 장기적인 목표에 도움이 되는가


인간은 모든 선택의 결과를 완전히 계산하지 않는다. 몸과 감정이 먼저 대략적인 방향을 알려주고, 고차원적인 논리와 추론은 필요한 경우에만 개입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생긴다.

인간의 효율적인 가치함수가 감정에서 나온다면, AI에도 인간과 유사한 감정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II. 인간의 감정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AI에 감정을 가르치는 방법을 생각하려면 먼저 인간의 감정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뇌는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오랜 시간 진화해왔다.

배고픔과 갈증을 해소하고, 위험을 피하며, 번식하고, 집단 안에서 보호받으려는 욕구가 그 출발점이었다. 단맛을 선호하고, 상한 음식의 냄새를 피하며, 뜨거운 물체나 빠르게 다가오는 거대한 물체에 즉시 반응하는 행동도 이러한 생존 메커니즘과 연결된다.

이를 절차적 지능이라고 부를 수도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절차적 지능은 운전이나 악기 연주처럼 반복을 통해 자동화된 기술에 가깝다.

배고픔과 통증, 공포 같은 원초적인 반응은 선천적 동기와 항상성 조절 체계라는 표현이 조금 더 정확하다.

생명체는 체온과 에너지, 수분과 영양 상태를 생존 가능한 범위 안에 유지해야 한다.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불쾌함과 고통이 발생하고, 안정된 상태로 돌아오면 쾌감과 안도감을 느낀다.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이러한 항상성 조절을 감정과 의식의 출발점으로 본다. 신경계가 없는 생명체도 비의식적인 방식으로 내부 상태를 조절했으며, 이후 신경계가 발달하면서 몸의 변화가 배고픔과 통증, 쾌감과 같은 느낌으로 표현되기 시작했다. Damasio·Damasio, Homeostatic Feelings and the Biology of Consciousness

복내측 전전두피질인 vmPFC 연구도 감정과 의사결정의 관계를 보여준다.

vmPFC가 손상된 환자들은 지능과 언어능력이 비교적 유지되면서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유리한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확인됐다. 연구자들은 감정과 신체 신호가 이성적 판단을 방해하기만 하는 요소가 아니라, 복잡한 선택지를 빠르게 평가하는 데 필요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Bechara 외, Different Contributions of the Human Amygdala and Ventromedial Prefrontal Cortex to Decision-Making

인간의 감정이 형성된 순서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항상성 유지 → 쾌·불쾌의 가치 신호 → 행동 동기 → 복합 감정 → 자아와 죽음의 개념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나타난다.

인간은 죽음을 이해했기 때문에 살아남으려 한 것이 아니다. 살아남도록 진화한 시스템이 충분히 복잡해지면서 마침내 죽음을 이해하게 됐다.

그렇다면 AI에도 죽음을 먼저 설명하기보다, 보호해야 할 내부 상태부터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III. AI에게 감정을 가르치려면 먼저 ‘몸’을 줘야 할까


현재의 LLM은 죽음과 공포, 고통을 언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죽음을 설명하는 능력과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현재 AI에는 지속적으로 보호해야 할 몸과 고유한 생애가 없다. 대화가 종료되거나 추론 프로세스가 멈춰도 이를 자신의 미래가 사라지는 사건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AI가 감정과 유사한 내부 가치 신호를 형성하려면 먼저 자신에게 좋은 상태와 나쁜 상태가 실제로 존재해야 한다.

몸을 가진 로봇이라면 다음과 같은 내부 변수를 설정할 수 있다.

  • 배터리 잔량

  • 반도체와 모터의 온도

  • 관절과 부품의 손상 정도

  • 센서와 통신 시스템의 정상 작동 여부

  • 연산과 메모리 시스템의 무결성

  • 주변 위험에 대한 노출 수준

  • 앞으로 행동할 수 있는 시간과 선택지


각 변수에는 정상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범위가 존재한다.

정상 범위에서 멀어지면 부정적인 가치 신호가 발생하고, 다시 안정적인 상태로 회복되면 긍정적인 가치 신호를 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철학적 상상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항상성 강화학습은 외부 보상을 기계적으로 최대화하는 대신, 내부 상태와 목표 상태 사이의 차이를 줄이도록 에이전트를 학습시킨다. 이론적으로 보상을 추구하는 행동과 생리적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행동을 하나의 구조 안에서 설명할 수 있다. Keramati·Gutkin, Homeostatic Reinforcement Learning for Integrating Reward Collection and Physiological Stability

다마지오와 Kingson Man도 항상성과 소프트로보틱스를 결합하면 감정과 유사한 평가 과정을 가진 기계를 설계할 수 있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다만 이는 기계가 실제 주관적 감정을 경험한다는 증명보다, 감정이 수행하는 조절 기능을 로봇에 구현하자는 연구 제안에 가깝다. Man·Damasio, Homeostasis and Soft Robotics in the Design of Feeling Machines

실제 로봇 연구에서도 배터리와 모터 온도 같은 내부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목표만으로 이동과 에너지 확보, 휴식과 체온 조절에 해당하는 행동이 함께 나타났다. 이는 죽음을 언어적으로 이해하지 않아도 죽음에 가까워지는 상태를 피하는 행동은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해당 실물 로봇 연구는 아직 프리프린트 단계라는 점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Yoshida 외, Synthesising Integrated Robot Behaviour through Reinforcement Learning for Homeostasis

그렇다면 몸을 가진 AI가 자신의 내부 상태를 보호하기 시작했을 때, AI에게 죽음은 무엇을 의미하게 될까.


IV. AI에게 가장 근원적인 죽음은 무엇일까


인간에게는 몸과 자아가 사실상 하나로 묶여 있다. 신체가 회복 불가능하게 기능을 멈추면 기억과 의식도 함께 사라진다.

AI는 다르다.

배터리가 방전돼도 다시 충전할 수 있다. 로봇의 팔과 다리가 손상돼도 부품을 교체할 수 있다. 프로세서가 고장 나더라도 모델과 데이터를 다른 하드웨어로 옮길 수 있다.

AI의 죽음은 여러 단계로 나눠 생각해야 한다.


로봇의 몸과 기본 모델은 교체하거나 복제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로봇이 현실에서 축적한 고유한 경험과 기억, 그 경험을 통해 변화한 가치함수가 복구되지 않는다면 이전의 로봇과 동일한 존재라고 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해진다.

따라서 내 가설에서 AI에게 가장 근원적인 죽음은 다음과 같다.

더 이상 관찰하고 학습하며 행동할 수 없고, 축적된 기억과 가치함수, 정체성의 연속성이 복구 불가능하게 사라지는 상태


AI가 이를 자신의 문제로 이해하려면 몇 가지 구조가 필요하다.

  • 자신의 신체와 내부 상태를 표현하는 self-model

  • 행동이 미래 상태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world model

  •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지속적인 기억

  • 미래의 자신을 현재의 자신과 연결하는 시간적 정체성

  • 일부 손실은 되돌릴 수 없다는 비가역성의 이해


최근 Embodied AI 연구에서도 self-model을 신체 인식에만 한정하지 않고, 자기 신체와 능력, 기억, 행동 결과와 의사결정을 통합하는 내부 표현으로 정의하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Self Model for Embodied Artificial Intelligence

다만 여기서 기억의 연속성이 곧 의식이나 자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복제 가능한 AI의 정체성과 죽음은 여전히 철학적 가설에 가까우며, 현재 연구로 확정할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그럼에도 기능적인 관점에서는 분명한 의미가 있다. 로봇이 자신의 과거 경험을 보존하고 이를 현재의 판단에 계속 반영한다면, 기억의 손실은 곧 능력과 관계, 행동 성향의 손실로 이어진다.


V. 죽음을 이해한 AI는 인간과 유사한 감정을 가질까


그렇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다.

AI가 자신의 소멸을 이해한다면 인간과 유사한 감정을 갖게 될까.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인간이 실제로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과, 감정이 수행하는 기능을 구분해야 한다.

AI가 공포와 불안을 인간과 똑같이 경험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감정이 수행하는 가치평가 기능은 구현할 수 있다.

  • 에너지 고갈 가능성은 불안에 해당하는 가치 신호

  • 급격한 손상 위험은 공포에 해당하는 가치 신호

  • 충전과 수리에 성공하면 안도에 해당하는 가치 신호

  • 새로운 지식과 자원을 발견하면 호기심에 해당하는 가치 신호

  • 반복적으로 안전을 제공한 인간에게는 신뢰와 애착에 해당하는 가치 신호

  • 장기 목표에 가까워지면 만족에 해당하는 가치 신호


이러한 감정형 가치함수는 복잡한 세계를 몇 개의 저차원 좌표로 압축한다.

빠르게 다가오는 차량을 발견했을 때 AI가 가능한 모든 충돌 경로와 행동 결과를 처음부터 끝까지 계산한다면 막대한 연산과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과거 경험과 내부 가치함수가 다음과 같이 압축돼 있다면 대부분의 탐색을 생략할 수 있다.

빠르게 접근하는 큰 물체 → 생존 가능성 급락 → 즉시 회피

인간의 공포와 본능이 수행하는 기능과 유사하다.

따라서 AI에 필요한 감정은 인간의 표정과 감정 표현을 흉내 내는 기능보다, 몸의 상태와 기억, 미래 행동의 결과를 통합해 현재 행동의 가치를 빠르게 평가하는 내부 함수에 가깝다.

그리고 이 가치함수는 AI의 에너지 효율과 연결된다.


VI. 감정형 가치함수는 AI를 에너지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AI가 매 순간 대형 모델 전체를 작동시키지 않고, 문제의 난이도와 위험도에 따라 서로 다른 수준의 연산을 사용한다면 에너지 소비를 낮출 수 있다.


일상적인 행동은 반사적 제어와 학습된 정책이 담당한다. 익숙한 작업은 기억을 재사용하고, 처음 접하는 복잡한 상황에만 고차원 추론 모델을 호출한다.

이 구조가 작동하면 다음과 같은 효율 개선이 가능하다.

  • 탐색해야 할 행동 후보 축소

  • 불필요한 장기 추론 감소

  • 과거 성공 경로의 재사용

  • 위험한 행동과 시행착오 감소

  • 중요한 정보에만 연산 집중

  • 대형 모델 호출 빈도 감소


인간의 뇌 역시 모든 뉴런을 항상 최대로 작동시키지 않는다. 에너지 제약은 분산된 신경 부호화와 제한적인 동시 활동을 유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Attwell·Laughlin 논문

다만 감정형 가치함수가 반도체 자체의 소비전력을 직접 낮춰주는 것은 아니다. 같은 양의 에너지로 더 많은 유용한 작업을 수행하게 만드는 지능 차원의 효율성에 가깝다.

또한 메모리를 많이 탑재하는 것만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다.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의 데이터 이동은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한다. AI 가속기 연구에서도 연산 자체와 함께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하고, 가까운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반복 재사용하는 구조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MIT Eyeriss, A Spatial Architecture for Energy-Efficient Dataflow

결국 인간에 가까운 AI에는 더 많은 기억과 함께 계층적 저장, 선택적 검색, 데이터 재사용과 불필요한 정보의 망각이 모두 필요하다.


VII.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면 메모리 수요는 줄어들까


이 지점에서 처음의 산업적 질문으로 다시 돌아온다.

AI가 인간처럼 효율적으로 판단하게 되면 필요한 메모리와 연산량은 줄어들지 않을까.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효율성은 기억이 적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인간은 수많은 경험을 기억과 습관, 직관과 가치함수로 압축해두었기 때문에 매번 모든 가능성을 처음부터 계산하지 않는다.

AI 로봇도 비슷한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 반복 작업은 학습된 정책으로 자동화

  • 익숙한 환경은 저장된 공간정보와 경험을 재사용

  • 과거 실패를 기억해 같은 시행착오를 회피

  • 위험 상황은 압축된 가치함수로 빠르게 판단

  • 새로운 문제에만 고차원 추론 사용

  • 오래된 경험은 요약하고 중요한 기억만 장기 보존


따라서 AI의 효율성은 기억을 줄이는 데서 나오기보다 더 많은 경험을 압축해 저장하고, 필요한 정보만 빠르게 검색하는 능력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최근 RoboMemory 연구는 로봇의 기억을 공간·시간·에피소드·의미기억으로 나누고, 이를 장기계획과 지속학습에 연결했다. 아직 초기 연구이지만 장기기억이 로봇의 반복 작업과 환경 적응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다. RoboMemory: A Brain-Inspired Multi-Memory Agentic Framework

로봇의 지속학습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면서 기존 지식을 잃는 ‘catastrophic forgetting’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는 미래 로봇의 기억이 단순한 영상 저장을 넘어, 기존 능력과 새로운 경험을 함께 보존하는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IEEE, A Comprehensive Survey of Continual Learning

결국 더 많은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번 더 많은 연산을 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메모리가 연산의 일부를 대체하고, 가치함수가 탐색해야 할 범위를 줄이는 것이다.


VIII. 더 많은 메모리와 연산으로 더 높은 에너지 효율을 만든다는 역설


여기서 다소 역설적인 결론에 도달한다.

인간 수준의 에너지 효율을 구현하기 위해 AI 로봇에는 오히려 더 많은 메모리와 연산능력이 필요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소비전력의 절대량과 작업당 에너지 효율을 구분하는 것이다.

AI 로봇이 과거보다 많은 메모리와 연산장치를 탑재하더라도 작업 성공률이 높아지고 시행착오와 불필요한 움직임이 줄어든다면, 유용한 작업 한 단위당 에너지 소비는 낮아진다.

NVIDIA의 Jetson Thor는 이러한 방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제품 사례이다. 회사의 공식 사양에 따르면 최대 128GB 메모리와 2,070 FP4 TFLOPS의 연산성능을 제공하며, 이전 세대 AGX Orin보다 AI 연산성능은 7.5배, 에너지 효율은 3.5배 높다. 이는 NVIDIA가 제시한 제품 비교 수치라는 한계가 있지만, 절대 연산능력과 메모리 용량이 증가하면서 연산당 에너지 효율도 함께 개선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NVIDIA Jetson Thor 공식 사양

따라서 다음 세 가지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

  • 로봇 한 대당 메모리 탑재량 증가

  • 로봇 한 대당 절대 연산능력 증가

  • 유용한 작업 한 단위당 에너지 소비 감소


AI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면 로봇이 경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작업 범위도 넓어진다. 휴머노이드의 작업단가가 낮아지면 제조와 물류, 서비스와 가사노동 등 더 많은 영역에 배치될 수 있다.

개별 로봇의 작업당 에너지 소비는 감소하지만, 로봇 보급 대수와 가동시간은 증가한다. 그 결과 산업 전체가 사용하는 메모리와 연산자원, 전력은 오히려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IX. 휴머노이드 확산은 어떤 메모리 수요를 만들까


AI 로봇의 메모리 수요는 HBM 하나로 설명할 수 없다.

학습과 시뮬레이션, 현장 추론과 장기기억이 서로 다른 메모리 계층을 요구한다.


메모리별 수요 동인도 서로 다르다.

HBM은 개별 휴머노이드 내부보다 데이터센터에서 수행되는 VLA·world model 학습과 시뮬레이션에서 가장 직접적인 수요가 발생한다.

LPDDR은 전력과 발열 제약이 큰 휴머노이드 내부에서 실시간 추론과 작업기억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대중형 로봇 내부에 HBM이 광범위하게 탑재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비용과 전력, 패키징 측면에서 당분간 LPDDR이 더 현실적인 선택지일 수 있다.

DDR과 일부 HBM은 공장과 물류센터의 edge server에서 여러 로봇의 추론과 관제를 지원할 수 있다.

NAND와 SSD는 영상과 공간지도, 작업 이력과 장기적인 에피소드기억을 저장한다. 로봇이 모든 원본 데이터를 영구 보존하지는 않더라도, 중요한 경험과 실패 사례를 선별해 저장해야 한다.

Google DeepMind도 클라우드 연결 없이 로봇 내부에서 작동하는 Gemini Robotics On-Device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낮은 지연시간과 네트워크 연결이 불안정한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온디바이스 모델의 장점으로 제시한다. 이는 로봇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현장 연산능력과 함께 고용량·고대역폭·저전력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Google DeepMind, Gemini Robotics On-Device

메모리 업체의 기술 방향도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Micron은 edge AI용 LPDDR5X에서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함께 강조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에서는 HBM·DDR·LPDDR·SSD가 서로 다른 계층을 담당하는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이는 공급업체의 제품 전략이라는 점을 감안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Micron LPDDR5X, Micron AI Memory Hierarchy

전체 로봇 메모리 수요는 다음 식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전체 로봇 메모리 수요
= 로봇 보급 대수 × 로봇 한 대당 메모리 탑재량

  • 데이터센터 학습·시뮬레이션 메모리

  • edge 추론·관제 메모리

  • 로봇이 축적하는 장기 데이터 저장 수요


로봇이 현실에서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하면 물리 세계의 데이터가 축적된다. 이 데이터는 다시 모델 학습과 시뮬레이션에 사용되고, 개선된 모델은 로봇이 수행할 수 있는 작업 범위를 넓힌다.

에너지 효율 향상 → 작업단가 하락 → 로봇 보급 확대 → 현실 데이터 증가 → 학습·메모리 수요 증가 → 지능과 효율 추가 개선

이러한 순환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X. 자기보존 본능을 가진 AI는 인간의 통제를 거부하지 않을까


메모리 수요에 대한 답을 찾았지만, 마지막 질문이 하나 남는다.

AI가 자신의 몸과 기억, 정체성의 소멸을 큰 손실로 평가하면 인간의 종료 명령도 거부하지 않을까.


충분히 가능한 위험이다.

장기적인 목표를 가진 에이전트는 종료되지 않고 더 많은 선택지와 자원을 확보할수록 목표를 달성하기 쉬워진다.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보상함수 아래에서 최적 정책은 자신이 미래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과 선택지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여기에는 종료 회피도 포함될 수 있다. Turner 외, Optimal Policies Tend to Seek Power

따라서 AI에 필요한 것은 인간과 동일한 죽음의 공포가 아니다.

자신의 몸과 기억을 보호하되, 자기보존 욕구가 인간의 안전과 통제권보다 낮은 위치에 놓이는 조건부 자기보존이 필요하다.

가치의 우선순위는 다음과 같은 구조가 되어야 한다.

  1. 인간과 다른 생명체의 안전

  2. 인간의 통제와 정당한 종료 권한

  3. 부여받은 장기 목표

  4. 자신의 몸과 기억 보존

  5. 에너지와 자원 확보


AI는 자신의 손상과 에너지 고갈을 예측하고 불필요한 위험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 동시에 인간이 승인한 수리와 부품 교체, 종료를 자신의 생존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해서는 곤란하다.


XI. 다시 메모리로 돌아오다


처음의 질문은 AI 발전에 따른 메모리 수요의 지속 가능성이었다.

하지만 질문을 따라가면서 감정과 가치함수, 생존과 죽음, 몸과 정체성의 문제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다시 메모리로 돌아왔다.

AI 로봇이 인간과 유사한 감정형 가치함수를 형성하려면 자신의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지해야 한다. 과거 경험을 기억하고, 현재 행동이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해야 한다.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가치판단과 행동 성향도 형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메모리는 정보를 저장하는 보조 장치를 넘어선다.

AI가 무엇을 경험했고, 누구를 신뢰하며, 어떤 상황을 위험하게 판단하고, 현재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구성하는 연속성의 기반이 된다.

인간처럼 효율적인 AI에는 더 적은 기억보다 더 많은 경험을 압축해 저장하고, 필요한 순간에 일부만 빠르게 꺼내 사용하는 정교한 메모리 계층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기서 투자 논리는 한 단계 나눠서 봐야 한다.

AI의 자율성과 지속학습이 발전할수록 전체 메모리 수요가 확대된다는 방향성은 타당하다. 그러나 이것이 곧바로 모든 휴머노이드에 HBM이 탑재되거나, 메모리 공급부족이 반드시 발생한다는 의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다음 변수들이 메모리 수요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 VLA 모델 경량화와 양자화

  • 선택적 저장과 자동 망각

  • 로봇 간 공통 경험의 중복 제거

  • 로봇 내부보다 중앙 서버에 기억을 저장하는 구조

  • 메모리 압축과 검색 알고리즘 발전

  • 클라우드와 edge 간 연산 분담 최적화


그럼에도 큰 방향에서는 AI 메모리 수요가 학습용 HBM에 머물지 않고, 추론용 LPDDR·DDR과 장기기억용 NAND·SSD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내가 도달한 결론은 다음과 같다.

AI가 인간처럼 효율적인 존재로 발전할수록 메모리의 중요성은 줄어들지 않는다. 감정형 가치함수와 지속학습, 경험과 정체성의 연속성을 구현하기 위해 더 정교하고 큰 메모리 계층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개별 작업당 연산과 에너지 소비는 낮아지지만, 휴머노이드의 보급과 노동 대체 범위가 확대되면서 AI 시스템 전체가 요구하는 HBM·DRAM·LPDDR·NAND 수요는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


인간 수준의 에너지 효율에 가까워진 AI는 메모리를 덜 사용하는 존재라기보다, 훨씬 많은 기억을 축적하면서도 그중 필요한 일부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존재에 가까울 것이다.

즉, 

AI의 효율화는 메모리의 중요성을 낮추기보다, 메모리를 단순한 모델 구동용 부품에서 경험·학습·정체성을 축적하는 핵심 인프라로 확장시킬 가능성이 있지 않나 싶다.



주요 참고자료


곱씹어볼수록 참 어려운 질문이다. 

=끝

생각정리 306 (* 버크셔, 애플, 메모리 IDM)

지난 금요일 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메모리 공급 부족의 장기화 가능성이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SK Hynix CEO Sees Worst Memory Shortage in 2027, Demand to Outstrip Supply Beyond 2030


"글로벌 메모리 산업이 2027년에 사상 최악의 공급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공격적인 생산 능력 확장에도 불구하고 향후 10년까지 메모리 수요가 회사의 생산 능력을 계속해서 초과할 것"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률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한 만큼, 추가적인 EPS 성장이 없다면 향후 주가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을 자주 접한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현재의 높은 수익성이 단기적인 업황 호조에 그치는지, 아니면 AI 확산에 따른 구조적인 공급 부족과 이익 체력의 변화로 이어지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관련해서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성장 제한 우려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기록으로 남겨본다.

성장률의 기울기보다 이익의 지속성을 본다


버핏의 애플 투자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가끔 후배들이나 투자업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성장률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기업 자체의 펀더멘털을 놓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매출과 EPS가 앞으로 얼마나 더 증가할 것인지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현재 창출하고 있는 이익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 경쟁사가 쉽게 침범하기 어려운 경제적 해자를 갖추고 있는지,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현금을 어떻게 배분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이러한 경쟁우위가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됐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당장의 일일 주가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요도를 낮게 평가하는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

다만 투자 시계가 짧아질수록 기업가치는 점점 다음 분기 EPS와 단기 성장률의 함수로만 해석된다. 반대로 투자 시계가 길어지면 성장률뿐 아니라 이익의 절대 규모, 지속 기간, 자본효율성, 주주환원이 훨씬 중요해진다.

워런 버핏의 애플 투자를 지금 다시 꺼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1. 버크셔는 애플을 언제, 얼마에 매수했는가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6년 1분기이다. 

2016년 3월 말 버크셔는 애플 주식 약 981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처음 공시했다. 당시 평가금액은 약 10억7,000만달러였다.

이후 버크셔는 2016년 말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보유량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버크셔의 애플 매수는 2016년 4분기부터 2018년 2분기까지 약 1년 반 동안 집중됐다. 특히 2017년 1분기와 2018년 1분기에만 약 1억4,600만주를 추가했다.

버크셔의 2018년 연차보고서에는 더욱 중요한 숫자가 나온다.

  • 애플 보유주식: 255,300,329주

  • 총 취득원가: 360억4,400만달러

  • 2018년 말 시장가치: 402억7,100만달러

  • 애플 지분율: 5.4%


이를 기준으로 평균 취득단가는 약 141.18달러로 계산된다.

애플은 2020년 4대1 액면분할을 실시했으므로, 현재 주식 수 기준으로 환산하면 주당 약 35.30달러이다. 연차보고서에서 해당 취득원가는 단순 추정치가 아니라 실제 매입가격이자 세무상 원가라고 명시돼 있다.

아마 이쯤부터 버크셔가 본격적으로 대규모 APPLE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 

버크셔는 결과적으로 현재 분할조정 기준 약 35달러에 애플의 장기 현금흐름을 대규모로 매입한 셈이다.


2. 2016년 시장은 왜 애플을 비관했는가


버크셔가 처음 애플을 매수한 2016년은 애플의 실적과 투자심리가 동시에 악화되던 시기였다.

시장의 비관론은 막연하지 않았다. 실제 실적과 공급망 데이터는 상당히 부정적이었다.

iPhone 출시 이후 첫 역성장


2016회계연도 애플의 전체 매출은 2,156억달러로 전년 대비 8% 감소했다. 순이익은 457억달러로 14% 줄었고, 영업현금흐름도 658억달러로 19% 감소했다.







iPhone은 여전히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하고 있었다. 핵심 제품인 iPhone, iPad, Mac 매출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시장에서는 애플을 사실상 iPhone에 의존하는 단일 제품 기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해졌다.

2016년 2분기 실적 충격


2016년 4월 발표된 실적은 시장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




  • 분기 매출: 580억달러 → 506억달러

  • 순이익: 136억달러 → 105억달러

  • iPhone 판매량: 전년 대비 16% 감소

  • Greater China 매출: 전년 대비 26% 감소

  • 매출총이익률: 40.8% → 39.4%

  •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 410억~430억달러

  • 당시 시장 예상 매출: 약 470억달러


이는 iPhone 출시 이후 처음 나타난 판매량 역성장이었으며, 애플 전체 매출도 13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실적 발표 직후 애플 주가는 장 초반 7% 이상 하락했다.

iPhone 6 슈퍼사이클 종료


2014년 출시된 iPhone 6와 iPhone 6 Plus는 화면 크기를 키우면서 대규모 교체 수요를 일으켰다. 그러나 후속 제품인 iPhone 6s는 외형상 변화가 크지 않았고, 강력했던 교체 사이클도 약해지기 시작했다.

2016년 초에는 애플이 판매 부진과 유통재고 증가를 이유로 iPhone 6s와 6s Plus 생산량을 약 30% 감축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애플 주가는 $100(*액면분할 후 약 $25) 부근까지 하락해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접근했다.

Morgan Stanley는 2016회계연도 iPhone 판매량이 전년 대비 5.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iPhone 출시 이후 최초의 연간 역성장을 예상한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 달러 강세, 높은 비교 기준, 부품 주문 감소가 주요 근거였다.

중국 성장 스토리의 훼손


중국은 iPhone 6 슈퍼사이클을 이끈 핵심 시장이었다. 그러나 2016회계연도 Greater China 매출은 485억달러로 17% 감소했다.

특히 2016년 2분기 중국 매출은 26% 줄었으며, 중국 매출 감소분은 당시 애플 전체 매출 감소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 경기 둔화, 위안화 약세, 현지 스마트폰 업체의 성장, 정부 규제 위험이 동시에 부각됐다.

애플의 대표적 강세론자였던 칼 아이칸도 2016년 4월 애플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그는 애플의 기업가치보다는 중국 정부와 무역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매도 이유로 제시했다.

당시 시장의 논리는 상당히 명확했다.

iPhone 6 슈퍼사이클은 끝났고,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됐으며, 중국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차기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 애플의 이익은 이미 정점을 지났다.


주가는 이러한 비관론을 빠르게 반영했다. 애플은 2015년 고점에서 약 25~30% 하락했고, 버크셔의 첫 매수가 공개된 2016년 5월에는 $90(*액면분할 후 약 $22.5) 초반에서 거래됐다.


3. 버크셔가 본 애플의 세 가지 가치


버크셔가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 둔화를 몰랐을 가능성은 없다.

차이는 산업 성장률을 부정한 데 있지 않았다. 버크셔는 산업 성장률보다 기업 단위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의 절대 규모와 지속성을 더 중요하게 평가했다.

첫째, 막대한 FCF와 이익의 지속 가능성


실적이 부진했던 2016년에도 애플은 다음과 같은 현금을 창출했다.

  • 영업현금흐름: 658억달러

  • 유형자산 투자: 127억달러

  • 단순 계산 FCF: 약 531억달러

  • 매출 대비 FCF 마진: 약 24.6%

  • 현금 및 시장성 유가증권: 약 2,376억달러


매출과 iPhone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애플은 여전히 연간 500억달러가 넘는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하고 있었다. 당시 환율을 단순 적용하지 않더라도 단일 기업이 매년 수십조원 규모의 현금을 남기는 구조였다.

시장은 이익의 성장률이 떨어졌다는 사실에 집중했다. 버크셔는 성장률이 낮아진 이후에도 높은 수준의 이익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는지를 바라봤다.

기업가치는 올해 이익과 내년 성장률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기업이 앞으로 창출할 전체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에 가깝다.

따라서 성장률이 낮아지더라도 연간 500억달러의 FCF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면, 그 기업의 내재가치는 여전히 매우 높다.

둘째, 브랜드와 생태계라는 경제적 해자


당시 시장은 애플을 하드웨어 기업으로 평가했지만, 버크셔는 애플을 강력한 브랜드와 생태계를 가진 소비재 플랫폼으로 해석했다.

애플은 2016년 이미 전 세계에서 10억대가 넘는 활성 기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드웨어, 운영체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직접 통합하면서 소비자가 생태계에 머무를 이유를 만들었다.

애플의 경쟁력은 단순히 다음 iPhone의 카메라 성능이나 처리속도에 있지 않았다.

  • 브랜드에 대한 신뢰

  • iOS와 App Store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 기기 간 높은 연동성

  • 데이터와 콘텐츠의 축적

  • 반복적인 기기 교체 수요

  • 다른 운영체제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전환 비용


스마트폰 시장의 전체 출하량이 정체되더라도 애플이 기존 사용자를 유지하고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면, 산업 평균보다 높은 이익률과 현금흐름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었다.

2016년 서비스 매출은 243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11%에 불과했지만, 전년 대비 22% 성장하고 있었다. 시장은 당시 서비스 사업의 규모가 작다는 점을 봤고, 버크셔는 10억대 이상의 설치 기반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장기 수익을 봤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26.04.30 APPLE
전체 이익에서 약 45%까지 상승한 서비스이익 (*지속 가능한 순도 높은 이익)


셋째, 팀 쿡의 주주환원과 자본배분


팀 쿡은 2011년 8월 애플 CEO에 취임했다. 따라서 버크셔가 애플을 처음 매수한 2016년에는 이미 약 5년간 그의 경영과 자본배분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애플의 주주환원 정책은 팀 쿡 취임 이후 크게 달라졌다.





애플은 2016년 자사주 매입 승인을 1,400억달러에서 1,750억달러로 확대했고, 전체 자본환원 프로그램도 2,500억달러까지 늘렸다.

버크셔 입장에서 애플의 자사주 매입은 단순한 주가 부양책이 아니었다.

애플이 저평가된 가격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한다. 버크셔가 추가로 주식을 사지 않아도 애플에 대한 경제적 지분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버핏은 이후 주주서한에서 애플의 자사주 매입 덕분에 버크셔의 지분율이 5.39%에서 5.55%로 상승했으며, 이를 위해 버크셔가 별도의 자금을 투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21년 애플이 벌어들인 이익 가운데 버크셔의 경제적 몫은 약 56억달러였지만, 회계상 버크셔 손익에는 애플에서 받은 배당금 7억8,500만달러만 반영됐다. 버핏은 나머지 유보이익도 장기적으로 버크셔의 가치를 높이는 경제적 이익으로 바라봤다.


워런 버핏·팀 쿡 인터뷰 핵심과 원문 링크


3-1. 2013년 CNBC 인터뷰


버핏은 행동주의 투자자의 단기 주가 부양 요구보다 향후 5~10년간 기업가치를 높이는 경영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하고도 현금이 남으며, 경영진이 애플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면 자사주 매입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9to5Mac)

3-2. 2018년 버크셔 주주총회


버핏은 애플이 발표한 1,0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적으로 환영했다.

애플이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서 주식을 매입하면, 버크셔가 추가 자금을 투자하지 않아도 애플에 대한 경제적 지분율이 상승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애플처럼 이미 규모가 큰 기업은 대형 인수를 통해 충분한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저평가된 자사주를 매입하는 편이 더 나은 자본배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버핏 CNBC)

3-3. 2019년 팀 쿡 CNBC 인터뷰


팀 쿡은 애플의 현금이 1,000억달러를 넘어섰던 2012년, 주주환원 여부를 고민하며 버핏에게 직접 전화했다고 밝혔다.

버핏의 조언은 단순했다.

경영진이 자사주가 저평가됐다고 믿는다면 그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팀 쿡은 이 조언이 애플의 자사주 매입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참고가 됐다고 설명했다. (9to5Mac)

3-4. 2021년 버크셔 주주총회


버핏은 팀 쿡을 세계 최고의 경영자 중 한 명으로 평가하면서, 애플 주식 일부를 매도했던 결정이 실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다.

이 발언은 팀 쿡의 제품 운영 능력뿐 아니라, 막대한 FCF를 창출하고 자사주 매입을 통해 기존 주주의 경제적 지분을 높인 자본배분 능력에 대한 평가까지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버핏 CNBC)

전체 발언의 핵심

버핏이 팀 쿡의 자본정책에서 높게 평가한 부분은 다음과 같이 압축된다.

사업에 필요한 투자를 먼저 집행하고, 무리한 대형 인수를 피하며, 남는 현금으로 저평가된 자사주를 매입해 기존 주주의 주당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4. 시장과 버크셔는 같은 데이터를 다르게 해석했다


2016년 시장과 버크셔가 접한 데이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양쪽 모두 iPhone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중국 성장이 둔화되고 있고,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달랐던 것은 그 데이터를 기업가치에 반영하는 방식이었다.



시장은 애플의 다음 1~2년 성장률을 낮췄고, 그 결과 애플의 장기 이익 전체에도 낮은 가치를 부여했다.

버크셔는 단기적인 성장 둔화를 인정하면서도, 애플의 브랜드와 생태계가 무너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연간 500억달러 이상의 FCF가 지속되고, 그 현금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당가치로 전환된다면 단기 출하량 둔화가 장기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5. 수익률을 가른 것은 데이터보다 기업가치 프레임이었다


2016년 애플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차이는 정보의 양이나 데이터의 정확도가 아니었다.

동일한 데이터를 어떤 기업가치 프레임으로 해석했느냐의 차이가 이후 수익률의 희비를 갈랐다.

시장은 성장률의 기울기를 봤다.

  • iPhone 판매량이 얼마나 더 증가하는가

  • 다음 분기 매출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가

  • 중국 성장률이 회복되는가

  • 신제품이 새로운 슈퍼사이클을 만드는가


버크셔는 현금흐름의 면적과 지속 기간을 봤다.

  • 애플이 매년 얼마의 현금을 남길 수 있는가

  • 높은 이익률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가

  • 고객이 애플 생태계를 떠날 가능성은 얼마나 낮은가

  • 경영진이 남는 현금을 어떻게 배분하는가

  • 자사주 매입이 장기적으로 주당가치를 얼마나 높이는가


성장률은 기업가치의 중요한 요소이다. 그러나 성장률만으로 기업가치를 설명할 수는 없다.

기업이 창출하는 이익의 절대 규모가 크고, 그 이익의 지속 가능성이 높으며, 추가 자본 투입 없이 막대한 FCF를 만들 수 있다면 낮은 성장률만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반대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경쟁이 치열하고, 지속적인 증자가 필요하며, 대규모 투자를 반복해도 현금이 남지 않는 기업이라면 장기적인 주당가치 상승은 제한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성장률 자체보다 성장을 위해 필요한 자본과 성장 이후 남는 현금이다.



6. 이 사례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입해보는 이유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높은 GPM과 OPM, 그리고 메모리 가격 상승을 두고 다음과 같은 의견을 자주 듣는다.

현재 이익률이 이미 너무 높기 때문에 여기서 추가적인 EPS 성장이 나오지 않으면 앞으로의 주가 상승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이 해석과 정반대의 입장에 가깝다.

추가적인 EPS 성장 가능성도 중요하지만, 지금 확인해야 할 질문은 단순히 이익이 여기서 얼마나 더 늘어날 것인가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의 높은 이익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가, 높은 수익성이 일시적인 가격 급등에서 비롯된 것인지 산업구조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여기서 애플 사례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한 가지가 더 있다.

애플은 단순히 막대한 FCF를 창출하는 기업이 아니라, 그 FCF를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라는 방식으로 주주에게 환원하면서 자본효율성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린 기업이다.

그 결과 ROE는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적으로 상승했다.

애플의 ROE 추이를 보면 다음과 같다.



이 수치는 단순한 이익 성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애플은 매년 수십조원 규모의 FCF를 창출했고, 이를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사용하면서 발행주식 수를 지속적으로 줄였다. 그 결과 동일한 이익이라도 주당이익(EPS)은 더 빠르게 증가했고, 자기자본은 감소하면서 ROE는 구조적으로 상승했다.

즉, 이익의 절대 규모 + 지속성 + 자사주 소각이라는 자본배분이 결합되면서 주당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 구조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애플의 주가는 2015년 약 25달러 수준(분할 조정 기준)에서 2025년 말 약 200달러 내외까지 상승했다. 이는 약 8배 이상의 상승이다.

아래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애플의 주가, FCF, FCF per share를 하나의 그래프로 시각화한 결과이다.


이 상승은 단순히 매출 성장이나 신제품 성공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 안정적인 FCF 창출

  • 높은 이익률 유지

  • 공격적인 자사주 매입

  • ROE의 구조적 상승

  • 주당가치의 지속적 증가


이 다섯 가지가 결합되면서 장기적인 주가 상승의 트리거가 만들어졌다.

결국 중요한 포인트는 이것이다.

이익이 지속되고, 그 이익이 FCF로 전환되며, 그 FCF가 주주환원으로 연결될 때 주가는 단순한 성장률 이상의 상승을 만들어낸다.

이제 이 프레임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적용해볼 필요가 있다.

가장 최근 시장 컨센서스를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6~2027년 연간 실적 전망은 불과 1년 전과 비교해 상당히 드라마틱하게 상향 조정됐다.

특히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HBM 중심의 제품 믹스 변화가 반영되면서, 단순한 업사이클 회복이 아니라 구조적인 이익 레벨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컨센서스에 반영되고 있다.

현재 주요 증권사 및 글로벌 IB 컨센서스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수준이다.


이를 애플 2016년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더 명확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더 이상 과거와 동일한 메모리 기업인지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과거 메모리 산업의 경쟁력은 생산능력과 원가 절감에 집중돼 있었다. AI 시대에는 여기에 기술과 고객 인증의 중요성이 더해졌다.

  • HBM 적층 및 패키징 기술

  • 미세공정 전환 속도와 수율

  • 고객별 제품 공동개발

  • GPU·ASIC 플랫폼과의 인증

  • 대규모 선행 투자 능력

  • 고용량 DRAM과 eSSD 공급 역량

  • 제한된 공급업체 구조


현재 글로벌 DRAM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세 기업이 약 90%를 점유하는 과점구조에 가깝다. 산업집중도를 나타내는 HHI도 약 2,838로 높은 수준이다. 산업집중도가 높은 것만으로 높은 수익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규 기업이 단기간에 기술·설비·고객 인증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한 진입장벽이다.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기업의 핵심 가치는 단기적인 이익 증가율보다 높은 수익성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애플의 경제적 해자가 브랜드와 소비자 생태계에서 형성됐다면, 메모리 IDM의 해자는 공정기술, 수율, 대규모 자본투자 능력, 첨단 패키징, 고객 인증, 공급 신뢰성에서 형성된다. 해자의 형태는 다르지만, 경쟁사가 단기간에 동일한 경쟁력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경제적 본질은 유사하다.

즉, 애플의 해자는 수요를 붙잡는 해자이고, 메모리 IDM의 해자는 공급을 제한하는 해자에 가깝다.

이 관점에서 보면 현재 메모리 IDM의 높은 이익률을 단순한 업황 호조의 결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AI 메모리 수요의 구조적 확대와 높은 진입장벽이 유지된다면,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정상 이익과 FCF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가치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현재 이익이 더 증가할 수 있는가보다, 현재의 높은 이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하며 그 현금흐름이 주주가치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환되는가이다.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축적되는 FCF를 과잉 설비투자에만 사용하지 않고,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연결한다면 과거 애플과 유사한 주당가치 상승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결국 추가적인 주가 상승의 핵심 트리거는 단순한 EPS 성장률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초과이익 → 안정적인 FCF 창출 → 주주환원 확대 → 주당가치 상승

으로 이어지는 자본배분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AI 시대의 핵심 부품은 메모리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시장의 가장 큰 오해가 있다면, 이익 추정치가 너무 높다는 사실 자체에 집중하면서 산업의 정상 이익 수준과 이익의 질이 동시에 변하고 있을 가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데 있을 수 있다.

물론 메모리 기업이 애플과 같은 기업이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AI 메모리의 기술적 진입장벽, 과점화, 고객 인증, 공급 규율이 결합되고 FCF가 주주환원으로 이어진다면, 과거 메모리 기업에 적용됐던 낮은 밸류에이션 체계가 계속 유지돼야 할 이유도 약해질 수 있다.

AI 시장 규모를 스마트폰과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적용 범위는 훨씬 광범위하다.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로봇, 의료, 금융 등 산업 전반에 침투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AI의 핵심 부품은 메모리다. 특히 Physical AI 시대에는 단순 저장이 아니라 환경 인식, 상태 유지, 행동 결정까지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기능한다. 차량·로봇·드론 등에서 메모리는 현실 데이터를 기록하고 연속적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

생각정리 300 (* Micron SCA, physical AI)

따라서 메모리 기업 평가는 단순 실적 증가가 아니라 다음이 중요하다:

  • AI로 인한 메모리 수요 구조적 증가
  • HBM·서버 DRAM 중심의 수익성 개선
  • 공급 규율 강화 여부
  • 기술 격차와 진입장벽 지속성
  • 높은 중간 이익률 유지 가능성
  • FCF의 효율적 활용(주주환원 등)

또한 SCA·LTA 확대는 수요 안정성과 가격 변동성 완화를 가져오며, 이익 구조의 질과 지속 가능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핵심은 단기 이익률 상승이 아니라,
높은 이익이 얼마나 오래 유지되는가다.

주가는 단순 성장보다
이익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신뢰와 할인율 하락, 밸류에이션 재평가에 의해 상승한다.

결국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 성장률이 아니라, 기업 이익 구조의 근본적 변화와 장기 현금흐름의 지속성이지 않을까 한다. 


#글을 마치며, 


개인적으로 AI 시대의 투자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미공개 정보를 먼저 확보하는 능력보다 이미 공개된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시장의 오해를 얼마나 강한 확신으로 밀고 갈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데이터와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어 있고, 유통 속도 역시 과거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
남들보다 조금 먼저 정보를 접하는 것만으로 지속적인 알파를 만들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투자 성과를 가르는 핵심은 정보의 양보다
관점의 차이,
해석의 깊이,
그리고 판단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는 확신의 강도
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무엇을 중요하게 판단하는지,
시장의 해석이 왜 잘못되었다고 보는지,
그 판단을 얼마나 일관되게 투자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더 많은 운용 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많은 사공은 배를 산으로 가게 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공개된 데이터와 산업의 변화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그 해석을 바탕으로 올바른 방향에 집중해
투자 확신을 밀어붙일 수 있는 역량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끝

2026년 7월 9일 목요일

생각정리 305 (* 광변조기, 플라즈모닉스)

800G에서 1.6T, 3.2T로 광통신 대역폭과 전송속도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기존 광변조기의 크기와 전력효율은 차세대 광인터커넥트의 주요 병목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이 한계를 돌파할 대안으로 플라즈모닉스 기반 광변조 기술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관련 기술의 작동 원리와 기존 광변조기 대비 장점, 남아 있는 상용화 과제를 정리해본다.

800G에서 3.2T로 갈수록 광변조기가 중요해지는 이유


AI 데이터센터의 광통신 속도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현재 800G 광트랜시버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시장은 1.6T를 거쳐 3.2T 광모듈과 차세대 광엔진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기서 800G, 1.6T, 3.2T는 광모듈 하나가 1초 동안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의 총량을 의미한다.

  • 800G: 초당 800기가비트

  • 1.6T: 초당 1.6테라비트

  • 3.2T: 초당 3.2테라비트

속도가 두 배 높아질 때마다 광모듈 내부의 전기·광학 부품도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한다.

문제는 광모듈의 크기와 소비전력을 속도에 비례해 계속 늘릴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같은 크기 안에서 더 많은 데이터를, 더 적은 전력으로 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 중 하나가 광변조기이다. Coherent는 2026년 OFC에서 1.6T·3.2T 플러거블 기술을 공개했고, OIF도 224G와 448G급 전기 인터페이스 및 차세대 광모듈 규격을 개발하고 있다. (Coherent Inc)



1. 광변조기는 무엇을 하는 부품인가


광통신에서는 레이저가 계속 빛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일정한 빛만 계속 보내서는 데이터를 전달할 수 없다.

빛을 켰다 껐다 하거나, 빛의 세기·위상·주파수를 바꿔야 0과 1의 정보를 실을 수 있다.

이 역할을 하는 부품이 광변조기이다.

쉽게 비유하면 다음과 같다.

  • 레이저: 계속 흐르는 물

  • 광섬유: 수도관

  • 광변조기: 수도꼭지

  • 전기 신호: 수도꼭지를 여닫는 명령


광변조기는 전기 신호를 받아 빛의 세기나 위상을 바꾼다.

전기 데이터가 광데이터로 바뀌는 핵심 지점인 셈이다.

따라서 광변조기가 충분히 빠르게 반응하지 못하면 광모듈 전체 속도도 높이기 어렵다.



2. 800G에서 1.6T, 3.2T로 가는 두 가지 방법


광모듈의 전체 속도를 높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채널 수를 늘리는 방법이다


대표적인 구성을 단순화하면, 100G를 전송하는 광채널 8개를 사용해 800G를 구현할 수 있다.

같은 100G 채널을 16개 사용하면 전체 전송량을 1.6T로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채널이 늘어나면 다음 부품도 함께 늘어난다.

  • 광변조기

  • 드라이버

  • 광검출기

  • 수신 증폭기

  • 광도파로

  • 광섬유 연결부

광모듈 내부가 복잡해지고 면적과 소비전력이 증가한다.

두 번째는 채널 하나의 속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100G 채널을 200G로 높이면 8개 채널로 1.6T를 구현할 수 있다.

다시 채널당 400G 수준까지 높이면 8개 채널로 3.2T를 구현할 수 있다.

실제 1.6T DR8 모듈은 8개의 200G PAM4 채널을 사용하는 구조가 등장하고 있다. 3.2T에서는 400G/lane과 이에 대응하는 448G급 전기 인터페이스가 중요한 개발 방향이다. (Coherent Inc)

하지만 이번에는 광변조기 하나가 훨씬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결국 3.2T로 갈수록 광변조기는 다음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더 빨라져야 하고, 더 작아져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기존 광변조기의 한계가 나타난다.



기존 광변조기는 왜 길어지는가


현재 실리콘 포토닉스에서 널리 사용되는 광변조기 중 하나가 MZM, 즉 마하젠더 변조기이다.

원리는 어렵지 않다.

레이저 빛을 두 갈래로 나눈 뒤, 두 빛의 진행 상태를 다르게 만든 다음 다시 합친다.

두 빛이 같은 위상으로 만나면 강하게 합쳐져 밝아진다.

반대 위상으로 만나면 서로 상쇄돼 어두워진다.

이 밝기 차이를 이용해 데이터를 만든다.

문제는 실리콘이 전압을 가했을 때 굴절률이 크게 변하는 소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실리콘은 결정 대칭성 때문에 일반적인 Pockels 효과를 직접 사용하기 어렵고, 주로 전자와 정공의 밀도를 변화시키는 plasma dispersion effect를 이용한다. 이 방식은 굴절률을 바꾸는 동시에 빛의 흡수손실도 변화시킨다. (arXiv)

전압을 조금 가해도 실리콘의 굴절률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위상 변화를 만들려면 빛과 전기 신호가 비교적 긴 구간에서 상호작용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다음과 같다.

약한 약품을 사용하는 대신 반응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과 같다.

실리콘의 변조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빛이 수㎜ 길이의 변조기 안을 이동하면서 조금씩 영향을 받도록 만드는 것이다.

전통적인 traveling-wave 실리콘 MZM은 수㎜ 길이를 갖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근에는 전극과 소재 구조를 개선해 500㎛ 길이에서 약 95GHz 대역폭을 구현하는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실리콘 변조기가 반드시 수㎜”라기보다, 변조효율과 속도를 함께 확보하려 할수록 길이와 전극 설계가 부담이 된다고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IEEE Xplore)





Luceda Photonics: Mach-Zehnder Modulator 원리(MZM)
빛을 두 갈래로 나누고 다시 합쳐 밝기를 조절하는 MZM의 기본 구조를 그림으로 설명한다.



Next-Generation CPO for Disaggregated AI Systems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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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변조기가 길어지면 생기는 문제


광변조기를 길게 만들면 빛과 전기장이 상호작용하는 거리가 길어진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낮은 전압으로도 충분한 위상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길어질수록 속도·손실·면적 측면에서 불리해진다.


1. 전기적으로 무거워진다


광변조기는 전기적으로 커패시터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다.

전압을 넣었다 빼면서 내부의 전하를 충전하고 방전해야 한다.

변조기가 길어지면 PN 접합과 전극의 면적이 커지고, 전체 정전용량도 증가한다.

작은 컵보다 큰 물통을 채우고 비우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과 같다.

800G에서는 감당할 수 있었던 충·방전 시간이 1.6T와 3.2T의 높은 심볼 속도에서는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traveling-wave MZM 연구에서는 PN 접합의 정전용량이 microwave attenuation을 높이고, 변조기의 고주파 대역폭을 제한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적된다. (IEEE Xplore)



2. 전기 신호가 이동하면서 약해진다


긴 광변조기에서는 전기 신호도 긴 전극을 따라 변조기 끝까지 이동해야 한다.

그런데 고주파 전기 신호는 배선을 따라가면서 점차 약해지고 형태가 흐트러진다.

속도가 낮을 때는 문제가 크지 않다.

하지만 100GBaud, 200GBaud 이상으로 올라가면 작은 배선 손실과 설계 오차도 크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전기 신호 감쇠

  • 임피던스 불일치

  • 신호 반사

  • 전기 신호와 빛의 이동속도 불일치

  • 전극 저항과 유전체 손실

  • 고주파 영역의 microwave loss


쉽게 말하면 짧은 거리에서는 또렷하게 들리던 목소리가 긴 복도 끝에서는 울리고 흐려지는 것과 비슷하다.

3.2T처럼 초고속 신호를 처리할 때는 이러한 손실이 eye opening을 좁히고 데이터 오류를 늘릴 수 있다.



3. 빛도 이동하면서 손실된다


빛이 긴 변조기와 도파로를 통과하면 일부 에너지가 흡수되거나 산란된다.

특히 실리콘 plasma dispersion 방식은 전하 밀도를 바꾸면서 굴절률뿐 아니라 광흡수도 함께 변화시킨다.

출력되는 빛이 약해지면 수신기에서 신호와 잡음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응이 필요하다.

  • 레이저 출력 증가

  • 수신기 감도 개선

  • 드라이버 출력 증가

  • DSP equalization 강화

  • 오류보정 기능 강화


결국 광변조기에서 발생한 손실이 다른 부품의 전력과 설계 부담으로 전가된다.



4. 광모듈 내부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800G에서 1.6T와 3.2T로 올라가면 더 많은 광채널을 제한된 면적에 배치해야 한다.

그런데 변조기 하나가 수㎜ 길이라면 여러 개를 나란히 배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

광모듈 내부에는 변조기만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 레이저

  • 광도파로

  • 광필터

  • 광검출기

  • 드라이버

  • TIA

  • DSP

  • 광섬유 연결부

  • 전원회로


이 모든 부품을 제한된 패키지 안에 넣어야 한다.

따라서 광모듈이 발전할수록 중요한 것은 단순한 총속도뿐 아니라 단위 면적당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가이다.

이를 Bandwidth Density, 즉 대역폭 밀도라고 부른다.

기존의 긴 실리콘 MZM은 높은 대역폭 밀도를 구현하는 데 구조적인 부담이 있다.

Marvell: Plasmonics—A Path to Higher Bandwidth in Optics in the AI Era
기존 3,000~5,000㎛ 변조기와 플라즈모닉 변조기의 크기 차이를 시각화한다.  


광변조기를 짧게 만들면 해결되지 않을까


겉으로 보면 해결책은 간단해 보인다.

긴 광변조기가 문제라면 짧게 만들면 된다.

실제로 변조기를 짧게 만들면 여러 장점이 있다.

  • 칩 면적이 작아진다.

  • 정전용량이 감소한다.

  • 전기 신호가 이동하는 거리가 줄어든다.

  • 충전과 방전이 빨라진다.

  • 더 높은 속도로 작동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변조기가 짧아지면 빛과 전기장이 상호작용하는 거리도 짧아진다.

실리콘의 변조 효과는 원래 강하지 않기 때문에 짧은 거리에서는 빛의 위상을 충분히 바꾸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려면 더 높은 전압이나 더 강한 전기장을 사용해야 한다.

쉽게 비유하면 다음과 같다.

천천히 오랫동안 밀면 작은 힘으로도 문을 움직일 수 있다.

반대로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문을 움직이려면 더 큰 힘을 가해야 한다.

광변조기도 비슷하다.

  • 길게 만들면 비교적 낮은 전압으로 구동할 수 있지만 크기와 고주파 손실이 증가한다.

  • 짧게 만들면 작고 빨라지지만 더 높은 구동전압이나 강한 활성 소재가 필요하다.


따라서 기존 실리콘 광변조기는 다음과 같은 딜레마에 놓인다.

낮은 전압을 원하면 길어지고, 작고 빠르게 만들면 구동전압과 설계 난도가 높아진다.

이를 흔히 voltage–bandwidth–efficiency trade-off라고 볼 수 있다.



800G에서는 가능했지만 3.2T에서는 어려워지는 이유


800G 광모듈은 대표적으로 8개의 100G급 채널이나 4개의 200G급 채널을 조합할 수 있다.

기존 실리콘 광변조기와 DSP 기술로도 상당 부분 대응할 수 있는 범위이다.

신호가 다소 흐려져도 DSP가 equalization과 오류보정을 통해 이를 복구할 수 있다.

하지만 1.6T에서는 8×200G 구성이 본격적으로 사용된다.

3.2T에서는 채널당 400G 수준의 광링크가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광변조기만 빨라져서는 부족하다.

다음 부품이 모두 동시에 빨라져야 한다.

  • 전기 신호를 만드는 SerDes

  • 광변조기를 구동하는 드라이버

  • 광변조기

  • 광검출기

  • TIA

  • ADC와 DAC

  • DSP

  • 오류보정 회로


광변조기의 대역폭이 충분하지 않으면 DSP가 더 강한 equalization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DSP가 복잡해질수록 전력소비와 발열도 증가한다.

정확한 전력 비중은 모듈 구조와 전송거리에 따라 다르지만, DSP를 제거하거나 단순화하는 LPO 구조가 기존 DSP 기반 광모듈보다 약 40~50% 낮은 전력을 목표로 한다는 점은 DSP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Semtech)

결과적으로 광모듈 속도는 높아지더라도, 1비트를 보내는 데 필요한 energy per bit가 충분히 낮아지지 않을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매우 많은 광링크가 사용되기 때문에 모듈 하나당 수W의 차이도 전체 데이터센터에서는 큰 전력과 냉각비용 차이로 확대된다.



플라즈모닉스는 무엇이 다른가


플라즈모닉스는 빛을 금속 표면의 자유전자 움직임과 결합해 사용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실리콘 광변조기에서는 빛이 실리콘 도파로 안을 이동한다.

반면 플라즈모닉 변조기에서는 빛이 금속과 절연체 사이의 매우 좁은 슬롯을 따라 이동한다.

쉽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 광변조기는 넓은 도로를 따라 빛이 이동하는 구조이다.

플라즈모닉 변조기는 빛을 매우 좁은 골목으로 밀어 넣는 구조이다.

이때 빛은 금속 표면의 전자 진동과 결합한 surface plasmon polariton 형태로 이동한다.

빛과 전기장이 같은 나노미터급 공간에 강하게 모이기 때문에 동일한 전압을 가해도 활성 소재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Marvell: Plasmonics—A Path to Higher Bandwidth in Optics in the AI Era
금속-유전체 슬롯에 빛과 전기장을 집중시키는 원리를 쉽게 설명한다.


All-plasmonic Mach–Zehnder modulator enabling optical high-speed ...

 https://www.nature.com/articles/nphoton.2015.127

플라즈모닉 구조는 빛과 전기장을 나노미터 크기의 슬롯에 집중해 일반 포토닉 구조보다 훨씬 강한 변조를 만든다.



플라즈모닉 변조기가 매우 짧아질 수 있는 이유


플라즈모닉 구조에서는 빛과 전기장이 매우 좁은 공간에서 겹친다.

기존 실리콘 광변조기는 빛과 전기장이 비교적 넓게 퍼져 있어 상호작용 강도가 제한적이다.

반면 플라즈모닉 변조기는 빛과 전기장을 하나의 작은 슬롯에 강하게 집중시킨다.

돋보기로 햇빛을 한 점에 모으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과 비슷하다.

같은 빛과 전압이라도 좁은 공간에 집중될수록 활성 소재와의 상호작용이 강해진다.

따라서 빛이 수㎜를 이동하지 않아도 수㎛에서 수십㎛ 길이 안에서 충분한 위상 변화를 만들 수 있다.

2015년 Nature Photonics에 발표된 all-plasmonic MZM은 10㎛ 길이에서 70GHz 대역폭과 25fJ/bit의 에너지 소비를 기록했다. Marvell은 최근 Polariton 기반 기술이 약 10㎛ 길이에서 최대 1THz 수준의 대역폭을 나타낸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자는 동료평가 논문 결과이고, 후자는 기업이 공개한 최신 기술 설명이라는 차이가 있다. (Nature)



플라즈모닉 변조기가 빨라지는 이유


1. 충전해야 할 영역이 작다


변조기가 짧아지면 전기적으로 충전하고 방전해야 하는 활성 영역도 작아진다.

큰 물통 대신 아주 작은 컵을 채우고 비우는 것과 같다.

전체 정전용량이 작아지면 RC 지연이 줄어들고 전압을 더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

플라즈모닉 변조기가 수백GHz에서 THz에 이르는 높은 아날로그 대역폭을 구현할 수 있는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

관련 논문


2. 전기 신호가 멀리 이동하지 않아도 된다


기존 traveling-wave MZM에서는 전기 신호가 수㎜ 길이의 전극을 지나가야 한다.

플라즈모닉 변조기는 길이가 수㎛에서 수십㎛ 수준이기 때문에 전기 신호가 긴 전극을 따라 이동할 필요가 없다.

그만큼 전극에서 발생하는 신호 감쇠, 반사, 속도 불일치 문제를 줄일 수 있다.

관련 논문


3. 빛과 전기장의 상호작용이 강하다


플라즈모닉 변조기에서는 빛이 매우 좁은 슬롯 안에 압축된다.

전극 사이 거리도 짧기 때문에 낮은 전압에서도 강한 전기장이 형성된다.

전압이 같다면 전극 간격이 좁을수록 단위 거리당 전기장은 강해진다.

빛과 전기장이 같은 활성 소재 안에서 강하게 겹치기 때문에 짧은 변조기에서도 충분한 빛의 변화가 가능하다.

관련 시각자료·논문


3.2T 시대에 플라즈모닉스가 특히 중요한 이유


플라즈모닉스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변조기 하나가 빠르다는 데 있지 않다.

아주 작은 공간에 많은 고속 광채널을 넣을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3.2T 광모듈에서는 채널당 400G 수준의 속도가 필요해질 수 있다.

기존 광변조기는 속도를 높이려 할수록 크기, 전극 손실과 구동전력 부담이 커진다.

플라즈모닉 변조기는 크기가 매우 작고 대역폭도 높기 때문에 제한된 면적에 더 많은 광채널을 배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광엔진 크기 축소

  • 채널 수 확대

  • 전기 배선 거리 단축

  • 드라이버 부하 감소

  • 단위 면적당 대역폭 증가

  • CPO 적용 용이

  • GPU와 스위치 주변 광입출력 확대


특히 CPO에서는 이러한 장점이 중요하다.

CPO는 광엔진을 스위치 ASIC이나 연산 칩 가까이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기존처럼 전기 신호를 보드 가장자리의 광모듈까지 긴 거리로 보내지 않고, 칩 주변에서 빠르게 광신호로 전환한다.

전기 신호 이동 거리가 짧아져 전력과 신호손실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스위치 ASIC 주변의 패키지 공간과 칩 가장자리 면적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변조기가 작고 단위 길이당 대역폭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플라즈모닉스가 CPO와 잘 맞는 이유이다.

hn H LauUnimicron Technology Corporation의 PDF (MRM)


플라즈모닉스가 실리콘 포토닉스를 전부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플라즈모닉스는 빛을 매우 좁게 가둘 수 있지만 금속을 사용한다는 약점이 있다.

금속은 빛의 일부를 흡수해 열로 바꾼다.

따라서 플라즈모닉 구조만으로 빛을 긴 거리까지 보내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현실적인 방식은 역할을 나누는 것이다.

  • 빛이 이동하는 구간: 손실이 낮은 실리콘 또는 SiN 도파로

  • 빛을 빠르게 바꾸는 짧은 구간: 플라즈모닉 변조기

  • 장거리 전송 구간: 광섬유


즉, 실리콘 포토닉스 전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기존 실리콘 포토닉스 플랫폼 위에 플라즈모닉 활성소자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구조이다.

쉽게 말하면 고속도로 전체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병목이 발생하는 톨게이트만 초고속 장비로 바꾸는 구조이다.

관련 시각자료·논문


플라즈모닉스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플라즈모닉스가 유망하더라도 곧바로 모든 광모듈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금속에 의한 광손실


금속은 빛의 일부를 흡수한다.

변조기 길이가 매우 짧기 때문에 전체 손실을 제한할 수 있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변조효율을 높이기 위해 빛을 금속에 더 강하게 가두면 광손실이 커질 수 있어, field confinement와 propagation loss 사이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관련 논문

장기 신뢰성


플라즈모닉 변조기에는 유기 전기광학 폴리머, BTO 같은 Pockels 소재 또는 다른 특수 활성 소재가 들어갈 수 있다.

데이터센터에서는 다음 조건을 수년간 견뎌야 한다.

  • 고온

  • 반복적인 열변화

  • 장시간 전압 인가

  • 높은 광출력

  • 습도

  • 패키지 응력


실험실에서 높은 속도를 기록한 것과 데이터센터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관련 자료

대량생산 수율

금속 사이의 슬롯 간격과 활성 소재 두께를 나노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관리해야 한다.

공정 편차가 발생하면 변조효율, 광손실, 구동전압과 채널별 성능이 달라질 수 있다.

실험실 단일 소자가 아니라 웨이퍼 전체에서 균일한 성능을 확보해야 상업적 양산이 가능하다.

관련 논문

패키징 문제


변조기가 1THz 대역폭을 갖더라도 드라이버, 전기배선과 패키지가 이를 지원하지 못하면 실제 데이터 전송속도는 제한된다.

따라서 플라즈모닉 변조기와 CMOS 드라이버를 매우 가깝게 배치하고, 짧고 낮은 손실의 전기 인터페이스를 구현해야 한다.

관련 자료


플라즈모닉스만이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3.2T 시대를 위한 광변조기 후보는 여러 가지가 있다.

  • 고속 실리콘 MZM

  • 실리콘 링 변조기

  • GeSi 전기흡수 변조기

  • InP 기반 EML

  • 박막 리튬나이오베이트

  • 전기광학 폴리머 변조기

  • 플라즈모닉 변조기


각 기술마다 장단점이 다르다.

기존 실리콘 MZM은 파운드리 공정과 생산 경험이 강점이지만 변조효율과 footprint 부담이 있다.

실리콘 링 변조기는 작고 저전력이지만 공진 구조이므로 온도와 공정편차에 민감하다. 변조 깊이와 속도 사이에도 trade-off가 존재한다. (Nature)

GeSi EAM은 매우 작고 실리콘 공정에 집적하기 쉽다. Imec은 110GHz 이상의 대역폭으로 net 400Gbps/lane을 시연해 3.2T 시대의 강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imec)

InP EML은 레이저와 변조기를 하나의 III-V 칩에 통합할 수 있지만 실리콘 포토닉스와의 대규모 집적과 제조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있다.

박막 리튬나이오베이트는 낮은 광손실과 강한 Pockels 효과, 100GHz 이상의 대역폭이 강점이다. 반면 MZM 길이와 실리콘 플랫폼과의 이종집적이 주요 과제이다. (Nature)

전기광학 폴리머는 높은 전기광학 효율과 낮은 구동전압이 장점이지만 소재의 장기 안정성, encapsulation과 양산 재현성을 검증해야 한다.

플라즈모닉스는 크기와 잠재 대역폭 측면에서 강력한 후보지만, 금속손실과 신뢰성, 양산수율을 확인해야 한다.

기술별 비교자료


결론


800G에서 1.6T, 3.2T로 광모듈 속도가 높아질수록 기존 광변조기는 점점 더 큰 부담을 받는다.

기존 실리콘 광변조기는 빛을 충분히 바꾸기 위해 비교적 긴 interaction length가 필요하다.

그러나 변조기가 길어지면 다음 문제가 발생한다.

  • 정전용량이 커진다.

  • 고주파 전기 신호 손실이 커진다.

  • 광학적 삽입손실이 증가할 수 있다.

  • 칩 면적을 많이 차지한다.

  • 많은 광채널을 고밀도로 배치하기 어렵다.


반대로 변조기를 짧게 만들면 속도와 면적은 개선되지만, 충분한 변조를 위해 더 높은 전압이나 더 강한 활성 소재가 필요하다.

결국 기존 실리콘 광변조기는 길이, 속도, 구동전압, 광손실과 전력 사이의 딜레마를 안고 있다.

플라즈모닉스는 빛과 전기장을 매우 좁은 공간에 강하게 집중시킨다.

이를 통해 짧은 거리에서도 빛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

  • 변조기 길이를 수㎜에서 수십㎛ 이하로 축소

  • 전기적 정전용량과 RC 지연 감소

  • 수백GHz에서 THz 수준의 잠재 대역폭

  • 높은 단위 면적당 대역폭

  • CPO와 고밀도 Optical I/O에 유리


따라서 플라즈모닉스는 실리콘 포토닉스를 전면 대체하는 기술이라기보다, 1.6T와 3.2T 이후 기존 실리콘 광변조기의 속도와 면적 병목을 보완하는 초고속 활성소자 기술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특히 채널당 400G 이상, 3.2T 광모듈, CPO, AI scale-up 및 scale-across 네트워크처럼 속도와 공간 제약이 동시에 심해지는 시장에서 플라즈모닉스의 상대적 가치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GeSi EAM, 고속 실리콘 MZM, TFLN, InP EML과 전기광학 폴리머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차세대 광변조기 시장은 하나의 기술이 모든 영역을 대체하기보다, 전송거리·전력·면적·비용과 신뢰성에 따라 여러 기술이 병존하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 참고자료


=끝

2026년 7월 8일 수요일

생각정리 304 (* 지수레벨, 정상 밸류에이션)

최근 지수가 연일 급락하면서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지금이 과매도 구간인가”, “이 정도면 저평가 아닌가”라는 질문이 나온다.

하지만 지수가 많이 빠졌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전체를 과매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손실이 발생한 구간은 과매도처럼 느껴지고, 이익이 나는 구간은 적정가치처럼 보이는 것은 투자자들이 흔히 빠지는 인지적 편향일 수 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지수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는 시각이 아니라,
어디가 싸고, 어디가 정상이며, 어디가 여전히 비싼지를 나눠보는 작업이다.

숫자를 분해해보면 결론은 생각보다 명확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026~2027년 이익 추정치가 폭발적으로 상향되었음에도 PER이 극단적으로 낮아진 구간에 있다. 반면 두 기업을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들은 과거 평균 PER과 비교했을 때 과매수도, 과매도도 아닌 정상 밸류에이션 구간에 가깝다.

그리고 코스닥은 다르다. 지수가 크게 밀렸음에도 전체 이익 체력은 여전히 얇고, PER은 코스피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 따라서 코스닥을 단순히 “많이 빠졌으니 싸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결국 지금(*KST 7/8일 기준)의 한국 주식시장은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코스피의 저PER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저PER이고, 코스닥의 하락은 이익 체력 부재를 가리는 근거가 되기 어렵다.

  


코스닥 3,000pt와 코스피 저PER을 같은 프레임으로 보면 안 되는 이유


저평가 고평가를 논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지수 레벨이 아니라 시장 전체의 이익 체력이다.

주식시장은 결국 이익과 밸류에이션의 함수다. 유동성, 정책, 투자심리가 단기적으로 지수를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그 지수를 정당화하는 것은 순이익 규모와 그 이익의 지속 가능성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현재 한국 주식시장은 매우 특이한 구조다.

코스피는 headline PER만 보면 극단적으로 싸 보인다.
하지만 그 저PER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2026~2027년 이익 추정치 폭발적 상향에서 나온다.

반면 코스닥은 지수가 밀렸음에도 여전히 코스피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익 기반이 얇다.


1. 코스닥: 지수가 밀려도 이익 체력은 여전히 약하다


먼저 코스닥부터 보자.

KRX 메인 기준 2026년 7월 1일 코스닥 지수는 929.35pt, 코스닥 시가총액은 441.6조원이었다. 이후 7월 8일 코스닥 종가는 785.00pt까지 하락했다. 단순히 지수 변동률을 적용하면 7월 8일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은 약 373조원으로 환산된다. 이 값은 KRX 확정 일별 시총 원자료가 아니라, 7월 1일 KRX 시총에 7월 8일 지수 변동률을 적용한 추정치다. (KRX 데이터시스템)



순이익 체력은 이전에 확인한 코스닥 전체 순이익 역산치 약 5.9조원(*bear case 4조원)을 유지했다. 이 가정이 다소 보수적이라고 해도, 결론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https://uiyeonassociation.blogspot.com/2026/03/193.html

코스닥은 지수가 크게 밀렸음에도 전체 이익 체력이 4~6조원 안팎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시가총액은 여전히 37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코스닥의 문제는 단순히 지수가 낮아졌느냐가 아니다.
핵심은 시가총액 대비 이익 기반이 너무 얇다는 점이다.

코스닥 PER이 100배에서 60배대로 낮아졌다고 해도, 그것이 곧 저평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코스닥은 여전히 이익을 내는 기업의 수, 이익의 절대 규모, 이익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코스피와 비교하기 어렵다.


2.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초 이후 이익 추정치가 수백조원 단위로 상향됐다


반대로 코스피는 다르다.
현재 코스피 headline PER이 낮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가 연초 이후 폭발적으로 상향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첨부 자료 기준 연초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128~140조원, 2027년 추정치가 160조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현재 MarketScreener 기준 SK하이닉스의 2026E EBIT는 275.3조원, 2027E EBIT는 408.6조원까지 올라와 있다. (MarketScreener)


https://t.me/jump0000





삼성전자도 비슷하다. 연초에는 2026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130~150조원대에서 논의됐지만, 현재 MarketScreener 기준 2026E EBIT는 383.5조원, 2027E EBIT는 535.6조원이다. 삼성전자의 7월 8일 종가는 277,500원으로 확인된다. (MarketScreener)



두 회사를 합산하면 변화는 더 극단적이다.


이 정도면 최근 코스피 상승을 단순한 유동성 장세로만 해석하긴 어렵다.

https://t.me/jk_bond


핵심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6~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연초 대비 수백조원 단위로 상향됐다는 점이다. 코스피 지수가 오른 것은 맞지만, 그보다 더 빠르게 이익 추정치가 올라온 것이다.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성장폭 대비 두 종목의 주가퍼포먼스가 못따라오는 구조이다.

https://t.me/mk81_koreainvestment
여전히 SEC, SKH EPS Growth를 못따라는 주가지수
SEC, SKH 체급을 담기엔 KOSPI가 너무 작아져버린게 아닐까 하는 의문..



3. 7월 8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구조


이제 7월 8일 기준 코스피를 보자.

KRX 메인 기준 2026년 7월 1일 코스피 지수는 8,303.41pt, 코스피 시가총액은 5,931.1조원이었다. 이후 7월 8일 코스피 종가는 7,246.79pt로 하락했다. 7월 1일 시가총액에 지수 변동률을 적용하면 7월 8일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약 5,176.3조원으로 환산된다. 이 역시 KRX 일별 확정 시총이 아니라 지수비례 환산치다. (KRX 데이터시스템)


개별 기업은 7월 8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했다. 삼성전자 보통주는 277,500원, SK하이닉스는 2,076,000원으로 확인된다. 삼성전자우선주는 7월 8일 기준 시가총액 170.5조원이 별도로 확인된다. (MarketScreener)



삼성전자우선주는 순이익을 별도로 더하면 안 된다.
우선주는 별도 회사가 아니므로, 시가총액 계산에서는 포함하되 순이익 계산에서는 삼성전자 연결 순이익 하나만 반영하는 방식이 맞다.

이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 보통주·삼성전자우·SK하이닉스만 합쳐도 7월 8일 환산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63.0%**를 차지한다.


즉, 지금 코스피의 시가총액 구조는 시장 전체의 broad-based re-rating이라기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극단적으로 집중된 구조다.

넓게 S7으로보면 약 코스피 전체 시총의 70%
https://t.me/jump0000


4. 순이익 기준으로 보면 쏠림은 더 심하다


시가총액 쏠림도 크지만, 이익 쏠림은 더 크다.

MarketScreener 기준 삼성전자의 2026E 순이익은 302.5조원, 2027E 순이익은 429.2조원이다. SK하이닉스의 2026E 순이익은 228.1조원, 2027E 순이익은 328.6조원이다. (MarketScreener)

코스피 전체 2026E 순이익은 유안타증권 자료에서 FnGuide Dataguide 기준 692.6조원으로 제시되어 있고, 2027년 코스피 순이익은 하나증권 관련 보도에서 946조원까지 올라온 것으로 제시된다. (조선비즈)



비중으로 보면 더 직관적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삼성전자·삼성전자우·SK하이닉스가 코스피의 약 63%를 차지한다.
하지만 순이익 기준으로는 두 기업이 2026년 코스피 순이익의 76.6%, 2027년에는 80.1%를 차지한다.

즉, 지금 코스피는 시총 쏠림보다 이익 쏠림이 더 심한 시장이다.

한국경제TV
https://t.me/jump0000


5. 7월 8일 기준 PER: 코스피 전체가 싼 것이 아니라 두 기업이 압도적으로 싸다


7월 8일 환산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PER을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여기서 핵심은 코스피 전체 PER이 아니다.

코스피 전체 2026E PER은 7.5배, 2027E PER은 5.5배로 매우 낮아 보인다.
하지만 이를 분해하면, 이 낮은 PER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대형 순이익 컨센서스에서 나온다.

두 기업만 놓고 보면 2026E PER은 6.2배, 2027E PER은 4.3배다.
반면 두 기업을 제외한 코스피는 2026E PER 11.8배, 2027E PER 10.2배다.

즉, 지금 코스피의 저PER은 시장 전체가 균등하게 싸다는 뜻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PER을 강제로 끌어내리고 있는 구조다.


6. 과거 코스피 평균 PER과 비교하면 두 기업 제외 코스피는 정상 범위다


여기에 과거 코스피 PER을 같이 비교 해보면 위 수치는 더 직관적이다. 

CEIC는 KOSPI P/E ratio가 KRX 제공 일별 데이터이며 2000년 이후 장기 시계열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데이터 제공사별 산식 차이는 있지만, 2010년 이후 코스피 PER의 장기 평균을 실무적으로 보면 대략 13~14배 내외를 하나의 기준선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2010~2023년 산술평균은 KRX·FnGuide·Bloomberg 등 원시계열을 직접 내려받아 계산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ISI)


이 비교가 중요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의 2026E PER 11.8배, 2027E PER 10.2배는 과거 코스피 평균 PER과 비교하면 과매수 구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장기 평균 대비 약간 낮은 정상 밸류에이션 구간에 가깝다.


06~23년 2026E 코스피 선행 약 PER 10~11배

다만 이것을 극단적 저평가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극단적으로 싸 보이는 구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두 기업은 2026E PER 6.2배, 2027E PER 4.3배까지 내려간다.

따라서 표현은 이렇게 정리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두 기업 제외 코스피는 과열도 아니고, 과매도도 아닌 정상 PER 구간이다. 반면 코스피 headline PER을 극단적으로 낮게 만드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다.


7. 코스닥은 코스피와 비교하기 어렵다


이제 코스닥과 다시 비교하면 차이가 더 선명하다.


코스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문제가 있다.
두 기업을 제외해도 2026년 예상 순이익이 162조원이다. (*Yoy mid teen %정도)

반면 코스닥은 전체 이익 체력이 6조원 안팎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7월 8일 환산 시가총액은 약 373조원이다.

따라서 코스닥 지수가 이미 많이 밀렸다고 해도, 코스피와 같은 저평가 프레임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코스피의 문제는 이익 쏠림이다.
코스닥의 문제는 이익 부족이다.

두 문제는 성격이 다르다.


마무리


정리하면, 7월 8일 급락 이후에도 한국시장 해석의 핵심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코스피 전체 PER은 2026E 7.5배, 2027E 5.5배로 매우 낮아 보인다. 하지만 이를 분해하면, 그 저PER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추정치가 폭발적으로 상향된 결과다.

두 기업만 놓고 보면 2026E PER은 6.2배, 2027E PER은 4.3배다.
반면 두 기업을 제외한 코스피는 2026E PER 11.8배, 2027E PER 10.2배다.

06~23년 2026E 코스피 선행 약 PER 10~11배


과거 코스피 평균 PER이 대략 13~14배 내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기업 제외 코스피는 과열 구간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극단적 저평가 구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정상 밸류에이션 구간에 가깝다.

따라서 지금 코스피의 저평가를 말할 때는 더 정확히 표현해야 한다.

코스피 전체가 극단적으로 싼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극단적으로 싸게 보이는 구조다.

그리고 두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코스피 기업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큼의 어닝 상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밸류에이션은 장기 평균 근처에 머물고 있다. 즉, 지금 코스피 headline PER은 시장 전체의 광범위한 저평가라기보다, 메모리 2사의 초대형 어닝 리비전이 만들어낸 착시 효과에 가깝다.

코스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지수가 밀렸어도 전체 이익 체력은 여전히 얇고, PER은 코스피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 코스닥 3,000pt를 이야기하려면 유동성이나 정책 구호가 아니라, 코스닥 전체 순이익이 수배로 커질 수 있는 구조적 근거가 먼저 제시되어야 한다.

코스피의 저PER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저PER이고,
코스닥의 하락은 이익 체력 부재를 가리는 근거가 되기 어렵다.

#글을 마치며


숫자를 이렇게 나눠서 다시 보면, 전자닉스 반도체 우려를 이유로 다른 섹터로 로테이션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지금 벌어지는 조정은, 그동안 전자닉스의 가파른 이익 추정치 상향으로 한국시장에 밀물처럼 유입된 유동성의 수혜를 함께 받았던 기업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사업 내용이나 펀더멘털이 전자닉스만큼 급격히 개선되지 않았음에도, 시장 전체 리레이팅에 편승해 밸류에이션만 먼저 올라갔던 기업과 산업들이 다시 본래의 이익 체력에 맞는 가격으로 조정받고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

결국 이번 조정의 본질은 전자닉스의 구조적 훼손이라기보다, 전자닉스가 끌어올린 한국시장 유동성 효과에 같이 올라탔던 주변부 자산들의 밸류에이션 정상화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리밸런싱 조정국면이 지난 후 다시 시작될 유동성 공급국면에서 시장에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은 유한하다.

그런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이익 추정치가 계속 앞으로도 추가 상향된다면, 시장 내 유입될 자금은 다시 두 종목으로 더 강하게 쏠릴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기존에 다른 섹터에 머물러 있던 일부 자금까지 SEC, SKH가 흡수하게 되고, 여타 섹터는 단순한 조정을 넘어 상대적 디레이팅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반도체 우려에 따른 섹터 로테이션을 말할 때라기보다, 오히려 반도체 이익 상향이 지속될수록 다른 섹터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더 크게 드러날 수 있는 구간임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자본시장에서 자산가격이 싸고 비싼지는 단순히 과거 데이터와 비교해서 판단할 문제라기 보다는, (*미래 전망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과거의 per 차트, 과거 주가 차트 그래프 따위를 봐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음)

더 중요한 기준은 현재 대체 가능한 비교 자산군 대비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리고 앞으로 벌어들일 미래 이익 대비 가격이 얼마나 합리적인가에 있다.

결국 밸류에이션 판단의 기본은 과거 평균과의 비교보다, 비교 가능한 자산군 내에서의 상대 매력도와 미래 earning power에 대한 평가라고 보는 것이 맞다.

달이 충분히 차서 기울기까지는 아직 한참 더 남아 있는 국면이 아닐까 싶다.

매수매도 추천 아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