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쳐맞을 장에 앞서 주말에 짬을 내서 미리미리 메모리 투자 Theme Logic을 다시 정리해본다.
HBM4 가격이 Gb당 $4 중후반까지 올라간다는 전망을 처음 들으면 상당히 비싸게 느껴진다.
현재 주력인 HBM3E 가격이 약 $1.5/Gb이므로 한 세대 만에 세 배 가까이 오르는 셈이다.
하지만 HBM 가격은 이전 세대 제품만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 HBM 생산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범용 DRAM의 매출과 이익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앞선 글에서는 HBM 수요 증가가 DRAM Wafer 공급을 얼마나 흡수하는지 정리했다.
앞선 내용을 가격까지 연결하면 다음과 같다.
AI Context 증가
→ HBM 수요 확대
→ HBM 생산능력 확충
→ 범용 DRAM 공급 감소
→ DDR5 가격과 수익성 상승
→ HBM 생산의 기회비용 상승
→ 다음 HBM 계약가격 재상승
HBM 공급부족이 DRAM 가격을 올리고, 높아진 DRAM 가격이 다시 HBM 가격을 밀어 올리는 구조다.
이번 글에서는 이 Wafer–Price Feedback Loop를 계산해보려고 한다.
1. HBM 생산이 늘수록 판매 가능한 DRAM Bit는 줄어든다
HBM은 DDR5보다 훨씬 많은 DRAM Wafer를 사용한다.
마이크론은 Hot Chips 2026에서 같은 메모리 용량을 생산할 때 HBM이 DDR5보다 약 3배의 Wafer 면적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HBM4 이후에도 이 격차는 줄어들기 어렵다고 밝혔다. www.igorslab.de
HBM4의 Trade Ratio를 3.1배로 가정하면 36GB HBM4 12단 Stack을 만드는 Wafer로 약 111.6GB의 DDR5를 생산할 수 있다.
같은 Wafer를 HBM으로 전환하면 판매 가능한 DRAM Bit는 약 67.7% 감소한다.
따라서 HBM 공급을 늘린다고 전체 DRAM 공급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신규 Wafer Capacity가 들어오더라도 HBM 전환에 따른 Bit Loss가 더 크다면 범용 DRAM의 실질 공급은 충분히 증가하지 못한다.
2. 실제 병목은 Wafer보다 넓다
HBM 공급능력은 DRAM Wafer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 DRAM Front-end Wafer
- TSV 공정
- Wafer Thinning
- Known Good Die 선별
- Bonding과 Stacking
- MR-MUF 등 패키징
- 테스트와 고객 인증
이 공정들이 모두 연결돼야 HBM 출하량이 늘어난다.
특히 TSV·Bonding·Packaging 설비는 범용 DRAM 생산설비처럼 빠르게 전환하기 어렵다. 고객 인증과 전용투자, 장기공급계약까지 연결돼 있어 DDR5 마진이 HBM보다 높아져도 HBM Capacity를 곧바로 DDR5로 돌리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글에서 말하는 HBM 생산능력은 단순한 DRAM Wafer Allocation이 아니다.
Wafer와 TSV, Bonding, Packaging을 포함한 전체 HBM 생산능력을 의미한다.
이 경직성은 가격 피드백의 속도를 늦춘다. 반면 공급을 빠르게 조정하기 어렵게 만들어 HBM과 DDR5의 동시 공급부족을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
3. HBM Wafer Reset은 DDR5 가격을 올린다
HBM 생산이 늘면 범용 DRAM에 배정할 수 있는 Wafer가 줄어든다.
동시에 AI Server는 HBM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CPU와 Storage 계층에서 대용량 Server DDR5도 함께 필요로 한다.
공급은 HBM으로 이동하지만 수요는 HBM과 DDR5 양쪽에서 증가하는 셈이다.
TrendForce는 2025년 10월 DDR5 가격 상승에 따라 2026년 1분기부터 DDR5 수익성이 HBM3E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2026년 6월에는 Die Size와 수율, Gb당 가격을 이용한 Wafer당 매출 분석을 통해 실제 1분기 DDR5 64GB RDIMM의 매출과 수익성이 HBM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www.trendforce.com
마이크론 CEO Sanjay Mehrotra 역시 현재 Non-HBM DRAM의 마진이 HBM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www.thelec.net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HBM 마진을 약 60%, 일반 메모리 마진을 약 80%로 언급하며 일반 메모리를 판매하는 쪽이 더 유리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biz.chosun.com
HBM 수요가 약해져서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HBM 생산 확대가 범용 DRAM 공급을 줄였고, 그 결과 DDR5 가격이 기존 HBM 계약가격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4. HBM4 $4.7/Gb의 실제 의미
36GB HBM4 12단 Stack의 용량은 288Gb다.
여기에 $4.7/Gb를 적용하면 Stack당 매출은 약 $1,354다.
현재 HBM3E 가격 약 $1.5/Gb와 비교하면 상당한 가격 프리미엄처럼 보인다.
하지만 HBM4 생산에 투입되는 Wafer의 기회비용을 적용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DDR5 실현 ASP가 $1.2/Gb라면 HBM4의 추가 매출은 Stack당 약 $282로 줄어든다.
DDR5가 $1.5/Gb라면 Wafer당 매출은 거의 같아진다.
HBM에는 Logic Base Die와 TSV, Bonding, Stacking, 테스트 및 초기수율 비용이 추가된다. 따라서 DDR5 ASP가 $1.5/Gb라면 HBM4를 $4.7/Gb에 판매해도 경제적 이익은 DDR5보다 낮을 수 있다.
5. 현물가격과 실현 ASP는 구분해야 한다
2026년 10월 14일 기준 DDR5 16Gb 현물가격은 약 $60.10, Bit 기준으로 약 $3.76/Gb다.
다만 현물가격은 즉시 인도 물량에 형성된 가격이다. DRAM 공급사의 실제 매출에는 장기계약과 고정계약, 고객별 가격 및 제품 Mix가 반영되므로 현물가격을 실현 ASP로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2026년 9월 15일 기준 64GB DDR5 RDIMM 고정계약가격은 약 $1,500이었다. 같은 시기 현물가격은 약 $3,100까지 올라갔다.
64GB는 사용 가능한 용량 기준으로 512Gb다. $1,500의 모듈가격을 단순 환산하면 약 $2.93/Gb다.
일반적인 64GB DDR5 RDIMM은 2Rx4 구조로 16Gb DRAM Die 36개를 사용한다. 따라서 ECC를 포함한 실제 탑재용량은 576Gb다.
사용 가능한 512Gb와 비교하면 ECC를 위한 추가 Bit는 약 12.5%다.
(*참고로 Server RDIMM에는 오류교정을 위해 약 12.5%의 ECC Bit가 추가된다고 한다.)
실제 탑재된 DRAM Bit를 기준으로 환산한 모듈가격은 약 $2.60/Gb다.
이 가격에는 DRAM Die 외에도 PCB와 RCD, PMIC, SPD Hub, 조립 및 테스트비용, 모듈·유통업체 마진이 포함돼 있다.
비메모리 BOM을 $40~80, 모듈·유통단계의 매출총이익률을 평시 수준인 10~20%로 가정하면 DRAM Die에 귀속되는 가격은 약 $1.9~2.3/Gb로 추정된다.
다만 이 범위는 모듈업체가 평시 수준의 마진을 적용했다는 전제에서 계산한 상단 추정치다.
2026년 9월처럼 공급부족이 극심한 시기에는 모듈업체와 유통업체도 재고평가이익과 판매가격 상승의 일부를 가져갔을 가능성이 높다. 모듈·유통단계의 마진을 30~40%로 높이면 DRAM Die 내재가격은 약 $1.46~1.72/Gb까지 낮아진다.
(*ADATA (*GPM 55%) , Kingston 최근 메모리 유통사 마진 최고치)
따라서 64GB RDIMM 계약가격에서 역산한 DDR5 Die ASP는 하나의 숫자로 확정하기보다 다음과 같이 나눠 보는 편이 적절하다.
HBM4 36GB 생산에 사용되는 Wafer로 약 892.8Gb의 DDR5를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하면 기회매출은 다음과 같다.
공급부족기의 모듈마진을 30~40%로 높여 적용하더라도 HBM4의 Wafer당 매출 우위는 최대 약 $51에 그친다. DDR5 Die ASP가 범위 상단으로 올라가면 HBM4는 추가공정비를 반영하기 전부터 약 $182의 기회매출을 포기하게 된다.
여기에 HBM에서만 발생하는 Logic Base Die와 TSV, Thinning, Bonding, Stacking, 테스트 및 초기수율 비용이 추가된다.
따라서 HBM4 $4.7/Gb가 DDR5보다 확실히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급사 전체의 Blended DDR5 ASP가 낮게 유지될 때는 HBM4의 매출 프리미엄이 남는다. 반면 현재 Server RDIMM 가격이 DDR5 Die 실현 ASP에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다면 $4.7/Gb는 DDR5의 Wafer 기회비용과 HBM 추가공정비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는 가격일 수 있다.
6. HBM4의 경제적 최소가격
HBM4 36GB 12단 Stack의 원가는 다음과 같이 추정했다.
이는 공개된 Teardown이나 업체가 공시한 제품별 원가가 아니다. 공개된 공정구조와 DRAM 원가, Stack 가격 및 패키징비용을 바탕으로 만든 모델 추정치다.
HBM의 추가공정비를 Stack당 $150~300, Gb당 약 $0.52~1.04로 가정하면 경제적 최소가격은 다음과 같다.
DDR5 실현 ASP가 $1.2~1.25/Gb라면 HBM4의 경제적 최소가격은 약 $4.2~4.9/Gb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4 중후반/Gb와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4.7/Gb는 과도한 초과마진을 전제로 한 가격이라기보다, DDR5 기회비용을 보상하기 위한 최소 방어가격에 가깝다.
DDR5 실현 ASP가 $1.5/Gb까지 올라가면 HBM4는 최소 $5.2~5.7/Gb가 돼야 DDR5와 비슷한 경제적 이익을 남길 수 있다.
7. 마진 역전 이후의 선택
DDR5 수익성이 HBM을 추월해도 메모리 업체가 HBM Capacity를 바로 DDR5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HBM 생산은 고객과의 공동개발, 장기계약, 전용 TSV·Packaging 투자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급업체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생긴다.
1. 다음 HBM 증설 속도를 조절한다
신규 생산능력을 HBM에 추가로 투입했을 때의 이익이 DDR5보다 낮다면 HBM Capacity 증설 속도를 낮출 수 있다.
이는 HBM 공급부족을 더 오래 지속시킨다.
2. HBM 계약가격을 올린다
이미 투자된 HBM Capacity와 장기계약을 유지하면서 DDR5와의 마진격차를 줄이는 방법이다.
현재 메모리 업체들은 두 번째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7년 HBM Bit 공급의 대부분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가격을 전년보다 크게 인상했다고 밝혔다. 경영진은 이번 인상이 HBM과 범용 DRAM의 마진격차를 좁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stockanalysis.com
Nomura 역시 HBM이 일반 DRAM과 비슷한 수익성에 도달하려면 판매가격이 100% 이상 올라야 한다고 추정했다. Nomura 모델상 HBM OPM은 2026년 약 57%에서 2027년 70%로 상승하지만, 일반 DRAM의 약 84%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Tiger Brokers
HBM 계약가격 상승은 수요 증가만으로 설명되는 현상이 아니다.
HBM 생산이 범용 DRAM 공급을 줄이면서 높아진 DDR5 기회비용을 다음 계약에 반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8. Wafer–Price Feedback Loop
HBM과 DDR5의 가격은 하나의 생산능력 안에서 연결돼 있다.
1단계: HBM 공급부족
AI Accelerator와 Custom ASIC이 요구하는 HBM 용량이 빠르게 증가한다.
2단계: HBM 생산능력 확대
DRAM Wafer뿐 아니라 TSV·Bonding·Packaging Capacity가 HBM에 투입된다.
3단계: 범용 DRAM 공급 감소
높은 Trade Ratio 때문에 HBM Bit 증가보다 범용 DRAM Bit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난다.
4단계: DDR5 가격과 수익성 상승
AI Server의 DDR5 수요는 증가하지만 공급은 제한된다.
5단계: HBM 경제성 악화
DDR5 Wafer당 이익이 올라가면서 HBM 생산의 기회비용도 높아진다.
6단계: 증설 조정 또는 계약가격 상승
공급업체는 추가 HBM Capacity 투자를 늦추거나 다음 연도 HBM 가격을 올린다.
실제로는 고객관계와 전용설비, 장기계약 때문에 기존 HBM Capacity를 DDR5로 되돌리기 어렵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생산 전환보다 계약가격 인상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HBM 공급부족이 DDR5 가격을 올리고, 높아진 DDR5 가격이 다시 HBM 계약가격을 밀어 올리는 구조다.
9. 2027년 HBM 가격 인상은 이미 시작됐다
2027년 삼성전자의 HBM4 협상가격은 Gb당 $4 중후반으로 알려졌다.
현재 HBM3E 가격 약 $1.5/Gb와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다. 다만 아직 최종 체결가격이 아니라 주요 고객에게 제시된 협상가격이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www.mk.co.kr
Citi는 2027년 12단 HBM4 가격을 $4~5/Gb로 추정한다. 2026년 약 $2/Gb에서 100~150% 상승하는 수준이다. stockhub.kr
가격이 세 배 올랐다는 사실만 보면 상당한 인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HBM의 Wafer Trade Ratio도 약 세 배다. HBM에만 발생하는 추가공정과 초기수율 부담까지 감안하면 $4 중후반은 DDR5 대비 확실한 초과마진을 보장하는 가격이 아니다.
DDR5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HBM4E의 Trade Ratio가 더 올라가면 $5 중반에서 $6/Gb 이상의 가격도 설명할 수 있다.
10. 2027년보다 2028년
현재 가격과 원가구조를 반영하면 2027년 수익성은 다음 순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수치는 공식 가이던스가 아니라 Earnings Model을 위한 추정범위다. 현재 메모리 업체의 높은 실적을 고려해도 절대 수준은 보수적으로 적용했다.
2028년에는 HBM4와 HBM4E 수율이 안정되고, 2027년의 높은 계약가격이 연간 실적에 반영된다.
2027년에는 가격 상승분이 높은 Trade Ratio와 초기수율 부담을 보상하는 데 사용된다.
2028년부터는 안정된 수율과 높아진 계약가격이 함께 작동하면서 HBM 이익의 Convexity가 커질 수 있다.
정리하며
HBM Wafer Reset의 핵심은 HBM 생산이 늘어날수록 판매 가능한 전체 DRAM Bit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HBM 수요가 늘면 DRAM Wafer와 TSV·Bonding·Packaging Capacity가 HBM으로 이동한다. 높은 Trade Ratio 때문에 HBM 공급 증가보다 범용 DRAM 공급감소가 더 크게 나타난다.
동시에 AI Server는 HBM뿐 아니라 대용량 DDR5도 필요로 한다.
그 결과 DDR5 가격과 Wafer당 이익이 올라간다.
DDR5 수익성이 HBM을 추월해도 기존 HBM Capacity를 바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전용설비와 고객 공동개발, 장기계약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업체는 HBM 공급을 줄이기보다 다음 계약가격을 올려 DDR5와의 마진격차를 좁히게 된다.
전체 흐름을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HBM 공급부족
→ HBM 생산능력 확대
→ 범용 DRAM Bit 공급 감소
→ DDR5 가격과 이익 상승
→ HBM의 기회비용 상승
→ HBM 계약가격 재상승
따라서 HBM4의 $4.7/Gb는 과도한 가격이라기보다 현재 DDR5 기회비용을 반영하기 시작한 가격에 가깝다.
DDR5 실현 ASP가 $1.2~1.25/Gb라면 HBM4의 경제적 최소가격은 약 $4.2~4.9/Gb다. DDR5가 $1.5/Gb까지 올라가면 최소가격은 $5.2~5.7/Gb로 높아진다.
HBM4E의 높아지는 Trade Ratio와 초기수율 부담까지 고려하면 HBM 가격은 추가로 올라갈 수 있다.
앞선 HBM Wafer Reset이 공급량의 문제였다면, 이번 HBM Margin Reset은 그 공급제약이 가격과 이익으로 전달되는 과정이다.
HBM Wafer Reset
→ DRAM Supply Reset
→ DDR5 Price Reset
→ HBM Contract Price Reset
→ Memory Earnings Reset
HBM 공급부족은 스스로 다음 HBM 계약가격을 끌어올리는 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