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0일 목요일

생각정리 346 (* AI polarization and contradiction)

 

AI가 만드는 새로운 격차


Intelligence의 평준화와 Agency의 양극화


AI를 둘러싼 논쟁을 보다 보면 서로 모순돼 보이는 두 가지 주장이 동시에 등장한다.

한쪽에서는 AI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값싼 지능을 제공하면서 인간 사이의 지식과 능력 격차를 줄일 것이라고 말한다. 반대쪽에서는 AI가 소수 기업과 자본가에게 생산성과 부를 집중시키면서 일자리와 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나는 두 주장 모두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한다.

AI는 개별 과업에서는 인간의 능력 격차를 줄여주는 기술이지만, 그 기술을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고 얼마나 깊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기업·국가 사이의 최종 성과 격차를 오히려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 중요한 것은 AI에 접근할 수 있느냐가 아닐지도 모른다.

누가 이 값싸진 Intelligence를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효과적으로 소비할 수 있느냐.

오히려 이것이 AI 시대의 새로운 격차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1. 평균에서 벗어난 사람을 얼마나 허용할 것인가


최근 Palantir의 Alex Karp가 미국과 유럽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그는 미국 사회의 밑바탕에 일종의 Calvinist culture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큰 성공을 비교적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미국과 달리 유럽의 일부 문화에서는 누군가 지나치게 큰 성공을 거두면 그 이면에 무엇인가 부당한 것이 존재할 것이라고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문자 그대로 철학적 차이만으로 설명할 필요는 없다.

내가 흥미롭게 보는 지점은 사회가 인간 사이의 성과 격차와 평균으로부터의 일탈을 얼마나 허용하느냐다.

Leopold Aschenbrenner 역시 자신이 독일을 떠난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비슷한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독일 사회에 강한 Tall Poppy Syndrome, 즉 평균에서 지나치게 벗어난 사람을 다시 아래로 끌어내리려는 문화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특징은 모든 사람이 뛰어나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괴짜 창업자, 엄청난 성공과 실패,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막대한 부, 기존 산업질서를 파괴하는 새로운 기업처럼 극단적으로 평균에서 벗어난 사람과 결과를 비교적 많이 허용한다는 것에 가깝다.

이러한 시스템은 평상시에는 높은 불평등과 사회적 불안정이라는 비용을 만든다.

그러나 기술적 discontinuity가 발생하는 순간에는 상당한 옵션가치를 가진다.

그리고 AI는 바로 그러한 기술일 가능성이 높다.

Alex Karp 관련 인터뷰
Leopold Aschenbrenner 인터뷰


2. AI는 Skill Equalizer이면서 Agency Polarizer다


현재까지의 여러 연구를 보면 AI는 개별 과업에서는 오히려 능력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글쓰기, 코딩, 고객응대처럼 비교적 명확하게 정의된 task에서는 경험과 숙련도가 낮은 사람이 AI의 도움을 받을 때 상대적으로 더 큰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AI는 분명 Skill Equalizer다.

그런데 개별 task를 넘어 인간의 전체 업무시스템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같은 Frontier Model을 두 사람에게 줘도 한 사람은 이메일을 수정하고 자료를 몇 개 요약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사람은

Research → Analysis → Coding → Simulation → Decision → Execution

전체를 AI와 연결할 수 있다.

처음에는 둘의 차이가 별로 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AI를 계속 사용하는 사람은 무엇을 AI에게 맡겨야 하는지 배우고, 새로운 use case를 발견하며, workflow를 만들고, 결국 여러 Agent를 병렬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feedback loop가 만들어진다.

AI Usage
→ AI Skill
→ More Use Cases
→ Workflow Integration
→ Higher Productivity
→ Higher ROI
→ More AI Usage

Anthropic의 Economic Index에서도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난다.

Claude를 장기간 사용한 이용자는 신규 이용자보다 더 복잡한 과업에 AI를 활용하는 경향을 보였고, 대화의 성공률 역시 더 높게 나타났다. 단순히 AI에 접근했다는 사실보다 AI를 사용해본 경험 자체가 AI를 더 잘 사용하는 능력으로 축적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AI를 사용하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자본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일종의 AI Human Capital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AI는 Task Level에서는 Skill Gap을 줄이면서도, System Level에서는 오히려 Agency Gap을 확대할 수 있다.

AI is a task-level equalizer, but a potential system-level polarizer.

Anthropic Economic Index


3. 값싼 Intelligence는 모두에게 똑같이 소비되지 않는다


최근 Citadel Securities가 제시한 데이터는 이 문제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2026년 6월 말 이후 usage-weighted token 가격은 약 40% 하락했다.


그런데 7월 직원 1인당 AI 지출은 상위 1% 기업에서 전월 대비 약 49%, 상위 10%에서는 25%, Median에서는 9% 증가했다.



즉 AI 가격이 내려갈수록 모두가 비슷한 속도로 AI 사용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이미 AI를 많이 사용하던 기업이 가장 강하게 소비를 늘리고 있다.

이것은 꽤 중요한 포인트다.

AI를 거의 사용하지 않던 사람에게 token 가격이 90% 내려가는 것은 생각보다 큰 사건이 아닐 수 있다. 원래 소비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AI에 월 1,000달러를 지출해 1만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던 사람에게 가격이 90% 내려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는 지출을 100달러로 줄이기보다 기존의 1,000달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AI가 수행하는 작업량을 열 배로 늘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AI에서는 일반적인 Jevons Paradox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일종의 Heterogeneous Jevons Effect라고 생각한다.

Token Price ↓
→ Heavy User AI Usage ↑↑
→ Light User Usage ↑
→ AI Consumption Concentration ↑

가격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내려가지만, 그 가격 변화에 반응하는 수요탄력성은 사람과 기업마다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Citadel Securities, Elastic Expectations


4. Token은 싸지는데 Compute는 왜 여전히 부족한가


Citadel이 제시한 또 다른 그래프는 이러한 현상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2026년 초까지만 해도 H100 GPU 임대가격과 AI token 가격은 비교적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런데 7월 이후 token 가격이 계속 빠르게 하락하는 동안 H100 임대가격은 더 이상 함께 떨어지지 않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반등하기 시작했다.

AI Intelligence 한 단위를 생산하는 가격은 떨어지는데, 그 가격 하락이 더 많은 사용량을 만들어내면서 기초자원인 Compute의 수요는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조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Token Cost ↓
→ AI Usage ↑
→ Agent / Workflow ↑
→ Model Calls ↑
→ Aggregate Compute Demand ↑




AI 한 단위의 가격이 싸지는 것과 전 세계가 소비하는 총 Compute가 줄어드는 것은 전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AI가 chatbot에서 Agent로 이동할수록 하나의 인간 intent가 훨씬 많은 inference를 발생시킨다.

사람이 AI에게 자료 하나를 요약해달라고 하면 몇 번의 model call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Agent에게

Search → Read → Compare → Code → Test → Revise → Report

전체를 맡기면 하나의 인간 요청이 수십, 수백 번의 inference로 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Unit Cost Deflation과 Aggregate Compute Inflation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이 점에서 NVIDIA를 비롯한 GPU 업체와 CoreWeave, Nebius 같은 NeoCloud, 그리고 Hyperscaler들이 진행하는 AI Infrastructure 투자를 단순한 일시적 CapEx 사이클로만 보는 것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효율성 향상이 Compute 수요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 향상 자체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구조라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Citadel Securities, Elastic Expectations


5. AI가 만드는 집중화는 하나가 아니다


Anthropic CEO Dario Amodei는 AI의 집중화 문제를 주로 Scaling Law와 연결해 이야기한다.

더 좋은 모델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Compute와 자본이 필요해진다면 Frontier AI를 직접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소수로 줄어든다.

Scaling Law
→ More Compute
→ More Capital
→ Scarce GPU / Power / Data Center
→ Fewer Frontier Labs

이것은 Supply-side Concentration, 즉 AI 생산수단의 집중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 또 다른 집중화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AI를 사용하는 개인과 기업 사이의 Usage Concentration이다.

Early Adoption
→ Experimentation
→ Better AI Skill
→ More AI Consumption
→ Higher Productivity
→ More Income / Capital
→ More AI Consumption

그리고 마지막에는 Ownership Concentration도 존재한다.

AI가 만들어내는 생산성 surplus가 반드시 노동자에게 동일하게 돌아갈 이유는 없다.

오히려 상당 부분이

Compute Owner
Model Owner
Cloud Owner
Data Owner
Equity Owner

에게 귀속될 수 있다.

결국 AI의 집중화는 최소 세 가지 층으로 나눠볼 수 있다.

Supply Concentration
소수 기업이 Frontier Intelligence를 생산한다.

Usage Concentration
AI를 먼저 잘 사용하는 개인과 기업이 더 많은 AI를 소비하면서 생산성 격차를 확대한다.

Ownership Concentration
그 과정에서 발생한 생산성 surplus가 AI 생산수단과 기업지분을 소유한 사람에게 더 많이 귀속된다.


그리고 이 세 가지는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

Capital
→ Better AI Access
→ More AI Usage
→ Higher Productivity
→ Higher Profit
→ More Capital

이라는 feedback loop를 형성할 수 있다.


6. AI는 Positive-sum이지만 Distribution-neutral하지 않다


나는 AI가 사회 전체적으로는 분명 매우 유용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생산성뿐 아니라 과학, 의료, 소프트웨어, 교육, 제조업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크게 확장시킬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Positive-sum Technology라는 것과 Distribution-neutral Technology라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데 있다.

AI가 사회 전체의 부를 크게 늘려준다고 해서 그 부가 모든 사람에게 비슷하게 돌아갈 이유는 없다.

오히려

사회 전체 Wealth +100
상위계층 +180
중간계층 +20
일부계층 -10

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평균적인 GDP와 생산성은 크게 증가했지만 상대적 위치가 훼손되는 사람은 훨씬 많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AI를 활용해 자신의 생산성을 몇 배로 키운 사람과 자신의 기존 전문성이 빠르게 commodity가 되는 사람 사이에서는 동일한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AI가 야기할 가장 중요한 사회적 문제는 단순한 대량실업만은 아닐 수 있다.

Job Polarization
Income Polarization
Wealth Polarization
Status Polarization

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사람은 절대적인 소득만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하지 않는다.

내 소득이 10% 증가했더라도 주변 사람의 생산성과 소득이 몇 배씩 증가하고, 내가 오랫동안 쌓아온 기술의 희소성이 사라진다면 기술진보의 과실을 체감하는 방식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바로 여기에서 계층 갈등과 정치적 반발이 발생한다.

전체번역 | 팔란티어 다큐멘터리 해드렸습니다
AI 기술로 인한 계층, 계급간의 갈등 극단화를 잘 나타내주는 다큐


7. 결국 다시 미국·중국·유럽의 차이로 돌아온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최근 미국과 중국, 그리고 유럽의 서로 다른 모습은 꽤 흥미롭다.

미국은 높은 이민과 인종·문화적 다양성,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마찰을 일정 부분 감내하면서도 AI를 전략기술로 규정하고 AI 개발을 방해하는 여러 인허가와 규제, 전력·데이터센터 병목을 빠르게 제거하려 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AI 정책 역시 규제 장벽 완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 인허가 가속, 전력 인프라 확충을 핵심 과제로 두고 있다.

White House, America's AI Action Plan

중국의 방식은 미국과 철학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AI를 국가 생산성과 지정학적 경쟁의 핵심기술로 판단하고 막대한 Compute, 전력, 데이터센터와 산업 application을 동시에 확장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은 시장과 자본을 통해 움직이고, 중국은 국가의 동원능력을 통해 움직인다.

방식은 다르지만 적어도 AI라는 기술을 놓고는 두 국가 모두 기존 질서가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비용보다 변화에서 뒤처질 때 발생하는 비용을 더 크게 평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대로 유럽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안정, 권리보호, 기존 이해관계와 제도의 정합성을 오랫동안 더 중시해왔다.

이것 자체가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AI처럼 변화의 속도가 극단적으로 빨라지는 기술전환기에는 안정을 위해 쌓은 제도적 마찰이 오히려 새로운 산업의 성장과 사람·자본의 재배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The AI brain drain: Why Europe can’t keep the talent it trains

Draghi 보고서가 유럽의 혁신격차와 기업 성장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지적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EU Commission, Draghi Report


8. 그렇다면 한국은 어디에 있을까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한국을 바라보게 된다.

흥미롭게도 국가의 산업전략만 보면 한국은 생각보다 미국과 중국 쪽에 가깝다.

정부는 반도체, GPU, AI 데이터센터, 국가 AI 컴퓨팅센터, Physical AI 등을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상당한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국가의 산업정책만 놓고 보면 AI라는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의지는 꽤 분명하다.

문제는 그 아래다.

사회와 제도로 내려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은 경쟁 자체는 매우 치열하지만 평균에서 벗어나는 것에는 상당히 보수적인 사회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것, 실패한 뒤 다시 도전하는 것, 조직의 관행과 다르게 움직이는 것, 기존 직무를 AI로 없애고 사람을 전혀 다른 업무로 이동시키는 것에 반드시 관대한 사회라고 하기는 어렵다.

더 독특한 것은 강한 지위경쟁과 강한 동조압력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 하지만, 그 성공으로 가는 방법은 사회가 인정한 비교적 좁은 경로 안에 있기를 요구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묘한 이중성을 갖는다.

위에서는

AI Infrastructure
Semiconductor
GPU
Data Center
Physical AI

에 국가적 자원을 쏟아붓는다.

그런데 아래에서는

노동시장
교육
이민
규제
조직문화
실패에 대한 관용
인력의 이동성

이 그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말하자면,

하드웨어와 산업정책은 미국·중국을 향하고 있는데, 사람과 기업이 움직이는 사회적 Software는 유럽 쪽에 가까운 구조다.

이것이 어쩌면 현재 한국이 가진 가장 큰 모순일지도 모른다.


9. Compute는 미국처럼, 사회는 유럽처럼


최근 노란봉투법과 성과급 배분 논란, 부동산 세제개편 등을 둘러싸고 한국 사회가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런 의문은 더욱 커진다.

개별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성과와 보상의 차이, 이해관계의 비대칭, 기존 질서의 변화 자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상당한 마찰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문제는 AI가 앞으로 가져올 변화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했던 수준보다 훨씬 더 빠르고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AI는 단순히 직업 간 격차만 벌리는 기술이 아니다. 같은 직업 안에서도 개인별 생산성의 차이를 크게 확대할 수 있고, 기존 업무와 조직을 빠르게 대체하며 사람과 자본을 새로운 산업과 기업으로 끊임없이 이동시킬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leverage를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여전히 경직된 노동시장, 강한 위계질서와 동조 압력, 실패와 이탈에 대한 낮은 관용, 성과의 격차가 커질 때 이를 곧바로 불공정의 문제로 전환시키는 사회적 정서​가 동시에 존재한다.

(맞말만 하는 sk회장)

(200만뷰) 최태원 회장님이 말한 인재 없는 이유

(100만뷰) 인재 유치 위한 최태원 회장의 유일한 해결책

경쟁은 누구보다 치열하지만 정작 경쟁의 결과로 발생하는 큰 편차에는 불편함을 느낀다. 혁신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그 혁신이 기존 직업과 이해관계를 건드리는 순간 다시 보호와 평준화를 요구한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 한국 사회가 가진 가장 큰 모순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 사회 평준화에 가장 극단적인 예

#글을 마치며


결국 AI 시대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GPU를 확보했느냐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GPU가 만들어낼 변화를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받아들이고, 사람·기업·자본을 새로운 생산성이 발생하는 곳으로 얼마나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느냐가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현재의 한국은 꽤 아이러니한 위치에 서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AI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GPU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인프라를 깔아가고 있지만, 정작 사회와 제도의 작동방식은 AI가 만들어낼 변화의 속도와 성과의 편차를 감당하기 어려운 방향에 더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한국의 모습은 어쩌면 구형 Software OS는 그대로 둔 채 그 위에 호환도 제대로 되지 않는 최신 Hardware만 비싼 돈을 들여 억지로 끼워 넣고, 왜 이렇게 좋은 장비로 업그레이드했는데 기대했던 성능이 나오지 않느냐고 불평하는 모습과 닮아가지 않을까 싶다.

AI에는 누구보다 많은 돈을 쓰면서, 정작 AI가 만들어낼 변화는 누구보다 불편해하는 사회.
어쩌면 그 모순 자체가 앞으로 한국이 마주하게 될 꽤 불편한 장면일지도 모르겠다.


=끝

생각정리 345 (* Gas Engine, BTM, AI D/C)

AI 데이터센터는 이제 단순한 산업 인프라를 넘어 지역사회와 정치의 문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다른 님비 시설과 마찬가지로 AI 데이터센터가 만들어내는 전기요금 상승, 용수 사용, 소음과 환경 부담은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 반면, AI가 만들어내는 생산성 향상과 경제적 편익은 국가와 사회 전체에 넓게 분산된다. 결국 Diffuse Benefits, Concentrated Costs라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싼 지역사회 반발과 규제가 빠르게 정치화되는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동시에 AI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전력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기존 전력망만으로 필요한 전력을 원하는 시점에 공급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나는 이 현실적인 제약이 결국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조달 구조를 Grid 중심에서 Behind-the-Meter·자가발전 중심으로 일부 이동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빠른 구축과 대규모 전력공급이 가능한 중속 Gas Engine, 그리고 대기오염·소음·인허가 제약에 상대적으로 강한 SOFC가 어떤 시장을 만들어갈 것인지 계속 추적해왔다.

오늘 기록할 내용은 그동안 이어온 리서치를 바탕으로, Grid를 기다릴 수 없는 AI 데이터센터 전력이 얼마나 존재하며 그중 실제로 중속 Gas Engine과 SOFC가 가져갈 수 있는 Addressable Market이 얼마나 될지를 추정해본 결과다.


AI가 암 치료를 설계하는 시대, ‘기다릴 수 없는 GW’는 얼마나 큰 시장이 되는가


2026~2030년 AI 데이터센터용 중속 가스엔진·SOFC 연도별 Addressable TAM 추정


AI 인프라 투자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많이 지어지는가”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더 중요한 질문은 그 데이터센터 가운데 몇 GW가 전력망을 기다릴 수 없고, 그중 몇 GW가 실제로 Behind-the-Meter·On-site Power로 전환되며, 다시 그 가운데 중속 가스엔진과 SOFC가 각각 몇 GW를 가져가는가이다.

이 글의 목적도 여기에 있다.

Moderna의 개인맞춤형 mRNA 암 치료제와 Anthropic의 단백질 설계처럼 AI가 높은 부가가치를 가진 산업으로 확산될수록 Compute를 먼저 확보하는 경제적 가치는 높아진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용수·소음·환경 문제로 정치화되면서 Grid 연결은 점점 더 느려지고 있다.

결국 두 힘은 같은 방향으로 작동한다.

AI Utility 상승 → Compute의 시간가치 상승

동시에

Grid·Permitting 제약 상승 →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의 희소성 상승

그 결과 Time-to-Power의 가치가 상승하고, Grid를 기다릴 수 없는 프로젝트가 자체발전으로 이동한다.

따라서 핵심 투자 질문은 이제 BTM 시장이 생길 것인가가 아니다.

2026~2030년 매년 몇 GW의 BTM 발전설비가 필요하고, 그중 중속 가스엔진과 SOFC의 실제 Addressable TAM은 얼마인가?

현재 공개된 프로젝트, 독립기관 전망, OEM 수주와 생산능력을 종합하면 본고는 2026~2030년 미국 AI 데이터센터용 중속 가스엔진의 누적 Addressable TAM을 약 5.2~7.0GW, SOFC를 약 4.5~6.0GW로 추정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시장이 뒤로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1. AI의 유용성이 높아질수록 Time-to-Power의 가치는 올라간다


Moderna와 Merck의 intismeran autogene은 AI Utility의 변화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환자의 종양과 정상 혈액을 시퀀싱한 뒤 AI 알고리즘으로 암세포의 돌연변이를 분석하고, 면역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최대 34개의 신생항원을 선정한다. 이후 환자 한 명만을 위한 개별 mRNA 치료제를 제조한다.

1,137명의 고위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INTerpath-001에서 intismeran과 Keytruda 병용요법은 Keytruda 단독 대비 무재발 생존기간과 원격전이 없는 생존기간이라는 두 주요 평가변수를 모두 달성했다.

이것을 “AI가 암을 치료했다”고 표현하면 과도하다. 하지만 AI가 의료기록 요약을 넘어 실제 치료제의 표적선정과 설계 과정에 들어갔고, 해당 플랫폼이 대규모 임상 3상의 임계점을 넘었다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Anthropic의 Claude 역시 외부 연구기관의 실험 검증을 통해 15개 표적 중 14개에 대한 단백질 결합체를 설계했다. 아직 신약과는 거리가 있지만 AI가 생물학의 물리적 설계공간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사례다.

https://www.businessinsider.com/anthropic-ceo-dario-amodei-ai-public-opinion-cure-cancer-2026-8

이 변화가 데이터센터 시장에 중요한 이유는 개별 바이오 프로젝트가 사용하는 GPU 숫자 때문이 아니다.

AI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Chatbot → Coding → Drug Discovery → Protein Design → Robotics → Scientific Simulation

으로 확대되면 AI 한 단위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경제적 가치의 상단 자체가 높아진다.

그러면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500MW를 2년 먼저 사용할 수 있을 때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가치 역시 커진다.

즉 AI 인프라에서 구매하는 것은 점점 전력 그 자체보다 시간이 된다.



2. 문제는 미국 전력망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Enverus는 2026~2030년 미국에서 약 62GW의 신규 데이터센터 capacity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 가운데 약 22.5GW, 36%가 BTM 발전을 이용할 것으로 본다. (엔버러스)

https://www.enverus.com/newsroom/behind-the-meter-generation-forecast-skipping-the-queue/?utm_source=chatgpt.com


발전설비는 실제 데이터센터 부하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예비율과 고장 대응을 위해 발전설비를 과잉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Enverus는 전체 신규 산업용 BTM 부하 25.5GW를 공급하기 위해 31.6GW의 발전설비가 필요하다고 추정한다. 이 가운데 29.6GW가 가스 기반이며, Reciprocating Engine 7.1GW, Small/Medium Gas Turbine 6.2GW, Fuel Cell 4.8GW가 포함된다. (엔버러스)

현재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보면 시장의 잠재적 상단은 훨씬 크다.

Cleanview는 미국에서 자체 발전을 계획하는 데이터센터 59곳, 약 90GW의 발표 발전용량을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가동 중인 것은 약 2GW에 불과하며 2026년 말에도 2.8~3.2GW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모든 tenant-signed 프로젝트가 일정을 지키면 2027년 13GW까지 갈 수 있지만, 인허가가 지연되면 5GW에 머물 수도 있다. (Cleanview)

따라서 90GW를 TAM으로 보면 안 된다.

시장에는 명확한 Funnel이 존재한다.

Announced MW → Tenant → Financing → Permit → Equipment → Energized MW

결국 Gas Engine과 SOFC의 진짜 TAM은 90GW가 아니라 그 가운데 Grid를 기다릴 수 없고 실제로 돈을 지불해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GW다.



3. Grid Queue는 TAM이 아니라 거대한 Option Pool이다


Texas가 이 구조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2026년 여름 ERCOT에는 수백 GW의 Large Load 신청이 몰렸다. 7월 말 기준 초기 신청 중 약 205GW만 Batch Zero 포함 자격을 갖췄고, 274GW는 qualifying study가 없었으며 약 20GW는 dynamic model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ERCOT)


8월에는 Abbott 주지사가 모든 데이터센터 Large Load에 대해 별도의 검증 절차를 요구하면서 ERCOT이 기존 Batch Zero 일정을 중단하기까지 했다. (ERCOT)

즉 수백 GW가 신청됐다고 해서 그만큼 데이터센터가 지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Queue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력을 원하는 프로젝트가 Grid가 제공할 수 있는 속도를 훨씬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 사업성이 충분히 높은 프로젝트는 Grid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조달 방식을 바꾼다.

Wait for Grid → Bring Your Own Generation

이 전환이 Gas Engine·SOFC·Gas Turbine의 TAM이 된다.

연방정책 역시 이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FERC는 2026년 6월 미국 6개 RTO·ISO에 대형 부하 연결방식을 개혁하도록 요구하면서 Co-location, Flexible Transmission Service, 발전원과 부하의 동시 심사를 확대하도록 했다. FERC Commissioner Rosner는 이를 직접 “Bring Your Own New Generation”이라고 표현했다. (Federal Energy Regulatory Commission)

Pennsylvania는 한 단계 더 나아가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필요한 신규 발전·송전·배전 인프라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지역사회 협의와 환경·용수 기준도 의무화했다.

정책적 원칙은 결국 하나다.

Growth must pay for growth.

이 원칙이 확대될수록 BTM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정상적인 전력조달 옵션 가운데 하나가 된다.




4. 그래서 2026~2030년 중속 가스엔진과 SOFC TAM을 연도별로 다시 계산했다


여기서부터가 이 글의 핵심이다.

시장 규모는 해당 연도 미국 AI 데이터센터용 현장·전용 발전 프로젝트가 신규로 요구하는 장비 Nameplate GW 기준으로 잡았다.

Order Intake와 Revenue Recognition 시점은 실제 장비 인도보다 1~3년 앞설 수 있으므로, 아래 숫자는 특정 기업 매출 추정치가 아니라 산업의 연간 신규 Addressable Equipment Demand이다.

2026~2030년 미국 AI DC Addressable TAM


Base 중앙값으로 보면 5년 누적은

중속 가스엔진 약 6.1GW

SOFC 약 5.2GW

이다.

둘을 합치면 약 11.3GW다.

본고가 추정한 2030년까지 미국 AI 데이터센터 BTM 발전설비 전체 약 31~36GW를 기준으로 하면 중속 가스엔진과 SOFC만으로 약 **32~36%**의 시장을 차지하게 된다.

이 숫자가 이전 글에서 가장 중요하게 들어가야 했던 부분이다.




5. 중속 가스엔진 TAM은 왜 2028년 이후 급격하게 커지는가


중속 엔진 시장은 이미 주문이 발생했지만 실제 장비 인도는 2027~2030년에 집중된다.

Wärtsilä는 2026년 4월까지 미국 데이터센터 관련 프로젝트에 2.4GW 이상의 엔진용량을 판매했다. 현재 공개된 프로젝트의 납품일정을 보면 시장의 ramp가 상당히 선명하다. (Wärtsilä)

282MW 프로젝트는 2026년 말부터 2027년까지 인도되고, 507MW는 2027년, 412MW 프로젝트는 2028년 초 상업운전을 목표로 한다. 790MW Texas 프로젝트의 장비도 2028년에 공급돼 2029년 말 가동될 예정이다. 별도의 Liberty Energy 주문은 2029년부터 2030년까지 장비가 인도된다. (Wärtsilä)

Wärtsilä는 수요 확대를 반영해 기존 대비 기술 생산능력을 2028년 35%, 2029년에 추가 30% 확대하고 있다. 2028년 delivery slot은 이미 상당 부분 주문 또는 고도화된 협상으로 채워진 상태다. (Wärtsilä)

HD현대중공업도 2026년만 두 건의 대형 계약을 확보했다.

AEG향 684MW·6,271억원, Corban Energy향 1GW·9,560억원이다. 두 계약을 합치면 1.684GW다. (연합뉴스)

Wärtsilä와 HD현대중공업 두 업체의 미국 데이터센터 관련 공개 물량만 이미 4GW를 넘어선다. 다만 Wärtsilä 2.4GW에는 Utility-side 발전소도 일부 포함되므로 이를 전부 Strict BTM이라고 간주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중속 엔진에 실제 대형 주문이 발생했고, 공급업체들이 2028~2029년을 향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중속 엔진 시장은

2026~27: 초기 설치

에서

2028~30: GW 단위 본격 출하

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본고의 Base TAM 중앙값도 이에 따라

0.25GW → 0.75GW → 1.3GW → 1.7GW → 2.1GW

로 증가한다.




6. 금액으로 보면 중속 엔진 시장은 어느 정도인가


HD현대중공업의 두 계약을 단순 환산하면 발전 패키지 계약금액은 대략 0.92~0.96조원/GW이다.

프로젝트별 발전기·전력설비·공급범위가 다르므로 이를 업계 공통 ASP로 보면 안 된다.

하지만 시장 규모를 가늠하는 benchmark로 사용하면, 본고의 Base Case 중속 엔진 누적 6.1GW는 대략

약 5.7조원의 발전설비 공급시장

에 해당한다.

범위로 보면 약 4.9~6.6조원 정도다.

여기에 LTSA, 정비, 부품교체, 발전소 운영수익은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장기 경제가치는 장비판매 TAM보다 더 크다.

그리고 WSJ가 최근 지적한 엔진·터빈 고장 문제가 반복된다면 오히려 spare capacity, LTSA, 부품과 유지보수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7. SOFC는 중속 엔진보다 시장이 먼저 열리고 있다


SOFC는 조금 다른 ramp를 보인다.

Bloom Energy는 Oracle과 최대 2.8GW의 Master Agreement를 체결했고, 이 가운데 1.2GW는 이미 계약돼 현재 미국 프로젝트에 배치 중이며 2027년까지 deployment가 이어진다. (Bloom Energy)

AEP와도 최대 1GW 조달계약을 체결했으며 최초 100MW 주문이 확정됐다. Equinix와의 데이터센터 설치용량도 100MW를 넘어섰다. (Bloom Energy)

이 때문에 SOFC는 중속 가스엔진보다 2026~2027년 시장이 먼저 형성된다.

Bloom의 생산능력도 이를 뒷받침한다.

Fremont 생산능력은 2026년 말 기존 연간 1GW에서 2GW로 확대될 예정이며, 동일 부지에서 필요하면 약 5GW까지 확대할 수 있다. 추가 1GW당 약 6~9개월, $100~150mn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증권거래위원회)

따라서 SOFC의 Base 연간 TAM은

2026 0.7GW

2027 1.0GW

2028 1.05GW

2029 1.15GW

2030 1.35GW

정도로 본다.

중속 엔진보다 초기 시장은 크지만, 2028년 이후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잡았다.

이유는 SOFC 시장이 가격·생산능력 제약을 받고 있고, 모든 BTM 프로젝트에서 가스엔진이나 가스터빈보다 경제적으로 우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8. SOFC의 TAM을 Fuel Cell 전체와 동일하게 보면 안 된다


Enverus의 공식 전망은 2026~2030년 전체 산업용 BTM에서 Fuel Cell을 4.8GW로 본다. (엔버러스)

그러나 Fuel Cell이 전부 Bloom의 SOFC는 아니다.

FuelCell Energy는 carbonate fuel cell을 사용하며, 2026년 Fit Energy와 최대 380MW의 데이터센터용 계약을 체결했다. 최초 30MW는 firm이며 나머지는 단계별 옵션이다. 회사는 제조능력도 연간 100MW에서 최대 500MW로 확대하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

따라서 Fuel Cell 전체 TAM 가운데 SOFC가 얼마나 가져가는지를 별도로 봐야 한다.

현재 실제 주문, 생산능력, 데이터센터 reference를 보면 미국 AI 데이터센터 Fuel Cell 시장에서 SOFC가 다수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본고는 2026~2030년 Fuel Cell 시장 가운데 약 75~85%가 SOFC로 귀속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비중은 Bloom의 독점점유율과는 다른 개념이다.

SOFC라는 기술시장 안에서도 향후 경쟁자는 등장할 수 있다.




9. 다른 전력원까지 포함해야 두 기술의 진짜 Market Share가 보인다


BTM 시장은 Gas Engine과 SOFC의 양자구도가 아니다.

Enverus가 전망한 31.6GW 전체 산업 BTM 발전설비 가운데 Reciprocating Engine은 7.1GW, Small/Medium Gas Turbine은 6.2GW, Fuel Cell은 4.8GW다. 나머지 상당 부분도 Large Gas Turbine·CCGT 등 가스발전이다. (엔버러스)

본고의 2030년 미국 AI 데이터센터 BTM 약 31~36GW를 기술별로 나누면 대략 다음 구조가 합리적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HiMSEN의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는 Bloom이 아니라 Wärtsilä·INNIO 같은 엔진과 Aeroderivative Gas Turbine이다.

Bloom의 가장 중요한 경쟁변수 역시 HiMSEN 자체가 아니라 Air Permit과 Time-to-Permit의 가치다.

넓은 토지와 충분한 가스관이 있는 Texas 같은 지역에서는 엔진과 가스터빈이 유리하다.

반대로 도시권, 대기환경 규제가 강한 지역, 소음 민감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SOFC가 높은 발전비를 감수하고서도 선택될 수 있다.

따라서 두 기술은 서로 시장을 빼앗기보다 서로 다른 Constraint를 해결하면서 전체 BTM 시장을 함께 확대하는 관계에 가깝다.



10. 지역사회 반발이 심해질수록 두 기술의 TAM은 동시에 커질 수 있다


BTM에는 역설적인 구조가 있다.

지역사회가 데이터센터 때문에 전기료가 오르는 것을 반대하면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자신의 발전원을 직접 가져와야 한다.

이는 가스엔진·SOFC 모두에 긍정적이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논쟁이 다시 대기오염과 소음으로 이동하면 가스 연소형 발전이 불리해지고 SOFC의 상대가치가 올라간다.

Pennsylvania가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 발전·송배전 비용을 직접 부담하도록 요구하는 동시에, 지역승인과 엄격한 환경기준을 요구한다는 것이 이 구조를 잘 보여준다.

따라서 정치적 반발은 BTM 자체를 막는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기료 정치화 → BTM 확대

이후

환경·소음 정치화 → BTM 기술 Mix 변화

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SOFC의 Bull Case가 열린다.

Base에서 2030년 SOFC 누적 TAM은 약 5.2GW지만, 도시권·대기허가 제약이 예상보다 강해질 경우 6~8GW 수준까지 확장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11. WSJ의 고장 사례는 TAM을 줄이기보다 ‘AI-grade MW’의 정의를 바꾼다


BTM 시장에 가장 중요한 Counter Thesis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Wall Street Journal은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인 Off-grid 또는 부분 Grid-connected 데이터센터 네 곳 가운데 세 곳에서 엔진 크랭크 파손, 가스터빈 균열, 전력공급 장애 등의 문제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The Wall Street Journal)

원인은 단순하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적인 공장부하와 다르다.

GPU 클러스터가 대규모 계산을 수행할 때 부하가 급증하고, 계산결과를 모으는 과정에서 빠르게 떨어진다. 데이터센터가 수백 MW~GW로 커질수록 이러한 Load Swing도 수십~수백 MW로 확대된다.

따라서

1GW의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1GW의 안정적인 AI 전력을 확보했다

는 다른 의미다.

앞으로 시장에서 중요해지는 단위는

AI-grade MW

이다.

이를 단순화하면

AI-grade MW
= Nameplate MW × Availability × Dynamic Response × Power Quality × Permit Certainty

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오히려 발전설비 TAM을 키울 수도 있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추가 Engine Module, BESS, UPS, Microgrid Controller, Spare Parts와 LTSA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OEM에는 Warranty와 O&M 비용 상승이라는 위험이 생긴다.

따라서 앞으로의 승자는 단순히 발전기를 많이 생산하는 업체가 아니다.

발전기 + BESS + 제어시스템 + 서비스를 통합하고 실제 AI workload 아래에서 높은 Availability를 증명하는 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12. 2030년이 끝이 아니라 연간 TAM의 새로운 정상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추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적 5~7GW 자체보다 연간 시장이 커지는 방향이다.

중속 가스엔진 TAM은 Base 기준

2026년 약 0.25GW

에서

2030년 약 2.1GW

까지 약 8배 확대된다.

SOFC도

약 0.7GW

에서

약 1.35GW

로 거의 2배 증가한다.

즉 2030년은 시장이 끝나는 시점이 아니라 각각

중속 가스엔진 연 2GW 안팎

SOFC 연 1~1.5GW

의 AI 데이터센터용 신규 수요가 유지될 수 있는 새로운 run-rate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 이후에는 Grid expansion, CCGT, Large Gas Turbine, Enhanced Geothermal과 Nuclear가 들어오면서 BTM penetration 자체는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AI 데이터센터의 전체 전력수요가 계속 확대된다면 점유율이 하락해도 절대 GW는 증가할 수 있다.

가스엔진은 Grid가 연결된 뒤에도 Backup, Peaking, Balancing, 신규 데이터홀 증설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SOFC는 도심·분산형 inference 시장이 커질수록 Time-to-Permit의 가치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2030년 이후 두 시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성격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 중요한 것은 수백 GW의 Queue가 아니라 매년 몇 GW가 BTM으로 전환되는가이다


AI 전력투자의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다.

AI Utility 상승

→ AI가 높은 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

→ Compute의 경제적 가치 상승

→ Data Center를 먼저 가동하는 가치 상승

Time-to-Power Value 상승


반면 공급 측에서는

Data Center Load 증가

→ Grid Queue 확대

→ 전력·송전·용수 비용 증가

→ 지역사회 반발

→ 정치적 규제 강화

Grid Connection Speed 하락

이 발생한다.

따라서 Grid Queue에서 살아남은 경제성 높은 프로젝트는 단순히 취소되는 것이 아니라 자체발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외부기관 전망과 실제 OEM 수주를 함께 놓고 보면 본고의 2026~2030년 미국 AI 데이터센터용 Addressable TAM은 다음과 같다.

중속 Gas Engine: 누적 5.2~7.0GW

SOFC: 누적 4.5~6.0GW


그리고 더 중요한 연간 run-rate는

2026년 약 0.2~0.3GW → 2030년 1.8~2.4GW: 중속 Gas Engine

2026년 약 0.6~0.8GW → 2030년 1.1~1.6GW: SOFC

이다.


즉 두 시장을 합치면 2026년 연간 약 1GW 규모에서 2030년에는 연간 3~4GW 규모의 신규 장비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것이 지금 HD현대중공업 HiMSEN과 Bloom Energy를 다시 봐야 하는 이유다.

현재 시장은 단순히 “AI 때문에 전력수요가 많아진다”는 단계가 아니다.

Grid를 기다리는 것의 기회비용이 너무 비싸지고 있기 때문에, 전력망의 시간을 돈으로 사는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AI가 Moderna의 맞춤형 암 치료제나 Anthropic의 단백질 설계처럼 실제 인간의 건강과 산업 생산성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할수록 그 시간의 가격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Gas Engine과 SOFC의 시장을 결정하는 것은 AI 데이터센터 전체 GW가 아니다.

그중 ‘기다릴 수 없는 GW’가 매년 얼마나 늘어나는가이다.

현재까지의 데이터는 그 숫자가 2030년까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확대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글을 마치며


개인적으로 AI를 사용하면서 크게 체감하는 순기능 중 하나는, 그동안 구분하기 어려웠던 ‘진짜와 가짜’, 혹은 실력과 포장의 경계를 훨씬 빠르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아직 이를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변화의 영향은 생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그동안 ‘중립’이나 ‘균형 잡힌 시각’이라는 위치에 머물러 있던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꽤 불편한 변화가 될 수도 있다. 과거에는 정보의 비대칭이 컸고, 하나의 주장을 직접 검증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도 상당했다. 그런 환경에서는 판단을 유보하거나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 자체가 충분히 합리적인 전략이었다.

하지만 AI는 이 검증 비용을 급격히 낮추고 있다. 기업의 주장과 실제 숫자를 대조하고, 산업의 공급망을 추적하고, 과거 발언과 현재의 결과를 비교하는 작업이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졌다. 그러면서 중립이라는 입장이 충분한 검토 끝에 도달한 결론인지, 아니면 판단을 미뤄온 결과인지도 이전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따라가고, 틀리지 않는 것을 우선하며, 포트폴리오를 넓게 분산하는 방식에도 나름의 합리성은 있다. 다만 그것이 지나치면 Risk Management라기보다 Risk Avoidance, 즉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명확한 판단과 책임을 피하는 방식으로 변질될 수 있다.

AI가 만들어내는 흥미로운 변화는 바로 이 지점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거에는 정보가 부족해서 판단하지 못하는 것충분히 알지 못한 채 판단을 피하는 것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정보 탐색과 검증의 한계비용이 계속 낮아질수록, 그 둘의 차이는 점점 더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다.

결국 AI는 그동안 정보 부족이나 ‘중립’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 있던 '판단 회피'의 실체를 이전보다 훨씬 선명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아닐까 싶다.

생각정리 71 (* PseudoWork)

=끝

2026년 8월 18일 화요일

생각정리 344 (* China 중국, 가짜정보, 가짜언론)

가끔 인터넷 기사를 읽다 보면 내용보다 문장이 먼저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제목에는 **[단독]**이 붙어 있는데 정작 본문을 읽어보면 무엇이 새롭게 확인된 사실인지 분명하지 않다. 대신 ‘세계 최초’, ‘압도적’, ‘추월’, ‘충격적’ 같은 형용사가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인터넷에서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정보를 생산하는 데 실제로 어느 정도의 진입장벽이 존재하는가.

문뜩 궁금해져 
찾아보니 생각보다 낮았다.

과거 인터넷신문에는 취재·편집인력 5명 이상 상시고용 요건이 있었지만, 헌법재판소는 2016년 이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해 위헌 결정했다. 현재 시행령상 인터넷신문의 핵심 발행기준은 단지 주간 게재기사의 30% 이상을 자체 생산하고 주 단위로 새로운 기사를 게재만 하면 되는것이였다. (법제처)

과거에는 정보를 생산하고 글의 형태로 가공해 대중에게 배포하는 일 자체가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 영역이었다. 제대로 된 취재 조직은 물론 자본과 인력, 기술이 필요했고, 유통 채널과 제도적 제약 역시 상당한 한계비용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확산으로 글을 생산하고 배포하는 기술적·제도적 한계비용은 사실상 ‘0’에 가까워졌다.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즉시 전 세계에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 생성형 AI까지 등장했다.

이제는 글을 배포하는 것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행위’ 자체의 비용까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문장을 만들고 정리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은 더 이상 희소한 능력이 아니다.

결국 희소성은 ‘글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서 ‘무엇을 알고 있으며, 무엇을 찾아내고, 어떻게 판단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1. 싸진 것은 정보가 아니라 ‘검증하지 않은 정보’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글을 생산하는 비용은 급격히 낮아졌지만, 사실을 검증하는 비용은 그렇게 낮아지지 않았다.

기업의 수백 페이지짜리 공시를 읽고, 지분구조를 따라가고, 기술사양을 비교하고, 정책 원문과 법안을 읽고, 서로 다른 통계의 정의와 분모를 맞추는 일에는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재가공하고, 강한 제목을 붙이고, 미래의 가능성을 현재의 기술력처럼 표현하는 일은 점점 쉬워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흔히 말하는 ‘가짜뉴스’를 조금 더 세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사실 자체가 틀린 정보다.

‘ㄹㄷ’ 신호에 매도 준비…특징주 기사로 85억 챙긴 기자·회계사 법정에


둘째는 개별 사실은 맞지만 중요한 제약조건을 제거해 완전히 다른 결론을 만드는 Context-free Information이다.

셋째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을 마치 이미 달성된 기술력처럼 이야기하는 Narrative Inflation이다.

최근 중국 첨단기술 기사에서 내가 더 자주 발견한다고 느끼는 것은 오히려 두 번째와 세 번째다.

중국 기업이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는 맞다. 그런데 그것이 어떤 반도체로, 얼마의 전력으로, 얼마나 많은 장비와 자본을 투입해 만들어졌는지가 빠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중국도 만들었다

는 문장이

중국도 미국과 동일한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

로 바뀐다.

바로 이 간극이 내가 최근 중국 관련 기사들을 읽으며 가장 의심스럽게 바라보게 된 지점이다.

그리고 질문은 점차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왜 중국 첨단기술에서는 이런 식의 과장된 Narrative가 반복적으로 만들어지고, 또 그렇게 쉽게 소비되는 것일까.


수율90% 9000클럭 달성 CXMT DDR5를 사본 컴붕이들 근황


https://www.theguru.co.kr/news/article.html?no=105676
특정 언론사를 까는건 아님

생각정리 321 (* China DUV, 메모리 시나리오 테스트 )
생각정리 322 (* CXMT, Bonded DRAM)
생각정리 323 (* China’s Token Gap)

가짜정보를 일일히 전부 검증하기란 쉽지않음.


2. 중국 AI의 기술적 문제는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에 만들 수 있느냐’다


나는 중국이 AI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이 첨단반도체를 전혀 생산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중국은 상당한 수준의 AI 모델과 반도체, 로봇을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낼 것이다.

문제는 Cost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겨냥한 영역을 보면 이 문제가 상당히 명확해진다. 미국 BIS의 규제 대상에는 Advanced Computing IC뿐 아니라 첨단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식각·증착·노광·이온주입·계측·세정장비와 관련 소프트웨어, 그리고 AI Training과 Inference의 핵심인 HBM까지 포함돼 있다. (Bis)

이는 AI 공급망의 핵심 병목이 어디에 있는지를 역으로 보여준다.

Advanced Process
→ Semiconductor Equipment
→ HBM
→ Advanced Packaging
→ Accelerator
→ Networking
→ Data Center
→ Cloud
→ Model


AI 경쟁력은 이 가운데 하나만 잘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특히 중요한 것은 상류에서 발생한 비효율이 아래 단계로 내려가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AI 인프라에서 Supernode와 Networking이 유난히 중요해지는 이유도 나는 이 관점에서 보고 있다.

Huawei의 Atlas 900 A3 SuperPoD는 최대 384개의 Ascend NPU를 하나의 논리적 컴퓨터처럼 연결한다. Huawei가 공개한 시스템은 12개의 Compute Cabinet과 4개의 Bus Cabinet을 사용하고, LingQu Interconnect를 통해 384개 NPU를 연결한다. (Huawei Enterprise)

이는 분명 상당한 System Engineering 능력이다.

다만 여기서 ‘중국이 Networking으로 NVIDIA의 GPU 우위를 극복했다’고 해석하면 다시 문제가 생긴다.

NVIDIA 역시 GPU만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다. NVIDIA가 10-K에서 설명하는 Data Center 플랫폼은 GPU, CPU, DPU, Interconnect, Switch Chip, Networking Adapter와 Software Stack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으며, 회사 스스로 경쟁요인 가운데 Total System Cost를 명시하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

결국 차이는 Networking의 존재 여부가 아니다.

무엇을 Networking으로 연결하고 있는가다.

Chip 자체의 Compute Density와 Memory Bandwidth가 높고 그 위에 Networking을 붙이는 것과, Chip 수준의 제약을 더 많은 NPU와 더 큰 Network Fabric으로 보완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같은 문제가 아니다.

후자의 인과관계는 대략 이렇다.

Chip-level Constraint
→ 더 많은 Accelerator 필요
→ 더 큰 Cluster·Supernode 필요
→ 더 많은 Switch·Interconnect 필요
→ Power·Cooling·Rack 증가
→ Data Center CAPEX 증가
→ Cloud TCO 증가

즉 병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Chip에서 System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AI Cloud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Peak FLOPS라는 숫자 하나가 아니다.

Tokens/$, Tokens/W, Memory Bandwidth, Utilization, Latency, Reliability와 전체 TCO가 중요하다.

따라서 Networking을 이용한 우회전략은 단기적으로 성능격차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지만, 첨단반도체·장비·메모리의 구조적 열위를 장기간 제거하는 전략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회에는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정리 321 (* China DUV, 메모리 시나리오 테스트 )
생각정리 322 (* CXMT, Bonded DRAM)
생각정리 323 (* China’s Token Gap)


3. DeepSeek의 효율화 역시 ‘격차 제거’가 아니라 ‘제약에 대한 적응’으로 봐야 한다


DeepSeek는 이 논쟁을 대표하는 사례다.

DeepSeek-V3 연구진은 전체 학습에 278.8만 H800 GPU-hours가 소요됐다고 밝혔다. MLA, MoE와 통신 최적화 등을 통해 계산과 통신의 중첩을 높였고, 당시 여러 Benchmark에서 상당한 성능을 기록했다. 흔히 언급되는 557.6만달러 역시 H800 시간당 2달러를 가정한 공식 Training 단계의 계산비용이며, 선행 연구와 실험비용까지 포함한 전체 개발원가는 아니다. (arXiv)

이것은 분명 뛰어난 Engineering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 ‘중국은 Algorithm Efficiency로 Hardware 격차를 구조적으로 극복했다’고 말하는 순간 다시 Narrative가 Fact를 앞서간다.

알고리즘·아키텍처·시스템 최적화가 Compute Constraint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이 장기적인 독점우위가 되려면 그 기술을 경쟁자가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

좋은 MoE, Quantization, Attention Optimization, Speculative Decoding, Distributed Training 기법이 발견되면 미국 기업 역시 이를 사용할 수 있다.

그때 경쟁구조는 다시 다음으로 돌아간다.

중국 = Better Algorithm × Constrained Hardware

미국 = Better Algorithm × Better Hardware

알고리즘 혁신이 일시적으로 격차를 압축할 수는 있어도, 기술이 확산되고 양쪽이 같은 혁신을 채택하면 다시 Hardware Productivity가 중요해진다.

더구나 Compute Efficiency가 높아졌다고 산업이 절약된 Compute를 그대로 남겨두는 것도 아니다.

절약된 연산량은 더 큰 모델, 더 긴 Context, 더 많은 Post-training, Reinforcement Learning과 Test-time Compute로 다시 들어간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중요한 질문은,

‘같은 모델을 얼마나 싸게 한 번 학습했는가’가 아니라 ‘같은 1달러와 1와트로 지속적으로 얼마나 많은 Intelligence를 생산할 수 있는가’

라고 생각한다.

DeepSeek를 중국의 기술적 무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폄하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Hardware Constraint가 사라졌다는 증거로 사용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더 정확한 해석은 강한 Hardware Constraint가 있기 때문에 Algorithm과 System Optimization의 한계가치가 훨씬 높아진 것이라고 본다.


4. 로봇에서도 결국 ‘몸’보다 ‘두뇌’의 문제가 다시 등장한다


최근 Unitree를 보면 같은 문제가 로봇에서도 반복되는 모습이 보인다.

Unitree가 강점을 보여온 영역은 Robot Body와 Motion Control이다.

Motor, Joint, Locomotion, Balance와 같은 이른바 ‘Body·Cerebellum’ 영역에서는 중국 제조업의 Supply Chain과 Unitree의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하지만 범용 Humanoid가 궁극적으로 필요한 능력은 잘 걷고 점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알 수 없는 환경을 이해하고, 인간의 명령을 해석하고, 작업순서를 계획하고, 물체와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행동으로 변환해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Unitree 자신도 최근 IPO 투자설명서에서 이를 매우 명확하게 설명한다는 점이다.

Unitree는 범용로봇을 ‘Brain–Cerebellum–Body’로 구분하고, ‘Brain’을 환경 이해·인지추론·자율적 의사결정·Task Planning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정의한다. 그 기반에는 Machine Vision과 LLM을 포함한 Multimodal Foundation Model이 있다고 명시한다.

회사는 2025년 9월 UnifoLM-WMA-0을, 2026년 1월에는 UnifoLM-VLA-0을 공개했다. 현재는 World Model–Action과 Vision-Language-Action 두 모델 경로를 병행하고 있으며, VLA를 단순한 Vision-Language 이해에서 Physical Common Sense와 Action Capability를 가진 ‘Embodied Brain’으로 발전시키는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더 중요한 내용은 Risk Factor에 있다.

Unitree는 자신과 산업 전체가 Embodied Foundation Model에서 충분한 기술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범용로봇의 대규모 상용화 자체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고 명시한다.

결국 Humanoid에서도 다음 구조가 만들어진다.

LLM/VLM
→ World Model
→ VLA/WMA
→ Planning
→ Action Policy
→ Robot Body

저렴한 Actuator와 정교한 Motion Control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General-purpose Robot의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두뇌’를 만드는 Foundation Model과 이를 학습시키는 Compute가 필요하다.

과거 OpenAI의 초기 연구방향도 조금 더 정확하게 보면 흥미롭다.

OpenAI는 2016년 공식 연구목표에서 Household Robot과 Natural-language Agent를 동시에 제시했다. 따라서 ‘원래 로봇회사였다가 LLM의 중요성을 깨닫고 방향을 바꿨다’고 단순화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당시 OpenAI는 로봇 자체를 만들기보다 Robot을 General Learning Algorithm을 개발하기 위한 Testbed로 사용한다는 방향을 명확하게 밝혔다. (OpenAI)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사적 순서가 아니다.

범용로봇의 최종 경쟁력이 결국 General Intelligence Layer로 수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Humanoid Body를 싸게 잘 만드니 Physical AI 시대에는 오히려 미국보다 유리하다’는 주장 역시 중요한 중간단계를 생략하고 있다.

Robot Body의 Cost Advantage가 곧 Embodied Intelligence의 우위는 아니다.

그리고 이 Brain Layer 역시 결국 다시 Compute와 Cloud로 연결된다.


5. 그런데 기술병목이 이렇게 명확한데 왜 ‘중국 추월론’은 계속 확대되는가


여기서 내가 처음 가지고 있던 질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기술적인 약점은 생각보다 분명하다.

중국 기업들도 이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중국 기업의 공식 공시를 읽으면 기사 제목보다 훨씬 많은 Risk Factor와 기술적 제약이 적혀 있다.

그런데 공시 밖으로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단계의 기술적 진전이 ‘완전한 국산화’가 되고, 제품의 존재가 ‘미국 추월’이 되고, Benchmark 하나가 ‘패권 이동’의 증거가 된다.

왜 이런 Narrative가 반복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나는 처음에는 단순히 클릭 경쟁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조금 더 큰 경제적 이해관계가 존재할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바로 Capital Recycling이다.

부동산 이후 지방정부에는 새로운 자본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중국 지방정부의 토지재정 압박은 실제 데이터로 확인된다.

2026년 상반기 지방정부성기금 자체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5.6% 감소했고, 그 가운데 국유토지사용권 양도수입은 9,778억위안으로 31.5% 감소했다. (재정부)

동시에 중국 중앙·지방정부는 반도체, AI, 로봇을 비롯한 전략산업에 정부투자기금과 국유자본을 대규모로 투입하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중국 재정부가 스스로 정부투자기금의 Exit 문제를 공식 정책과제로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5년 재정부는 정부투자기금의 ‘퇴출경로가 제한되고 퇴출 메커니즘이 불완전하다’고 지적하면서 S-Fund, M&A Fund, 다층적 자본시장을 활용해 Exit 경로를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펀드가 만기에 회수되지 못하면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이 훼손된다는 설명까지 명시했다. (재정부)

더 직접적인 정책도 있다.

2025년 중국의 과학기술부·인민은행·증감회·재정부·국자위 등 7개 부처는 공동으로 ‘고수준 과학기술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과학기술 금융체계 구축’ 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유 VC의 장기자본화를 지원하고 Exit 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핵심기술을 돌파한 기술기업의 IPO를 우선 지원하고 미수익 기술기업의 상장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외국자본의 중국 기술기업 지분투자와 Cross-border Financing을 확대하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과학기술부)

이것을 보면 기술정책과 자본시장이 서로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 정부 스스로 두 영역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고 있다.

기술자립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고, 그 자본을 계속 공급하려면 투자된 지분이 언젠가 회수되고 다시 다음 기술기업으로 이동해야 한다.

여기서 IPO가 중요해진다.


6. CXMT와 Unitree의 IPO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조금 과하게 생각했다.

지방정부가 기술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니, AI Narrative를 띄우고 높은 가격으로 상장시킨 뒤 그 주식을 투자자에게 넘겨 부족한 재정을 확보하려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

CXMT와 Unitree의 IPO는 기존 주주의 대규모 구주매출이 아니었다.

CXMT의 공모는 전부 신주 발행이었고 기존 주주의 공개매각은 없었다. Unitree 역시 4,044만여주, 상장 후 총주식의 10%를 전부 신주로 발행했고 기존주주의 구주매출은 없었다. (스타)

따라서 IPO 자금은 우선 회사로 들어간다.

이를 곧바로 ‘지방정부가 비싸게 주식을 팔아 현금을 챙기는 거래’라고 설명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기존 주주에게 IPO Valuation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훨씬 중요하다.

비상장 상태에서는 정부·정책펀드가 보유한 지분의 가격과 Exit 경로가 제한적이다.

상장되면 상황이 바뀐다.

공개시장 가격이 생기고
→ 보유지분에 Reference Valuation이 생기고
→ 보호예수 종료 이후 Exit Route가 만들어지고
→ 주식배분·S-Fund·M&A 등을 통한 회수가 쉬워지고
→ 회수된 자본을 다음 기업에 재투자할 수 있게 된다.

즉 IPO의 핵심을 단기적인 Fiscal Cash-out보다 장기적인 Capital Recycling Infrastructure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CXMT의 지분구조를 보면 이 문제는 더욱 흥미롭다.

공모 전 5% 이상 주주는 칭후이집전 21.67%, 장신집성 11.71%,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2기 8.73%, 허페이집신 8.37%, 안후이성투 7.91%였다.

이 가운데 장신집성의 실질지배자는 허페이시 국자위이고 안후이성투는 안후이성 국자위가 100% 보유한다. 칭후이집전에도 장신집성이 48.90%를 출자한다. 회사에는 법적으로 단일 실질지배자가 없지만 국가·지방 국유자본과 정책자금이 자본구조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Unitree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왕싱싱이 실질지배자이며 특별의결권 구조를 통해 IPO 후에도 약 65.31%의 의결권을 통제한다. 그러나 주주명부에는 베이징로봇산업발전투자기금, 중국인터넷투자기금 등 여러 정책성 투자주체도 포함돼 있다.


다만 중국의 자본구조를 해석할 때는 서구식 의미의 ‘사적 재산권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보장되는 기업지배구조’와 동일하게 보면 안 된다. 중국은 공산당의 정치·경제적 통제 하에 시장 메커니즘이 결합된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이며, 핵심 전략산업에서는 국유자본과 정책자본이 기업지배구조와 자본배분에 구조적으로 깊게 관여한다.

따라서 단순히 이를 ‘공산당 지분’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부정확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정책성 자본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국가 전략 목표(기술자립, 산업육성, 자본순환)를 반영하는 구조적 이해관계자라는 점 역시 분명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분의 명목적 소유구조가 아니라, 이 기업의 가치가 중국의 국가 주도형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고 활용되는가이다.


7. 더 흥미로운 것은 상장 직후의 Float다


그리고 내가 이 가설에서 특히 흥미롭게 보는 부분이 있다.

상장 직후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비율이 극단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CXMT의 상장 후 총주식은 약 668.81억주였지만 최초 거래가 가능했던 주식은 약 45.03억주, 전체의 **6.73%**였다. (SSE)

Unitree 역시 상장 후 총 4.0446억주 가운데 상장 초기 무제한 유통주식은 약 3,008.8만주, **7.44%**에 불과하다. 회사 스스로 상장공고에서 초기 유통주식이 적어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시나 재무 VIP)

Unitree의 공모가 기준 발행 PER은 219.23배였다. (SSE)

여기서 중요한 것은 높은 PER 자체가 ‘조작의 증거’라는 것이 아니다.

초기 Float가 7%라면 전체 기업가치의 100%가 시장에 나와 가격발견을 하는 것이 아니라 7% 안팎의 희소한 주식에 대한 한계매수자의 가격이 전체 회사의 Market Cap으로 확장되는 구조가 된다.

여기에,

**AI

  • Humanoid

  • 중국의 대표 기술기업

  • 높은 정책적 중요성

  • 극단적으로 제한된 Float**

가 결합된다.

Scarcity Premium이 만들어지기 매우 쉬운 구조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나는 이것을 ‘주가를 조작했다’고 부르지 않는다.

다만 이런 구조에서는 Narrative의 경제적 가치가 일반적인 기업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처음 이야기했던 언론과 정보시장의 문제가 다시 연결된다.




8. 그렇다면 중국 기술을 과장하는 정보는 누구에게 이익인가


이 질문을 한 번 Incentive 관점에서 뒤집어 봤다.

중국 기업의 기술력을 실제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Narrative가 만들어졌다고 가정해보자.

누가 이익을 얻을까.

기업은 높은 Valuation으로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하기 쉬워진다.

초기 VC와 PE는 높은 Reference Price와 향후 Exit 가능성을 확보한다.

정부·지방 정책펀드는 보유 기술지분의 장부·시장가치와 장기적인 회수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본시장은 새로운 기술기업과 투자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

정부 산업정책은 민간·외국자본을 기술자립 프로젝트에 동원하기 쉬워진다.

언론과 인플루언서는 ‘미국을 추월한 중국 기술’이라는 강한 Narrative를 통해 Attention을 확보한다.

그리고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AI Theme이 만들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여기까지 오면 반드시 중앙에서 누군가 ‘가짜뉴스를 만들어라’고 명령할 필요조차 없다는 점이다.

각 주체가 자기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여도 결과는 같은 방향으로 수렴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Distributed Narrative Inflation, 즉 분산형 서사 인플레이션에 가깝다고 본다.

구조는 대략 이렇다.

Technology Constraint
→ 막대한 Policy Capital 필요
→ 전략기술기업에 대규모 지분투자
→ Exit·재투자 필요
→ 높은 IPO Valuation의 경제적 가치 상승
→ 강한 Technology Narrative의 가치 상승
→ 언론·기업·VC·인플루언서의 과장 유인 증가
→ 높은 Valuation과 신규자본 유입
→ Capital Recycling
→ 다시 기술투자

이것이 지금 내가 가장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순환구조다.


9. 홍콩의 움직임도 이 그림에서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최근 홍콩이 Fund와 Family Office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흐름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흥미롭다.

다만 이 부분은 과도하게 단순화해서 해석할 필요는 없다.

홍콩의 Eligible Carried Interest 세제혜택은 모든 헤지펀드 매니저의 성과보수를 면세하는 제도가 아니라, 특정 요건을 충족한 운용소득에 한해 세율을 조정하는 구조다. 2026년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제도 확대의 공식 목적 역시 더 많은 Fund와 Family Office를 유치하고 글로벌 자본이 홍콩에서 운용되도록 만드는 것에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전제는 홍콩의 구조적 위치다. 홍콩은 과거 영국 식민지에서 반환된 이후 일정 수준의 자율성을 유지해왔지만, 현재는 중국 중앙정부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특별행정구로서 정치·외교·안보 측면에서 완전히 독립된 국가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홍콩의 금융정책 변화 역시 본토와 분리된 독립적 전략이라기보다, 중국 전체 금융 시스템의 연장선 위에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중국 지방정부 재정을 위한 외국자본 유입 장치”**라고 단정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CXMT와 Unitree 역시 홍콩이 아니라 상하이 STAR Market에 상장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개별 정책의 직접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구조적 방향성이다. 중국은 한편에서는 CXMT, Unitree와 같은 전략기술기업의 IPO를 통해 국내 기술기업의 자본조달과 VC Exit 경로를 강화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홍콩을 통해 글로벌 자산운용 자본을 흡수하는 금융 허브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이 두 흐름은 별개의 정책이라기보다, 기술경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기 위해 필요한 금융 인프라를 다층적으로 확장하려는 하나의 전략적 방향성으로 보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

즉 홍콩은 단순한 외국자본 유치 창구라기보다, 중국 본토의 기술기업 생태계와 글로벌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중간 금융 허브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홍콩의 제도 변화와 본토의 기술기업 IPO 확대는 서로 다른 정책이 아니라, 같은 구조적 목표—기술경쟁을 지속하기 위한 자본순환 시스템 구축—의 서로 다른 축일 수 있다.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할 증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전체 퍼즐을 구성하는 하나의 중요한 조각으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10. 그래서 내 잠정적인 결론은 ‘중국 기술이 가짜다’가 아니다


여기까지 오면 내가 처음 가졌던 의심도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중국의 기술 자체가 모두 허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Huawei의 System Engineering도 실제 기술이다.

DeepSeek의 Algorithm Optimization도 실제 성과다.

Unitree의 Motion Control과 Robot Body 경쟁력도 실제다.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무시하는 것 역시 잘못이다.

문제는 부분적인 성과가 전체 Stack의 경쟁력으로 과대확장되는 과정이다.

Networking으로 Chip Constraint를 보완했다는 사실이,

‘AI Compute 격차를 해소했다’

로 바뀐다.

효율적인 모델 하나가 나왔다는 사실이,

‘첨단 GPU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로 바뀐다.

잘 움직이는 Humanoid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Physical AI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

로 바뀐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국산화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중국은 곧 AI Full-stack을 모두 자립한다’

는 확정적인 미래로 바뀐다.

내가 문제라고 느끼는 것은 바로 이 Claim Expansion이다.

기술적인 실제 성과와 과장된 서사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11. 그리고 그 과장에는 생각보다 강한 경제적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나는 하나의 잠정적인 가설에 도달한다.

중국의 AI 기술을 둘러싼 검증되지 않은 낙관론과 과대포장이 단순히 애국주의나 조회수 경쟁만의 결과가 아니라, 장기적인 기술경쟁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순환 구조와도 연결돼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 이것은 가설이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중국 정부가 언론이나 인플루언서에게 기술을 과장하도록 조직적으로 지시하고, 그 목적이 IPO Valuation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 단계까지 가면 증거보다 이야기가 앞선다.

하지만 그보다 약한 형태의 가설은 꽤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높은 기술기업 Valuation이 중국의 기술자립 금융시스템에 경제적으로 유리하고, 그 결과 중국의 기술적 성공을 확대해석하는 Narrative에 여러 주체의 이해관계가 동시에 정렬될 가능성이다.

누군가 전체 시스템을 설계하지 않아도 된다.

Narrative가 기업의 Funding을 돕고,

기업가치 상승이 VC와 정책펀드의 Exit Option을 높이며,

높은 Exit Value가 다시 다음 기술기업 투자재원을 만들고,

높은 기술주 Valuation이 해외자본과 개인투자자를 다시 끌어들인다면,

과장된 기술서사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Capital Formation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나는 이 부분이 최근 중국 기술기업과 관련된 각종 기사들을 보면서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이유인 것 같다.


12.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기술기사의 제목이 아니다


이 가설이 맞는지 검증하려면 ‘중국이 미국을 추월했다’는 기사와 논쟁할 필요가 없다.

다른 숫자를 보면 된다.

첫째, 기술을 동일 조건에서 비교해야 한다.

같은 Intelligence를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Silicon이 필요한가.

동일 성능을 위해 얼마나 많은 NPU와 Network가 필요한가.

Tokens/$와 Tokens/W는 어느 정도인가.

Cloud TCO는 얼마인가.


둘째, 기술기업의 Valuation과 Float를 봐야 한다.

상장 직후 몇 %의 주식으로 전체 Market Cap이 결정되는가.

Lock-up이 풀린 뒤에도 Valuation이 유지되는가.


셋째, 정책자본의 Exit를 봐야 한다.

CXMT와 Unitree 같은 기업의 보호예수가 종료된 이후 정부·정책펀드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지분을 매각하는가.

회수된 돈은 다시 어디로 들어가는가.


넷째, 최종적으로 ROIC를 봐야 한다.

기술자립을 위해 투입된 막대한 Incremental Capital이 장기적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수익을 만들어내는가.

이 네 가지를 추적하면 적어도 ‘미국 추월’이라는 기사 제목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반대 증거도 명확하다.

중국이 첨단반도체와 HBM, 장비의 격차를 Cost Parity 수준에서 실제로 좁히고,

System-level 우회 없이도 경쟁력 있는 Cloud TCO를 확보하고,

정책지원이 줄어든 뒤에도 기술기업이 높은 ROIC를 만들어내며,

Float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IPO Valuation이 유지된다면,

내가 가진 의심은 상당 부분 틀린 것이 된다.

(중국 회계를 신뢰할 수 있는가는 별개)

반대로,


기술기사는 계속 ‘추월’을 이야기하는데 Compute Economics의 격차는 줄지 않고,
IPO에서는 낮은 Float와 높은 Valuation이 반복되며,
보호예수 종료 후 정책·VC 자본의 Exit와 재투자가 반복된다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가설은 훨씬 더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결국 내가 궁금한 것은 단순히 ‘중국 기술이 진짜인가 가짜인가’가 아니다.

왜 특정 기술의 한계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성공한 부분만 반복적으로 확대되는가.

왜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래의 국산화가 이미 달성된 경쟁력처럼 이야기되는가.

그리고 왜 하필 지금 중국은 기술기업의 IPO와 VC Exit, 장기자본과 글로벌 자본유치에 이렇게 많은 정책적 노력을 투입하고 있는가.

각각 따로 보면 별개의 현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나의 인과관계로 놓으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첨단기술 병목
→ 높은 기술자립 비용
→ 막대한 장기자본 필요
→ 정부·정책펀드의 기술기업 지분투자 확대
→ Exit와 재투자 필요
→ 높은 IPO Valuation의 중요성 상승
→ Technology Narrative의 경제적 가치 상승
→ 과장된 정보가 살아남기 좋은 환경
→ 신규자본 유입과 Capital Recycling


아직 마지막 화살표들을 직접 증명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것을 결론이 아니라 내가 앞으로 검증하고 싶은 가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중국 관련 기술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점점 한 가지 질문을 먼저 하게 된다.

이 기술이 정말 미국을 따라잡았는가가 아니라,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믿어질 때 누가 경제적으로 이익을 얻는가.

정보의 진위를 판단할 때 기술 자체만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정보의 뒤에 있는 Capital Structure와 Incentive Structure까지 함께 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중국 AI 기술을 둘러싼 수많은 과장된 Narrative의 내막을 설명하는 데,

‘기술 패권경쟁을 지속하기 위한 자본순환과 높은 기술기업 Valuation의 필요성’

이라는 가설이 내가 찾아본 여러 현상을 가장 일관되게 연결해 주는 설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글을 마치며


느낌이 마치 꼭 k-바이오 산업같네

마이클버리와 같은 숏에 모든 운을 맡기는 투자자들이 왜 굳이 나스닥, 미국 AI 그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중국 AI와 K바이오 같은곳에 기회가 더 널렸을꺼 같은데..?

=끝

생각정리 343 (* Cerebras)

AGI, ASI의 시대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Frontier Lab에서는 AI가 AI 연구 자체를 가속하는 RSI(Recursive Self-Improvement) 연구개발이 본격화되고 있고, 최첨단 모델의 성능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새로운 모델의 공개와 배포에서도 보안과 통제 가능성이 점점 더 중요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https://x.com/sama


동시에 LLM 내부에서 우리가 흔히 ‘자아’나 ‘의식’이라고 부르는 현상과 유사한 특성이 나타날 가능성을 탐구하는 연구까지 접하다 보면, 지금의 발전 속도가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AGI와 ASI로 이어지는 전환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아직 많은 부분이 검증되지 않은 영역이지만, 적어도 AI가 수행하는 작업의 복잡성과 자율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는 방향성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mergent Introspective Awareness in Large Language Models

이처럼 AI가 급변하는 시점에서 최근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기업이 Cerebras이다. 지금까지 AI 인프라 경쟁의 중심이 더 많은 연산능력과 HBM을 중심으로 한 대용량 메모리 계층에 있었다면, Agentic AI가 확산되면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는가뿐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생각하고 반응할 수 있는가가 새로운 가치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Cerebras가 가진 저지연·초고속 Decode라는 특성은 단순히 Chatbot의 답변을 빨리 보여주는 기능이 아니다. Coding Agent, Cybersecurity, 실시간 Research, Voice AI처럼 여러 번 추론하고 검증하며 즉시 행동해야 하는 산업에서는 Latency 자체가 AI의 생산성과 제품 성능을 결정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OpenAI (@OpenAI) / X

따라서 Cerebras를 기존 GPU나 HBM을 대체하는 또 하나의 AI Chip으로 보기보다는, 앞으로 AI Memory Hierarchy가 세분화되는 과정에서 HBM이 대규모 Context와 기억을 담당하고, Cerebras와 같은 SRAM 중심의 저지연 Architecture가 빠른 추론과 반응을 담당하는 새로운 Layer가 형성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래는 이러한 관점에서 Cerebras의 최근 성장, 저지연 inference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수요, Cybersecurity를 비롯한 실사용 사례, 그리고 HBM 중심 Architecture와의 경쟁과 분업 가능성을 살펴본 리서치 기록이다.
 

Cerebras의 급성장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HBM 시대에 ‘빠른 디코딩’이 만드는 새로운 시장


Cerebras를 처음 보면 가장 직관적인 설명은 간단하다. NVIDIA GPU보다 훨씬 빠르게 토큰을 생성하는 특수 AI 칩을 만들었고, AI inference 시장이 커지면서 그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Cerebras의 성장 속도를 설명하기에는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더 중요한 변화는 시장이 ‘빠른 inference’를 단순한 사용자 편의가 아니라, AI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결정하는 하나의 자원으로 재평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Agentic AI가 확산되면서 AI는 질문에 한 번 답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획을 세우고, 검색하고, 코드를 작성하고, 결과를 검증하고, 다시 판단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환경에서는 한 번의 응답을 10초에서 1초로 줄이는 것이 단순한 UX 개선을 넘어 같은 시간 안에 수행할 수 있는 reasoning·tool call·validation의 횟수를 늘리는 효과를 갖는다.

다만 여기에는 중요한 반대편도 존재한다. Agent가 장시간 작동하고 context와 KV cache가 계속 커지면 속도보다 메모리 용량이 더 중요한 문제가 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용량 HBM을 중심으로 발전하는 NVIDIA·AMD 계열의 GPU architecture가 Cerebras와 전혀 다른 강점을 갖는다.

따라서 Cerebras와 HBM의 관계를 누가 누구를 대체하는 경쟁으로 보는 것보다, 앞으로 AI inference가 “대용량 Context를 보관하고 처리하는 계층”과 “최종 답을 극도로 빠르게 생성하는 계층”으로 분리될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1. Cerebras는 왜 갑자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가


2026.08.13 Cerebras

최근 숫자부터 보면 변화가 상당히 선명하다. Cerebras의 2026년 2분기 Core Revenue는 2억99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그런데 Hardware Revenue는 17% 증가한 8,210만달러였던 반면, Cloud & Other Services Revenue는 1억2,770만달러로 287% 증가했다.

즉 최근 Cerebras의 성장을 단순히 “AI 칩을 더 많이 팔고 있다”고 이해하면 핵심을 놓친다. 회사의 성장축이 Wafer-Scale Engine이라는 하드웨어 판매에서, 그 하드웨어가 생산하는 고속 token을 Cloud를 통해 판매하는 사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2026년 Core Revenue 가이던스를 8억8,000만~8억9,000만달러로 높였고, 2027년에는 Core Revenue가 다시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년 6월 말 RPO도 254억달러에 달한다.

현재 문제는 수요 부족이 아니라 오히려 공급능력이다. Cerebras는 최근 7개월 동안 2027년 말까지 공급될 600MW 이상의 데이터센터 Capacity를 확보했고 추가 Pipeline은 GW 단위라고 설명한다. 제조 Capacity도 2026년에 10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성장의 인과관계가 나온다.

Fast Inference Demand → Data Center Capacity 확보 → Cerebras System 설치 → High-speed Token 공급 증가 → Cloud Revenue 증가

즉 현재 Cerebras에서는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고 시스템을 설치하느냐가 매출 성장률을 결정하는 병목이다.

물론 숫자의 질을 볼 때는 한 가지 주의해야 한다. 현재 RPO와 성장의 상당 부분은 OpenAI 같은 대형 고객에 기반하며, 회사도 OpenAI가 2027년까지 상당한 매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인정한다. 반면 AWS, Coding, Security 등의 비중이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고객 집중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다.

따라서 빠른 성장이 곧바로 광범위한 산업 수요가 완전히 검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OpenAI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수요처가 실제 매출로 얼마나 빠르게 확대되는가이다.

또 하나의 성장 배경: HBM·CoWoS·선단공정 병목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급망


여기에 Cerebras의 최근 성장을 이해할 때 하나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Cerebras의 공급망 구조가 기존 고성능 GPU와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다.

현재 최첨단 AI GPU를 증산하려면 GPU Logic Chip만 충분해서는 안 된다. 선단 Logic Wafer뿐 아니라 HBM과 CoWoS 같은 Advanced Packaging Capacity가 동시에 확보되어야 최종 AI Accelerator를 출하할 수 있다. 따라서 Logic, HBM, Packaging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공급이 부족하면 전체 시스템 출하량이 제한될 수 있다.

반면 Cerebras의 WSE-3는 TSMC 5nm 공정에서 생산되며, HBM 대신 대규모 SRAM을 Wafer-Scale Processor 내부에 직접 집적하는 구조를 사용한다. Cerebras 경영진 역시 현재 AI 반도체 산업의 주요 공급 제약인 HBM Memory, CoWoS Packaging, 3nm Fab Capacity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공급망상의 장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또한 5nm 공정을 사용하기 때문에 3nm나 그 이하의 최신 선단공정에 비해 Wafer 가격이 낮고 공급 역시 상대적으로 덜 제약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단순화하면 최신 GPU의 공급망은 대략

Leading-edge Logic → HBM → CoWoS → System

이라는 여러 병목을 동시에 통과해야 한다.

반면 Cerebras는 상대적으로

5nm Wafer → Wafer-Scale Engine → System

에 가까운 구조이다.

이 차이는 AI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는 현재 환경에서 특히 중요하다. 아무리 inference 성능이 좋더라도 시스템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면 매출로 전환할 수 없기 때문이다.

Cerebras는 현재 TSMC로부터 향후 성장에 필요한 Wafer를 확보했다고 밝히고 있으며, 제조 Capacity를 2026년 중 10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따라서 Cerebras의 성장 논리는 단순히

“빠른 칩이기 때문에 수요가 증가한다”

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Fast Inference Demand
→ HBM·CoWoS·최선단공정 의존도가 낮은 Supply Chain
→ 상대적으로 빠른 Manufacturing Ramp
→ System Deployment 증가
→ Token Capacity 증가
→ Revenue Growth

라는 공급 측 인과관계까지 포함한다.

물론 이것이 Cerebras에 공급망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Wafer-Scale Processor 자체의 제조 난이도는 매우 높으며 TSMC에 대한 의존도도 존재한다. 또한 Cerebras 경영진이 현재 가장 큰 물리적 병목으로 지목하고 있는 것은 반도체보다 데이터센터 전력과 공간이다.

다만 NVIDIA·AMD 계열의 최신 AI Accelerator가 선단 Logic + HBM + Advanced Packaging이라는 여러 공급 제약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Cerebras는 현재 AI 공급망에서 가장 타이트한 일부 병목을 구조적으로 우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Capacity 확대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세 가지 설명을 경쟁시켜보면


현재 증거를 종합하면 첫 번째 설명이 Cerebras의 현재 매출 성장을 가장 잘 설명한다. 하지만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결정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두 번째와 네 번째 설명이다.


2. 빠른 응답속도의 의미가 바뀌고 있다


과거 inference speed를 이야기할 때 가장 흔한 설명은 “ChatGPT 답변이 더 빨리 나온다”였다.

이 관점에서는 10초가 1초로 줄어드는 것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수십억달러의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만들 이유는 없어 보인다.

Accelerating GPT-5.6 Sol Ultrafast with OpenAI


하지만 Agent 시대에는 구조가 달라진다.

일반적인 Agent는 다음과 같이 움직인다.

Think → Search → Reason → Tool Call → Observe → Reason → Validate → Act

각 단계 사이에 LLM inference가 들어가면 이전 단계가 끝나기 전 다음 단계로 갈 수 없다. 즉 많은 과정이 Sequential Critical Path 위에 있다.

예를 들어 각 inference 단계가 5초이고 10번의 reasoning loop가 필요하면 모델에서만 50초가 소비된다. 같은 inference가 0.5초라면 5초가 된다.

따라서 Agent에서는 inference latency가 단순히 “답변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Task Completion Time을 결정하기 시작한다.

Lovable과 Cerebras가 2026년 8월 발표한 협업은 이 구조를 잘 보여준다. Lovable은 소프트웨어 생성이 하나의 요청이 아니라 planning, scaffolding, component 작성, 오류 수정, 재작성 등이 연결된 연속적인 작업이라고 설명하며, 일부 latency-sensitive workload를 Cerebras에서 실행하기로 했다. Cerebras–Lovable 발표

여기에서 한 단계 더 중요한 재해석이 가능하다.

빠른 AI는 같은 답을 빨리 주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간 안에 더 좋은 답을 만들 수 있게 한다.

10초의 latency budget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느린 inference에서는 reasoning을 두 번 하고 답을 내야 할 수도 있다. inference가 10배 빨라지면 같은 10초 동안 검색하고, 두 개의 가설을 비교하고, 결과를 검증하고, 한 번 더 수정할 수 있다.

Cerebras도 현재 자사 inference의 가치를 단순 interactivity가 아니라 동일한 latency budget 안에서 더 많은 reasoning을 수행하여 output quality를 높이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Cerebras Inference

따라서 Speed의 가치 함수가 변한다.

Latency ↓ → Reasoning Steps ↑ → Validation ↑ → Output Quality ↑

이것이 Cerebras에 대한 가장 중요한 재평가라고 본다.


3. Cybersecurity는 왜 Cerebras의 좋은 실사용 사례인가


이 변화가 가장 직관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산업 중 하나가 Cybersecurity이다.

Coding에서는 응답시간을 10초에서 1초로 줄이면 개발자의 생산성이 좋아진다. 하지만 Cybersecurity에서는 10초를 1초로 줄이는 것이 경우에 따라 공격을 막는 것과 공격 이후 사고 원인을 설명하는 것의 차이가 될 수 있다.

실제로 CrowdStrike는 2026년 7월 Cerebras와 전략적 협업을 발표했고, Falcon AI Detection and Response(AIDR)에 Cerebras inference를 활용하기로 했다. CrowdStrike는 AI 시대에는 공격자가 여러 domain을 수초 안에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크고 정교한 모델을 실시간으로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CrowdStrike–Cerebras 발표

보안 시스템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Endpoint·Network·Cloud Telemetry → Log/Data Lake → Relevant Evidence Retrieval → AI Reasoning → Decision → Block/Remediation

여기서 중요한 것은 Cerebras가 수십 PB의 보안 로그를 전부 읽거나 저장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방대한 로그는 Data Lake에 저장한다. 특정 공격이 발생하면 관련 Endpoint, Process Tree, Identity, Network Connection, Threat Intelligence 등을 선별해 AI에게 Context로 제공하고, AI는 그 증거를 바탕으로 공격인지 판단하고 추가 조사를 수행한다.

즉,

Huge Security Data ≠ Huge Active LLM Context

이다.

이 차이 때문에 Cybersecurity는 Cerebras의 구조적 약점을 상대적으로 피하면서 장점을 살릴 가능성이 있다.

필요한 사건 Context만 가져온 뒤,

Reason → Check → Validate → Decide

를 최대한 빨리 반복하면 되기 때문이다.

Palo Alto Networks의 Cortex XSIAM도 업계가 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XSIAM은 SIEM·XDR·NDR·SOAR 등의 telemetry를 통합 Data Layer에 모으고 Agentic AI가 investigation, threat hunting, multi-step action을 수행하는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Palo Alto Cortex XSIAM Architecture


Cybersecurity에서 Cerebras의 기회는 단순 SIEM 시장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핵심은 지금까지 latency 때문에 LLM을 넣기 어려웠던 Inline Decision Loop에 AI가 들어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시장 자체를 확장할 수 있다.


4. 어떤 산업에서 Cerebras의 가치가 추가로 커질 수 있을까


두 번째로 명확한 시장은 AI Coding과 Software Creation이다.

Coding Agent는 코드를 한 번 생성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파일을 읽고, 계획하고, 코드를 작성하고, 컴파일하고, 오류를 읽고, 수정한다. Lovable뿐 아니라 AWS도 agentic coding을 fast inference가 특히 중요한 workload로 지목하고 있다. Cerebras–Lovable 발표

세 번째는 금융·기업정보·Research Intelligence이다.

AlphaSense는 Cerebras를 Generative Search architecture에 적용하고 있다. Query를 해석하고, Research Plan을 만들고, 여러 문서를 검색하고, 여러 Agent와 Tool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inference latency를 낮추면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자료를 검색하고 더 많은 검증을 수행할 수 있다. Cerebras–AlphaSense 사례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 단순 답변 속도가 아니다.

More Searches + More Tool Calls + More Validation within the same waiting time

이 핵심이다.

네 번째는 Voice AI와 실시간 Customer Service이다. 사람과 대화하는 AI에서는 매 문장마다 몇 초씩 기다리게 되면 제품 경험 자체가 무너진다. Cerebras도 coding, research, voice, automation 등을 대표적인 interactive inference workload로 제시하고 있다. Cerebras Inference

다섯 번째 후보는 Robotics와 실시간 산업제어다. AMD와 Cerebras도 2026년 파트너십에서 robotics와 scientific discovery를 low-latency token generation의 잠재 응용영역으로 언급했다. AMD–Cerebras 발표

다만 Robotics에는 중요한 반론이 있다. 로봇의 의사결정 시간이 수십 ms 수준이어야 한다면 Cerebras chip 자체가 아무리 빨라도 Cloud 왕복 Network latency가 병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시장은 On-premise 또는 Edge와 가까운 Cerebras deployment가 가능할 때 더 현실적인 기회가 된다.

마찬가지로 “저지연이 중요하다”는 이유만으로 HFT나 Packet Filtering까지 Cerebras 시장으로 보는 것도 잘못이다. 이 영역은 LLM reasoning이 아니라 FPGA, ASIC, 전통적인 ML이 훨씬 효율적이다.

결국 Cerebras가 필요한 조건은 단순히 Low Latency가 아니다.

LLM Reasoning이 Critical Path에 있고, 그 Reasoning의 지연시간을 줄였을 때 시스템의 실제 결과가 좋아지는 산업이어야 한다.


5. 그렇다면 Cerebras는 왜 모든 inference를 가져갈 수 없는가


여기서 HBM과 비교해야 한다.

Cerebras WSE-3가 빠른 근본 이유는 메모리 구조가 GPU와 다르기 때문이다. WSE-3는 44GB의 SRAM을 chip 위에 배치하고 약 21PB/s의 on-chip memory bandwidth를 제공한다. Cerebras는 모델 weight를 WSE들의 SRAM 가까이에 배치해 decode 과정의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한다. Cerebras WSE-3



https://www.cerebras.ai/cs4

GPU는 다른 선택을 한다.

NVIDIA B300은 GPU당 288GB HBM3e와 최대 8TB/s bandwidth를 제공한다. 이후 GPU architecture 역시 HBM capacity와 bandwidth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long-context와 agentic inference를 동시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Cerebras SRAM bandwidth가 압도적이다.

그러나 21PB/s 대 수 TB/s라고 해서 실제 AI inference가 수백~수천 배 빨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모델 partitioning, compute utilization, interconnect, KV movement, batch scheduling, networking 및 software overhead가 모두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차이는 Capacity이다.

SRAM은 매우 빠르지만 비싸고 면적을 많이 차지한다. HBM은 SRAM보다 느리지만 훨씬 많은 정보를 보관할 수 있다.

바로 이 차이가 Long-context Agent에서 중요해진다.

Transformer의 KV Cache는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이 증가한다.

KV Cache ∝ Batch Size × Active Context Length × Model Size

예를 들어 긴 Context를 가진 Agent 하나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런 Agent를 수십 개, 수백 개 동시에 처리하면 KV memory 요구량은 급격하게 증가한다.

Context ↑ × Concurrency ↑ → KV Capacity 급증

이때 Cerebras의 매우 빠른 SRAM bandwidth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저장할 공간 자체가 부족해지는 Capacity Bottleneck이다.

즉 장시간 Agent라고 무조건 Cerebras에 불리한 것은 아니다.

Long Decode / 많은 Output Token → Cerebras 유리

하지만

Long Persistent Context × High Concurrency → HBM 유리

이다.

Cerebras도 이 문제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회사는 Prompt Caching을 통해 반복되는 긴 Prompt의 Prefill 비용을 줄이고 있으며, Sparse Attention 연구를 통해 KV Cache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도 연구해왔다. Cerebras Prompt Caching

다만 Prompt Cache는 주로 반복되는 input processing을 줄이는 방법이지, 장시간 decode 동안 필요한 모든 active KV capacity 문제를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6. Cerebras와 HBM을 경쟁관계로만 보면 중요한 것을 놓친다


AI 시스템의 메모리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은 Hierarchy로 볼 수 있다.


Cerebras가 한 일은 본질적으로 이 Hierarchy의 가장 빠른 SRAM Tier를 기존 accelerator보다 극단적으로 크게 만든 것이다.

반대로 NVIDIA의 전략은 HBM을 더 크고 빠르게 만들고 NVLink를 통해 여러 GPU를 하나의 거대한 memory domain처럼 묶는 방향이다.

여기에 Context Memory, CPU DRAM, CXL, Storage까지 더해지면서 앞으로 AI inference는 하나의 chip이 모든 데이터를 들고 처리하는 구조보다,

Storage → Context Memory → HBM / Prefill → Ultra-fast Decode

로 더욱 세분화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Cerebras 자체가 AWS와 추진하는 architecture도 이 방향이다.

AWS Trainium이 Prompt와 Context를 처리해 KV Cache를 만든 뒤, 이를 Cerebras WSE에 전달하고 Cerebras가 Decode를 담당한다. AWS–Cerebras 발표

AMD와의 협업 역시 유사하다. AMD Helios가 Prefill을 담당하고 Cerebras가 Decode를 담당하는 구조다. Cerebras 경영진은 이 조합이 Cerebras의 speed를 유지하면서 Throughput을 최대 5배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것은 사실 Cerebras의 약점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가장 강한 부분만 떼어내는 전략이다.

HBM/GPU가 잘하는 일을 빼앗으려 하지 않고, Cerebras가 가장 잘하는 Decode만 가져가는 것이다.


7. 그렇다면 어느 산업이 어느 Architecture를 필요로 할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산업 전체를 Cerebras 산업과 HBM 산업으로 나누면 안 된다는 점이다.

한 기업 안에서도 workload마다 필요한 Memory Hierarchy가 다르기 때문이다.


Cybersecurity를 다시 보면 이 구조가 특히 잘 보인다.

수년간 축적된 모든 보안 로그를 Cerebras SRAM 안에 넣을 이유는 없다.

Data Lake에 모든 로그를 보관하고 → 필요한 Context만 HBM/Prefill Engine이 처리하고 → Cerebras가 빠르게 판단한 뒤 → Security System이 차단한다.

이 구조에서는 HBM과 Cerebras가 경쟁자가 아니라 한 inference pipeline의 서로 다른 계층이 된다.

Coding 역시 비슷하다. 전체 Code Repository와 장기 Agent state는 HBM 또는 별도 Context Memory에 보관하고, 사용자가 기다리고 있는 Coding·Debugging·Validation loop만 Cerebras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반대로 하루 동안 수십만 token의 history를 유지하는 Autonomous Agent 수천 개를 동시에 서비스한다면 Cerebras보다 HBM capacity와 KV-management architecture가 훨씬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앞으로 AI chip 경쟁을 판단할 때 단순 tokens/sec benchmark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확인해야 할 숫자는 다음과 같은 형태가 된다.

Tokens/sec per user
at X Context Length
at Y Concurrent Users
within Z Power Budget

결국 Latency × Context × Concurrency × Power를 동시에 봐야 한다.


8. 결국 시장은 Cerebras와 HBM 중 하나를 선택할까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답은 아니다라고 본다.

Cerebras의 성공이 HBM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고, HBM 수요 증가가 Cerebras의 실패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Agentic AI가 커질수록 두 종류의 메모리 요구가 동시에 증가한다.

Reasoning Token 증가 → Decode Bandwidth 요구 증가

동시에

Agent 수·Context 증가 → KV Cache Capacity 요구 증가

가 발생한다.

첫 번째 문제에서는 Cerebras의 massive SRAM architecture가 강력하다. 두 번째 문제에서는 HBM과 Context Memory가 훨씬 유리하다.

따라서 가장 가능성 높은 Architecture는 다음과 같다.

Large Context / Prefill / KV State
→ HBM·Context Memory

Latency-sensitive Sequential Decode
→ Cerebras 같은 SRAM-centric Accelerator

이런 관점에서 보면 AMD와 AWS가 Cerebras와 Disaggregated Inference를 만드는 것은 단순한 파트너십 이상의 의미가 있다. 두 회사 모두 Cerebras를 GPU나 Trainium의 완전한 대체재가 아니라 Decode Specialist로 이용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Cerebras 투자 Thesis에서 가장 과소평가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Cerebras가 NVIDIA를 대체해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 AI Compute의 일부이지만 경제적 가치가 가장 높은 Latency-sensitive Decode 시장을 장악해도 충분히 큰 사업이 될 수 있다.


9. 최종적으로 무엇을 봐야 하는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AI inference infrastructure가 workload별로 분화되는 것이다. HBM GPU는 Training, Prefill, Long Context, High Concurrency에서 핵심 지위를 유지하고, Cerebras는 latency-sensitive Decode에서 특화된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재평가가 시급한 부분은 inference speed가 단순한 UX 변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빠른 inference는 동일한 시간 안에서 더 많은 reasoning, validation, tool call을 가능하게 한다. Cybersecurity에서는 그 차이가 생산성을 넘어 실제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로 전환될 수도 있다.

여기에 Cerebras가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이 결합된다. 5nm 공정과 on-chip SRAM을 사용하는 구조 덕분에 HBM, CoWoS, 최신 3nm급 Logic Capacity라는 현재 AI 반도체 공급망의 주요 병목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즉 Cerebras의 성장 Thesis는 수요 측면에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Fast Decode라는 새로운 수요

  • 공급망 병목을 일부 우회하는 Architecture

  • 데이터센터 Capacity 확대
    = 빠른 Revenue Ramp**

라는 공급과 수요의 결합으로 봐야 한다.

반면 Highest Asymmetric Impact를 갖는 변수는 Long-context Agent의 발전 방향이다.

만약 미래 Agent가 수십만~수백만 token의 Context를 장시간 유지하고 수천 개의 세션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HBM Capacity와 Context Memory의 중요성은 지금보다 더욱 커질 수 있다.

반대로 Context Compression, Sparse Attention, External Memory, Retrieval 기술이 발전해 실제 Accelerator가 유지해야 하는 Active KV를 작게 만들 수 있다면 Cerebras가 가진 초고속 SRAM Decode의 적용 범위는 훨씬 넓어진다.

그래서 Cerebras와 HBM의 미래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결국 하나로 수렴한다.

“미래의 Agent가 얼마나 많이 기억해야 하는가, 그리고 얼마나 빨리 생각해야 하는가.”

많이 기억해야 한다면 HBM이 중요하다.

빠르게 생각해야 한다면 Cerebras가 중요하다.

그리고 현재 AI 산업이 향하는 방향은 둘 중 하나가 아니라, 더 많이 기억하면서 동시에 더 빨리 생각하는 시스템에 가깝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가장 설득력 있는 그림은 Cerebras와 HBM의 승자독식 경쟁이 아니다.

HBM과 Context Memory가 AI의 거대한 기억을 담당하고, Cerebras와 같은 SRAM-centric Accelerator가 그 기억을 바탕으로 가장 빠르게 생각하는 구조.

AI infrastructure가 이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Cerebras의 최근 급성장은 단순히 또 하나의 AI accelerator가 시장에 진입했다는 사건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GPU 하나가 담당하던 inference pipeline이 Memory Capacity와 Decode Speed라는 서로 다른 문제로 분리되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글을 마치며


마침 아침에 그동안 NVIDIA, 메모리와 관련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반복적으로 제기해 온 기자와, 어느 외국계 펀드매니저의 인터뷰 기사를 접했다. 

여기에 일부 중국계 매체에서는 Cerebras의 아키텍처를 근거로 HBM의 필요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식의 주장까지 확산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기술 구조와 실제 AI 인프라의 병목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결론이 앞선 해석으로 보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