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4일 수요일

생각정리 175 (* Anthropic Claude AI)

0. 메모리 급락을 맞고 나서야 보이기 시작한 것들


전날 미국장에서 메모리·반도체가 크게 밀린 뒤, 다시 Anthropic Claude를 처음부터 공부하게 됐다.

처음 아래 같은 차트와 기사들을 봤을 때는 솔직히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데?”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아, 이게 진짜 시장이 반응할 만큼 중요한 이벤트였구나” 하는 정도의 감이 생겼달까..




어쨌든 **“시장이 실제로 움직였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관련된 생각과 리서치를 한 번에 정리해 둔다.


1. 1월 말 소프트웨어·메모리 급락의 출발점: Anthropic와 ‘SaaS-pocalypse’


1-1. 촉발 요인: Cowork 플러그인 11개, 그중 “법률 플러그인”


2026년 1월 30일, Claude를 만든 Anthropic은 데스크톱 에이전트 앱인 Claude Cowork에 붙일 수 있는 오픈소스 플러그인 11개를 공개했다.
특히 시장을 자극한 것이 법률 업무 자동화 플러그인(Legal) 이다.

Anthropic 공식 플러그인 설명에 따르면, 이 플러그인은 다음을 자동화한다.

  • 계약서·문서 검토

  • 위험 조항(Harmful Clauses) 표시

  • NDA(비밀유지계약) 분류·검토

  • 컴플라이언스(규정 준수) 워크플로

  • 정형화된 법률 브리핑·답변 템플릿 작성

Anthropic Legal 플러그인 소개 페이지 (Claude)
GitHub 오픈소스 템플릿 (GitHub)

즉, “기업 내 인하우스 변호사 팀이 돈 받고 하는 반복적인 법률 실무”의 상당 부분을 에이전트가 처리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 것이다.


Cowork 플러그인 런칭을 다룬 기사들에서는, Anthropic이 판매 중인 플러그인 템플릿을 통해
법률, 재무, 세일즈, 마케팅 등 9~11개 직무에서 Claude가 “도메인 전문가처럼” 행동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Blockchain News)

1-2. 하루 만에 2,850억 달러 증발, “SaaS-pocalypse”

이 발표 직후 하루 동안, 글로벌 소프트웨어·데이터·IT 서비스 주식에서 약 2,850억 달러 시가총액이 증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The Times of India가 요약한 기사에서 “하루 만에 소프트웨어 주식에서 2,850억 달러가 사라졌다”고 직접 언급된다. (The Times of India)




유럽 시장에서는 가디언 보도처럼, RELX(LexisNexis), Sage, Wolters Kluwer, Pearson, London Stock Exchange Group(LSEG) 등 법률·데이터·출판·거래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10% 안팎, 톰슨로이터는 18%**까지 급락했다. (가디언)




미국에서는 WSJ

  • S&P Global

  • FactSet

  • Intercontinental Exchange(ICE)

  • MSCI

  • LSEG


같은 금융·법률 데이터 업체들까지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고 정리한다. (월스트리트저널)

이 일련의 움직임은 여러 매체에서 **“SaaS-pocalypse(소프트웨어 종말론)”**이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The Times of India)

투자자가 읽은 메시지는 매우 단순하다.

“이제 AI는 초급 변호사·애널리스트·컨설턴트가 하던 실무
직접 수행하는 단계로 들어섰다.”


그래서 매도는,

  1. 법률·데이터 소프트웨어

  2. → 일반 SaaS

  3. → 나스닥 성장주 전반

  4. 그리고 AI 인프라·반도체(메모리 포함)


까지 연쇄적으로 번졌다. 블룸버그·WSJ·NYPost·가디언 등은 이번 충격을 **“Anthropic의 새 AI 도구가 소프트웨어·금융·자산운용 섹터 전반에 걸친 2,800억 달러 매도 랠리를 촉발했다”**고 요약한다. (뉴욕 포스트)

따라서 어제(한국 기준) 메모리·반도체가 큰 폭으로 밀린 것은,

  • 메모리 업황이 갑자기 나빠져서가 아니라,

  • **“AI가 기존 소프트웨어·전문직 비즈니스 모델을 부숴버릴지 모른다”**는 공포가
    AI 인프라 주까지 확산된 결과에 가깝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2. Claude AI는 무엇이고, 왜 VS Code에서 Copilot과 다른가


2-1. Claude: “채팅봇”이 아니라 “업무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Claude는 처음에는 ChatGPT와 비슷한 대화형 LLM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2025~2026년 들어 방향이 명확히 “업무 에이전트 플랫폼”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개발 영역에서는 두 가지 축이 중요하다.

  1. Claude Code: VS Code용 확장(Extension)

  2. Cowork: 데스크톱 에이전트(지정한 폴더 안에서 파일을 읽고, 수정하고, 작업을 자동화)


Claude Code는 단순히 “코드 자동완성”을 넘어서서, 다음에 가까운 기능을 지향한다.

  • 프로젝트 단위로 전체 파일 구조를 이해하고

  • 구현 계획(Plan)을 세운 뒤

  • 여러 파일을 직접 수정하고

  • 터미널 명령(테스트·빌드)을 실행하고

  • 실패하면 로그를 읽고 다시 수정하는 반복 루프를 수행

Anthropic의 개발자 문서와 블로그는 Claude Code를 “코드베이스 전체를 탐색하고, 파일을 읽고·쓰기·실행까지 하는 자율형 개발 에이전트”로 포지셔닝한다. (Anthropic)

반면, GitHub Copilot은 출발점이 다르다.

  • 내가 지금 치고 있는 한 줄·한 함수의 자동완성

  • IDE 안에서의 “스마트한 코드 추천”에 최적화된 보조 도구

따라서 VS Code 안에서의 체감은 대략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 Copilot = 키보드 옆에 앉아 있는 똑똑한 비서

  • Claude Code = “이 기능 구현해 놔”라고 통째로 일을 맡길 수 있는 대리인(에이전트)

실제 기사들에서도 Claude Code를
“에이전트형 코딩 도구(agentic coding tool)”로 부르고,
Anthropic 내부 코드의 상당 부분이 이미 Claude로 작성되고 있다고 전한다. (Financial Times)

2-2. MS가 “당장 똑같이 못 따라붙는” 이유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따라갈 여지는 있음)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MS가 기술이 없어서 뒤처진다”**는 식의 단순한 구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1. 철학·거버넌스의 차이

  • MS는 거대 엔터프라이즈 고객(은행, 정부, 대기업)을 상대로 한다.
    이런 고객 입장에서 “AI가 코드 전체를 마음대로 수정한다”는 것은
    보안·감사·책임(Responsibility) 측면에서 매우 민감한 이슈다.

  • 그래서 Copilot은 지금까지 **“보조 도구 → 점진적 자율성 확대”**라는
    매우 점진적 전략을 택해 온 것으로 보인다.

  • 반대로 Anthropic은 **“실제 업무를 대행하는 에이전트”**까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실험하고 있다. Cowork 플러그인 구조 자체가
    “역할(role)·도구·절차를 한 번에 번들로 묶어, Claude가 ‘직군별 동료’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Creati.ai)

  1. 생태계 구조

  • VS Code는 MS가 만든 IDE지만, 확장은 누구나 올릴 수 있는 개방형 마켓이다.
    따라서 “VS Code = 곧 Copilot 독점”이 아니며,
    Claude Code 같은 경쟁자가 빠르게 뚫고 들어올 수 있다. (Visual Studio Marketplace)

  1. 엔터프라이즈 통제 vs 개발자 경험

  • MS 강점: 계정·보안·권한·온프레미스·컴플라이언스 같은 거버넌스·통합 능력

  • Anthropic 강점: **“개발자 경험(DX)”과 “에이전트 자율성”**을
    전면에 내세워 빠르게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는 점

다만, MS는 여전히

  • GitHub 코드 허브

  • Azure 클라우드

  • 대규모 엔터프라이즈 계약·보안 체계

를 모두 쥐고 있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로는 **“통제가 가능한 에이전트형 Copilot”**이라는 방향으로
충분히 반격이 가능한 구조이다.
지금은 VS Code 내에서 Claude가 에이전트 경험을 선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MS가 영원히 따라잡지 못한다”**고 말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


3. 법률 플러그인이 던진 메시지: “기능을 파는 SaaS”가 AI 플러그인으로 깎일 수 있다


이번 쇼크는 법률 업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Anthropic의 Legal 플러그인은 요약하면:

  • 계약 검토

  • 위험 조항 하이라이트

  • 사내 규정·정책에 맞춘 자동 체크

  • 반복적인 질의응답·브리핑 자동화


를 하는 법률 실무 에이전트이다. (Claude)

중요한 점은,

  • 플러그인 템플릿이 오픈소스로 깔려 있고, (GitHub)

  • 비(非)개발자도 Cowork 앱 안에서 어느 정도 수정·설정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Creati.ai)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보인다.

“과거에는 특정 법률·컴플라이언스 업무를 효율화하는 SaaS를
비싼 구독료 받고 팔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클라우드 LLM + 오픈소스 플러그인 조합으로
이 기능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지 않나?”

 

실제로

  • 유럽의 RELX, Wolters Kluwer, Pearson, Sage, LSEG 등 출판·데이터·법률 기반 SaaS 기업이 10% 안팎으로 급락했고, (가디언)

  • 미국에서는 S&P Global, FactSet, ICE, MSCI 같은
    금융·법률 데이터 대기업들까지 주가가 크게 빠졌다. (월스트리트저널)

결국 이번 이벤트는,

“특정 기능(function)을 파는 SaaS”가
“범용 LLM + 도메인 특화 플러그인”으로 재조합될 수 있다

 

는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시장이 체감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섹터 전체 밸류에이션에 구조적인 질문이 던져졌다.


4. 에이전트 강화 → AI 추론 가속 → VRAM·인프라 투자 확대


그리고 다보스에서 젠슨 황이 말한 “5계층 AI 케이크” + 제번스 역설


이제 핵심 질문으로 들어간다.

“VS Code에서 Claude 같은 에이전트가 강해질수록,
왜 AI 추론 시장이 가속되고,
GPU 메모리(VRAM)·HBM·서버 DRAM 수요에
구조적인 상방 압력이 생기는가?”


4-1. 에이전트형 코딩이 만드는 추론 패턴


에이전트형 코딩(Claude Code, Cowork)은 전통적인 “한 번 묻고 한 번 답하는 챗봇”이 아니다.
흐름은 보통 다음과 같다.

  1. 긴 컨텍스트 읽기

    • 프로젝트 전체 파일 구조, 스펙 문서, 로그, 이슈, 기존 코드 등

  2. 계획 수립

    • 어떤 파일을 어떤 순서로 바꿀지, 어떤 테스트를 돌릴지 계획

  3. 다중 파일 수정

    • 여러 파일을 동시에 열어 수정, 리팩토링, 테스트 코드 생성

  4. 테스트·빌드 실행 → 실패 원인 분석

  5. 다시 수정·재테스트 (반복 루프)

이 과정에서 모델은

  • **모델 파라미터(본체)**와

  • 지금까지의 대화·컨텍스트를 담는 KV 캐시(Key-Value Cache)

를 GPU 메모리(VRAM)에 올려 놓고 계속 계산한다.

NVIDIA와 여러 기술 리포트는, 긴 컨텍스트·대규모 배치·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돌아가는 환경에서
KV 캐시가 LLM 추론 비용과 메모리 사용량의 핵심 병목이라고 지적한다.

요약하면,

  • 에이전트형 코딩·법률 작업은
    “짧은 자동완성”보다 훨씬 더 긴 문맥 + 반복 추론 + 다중 도구 호출을 요구한다.

  • 이는 곧 **추론 시점에 필요한 GPU 메모리(VRAM, 특히 HBM + 서버 DRAM)**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4-2. 젠슨 황의 다보스 발언: “5계층 AI 케이크”와 인프라 선순환


2026년 다보스 포럼에서 NVIDIA CEO 젠슨 황은 AI를

  1. 에너지·전력 인프라

  2. 칩·메모리·컴퓨팅

  3. 데이터센터·클라우드

  4. 모델

  5. 애플리케이션


으로 이루어진 **“5계층 AI 케이크(five-layer cake)”**로 설명했다.

https://www.instagram.com/reel/DR229DXkhZe/


그는 AI를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프라 구축(the largest infrastructure buildout in human history)”**라고 부르면서,

핵심을 이렇게 정리한다.

  • AI는 단일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에너지 → 하드웨어 → 데이터센터 → 모델 →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풀 스택 인프라이다.

  • **가장 윗층(애플리케이션)**에서 추론이 활발해질수록,
    그 아래의 모델 운영,
    더 아래의 데이터센터·클라우드,
    다시 그 밑의 GPU·HBM·DRAM,
    최하단의 전력·냉각·송전망
    전부에 **추가적인 Capex(설비투자)**가 필요해진다.

다시 말해,

“위에서 추론이 늘수록 아래층 H/W·에너지 투자가 더 커지고,
그 인프라가 다시 위의 S/W 생태계를 키우는 선순환”

 

이라는 구조이다.

여기까지는 “위에서 많이 쓰면, 아래를 더 깔아야 한다”는 직관적인 이야기다.
하지만 이 선순환에는 하나가 더 붙는다. 바로 **“더 싸지면 더 많이 쓴다”**는 효과, 즉 제번스 역설이다.


https://blog.naver.com/lskjhc/223835246228


4-2-1. 토큰당 가격 하락과 제번스 역설: 더 싸질수록 더 많이 쓰게 된다


현재 대부분의 LLM API·AI SaaS는 “토큰당(per-token) 과금” 구조를 쓴다.
텍스트는 일정 길이의 토큰 단위로 쪼개지고,
1,000토큰당 얼마 식으로 사용량을 측정해 요금을 받는다.
(OpenAI, Anthropic, Google 등 주요 업체 모두 같은 구조를 사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토큰당 가격이 얼마나 빨리 떨어지고 있는가”**이다.

  • OpenAI CEO 샘 알트먼은 2025년 초 블로그에서
    “동일 수준의 AI를 쓰는 비용이 1년에 10배 정도씩 떨어지고 있고,
    GPT-4(2023 초)에서 GPT-4o(2024 중)까지 토큰당 가격이 약 150배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가격이 떨어지면 사용량은 훨씬 더 크게 늘어난다”고 직접 썼다.
    관련 보도 – Business Insider

  • 여러 분석 사이트는 2024~2025년 사이
    주요 LLM들의 토큰 단가가 계속 인하되고 있고,
    더 저렴한 모델(Flash, Haiku, Mini 등)이 쏟아져 나오면서
    **“AI 토큰이 거의 미터기 찍기 힘들 정도로 싸질 수 있다(too cheap to meter)”**는
    논의까지 하고 있다.

경제학에서 **제번스 역설(Jevons paradox)**은,
**“어떤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쓰게 되면, 단위 비용이 떨어져서 오히려 전체 소비가 더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 석탄을 더 효율적으로 쓰는 증기기관이 나오면,
    석탄 단위당 비용이 내려가면서 석탄 총소비량은 되레 증가한다.

  • 연비 좋은 차가 나오면, km당 연료비가 떨어져서 사람들이 더 많이 이동하고,
    전체 연료 소비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논리를 AI 토큰에 그대로 대입하면 구조가 명확해진다.

  1. 토큰당 가격이 1/10, 1/100로 떨어진다.

  2. 기업·개발자는

    • “조금만 시험적으로 써보자”에서

    • “아예 서비스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자”로 태도를 바꾸게 된다.

  3. 한 번에 쓰는 토큰 수가 늘고,
    기능별·서비스별로 AI 호출이 붙으면서
    전체 토큰 사용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즉, **“토큰 1개당 VRAM·전기·GPU 소모는 더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토큰 개수가 훨씬 더 많이 쓰이면서, 총 VRAM·총 전력 사용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구조가 된다.
이게 바로 제번스 역설에 부합하는 AI 버전이다.

젠슨 황의 5계층 케이크와 합치면 그림이 이렇게 바뀐다.

  • 윗층(애플리케이션)에서 가격 인하 + 품질 개선이 동시에 일어나고,

  • 제번스 역설 때문에 사용량(토큰·쿼리 수)이 더 빠르게 늘어나며,

  • 그 결과 아래층(모델·데이터센터·GPU·메모리·전력)에 대한
    총 수요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진다.

즉, Claude AI와 같은 에이전트형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날수록 인프라 수요는,
AI 사용을 폭발시키면서 오히려 VRAM·HBM·서버 DRAM 수요를 장기적으로 키우는 쪽에 더 가깝다.


정리하면,

  • 에이전트형 애플리케이션이 늘수록
    GPU당 메모리 탑재량(HBM·서버 DRAM)은 더 필요해지고,

  • 이미 타이트한 공급·가격 환경에서
    토큰 단가 하락(효율 개선) + 제번스식 사용량 폭증이 겹치면,
    메모리 가격·투자에는 구조적인 상방 압력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5. Blue Owl 같은 대체투자까지 왜 같이 얻어맞았는가


5-1.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 → 프라이빗 크레딧 포트폴리오”의 연쇄


이번 소동은 소프트웨어·데이터 회사에 돈을 빌려주거나 투자한
프라이빗 크레딧(Private Credit)·대체투자 운용사까지 번졌다.

WSJ 마켓 라이브에 따르면,

  • Ares Management

  • Blue Owl Capital


같은 프라이빗 크레딧 운용사 주가가
“AI가 소프트웨어 기업 가치와 상환능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
동시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논리는 단순하다.

  1. 소프트웨어·데이터 기업 가치 하락

  2. → 이들 기업에 대한 대출·지분 투자 포트폴리오 가치 하락

  3. → 프라이빗 크레딧·사모펀드 운용사(Blue Owl 등)에 대한
    “대출 회수·재융자 리스크” 우려 확대

여기에 이미 진행 중이던

  •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구조·수익성에 대한 의문,

  • 일부 대체투자 딜에서
    투자자 보호 조건을 강화하려는 움직임

이 겹치면서,

**“AI 수익화·Capex 지속성에 대한 의심

  • 과열된 AI 테마 포지션 언와인드

  • 시장 전반 리스크오프”**

 

가 한꺼번에 터진 장면으로 볼 수 있다.

5-2. 이 과정에서 메모리까지 같이 매도됐다면, 왜 “기회” 논리도 성립하는가


메모리 섹터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1. 단기 심리

  • “AI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리면,
    AI 인프라 투자도 생각만큼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

  • → AI 테마 전반에 대한 리스크오프

  • → 메모리·HBM까지 포괄적으로 매도

  1. 펀더멘털

하지만 펀더멘털을 보면,

  • AI 데이터센터 수요로 인한 DRAM·HBM 공급 부족

  • 2025~26년 서버 DRAM·HBM 가격의 급등

  • 2025년 메모리 시장이 2,000억 달러 수준에 접근하고,
    HBM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Yole Group의 분석

  • 주요 업체·애널리스트가 **“2027년 이후까지 공급 타이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점

을 감안할 때,
이번 충격의 1차 원인은 메모리 수요 붕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법률·데이터 SaaS 비즈니스 모델 불확실성
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따라서 논리적으로는 이런 해석도 가능하다.

  1. 주가 하락의 직접 원인
    소프트웨어·전문직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공포

  2. 메모리 펀더멘털은 여전히

    • AI 인프라 수요

    • HBM·서버 DRAM 공급 타이트

    • 소수 업체 과점 구조
      에 기반한 구조적 타이트 스토리에 가깝다.

  3. 그렇다면
    **“심리적 리스크오프와 테마 언와인드 때문에 같이 얻어맞은 메모리/HBM 업체들”**은
    중장기 관점에서 기술적·심리적 조정 = 매수 기회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즉, “이번 급락이 메모리 수요 붕괴 때문이 아니라
Claude 에이전트가 촉발한 소프트웨어 공포와 AI 가격 구조 변화에서 출발했다”**는 점은 분명히 짚을 필요가 있다.


6. 한 문단 요약

  • Anthropic이 Claude Cowork용 법률 플러그인을 포함한 플러그인 세트를 공개하자,
    “AI가 초급 변호사·애널리스트·컨설턴트가 하던 화이트칼라 실무를 직접 대체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졌고,
    그 결과 글로벌 소프트웨어·데이터·법률 SaaS 기업에서 약 2,850~3,000억 달러 시총 증발이 발생했다.

  • 개발 쪽에서는 Claude Code가 VS Code에서
    “한 줄 자동완성”이 아니라 목표를 주면 프로젝트 단위로 수정·테스트를 반복하는 에이전트형 코딩 도구로 진화하며,
    GitHub Copilot과 다른 영역을 파고들고 있다. MS도 따라갈 여지는 있지만,
    엔터프라이즈 보안·책임 이슈 때문에 Anthropic만큼 빠르게 자율성을 열지는 못하고 있다.

  • 법률 플러그인은 “특정 기능을 파는 SaaS”가
    “클라우드 LLM + 플러그인”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기존 SaaS의 가격결정력과 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 이런 에이전트형 애플리케이션은 긴 컨텍스트를 들고 반복·병렬 추론을 수행하기 때문에,
    추론 시 GPU 메모리(KV 캐시 등) 사용량과 서버당 메모리 탑재량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더해, AI API·SaaS가 토큰당 과금 구조를 쓰는 상황에서,
    토큰당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면(샘 알트먼의 표현대로 “1년에 10배씩 비용이 감소”)
    사용량이 더 빠르게 폭증하는 제번스 역설이 작동
    한다.
    결과적으로 토큰 단가 하락 + 에이전트 확산 → 전체 추론량·VRAM 사용량 증폭이라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 젠슨 황은 다보스에서 AI를 에너지→칩·메모리→데이터센터·클라우드→모델→애플리케이션의 5계층 인프라로 설명하며, 상단의 추론·애플리케이션이 활성화될수록
    하단의 GPU·VRAM·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더 많이 필요하고,
    이 인프라가 두꺼워질수록 다시 소프트웨어·서비스 생태계가 더 커지는 선순환이라고 정리했다.

  • Blue Owl 같은 대체투자·프라이빗 크레딧까지 매도된 것은,
    소프트웨어·데이터 기업 가치 하락 → 이들 기업에 대한 대출·지분투자 회수 리스크 확대라는 연쇄 때문이며,
    이 과정에서 메모리까지 함께 팔렸다면,
    AI 인프라 수요·HBM 공급 타이트·메모리 가격 상승이라는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일정 부분은 **“공포에 의한 과도한 할인”**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글을 마치며 

며칠전 군 생활 때 알게 된 동생을 오랜만에 만나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초급 회계사가 담당하던 전표 정리·엑셀 입력 업무가 이미 한 번에 AI로 대체되었고, 이제는 감사보고서 초안 작성까지 AI가 해내는 수준으로 발전했다는 다소 섬뜩한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으며,


그 동생 말로는, 자신들이 벌어다 주는 회계법인의 수익 상당 부분이 당장의 성과급으로 돌아오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동화 업무용 AI 툴을 개발·도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으로 재투자되고 있다고 했다.

좀 더 직관적인 비유는 30~40만원짜리 월 구독료  LLM기반 S/W가 초임 월급 400만원 선의 신입 전문직들을 대체하기 시작한것이다.

이번에 글을 정리하면서 다시 느낀 바는, 언젠가 지금의 우리(=나 자신)가 하고 있는 사무직 업무가 순차적으로 AI에게 대체될 가능성을 인정한다면, 그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H/W 칩, 특히 AI 인프라에 연관된 반도체 자산에 대한 투자는 이런 조정 매수기회가 왔을때마다 지속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끝

2026년 2월 3일 화요일

생각정리 174 (* Memory)

신혼여행, 베니스, 그리고 메모리


지난 9월 중하순은 신혼여행 기간이었다.

천년의 세월 동안 쌓인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온 도시국가,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환상적인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와이파이를 연결해 텔레그램을 켰는데, 유독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한 데이터가 눈에 들어왔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최근 출시된 ChatGPT 5.0, 그리고 전반적인 AI 발전 흐름이 메모리를 더 많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생각은 당시 며칠전에 읽었던 마이크론 CEO가 언급했던 내용과도 일맥상통해 보였다.



(https://www.micron.com/about/blog/applications/ai/why-memory-and-storage-matter-for-ai?utm_source=chatgpt.com)


통장 잔고와 미국 메모리 투자


집, 가전, 가구를 영끌로 맞추고, 결혼식 비용까지 모두 치르고 나니 통장에 남은 잔고가 거의 없었다.
신혼여행 경비도 빠듯하게 계획해둔 상태였다.

이탈리아의 밤, 늦은 새벽에 몰래 일어나 앞으로 남은 일정에 필요한 여행 경비를 빠르게 다시 추산해 보았다.

그리고 그 계산 결과 남는 잔액을 전부를, (와이프 몰래) 미국 메모리 회사에 투자했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 메모리 회사들의 주가는 이런 미래 메모리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

순간,

‘여기서 레버리지를 써야 하나…’
라는 유혹이 강하게 들었지만,


2022년에 약간의 레버리지 중국 투자 실패, 그리고 동시에 전세사기를 당해 법원을 드나들며 받았던 스트레스, 그리고 재산이 바닥났던 경험이 떠올랐다.

그때 이후로 나는 절대로 레버리지 투자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가용 가능한 현금 범위 내 투자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피렌체, 로마, 그리고 메모리 비중 확대


그렇게 피렌체와 로마를 연달아 돌며 도시 투어를 마친 뒤 숙소에 돌아오면, 나는 밤마다 남은여행 경비를 재계산해 남은 잔액 모두를 미국 메모리 기업에 투자해 주식 비중을 조금씩 더 늘려갔다.

월급을 받고 고정 생활비를 모두 지출한 뒤 남는 모든 짜투리 금액은 지금까지 줄곧 미국 메모리 회사들을 사들이는 데 써왔고, 동시에 AI가 이끄는 메모리 전방 수요 변화에 대해 리서치를 꾸준히 이어가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처음에는 Agentic AI라는 용어를 통해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첫 번째 수요 변화를 감지했던 것 같다.

이후에는 Sparse Locality를 거쳐 Sparse MoE라는 새로운 기술 구조를 공부하면서, AI 발전 흐름이 결국 메모리를 엄청나게 소모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이해한 메모리 수요 변화의 핵심 근원이다.

한편, 새로운 식구를 맞이하기 위해 미뤄두었던 차를 이제는 정말 사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즈음에 나는 엊그제 

“혹시 케빈 워시 새 연준의장의 발언이나 조정 이슈로 메모리 조정 국면이 온다면, 차를 일시불로 사려던 계획을 월 할부로 바꿔서 그만큼 메모리를 더 담아볼까?”

(와이프를 어떻게 설득시키지..?)

라는 다소 들뜬 상상을 하며 잠이 들었다.

그런데 다음 날 눈을 떠보니,
메모리 회사 주가 하락은 개뿔 메모리 회사 주가는 다시 떡상해 있었다.


역대 연준의장 취임후 기간별 주가변동



TrendForce 리포트: 2026년 1분기, 사상 최대 메모리 가격 상승폭 전망


이유는 명확했다.
메모리 숏티지(memory shortage)가 장기화되면서, 가격 상승 폭이 더 가팔라지고 있다는 기사 때문이었다.

TrendForce는 2026년 1분기 메모리 가격을 전면 상향 조정하며, 사상 최대 분기 상승폭을 전망했다.

  • 범용(Conventional) DRAM:
    합의 가격(Contract Price) 전망치를
    기존 +55~60%+90~95% 상승으로 대폭 상향.

  • NAND Flash:
    합의 가격 전망치를
    기존 +33~38%+55~60% 상승으로 상향.

  • PC DRAM:
    공급 부족 심화로 인해
    2026년 1분기 가격이 최소 2배(10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

  • Enterprise SSD:
    북미 CSP 수요 폭증으로
    1분기 가격 +53~58% 상승 전망.





시장 현황: “전 제품군 가격 전면 상향”


TrendForce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AI 및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 세계 메모리 수급 불균형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

제조사의 협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고, 이에 따라 TrendForce는 1분기 DRAM 및 NAND Flash 전 제품군 가격 상승폭을 전면 상향 조정했다.
특히 DRAM의 경우는 추가 상향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이다.


1. PC DRAM: “가격이 두 배로”


2025년 4분기 PC 완제품 출하량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현재 PC DRAM은 보편적인 공급 부족 상태이다.
공급량을 확보한 티어1(Tier-1) PC OEM조차 재고 수준이 떨어지고 있다.


판매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며,
2026년 1분기 PC DRAM 가격은 분기 대비 100% 이상 상승,
역사상 최고의 상승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2. Server DRAM: “역대급 공급 쟁탈전”


북미와 중국의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 및 서버 OEM 업체들은 1월까지 제조사와 **연간 DRAM 장기 공급 계약(LTA)**을 협상 중이다.

구매자들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1분기 서버 DRAM 가격은 약 90%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들은 핵심 고객사들 사이에서 공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심하는 상황이다.


3. Mobile DRAM: “전방위적 가격 인상”


전체 DRAM 시장의 수급 격차가 더 벌어지자, 스마트폰 제조사들 역시 물량 배정을 받기 위해 입찰가를 올리는 중이다.

이에 따라 LPDDR4X, LPDDR5X 합의 가격 모두
+90% 수준의 기록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미국계 스마트폰 고객사(애플 등)는 이미 작년 말 계약을 마쳤으나,
중국계 고객사들은 춘절 연휴 등의 영향으로 인해 2월 말은 되어야 실질적인 협상이 진전될 전망이다.


4. NAND Flash 및 Enterprise SSD: “생산라인 전환의 나비효과”


NAND Flash 시장은 이미 주문량이 공급 능력을 크게 초과한 상태이다.
여기에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더 높은 DRAM에 집중하기 위해 NAND 생산 라인을 DRAM으로 전환하면서, 신규 캐파는 더욱 축소되었다.

한편, 추론용(Inference) AI 응용처가 확대되면서 고성능 스토리지 수요가 예상을 웃돌고 있다.
북미 CSP들의 강력한 재고 확보 움직임으로 Enterprise SSD 주문이 폭발했고,
1분기 가격은 +53~58% 상승, 단기 최대 상승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메모리 몰빵 P/F지만, 마음은 조급하다


이미 메모리 비중을 크게 가져가는, 말 그대로 메모리 몰빵 포트폴리오를 유지해온 덕분에 이번 랠리의 수혜를 보긴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충분히 못 샀다…”
라는 생각이 계속 들며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래서 아침 일찍 회사에 출근해 대충 숫자를 두드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름의 가정 하에 몇 가지 추정치를 계산해보았는데, 정말 미친 숫자가 나왔다.



SEC의 ROIC, PER에 대한 내 계산


현재 SEC는 6%의 대출을 받아 국내 Fab을 건설하고 있다.
만약 이 메모리 숏티지가 장기화된다면,
내가 추정한 바에 따르면 ROIC는 40%에 육박하게 된다.

그런데도,
그렇게 ROIC가 뻗어 오른다 하더라도
(내 추정치가 맞는다는 전제에서)
SEC의 Foward PER은 고작 4~5배 수준밖에 안 된다.

이 숫자들을 보고, 전날 밤에 다시 고민에 빠졌다.

“첫차를 중고로 살까…
아니면 월 할부로 사면서 메모리를 더 사야 하나…”


머리가 아파질 정도로 고민만 하다가 결국 그냥 잠이 들었다.




왜 우리는 이런 급격한 상승에 적응하지 못할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우리는 이런 급격한 상승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것일까?”


돌이켜보면, 불과 얼마 전만 해도
2026년 전망을 정리하던 10월까지만 해도 SEC, SKH 내부 2026년 영업이익(OP) 전망
각각 60조원 수준에 불과했던걸로 알고있다.

그러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시작되고 나서,
11월에는 전망치가 80~90조원으로 상향 조정되었다.
12월 말에는 일제히 26년 OP 전망을 100~110조원으로 올렸다.

그리고 1월 중하순, 1분기 고정 계약 가격이 발표되자
외국계 증권사들은 OP 전망치를 150조원으로 상향했다.

여기에 2월초 엊그제 나온 발표에서는
최상단 OP 전망을 220조원 이상까지 또다시 상향 조정했다.

즉, 60조원에서 220조원까지
불과 4~5개월 만에 벌어진 OP 상향 조정이다.

무엇보다, 이제 시가총액 1,000조원을 넘어선 회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 놀랍다.


한 번 본 적 있는 그림: NVIDIA의 1Q23


사실 이런 경험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 군데 있었다.

바로 NVIDIA가 AI GPU 시대의 서막을 알린 1Q23 실적 발표 당시이다.

그때도 시장은
“이 정도의 어닝 레벨이 실제로 지속 가능한가?”
라는 의구심을 가졌고,
주가는 이익 전망 상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며 계속 뒤늦게 반영해 나갔다.

지금 우리는,
그때의 NVIDIA보다 더 강한 어닝 상향 조정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Q23 실적발표 당일에만 따라 샀어도 멀티배거
뒤돌아보면 항상 쉽다.



인텔 CEO, 젠슨 황, 그리고 메모리 숏티지의 장기화


정말로 INTEL CEO의 말처럼 2028년까지 메모리 숏티지가 장기화되고,


젠슨 황이 말했듯 앞으로 메모리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면,
지금 우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메모리 상승세에 올라타야 하는 초입 구간을 이제 막 지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젠슨 황의 발언은 다음과 같다.

“엔비디아는 메모리가 많이 필요하다.”
“엔비디아가 정말 큽니다. 제가 모르는 것도 참 많네요. 하지만 올해 우리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좋은 지적입니다. 성능을 위해서는 HBM 메모리가 필요하고, 저전력 메모리를 위해서는 LPDDR이 필요합니다. AI는 메모리를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능에는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능을 위해 많은 메모리가 필요합니다.”


기자가 질문한다.

“올해 메모리 공급 제약이 엔비디아에 문제가 될까요?”

 
젠슨 황의 답변은 이렇다.


“제 생각에 올해는 수요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전체 공급망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시다시피 공급은 매년 100%씩 성장해 왔지만, 수요는 그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우 좋은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이번엔, 진짜 차를 샀다


사실 나는

“올해엔 꼭 차를 산다.”
라고 호언장담한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하지만 주식병에 빠져, 돈이 생길 때마다 계속 주식부터 사느라 차는 매번 뒤로 밀렸다.

그러던 내가, 며칠 전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기 위해
정말 진짜, 진짜, 진짜 이번에는 차를 사겠다고 마음먹고
드디어 계약금을 넣고 왔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어차피 월 할부로 사면 되는 거였잖아? 개꿀.”

(답정너)

주식해야지.

#글을 마치며


퇴근길 지하철에서 우연히 한 친구 무리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선생님은 어디에서 출퇴근하세요?”

“저는 동작구에서 와요. 남편이 법조계에 있거든요. 호호”

“그럼 선생님은요?”

“저는 강동 쪽에서 출퇴근해요. 남편이 하이닉스에 다니거든요. 호호호호호호호호호”

지난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당장 시행되느냐 아니냐’에 따라 집값이 잡히느니 마느니를 두고 공방을 벌이는 시사토론 영상을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자체가 시장을 뒤흔들 만큼의 빅 이벤트라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앞으로는 노랑봉투법 시행,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성과급, 그리고 국내 증시 상승에 따른 막대한 유동성이 한꺼번에 부동산 시장으로 쓸려 들어올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2년 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고소득 직군, 그리고 해당 종목에 집중 투자한 큰손들이 어느 지역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매수에 나서는지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642240

서울도심 집값 상승
이거 알고도 못막습니다요..


 =끝

2026년 2월 1일 일요일

생각정리 173 (* Kevin Warsh)

지난 주말 잠시 대전에 내려가는 길에 케빈 워시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https://namu.wiki/w/%EC%BC%80%EB%B9%88%20%EC%9B%8C%EC%8B%9C


나는 케빈 워시를 **“연준을 2008년 금융위기 이전의 모습, 즉 더 작고 덜 개입적인 중앙은행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인물”**로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은 질문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2008년 이전의 연준은 어떤 통화정책 체계였으며,
2008년 금융위기와 그 이후의 극복 과정에서 연준은 어떻게 변형·팽창되었는가.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의 자서전 『21세기 통화정책』을 다시 펼쳐보았다. 금융위기 대응 과정은 주로 2부 5장부터 비교적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 행적을 따라가면서, 오늘의 연준, 그리고 케빈 워시 체제의 방향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1. 서브프라임 위기와 시스템 리스크의 전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면서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하기 시작한다. 주택가격 하락은 단순한 부동산 조정을 넘어, 이를 기초로 한 MBS·CDO 등 파생상품 시장을 거쳐 금융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 더 나아가 글로벌 금융시장 시스템 리스크로 번져 나간다.


주택·파생상품 가격 급락 → 금융기관 손실 확대 → 담보가치 하락 → 추가 매도 압력이라는 메커니즘이 겹치면서, **패닉 셀(panic sell)**이 글로벌 자산가격을 끌어내리고, 다시 가격 하락이 추가적인 패닉 셀을 부르는 자기강화적 악순환이 형성되었다.


이 시점에서 연준은 전통적 의미의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로서 개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위기의 속도와 범위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넘어서는 것이었다.


2. 대출창구의 낙인 효과와 ‘비전통적’ 최종대부자


연준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대출창구(Discount Window) 조건을 대폭 완화하고,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자 했다. 그러나 당시 은행들의 증언에 따르면

  • 연준 대출창구를 이용하는 행위 자체가

  • “재정상 문제가 있는 은행”이라는 **낙인(stigma)**으로 비칠 것을 우려하여

  • 자금이 절박한 은행조차 창구 이용을 꺼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전통적인 최종대부자 수단은 심리적·평판적 제약에 막혀 충분히 작동하지 못했다.

한편 신용경색은 금융부문에서 민간 실물부문으로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은행의 은행”에 머무는 수준을 넘어, 비금융 부문에까지 직접 개입하는 최종대부자 역할을 떠맡게 된다.

  • 민간 상업어음(Commercial Paper) 시장 지원

  • ABS(자산유동화증권) 매입 및 유동성 공급


을 통해 연준은 사실상 민간 신용시장을 직접 떠받치는 플레이어로 전환되었다. 이는 2008년 이전 연준의 역할과 비교하면 범위와 강도 면에서 질적으로 다른 단계이다.


2008 금융위기를 전후로 급증한 FED BS



3. 글로벌 달러 부족과 ‘세계의 중앙은행’ 역할


위기가 심화되면서 미국 금융회사뿐 아니라 해외 은행들 역시 달러 자금 확보에 몰리기 시작한다. 이른바 **국제 달러 부족(dollar shortage)**가 발생하자 해외 은행들은 미국 단기자금시장으로 몰려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염 조짐이 커지자 연준은 해외 중앙은행들과 대규모 통화스와프(swap line) 협정을 체결한다. 연준이 달러를 공급하고 각국 중앙은행이 이를 자국 은행에 재공급하는 구조를 통해, 연준은 사실상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최종대부자로서 기능하기 시작한다.


시스템 리스크의 전파 속도가 너무 빨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스와프 라인과 비상 유동성 공급은 최소한 더 큰 붕괴를 막는 방화벽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4. 베어스턴스, 리먼, 머니마켓 뱅크런, 지급준비금의 팽창


베어스턴스 파산에 이어 리먼 브라더스 파산이 발생하면서 시장의 공포는 극단으로 치닫는다. 이 와중에 대표적인 머니마켓 펀드였던 **리저브 프라이머리 펀드(Reserve Primary Fund)**가 리먼 채권을 상각하면서 기준가 1달러를 지키지 못하고 1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이른바 ‘브레이크 더 벅(break the buck)’ 사태가 실제로 발생한다.


이 사건은 머니마켓 펀드 전반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고, 며칠 사이에 대규모 자금 이탈이 발생하는 사실상의 뱅크런으로 이어졌다. 이에 미국 재무부는 머니마켓 펀드에 대한 임시 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하며, 기존 예금보험 범위를 넘어서는 공적 안전망으로 추가적인 뱅크런을 차단하고자 했다.


이러한 조치가 이어지는 동안 은행 지급준비금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고, 이는 이후 통화정책 운용에서 구조적 제약요인으로 남게 된다. 이때부터 연준의 대차대조표( Fed BS)는 기존 평시 수준과는 다른 새로운 레짐으로 진입한다.


5. 장기증권·MBS·국채 매입: 양적완화(QE)의 출발


각종 대출 프로그램과 통화스와프 협정 등으로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음에도 시장이 진정되지 않자, 연준은 더 나아가 대규모 장기증권 매입, 즉 **양적완화(QE)**를 도입한다.

이른바 QE1은 2008년 말 발표되어 2010년 봄까지 집행되었고, 대략 다음과 같은 구조를 갖는다.

  • 기관채(Agency Debt)·MBS(주택저당증권) 대규모 매입

  • 장기국채 추가 매입


특히 연준은

  • 모기지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을 사실상 공적 관리체제로 편입시키고,

  • 이들이 발행한 MBS를 직접 대규모 매입함으로써


미국 주택금융 시스템 전체를 연준의 자산·부채 구조 안으로 끌어들였다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들은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정부·연준의 과도한 개입을 경계하며 MBS를 매도하기 시작했고, 이 물량 상당 부분을 연준이 사실상 받아내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동시에 연준은 장기국채 매입을 통해 국채시장에도 직접 개입했다.


이때부터 미국 통화정책은 단기금리 조정 중심의 전통적 틀을 넘어, ‘대규모 자산매입(Large-Scale Asset Purchases)’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한다.


QE1



6. 제로금리·포워드 가이던스·점도표의 등장


증권 매입에 이어 연준이 취한 또 다른 축은 다음 두 가지이다.

  1. 정책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인하(ZIRP)

  2.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사전 안내) 도입


이 시기에 도입된 **점도표(dot plot)**는 FOMC 위원들이 예상하는 향후 정책금리 경로를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수단으로, 이후 연준 커뮤니케이션의 상징 같은 존재가 되었다.

연준은 민간채·국채 매입을 위해 막대한 기준통화(지급준비금)를 공급했고, 그 결과 연준 내부에서도

  • 물가상승(인플레이션)

  • 자산 인플레이션(자산버블)


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한다.


그러나 버냉키는 통화공급이 늘어나더라도 ‘시중에 돈이 실제로 돌지 않으면’ 당장의 물가·자산가격 급등은 제한적이라고 보았고, 일본의 장기 디플레이션 경험을 근거로 이러한 우려에 반론을 제기한다.

동시에 그는 장기국채·MBS 매입을 통해 장기금리를 낮추면,

  • 대출시장 활성화

  • 기업 투자 확대

  • 주택·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 확대

를 유도하여 단기 경기부양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정책의 이점을 강조했다.


7. QE1의 종료와 ‘광의의 QT’ 구상, 그리고 레포 시장


QE1은 2010년 봄을 전후해 매입이 종료되며 일단락된다. 위기의 가장 급박한 국면이 지나가자, 2009~2010년에는 곧바로 QE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버냉키 역시 QE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있었고, 어느 시점에는 비대해진 연준 보유자산을 축소하고, 필요하다면 매각까지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친다. 자산 축소 과정에서 필요한 유동성은 **은행 외 기관투자가(머니마켓 펀드 등)**로부터 단기자금을 조달해 충당하는 방안이 논의되었고, 이는 이후 레포(Repo) 시장 구조를 적극 활용·확대하는 계기와 맞물리게 된다.


다만 이 시점에서 연준이 실제로 나아간 방향은 “대규모 적극적 자산매각”이 아니라,

  • 추가적인 BS 확대는 자제하고,

  • 만기 도래 자산의 재투자 여부를 조정하면서,

  • 시간에 걸쳐 서서히 정상화를 도모하는


정도의, 일종의 ‘광의의 QT’ 구상에 가까웠다. 방향은 “줄인다”였지만, 실질 행동은 “더 이상 크게 늘리지 않는다”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8. 유럽발 위기와 QE2, 그리고 EM 자산 버블


그러나 곧 유럽발 재정·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미국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미국 경제는 다시 하방 압력을 받기 시작한다.


이에 2010년 말 연준은 '광의의 QT' 실행을 접고 **2차 자산매입(QE2)**를 재결정한다. 핵심은 다음과 같다.

  • 일정 기간 동안

  • 장기 국채를 매달 상당 규모(약 750억 달러 수준)의 속도로 매입


하는 프로그램으로, 연준의 BS는 다시 한 번 확대된다.


QE2는

  • 향후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키우고,

  • 인위적인 자산 버블 형성 위험을 높이며,

  •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글로벌 자본이 신흥국(EM)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는 계기를 제공했다.


그 결과 EM에서는

  • 통화 강세

  • 자산가격 상승

  • 은행대출 확대


가 겹치면서 EM 자산 버블 성격의 호황이 전개되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QE2



9.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만기 구조 왜곡


유럽위기는 장기화되었고, 미국 내에서는

  • 부채한도 문제를 둘러싼 입법부–행정부 갈등,

  • 금융위기 후유증을 반영한 대출기관·감독당국의 엄격한 자본규제


등이 겹치며 경기가 다시 약세를 보인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연준은 2011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만기연장 프로그램)**를 발표한다.

  • 장기 국채를 추가로 매입하는 대신

  • 단기 국채를 매각하여 재원을 마련함으로써,

  • 대차대조표 총량은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 보유 포트폴리오의 평균 만기를 장기로 늘리는 방식이다.


이 조치는 장기금리를 보다 직접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노린 것이지만, 동시에 연준이 보유한 채권의 평균 만기를 길게 만들었다. 이는 훗날 대차대조표를 줄이고자 할 때 자산을 되팔거나 상각하는 과정이 더 어려워지는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럼에도 당시에는 위기 전염을 막고 시간을 벌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논리가 우세했다.


10. QE3, 무제한 매입 약속, 긴축발작, 그리고 완만한 SOFT LANDING 시도


2012년 중반까지 유럽 경제는 여전히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그 여파가 미국으로 전염되자 연준은 다시 한 번 공격적으로 나선다.


2012년 9월 연준은 **3차 QE(QE3)**를 발표한다.

  • 우선 매월 400억 달러 규모의 MBS를 기한 없이(open-ended) 매입하겠다고 선언하고,

  • 이후 매월 450억 달러 규모의 장기 국채 매입을 추가해,

  • 결과적으로 **매월 850억 달러(400억 MBS + 450억 국채)**를 순매입하는 구조를 만든다.


공식 문구상 “특정 연도까지”라는 달력식 기한을 직접 명시한 것은 아니지만,

  • 고용·인플레이션 조건이 충족될 때까지 매입을 지속하겠다는 조건부 약속과

  • 당시 제시된 금리 포워드 가이던스를 감안하면


시장은 이를 장기간 지속되는 초완화 국면으로 받아들였다.

이때 QE3의 핵심 특징은 그것이 사실상 “무제한적(open-ended)” 성격을 띠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비판은 명확했다.

  • 이런 방식은 연준 대차대조표만 비대하게 만들 뿐이며,

  • 고용·성장에 대한 실질 기여는 제한적일 수 있고,

  • 무엇보다 출구전략(Exit)을 극도로 어렵게 만드는 유산을 후대에 남긴다는 것이다.


연준은 이러한 비판을 의식해,

  • 프로그램의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 비용이 지나치다고 판단될 경우


언제든지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 있다는 면책조항
을 포함시킨다.


이후 고용시장이 실제로 개선되기 시작하자, 버냉키는 자산매입 축소(taper)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다. 2013년 이 발언이 나오자 **미국 장기금리가 급등하고, EM 자산에서 자금이 대거 이탈하는 ‘긴축발작(taper tantrum)’**이 발생한다.

연준은 이 긴축발작을 직접 목도한 뒤, 급격한 축소·매각 시나리오에서 한발 물러서게 된다.

  • 대규모 적극적 자산매각이 아니라

  • 매입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고(taper)

  • 만기 도래·재투자 정책을 조정해

  • 시간을 두고 BS를 정점에서 천천히 내려놓는


방식의 완만한 SOFT LANDING 시도로 전략을 수정한다.


버냉키는 2013년 12월부터 월간 매입 규모를 감소시키기 시작해, 결국 2014년 10월 QE3를 종료한다. 이 과정에서 QE는 **“무제한 매입–급격한 출구”가 아니라, “긴축발작을 계기로 속도를 조절한 완만한 축소”**라는 형태로 일단락되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QE3



11. 팬데믹 시기의 QE 재가동과 연준 BS 재팽창


그러나 한 번 끝난 QE가 영원히 봉인된 것은 아니었다. 2020년 팬데믹 사태가 닥치자,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경험을 사실상 정식 매뉴얼처럼 다시 꺼내 든다.

  • 제로금리 재도입

  • 대규모 자산매입 재개

  • 각종 대출 프로그램 재가동 및 확대


을 통해 연준은 다시 한 번 대규모 유동성을 시스템에 주입한다. 그 결과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역사적 고점 수준까지 비대해졌고, 이후 정상화 과정에서 이 비대함을 어떻게, 어느 속도로 줄여 나갈 것인지가 통화정책의 핵심 난제로 부상했다.


버냉키가 참고했던 역사적 교훈은 명확하다. 대공황 시기 연준은 뱅크런 국면에서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기는커녕, 오히려 통화를 축소함으로써 최종대부자 역할에 실패했고, 그 결과 위기의 규모와 피해가 극단적으로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즉, 버냉키 시대 연준은 **“위기 시에는 무엇보다 먼저, 그리고 크게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체질이 바뀌었고, 이 틀은 팬데믹 시기까지 반복 적용되었다.


Covid19 전후


12. 케빈 워와 ‘자산매각을 통한 연준 축소’라는 메시지


이제 시선을 다시 케빈 워시로 돌려보자.

워셔는

  • 위기 당시 연준 이사로서 비상조치에는 동참했지만,

  • 이후 QE2·QE3와 비대해진 연준 BS에 대해 꾸준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인물이다.


그의 문제의식은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위기 시 QE는 불가피할 수 있으나, 그 이후 BS 정상화에 실패하면

    • 자산가격 왜곡,

    • 레버리지 확대,

    • 재정규율 약화
      를 초래한다.

  2.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금리만이 아니라 BS 규모 자체를 정책 레버로 활용해야 한다.

  3. 필요하다면 **연준이 직접 자산을 매각(outright sale)**해서 BS를 줄여야 한다.

즉, 워셔를 둘러싼 핵심 메시지는, 단순한 “QT(재투자 중단·만기 방치)”라는 완곡한 표현을 넘어,

**“연준이 들고 있는 국채·MBS를 실제 시장에 ‘매각’함으로써,
비대해진 연준의 몸집과 영향력을 구조적으로 줄이려 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만기 도래를 기다리며 자연스럽게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 국채와 MBS 등 보유자산을

  • 실제 시장에 내다 파는(outright sale) 방식을 통해


연준의 BS를 줄이겠다는, 보다 공격적이고 명시적인 연준 축소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맺음말: 새로운 파티장, 민간형 QE, 그리고 펀치볼의 자리 이동


전통적으로 연준 의장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비유가 있다.

경기가 과열되기 시작하면
파티가 무르익기 전에 펀치볼(punch bowl)을 치우는 사람이 바로 연준이다.


과거의 파티는 상대적으로 단순했다. 단기 정책금리 하나가 파티의 온도를 결정했다. 금리를 올리면 파티 열기가 식고, 금리를 내리면 다시 달아오르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한 파티장은 다르다.

  • 거대해진 연준의 대차대조표(BS),

  • 여러 차례 QE로 인위적으로 낮춰놓은 장기금리,

  • 위험자산·부동산을 떠받치는 포트폴리오 채널,

  • 정부의 막대한 적자·부채를 가능하게 만든 준(準)재정 기능


이 모두가 한데 얽혀 있는, 완전히 다른 구조의 파티장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케빈 워시는 단순히

“금리가 너무 낮아지면 펀치볼을 치우는 전통적 연준 의장”


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워셔를 이해하는 보다 적절한 비유는 다음에 가깝다.

“QE와 비대해진 연준 BS라는 새로운 파티장 한가운데서,
그 파티를 가능하게 만든 펀치볼 자체를 없애려 하는 인물”


이라는 것이다.

워셔가 상정하는 긴축은 금리만을 올리는 고전적 긴축이 아니다.

  • 연준의 자산매입을 되돌리고,

  • 보유 국채·MBS를 실제로 시장에 매각하며,

  • 그 과정에서 연준의 크기와 시장 개입 범위를 구조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논의에서 등장하는 **“QE의 주체가 연준에서 민간은행으로 이전된다”**는 평가는, 워셔 체제에서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이다.


첫째, 연준은 금리 수준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하거나 인하하면서도,
둘째, 보유한 국채·MBS를 매각해 BS를 줄이고,
셋째, 그 물량을 미국 은행·보험·자산운용사가 자기 대차대조표(레버리지)를 확장하며 떠안는 그림이다.


형식상으로는 연준 입장에서 QT·자산매각이 진행되지만, 시스템 전체로 보면 **장기금리 안정과 재정소화 기능을 민간이 대신 수행하는 “민간형 QE”**와 비슷한 구조가 된다.

이 경우 글로벌 자산시장에서는 몇 가지 변화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 연준이라는 가격에 둔감한 매수자가 사라지면서,
    장기 듀레이션에 대한 보상인 term premium이 다시 올라갈 소지가 커진다.

  • 은행과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가 국채·MBS 쪽으로 더 많이 배분되면,
    상대적으로 **EM·크레딧·주식 등 위험자산에 할당할 수 있는 위험 수용 능력(capacity)**이 줄어든다.

  • 이 조합은 결과적으로 글로벌 위험자산 밸류에이션에 조정 압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EM 환율 측면에서 보더라도, 표면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가 달러 약세·EM 통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연준 BS 축소와 민간형 QE로 인해

  • 글로벌 달러 유동성이 축소되고,

  • 스트레스 국면에서는 EM에서 자금이 먼저 빠져나가는 구조가 강화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EM 통화 약세·달러 강세 쪽으로 기울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미국채 금리는 또 다른 방향에서 재조정 압력을 받게 된다.

  • 향후 기준금리 경로에 대한 기대는 워셔–트럼프 조합 하에서 내려갈 수 있지만,

  • 연준이 떠안고 있던 듀레이션을 민간이 대신 가져가는 과정에서
    term premium이 다시 위로 올라갈 여지가 크다.


이 두 힘이 겹치면, 10년·30년 금리가 이론적으로 예상되는 것만큼 잘 내려가지 않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그림도 충분히 상정 가능하다.

정리하면, 케빈 워시를 이해하는 일은 단순히

  • “그가 매파인가, 비둘기인가”라는 이분법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보다 큰 틀에서

  • 위기 때마다 반복된 QE와 비대해진 연준 BS라는 새로운 파티장이 어떻게 해체될 것인지,

  • 그 과정에서 펀치볼은 어디까지 치워질 것인지,

  • QE의 주체가 연준에서 민간으로 이동할 때 글로벌 자산시장·EM 환율·미국채 금리가 어떤 새로운 균형점을 찾게 될 것인지


를 함께 읽어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끝


#글을 마치며


6월 지방선거 이후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코스피 5,000, 코스닥 3,000을 외쳐왔던 정치권이 앞으로 어떤 평가와 메시지를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다만 현재의 지수 수준을 두고, 이를 정치권의 어떠한 “성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한국 증시의 상승은 정치권의 특정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라기보다는,

  • OpenAI를 비롯한 글로벌 AI 기술 발전이 우연히 메모리 수요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린 점,

  • 동시에 글로벌 레짐 변화 속에서 한국의 방산·조선·원자력 산업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점


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는 편이 현실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된다. 다시 말해, 한국 증시는 운 좋게도 현재의 글로벌 사이클에서 선택받은(side beneficiary) 측면이 크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케빈 워시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한국 증시의 중장기 흐름이 크게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그의 행보가 지금까지의 발언과 시그널에서 짐작되듯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그때에도 이를 정치권의 어떤 “노력”의 결과로 해석할 것인가 하는 점에서 다소 회의적이다.


정리하면, 현재와 같은 지수 수준은 국내 정치권의 의지나 정책만으로 설명하기보다는, 글로벌 유동성·기술 패러다임·안보 레짐 변화 속에서 한국 자산이 상대적으로 간택된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생각하며, 

그 흐름이 이제 반대 방향으로 전환되기 시작하는게 아닐까 한다. 만약 하락 국면이 본격화될 경우, 특히 국내 레버리지 투자자를 중심으로 손실의 책임을 묻는 비난의 화살이 정부와 정치권으로 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본다.

=끝

2026년 1월 28일 수요일

생각정리 172 (* 모든것의 무어법칙)

예전 샘울트먼의 Moore's Law for Everything을 처음 읽었을 당시 느낌은 '그럴 수도 있겠다'정도였는데,

26년 시점에 돌아와 다시 읽어보니, '정말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겠다'로 느낌이 많이 바뀌었다.

관련된 생각을 정리해 글로남겨본다.


AI Chip은 미래의 화폐가 될 수 있는가


― 화폐의 기원, 인플레이션의 닻, 그리고 에너지로 수렴하는 패권


화폐의 역사는 단순히 결제수단의 진화가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가치의 기준을 어디에 고정(anchor)시킬 것인가에 대한 반복된 투쟁의 역사이다.


조개껍데기에서 담뱃잎, 금과 은, 불환지폐와 디지털 숫자에 이르기까지, 화폐는 언제나 같은 질문 위에서 출현해왔다.


무엇이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가.

무엇이 공급을 제한할 수 있는가.
무엇이 국가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제 그 질문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번에는 AI Chip이라는 형태로.


1. 화폐의 기원: 교환의 편의가 아니라 ‘닻’의 필요


원시적 교환경제에서 사람들은 곧 깨달았다.
물물교환은 가능하지만 확장될 수 없다.

그래서 사회는 공통된 가치척도와 교환의 매개를 필요로 했다.
초기의 화폐는 대부분 상품화폐였다.

  • 조개껍데기

  • 담뱃잎

  • 소금

  • 금과 은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1. 희소성(scarcity)

  2. 물리적 실체(physicality)

  3. 공급의 제한성(supply constraint)

  4. 정치권력이 임의로 찍어낼 수 없음


즉 화폐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가치체계를 묶어두는 **닻(anchor)**이었다.


2. 금본위제의 붕괴: 닻이 풀린 세계


20세기 이후 인류는 금본위제에서 이탈했다.
화폐는 더 이상 금이라는 물리적 제약에 묶이지 않게 되었다.

불환지폐(fiat money)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때부터 화폐는 본질적으로 달라졌다.

  • 금은 땅속에서 캐야 하지만, 

  • 지폐는 중앙은행이 결정하면 된다


즉, 화폐의 공급은 자연의 제약이 아니라
정치의 유혹에 의해 결정되기 시작했다.

밀턴 프리드먼이 경고한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화폐적 현상이다.
그리고 정부(*민주주의)는 언제나 화폐를 더 찍어낼 유혹을 가진다.


3. Covid 이후 인플레이션: 시차를 두고 나타난 화폐폭발


2019년 말 팬데믹 이후, 미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유동성을 공급했다.


트럼프 정부 시절의 재정확대와 통화팽창은
즉각적인 물가상승이 아니라 2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났다.

그리고 2022년 바이든 정부 하에서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폭발했다.

이는 프리드먼의 통찰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 화폐는 즉시 찍힌다

  • 물가는 몇 년 뒤 오른다

  • 처방은 오직 하나다: 화폐증가율의 하락

  • 부작용(실업, 침체)은 불가피하다


4. AI 시대: 생산성 폭발과 “Moore’s Law for Everything”


이제 질문은 바뀐다.


인플레이션은 화폐가 너무 빨리 늘어서 생긴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산이 화폐보다 더 빨리 증가하면 어떻게 되는가.


샘 알트먼이 말한 “모든 것의 무어의 법칙”은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한다.


AI가 노동을 대체하고
로봇이 생산을 담당하며
서비스와 재화의 비용이 급격히 하락한다면,


노동비용 기반 물가는 구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


즉,

  • 노동의 가치 하락

  • 생산비용 하락

  • 서비스 가격 하락

  • 내구재 가격 하락


AI는 디플레이션 엔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


5. 그러나 모든 것이 싸지지는 않는다: 희소한 자산만 남는다


샘 알트먼이 강조한 결론은 단순하다.


AI 시대에 가치가 남는 것은 두 가지다.

  1. AI Value Chain의 핵심 기업

  2. 공급이 고정된 토지(부동산)


AI가 대부분의 재화를 풍부하게 만들수록
희소한 자산의 프리미엄은 더 커진다.

즉 AI 시대는 역설적으로

  • 풍요의 시대

  • 동시에 자산격차의 시대


가 될 수 있다.


6. AI Chip = Dollar: 화폐의 닻이 다시 등장하는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통찰이 나온다.

프리드먼은 Money Mischief에서 말했다.

불환지폐의 문제는 닻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시 공급이 제한된 어떤 상품이
화폐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금이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무엇인가.

AI 시대의 가장 희소한 자원은 무엇인가.

샘 알트먼은 말한다.

“Compute is going to be the currency of the future.”


Compute는 AI 생산력의 원천이며
Compute의 병목은 Chip이다.


즉,

  • 노동의 가치 = AI 로봇의 가치

  • AI 로봇의 가치 = Compute의 가치

  • Compute의 가치 = Chip의 가치


따라서 AI Chip은
21세기의 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AI Chip Factory는 단순한 산업시설이 아니라
미래 패권의 조폐국(mint)이 된다.


7. 그러나 최종 닻은 Chip이 아니라 ‘에너지’일 가능성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여기서 한 단계 더 근본적인 질문이 남는다.


Chip이 정말 화폐의 닻이 될 수 있는가.


칩은 중요하지만, 칩이 대표하는 가치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칩의 가치는 결국 **컴퓨트(연산)**이고,
컴퓨트의 최종 병목은 전력과 에너지이다.


AI 시대의 현실은 다음과 같다.

  • 칩이 있어도 전력이 없으면 돌릴 수 없다

  • 데이터센터는 결국 “전기를 컴퓨트로 바꾸는 공장”이다

  • 로봇과 자율주행과 물리 AI는 모두 에너지 투입 위에서만 작동한다


즉 AI 시대의 희소성은 칩 그 자체가 아니라
칩을 가동시키는 에너지 공급능력으로 수렴한다.


또한 칩은 기술진보와 설비투자로 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에너지는 발전소, 송전망, 인허가, 지역적 제약 때문에
공급이 훨씬 더 경직적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닻의 성격은


Chip standard보다
Energy standard가 더 강할 수 있다.


미래의 화폐는 지폐가 아니라
Compute일 수 있고,

Compute의 최종 기반은
전력과 에너지일 수 있다.


8. 결론: 화폐의 역사는 다시 희소성으로 돌아간다


조개껍데기 → 금 → 불환지폐 → 디지털 숫자 → AI Chip → 에너지


화폐는 언제나
희소성과 권력의 함수였다.


그리고 AI 시대의 희소성은 더 이상 금속이 아니라

  • 반도체

  • 전력

  • 데이터센터

  • 에너지 인프라

  • 지정학적 공급망


으로 구성된다.

AI가 모든 것을 싸게 만들수록,
비싸지는 것은 오히려 더 물리적인 것들이다.


토지, 전력, 에너지, 그리고 그것을 통제하는 국가와 기업.


프리드먼은 화폐를 통해 정부를 의심했고,
샘 알트먼은 AI를 통해 노동을 의심한다.


두 사람의 교차점은 하나다.


가치는 언제나 희소한 곳에 고정된다.


그리고 그 희소성이
AI Chip을 지나
에너지로 이동하고 있다.


#글을 마치며


라떼는 말이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사업은 사이클 사업이었다.
언젠가 이 이야기도 미래 세대들에게는 옛날 얘기처럼 들릴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끝

생각정리 171 (* PCB MLB)

간밤에 눈에 띄는 뉴스를 읽고 이전에 정리해둔 Nvidia CES 2026 젠슨황 발언과 연결지어 PCB 산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본다.


애플 공급업체 코닝, AI 광섬유 부문에서 메타로부터 60억 달러를 수상하다



1. 문제의 본질: AI 인프라는 ‘연산’이 아니라 데이터 이동이 병목이다


AI 학습·추론 규모가 커질수록 진짜 병목은 GPU의 FLOPS가 아니라 데이터 이동 경로이다.

  • GPU ↔ GPU

  • GPU ↔ 메모리(HBM)

  • GPU ↔ 스토리지(SSD)

  • 랙 간 / 랙 내 서버 간 네트워킹


여기에서 발생하는 전력 소모, 지연(latency), 신호 손실이 전체 TCO와 성능을 좌우한다. 그래서 설계 목표가 다음처럼 이동하고 있다.

  • 과거: 최대 성능(FLOPS 극대화)

  • 현재·미래: 성능/전력 효율, 성능/TCO(€/W, $/token) 최적화


결국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질문은
“얼마나 많이 계산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싸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움직이느냐”**로 바뀐 것이다.


2. NVIDIA의 방향: Rubin + 케이블리스 랙 + 포트 수 증가 + 근접 스토리지


2-1. Rubin NVL72: 무(無)케이블 랙 구조 혁신


Tom’s Hardware에 따르면 Rubin NVL72는 섀시를 **‘fully cableless’**로 재설계하여, 기존 약 2시간 걸리던 설치 시간을 약 5분 수준으로 단축했다.
이 메시지의 핵심은 명확하다.

  • 랙 내부 하네스·케이블 수작업을 최소화

  • 제조·조립 리드타임과 인건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구조를 재설계


즉, 원래 케이블과 작업자가 맡던 부분을 기계적 구조 + 보드·커넥터 설계가 흡수하는 형태이다.

2-2. 스위치: CPO 기반 광 연결 확대


The Verge는 Rubin 플랫폼 구성요소로 Spectrum-X 102.4T CPO 스위치를 명시한다.
NVIDIA 공식 블로그에서도 Rubin 플랫폼의 한 축으로 **“Spectrum-X Ethernet Photonics”**를 제시한다.

이는 곧:

  • 스위치 측에서 **공동 패키징 광(CPO)**를 도입해

  • 광 인터커넥트 비중과 포트 밀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젠슨 황이 “랙 내 케이블 수는 줄이고, 대신 포트 연결 수는 늘리겠다”고 언급한 것도 이 방향과 일치한다.

2-3. 스토리지: 랙 스케일 Inference Context Memory Storage


NVIDIA 블로그에 따르면, CES 2026에서 Inference Context Memory Storage Platform(AI-native KV-cache tier)이 소개되었다. 이는:

  • 장문맥 추론을 위해

  • 컨텍스트 데이터(KV-cache)를 GPU에 더 가까운 계층에 두는 랙 스케일 스토리지 계층이다.


사용자가 정리한 것처럼, “AI SSD를 AI 데이터센터 랙 바로 옆에 배치해 동서(East–West) 트래픽을 늘린다”는 설명은,

NVIDIA가 밝힌 “컨텍스트 메모리/스토리지를 시스템에 통합해 장문맥 효율을 높인다”는 메시지와 정합적이다. (NVIDIA Blog)


결국, 연산 근처로 데이터 계층을 끌어당기고, 그 주변의 포트·네트워크 밀도를 올리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3. 그래서 ‘광(光)’이다: 전력·물리 한계의 정면 돌파


구리 기반 전기 신호(케이블·구리 트레이스)는 속도·거리·전력 사이에서 갈수록 거친 트레이드오프를 요구한다.

  • 800G → 1.6T급으로 갈수록

    • 삽입손실·반사·크로스토크 등의 SI 문제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 이를 버티기 위해 더 많은 전력·더 고급 재료·더 복잡한 설계가 필요하다.


반대로 광섬유는:

  • 동일 대역폭 기준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이고

  • 장거리·고속 전송에서 안정적이며

  • 데이터센터 전력 한계(Power Cap) 문제를 완화하는 수단이 된다.


예를 들어, Meta는 Corning과 2030년까지 최대 60억 달러 규모의 광섬유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이는 대형 AI 데이터센터가 기존 클라우드 대비 훨씬 많은 파이버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관련 내용: CNBC 기사)

핵심은, 전력·냉각·집적도 한계 때문에 광은 필연적으로 GPU·스위치·스토리지 근처까지 점점 더 침투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4. 중요한 포인트: 광이 늘어도 PCB는 ‘줄지 않는다’ — 오히려 고사양화된다


여기서 흔한 오해는 다음과 같다.

“광이 늘면 케이블·전기 신호 구간이 줄고, 결국 PCB 의존도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현실은 그 반대에 가깝다.

  1. 광+전기 혼재 구조가 장기간 유지

    • 패키지/ASIC 바로 옆까지 광이 들어오는 CPO 구조라 하더라도

    • 패키지–보드–전원–제어–클록 등은 여전히 전기 신호와 전력 분배가 필수이다.

  2. 케이블이 줄면 케이블이 하던 일을 보드·커넥터·백플레인이 떠안는다

    • 케이블 routing 대신, 고속 PCB + 보드-투-보드(orthogonal) 커넥터 + 미드플레인/백플레인 구조가 신호를 책임지는 영역이 늘어난다.

    • 이 과정에서 보드 내부 레이어 구성, 리턴패스, via·backdrill, 고급 CCL 등 설계 난이도가 상승한다.

  3. 결과적으로, 광 전환은

    • 저사양·범용 PCB에는 구조적 역풍이 될 수 있지만

    • 네트워크·스위치·백플레인 중심의 고사양 MLB에는 ‘난이도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쉽다.

즉, **“광 전환 = PCB 소멸”이 아니라, “PCB 중에서도 상단(MLB)으로 가치가 집중되는 구조 재편”**에 가깝다.


5. 스위치용 MLB에 유리하게 작동하는 메커니즘


5-A. 케이블 감소 → 보드/커넥터/백플레인 난이도 증가


랙 내부 케이블을 줄이려면 실질적인 대안은 두 가지이다.

  1. 보드-투-보드(orthogonal) 커넥터 + 미드플레인/백플레인으로

    • 원래 케이블이 담당하던 신호 경로를

    • 고속 PCB + 커넥터 스택이 흡수

  2. 모듈러 유닛(서버 트레이, GPU 트레이, 스위치 모듈 등) 간 인터커넥트를

    • 가능한 한 짧고, 규격화된 경로로 고정

이때 MLB 관점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 고속 신호 경로가 보드·커넥터 쪽으로 정형화되면서
    임피던스 제어, 레이어 스택업, 그라운드·리턴패스 설계 난이도 상승

  • 이를 위해
    → **층수 증가 + 고급 CCL 채택 + 정밀 가공(backdrill, 레이저 via 등)**이 필요

  • 케이블 BOM은 줄지만,
    → “고밀도 포트/커넥터/전원 블록”을 수용하는 MLB 단가(ASP) 상승 여지가 생김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케이블이 줄어도, 케이블이 하던 일을 MLB가 더 고사양으로 떠안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5-B. 포트 수 증가 → 스위치 보드 물량·난이도 동시 상승


포트 수 증가가 스위치에 주는 영향은 매우 직선적이다.

  • 더 많은 SerDes lane fan-out

  • 더 많은 커넥터/케이지/전원·클록 분배 회로

  • 링크 간 간섭·반사 제어를 위한 더 빡센 SI/PI 설계


이로 인해:

  • 레이어 수 증가(Ground/Reference plane, 쉴딩 목적)

  • 저손실 재료 비중 증가(고주파 손실 보정)


로 이어지고, 이는 곧 MLB ASP 상승 요인이다.
Rubin 세대에서 제시된 포트 수 증가 + CPO 도입은 스위치·인터커넥트의 고밀도·고사양화를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The Verge, NVIDIA Blog)

5-C. 800G → 1.6T 전환: 기술 난이도 상승 = 프리미엄 근거


1.6T급 전환은 “속도 2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 더 높은 SerDes 속도(예: 224G급)

  • 더 엄격한 삽입손실·반사·채널 budget

  • 유효 채널 길이 단축 요구 등


여기서 비용이 늘어나는 항목은:

  • 저손실·초저손실 CCL 채택 확대

  • 레이어 증가(신호/그라운드/쉴딩/리턴패스 구성)

  • 정밀 드릴·백드릴, via 구조 고도화

  • 테스트·검사·수율 관리 비용 증가


따라서 “800G에서 1.6T로 간다”는 사실 자체가,
고사양 PCB에 가격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있는 설계·공정상의 근거가 된다.


6. 고다층 MLB 업체와의 연결: “구조 변화 + 선제 CAPA → 이익 레버리지”


위 구조적 변화는 결국 다음의 큰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Rubin·Spectrum-X·CPO 도입 →
    스위치·인터커넥트 포트 밀도·속도(800G → 1.6T) 상승

  2. 케이블 수를 줄이고 포트 수를 늘리는 방향 →
    케이블이 맡던 일부 인터커넥트를 고사양 MLB·커넥터 스택이 흡수

  3. 결과적으로 고사양 스위치용 MLB에는
    층수 증가 + 저손실 CCL 비중 확대 + 공정 난이도 상승이 동반

  4. 이는 고다층 네트워크용 MLB 업체에
    ASP 상승 가능성과 구조적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


여기에 공급 측면까지 겹치면 레버리지가 커진다.

PCB 업계 말에 따르면, 국내 주요 고다층 MLB 업체 중 한 곳은:

  • 이미 대구 공장 CAPA를 선제적으로 증설해 두었고

  • 1.6T 등 차세대 네트워크 수요를 겨냥한 관련 기계·설비 발주를 선점해 둔 상태라고 전해진다.


즉, AI 데이터센터 내부 구조 변화(케이블리스 랙·포트 수 증가·CPO·근접 스토리지)와 설비 램프 타이밍이 맞물리면,

해당 업체 입장에서는 고사양 MLB 수요 증가 + CAPA 선제 확충 → 이익 레버리지가 실제 숫자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7. 다만, 마진까지 좋아지려면 추가로 필요한 세 가지 조건


ASP 상승이 곧바로 마진 상승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마진(영업이익률)은 대체로 세 가지 변수의 함수이다.

7-1. 가격 결정력: 프리미엄을 실제로 받아낼 수 있는가

  • 초고속 스위치/AI 네트워크 구간에서

    • 납기·신뢰성·수율 중요도가 높아지면

    • 고객이 “단순 가격만 보고 공급업체를 바꾸기 어려운 환경”이 형성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가격 경쟁이 완화되고,
MLB 업체가 난이도·납기·품질을 근거로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구간이 열려야 ASP↑가 마진↑로 전이된다.

7-2. 수율(Yield)·램프 비용: 난이도 상승이 비용 폭증으로 되돌아오지 않는가

  • 1.6T 전환 초기에는

    • 불량률, 재작업, 라인 튜닝 이슈로

    • 실제 제조원가가 상당 기간 높게 유지될 수 있다.


이 경우:

  • 초기에는 ASP↑ < 원가↑ → 마진이 오히려 눌릴 수 있고,

  • 공정·수율 안정화 이후에야 마진 레버리지가 발생하는 패턴이 많다.


따라서, 선제 CAPA·설비 확보만큼 중요한 것은
**“고난도 MLB를 안정적인 수율로 찍어낼 수 있는 내부 역량”**이다.

7-3. CPO의 양면성: “광 채택 = 무조건 플러스”는 아니다


CPO 도입이 스위치 보드에 주는 영향은 양면적이다. (The Verge, NVIDIA Blog)

  • 한쪽 면에서는

    • 프론트 패널 플러거블 트랜시버 구조가 바뀌며

    • 일부 보드 영역·부품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

  • 다른 한쪽에서는

    • 패키지 주변 전기 구간이 더 짧고 민감해져

    • 보드·패키지 주변 SI/PI 요구가 훨씬 엄격해진다.

    • 이 구간은 가공 오차 허용치가 작은 고난도 MLB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CPO는 **“MLB 수요 감소”라기보다 “MLB 역할과 가치의 재편”**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국내 고다층 MLB 업체 입장에서는, 이 재편 과정에서 **“어느 구간의 MLB를 맡고 있느냐”**가 향후 마진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8. 결론: 구조적 변화 + 선제 CAPA → 이익 레버리지 가능성은 충분


전체를 한 번에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AI 인프라는 이제 **연산(FLOPS)**보다 **데이터 이동 효율(전력·지연·손실)**이 핵심 병목이다.

  2. Rubin 세대의 케이블리스 랙·조립 시간 단축·포트 수 증가·CPO 도입·근접 스토리지 통합은,
    → 스위치·인터커넥트의 고밀도·고사양화를 의미한다. (Tom’s Hardware, The Verge, NVIDIA Blog)

  3. 이는 스위치용 MLB에
    층수 증가 + 저손실 CCL 비중 확대 + 공정 난이도 상승 → ASP 상승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4. 여기에, 국내 주요 고다층 MLB 업체가
    대구 공장 CAPA를 선제 증설하고, 관련 설비 발주를 선점해 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AI 데이터센터 내부 구조 변화 타이밍과 CAPEX 사이클이 맞물릴 경우, 이익 레버리지를 낼 여지가 크다고 볼 수 있다.

  5. 다만 실제 마진 확대는

    • (i) 고객의 가격 결정력 구조

    • (ii) 1.6T 전환 과정에서의 수율·램프 안정화 속도

    • (iii) CPO 도입 이후 “가치가 보드/패키지/모듈 중 어디로 이동하는지”
      에 의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즉, “AI 데이터센터 구조 변화 + 고난도 네트워크용 MLB + 선제 CAPA” 조합은 분명 이익 레버리지를 만들 수 있는 셋업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