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게도 내 전공은 금융이었다.
그렇다고 당시부터 주식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금융이라는 분야가 막연히 멋있어 보였다.
하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하고 보니 전공은 생각보다 내 성향과 잘 맞았다.
학부생활 내내 주식과 금융시장, 파생상품 거래에 관심이 점점 커졌기 때문에 전공 공부를 따로 시간을 내서 하거나 어렵게 느끼지는 않았다.
한때는 블랙-숄즈 모형을 기반으로 옵션과 선물의 내재가치를 계산하고,
위험 없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차익거래 기회를 찾는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보려 했다.
이를 위해 주변 친구들에게 함께 해보자며 열심히 설득했던 기억도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지켜보다 문득, 예전에 공부했던 파생상품 관련 지식을 다시 꺼내 들게 됐다.
이번 달 시장의 변동성이 왜 이렇게 커졌는지 내 나름의 관점에서 정리해보고 싶었다.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고 현물·선물·옵션시장의 괴리가 반복되는 환경이라면,
파생상품과 현·선물 차익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트레이더들은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지 않을까한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시장의 변동성을 파생상품과 차익거래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 과정에서 떠올랐던 생각들을 차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7월 코스피는 왜 유난히 크게 흔들렸을까
7월 들어 코스피의 변동성이 유난히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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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초반 4~5%씩 밀리던 지수가 오후 들어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거나,
| 2026.07.24 외국인 코스피 선물매매 요 며칠 계속 반복되는 패턴 |
| 2026.07.14 투자자별 선물 매매 |
장 마감전 선물을 급히 매수하거나, 하루 급등한 뒤 다음 거래일에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물론 글로벌 반도체 업황, AI 설비투자 전망, 중동 정세, 유가와 금리 불확실성 등이 시장 방향을 결정한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외부 뉴스만으로 국내 증시의 극단적인 장중 움직임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최근 국내 시장에는 네 가지 구조가 동시에 확대됐다.
1) 개인투자자의 2배 레버리지 ETF 투자가 빠르게 늘었다.
2) 신용대출과 증권사 신용융자를 이용한 빚투도 확대됐다.
3) 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을 끌고 가는 왝더독 현상이 강해졌다.
4) 여기에 옵션시장의 감마 헤지와 현·선물 베이시스 차익거래가 결합됐다.
이 구조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작은 충격도 현물과 선물, 옵션, ETF 시장을 거치는 과정에서 크게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2배 레버리지 ETF는 가격이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판다
2배 레버리지 ETF는 기초지수나 종목의 장기 수익률을 2배로 만들어주는 상품이 아니다.
정확하게는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삼성전자가 하루 5% 상승하면 삼성전자 2배 레버리지 ETF는 약 10% 상승하도록 설계된다.
반대로 삼성전자가 5% 하락하면 ETF는 약 10% 하락한다.
이 목표를 매일 유지하려면 ETF 운용사는 장 마감 무렵 현물과 선물 포지션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ETF 순자산도 늘어난다.
커진 순자산을 기준으로 다시 2배 노출을 맞추려면 현물이나 선물을 추가로 매수해야 한다.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반대로 현물과 선물을 추가로 매도해야 한다.
결국 레버리지 ETF는 가격이 오르면 더 사고, 가격이 내리면 더 파는 구조를 갖는다.
상승장에서는 추가 매수가 주가를 더 끌어올리고,
하락장에서는 추가 매도가 낙폭을 확대할 수 있다.
개인 자금이 소수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다
2026년 5월 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2배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출시됐다.
이후 6월 19일까지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ETF 누적 순매수는 약 8조2,000억원에 달했다.
같은 시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순자산은 약 9조1,500억원, 삼성전자 레버리지 ETF는 약 5조2,200억원까지 늘어났다.
불과 몇 주 만에 14조원이 넘는 레버리지 상품이 국내 지수 비중이 큰 두 종목에 집중된 것이다.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ETF 내 편입절대금액과 비중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게 됐다.
| ※ ETF 순자산총액 533조원 (2026-06-22) |
| ※ ETF 內 삼성전자(005930) 편입금액 61.42조원 (2026-06-22) |
| ※ ETF 內 SK하이닉스(000660) 편입금액 71.44조원 (2026-06-22) |
| ※ ETF 內 삼성전자 주식선물 편입금액 6.02조원 (2026-06-22) |
| ※ ETF 內 SK하이닉스 주식선물 편입금액 11.50조원 (2026-06-22) |
| https://www.communicationstoday.co.in/samsung-sk-hynix-and-leveraged-etfs-account-for-70-of-trading/?utm_source=chatgpt.com |
| - 7월 日 평균 거래대금은 34.84조원 중 상위 10개 종목의 거래대금은 日 평균 21.02조원으로 전체대비 60.35% |
상품 규모가 작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그러나 ETF 순자산이 수조원대로 커지면 같은 3%의 주가 변동에도 장 마감 리밸런싱 물량이 수천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AUM이 커질수록 그에 비례해서 증가하는 리벨런싱 비율 |
자본시장연구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인 리밸런싱 거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을 추가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자본시장연구원
주가가 2.9% 올랐는데 5,300억원을 더 사야 했다
레버리지 ETF의 영향을 가장 쉽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6월 19일 SK하이닉스 주가는 2.9% 상승했다.
당시 관련 레버리지 ETF는 목표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SK하이닉스 현물 약 2,600억원과 선물 약 2,700억원을 추가로 매수해야 했던 것으로 추정됐다.
현물과 선물을 합치면 약 5,300억원이다.
기업의 실적 전망이 그만큼 개선됐기 때문에 발생한 주문이 아니었다.
단지 당일 주가가 상승했고, ETF가 다음 거래일에도 2배 노출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발생한 기계적인 매수였다.
주가가 오르면 ETF 순자산이 커진다.
커진 ETF는 다시 주식과 선물을 추가로 매수한다.
추가 매수는 주가를 다시 끌어올린다.
하락장에서는 이 과정이 정확히 반대로 작동한다.
가격 변화가 새로운 주문을 만들고, 그 주문이 다시 가격을 움직이는 자기강화 구조다.
출처: 자본시장연구원
레버리지 ETF는 숏 감마와 비슷한 매매를 만든다
파생시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 중 하나가 감마다.
델타는 기초자산 가격이 움직일 때 옵션 가격이 얼마나 변하는지를 나타낸다.
감마는 기초자산 가격이 움직일 때 그 델타가 얼마나 빠르게 변하는지를 의미한다.
쉽게 표현하면 델타가 속도라면 감마는 가속도에 가깝다.
옵션을 많이 매도한 증권사나 시장조성자는 옵션에서 발생하는 가격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물이나 선물로 델타 헤지를 한다.
시장조성자가 숏 감마 상태라면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할수록 현물이나 선물을 추가로 매수해야 한다.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더 매도해야 한다.
상승할 때 사고, 하락할 때 파는 것이다.
이는 시장의 기존 방향을 확대하는 거래다.
레버리지 ETF는 옵션이 아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감마 포지션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격이 오르면 추가로 사고,
가격이 내리면 추가로 파는 리밸런싱 방식은 숏 감마 헤지와 비슷한 매매 패턴을 만든다.
7월 시장에서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과 옵션 딜러의 숏 감마 헤지가 같은 방향으로 작동했다면,
현물과 선물의 움직임은 더욱 빠르게 확대됐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내 옵션시장 전체가 당시 순숏 감마였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행사가격과 만기별 옵션 잔고, 투자자별 포지션, 델타와 감마를 모두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감마가 7월 변동성을 직접 만들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숏 감마 포지션이 많았을 경우 이미 발생한 움직임을 추가로 증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선물이 현물을 끌고 가는 왝더독 현상
원래 주식시장의 중심은 현물이다.
기업의 실적과 가치가 변하면 현물 주가가 움직이고,
선물가격이 이를 따라가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다.
그러나 선물시장의 거래 규모와 속도가 커지면 순서가 뒤집힐 수 있다.
선물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현물가격이 뒤따라가는 것이다.
이를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라고 한다.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 꼬리가 개를 흔든다는 의미다.
여기서 개는 현물시장이고
꼬리는 선물시장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수십 개 종목을 일일이 거래하는 대신 KOSPI200 선물을 이용해 시장 전체 노출을 빠르게 조정할 수 있다.
대규모 악재가 발생하면 선물을 먼저 매도한다.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빠르게 하락한다.
그러면 프로그램 차익거래가 현물 주식을 매도한다.
선물시장에서 시작된 충격이 현물시장으로 전달되는 것이다.
7월에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반복된 것도 선물과 현물 사이의 연결이 강해졌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사이드카 자체가 KOSPI200 선물가격의 급변을 기준으로 프로그램매매를 일시 정지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출처: 한국거래소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가 베이시스다
현물과 선물은 같은 기초자산을 추종하지만 가격이 완전히 같지는 않다.
선물가격에는 만기까지의 금리와 예상 배당이 반영된다.
현물가격과 선물가격의 차이를 베이시스라고 한다.
단순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베이시스 = 선물가격 - 현물가격
선물이 현물보다 이론적인 적정 수준 이상 비싸지면 베이시스가 확대된다.
반대로 선물이 지나치게 싸지면 베이시스가 축소되거나 마이너스로 내려간다.
전문투자자는 이 가격 차이를 이용해 차익거래를 한다.
선물이 비싸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물 바스켓을 매수하고, 비싸진 선물을 매도한다.
반대로 선물이 지나치게 싸면 현물을 매도하고 선물을 매수한다.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현물과 선물가격이 수렴하기 때문에,
거래비용을 제외하고도 충분한 가격 차이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엄밀하게는 이론가격과 거래비용, 배당 추정, 주식 차입비용까지 반영해야 하므로 완전히 공짜인 거래는 아니다.
그러나 특정 방향을 맞히는 투자보다 시장 위험을 훨씬 작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의 기계적인 주문이 전문투자자에게 기회를 제공한다
문제는 개인투자자의 거래까지 점점 더 기계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수가 오르면 개인은 2배 레버리지 ETF를 추격매수한다.
반대로 지수가 하락하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도에 나선다.
여기에 신용융자나 차입을 이용한 투자자는 주가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담보비율이 무너지면서 반대매매까지 당할 수 있다.
이처럼 개인의 주문은 가격 변화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반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레버리지 ETF도 마찬가지다.
ETF 운용사는 목표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장 마감에 맞춰 정해진 리밸런싱 주문을 실행해야 한다.
지수가 오르면 선물이나 현물을 추가로 매수하고, 지수가 하락하면 반대로 매도해야 한다.
결국 시장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개인과 ETF 운용사가 어떤 주문을 낼지 상당 부분 예상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오후 2시 이후에는 당일 지수 수익률이 어느 정도 결정된다.
여기에 ETF의 전일 순자산과 현물·선물 보유 비중을 대입하면 장 마감 전 리밸런싱 물량도 대략 추정할 수 있다.
신용잔고와 주요 가격대별 거래량을 함께 보면 개인의 손절매와 반대매매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구간도 가늠할 수 있다.
전문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에 나올 주문의 방향과 규모를 미리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많아지는 셈이다.
예를 들어 지수가 급등하면 개인의 레버리지 ETF 추격매수가 늘어난다.
동시에 ETF 운용사도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장 마감에 선물을 추가로 매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빠르게 오르면 베이시스가 확대된다.
그러면 전문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비싸진 선물을 매도하고 저렴한 현물을 매수하는 차익거래를 실행할 수 있다.
반대로 지수가 급락하면 개인의 손절매와 반대매매가 증가한다.
ETF 운용사도 리밸런싱을 위해 선물을 추가로 매도해야 한다.
그 결과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과도하게 낮아지면 전문투자자는 저평가된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을 매도하는 역차익거래에 나설 수 있다.
결국 개인과 ETF의 기계적인 주문이 한 방향으로 몰릴수록 현물과 선물 사이의 가격 괴리도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문투자자는 이 괴리를 이용해 차익거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런 환경은 전문투자자에게 손 안 대고 코 푸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개인과 ETF가 어느 가격대에서 어떤 방향으로 주문을 낼지 비교적 쉽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거래에는 여러 위험이 존재한다.
베이시스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고,
체결가격 차이와 현물 바스켓 추적오차도 발생할 수 있다.
배당과 차입비용, 시장 급변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따라서 차익거래 역시 항상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전문투자자가 개인보다 더 많은 정보와 다양한 거래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옵션 투자자에게도 쉬운 변동성 거래 환경이 됐을 수 있다
개인의 기계적인 주문은 현·선물 차익거래자뿐 아니라 일부 옵션 투자자에게도 유리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옵션 투자자는 단순히 지수가 오를지 내릴지만 거래하지 않는다.
시장이 얼마나 크게 움직일지, 즉 변동성 자체를 거래한다.
특히 옵션을 매수한 롱 감마 투자자는 시장이 크게 오르거나 내릴 때 선물과 현물을 반복적으로 사고팔며 변동성을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다.
가격이 오르면 일부 현물이나 선물을 매도한다.
가격이 하락하면 다시 매수한다.
이를 감마 스캘핑이라고 한다.
시장 움직임이 옵션가격에 반영된 예상 변동성보다 실제로 더 크다면,
방향을 정확히 맞히지 않아도 반복적인 헤지 거래를 통해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7월처럼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 개인의 추격매수, 손절매, 반대매매가 반복되면 장중 가격 움직임도 커진다.
어느 가격대에서 추가 매수나 강제 매도가 나올지도 평소보다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롱 감마나 변동성 매수 포지션을 보유한 전문투자자 입장에서는 개인의 기계적인 주문 흐름이 비교적 다루기 쉬운 거래 상대가 됐을 가능성이 있다.
개인투자자가 같은 방향으로 몰릴수록 옵션 전문투자자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가격 진폭을 수익으로 바꿀 수 있다.
다만 모든 옵션 투자자가 변동성 확대의 수혜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옵션을 매도해 숏 감마 상태인 투자자는 시장이 급등락할수록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옵션을 비싸게 매수했다면 실제 변동성이 커졌더라도 시간가치 감소와 높은 내재변동성 때문에 손실을 볼 수 있다.
따라서 7월 시장은 옵션 투자자 전체에게 유리했다기보다,
실제 변동성 확대에 베팅한 롱 감마·롱 변동성 전략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었다고 보는 편이 적절하다.
빚을 내 2배 ETF를 사면 실제 위험은 2배를 넘는다
2배 레버리지 ETF를 자기자금으로만 매수해도 위험은 크다.
신용대출이나 증권사 신용융자를 이용하면 실질 레버리지는 훨씬 높아진다.
예를 들어 자기자금 5,000만원과 대출 5,000만원을 합쳐 총 1억원을 2배 레버리지 ETF에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투자금은 1억원이지만 기초자산 노출은 약 2억원이다.
자기자금이 5,000만원이므로 자기자금 대비 기초자산 노출은 약 4배다.
기초자산이 10% 하락하면 ETF는 약 20% 하락한다.
1억원의 투자금은 8,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손실은 2,000만원이다.
자기자금 5,000만원을 기준으로 보면 한 번의 10% 조정으로 자산의 40%를 잃은 셈이다.
여기에 대출이자와 ETF 운용비용도 추가된다.
빚을 낸 투자자는 시장 하락을 오래 견디기 어렵다.
담보비율이 낮아지면 추가 자금을 넣어야 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손절이나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이 매도는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고, 다른 투자자의 담보비율까지 악화시킨다.
| https://v.daum.net/v/5AlkaEAiiF |
생각정리 313 (* 수급, 레버리지, 부동산 증세)
변동성이 크면 지수가 제자리여도 손실이 난다
레버리지 ETF는 방향만 맞히면 되는 상품도 아니다.
가격이 움직이는 과정이 중요하다.
지수가 첫날 10% 상승하면 100은 110이 된다.
다음 날 9.09% 하락하면 다시 100으로 돌아온다.
지수는 이틀 동안 제자리다.
그러나 2배 레버리지 ETF는 첫날 20% 상승해 120이 된다.
다음 날 18.18% 하락하면 약 98.2가 된다.
지수는 원래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레버리지 ETF 투자자는 약 1.8%의 손실을 본다.
이를 변동성 드래그라고 한다.
7월처럼 하루는 급등하고 다음 날 급락하는 시장에서는 최종적으로 지수 방향을 어느 정도 맞히더라도 수익률이 훼손될 수 있다.
빚을 내 투자했다면 여기에 이자비용까지 더해진다.
반면 롱 감마 옵션 투자자는 같은 가격 진폭을 반복적인 헤지 수익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동일한 변동성이 개인 레버리지 ETF 투자자에게는 손실 요인이 되고,
전문 옵션 투자자에게는 수익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7월의 변동성은 어떻게 증폭됐을까
7월 시장의 흐름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글로벌 악재나 호재 발생
→ 외국인과 기관이 선물로 빠르게 대응
→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먼저 급등락
→ 옵션 딜러의 감마 헤지 주문 발생
→ 현물과 선물의 베이시스 확대
→ 전문투자자의 현·선물 차익거래
→ 프로그램매매를 통한 현물 급등락
→ 2배 레버리지 ETF의 장 마감 리밸런싱
→ 개인의 추격매수·손절·반대매매
→ 롱 감마 투자자의 변동성 거래
→ 현물과 선물의 변동성 재확대
작은 외부 충격이 선물시장을 먼저 움직인다.
선물이 현물을 끌고 간다.
현물가격 변화가 레버리지 ETF의 강제 주문을 만든다.
빚투 개인은 상승할 때 추격매수하고,
하락할 때 손절하거나 반대매매를 당한다.
전문투자자는 이 주문을 예상해 베이시스 차익거래를 한다.
롱 감마 옵션 투자자는 반복되는 가격 진폭을 헤지 수익으로 전환한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개인의 주문은 더욱 예측 가능해지고,
전문투자자의 거래 기회는 늘어난다.
모든 변동성을 전문투자자의 수익으로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7월 변동성이 모두 전문투자자가 개인을 상대로 만든 결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베이시스 차익거래에는 현물 바스켓 추적오차와 거래비용이 존재한다.
선물가격이 이론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주식을 빌리는 비용과 배당 추정에도 오차가 생길 수 있다.
옵션 매수자 역시 높은 내재변동성을 지불했다면 실제 변동성이 커졌더라도 손실을 볼 수 있다.
숏 감마 투자자는 급격한 시장 움직임에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외국인과 기관도 항상 이익을 얻는 것은 아니다.
또한 7월 변동성의 출발점은 글로벌 반도체 업황,
AI 투자 전망, 지정학적 위험과 금리 변화였다.
파생상품은 새로운 방향을 독립적으로 만들기보다 이미 발생한 움직임의 속도와 크기를 확대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장 정확한 해석은 다음과 같다.
외부 충격이 시장의 방향을 만들었고,
국내 시장에 누적된 레버리지와 예측 가능한 기계적 주문이 그 움직임을 증폭했다.
전문투자자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베이시스와 변동성을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거래할 수 있었다.
결론
7월 코스피가 유난히 크게 흔들린 이유는 악재와 호재가 많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장 내부에 누적된 레버리지 구조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
개인투자자의 자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에 집중됐다.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파는 기계적인 리밸런싱을 수행한다.
옵션시장에 숏 감마 포지션이 많았다면 시장조성자 역시 상승할 때 사고,
하락할 때 파는 헤지를 해야 한다.
선물가격이 먼저 움직이면 현물과의 베이시스가 확대된다.
전문투자자는 비싼 시장을 팔고 싼 시장을 사는 현·선물 차익거래를 한다.
이 과정에서 선물의 충격이 프로그램매매를 통해 현물시장으로 전달된다.
여기에 빚투 개인의 추격매수와 손절, 반대매매가 더해졌다.
개인과 ETF의 주문은 방향과 규모를 점점 더 쉽게 예상할 수 있게 됐다.
전문 차익거래자 입장에서는 베이시스가 벌어질 시점과 장 마감에 들어올 주문을 이전보다 쉽게 계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롱 감마와 롱 변동성 전략을 운용하는 옵션 투자자 역시 반복되는 급등락과 개인의 기계적인 주문을 변동성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에게는 손실을 키우는 변동성이 전문투자자에게는 거래 기회가 된 셈이다.
결국 7월 시장에는 다음과 같은 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선물 급변 → 감마 헤지 → 베이시스 확대 → 현·선물 차익거래 → 현물 급변 →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 → 개인 추격매수·손절·반대매매 → 옵션 변동성 거래 → 변동성 재확대
외국인과 기관이 의도적으로 시장을 조작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물과 선물, 옵션을 동시에 거래하고 개인과 ETF의 기계적인 주문을 미리 계산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가 훨씬 유리한 구조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7월 코스피의 극심한 변동성은 외부 충격 위에 2배 레버리지 ETF, 가계 빚투, 파생시장의 감마, 현·선물 베이시스 차익거래, 옵션 변동성 거래가 연쇄적으로 겹쳐진 결과로 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글을 마치며
빚투 레버리지로 입은 손실을 다시 레버리지 빚투로 만회하려는 유혹이 이어지는 한,
시장의 변동성 역시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
예측 가능한 추격매수와 손절(=반대매매, 청산)이 반복될수록
개인투자자는 파생상품 전문투자자들에게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할 뿐이다.
현재의 빚투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는 포커판에서 내 패와 남은 판돈은 물론, 언제 올인하고 언제 강제로 카드를 내려놓아야 하는지까지 상대방에게 미리 알려준 채 게임하는 것과 비슷하다.
전문투자자는 개인이 어느 가격에서 추격매수하고,
어느 가격에서 손절하거나 반대매매를 당할지 대략 알고 있다.
빚투 레버리지 투자를 한 개인은 기다릴 수 없지만 상대방은 기다릴 수 있다.
포커판에 앉았는데 ho9가 누군지 모르겠다면, 이는 십중팔구 자기자신일것이라는 명언으로 글을 마무리해본다.
| 3억 날리고 또 '5배 빚투' 한다는 20대…청년들은 왜 '극단적 위험' 택하나 [숏다큐] |
뭔가 글이 깔끔하게 안써지네 -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