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3일 일요일

생각정리 349 (* 한국 도심 아파트가격 전망)




개인적으로 현 정권이 장기적으로 정치적 동력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결국 민생, 그중에서도 주거비와 부동산 정책의 성패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정리 108 (*2026년 예산안)에서 대략적으로 추정했던 서울 도심 아파트가격의 상승 경로는 이미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상단으로 이탈하고 있다.

당시에는 M2 증가와 자산가격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향후 가격을 추정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유동성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만큼 그 돈이 누구에게 집중되는지, 그리고 시장에서 실제 거래 가능한 주택의 공급과 회전율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당시 전망과 실제 시장이 어디에서, 왜,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다시 확인하고, 앞으로 서울 도심 부동산을 판단할 때 M2 외에 어떤 변수들을 추가로 봐야 하는지를 정리해 기록해본다.

M2보다 중요한 것


2025년 11월 1일, 2026년 예산안을 보면서 앞으로 한국 경제가 다시 한번 확장재정 → 유동성 증가 → 자산가격 상승의 경로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기록한 적이 있다.

당시 가장 중요하게 봤던 변수는 M2였다.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M2가 약 40% 증가하고, 서울 도심 아파트가격은 M2 대비 0.4~0.6 정도의 탄력성을 가진다고 가정해 중앙값 기준 약 +18% 정도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약 10개월이 지난 지금 다시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M2 전망은 생각보다 크게 틀리지 않았는데, 서울 도심 아파트가격 전망은 크게 빗나가기 시작했다.

왜 그랬을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당시 모델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 몇 가지를 빠뜨렸던 것 같다.


1. 2025년 11월 전망과 현재


당시 예상과 현재까지의 흐름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6년 6월 M2는 전년 동월 대비 6.0% 증가했다. 당시 생각했던 7%대 중후반보다 오히려 낮다. (한국은행)

그런데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5월 이미 전년 대비 13.47% 상승했고, 6월에는 한 달 만에 다시 2.50% 상승했다. 6월 월간 상승률은 2021년 급등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서울특별시)

즉 당시 사용했던

ΔHousing Price ≈ ε × ΔM2

라는 모델의 ε가 생각했던 것처럼 안정적인 값이 아니었다는 의미이다.

문제는 M2가 아니라 M2가 주택가격으로 전달되는 과정에 있었다.


2. 첫 번째 오류: M2를 원인변수처럼 너무 크게 봤다


당시에는 M2가 늘어나면 일정 비율이 주택가격으로 전이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이 접근 자체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M2는 경제 안에 존재하는 광의유동성의 총량을 보여주지만,

누가 그 돈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자산을 사고 싶은지

얼마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시장에 실제로 몇 채가 매물로 나오는지

는 알려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M2가 10% 증가해도 증가한 돈이 저소득층의 소비와 정기예금에 집중된다면 서울 30억원 아파트에 미치는 영향은 작다.

반대로 M2가 5%밖에 늘지 않아도 그 돈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을 대규모로 보유한 고소득 가계에 집중되고 해당 가계의 금융자산이 수억원씩 증가한다면 서울 핵심지 주택에는 훨씬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결국 내가 당시 놓쳤던 것은 Money Supply와 Money Distribution의 차이였다.


3. 두 번째 오류: 반도체 소득이 ‘평균적인 소득’이 아니었다


현재 한국 경제가 정확히 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DI는 2026년 경제성장률을 3.2%, 2027년을 2.2%로 전망하면서 성장의 핵심 원인을 글로벌 AI 투자와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서 찾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동시에 민간소비 증가율은 2026년 2.3%, 2027년 2.0%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는 점이다.

KDI가 직접 지적한 이유도 명확하다.

소득 증가가 반도체 부문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

경제 전체의 소득이 3% 늘어나는 것과, 특정 산업 종사자·주주·자산가의 소득과 금융자산이 크게 증가하는 것은 자산시장에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이번 사이클의 구조는 오히려

AI Demand
→ Memory Price·Volume
→ Samsung·SK hynix Earnings
→ Stock Price·Dividend·Bonus
→ Household Financial Wealth
→ Seoul Prime Housing

에 가깝다.

삼성전자는 2026년 약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발표했고, 3분기에만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계획하고 있다. (Samsung Global Newsroom)

따라서 이번 부동산 사이클의 유동성은 2020년처럼 은행 대출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Balance Sheet가 주식시장을 거쳐 가계의 Balance Sheet로 이동하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 점을 2025년 11월 모델에서는 거의 반영하지 못했다.


4. 세 번째 오류: Housing Stock과 매물공급을 같은 것으로 봤다


당시 모델에서 가장 크게 빠진 변수는 아마 이것일 가능성이 높다.

주택가격을 생각할 때 나는 주로 입주물량을 공급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전체 주택 숫자가 아니라 그 순간 시장에 실제로 나와 있는 매물이다.

이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Effective Sale Supply
= Housing Stock × Willingness to Sell × Turnover Rate

주택의 물리적 재고가 그대로 존재하더라도 보유자가 팔지 않고, 갈아타기가 막히고, 거래비용이 높아지면 실제 시장의 공급은 급감할 수 있다.

이 부분을 반영하면 2026년 시장이 훨씬 쉽게 설명된다.

대출규제는 분명 수요를 줄인다.

하지만 동시에

대출규제
→ 갈아타기 어려움
→ 기존주택 매도 감소
→ Turnover Rate 하락

이라는 공급 측 효과도 만든다.

따라서

수요 -30%

가 발생했더라도

거래 가능한 공급 -50%

가 발생하면 가격은 오를 수 있다.

거래량 감소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 반드시 비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5. 거래량이 줄어드는데 가격이 오르는 이유


6월 서울의 실제 움직임도 흥미롭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6월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최고점이었던 4월 대비 약 40% 감소했다.

그런데 같은 기간 토지거래허가 신청가격은 전월 대비 2.67% 상승했다.

서울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나왔던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뒤 기존 호가 중심의 거래가 이루어진 점을 이유로 설명했다. (서울특별시)

이 현상은 당시 M2 모델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과거 모델에서는 거래량이 줄어들면 대체로 수요가 약해지고 가격탄력성도 낮아질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거래량 감소
≠ 수요 소멸

일 수 있다.

오히려

Low Turnover
→ Few Listings
→ Marginal Buyer Competition
→ Higher Clearing Price

가 가능하다.

결국 부동산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전체 거래량보다 마지막 한 채를 놓고 경쟁하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상대적 힘이다.


6. 전세의 월세화도 당시에는 과소평가했다


또 하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전세이다.

과거 전세는 단순한 임대제도가 아니라 한국 주택시장의 독특한 민간 금융시스템이었다.

집주인은 큰 전세보증금을 사실상 저금리 장기자금처럼 사용할 수 있었고, 투자자는 이를 레버리지로 활용할 수 있었다.

따라서 전세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 주택가격에 하방요인이 될 수 있다.

Jeonse ↓
→ Gap Leverage ↓
→ Investment Demand ↓

이 경로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반대쪽도 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6월 월세 거래비중은 이미 **54.1%**로 전세의 45.9%를 넘어섰고, 5월 전세 실거래가격도 전월 대비 1.04% 상승했다. (서울특별시)

전세가 줄어들면서 월세가 계속 상승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기자본을 가진 실수요자의 계산은 달라질 수 있다.

Rent Cost ↑
→ Rent vs Buy Threshold ↓
→ Buying Preference ↑

즉 전세 감소는 투자수요에는 부정적이면서도, 동시에 높은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실수요자의 매수 전환을 자극할 수 있다.

지역별로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7. 세제와 대출규제는 ‘가격대’를 만든다


당시에는 서울 부동산을 하나의 시장으로 봤다.

지금은 이것도 잘못된 접근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는

15억원 이하 → 최대 6억원

15억~25억원 →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 → 최대 2억원

으로 크게 나뉜다. (금융위원회)

여기에 2026년 세제개편에서는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확대해 시가 약 20억원 이하를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20억~30억원 구간의 부담은 낮추는 반면 40억~50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부담은 확대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따라서 향후 서울은 하나의 Housing Market이 아니라

15억원 이하 Leveraged Market

20억~25억원 Upper-Middle Equity Market

25억원 이상 Cash-heavy Market

50억원 이상 UHNW Scarcity Market

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억~25억원 구간은

**세 부담 상대적 우위

  • 4억원 주담대

  • 핵심지 진입 가능가격**

이 동시에 만나는 독특한 구간이다.

반대로 가격이 25억원을 넘어가는 순간 대출한도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이 구간에서는

Price Rise
→ Mortgage Cliff
→ Demand Resistance

가 발생한다.

앞으로 특정 단지들이 24억~25억원 부근에서 호가와 거래가 집중되는 Bunching Effect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8. 2027년에는 여기에 재정까지 한 단계 더 커진다


2026년 재정확대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정부는 현재 2027년 예산을 800조원+α 규모로 편성하는 방향을 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단독] 내년 820조 ‘수퍼 예산’…역대최대 90조 늘려 민생·미래 투자


동시에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청년·성장동력·지방·교육·인재 분야에 투자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국무조정실)

정부, '100조+α' 미래대응기금 신설… 반도체 세수 증가분 투입

따라서 반도체 호황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두 경로를 동시에 가진다.

첫 번째는

Memory Earnings
→ Corporate Cash
→ Dividend·Buyback
→ Household Wealth

이다.

두 번째는

Memory Earnings
→ Corporate Tax
→ Government Revenue
→ Fiscal Spending
→ Domestic Nominal Income

이다.

다만 이것을 단순히 “정부가 돈을 풀기 때문에 M2가 폭증한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한국은행은 이미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했다.

성장세 강화, 목표를 웃도는 물가, 금융안정 위험을 이유로 든 결정이다. (한국은행)

결국 2027년은

Fiscal Accelerator

Monetary Brake

가 동시에 작동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9. M2 전망 자체는 오히려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 다시 추정해도 2030년까지의 M2 총량 전망은 2025년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개인적인 중앙가정은 다음과 같다.



2025년 말에서 2030년까지 누적 약 **+37%**이다.

2025년 11월 당시 전망했던 **+39.5%**와 사실 거의 차이가 없다.

이 숫자가 오히려 중요한 힌트를 준다.

M2 전망이 틀려서 서울 아파트 전망이 틀어진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M2는 비슷하게 증가했는데 부동산가격은 예상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

그렇다면 틀린 것은 M2가 아니라 Housing Transmission Function이다.


10. 새로운 모델: M2보다 유효수요와 유효공급


앞으로는 서울 도심 주택가격을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편이 더 적절해 보인다.

Effective Demand

= Liquidity
× Household Equity
× Credit Availability
× Buying Urgency

반면

Effective Supply

= Housing Stock
× Willingness to Sell
× Turnover Rate

그리고 가격압력은 결국

Price Pressure
∝ Effective Demand / Effective Supply

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이 모델에서는 M2가 늘어나도 매물이 동시에 크게 늘어나면 가격반응은 약하다.

반대로 M2 증가율이 높지 않아도

주식 Wealth 증가

대출 가능한 특정 가격대로 수요 집중

전월세 상승에 따른 매수 압력

매물 회전율 감소

가 동시에 발생하면 서울 핵심지 가격은 훨씬 빠르게 오를 수 있다.

2026년은 정확히 후자의 사례에 가까워 보인다.


11. 서울 도심 아파트 전망도 다시 수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2025년 당시의

2030년 서울 도심 +18%

전망은 폐기하는 것이 맞다.

현재 중앙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2025년 말 가격을 100으로 두면,



중앙값 기준 2025년 말 대비 2030년 누적 상승률은 약 **+51%**이다.

시나리오별로는 대략

  • Low:+25~30%

  • Central:+50%

  • High:+70~75%

정도의 범위를 생각하고 있다.

이는 통계적 회귀모델의 결과가 아니라 현재의 메모리 업황, 재정, 대출규제, 세제, 주택 회전율을 반영한 조건부 시나리오이다.

특히 2027~2028년에는 서울 도심의 20억~25억원대 실거주 선호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가장 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12. 정리: 당시 놓친 것은 돈의 양이 아니라 시장의 구조였다


2025년 11월에는 이렇게 생각했다.

Expansionary Fiscal Policy
→ M2 ↑
→ CPI 약 2%
→ Housing Price 완만한 상승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보다 정확한 구조는

AI Demand
→ Memory Earnings
→ Shareholder Wealth

동시에

Memory Earnings
→ Tax Revenue
→ Fiscal Spending

그리고 주택시장 내부에서는

**Mortgage Regulation

  • Tax Regime

  • Jeonse-to-Monthly-Rent

  • Turnover Decline
    → Effective Supply ↓**

가 동시에 작동한다.

결국

Broad Liquidity

보다

Who Has the Money

그리고

How Many Homes Are Actually For Sale

가 훨씬 중요했다.

2025년 당시 M2 전망이 완전히 틀렸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 추정해도 2030년까지 M2 누적 증가율은 당시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틀렸던 부분은 그 M2가 서울 도심 아파트가격으로 전달되는 탄력성을 너무 단순하고 안정적인 값으로 생각했다는 점이다.

앞으로의 서울 부동산을 볼 때는 M2 하나보다

반도체 Earnings·주주환원

가계 금융자산

가격대별 대출한도

전세·월세 구조

매물 회전율

정비사업 이주와 입주

한국은행의 반응

을 함께 봐야 할 것 같다.

결국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단순하다.

돈이 얼마나 풀리는지만으로는 자산가격을 설명할 수 없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돈이 누구에게 가는가, 그리고 그 사람이 사고 싶은 자산이 실제 시장에 몇 개나 나와 있는가

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현재의 한국은 공교롭게도

반도체를 통해 금융자산을 가진 계층의 구매력은 커지는 동시에, 여러 부동산 규제를 통해 서울 핵심지의 거래 가능한 공급은 줄어들 수 있는 구조

로 움직이고 있다.

이 두 힘이 동시에 이어진다면 2025년 당시 생각했던 것보다 서울 도심 아파트가격의 M2 대비 탄력성이 훨씬 높은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https://t.me/jump0000 
해당 텔레그램 개인채널 과거 실선 그래프에서 개인적인 *점선 전망치를 덧붙임


체감상 이미 서울 중위 아파트평균 매매 가격은 이미 한 4~5억원 오른거 같은데 왜 2.6억원밖에 안올랐다고 하지?

kb부동산 통계치는 항상 뭔가 이상함..

=끝

2026.08.24 업데이트

생각정리 348 (* Power is the Inner Loop)

최근 산업재를 다시 훑어보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갔던 영역은 정유였다.

생각정리 289 (* 양극화, 쏠림, 산업재)

아이디어는 단순했다. 앞으로도 Oil Over-supply가 지속되고 중동산 원유 OSP가 낮은 수준에 머문다면, 한국 정유사들은 높은 정제마진과 막대한 FCF를 확보하고 그 상당 부분을 주주환원으로 돌려줄 수 있다는 논리였다.

다만 나는 그 대전제인 “Oil이 앞으로도 장기간 구조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머물 것인가”에 대해서는 점점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었다.

시장은 지정학적 문제가 완화되면 다시 Oil Over-supply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국가 단위로 확대되는 AI CAPEX 경쟁을 보면 조금 다른 그림도 가능해 보인다. AI Data Center와 반도체 Fab, 발전설비와 송전망을 동시에 확장하려면 막대한 전력·에너지·원자재가 필요하며, 특히 전력이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는 Gas와 Oil을 포함한 기존 화석에너지의 역할 역시 생각보다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각국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누적되는 장기적인 흐름까지 더해진다. 더 많은 부채와 유동성이 필요해질수록 화폐의 상대가치는 낮아지고, 반대로 공급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운 에너지와 실물자산에는 가치가 다시 집중될 수 있다.

생각정리 347 (* AI Fiscal Race, Public Debt)

결국 내가 보는 장기적인 방향은 비교적 단순하다.

AI CAPEX 확대 → 전력·에너지·원자재 수요 증가
재정적자·부채 증가 → 화폐가치 희석 → 실물자산의 상대가치 상승

이 두 흐름이 동시에 진행된다면, 원자재의 중심에 있는 Oil 역시 장기간 구조적인 하락압력에만 놓여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최근 NVIDIA와 Peter Thiel의 Capital Allocation이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NVIDIA는 GPU에서 벌어들인 자본을 점점 Power·Land·Energy Infrastructure에 직접 투입하고 있고, Peter Thiel의 공개 포트폴리오 역시 전력·Utility·Nuclear·Oil Resource 쪽으로 눈에 띄게 이동하고 있다.

둘의 투자목적이 동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AI 시대의 가장 앞단에 있는 자본들이 동시에 Digital Layer 아래의 Physical Energy Layer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꽤 흥미롭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력 부족 자체를 다시 설명하기보다, 최근 NVIDIA와 Peter Thiel의 실제 Capital Allocation을 통해 왜 돈이 점점 AI Stack의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는지를 한번 생각해보려 한다.


Power Is the Inner Loop


앞선 글에서는 AI 산업에서 희소성의 중심이 점차 Software와 Compute를 지나 Power, Grid Connection, Energized Land, 결국 Time-to-Power로 내려갈 가능성을 길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전력이 왜 부족한지,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많은 전기를 사용하는지 같은 이야기를 다시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

대신 최근 나타나는 자본의 실제 움직임을 조금 더 살펴보려 한다.

최근 NVIDIA는 아예 전력이 연결될 땅을 만드는 회사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했고, Peter Thiel의 공개 포트폴리오는 놀라울 정도로 전력과 에너지 자산으로 재편됐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Elon Musk는 최근 AI 산업을 First Principles의 관점에서 가장 아래까지 분해했을 때 결국 부딪히는 근본적인 제약이 무엇인지 상당히 명확하게 이야기했다.

Electricity.

서로 다른 세 사람이 전혀 다른 위치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최근에는 묘하게 같은 곳을 가리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급증하는 전력수요


NVIDIA가 이번에는 ‘전력이 붙어 있는 땅’을 샀다


최근 NVIDIA는 Cloverleaf Infrastructure에 소수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WSJ는 앞서 수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Cloverleaf는 발전소도 아니고 데이터센터 운영회사도 아니다.

https://www.wsj.com/business/deals/nvidia-in-talks-to-invest-in-data-center-power-developer-cloverleaf-infrastructure-ff94c556

전력회사·에너지 사업자와 협의해 Grid Interconnection과 전력공급 가능성을 미리 확보하고, 향후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수 있는 Powered Land를 개발하는 회사에 가깝다. NVIDIA와 Cloverleaf는 8월 21일 실제 투자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The Wall Street Journal)

2024년 설립된 Cloverleaf는 이미 북미에서 7GW가 넘는 프로젝트를 데이터센터 개발사에 공급했고 10GW 이상의 추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는 NVIDIA의 DSX 플랫폼까지 적용해 부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Power·Cooling·Compute Infrastructure를 함께 최적화할 계획이다. (Investing.com)

나는 오히려 이 점이 앞서 있었던 NVIDIA의 다른 Infrastructure 투자보다 더 재미있다.

Cloverleaf가 판매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전기도 아니고 데이터센터도 아니다.

“앞으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은 장소와 시간”을 선점하고 상품화하는 사업이다.

즉 NVIDIA가 이제 GPU가 들어갈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 그 데이터센터가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시점부터 미래 Compute Capacity가 태어날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하기 시작한 셈이다.

GPU 공급업체가 전력회사의 Interconnection과 부지 개발 단계까지 직접 자본을 넣어야 할 정도라면, AI Infrastructure에서 무엇이 점점 중요한 Constraint가 되고 있는지를 굳이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NVIDIA 입장에서는 GPU 한 개를 더 판매하는 것만큼이나,

3년 뒤 자사 GPU 수십만 개를 실제로 꽂아 전원을 켤 수 있는 1GW를 오늘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다.

최근 NVIDIA가 Apollo·BlackRock·Blackstone·Brookfield·Goldman Sachs·KKR 등과 함께 장기적으로 $500bn 이상의 외부자본을 AI Compute Infrastructure로 끌어들이는 금융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NVIDIA Newsroom)

Jensen Huang이 말하듯 이제 AI Factory 자체를 하나의 생산적 Infrastructure Asset으로 금융상품화하려는 단계까지 온 것이다.


First Principles로 내려가면 무엇이 남을까


여기서 최근 Elon Musk의 인터뷰를 함께 보면 상당히 흥미롭다.

Musk가 오랫동안 강조해 온 사고방식 중 하나가 First Principles Thinking이다.

남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과거에 산업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그대로 연장하는 대신 문제를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까지 내려간 뒤 거기서부터 다시 사고하는 방식이다.

AI 산업 역시 같은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보통 AI를 생각하면 먼저 Model을 떠올린다.

Model을 만들려면 Compute가 필요하고,

Compute를 만들려면 GPU가 필요하다.

GPU에는 HBM과 Advanced Packaging, Networking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한 단계씩 계속 아래로 내려가면 결국 모든 Hardware는 한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원이 켜져야 한다.

전력 없이 GPU는 계산하지 못하고, 냉각이 없으면 그 전력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도 없다.

그래서 First Principles로 AI를 끝까지 분해하면 결국 아주 단순한 물리 문제로 돌아간다.

Energy → Compute → Intelligence

이다.


Musk가 말한 AI의 ‘Innermost Loop’


2026년 1월 공개된 Peter Diamandis의 Moonshots 인터뷰에서 이 문제가 상당히 직접적으로 등장했다.

Diamandis는 Musk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인

“Physics is the law. Everything else is a recommendation.”

을 언급하며 AI·Energy·Space가 빠르게 확장될 때 가장 근본적인 Bottleneck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Musk의 대답은 길지 않았다.

“Electricity generation is the limiting factor.”

Diamandis가 이를 “The innermost loop”라고 표현하자 Musk도 동의했다. 그는 사람들이 새로운 전력을 실제로 Online 상태로 만드는 어려움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전만 하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전기를 만들고, Transformer를 통해 컴퓨터가 사용할 수 있는 전압으로 변환하고, 다시 그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냉각해야 한다.

그래서 Musk는 적어도 당분간 AI의 제한요인은 결국 Electricity Generation과 Cooling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인터뷰는 2025년 12월 22일 녹화돼 2026년 1월 공개됐다. (YouTube)

나는 이 대목이 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력이 중요하다는 주장은 이미 너무 흔하다.

하지만 Musk의 관점은 단순히

“AI 데이터센터가 전기를 많이 먹는다.”

가 아니다.

문제를 가장 근본적인 물리적 Input까지 내려가 보면, AI 산업 전체의 성장속도는 결국 가장 느리게 증가하는 Input의 속도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Bottleneck Function이다.

아무리 Model Algorithm이 발전하고,

TSMC가 더 많은 Wafer를 생산하고,

NVIDIA가 더 많은 GPU를 만들어도,

마지막에 꽂을 전력이 없다면 Compute Capacity는 Revenue Capacity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AI의 실제 생산량은 궁극적으로

Model Capability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Physical Input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그리고 7개월 뒤 Musk는 더 명확하게 말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것이 일회성 발언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6년 1월 Davos에서 Larry Fink가 AI 확장을 위해 Compute·Chip·Fab·Power 중 무엇이 가장 큰 병목인지를 묻자 Musk는 다시 이렇게 말했다.

“The limiting factor for AI deployment is fundamentally electrical power.”

AI Chip 생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반면 새로운 전력이 Online으로 들어오는 속도는 훨씬 느리기 때문에, 머지않아 생산한 AI Chip을 모두 켤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World Economic Forum)


그리고 2026년 7월 The Economist와의 인터뷰에서는 한 단계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Musk는 Digital Intelligence의 경쟁력을 결국

얼마나 많은 AI Compute를 가지고 있는가
→ 얼마나 많은 AI Chip을 가지고 있는가
→ 그리고 얼마나 많은 Electricity를 가지고 있는가

라는 구조로 설명했다.

그런데 현재 중국 외 지역에서는 오히려 Power와 Cooling의 제약이 AI Chip보다 조금 더 심하다고 평가했다.

“The constraint right now, I think, is actually slightly more on power and cooling than it is on AI chips.”

반대로 중국에서는 막대한 전력 증설이 가능하지만 최첨단 반도체 접근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Chip이 병목이다.

즉 Musk가 보는 AI 패권 역시 단순한 반도체 경쟁이 아니다.

AI의 생산량은 어느 나라가 현재 가장 부족한 Limiting Factor를 얼마나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Elon Musk Archive)

이것이 First Principles 사고와 연결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표면적으로 보면 AI 경쟁은 OpenAI와 Anthropic, NVIDIA와 TPU, CUDA와 ASIC의 경쟁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단계씩 밑으로 내려가면 경쟁의 모습이 달라진다.

Intelligence
→ Compute
→ Silicon
→ Data Center
→ Cooling
→ Electricity

결국 가장 아래에 있는 자원이 충분하지 않다면 그 위의 모든 Capacity가 제약받는다.

NVIDIA가 Cloverleaf 같은 Powered Land 개발사에 직접 투자하기 시작한 것도 이 관점에서 보면 별로 이상하지 않다.

First Principles로 발견한 Constraint를 자본이 직접 해결하기 시작한 것에 가깝다.


그런데 Peter Thiel의 포트폴리오는 더 노골적이다


마침 비슷한 시기에 훨씬 흥미로운 공시가 하나 나왔다.

Peter Thiel이 운용하는 Thiel Macro가 2026년 6월 말 기준 보유한 미국 상장주식 포트폴리오는 총 $418.7mn이었다.

그런데 8개 종목을 뜯어보면 구성이 상당히 특이하다.

https://www.instagram.com/p/DcP2shOjjza/

가장 큰 종목은 Amazon으로 $118.0mn, 28.2%다.

급증하는 aws 수주잔고
QualTrim

급증하는 GCP
Qualtrim

그다음은 아르헨티나 Vaca Muerta의 Vista Energy가 $75.9mn, 18.1%, Vistra가 $59.1mn, 14.1%다.

이어 American Electric Power 10.1%, DTE Energy 9.6%, FirstEnergy 9.5%, CMS Energy 9.4%, X-Energy 0.9%가 들어가 있다. (HedgeCo)

계산해보면 Amazon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전력·에너지 관련 기업이 공개 13F 포트폴리오의 약 71.8%**를 차지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 안에서도 한 종류의 에너지에 베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발전자산을 보유한 Vistra가 있고,

송배전망과 규제자산을 가진 AEP·DTE·FirstEnergy·CMS가 있으며,

미래 발전원인 X-Energy가 있고,

그 바깥에는 Vaca Muerta라는 거대한 탄화수소 자원을 보유한 Vista Energy까지 있다.

그러니 이것을 단순히

“AI 때문에 전력회사 주식을 샀다.”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오히려 너무 좁은 해석일 수 있다.

포트폴리오 전체를 보면 훨씬 넓은 Energy Scarcity와 Physical Asset에 대한 베팅처럼 보인다.

물론 13F만으로 Thiel의 의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13F는 미국 상장 Long Position만 보여줄 뿐 현금·사모투자·Short Position과 상당수 파생상품은 나타내지 않는다.

그럼에도 공개된 상장주식 포트폴리오 자체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한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은 꽤 흥미롭다. (HedgeCo)


더 흥미로운 것은 1년 전 포트폴리오와의 차이다


사실 Thiel이 Vistra를 처음 산 것도 아니다.

2026.08.07 Vistra Corp.

2025년 1분기 Thiel Macro는 NVIDIA $38.8mn과 Vistra $24.5mn을 동시에 보유했다. 당시 Vistra 보유량은 208,747주였다.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

2025년 2분기에는 공개 포트폴리오가 사실상 Tesla·NVIDIA·Vistra 세 종목 중심으로 압축됐고 NVIDIA가 약 40%, Vistra가 약 19%를 차지했다. (미국 증권 거래 위원회)

반면 2026년 2분기에 다시 나타난 공개 포트폴리오에서는 NVIDIA가 사라지고,

Amazon + Vista Energy + Vistra + Utilities + Nuclear

라는 훨씬 넓은 구조가 만들어졌다. (13F Hub)

물론 이를 두고 Thiel이

“GPU 시대가 끝났으니 전력을 사자.”

고 판단했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다.

하지만 Exposure가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보는 것 자체는 재미있다.

2025년에는

NVIDIA + Vistra

라는 형태로 Compute + Power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면,

2026년에는

Amazon + Vistra + Utilities + Nuclear + Vista Energy

라는 AI Demand + Energy Infrastructure + Physical Resource에 훨씬 가까운 형태가 됐다.

적어도 공개 포트폴리오에서 확인되는 자산의 무게중심은 Silicon 자체에서 이를 현실 세계에서 작동시키는 Energy System 쪽으로 크게 내려왔다.




Vistra와 Vista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희소자산이다


여기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것은 Vistra와 Vista Energy를 동시에 보유했다는 점이다.

2026.08.07 Vista Energy


이름은 비슷하지만 두 회사는 전혀 다른 사업을 한다.

그리고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함께 보는 것이 재미있다.

Vistra — 이미 연결되어 있는 Electron


Vistra에 대한 Thesis는 비교적 이해하기 쉽다.

AI 시대에 신규 발전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가치 있는 것은 경우에 따라 이미 존재하고 이미 Grid에 연결되어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발전 Capacity다.

AI 기업에게 2032년에 받을 수 있는 1GW와 2027~2028년에 사용할 수 있는 1GW는 동일한 자산이 아니다.

앞선 글에서 계속 이야기했던 Time-to-Power가 바로 이 차이다.

Vistra가 보유한 기존 발전자산의 흥미로운 점도 여기에 있다.

건설해야 할 발전소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발전설비이며, AI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장기계약을 체결해 비교적 빠르게 Monetization할 수 있다.

결국 Vistra가 보유한 핵심 자산은 단순한 MW가 아니라

Grid-connected MW + Availability + Time

이다.

Musk가 말한

“AI Chip은 있는데 전원을 켤 수 없다.”

는 문제가 현실화될수록 이미 연결된 Electron의 Option Value는 커질 수밖에 없다.


Vista Energy — 땅속에 이미 존재하는 Molecule


Vista Energy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Vista는 AI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다.

그러니 Vista까지 억지로 AI 수혜주로 묶는 것은 맞지 않는다.

하지만 Thiel의 투자 전체를 조금 더 넓은 Physical Scarcity라는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Vista의 위치가 재미있어진다.

Vista가 보유한 것은 Vaca Muerta라는 대규모 저원가 Energy Resource다.

전력 Grid처럼 이것 역시 Software처럼 새로 복사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

이미 지질학적으로 존재하는 Resource를 확보하고,

Infrastructure를 설치하고,

생산해,

Pipeline으로 운반한 뒤

세계시장에 판매해야 한다.

따라서 Vista의 가치창출 경로는 AI 데이터센터와 직접 연결되기보다

Underground Resource
→ Infrastructure Unlock
→ Export Capacity
→ Production Growth
→ Hard Currency Revenue
→ FCF

에 가깝다.

Vistra가 이미 Grid에 연결된 Electron을 가지고 있다면,

Vista는 이미 땅속에 존재하는 저원가 Molecule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두 자산의 현금흐름 Driver는 다르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쉽게 복제할 수 없는 Physical Asset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6.08 Vista energy


2026.08 Vista energy


2026.08 Vista energy



그래서 Musk, NVIDIA 그리고 Thiel을 같이 보는 것이 재미있다


이 셋이 동일한 투자 Thesis를 공유한다고 말할 생각은 없다.

Elon Musk는 자신이 실제 AI Factory를 건설하는 Operator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NVIDIA는 GPU를 더 많이 판매해야 하는 AI Infrastructure 공급자의 입장에서 움직인다.

Peter Thiel은 공개된 13F에서 에너지와 전력자산에 상당한 Capital을 Allocation하고 있다.

그런데 세 방향을 이어 보면 묘하게 같은 곳에서 만난다.

Musk는 First Principles로 AI를 가장 아래까지 내려가 Electricity Generation을 Innermost Loop라고 부른다.

NVIDIA는 실제로 그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Powered Land와 Energy Infrastructure에 직접 자본을 집어넣는다.

Thiel의 공개 포트폴리오는 Amazon이라는 거대한 Compute 수요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Power Generation·Utility·Grid·Nuclear·Oil Resource에 놓여 있다.

즉,

First Principles → Physical Constraint → Capital Allocation

이 순서로 연결해 볼 수 있다.

그래서 최근 NVIDIA의 Cloverleaf 투자를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전력이 부족하다”는 사실 자체보다 자본이 그 사실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다는 점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산업의 진짜 Bottleneck이 어디에 있는지는 사람들이 무엇을 이야기하는가보다 결국 가장 영리한 자본이 어디에 미리 자리 잡는가를 보는 편이 빠를 수도 있다.


결국 AI도 물리법칙을 벗어날 수 없다


AI는 역사상 가장 Digital한 기술 중 하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규모가 커질수록 가장 Physical한 산업이 되어간다.

Model의 Parameter와 Token은 Digital이지만,

그것을 계산하는 Chip은 물리적이고,

그 Chip을 담는 Data Center도 물리적이며,

그 Data Center를 냉각하고 움직이는 전력 역시 물리적이다.

Software는 몇 개월 만에 수십 배 확장할 수 있다.

AI Chip 생산도 막대한 CAPEX를 통해 상당히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발전소·송전망·변전소·Gas Pipeline·Grid Connection·Powered Land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모든 산업을 First Principles까지 내려가면 마지막에는 물질과 에너지, 그리고 시간이 남는다.

아마 Musk가 전력을 AI의 가장 근본적인 Bottleneck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AI의 성능이 아무리 빠르게 발전하더라도 전력망의 건설속도까지 Moore's Law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앞으로 AI의 성장속도와 Physical Infrastructure의 성장속도 사이의 괴리가 커진다면,

그 차이에서 가장 큰 Scarcity Rent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NVIDIA가 GPU 판매로 벌어들인 현금을 다시 Power와 Land에 집어넣고,

Peter Thiel의 공개 포트폴리오에서 70%가 넘는 자본이 Energy와 Power Asset에 위치하고,

정작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AI Compute를 증설하고 있는 Elon Musk가 AI의 근본적인 제약은 Electricity라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면, 적어도 한 번쯤은 이들의 행동을 같이 놓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Power is the inner loop.


=끝

2026년 8월 21일 금요일

생각정리 347 (* AI Fiscal Race, Public Debt)

내 나름대로 최근의 흐름을 연결해 정리한 매크로 생각을 기록해본다.

r은 세계화되고, g는 AI 인프라를 따라간다


최근 다시 매크로 이슈가 부각되면서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다.  

미국채를 시작으로 일본과 유럽의 장기 국채금리가 동시에 고점권으로 올라서자, 높은 금리가 AI CAPEX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https://tradingeconomics.com/united-states/30-year-bond-yield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지금의 장기금리 상승은 단순히 AI 투자 사이클이 끝날 것인지를 판단하는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왜 각국이 높은 자본비용을 감수하면서도 AI CAPEX 경쟁에서 물러서기 어려운지, 그 정당성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주제에 가깝다.

무엇보다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은, 현재의 Public Debt 증가가 더 이상 일반적인 경기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에는 경기침체기에 재정지출이 늘어나더라도 이후 경기가 회복되면 지출을 줄이고 재정수지를 정상화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주요국이 부담하는 지출은 경기가 좋아진다고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비용이 아니다.

Welfare and Aging

Defense

Energy Security

Strategic Autonomy

Climate and Grid Investment

그리고 이미 누적된 부채에서 발생하는 Interest Expense까지 대부분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지출이다.

평화의 배당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불안은 각국에 더 많은 국방비와 에너지 안보 투자를 요구한다. 고령화는 연금과 의료비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기존 부채에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이자비용 자체가 다시 재정적자를 확대한다.

IMF의 2026년 Fiscal Monitor에 따르면 전 세계 Public Debt는 2025년 GDP의 약 **94%에서 2029년 약 100%**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서는 Pension, Healthcare, Climate, Defense와 관련된 추가 재정지출이 매년 GDP의 약 **5.75%**에 이를 수 있으며, 이러한 지출 부담은 2050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정부가 일부 재량지출을 줄인다고 해도 Public Debt의 구조적인 증가 방향 자체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이제 문제는 경기가 회복되면 부채도 다시 줄어드는지가 아니다.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는 부채와 이자비용을 어떤 성장으로 감당할 것인가에 가깝다.

생각정리 27 (*No Free meal)
생각정리 30 (*US Debt)
생각정리 36 (*Germany)
생각정리 34 (*대한민국 QE)
생각정리 76 (* 모피아)
생각정리 117 (* 생산성 전환)


요약 :

Global Public deStructural Debt ↑

→ Global Duration Supply ↑
r
→ Fiscal Adjustment Politically Constrained
g가 유일한 완충장치
→ AI가 가장 유력한 Productivity Shock
→ AI CAPEX가 단기적으로 다시 r
→ AI Adoption + AI Factory가 중장기 g
→ Infrastructure를 내재화한 국가가 Productivity Rent와 Tax Base를 더 많이 Capture


Q1. 지금의 장기금리 상승은 각국의 개별적인 재정문제일까, 아니면 하나의 글로벌 현상일까?


처음에는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와 이자비용 증가가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가 궁금했다.

미국은 이미 기존 저금리 국채를 더 높은 금리로 차환하고 있다. 그 결과 이자비용이 증가하고, 증가한 이자비용은 다시 재정적자를 키우며, 더 많은 국채 발행을 필요로 한다.

Debt ↑
→ Interest Expense ↑
→ Fiscal Deficit ↑
→ Sovereign Issuance ↑
→ Debt ↑

라는 자기강화 구조다.

하지만 미국만 놓고 보면 지금의 장기금리 상승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일본의 장기금리가 오르면 일본 보험사와 연기금 입장에서는 미국채보다 자국 JGB의 상대적 매력이 높아진다.

일본 자금이 본국으로 돌아오면 미국채의 한계수요는 약해진다.

JGB Yield ↑
→ Japanese Capital Repatriation
→ UST Demand ↓
→ UST Yield ↑

라는 경로가 만들어진다.

미국채 금리가 오르면 다시 독일 Bund, 영국 Gilt, 프랑스 OAT, 이탈리아 BTP의 상대가치가 바뀐다. 글로벌 투자자는 같은 장기자금 안에서 미국채와 유럽채, 일본채를 비교하기 때문이다.

결국 각국의 국채는 서로 다른 통화로 발행되지만, 이를 사주는 보험사·연기금·은행·국부펀드·채권형 자산운용사는 상당 부분 동일한 글로벌 자금 Pool에 속해 있다.

따라서 UST, JGB, Bund, Gilt, OAT, BTP의 r을 각각 독립된 시장가격으로 보기보다, 하나의 Global Duration Market 안에서 상호작용하는 변수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베센트가 일본의 엔화 강세와 BOJ의 점진적인 금리 정상화를 지지한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

일본 금리 상승은 장기적으로 미국채 수요에 부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엔화 약세를 방치해 일본의 수입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JGB 시장이 비질서적으로 무너지면 미국채에 미치는 충격은 더 커질 수 있다.

일본 민간자금은 더 빠르게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고, 일본 정부는 엔화 방어를 위해 미국채를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베센트가 원하는 것은 일본 금리의 무조건적인 상승이 아니라,

BOJ의 완만한 정상화
→ 미·일 금리차 축소
→ 엔화 안정
→ 일본 수입물가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안정
→ JGB 시장의 비질서적 매도 방지

에 가깝다.

미국채 Buyback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규모 면에서는 미국의 수십조 달러 Public Debt와 매년 누적되는 재정적자를 해결할 수 없다. 국채 Buyback은 순부채를 줄이는 정책이라기보다 비유동 국채를 관리하고 시장의 Microstructure를 보완하는 조치에 가깝다.

그럼에도 장기금리가 급등한 시점에 이를 확대했다는 사실은 미 재무부 역시 Long-end Yield 상승을 불편하게 보고 있음을 드러낸다.

즉 최근의 정책 대응은 구조적 부채문제를 해결하는 Exit Plan이라기보다, Global Duration Market이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단기적 안정화 조치에 가깝다.


기존의 Sovereign Duration Supply는 줄어들 가능성이 거의 없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주요국의 국채 발행 필요가 앞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은 Social Security와 Medicare, 국방비와 이자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일본은 고령화와 막대한 정부부채, BOJ 정상화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에 직면해 있다.

유럽은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한 방위비와 우크라이나 지원, 에너지 안보, 전력망 투자, 복지와 의료비를 동시에 부담해야 한다.

독일은 과거처럼 Bund를 희소하게 공급하는 국가로만 남기 어렵다. 프랑스와 영국은 낮은 성장률과 높은 재정적자, 상승하는 이자비용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이들 지출은 모두 경기회복 이후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Cyclical Spending이 아니다.

고령화 역시 과거와는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고령화를

Aging
→ Household Savings ↑
→ Pension Fund Accumulation ↑
→ Bond Demand ↑
→ Real Rate ↓

로 설명했다.

은퇴를 준비하는 가계가 저축하고, 보험사와 연기금이 그 자금을 장기채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구구조가 자산의 축적 단계에서 인출 단계로 넘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은퇴자가 늘어나면 정부의 Pension과 Healthcare 지출은 증가한다. 동시에 가계는 저축보다 소비와 자산인출을 늘리고, 연기금은 신규자산 축적보다 연금지급에 더 많은 현금을 사용하게 된다.

결국 어느 지점을 지나면

Bond Supply ↑ + Natural Buyer Growth ↓

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즉 고령화는 더 이상 단순한 금리하락 요인이 아니라, 국채공급을 늘리면서 이를 받아줄 구조적 수요의 성장까지 약화시키는 변수로 변하고 있다.


Q2. AI CAPEX는 왜 국채금리를 올리면서도, 동시에 높아진 금리를 감당할 거의 유일한 성장수단이 되는가?


과거 장기채시장의 가장 큰 발행자는 정부였다.

정부는 복지, 의료, 국방, 에너지,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를 발행했고, 글로벌 보험사·연기금·은행·중앙은행이 이를 흡수했다.

특히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는

Japanese Savings

Chinese FX Reserves

Pension Accumulation

Bank Regulation

Central Bank QE

Disinflation

이 장기 국채에 대한 강한 수요를 만들어냈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도 이를 받아주는 Price-insensitive Buyer가 충분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기존 Sovereign Duration Supply는 줄지 않는데, AI 시대에는 민간에서도 전에 없던 규모의 장기채 공급이 나타나고 있다.

Hyperscaler는 AI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한다.

데이터센터 개발사는 Project Finance를 일으킨다.

발전소, 송전망, 변압기, 냉각설비와 같은 주변 인프라에도 새로운 Infrastructure Debt가 필요하다.

GPU와 서버에는 Leasing과 ABS가 붙고, 일부 자금은 Private Credit과 CMBS 형태로 조달된다.

따라서 현재의 장기채 시장에서는 동일한 투자자에게

UST

Bund

JGB

Gilt

OAT

뿐 아니라

Hyperscaler Bonds

Data Center Project Finance

Power Infrastructure Debt

가 동시에 제시된다.

기업채 투자자는 국채금리에 Credit Spread를 더한 수익률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민간 장기채의 공급이 늘어날수록 Sovereign도 동일한 Marginal Buyer를 확보하기 위해 더 높은 Yield를 제공해야 한다.

AI CAPEX ↑
→ AI Debt Supply ↑
→ Corporate Duration Supply ↑
→ Competition for Long-duration Capital ↑
→ Sovereign Clearing Yield ↑

라는 새로운 경로다.

아직 AI Debt가 실제로 국채시장을 대규모로 구축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Marginal Pricing Pressure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지금 Global Bond Market의 수급방정식은 다음처럼 변하고 있다.

Sovereign Duration Supply

US Fiscal Deficit

  • European Defense

  • Welfare and Aging

  • Energy Security

  • Japan Fiscal Spending

  • Climate and Grid CAPEX

Private Duration Supply

AI Hyperscaler Bonds

  • Data Center Project Finance

  • Power Infrastructure

  • Private Credit

  • ABS and CMBS

반면 수요 측에서는

Japanese Repatriation Risk

  • China Reserve Accumulation 둔화

  • QT

  • Aging and Dissaving

  • 경쟁하는 다른 Sovereign Yield 상승

이 나타난다.

즉,

Global Duration Supply ↑↑

에 비해

Price-insensitive Duration Demand ↓

라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결국 문제는 Debt 자체보다 r-g


국가부채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은 부채의 절대금액만이 아니다.

정부가 기존 부채에 부담하는 실효금리 r과 명목 GDP 성장률 g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

gr보다 충분히 높다면 부채 원금이 늘더라도 Debt/GDP는 안정되거나 하락할 수 있다.

반대로

r > g

상태에서 Primary Deficit까지 지속되면 Debt/GDP는 계속 상승한다.

문제는 현재 선진국이 r에는 상방압력을 받으면서, 동시에 g에는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와 국방비는 Sovereign Issuance를 늘린다.

에너지 충격은 물가와 Term Premium을 높인다.

고령화는 노동공급과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린다.

규제는 직접적인 재정지출은 아니지만 기업투자와 창업, 노동과 자본의 재배치를 어렵게 해 생산성 g를 낮춘다.

특히 유럽은

Defense ↑

Welfare ↑

Energy Security CAPEX ↑

를 피하기 어려운데,

동시에

Aging

Regulatory Friction

Weak Productivity

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잘못하면 유럽은

r ↑ / g ↓

라는 가장 불편한 조합에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 민주주의 국가 특유의 정치경제 문제도 존재한다.

부채를 줄이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복지와 연금, 의료비를 줄이거나 세금을 크게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복지의 수혜자이자 투표권을 가진 인구가 늘어난다.

강한 긴축을 선택한 정부는 정권을 잃을 가능성이 크고, 그 자리를 더 많은 지출을 약속하는 정치세력이 차지할 수 있다.

국방비와 에너지 안보 지출 역시 현재의 지정학적 환경에서는 쉽게 줄이기 어렵다.

결국 어느 주요 민주주의 국가도 계속 늘어나는 Debt에 대한 명확한 Exit Plan을 제시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은 부채의 절대금액을 줄이는 것보다

Debt보다 GDP를 더 빠르게 키우는 것

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현재 존재하는 기술 가운데 선진국의 잠재생산성을 구조적으로 높일 가장 강력한 후보가 AI다.

AI가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더 많은 산출과 이익, 임금과 세수를 만들어낸다면

Productivity ↑
→ Real GDP ↑
→ Corporate Profit ↑
→ Wage ↑
→ Tax Base ↑
→ Nominal GDP g

로 이어질 수 있다.

AI가 부채를 없애주는 것은 아니다.

Primary Deficit이 구조적으로 지속된다면 아무리 높은 생산성도 부채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

다만 AI가 충분히 높은 g를 만들어준다면 정부가 감당해야 할 증세와 복지조정의 규모를 줄이고, Debt/GDP를 안정시킬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즉 AI는 Fiscal Reform의 대체재라기보다, Fiscal Reform을 정치적으로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주는 수단이다.


AI 시대의 역설: 비용은 먼저 오고, 생산성은 나중에 온다


문제는 AI CAPEX 자체가 r을 높인다는 점이다.

AI의 생산성은 즉시 나타나지 않는다.

기업이 AI를 업무에 적용하고, 조직을 바꾸며, 사람이 하던 일을 Agent에 넘기고, 새로운 산업과 Business Model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AI를 위한 자본지출은 지금 당장 발생한다.

GPU를 주문하고,

데이터센터를 짓고,

발전소와 송전망을 확보하고,

변압기와 냉각설비를 설치하며,

이를 위해 회사채와 Project Finance를 조달해야 한다.

따라서 초기에는

AI CAPEX ↑
→ Private Duration Supply ↑
→ Global Capital Competition ↑
→ r ↑

가 먼저 나타난다.

반면

AI Adoption
→ Productivity
→ g ↑

에는 시간이 걸린다.

한동안은

r 상승 속도 > g 상승 속도

가 될 수 있다.

일종의 AI Fiscal J-Curve다.

따라서 AI 경쟁의 핵심은 누가 가장 많은 CAPEX를 집행하는지에만 있지 않다.

그 CAPEX를 얼마나 빨리 기업과 사회 전체의 생산성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AI CAPEX를 대규모로 집행하면서도 생산성 확산에 실패하면 높은 r이라는 비용만 남는다.

반대로 AI를 빠르게 산업 전체에 확산시키는 국가는 초기의 자본비용 상승을 이후의 g 증가로 상쇄할 수 있다.



여기서 미국과 유럽의 차이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막대한 AI CAPEX로 글로벌 r을 끌어올리지만, 데이터센터와 Cloud, 모델기업, Application 기업과 사용자기업 상당수가 미국 내부에 존재한다.

따라서

AI CAPEX → r ↑

라는 비용과 함께

AI Productivity → g ↑

라는 보상도 미국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유럽이 AI 투자와 도입에서 뒤처진다면 Global r의 상승은 피하지 못하면서, 정작 AI가 만들어내는 g는 충분히 가져가지 못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생긴다.

r은 세계화되지만, g는 그렇지 않다.

r은 글로벌 채권시장을 통해 서로 전염된다.

그러나 g는 AI를 실제로 도입하고 산업에 확산시킨 국가가 가져간다.


Q3. 그렇다면 AI 생산성의 내재화는 결국 Physical Infrastructure 경쟁으로 귀결되는 것 아닐까?


점점 그렇게 보인다.

AI는 Software로 보이지만, AI가 실제로 지능을 생산하는 과정은 매우 물리적이다.

기존 Software는 한 번 개발한 뒤 복제하는 데 들어가는 Marginal Cost가 거의 0에 가까웠다.

하지만 AI는 다르다.

사용자가 Agent를 한 번 더 실행하고,

모델이 더 오래 Reasoning하고,

영상과 음성을 만들고,

기업이 더 많은 Workflow를 자동화할수록

추가적인

GPU

HBM

Networking

Storage

Electricity

Cooling

이 필요하다.

즉 AI의 Intelligence는 Software지만,

Intelligence의 대량생산은 Physical Industry다.

LLM과 알고리즘이 완전히 복제 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Pre-training data, Reinforcement Learning 환경, 사용자 데이터, 연구조직의 역량은 여전히 차별화 요소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기술의 확산속도는 물리적 인프라의 확산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MoE, Quantization, KV Cache Optimization, Speculative Decoding, Agent Architecture와 같은 기술은 한 회사가 성공하면 경쟁사도 논문과 제품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학습할 수 있다.

Distillation과 Open-weight 모델 역시 모델 간 성능격차를 좁히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반면 수 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는 그렇지 않다.

Land
→ Permitting
→ Power
→ Generation
→ Grid Connection
→ Transformer
→ Cooling
→ Fiber
→ GPU and HBM
→ Financing
→ Construction
→ Commissioning

을 거쳐야 한다.

각 단계마다 수년이 걸리고, 상당수 자원은 원하는 만큼 즉시 늘릴 수 없다.

따라서 장기적인 해자는 데이터센터 건물 자체보다

희소한 물리적 자원을 먼저 확보해 하나의 작동하는 AI Factory로 묶어내는 능력

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Cloud의 해자는 Physical Asset과 Software Control Plane의 결합에서 나온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Cloud의 의미도 달라진다.

AWS, Azure, Google Cloud, Oracle, CoreWeave 같은 사업자는 단순한 Software Company가 아니다.

이들의 사업은

Land + Power + Data Center + GPU/HBM + Network

라는 Physical Asset 위에

Scheduler + Runtime + Developer Tools + Customer Workloads

라는 Software Control Plane을 얹은 구조다.

물리적 자산만 가지고 있으면 낮은 가동률의 인프라 사업자가 된다.

소프트웨어만 가지고 있으면 핵심 Compute를 타인에게 의존해야 한다.

두 계층을 결합해

GPU Utilization ↑
→ Tokens/GPU ↑
→ Revenue/GPU ↑
→ GP/GPU ↑
→ Asset Turnover ↑
→ ROIC ↑

를 만들어내는 사업자가 가장 강한 경제적 해자를 갖게 된다.

AI Cloud가 점차 철도·전력망·통신망 같은 산업 인프라의 성격을 띠는 이유다.

모델의 성능 격차가 좁아지고 Intelligence가 점차 풍부해질수록, 역설적으로 그 Intelligence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희소한 물리적 자산의 가치는 더 커질 수 있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반대는 단순한 지역민원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여론은 단순한 지역민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 반대할 이유는 충분하다.

전력가격이 오를 수 있고,

송전망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소음과 물 사용, 환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는 문제가 달라진다.

미국이 데이터센터를 짓지 않는다고 AI 데이터센터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주나 다른 국가에 지어질 뿐이다.

최근 Citadel의 Ken Griffin이 데이터센터 건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가 차원에서는 미국 안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Citadel's Ken Griffin on the need for the US to build data centers locally
"We better damn well build the data centers in america"

만약 미국이 AI 투자에 따른 높은 글로벌 자본비용은 부담하면서 정작 국내 데이터센터 건설은 막는다면, 그 투자에서 발생하는

Cloud Profit

Data Center Rent

Energy Investment

Employment

Corporate Tax

Infrastructure Ecosystem

을 해외로 넘길 수 있다.

가장 좋지 않은 결과는

Globalized r + Outsourced g

다.

물론 국내에 데이터센터가 없다고 AI 생산성 효과를 전혀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기업이 미국 Cloud의 Agent를 사용해 직원 한 명이 하던 일을 절반의 시간에 처리한다면 한국 GDP에도 일부 생산성 효과가 남는다.

따라서

AI Adoption

AI Infrastructure Ownership

은 구분해야 한다.

해외 AI를 사용해도 사용자의 Productivity Dividend는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 Compute Infrastructure가 있으면 그 위에 생산자잉여까지 가져온다.

Cloud Profit과 데이터센터 Rent, 전력과 장비 투자, 인프라 고용과 법인세, 데이터 주권과 전략적 자율성이 국내에 남는다.

즉 AI를 사용하는 국가와 AI를 생산하는 국가 사이에는 장기적으로 Value Capture의 차이가 발생한다.

그래서 데이터센터 경쟁은 단순한 부동산이나 Cloud 점유율 경쟁이 아니다.

AI 생산성으로 발생한 경제적 잉여 가운데 얼마나 많은 부분을 국내에 귀속시킬 것인가의 문제다.

국가 단위의 AI 경쟁에서 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질문도 바뀔 수 있다.

누가 가장 좋은 LLM을 먼저 만들었는가

보다

누가 Intelligence를 가장 큰 규모와 가장 낮은 비용으로 산업화할 수 있는가

가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모델의 우위는 시간이 지나며 좁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확보한 전력과 부지, 송전망, 데이터센터와 Cloud 고객은 단기간에 복제하기 어렵다.

결국 AI 시대의 국가경쟁은 점차

Model Race에서 AI Factory Race로 이동할 가능성

이 있다.

추가로 데이터센터가 예상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카운티와 그렇지 않은 카운티를 비교하면, 데이터센터가 들어선 지역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이 관찰된다.

  • 신규 주택 건설 증가, 주택가격 상승
  • 고용 증가율 상승
  • 실업률 하락
  • 생산·건설·설비 등 Blue-collar 근로자의 임금 상승
  • 기술자(Technician), 엔지니어, 운영인력(Operator) 역시 동일 직종의 다른 지역 근로자보다 높은 임금을 받는 경향

즉 데이터센터의 경제적 효과가 단순히 전력 소비와 건설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Data Center Investment → Construction & Infrastructure Demand → Local Employment → Wage Growth → Housing Demand & Asset Values

라는 경로를 통해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https://x.com/glocalinvestor/status/2090857113807380670


https://x.com/glocalinvestor/status/2090857113807380670

https://x.com/glocalinvestor/status/2090857113807380670



결국, r은 세계화되고 g는 AI Factory를 따라간다


처음에는 미국 30년물 국채금리 5%가 문제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미국만 보고서는 설명되지 않았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일본 투자자의 미국채 수요가 줄어들고, 미국채 금리가 오르면 유럽 장기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럽은 전쟁과 에너지 안보, 국방비와 복지비 때문에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도 고령화와 이자비용에서 자유롭지 않다.

무엇보다 이러한 Public Debt 증가는 더 이상 경기가 회복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사이클의 문제가 아니다.

평화의 배당이 끝나고,

고령화와 복지비가 늘어나며,

국방과 에너지 안보 지출이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누적된 부채에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되면서

Public Debt와 Interest Expense가 서로를 다시 키우는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여기에 AI CAPEX라는 새로운 민간 장기채 공급까지 등장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세계는

Sovereign Duration Supply ↑

Private AI Duration Supply ↑

가 동시에 나타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과거 이를 받아주던 중앙은행 QE, 중국 외환보유고 축적, 일본의 초저금리, 연금자금의 빠른 축적과 같은 Price-insensitive Demand는 예전만큼 강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Global r에는 구조적인 상방압력이 남는다.

그런데 어느 주요 민주주의 국가도 계속 증가하는 Debt에 대한 명확한 Exit Plan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와 연금, 의료비를 크게 줄이는 것은 정치적으로 어렵다.

국방비와 에너지 안보 지출 역시 쉽게 줄이기 어렵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선택은 Debt의 절대금액을 줄이는 것보다

GDP의 성장속도를 Debt보다 빠르게 만드는 것

에 가까워진다.

그리고 현재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후보가 AI다.

하지만 AI의 생산성은 자동적으로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AI CAPEX가 만들어내는 높은 r은 글로벌 채권시장을 통해 전 세계가 상당 부분 공유한다.

반면 AI가 만들어내는 g

Compute

Power

Data Center

Cloud

Enterprise Adoption

을 실제로 확보한 국가에 더 많이 귀속된다.

결국 지금까지의 생각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r은 세계화되고 있지만, g는 AI 생산성을 물리적으로 내재화한 국가에 귀속된다.

그리고 그 g를 내재화하는 가장 중요한 물리적 장치 가운데 하나가 앞으로는 AI Data Center와 Cloud를 중심으로 한 AI Factory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AI 데이터센터 경쟁은 단순한 기술기업들의 CAPEX 경쟁이 아니다.

어쩌면 그것은 구조적으로 높아지는 글로벌 자본비용을 감당할 명목성장률을 어느 국가가 확보할 것인가를 둘러싼 경쟁, 더 나아가 아직 뚜렷한 Exit Plan이 보이지 않는 각국의 Public Debt를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경쟁으로 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결론 : New Normal은 높아진 r의 구조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금리 수준이 아니라, 2010년대와 같은 저금리 체제로 자연스럽게 되돌아갈 것이라는 전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에는 QE, Global Savings Glut, 중국의 외환보유고 축적, 일본의 초저금리, Disinflation, Peace Dividend가 동시에 장기금리를 눌렀다.

반면 지금은 Public Debt와 Sovereign Issuance가 구조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복지·국방·에너지 안보 지출에 누적된 이자비용까지 더해지며 재정적자는 쉽게 줄어들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여기에 AI Infrastructure를 위한 대규모 Private Duration Supply까지 새롭게 추가됐다. 결국 Global Bond Market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장기채를 소화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New Normal은 특정 금리 숫자가 아니라, 장기 r의 균형수준 자체가 과거보다 높아진 체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경기침체가 오면 금리는 다시 내려갈 수 있다. 다만 그것을 곧바로 과거 저금리 체제로의 복귀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문제는 이렇게 높아진 r을 각국이 글로벌 채권시장을 통해 함께 부담하는 반면, 이를 감당할 g는 자동적으로 공평하게 배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를 실제 산업에 빠르게 확산시키고 Compute, Power, Data Center, Cloud를 확보한 국가가 더 많은 생산성·기업이익·세수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결국 r은 세계화되고 그 구조적 중심축은 높아지는 반면, 이를 감당할 g는 AI 생산성을 실제로 내재화한 국가에 더 많이 귀속된다.

어쩌면 앞으로의 AI 인프라 경쟁은 단순히 누가 더 좋은 모델을 만드는가의 경쟁이 아니라, 높아지는 자본비용과 누적되는 Public Debt를 감당할 만큼 더 빠른 명목성장을 누가 만들어낼 수 있는가의 경쟁에 가까워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끝

2026년 8월 20일 목요일

생각정리 346 (* AI polarization and contradiction)

 

AI가 만드는 새로운 격차


Intelligence의 평준화와 Agency의 양극화


AI를 둘러싼 논쟁을 보다 보면 서로 모순돼 보이는 두 가지 주장이 동시에 등장한다.

한쪽에서는 AI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값싼 지능을 제공하면서 인간 사이의 지식과 능력 격차를 줄일 것이라고 말한다. 반대쪽에서는 AI가 소수 기업과 자본가에게 생산성과 부를 집중시키면서 일자리와 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나는 두 주장 모두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한다.

AI는 개별 과업에서는 인간의 능력 격차를 줄여주는 기술이지만, 그 기술을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고 얼마나 깊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기업·국가 사이의 최종 성과 격차를 오히려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 중요한 것은 AI에 접근할 수 있느냐가 아닐지도 모른다.

누가 이 값싸진 Intelligence를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효과적으로 소비할 수 있느냐.

오히려 이것이 AI 시대의 새로운 격차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1. 평균에서 벗어난 사람을 얼마나 허용할 것인가


최근 Palantir의 Alex Karp가 미국과 유럽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그는 미국 사회의 밑바탕에는 여전히 일종의 Calvinist culture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미국에서는 누군가 큰 성공을 거두면 우선 그것을 능력과 노력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반면, 유럽의 일부 문화에서는 지나치게 큰 성공을 보면 그 과정에 특권이나 불공정이 존재하지 않았는지를 먼저 의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단순히 종교적 차이로만 볼 필요는 없다.

미국은 청교도적 노동윤리와 개척자 문화, 이민사회를 배경으로 성장했다. 기존의 신분이나 가문보다 개인이 무엇을 만들고 얼마나 성취했는가가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대체로

Success → Merit → Legitimacy

라는 사고가 강하다.

큰 성공을 거뒀다면 일단 그 사람이 무언가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성공 자체를 어느 정도 능력과 정당성의 증거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반면 유럽은 오랫동안 부와 권력이 토지, 가문, 귀족적 신분, 정치적 특권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여기에 20세기 이후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전통까지 더해지면서, 큰 부와 권력을 바라볼 때 그것이 어떤 과정과 제도 속에서 형성됐는지를 먼저 따지는 문화가 강해졌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Success → Scrutiny → Legitimacy

의 순서가 나타난다.

성공이 클수록 오히려 그 성공이 사회적으로 정당한지 더 많은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다.

결국 Karp가 말한 Calvinist culture의 핵심은 단순히 미국은 성공을 좋아하고 유럽은 성공을 의심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다 본질적인 차이는 성공과 정당성의 관계를 바라보는 순서가 다르다는 점에 있다.

미국은 성공을 정당성의 하나의 증거로 보는 반면, 유럽은 성공이 커질수록 더 많은 정당성의 증명을 요구한다.

그리고 이 오래된 문화적 차이는 오늘날 기업, 기술, 자본, 나아가 AI와 혁신을 바라보는 두 대륙의 태도에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하다.

내가 흥미롭게 보는 또 다른 지점은 사회가 인간 사이의 성과 격차와 평균으로부터의 일탈을 얼마나 허용하느냐다.

Leopold Aschenbrenner 역시 자신이 독일을 떠난 이유를 설명하면서 비슷한 문제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는 독일 사회에는 평균에서 지나치게 벗어난 사람을 불편하게 바라보고 다시 평균 쪽으로 끌어당기려는 일종의 Tall Poppy Syndrome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특징은 모든 사람이 뛰어나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괴짜 창업자, 압도적인 성공과 처참한 실패, 한 개인에게 집중되는 막대한 부, 기존 산업질서를 뒤흔드는 새로운 기업처럼 평균에서 극단적으로 벗어난 사람과 결과를 다른 사회보다 더 많이 허용한다는 것에 가깝다.

물론 이러한 시스템에는 비용도 따른다. 평상시에는 높은 불평등과 사회적 긴장, 큰 실패와 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 discontinuity가 발생하는 순간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존 질서와 평균적인 능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변화가 나타날수록, 평균에서 크게 벗어난 사람과 시도를 얼마나 허용해왔는지가 사회 전체의 옵션가치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AI는 어쩌면 바로 그러한 기술일 가능성이 높다.

Alex Karp 관련 인터뷰
Leopold Aschenbrenner 인터뷰


2. AI는 Skill Equalizer이면서 Agency Polarizer다


현재까지의 여러 연구를 보면 AI는 개별 과업에서는 오히려 능력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글쓰기, 코딩, 고객응대처럼 비교적 명확하게 정의된 task에서는 경험과 숙련도가 낮은 사람이 AI의 도움을 받을 때 상대적으로 더 큰 생산성 향상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AI는 분명 Skill Equalizer다.

그런데 개별 task를 넘어 인간의 전체 업무시스템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시작된다.

같은 Frontier Model을 두 사람에게 줘도 한 사람은 이메일을 수정하고 자료를 몇 개 요약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사람은

Research → Analysis → Coding → Simulation → Decision → Execution

전체를 AI와 연결할 수 있다.

처음에는 둘의 차이가 별로 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AI를 계속 사용하는 사람은 무엇을 AI에게 맡겨야 하는지 배우고, 새로운 use case를 발견하며, workflow를 만들고, 결국 여러 Agent를 병렬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feedback loop가 만들어진다.

AI Usage
→ AI Skill
→ More Use Cases
→ Workflow Integration
→ Higher Productivity
→ Higher ROI
→ More AI Usage

Anthropic의 Economic Index에서도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난다.

Claude를 장기간 사용한 이용자는 신규 이용자보다 더 복잡한 과업에 AI를 활용하는 경향을 보였고, 대화의 성공률 역시 더 높게 나타났다. 단순히 AI에 접근했다는 사실보다 AI를 사용해본 경험 자체가 AI를 더 잘 사용하는 능력으로 축적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AI를 사용하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자본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일종의 AI Human Capital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AI는 Task Level에서는 Skill Gap을 줄이면서도, System Level에서는 오히려 Agency Gap을 확대할 수 있다.

AI is a task-level equalizer, but a potential system-level polarizer.

Anthropic Economic Index


3. 값싼 Intelligence는 모두에게 똑같이 소비되지 않는다


최근 Citadel Securities가 제시한 데이터는 이 문제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2026년 6월 말 이후 usage-weighted token 가격은 약 40% 하락했다.


그런데 7월 직원 1인당 AI 지출은 상위 1% 기업에서 전월 대비 약 49%, 상위 10%에서는 25%, Median에서는 9% 증가했다.



즉 AI 가격이 내려갈수록 모두가 비슷한 속도로 AI 사용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다.

이미 AI를 많이 사용하던 기업이 가장 강하게 소비를 늘리고 있다.

이것은 꽤 중요한 포인트다.

AI를 거의 사용하지 않던 사람에게 token 가격이 90% 내려가는 것은 생각보다 큰 사건이 아닐 수 있다. 원래 소비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AI에 월 1,000달러를 지출해 1만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던 사람에게 가격이 90% 내려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는 지출을 100달러로 줄이기보다 기존의 1,000달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AI가 수행하는 작업량을 열 배로 늘릴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AI에서는 일반적인 Jevons Paradox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일종의 Heterogeneous Jevons Effect라고 생각한다.

Token Price ↓
→ Heavy User AI Usage ↑↑
→ Light User Usage ↑
→ AI Consumption Concentration ↑

가격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내려가지만, 그 가격 변화에 반응하는 수요탄력성은 사람과 기업마다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얘기다.

Citadel Securities, Elastic Expectations


4. Token은 싸지는데 Compute는 왜 여전히 부족한가


Citadel이 제시한 또 다른 그래프는 이러한 현상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2026년 초까지만 해도 H100 GPU 임대가격과 AI token 가격은 비교적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런데 7월 이후 token 가격이 계속 빠르게 하락하는 동안 H100 임대가격은 더 이상 함께 떨어지지 않고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반등하기 시작했다.

AI Intelligence 한 단위를 생산하는 가격은 떨어지는데, 그 가격 하락이 더 많은 사용량을 만들어내면서 기초자원인 Compute의 수요는 여전히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조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Token Cost ↓
→ AI Usage ↑
→ Agent / Workflow ↑
→ Model Calls ↑
→ Aggregate Compute Demand ↑




AI 한 단위의 가격이 싸지는 것과 전 세계가 소비하는 총 Compute가 줄어드는 것은 전혀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AI가 chatbot에서 Agent로 이동할수록 하나의 인간 intent가 훨씬 많은 inference를 발생시킨다.

사람이 AI에게 자료 하나를 요약해달라고 하면 몇 번의 model call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Agent에게

Search → Read → Compare → Code → Test → Revise → Report

전체를 맡기면 하나의 인간 요청이 수십, 수백 번의 inference로 증폭될 수 있다.

따라서 Unit Cost Deflation과 Aggregate Compute Inflation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이 점에서 NVIDIA를 비롯한 GPU 업체와 CoreWeave, Nebius 같은 NeoCloud, 그리고 Hyperscaler들이 진행하는 AI Infrastructure 투자를 단순한 일시적 CapEx 사이클로만 보는 것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효율성 향상이 Compute 수요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 향상 자체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구조라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Citadel Securities, Elastic Expectations


5. AI가 만드는 집중화는 하나가 아니다


Anthropic CEO Dario Amodei는 AI의 집중화 문제를 주로 Scaling Law와 연결해 이야기한다.

더 좋은 모델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Compute와 자본이 필요해진다면 Frontier AI를 직접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소수로 줄어든다.

Scaling Law
→ More Compute
→ More Capital
→ Scarce GPU / Power / Data Center
→ Fewer Frontier Labs

이것은 Supply-side Concentration, 즉 AI 생산수단의 집중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에 또 다른 집중화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AI를 사용하는 개인과 기업 사이의 Usage Concentration이다.

Early Adoption
→ Experimentation
→ Better AI Skill
→ More AI Consumption
→ Higher Productivity
→ More Income / Capital
→ More AI Consumption

그리고 마지막에는 Ownership Concentration도 존재한다.

AI가 만들어내는 생산성 surplus가 반드시 노동자에게 동일하게 돌아갈 이유는 없다.

오히려 상당 부분이

Compute Owner
Model Owner
Cloud Owner
Data Owner
Equity Owner

에게 귀속될 수 있다.

결국 AI의 집중화는 최소 세 가지 층으로 나눠볼 수 있다.

Supply Concentration
소수 기업이 Frontier Intelligence를 생산한다.

Usage Concentration
AI를 먼저 잘 사용하는 개인과 기업이 더 많은 AI를 소비하면서 생산성 격차를 확대한다.

Ownership Concentration
그 과정에서 발생한 생산성 surplus가 AI 생산수단과 기업지분을 소유한 사람에게 더 많이 귀속된다.


그리고 이 세 가지는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

Capital
→ Better AI Access
→ More AI Usage
→ Higher Productivity
→ Higher Profit
→ More Capital

이라는 feedback loop를 형성할 수 있다.


6. AI는 Positive-sum이지만 Distribution-neutral하지 않다


나는 AI가 사회 전체적으로는 분명 매우 유용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생산성뿐 아니라 과학, 의료, 소프트웨어, 교육, 제조업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크게 확장시킬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Positive-sum Technology라는 것과 Distribution-neutral Technology라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라는 데 있다.

AI가 사회 전체의 부를 크게 늘려준다고 해서 그 부가 모든 사람에게 비슷하게 돌아갈 이유는 없다.

오히려

사회 전체 Wealth +100
상위계층 +180
중간계층 +20
일부계층 -10

과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평균적인 GDP와 생산성은 크게 증가했지만 상대적 위치가 훼손되는 사람은 훨씬 많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AI를 활용해 자신의 생산성을 몇 배로 키운 사람과 자신의 기존 전문성이 빠르게 commodity가 되는 사람 사이에서는 동일한 기술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AI가 야기할 가장 중요한 사회적 문제는 단순한 대량실업만은 아닐 수 있다.

Job Polarization
Income Polarization
Wealth Polarization
Status Polarization

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사람은 절대적인 소득만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하지 않는다.

내 소득이 10% 증가했더라도 주변 사람의 생산성과 소득이 몇 배씩 증가하고, 내가 오랫동안 쌓아온 기술의 희소성이 사라진다면 기술진보의 과실을 체감하는 방식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바로 여기에서 계층 갈등과 정치적 반발이 발생한다.

전체번역 | 팔란티어 다큐멘터리 해드렸습니다
AI 기술로 인한 계층, 계급간의 갈등 극단화를 잘 나타내주는 다큐


7. 결국 다시 미국·중국·유럽의 차이로 돌아온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최근 미국과 중국, 그리고 유럽의 서로 다른 모습은 꽤 흥미롭다.

미국은 높은 이민과 인종·문화적 다양성,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마찰을 일정 부분 감내하면서도 AI를 전략기술로 규정하고 AI 개발을 방해하는 여러 인허가와 규제, 전력·데이터센터 병목을 빠르게 제거하려 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AI 정책 역시 규제 장벽 완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팹 인허가 가속, 전력 인프라 확충을 핵심 과제로 두고 있다.

White House, America's AI Action Plan

중국의 방식은 미국과 철학적으로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AI를 국가 생산성과 지정학적 경쟁의 핵심기술로 판단하고 막대한 Compute, 전력, 데이터센터와 산업 application을 동시에 확장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은 시장과 자본을 통해 움직이고, 중국은 국가의 동원능력을 통해 움직인다.

방식은 다르지만 적어도 AI라는 기술을 놓고는 두 국가 모두 기존 질서가 변화하면서 발생하는 비용보다 변화에서 뒤처질 때 발생하는 비용을 더 크게 평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대로 유럽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안정, 권리보호, 기존 이해관계와 제도의 정합성을 오랫동안 더 중시해왔다.

이것 자체가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AI처럼 변화의 속도가 극단적으로 빨라지는 기술전환기에는 안정을 위해 쌓은 제도적 마찰이 오히려 새로운 산업의 성장과 사람·자본의 재배치를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The AI brain drain: Why Europe can’t keep the talent it trains

Draghi 보고서가 유럽의 혁신격차와 기업 성장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지적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한다.

EU Commission, Draghi Report


8. 그렇다면 한국은 어디에 있을까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한국을 바라보게 된다.

흥미롭게도 국가의 산업전략만 보면 한국은 생각보다 미국과 중국 쪽에 가깝다.

정부는 반도체, GPU, AI 데이터센터, 국가 AI 컴퓨팅센터, Physical AI 등을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상당한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국가의 산업정책만 놓고 보면 AI라는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의지는 꽤 분명하다.

문제는 그 아래다.

사회와 제도로 내려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한국은 경쟁 자체는 매우 치열하지만 평균에서 벗어나는 것에는 상당히 보수적인 사회다.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것, 실패한 뒤 다시 도전하는 것, 조직의 관행과 다르게 움직이는 것, 기존 직무를 AI로 없애고 사람을 전혀 다른 업무로 이동시키는 것에 반드시 관대한 사회라고 하기는 어렵다.

더 독특한 것은 강한 지위경쟁과 강한 동조압력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 하지만, 그 성공으로 가는 방법은 사회가 인정한 비교적 좁은 경로 안에 있기를 요구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묘한 이중성을 갖는다.

위에서는

AI Infrastructure
Semiconductor
GPU
Data Center
Physical AI

에 국가적 자원을 쏟아붓는다.

그런데 아래에서는

노동시장
교육
이민
규제
조직문화
실패에 대한 관용
인력의 이동성

이 그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말하자면,

하드웨어와 산업정책은 미국·중국을 향하고 있는데, 사람과 기업이 움직이는 사회적 Software는 유럽 쪽에 가까운 구조다.

이것이 어쩌면 현재 한국이 가진 가장 큰 모순일지도 모른다.


9. Compute는 미국처럼, 사회는 유럽처럼


최근 노란봉투법과 성과급 배분 논란, 부동산 세제개편 등을 둘러싸고 한국 사회가 크게 출렁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런 의문은 더욱 커진다.

개별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성과와 보상의 차이, 이해관계의 비대칭, 기존 질서의 변화 자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상당한 마찰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문제는 AI가 앞으로 가져올 변화가 지금까지 우리가 경험했던 수준보다 훨씬 더 빠르고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AI는 단순히 직업 간 격차만 벌리는 기술이 아니다. 같은 직업 안에서도 개인별 생산성의 차이를 크게 확대할 수 있고, 기존 업무와 조직을 빠르게 대체하며 사람과 자본을 새로운 산업과 기업으로 끊임없이 이동시킬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leverage를 제공할 수도 있다.

그런데 한국 사회는 여전히 경직된 노동시장, 강한 위계질서와 동조 압력, 실패와 이탈에 대한 낮은 관용, 성과의 격차가 커질 때 이를 곧바로 불공정의 문제로 전환시키는 사회적 정서​가 동시에 존재한다.

(맞말만 하는 sk회장)

(200만뷰) 최태원 회장님이 말한 인재 없는 이유

(100만뷰) 인재 유치 위한 최태원 회장의 유일한 해결책

경쟁은 누구보다 치열하지만 정작 경쟁의 결과로 발생하는 큰 편차에는 불편함을 느낀다. 혁신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그 혁신이 기존 직업과 이해관계를 건드리는 순간 다시 보호와 평준화를 요구한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 한국 사회가 가진 가장 큰 모순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 사회 평준화에 가장 극단적인 예

#글을 마치며


결국 AI 시대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GPU를 확보했느냐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 GPU가 만들어낼 변화를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받아들이고, 사람·기업·자본을 새로운 생산성이 발생하는 곳으로 얼마나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느냐가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현재의 한국은 꽤 아이러니한 위치에 서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AI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GPU와 데이터센터, 반도체 인프라를 깔아가고 있지만, 정작 사회와 제도의 작동방식은 AI가 만들어낼 변화의 속도와 성과의 편차를 감당하기 어려운 방향에 더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한국의 모습은 어쩌면 구형 Software OS는 그대로 둔 채 그 위에 호환도 제대로 되지 않는 최신 Hardware만 비싼 돈을 들여 억지로 끼워 넣고, 왜 이렇게 좋은 장비로 업그레이드했는데 기대했던 성능이 나오지 않느냐고 불평하는 모습과 닮아가지 않을까 싶다.

AI에는 누구보다 많은 돈을 쓰면서, 정작 AI가 만들어낼 변화는 누구보다 불편해하는 사회.
어쩌면 그 모순 자체가 앞으로 한국이 마주하게 될 꽤 불편한 장면일지도 모르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