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떨어지는거 맞아요..? |
최근 서울 재건축·재개발 이주 물량을 다시 살펴보다가, 이전에 작성했던 서울 도심 아파트가격 전망을 한 번 더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李, ‘전세 사라져야 할 제도인가’ 묻자…“내가 언제 그랬냐” 다른 질의응답과 달리 유독 예민해보였던 대목 |
이전에 생각정리 349 (* 한국 도심 아파트가격 전망)에서는 M2만으로 주택가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당시 새롭게 정리했던 구조는 대략 이랬다.
Effective Demand
= Liquidity × Household Equity × Credit Availability × Buying Urgency
반면
Effective Supply
= Housing Stock × Willingness to Sell × Turnover Rate
결국 주택가격은
Price Pressure ∝ Effective Demand / Effective Supply
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돈이 얼마나 풀리는가보다 그 돈을 가진 사람이 실제 사고 싶어 하는 집이 시장에 몇 채 나와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최근 정비사업 이주 일정을 다시 살펴보니 한 가지가 더 빠져 있었다.
사고 싶은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이 대신 들어가 살 수 있는 전세·월세 주택은 얼마나 남아 있는가.
이 문제다.
더욱이 전월세시장의 수급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7~2030년은 이전 생각정리 354 (* 2027년 한국 경제 전망), 생각정리 370 (* 가맹사업법, CPI)에서 예상했던 고물가·고금리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따라서 이번에는
재건축 이주
→ 전세 부족
→ 월세 상승
→ CPI 상승
→ 금리 인하 지연
→ 매매·공급 위축
→ 전세 부족 심화
라는 경로까지 포함해 2030년까지 서울 부동산시장을 다시 생각해본다.
1. 문제는 2027년 한 해가 아니라 2028~2030년이다
처음에는 은마아파트가 이주를 시작하는 2027년부터 전세시장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을 생각했다.
그런데 서울시의 정비사업 이주 예정 물량을 보면 진짜 문제는 오히려 그 이후다.
향후 서울의 정비사업 이주 예정 물량은 대략 다음과 같다.
즉 2026~2030년 서울에서 약 17.9만 가구가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기존 거주지를 떠나야 한다.
특히
2028~2030년 3년 동안 약 14.1만 가구
가 집중된다.
따라서 앞으로의 서울 전월세시장은
2027년 시작
→ 2028년 첫 번째 충격
→ 2029년 높은 압력 지속
→ 2030년 두 번째 Peak
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2. 이주지역도 하필 수요가 가장 강한 곳에 몰려 있다
총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위치다.
2030년까지 이주 예정 물량은 양천구 3.1만 가구, 송파구 2.5만 가구, 강남구 1.6만 가구, 영등포구 1.3만 가구, 용산구 1.3만 가구 수준이다.
결국
목동
잠실
대치·개포
여의도
용산
이라는 서울의 핵심 주거지역이 중심이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집값이 비싸다는 것이 아니다.
학군, 직장, 교통, 생활권 때문에 거주 수요의 지역 고착성이 강하다.
목동에서 재건축한다고 자녀가 있는 가구가 갑자기 경기도 외곽으로 빠져나가기는 어렵다.
은마에서 이주한다고 대치동 학군 수요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여의도 거주자가 직장과 생활권을 버리고 먼 지역으로 이동할 유인도 상대적으로 낮다.
결국
은마 → 대치·도곡·개포·잠실
잠실 → 송파·강동·광진
목동 → 신정·강서·영등포·마포
여의도 → 마포·용산·동작·영등포
처럼 수요가 인접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따라서 서울 전체 전세가격보다 특정 생활권 전세가격이 훨씬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3. 재건축은 장기 공급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공급 파괴다
재건축을 주택공급 확대 정책으로만 바라보면 중요한 시차를 놓치게 된다.
재건축은 장기적으로 기존 4천 가구가 6천 가구가 되는 방식으로 전체 Housing Stock을 늘린다.
그러나 그 집이 완공되기 전까지는 기존 4천 가구가 먼저 시장에서 사라진다.
따라서 재건축은
Long-term Supply Positive
인 동시에
Short-term Available Housing Negative
다.
서울처럼 대규모 정비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장에서는 이 시차가 상당히 중요하다.
2028년 정비사업 이주 예정 물량만 약 4.5만 가구다.
반면 현재 민간기관이 파악하고 있는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이보다 훨씬 적다.
물론 정부와 서울시는 현재 통계에 아직 포함되지 않은 정비사업 준공물량이 추가되면서 향후 입주량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것이 이번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반대 변수다.
이주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입주는 늦어지면 전세난은 심해진다.
반대로
이주와 동시에 준공물량이 충분히 따라오면 충격은 완화된다.
앞으로 서울 부동산을 볼 때 착공 건수보다 오히려 이주 세대와 실제 준공·입주 세대의 차이를 계속 추적해야 하는 이유다.
4. 그런데 이미 전세시장의 출발점부터 좋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대규모 이주가 전세가 충분히 남아 있는 시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2026년 들어 서울 전세가격은 이미 상승하고 있고, 전세 매물은 빠르게 줄고 있다.
동시에 임대차 구조도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고 있다.
2026년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은 이미 **54.1%**까지 올라왔다.
즉 서울 아파트에서도 이제
전세 < 월세
가 되기 시작했다.
과거 전세는 한국 주택시장에서 일종의 민간금융 역할을 했다.
임차인은 큰 보증금을 제공하는 대신 월 주거비를 줄이고,
임대인은 그 보증금을 활용했다.
하지만 전세가 월세로 바뀌면 가계의 현금흐름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전세보증금은 Balance Sheet 문제지만, 월세는 매달 발생하는 Income Statement 문제다.
한 번 마련한 보증금과 달리 월세는 매달 가처분소득을 깎아먹는다.
따라서 전세의 월세화는 단순한 임대계약 형태의 변화가 아니라 가계 소비여력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는 구조 변화에 가깝다.
5. 매매가격이 너무 오른 것도 오히려 전세 수요를 고착시킨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면 일부 임차인은 매매로 이동한다.
Jeonse Price ↑
→ Rent vs Buy Gap ↓
→ Home Purchase ↑
가 자연스러운 조정장치다.
그런데 현재 서울에서는 이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자체가 크게 오른 데다 가격대별 주담대 제한과 DSR 규제가 겹치면서 필요한 자기자본이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당수 임차가구에게 선택지는
전세냐 매매냐
가 아니라
전세냐 월세냐
가 되어가고 있다.
결국
서울 매매가격 상승
→ 매매 진입장벽 상승
→ 전세 잔류
→ 전세수요 증가
가 된다.
여기에 2027년부터 정비사업 이주 수요까지 들어온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은 월세 전환과 재건축 멸실로 줄어드는 것이다.
6. 2027년에는 여기에 고물가가 겹친다
여기서부터 이전 CPI 전망과 연결된다.
생각정리 370 (* 가맹사업법, CPI)에서 개인적으로 추정했던 2027년 소비자물가 중심값은 약 **3.8%**였다.
당시 생각했던 구조는 대략 이랬다.
2027년 상반기
고유가·경유·휘발유 가격 상승
→ 물류비·식료품 가격 상승
이후
2027년 하반기
전월세·전기료 상승
→ 외식·서비스가격 상승
이다.
따라서 에너지가격이 하반기 안정되더라도 CPI가 빠르게 내려가기보다는 에너지에서 시작된 물가상승을 주거비와 서비스 물가가 이어받는 구조를 생각했다.
전세난까지 지금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이 가정은 오히려 조금 더 중요해진다.
7. 주택 매매가격은 CPI에 직접 들어가지 않지만 월세는 다르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0% 오른다고 CPI가 20% 오르는 것은 아니다.
주택 매매가격 자체는 소비자물가지수에 직접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세와 월세 등 임차료는 CPI에 반영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간접적인 2차 효과다.
전월세 상승
→ 가계 주거비 증가
→ 임금 인상 요구
→ 자영업·서비스업 인건비 증가
→ 서비스가격 인상
이 가능하다.
여기에 임대료가 오른 상가에서는
Commercial Rent ↑
→ Restaurant·Retail Cost ↑
→ Consumer Price ↑
가 추가된다.
결국 주거비는 단순히 CPI의 한 항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물가와 임금으로 확산될 수 있다.
8. 전세난이 물가를 만들고, 물가가 금리를 붙잡는다
이것이 이번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다.
이전에 생각했던 2027년 CPI 중심값 **3.8%**가 현실화된다면 한국은행이 물가안정목표 2%를 크게 웃도는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Housing Shortage
→ Jeonse·Rent ↑
→ CPI·Core CPI Sticky
→ Rate Cuts Delayed
가 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높은 금리는 다시 주택시장으로 돌아온다.
9. 그런데 고금리가 반드시 서울 집값 하락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금리 상승 = 부동산 하락
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금리 상승은 주택가격에 강력한 하방 요인이다.
대출 이자부담이 높아지면서 구매력이 떨어지고, 자산의 할인율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동시에 반대 방향의 효과가 발생한다.
첫 번째, 매매 전환을 막는다
고금리
→ 주담대 부담 증가
→ 매매 진입 어려움
→ 전세 잔류 증가.
결과적으로 전세수요를 더 강하게 만든다.
두 번째,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만든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 환경에서 전세보증금을 받아 운용하는 매력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매달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월세의 매력은 커진다.
따라서
High Rate
→ Jeonse Supply ↓
→ Monthly Rent Supply ↑
가 가능하다.
세 번째, 신규 주택공급의 금융비용을 높인다
고금리는 PF와 건설사의 조달비용도 높인다.
Interest Rate ↑
→ PF Cost ↑
→ Project IRR ↓
→ Construction Delay
가 된다.
즉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유지된 높은 금리가 몇 년 뒤에는 오히려 신규 공급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도 있다.
10. 따라서 고금리는 단기 Demand Negative, 장기 Supply Negative다
이를 정리하면 상당히 흥미로운 구조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High Rate
→ Mortgage Demand ↓
→ Housing Price Pressure ↓
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High Rate
→ Housing Purchase ↓
→ Rental Demand ↑
동시에
High Rate
→ PF·Construction Cost ↑
→ New Supply ↓
가 된다.
즉 고금리는
Short-term Demand Negative
이지만
Medium-term Supply Negative
이기도 하다.
서울처럼 신규 공급 탄력성이 낮은 시장에서는 후자의 효과를 무시하기 어렵다.
11. 결국 전세난과 고금리가 서로를 강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연결고리를 하나로 합치면 다음과 같다.
정비사업 이주 증가
↓
Available Housing 감소
↓
전세 부족
↓
전세가격 상승
↓
월세 전환
↓
주거비 상승
↓
CPI·근원물가 하방 경직
↓
한국은행 금리 인하 지연
↓
주담대 부담 유지 + PF 금융비용 상승
↓
매매 진입 감소 + 신규 공급 지연
↓
임차수요 증가 + 미래 주택공급 감소
↓
전세·월세 수급 추가 악화
라는 구조다.
여기에 다시 높은 월세가
Rent vs Buy Threshold
를 낮추면서 자본을 충분히 가진 실수요자에게는 매수 유인을 높인다.
그러면 결국 다시 매매가격으로 돌아온다.
12. 그래서 같은 고금리라도 계층별 결과는 정반대가 된다
이 부분도 앞으로 중요해 보인다.
고금리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
현금이 부족한 무주택자
높은 주담대금리
높은 전세가격
높은 월세
를 동시에 부담한다.
따라서 서울 핵심지 진입은 오히려 더 어려워진다.
부채가 많은 기존 주택보유자
이자비용이 커져 소비여력이 감소한다.
일부 한계차주는 매물을 내놓을 수도 있다.
현금·금융자산이 많은 가계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예금·채권 이자를 받으면서 기다릴 수 있고,
대출규제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작다.
가격이 조정되면 오히려 매수할 수 있다.
따라서 고금리가 길어질수록 서울 주택시장은
Leveraged Buyer에게는 불리하고
Cash-rich Buyer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장
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것이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던
Who Has the Money
의 중요성이다.
13. 따라서 서울 핵심지와 외곽지역은 더욱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2030년까지 한국 부동산 전체를 하나의 시장으로 보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고금리는 지방과 외곽지역의 수요를 크게 억제할 수 있다.
인구가 감소하고 대체 주택이 많은 지역에서는 할인율 상승 효과가 그대로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서울 핵심지는 다르다.
재건축 멸실
신규 공급 부족
학군·직주근접 수요
현금부자 수요
전월세 상승
이 동시에 작동한다.
따라서 금리가 높아도 공급이 더 빠르게 줄어든다면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대한민국 부동산 전체는 약하지만 서울 도심은 강한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14. 2027~2030년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개인적인 기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2027년: 전월세 Inflation의 시작
은마 등 주요 정비사업 이주가 시작된다.
2024년 입주한 일부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실거주의무 유예기간도 순차적으로 끝나면서 일부 전세주택이 실거주용으로 회수될 수 있다.
동시에 이전 글의 가정처럼 CPI가 3%대 후반까지 높아진다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력은 제한된다.
따라서
High Rent + High Rate
가 동시에 시작된다.
2028년: 첫 번째 Peak Stress
정비사업 이주 예정 물량이 약 4.5만 가구로 급증한다.
반면 입주물량이 충분히 따라오지 못할 경우 서울 전세 수급은 가장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고금리가 PF와 착공에도 영향을 주었다면 2~3년 전 공급 감소가 이 시점부터 실제 입주 감소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2028년은
Rental Supply Shock
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첫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29년: 높은 임대료가 매매시장으로 돌아오는 시기
전세가격과 월세 상승이 몇 년간 누적되면 Rent vs Buy 계산이 달라진다.
특히 자기자본을 충분히 보유한 가구에서는
앞으로 계속 높은 월세를 낼 것인가
와
높은 금리를 감수하고라도 주택을 살 것인가
를 비교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서울 핵심지의 실거주 아파트에 대한 매수수요가 다시 강해질 수 있다.
2030년: 두 번째 Peak Stress
현재 일정대로라면 정비사업 이주 물량이 약 5.7만 가구로 다시 최고치를 기록한다.
목동·송파·강남·여의도 등의 정비사업이 누적되면서 전세수급 압력이 다시 강해질 수 있다.
다만 동시에 2020년대 후반 착공한 정비사업의 준공도 증가하기 시작할 수 있어, 2030년은 이주물량과 신규 공급의 Race가 될 가능성이 높다.
15. 그렇다면 한국은행 금리는 어떻게 움직일까
금리의 정확한 숫자를 장기간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이번에는 숫자 하나를 찍기보다는 조건부 경로로 보는 편이 낫다.
개인적인 중앙 시나리오는 대략 다음과 같다.
핵심은 금리의 절대값보다
2020년대 초반처럼 1%대 초저금리로 빠르게 돌아가기 어렵다
는 가능성이다.
주거비, 고령화, 재정확대, 에너지·전력 투자, AI CAPEX 등이 동시에 높은 명목성장을 유지한다면 한국의 중립금리 자체가 과거보다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2030년까지 부동산시장은
집값은 높은데 금리도 높은
과거와 조금 다른 상태가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
16. 서울 도심 아파트가격 전망
이전 글에서는 2025년 말 서울 도심 선호 아파트가격을 100으로 두고 2030년까지
Low +25~30%
Central 약 +50%
High +70~75%
정도를 생각했다.
정비사업 이주와 전월세 수급, 그리고 이번 고물가·고금리 feedback loop까지 포함하면 중앙값은 조금 더 높게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조건부 시나리오는 다음 정도다.
여기서 Stress라는 표현은 집값 급락을 의미하는 Stress가 아니라 임차시장 수급 Stress가 가장 강한 경우를 의미한다.
오히려 임차인에게 가장 나쁜 환경이 서울 핵심 주택 보유자의 자산가격에는 가장 강한 환경이 될 수도 있다.
17. 다만 고금리는 상승률의 상단을 분명히 제한한다
그렇다고 전월세난만 보고 서울 집값이 무한히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위험하다.
고금리는 분명 강력한 가격 억제 변수다.
예를 들어 25억원짜리 아파트가 35억원, 40억원으로 올라가려면 추가되는 구매자도 그만큼 큰 자기자본을 보유해야 한다.
대출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가격이 올라갈수록 구매자 Pool은 빠르게 줄어든다.
따라서
Supply Scarcity ↑
가 가격을 올리지만,
동시에
Affordability ↓
가 상승속도를 억제한다.
결국 향후 서울 도심 주택은 2020~2021년처럼 레버리지를 이용한 모든 지역 동반 상승보다는
매물은 적고 거래량도 적지만 소수의 현금부자 거래가 가격을 끌어올리는 시장
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18. 가장 큰 하방 리스크는 금리가 아니라 Forced Selling이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적었지만 부동산가격이 본격적으로 무너지려면 단순히 금리가 높은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누군가가 집을 반드시 팔아야 한다.
실업
소득 쇼크
대규모 신용경색
PF·금융시스템 위기
등이 발생해 Forced Seller가 급증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생각하는 2027~2030년 기본 경로에서는 반도체·AI CAPEX, 높은 명목성장, 재정지출 등이 가계와 기업의 명목소득을 일정 부분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물가는 높고 살림살이는 힘들지만 명목소득 자체는 증가하는 경제다.
그렇다면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서울 핵심주택 소유자가 반드시 집을 팔아야 할 이유는 생각보다 많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거래량이 줄면서 매물만 잠길 가능성이 있다.
19. 결국 한국은 Housing Cost Inflation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여기까지 정리하고 나면 앞으로의 문제를 단순히
서울 집값이 오른다
라고 표현하는 것은 조금 부족하다.
보다 정확하게는
Housing Cost Inflation
이라고 보는 편이 맞는 것 같다.
매매가격이 오른다.
전세가격이 오른다.
전세를 구하지 못하면 월세로 간다.
월세가 오른다.
높은 주거비가 CPI와 서비스물가를 자극한다.
높은 CPI 때문에 금리를 쉽게 내리지 못한다.
높은 금리는 다시 매매 진입을 막고 PF 공급을 지연시킨다.
그리고 다시 전세와 월세가 오른다.
즉,
Sale Price ↑
→ Jeonse Demand ↑
→ Jeonse Price ↑
→ Monthly Rent ↑
→ CPI Sticky
→ Interest Rate High for Longer
→ Mortgage Affordability ↓ + New Supply ↓
→ Rental Demand ↑
→ Housing Cost ↑
라는 순환이다.
글을 마치며
이번 글을 정리하면서 오히려 조금 더 명확해진 것은 2027~2030년 서울 주택시장의 가장 큰 위험이 단순한 집값 폭등 자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살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 전체가 오르는 것일 수 있다.
서울 도심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은 점점 줄어든다.
그러면 전세에 남는다.
전세가 부족해지면 월세로 간다.
월세까지 오르면 가처분소득이 줄어든다.
그런데 주거비와 서비스물가 때문에 한국은행은 금리를 빠르게 낮추기 어렵다.
높은 금리는 다시 주택 구매와 신규 공급을 억제한다.
결국 처음에는 집값을 안정시키는 힘으로 보였던 고금리가 몇 년 뒤에는 임대주택 수급을 악화시키는 힘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그렇다면 향후 서울 부동산을 설명하는 모델은 단순히
Liquidity → Housing
이 아니다.
오히려
정비사업 이주
→ Rental Shortage
→ Housing Cost Inflation
→ CPI
→ Interest Rate
→ Credit & Construction
→ Rental Shortage
라는 하나의 순환구조에 가까워질 수 있다.
그리고 이 구조가 맞다면 2030년까지의 서울 도심 아파트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금리를 몇 번 내리는지가 아닐 수도 있다.
매년 몇 채가 새로 지어지는가보다, 그해 실제 사람들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집이 몇 채 남아 있는가.
그리고
그 집을 사지 못한 사람들이 대신 살 수 있는 전세·월세가 몇 채 남아 있는가.
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이전 글에서
“돈이 누구에게 가는가, 그리고 그 사람이 사고 싶은 자산이 시장에 몇 개나 나와 있는가”
라고 적었다.
이번에는 한 문장을 더 붙여야 할 것 같다.
그 자산을 살 수 없는 사람이 대신 선택할 수 있는 주거수단은 얼마나 남아 있는가.
지금의 흐름대로라면 2027년은 그 질문의 시작이고, 2028~2030년은 실제 답을 확인하게 되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한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