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읽은 여러 글 가운데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내용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기록해본다.
최근 나 역시 하루 업무의 상당 부분을 Agent에게 위임하고, 그 결과물을 압축·정리해 의미를 추출한 뒤 이를 어떻게 P/F 투자 판단에 반영할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늘고 있음을 체감한다.
반대로 과거 많은 시간을 들였던 정보 수집과 정리, 개별 기업의 어닝모델 업데이트와 같은 작업은 빠르게 Agent에게 이관되고 있다.
결국 AI가 금융투자업의 업무방식까지 바꾸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중요한 질문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정보를 더 많이 수집하고 더 빠르게 분석하는 능력이 점점 보편화되는 환경에서, 무엇이 투자자의 차별화된 판단을 만들고 궁극적으로 위험 대비 초과수익, 즉 Alpha를 만들어낼 것인가?
아래 글은 전기와 컴퓨터 혁명에서 시작해 최근 Coding Agent가 보여주고 있는 업무방식의 변화, 그리고 이를 금융투자 분석과 Portfolio Management에 대입해보면서 이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AI 시대의 투자조직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다이너모에서 Coding Agent까지, 생산성 혁신의 역사가 말해주는 것
기술혁신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순간 완성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도 범용기술의 성능 향상보다 그것을 실제 생산 시스템에 연결하는 보완재와 조직의 재설계가 생산성 혁신의 핵심이었다.
19세기 말 전기혁명, 20세기 컴퓨터 혁명, 그리고 현재의 AI 혁명도 이 관점에서 보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경로를 걷고 있다.
최근 AI를 금융투자 분석업무에 활용하면서 느끼는 변화도 여기에 가깝다. AI는 단순히 애널리스트 한 명의 업무를 빠르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리서치 조직과 Portfolio Manager의 역할 자체를 다시 설계하게 만드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가장 먼저 극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산업이 바로 Software Coding이다.
1. 전기혁명은 전기모터가 아니라 ‘공장 재설계’에서 완성됐다
Paul David의 「The Dynamo and the Computer」가 보여주는 핵심은 단순하다.
| https://www.jstor.org/stable/2006600?utm_source=chatgpt.com |
증기기관 시대의 공장은 중앙의 거대한 엔진에서 Shaft와 Belt를 통해 수많은 기계로 동력을 전달했다.
Steam Engine → Shaft → Belt → Machine
전기모터가 등장했지만 초기에는 기존 공장의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동력원만 전기로 바꾸는 경우가 많았다.
Electric Motor → Shaft → Belt → Machine
기술은 바뀌었지만 공장의 Architecture는 바뀌지 않은 것이다.
이미 투자된 공장과 설비, 기존 업무방식이라는 Inertia(*관성)가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을 제한했다.
진짜 변화는 개별 기계에 작은 전기모터를 붙이는 Unit Drive가 확산되면서 나타났다.
모든 기계를 중앙 Shaft에 연결할 필요가 없어지자 기계 배치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었고, 공장은 동력 전달이 아니라 생산과 물류의 흐름을 중심으로 다시 설계될 수 있었다.
Power Flow 중심의 공장 → Material Flow 중심의 공장
전기혁명의 생산성 향상은 단순히 더 좋은 모터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
전기를 전제로 공장 전체를 다시 설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2. 컴퓨터 혁명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
컴퓨터 역시 처음에는 기존 업무를 디지털화하는 데 사용됐다.
종이 장부는 전산 장부가 되고, 계산기는 Spreadsheet가 되었지만 기업의 정보 흐름은 상당 기간 그대로였다.
사람이 자료를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상사가 검토하고,
다른 부서가 다시 입력하고,
최종적으로 보고서를 만드는 구조가 유지됐다.
컴퓨터는 들어왔지만 Information Architecture는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생산성 향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Database, Network, ERP, Internet, Cloud, API 등 보완재가 발전하면서 컴퓨터가 기업의 정보 흐름 자체를 바꾸기 시작한 이후였다.
전기가 Physical Architecture를 바꿨다면,
컴퓨터는 Information Architecture를 바꿨다.
3. AI도 처음에는 ‘전기모터를 단 증기공장’이었다
생성형 AI의 초기 도입도 비슷했다.
기존 업무가
Employee → Email → Excel → ERP → Approval → Report
였다면,
AI 도입 후에는
Employee + ChatGPT → Email → Excel → ERP → Approval → Report
정도로 바뀌었다.
AI가 추가됐지만 기존 Workflow는 그대로였다.
LLM이 이메일을 10배 빨리 작성하고 보고서를 순식간에 요약해도, 사람이 다시 읽고 복사하고 승인받고 다른 시스템에 입력한다면 Local Productivity는 올라가지만 System Productivity는 제한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Computing H/W 성능 향상
LLM Capability 향상
Token Cost 하락
과 함께 Harness와 Agent 같은 보완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Harness는 Context, Memory, Tool, API, Retrieval, Permission, Evaluation 등을 모델에 연결해 LLM이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리고 Agent가 등장하면서 AI의 단위도
Prompt → Response
에서
Observe → Plan → Act → Verify → Retry
로 변하고 있다.
즉, AI의 경제적 단위가 Token Generation에서 Task Completion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AI의 경제성은 얼마나 많은 Token을 얼마나 낮은 비용으로 생성할 수 있는가에 의해 설명됐다. 그러나 Agent의 등장으로 중요한 기준은 Token의 양이 아니라, 하나의 업무를 얼마나 적은 인간 개입으로 완결할 수 있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전기의 Unit Motor가 하나의 공장 동력원을 개별 기계 단위로 분산시키면서 각각의 기계가 독립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면, AI Agent는 지능을 각각의 Work Unit에 배치해 업무 단위가 독립적으로 실행될 수 있게 만든다.
따라서 AI Token 경제학도 단순한 연산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Token 투입이 실제 Task Completion과 경제적 산출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환되는가를 측정하는 생산성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결국 AI의 경제적 가치는 더 이상 Cost per Token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앞으로 중요한 지표는 Cost per Task, Tasks per Worker, Revenue per Agent, Human Hours Saved와 같이 AI가 실제 업무 산출물을 얼마나 증가시키는지를 측정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게 된다.
즉, AI는 이제 정보 생성 기술을 넘어 경제적 산출물의 생산함수 자체를 변화시키는 생산성 기술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4. Coding 산업은 이 변화가 어디까지 갈지를 먼저 보여주고 있다
최근 Peter Steinberger의 인터뷰는 이 변화를 매우 선명하게 보여준다.
| The creator of OpenClaw: "I ship code I don't read" |
PSPDFKit을 다시 지금의 AI Agent 환경에서 만든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과거 인원의 약 30% 수준으로도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필요한 사람은 단순히 코드를 빨리 작성하는 Engineer가 아니다.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깊게 이해하고, Agent에게 과감히 위임하면서도 무엇을 직접 통제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매우 Senior한 Engineer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즉 Software Engineer의 역할이
Engineer → Code
에서
Engineer → Architecture → Agent → Code
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Peter는 더 나아가 기존 기업이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Codebase뿐 아니라 Company 자체도 큰 Refactor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자신 역시 세부적인 Coding보다 전체 Structure와 Architecture를 설계하고, Agent가 작업하기 쉬운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성하는 쪽으로 역할이 이동했다고 설명한다.
Coding의 핵심 경쟁력이
Syntax / Implementation
에서
Architecture / Design / Delegation / Verification / Product Taste
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5. Coding Agent가 강력한 이유는 ‘Close the Loop’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Coding은 AI Agent가 가장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유 중 하나는 결과를 즉시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Code 생성
→ Compile
→ Test
→ Error 확인
→ 수정
→ 다시 Test
즉 Feedback Loop를 닫을 수 있다.
Peter 역시 AI Coding의 중요한 조건으로 이러한 Close the Loop를 강조했다. AI가 코드를 만들고 직접 테스트하고 결과를 확인하게 해야 품질이 빠르게 개선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Coding은 앞으로 다른 Knowledge Work가 어떻게 바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선행사례라고 볼 수 있다.
Software에서는 이미
Coding → Architecture
Execution → Delegation
Single Task → Parallel Agents
Manual Work → Feedback Loop
Programming Skill → System Design & Taste
라는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이 변화는 금융투자 분석업무에도 상당 부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6. 다음 병목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과 조직’이다
Agent가 빨라질수록 기존 조직의 Inertia(*관성)는 더 큰 문제가 된다.
AI가 몇 분 만에 분석하고 코드를 만들고 문서를 작성해도,
직원 → 팀장 → 부서장 → 임원 → 승인
이라는 기존 구조가 그대로라면 전체 시스템은 여전히 인간 조직의 속도로 움직인다.
과거 전기공장의 Shaft와 Belt가 오늘날에는
Human Handoff
Middle Management
Approval Layer
Reporting Structure
의 형태로 남아 있는 셈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생산성 혁신은 직원들에게 Copilot을 지급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AI를 전제로 Workflow와 Organizational Architecture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이것이 전기혁명과 AI 혁명을 연결하는 핵심이다.
7. 금융투자 분석조직도 같은 변화를 피하기 어렵다
전통적인 증권사와 Buy-side 조직에서는 많은 Analyst가 필요했다.
한 사람이 반도체, 전력, 금융, 방산, 바이오, 소프트웨어를 모두 깊게 추적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PM
→ Sector Analyst
→ Junior Analyst
→ Research Assistant
라는 Pyramid 구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Agent가 정보수집과 기초분석의 상당 부분을 수행할 수 있다면 이 구조 역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오히려
소수의 Senior Investor / PM
→ 넓은 Agent Research Network
→ Research Graph
→ Semantic Meaning
→ Variant Perception
→ Portfolio
라는 구조가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한 Agent는 Earnings Model을 담당하고,
한 Agent는 Filing과 Earnings Call을 분석하며,
각 산업별 Agent는 반도체, 전력, 방산, 금융 등을 따로 추적한다.
중요한 것은 그 결과를 Senior PM이 하나씩 모두 읽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결과를 Research Graph에 통합하고, 그 안에서 투자에 의미 있는 변화만 추출하는 것이다.
8. AI 시대에는 Information보다 Semantic Meaning이 중요하다
AI가 발전할수록 Filing을 읽고, Earnings Call을 요약하고, Consensus를 비교하고, 산업자료를 수집하는 비용은 계속 내려갈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의 경쟁력은
“무슨 정보가 나왔는가?”
에서
“그 정보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로 이동한다.
예를 들어 여러 Agent가
Hyperscaler CAPEX 증가,
GPU 출하량 증가,
Rack Power Density 상승,
Transformer Lead Time 증가,
Gas Turbine 주문 증가
라는 정보를 가져왔다고 하자.
중요한 것은 이 사실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하는 것이다.
AI Compute Demand ↑
→ Power Density ↑
→ Data Center MW Requirement ↑
→ Grid Bottleneck ↑
→ Electrical Equipment / Generation Scarcity ↑
그리고 다시 투자로 내려와야 한다.
어떤 기업의 Earnings가 달라지는가?
Consensus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현재 Valuation에서 충분한 Upside가 존재하는가?
Portfolio에서 얼마를 배분해야 하는가?
결국 투자자의 역할은
Data → Information → Causal Relationship → Semantic Meaning → Earnings → Portfolio
로 올라간다.
9. 그래서 AI 시대에는 Lean한 투자조직이 더 강할 수 있다
많은 Analyst가 반드시 더 좋은 Portfolio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투자의 목적은 조직 내 다양한 의견을 공평하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높은 Risk-adjusted Expected Return을 가진 아이디어에 자본을 배분하는 것이다.
사람이 많아질수록 각자의 Coverage와 Idea가 Portfolio에 반영되면서
Best Ideas Portfolio
가
Organizational Consensus Portfolio
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
AI 시대에는 이러한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여러 Analyst가 각각 여러 Agent를 운영하면 정보의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만, 그것이 독립적인 Alpha Signal의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AI-native 투자조직은 오히려
Information Production은 극도로 분산시키고,
Meaning과 Capital Allocation은 집중시키는 구조
가 더 적합할 수 있다.
Research Universe는 매우 넓게 가져가되,
Investment Thesis는 선택적으로,
Portfolio는 가장 확신이 높은 아이디어에 집중하는 것이다.
Research Universe: Broad
Investment Thesis: Selective
Portfolio: Concentrated
AI가 1,000개의 기업을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이유는 1,000개 종목을 보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1,000개를 보고 가장 좋은 몇 개를 더 정확하게 선택하기 위해서다.
10. 문제는 Senior의 Mental Exhaustion이다
Agent가 늘어나면 인간의 일이 줄어들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반대 상황도 나타날 수 있다.
Peter 역시 여러 AI Agent를 병렬로 운영하는 것이 직접 Coding을 하는 것보다 정신적으로 더 피곤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금융에서도 같다.
Senior PM이
Earnings Agent,
Industry Agent,
Macro Agent,
Technology Agent,
Supply-chain Agent
를 동시에 운영하면 Research Capacity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모든 결과가 Senior에게 직접 전달된다면 결국 Senior의 Brain이 다시 Central Shaft가 된다.
AI가 정보생산의 병목을 없애자 새로운 희소자원이 등장한다.
바로 Senior Investor의 Attention이다.
따라서 AI-native Research Architecture의 목표는 Agent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Senior가 모든 Agent Output을 직접 읽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Raw Report가 아니라
무엇이 바뀌었는가
왜 바뀌었는가
어떤 Thesis가 영향을 받는가
어떤 Earnings Assumption을 수정해야 하는가
Portfolio를 움직여야 하는가
라는 Delta가 전달되어야 한다.
11. Junior의 역할이 줄어들수록 Senior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더 높아진다
Junior가 담당하던 정보수집, Model Update, 문서요약, 초기 Screening을 Agent가 맡을수록 Senior의 역할은 더 높은 수준으로 이동한다.
핵심은 다음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First-Principles Thinking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근본적인 원인까지 분해하는 능력이다.
Causal Reasoning
단순한 상관관계와 실제 인과관계를 구분하고, 어떤 변수가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 이해해야 한다.
Technical Understanding
산업의 기술적·물리적 Constraint와 Bottleneck을 이해해야 한다.
Research Architecture
어떤 문제를 어떤 Agent에게 맡기고, 어떻게 검증하고, 어떻게 Graph에 통합할지를 설계해야 한다.
Semantic Compression
수백 개의 Fact에서 투자에 중요한 몇 개의 Meaning을 추출해야 한다.
Variant Perception
자신의 Causal Model과 시장 Consensus가 어디에서 다른지를 찾아야 한다.
Capital Allocation
마지막으로 그 차이에 실제로 얼마의 자본을 배분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위에는 Attention Allocation이 있다.
무엇을 더 조사하고 무엇을 버릴지를 결정하는 능력이다.
12. 결국 기술에 대한 근본적 이해가 중요해진다
AI가 정보를 아무리 많이 가져와도 Causal Relationship까지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전력기기 업체의 실적이 좋아졌다는 사실을
Order ↑ → Revenue ↑ → EPS ↑
정도로 보는 것은 쉽다.
하지만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그보다 깊은 구조다.
AI Compute Demand ↑
→ GPU Deployment ↑
→ Rack Power Density ↑
→ Data Center MW Requirement ↑
→ Electrical Content per MW ↑
→ Transformer / Switchgear Demand ↑
→ Capacity Utilization ↑
→ Pricing Power ↑
→ Margin ↑
→ EPS ↑
이 Chain을 이해해야 어떤 변수가 Leading Indicator인지 알 수 있다.
그래서 산업투자에서는 기술을 단순히 아는 것을 넘어 어떤 기술적 Constraint가 산업의 경제성을 결정하는지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결국 좋은 투자기회는 자주 서로 다른 기술의 경계에서 발생한다.
Compute ↔ Memory
Server ↔ Power
Data Center ↔ Grid
Grid ↔ Gas
한 영역의 기술 발전이 다른 영역에 새로운 Bottleneck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13. 좋은 Earnings Model은 결국 Causal Model이다
이 관점에서 Earnings Model은 단순한 숫자 Forecast가 아니다.
기업의 경제적 인과관계를 숫자로 표현한 모델이다.
예를 들어
Hyperscaler CAPEX
→ Data Center MW
→ Equipment Orders
→ Backlog
→ Revenue
→ Utilization
→ Margin
→ EPS
라는 관계가 있다면 Earnings Model은 이 각각의 Edge에 숫자를 붙이는 작업에 가깝다.
AI가 Excel 작업을 점점 더 많이 대신하게 될수록 인간에게 중요한 질문은
“어떤 숫자를 넣을 것인가?”
보다
“왜 이 숫자가 움직이는가?”
가 된다.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은
“그 숫자를 움직이는 원인이 지금 변하고 있는가?”
이다.
결론: AI 시대의 핵심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더 좋은 판단이다
전기혁명의 생산성 향상은 전기모터를 구매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전기를 전제로 공장을 다시 설계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컴퓨터 혁명 역시 컴퓨터 자체보다 그것을 전제로 기업의 정보 흐름을 다시 설계하면서 완성됐다.
AI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
Computing 성능 향상, LLM 성능 개선, Token Cost 하락, Harness와 Agent의 발전으로 AI는 이제 단순한 정보생성 도구에서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는 생산수단으로 이동하고 있다.
Coding 산업은 그 결과를 가장 먼저 보여주고 있다.
소수의 뛰어난 Senior Engineer가 다수의 Agent를 활용하고, 자신은 Coding보다 Architecture·Design·Verification·Taste에 집중하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금융투자 분석업무 역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강한 투자조직은 많은 Analyst가 많은 보고서를 생산하는 조직보다,
소수의 뛰어난 Senior Investor가 넓은 Agent Research Network를 운영하고, 결과를 Research Graph로 통합한 뒤 Semantic Meaning과 Variant Perception을 추출하여 적시에 Portfolio에 반영하는 Lean Organization
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AI가 정보수집과 기초분석을 더 잘할수록 인간 투자자의 경쟁력은 오히려 다음 Chain을 연결하는 능력에 집중될 것이다.
Physics / Technology
→ Industry Structure
→ Economics
→ Earnings
→ Valuation
→ Portfolio
AI 시대에 가장 희소해지는 것은 정보가 아닐 수 있다.
복잡한 현실을 근본적인 인과관계로 분해하고, 그 의미를 압축하고, 시장과 다른 판단을 내린 뒤, 그 판단에 적절한 규모의 자본을 배분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능력 Understanding, Judgment 그리고 Attention이지 않을까 한다.
#글을 마치며,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AI의 기술발전 흐름은 Continual Learning으로 귀결되는듯 싶다.
관련해서 최근 일론머스크의 인터뷰 내용이 눈에 띄는데, 개인적으로 fan이라 관련 인터뷰내용으로 글을 마무리해본다.
아래 인터뷰에서의 산업적 투자포인트는 AI가 더 복잡한 reasoning과 지속적인 학습·기억(=continual learning)을 수행할수록 compute뿐 아니라 memory capacity 중요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 Elon Musk on AGI Timeline, US vs China, Job Markets, Clean Energy & Humanoid Robots |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 이석영 교수)
일론 머스크: “의식은 스위치가 아니라 연속체다”
일론 머스크는 AI 논쟁에서 흔히 전제되어 온 한 가지 생각에 의문을 제기한다. AI가 어느 한순간 갑자기 ‘의식’을 갖게 되는 명확한 시점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의 논리는 단순하다.
인간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의식적인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수정란 단계의 인간과 성인의 의식 수준은 분명 다르지만, 그 사이 어느 특정한 날짜를 가리키며 “이날부터 의식이 생겼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즉, 의식은 어느 순간 켜지는 스위치라기보다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연속적인 스펙트럼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이 관점이 맞다면 AI에 대해서도 질문을 바꿔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AI가 어느 순간 경계를 넘어 ‘깨어나는’ 극적인 사건을 상상해왔다. 하지만 애초에 그런 명확한 경계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AI의 의식 또는 지능적 특성이 연속선상에 존재한다면, 새로운 모델의 등장, 추가적인 학습, 아키텍처의 발전이 이루어질 때마다 AI는 그 연속체를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머스크는 여기서 논의를 우주적 차원으로 확장한다.
우주는 처음에 쿼크, 렙톤, 수소와 같은 단순한 입자와 원소로 시작했다. 이후 수십억 년 동안 별 내부의 핵융합을 통해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졌고, 이 원소들이 행성과 생명체, 그리고 인간을 구성하게 되었다.
우리 몸을 이루는 원자들 역시 과거에는 별 내부에 존재했던 물질이다.
이 관점에서 인간은 우주와 분리된 특별한 존재라기보다, 우주의 물질이 복잡성을 높여가는 과정에서 등장한 하나의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그 물질로 구성된 인간이 다시 기계를 만들었다.
그 기계는 학습하고, 추론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결국 머스크가 제시하는 핵심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의식이 복잡한 물질 시스템에서 점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인간이 만든 AI 역시 동일한 연속선상에서 점차 새로운 형태의 의식에 접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관점에서는 AI 의식의 문제를 “AI가 의식이 있는가, 없는가”라는 이분법으로 보기보다, 얼마나 복잡한 자기인식·추론·세계모델을 형성하고 있는가라는 연속적인 문제로 바라보게 된다.
| 메모리는 현재 반도체 산업 성장의 주된 동인 |
“나는 지금 가격이 말해주는 것을 제대로 듣고 있는가,
아니면 내가 잘 안다고 믿는 기업·산업만 보며 시장과 멀어지고 있는가.”
위 질문을 스스로에게 다시금 되물어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