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18일 월요일

욕망


욕망은 무엇에 부족함을 느껴 이를 탐하는 마음이다.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주식투자에 매료되어 투자자로서의 꿈을 키워나가기 시작.. 

딱히 내세울 스펙이랄 것도 없고.. 남들보다 똑똑하거나 특출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주식운용업계 취업은 힘들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대학교 3학년때 문뜩(?) 투자자문사 인턴 합격.. 

처음 2달은 정말 주식운용팀 전무님밖에 안보였었고 매일 기업의 미래실적을 어떻게 추정할지만 생각하면서.. 주식투자에 완전 몰입되어 있었음... 

그 당시 P투자자문이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 잘 몰랐었고. 운용팀 전무님의 끝없는 깊이를 알지 못해 P투자자문이 그냥 작디작은 스타트업 자문사로 밖에 생각을 못했었음 ㅋㅋ.

체험형 인턴 마지막 주(?)에 여의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세삼스레 갑자기 나도 대기업 금융사에 취업해 미래가 안정적이고 보장되며 큰 조직에 소속되어 선배, 동기, 후배 같은걸 갖고 싶다라는 생각이 문뜩 들기 시작..

대학교4학년 학기 중 중형 증권사 리서치팀 RA에 취업. 11명의 동기를 갖게 되었으며 나름(?) 업계에서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평이 좋은 회사였었는데..? (대다수의 직원들에게 계약직이 아닌 정직원을 시켜주는 몇 안되는 증권사 중 하나)

RA생활 중 다시 주식투자가 그리워지기 시작.. 동기들도 다  좋은 사람이었고 후배들도 다 착했었지만.. 결국 이업은 내가 원하는 업이 아니란걸 꺠닫기 시작..

그러다 업계에서 수익률로 손꼽히는 T자산운용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 최고 실력자(?)들은 어떻게 투자를 하고 어떻게 수익을 내는지 배우고자 6개월 남짓 RA생활을 접고 밑도끝도 없이 채용공고도 없었던 T자산운용사에 지원

어쩌다보니 운좋게 T자산운용사 인턴 합격. 2개월(?) 남짓 인턴생활 이후 아직 내 자신의 실력이 부족 한것도 있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 것도 있고 해서 제 발로 퇴사 

T자산운용을 겪은 이후 자산운용사 그 중에서도 주식운용팀도 중소형사가 아닌 대형운용사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

그러다.. 현재 M 대형(?)자산운용사에 재 취업.. (운도 좋지..)

T운용사에선 개별중소형주 위주로 기업분석을 했다면 현재 자산운용사에서는 큰 기업 위주로 분석을 하다보니 개별기업보다는 산업을 공부하기 시작. 

산업 위주로 공부를 하다보니 산업구조속에서의 각 개별 중소기업들의 Position이 좀 더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 

M운용사에 취업하기 전에 사놓았던 개인계좌 주식들이 떡상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산업 속에서의 개별 중소형 기업을 내려다 보게 되니 투자 타율(?) 또한 떡상하기 시작..

(겸손해야지.. 운이 좋아서 맞춘것도 일부 있을거얌... 실력도 있지만 분명 운도 무시못함..)

물론, 주식운용팀에 있으니 차명(?)계좌 같은걸 만들어서 몰래 주식을 하거나  절대 그런짓은 하지 않음. 

하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or 생각지 못하는 걸 나만 알고 있고 그로 인해 기업의 미래 실적 및 주가를 맞춰 돈을 버는것은 정말 황홀한 경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나는 언제 PM이 될 수 있을까? 

미래에도 내가 능력이 부족하거나 무언가의 사유로 인해 PM이 될 수 없다면.. 다시 내가 인턴생활을 시작했었던 투자자문사나 제약이 없는 운용사, 자문사로 돌아가서 맘껏 주식투자를 하고 싶기도 하다..

뭔가 빠져나올 수 없는 끝 없는 욕망의 늪에 빠진것 같기도 하다.. 무언가를 원했었고 그것을 얻었었고.. 다시 새로운 걸 원하고.. 또 그걸 얻고나니.. 또 다른 욕망이 생겨나고... 또 그 욕망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어느새 처음의 품었었던 그 순진(?)한 욕망으로 다시 회귀해 돌아와 있을 것만 같은 느낌..

계속해서 돌고돌다가 결국 시작점으로 다시 회귀 할 것 같은. 그런 이상한느낌이 든다.. 


2019년 11월 1일 금요일

Investment wisdom


최근 나를  침묵하게 만드는 대화들을 자주 경험하곤 한다..

그 이유는 여러 대화속에서 너무 단편적인 사실들만을 가지고 자신의 소수 경험 및 지식을 기반으로 형성된 편협한 모델속에 현실들을 억지로 끼워맞춰 성급하게 결론에 도달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100% 설명하는 단 하나의 공식, 모델은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도 모든(?) 물리법칙들을 단 하나의 공식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통일장 이론을 마침내 발견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ㅋㅋ)

우리는 '어느정도' 불확실한 세계속에서 여러 현상 및 사실을 경험하고 이들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나는 그런데 다른사람들도 대충 그러지 않을까? ㅎ)

그 과정에서 우리는 사실을 직시하며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추론과정을 거쳐 확실하지는 않지만 '불확실의 정도'를 좁혀가며 자신만의 확신의 정도를 높여가며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개인적으로 투자도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 기본적으로 재무상태표의 숫자들을 표면적으로 이해를 한다.
2. 숫자 이면에 숨겨있는 원인, 인과관계에 대해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 파악을 한다.. 
3. 이를 바탕으로 올바른 추론의 과정을 거쳐 미래의 실적을 추정해낸다!
4. 추정된 실적과 현재 가치를 비교하여 고평가/저평가 여부를 판단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기업을 분석할 때마다 1~4번의 과정을 거친다. (꼭 1~4 순서대로 거치지는 않는 것 같기도 하다 )

매단계 거칠때마다 머릿속에 수십~수백가지의 시나리오의 수가 둥둥 떠다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선택해 경우의 수를 좁혀나가곤 했던것 같다..

그러다, 숫자가 안맞거나.. 뭔가 인과관계가 맞지 않은 경우 다시 시나리오를 지우고 다른방법으로 생각해보고 고민해보곤 한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다시 수백가지의 질문들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닌다.. 이럴 경우 가능한 회사에 방문해 관계자에게 질문의 답변을 얻고자 한다.. 하지만.. 결국 가장 핵심질문들은 보통 추론의 과정을 거쳐 개인의 직감(?)에 의존해야 할 때가 대다수이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사고력과 논리력이 생겨나며..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insight(?)가 생겨나는 것이 아닐지..)  

평소에 가지고 있었던 질문들에 대해서 찰리멍거 할아버지가 제시해줬었던 명쾌한 해설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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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of stock picking (By Charlie munger)

You’ve got to have models in your head. And you’ve got to array your experience both vicarious and direct  o­n this latticework of models. You may have noticed students who just try to remember and pound back what is remembered. Well, they fail in school and in life. You’ve got to hang experience o­n a latticework of models in your head.

당신 머리속에 모델을 가지고 있어야 해요. 그리고 당신은 그러한 격자모델에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경험을 배열해 나가야 합니다. 당신은 무언가를 '그냥' 기억하고 그것을 기억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을 봐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인생 또는 학교에서 실패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경험들을 당신의 머릿속에있는 '격자모델'에 쌓아 나가야합니다.

What are the models? Well, the first rule is that you’ve got to have multiple models because if you just have o­ne or two that you’re using, the nature of human psychology is such that you’ll torture reality so that it fits your models, or at least you’ll think it does. You become the equivalent of a chiropractor who, of course, is the great boob in medicine.

그렇담, 이 '격자모델' 무엇일까요? 글쎄요.. 
첫 번째룰은 당신은 여러가지 모델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만약 당신이 오직 하나 또는 두개의 모델만 사용하고 있다면, 인간심리 본연의 특성상 당신은 오직 두가지 모델에 모든 현실을 맞추기위해 '현실을 고문'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It’s like the old saying, “To the man with o­nly a hammer, every problem looks like a nail

그것은 마치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모든 문제가 나사처럼 보인다" 라는 속담과 같습니다.

And the models have to come from multiple disciplines because all the wisdom of the world is not to be found in o­ne little academic department. That’s why poetry professors, by and large, are so unwise in a worldly sense. They don’t have enough models in their heads. So you’ve got to have models across a fair array of disciplines.

그리고 격자모델은 다양한 원칙들로부터 이뤄져야 합니다. 왜나햐면 세상의 모든 지혜는 작은 학문적인 학과에서 발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대게 시(poetry)교수들이 현실세계에서 현명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그들은 많은 모델들을 머릿속에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기 떄문이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신은 여러 원칙의 배열로 이루어진 모델들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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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워렌버핏이 40~50대 시절 처음 tv에 소개되었을 때의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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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 당신이 생각하기에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적 자질보다는 성격이 더 중요합니다. 이 쪽일은 IQ가 크게 필요 없어요. 당신이 필요한 것은 차분한 성격입니다."

"시장을 맞추거나 틀렸더라도, 흥분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은 득표를 받아야하는 사업이 아니라 생각을 해야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밴 그레이엄이 말했었습니다. 1,000명이 대중이 동의한다고 해서 제가 옳거나 1,000명의 대중이 동의하지 않는다고해서 제가 틀린것이 아닙니다"


"오직 사실과 올바른 추론만이 옳고 그름을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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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 부쩍 투자에 대해 말을 하다가 가끔 말이 없어지곤 한다..

위의 1번의 과정을 제대로 학습하거나 고민하지 않은 투자자와 대화를 할때는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말문이 막혀버린적이 있었다

재무공부를 어느정도 했을지라도 2번의 과정이 전혀 준비되지 않거나 해본적이 없는 투자자들과 말을 했을때도 어느순간 그냥 말문이 막혀버린다.... 단편적인 재무숫자, 주가만 계속 나열할뿐 더이상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가 없다..

3번의 과정까지 말문이 트이면 이때부터 서로 재미있게 여러가지의 경우의수를 좁혀 의견차이를 좁혀가며 재미나게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 있는데.. 잘 모르겠다 ㅎ


최근 아는 지인분께서 나에게 말해줬었다.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에요"


1번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2번이 안보이고.. 2번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음 3번4번의 과정이 안보이는 그런 것일까?

암튼.. 종합예술과 같은 주식시장은 참 재미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