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5일 목요일

지누스 4Q20 Review (feat, 망상병 말기환자)

 



상사님 : "xx아, 지누스는 어떠니?"

나: "힘들 것 같습니다."

상사님 : "그래"


어제는 4Q20 지누스 실적발표가 있었다.

예상대로 컨센서스를 대폭하회 하는 실적이 발표되었고, 이를 발표하는 심재형 부사장님도 왠지 모르게 목소리에 힘이 없어 보이셨고.. 투자자 & 애널리스트들도 실망을 감추지 못한 느낌이었다..

오늘은 평소와는 다르게 퇴근 후 집에서 힘이 약간 남아 도니 이를 핑계 삼아 지누스 4Q20 리뷰를 통해 글로벌 산업재 macro view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지누스의 4Q20 실적을 보면 top line (매출) 성장은 지속되었지만 Middle line (이익)이 박살났다. 


#Top Line

 - covid19으로 인해 홈&인테리어 가구 수요가 폭발해 내구재인 지누스의 매트리스 제품은 수혜를 입었다. 21년에는 분명 Base effect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누스의 매출은 지속 성장할 것이다. 그 이유는

 - 1. 우호적인 ITC 반덤핑 결과로 인해 미국내에서의 매트리스 과점 시장으로의 진입. 

 - 2. 미국 정부 재정정책으로 인한 엄청난 가처분 소득의 증가로 인한 미국 시민 소비 증가

 - 3. 21년부터 가동되기 시작하는 조지아주 생산공장

#Middle Line

 - 문제는 원가가 너무 올랐다. 그리고 이번 원재료 가격상승은 단발성 이슈가 아니고 그 폭도 상당할 것이다 .

 - 지누스의 메모리폼 매트리스의 주 원료인 폴리우레탄은 PPG, TDI&MDI, 발포제 그 외  촉매재를 주 원료로 한다.

 

#PPG

 - PPG는 프로필렌으로 부터 생산된다.

 - 1H21 프로필렌 가격은 아래의 3가지 모든 공법의 수급이슈로 인해 미친듯한 폭등세를 보여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미 폭등 중..)

 - 프로필렌은 3가지 공법으로 주로 추출된다. 

1) RFCC 정유설비에서 생산되는 방법

2) NCC cracker에서 만들어지는 방법.

3) PDH 공법으로 Propane에서 수소를 추출해서  생산되는 방법

1-1) 우선 현재 covid19으로 인해 글로벌 정유설비 가동률이 (미국기준) 75-80% 수준밖에 안되고 21년 여러 RFCC 설비들이 scrape 계획이 잡혀 있어 공급 이슈가 있고 ..

1-2) OPEC+의 감산으로 인해 2-3월까지 -150만 b/d 감산 계획으로 인해 유가 제고가 떨어짐과 동시에 미국쪽 휘발유 수요가 살아나면서 유가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이는 다시 NCC Cracker의 원재료인 납사가격을 올려 자연스럽게 납사로부터 나오는 프로필렌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1-3) 20.12월 ~ 21.2월까지의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 난방유 수요 및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Propane의 가격이 빠르게 올려버렸다.. Propane으로부터 추출되는 프로필렌가격도 이와 맞물려 올랐던 것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다.

모든 프로필렌이 PPG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프로필렌의 주요 전방은 PP이다. 

다시 PP는 자동차 내외장재, 부직포(마스크), 공업 & 건설용 파이프, 생활용품 (밀폐용기) 등에 주로 쓰인다. 

미국 한파로 인한 정전으로 인해 일부 설비 트러블을 감안하더라도 위의 PP전방은 지금 Covid19 이후 경기회복국면에서 수요가 상당히 좋다.. 

프로필렌으로 부터 시작된 원재료 상승이 PP의 강한 현 수요 상황과 맞물려 PP의 cost push 효과를 나타나고 있다.. 

프로필렌 -> PO -> PPG 

PO 시장도 상당히 과점이 잘 되어있고, Globally 약간 카르텔 느낌이 있어서 (SKC도 그중 일부) 아마 가격전가를 상당히 잘할 것이다. 

#TDI, MDI

 - 위의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TDI의 앞단 원재료는 Toluene(톨루엔)이고 MDI의 앞단 원재료는 Benzene(벤젠)이다.

 - 톨루엔과 벤젠은 납사를 원재료로 하는 NCC Cracker에서도 만들어지지만 위의 프로필렌과 같이 RFCC에서도 상당 부분 만들어진다.

 - 프로필렌의 1) RFCC 공급 이슈로 인해 프로필렌 만큼은 아니지만 TDI, MDI 또한 가격 상승이 진행되고 있으면 단기간에 조정될 것 같지도 않다..

#Propylene, TDI, MDI 원재료 가격이 언제 내려갈 것인가?

 - 모든 화학제품의 최전방은 원유 유가이다.

 - 먼저 4월부터 OPEC+는 일평균 -100만 b/d 감산을 자체적으로 없애고, 이에 더해 4월은 미국의 전략적 비축유 방출 (일평균 30-40만 b/d정도) 이슈도 있다. 

 - 6월정도 가면 이란의 새로운 대통령 선거?가 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 취임한 이란 대통령과 잘 합의해 이란의 원유 수출제한을 풀어주면 global 원유 공급이 다시 원활해지면서 일정기간 유가가 횡보 or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 RFCC 정유설비 가동의 향방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언제 항공유가 살아느냐이다.. 

 - 아마 7-8월쯤 되면 미국 백신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대륙간의 항공이동 제한은 기대하기 어려울지라도 대륙내의서의 항공이동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지면서 항공유 수요가 살아날듯한 움직임이 보이며 RFCC 정유설비 가동률이 일정부분 정상화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 유가하락 & 정유설비 가동 정상화로 인해 빠르면 3Q21 늦으면 4Q21쯤되야 위의 PPG, TDI, MDI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까?

#철강재

 - 지누스에서 매트리스 다음으로 원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품목은 매트리스 프레임 원재료인 철강재이다. 

 - 철강재의 주요 원재료는 철광석과 석탄이다. 

 - 철광석은 전방 광산들의 타이트한 공급계획 + 폭증하는 전방 수요로 인해 철광석 가격이 가파르게 이뤄나고 있으며 

 - 무엇보다 global 철강재 생산국이 중국이 주요 석탄 수출국인 호주와의 무역전쟁으로 석탄 가격 또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 Global 고로 가동률이 full capa로 돌아가고 있으며, 철강재의 주요 전방인 건설, 자동차, 조선, 가전 수요가 covid19 이후 폭증하면서 원재료 가격전가가 상당히 빠르게 Globally이뤄나고 있다.

 - 중국 춘절 이후 re-stocking 가수요가 이러한 철강재 시황에 불을 붙이며 다시 엄청난 철강재 가격상승이 이뤄나고 있고.. 1H21동안 철강재 가격은 계속.. 오를것이다.. (상당폭으로..)

#물류(컨테이너선)

 - 과거 10년간 해운시장은 완전 Buyers(화주) bias market이었다. 

 - 하지만 covid19가 촉발시킨 물류 대란으로 인해 해운 시장은 완전 Sellers bias market(선주)로 바뀌어 버렸다. 지난 10년간 Global 컨테이너 해운사들은 수 많은 M&A로 인해 과점시점으로 변해버렸고 이번에 잡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

 - 3Q20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SCFI운임(컨테이너 운임) 지수가 되려 다시 오르고 있고.. 컨테이너선 뿐 아니라 컨테이너 Box 자체도 shortage라.. 어디서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 무엇보다 글로벌 컨테이너 box & 화물을 미국 시장이 블랙홀처럼 빨아드리는 바람에 항구에서 항만 하역 작업도 지체되어 관련 Extra charge fee도 화주가 계속 부담하고 있다. (지누스도 마찬가지..)

 - 이러한 물류대란은 정말 언제쯤 가야 정상화 될지 정말 알 수가 없다.. 다만 확실한건 1Q-2Q 안에 해결되긴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   

 - 가뜩이나 매트리스, 프레임, 가구 제품을 위주 부피를 많이 차지하는 제품을 판매하는 동사와 같은 경우는 타격이 상당히 있을 것이다. (아무리 DI비중이 정상화 된다 손 치더라도 물류비를 부담하는 DO비중이 있기 때문에 타격을 입을 것..)

 #영업외

 -100% 달러 Base 결제가 이뤄지는 동사의 경우 약달러 악영향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 그 외로 환 변동이 클 수록 환을 hedging 하는 금융비용도 일정부분 수반하고 가야 할 지도 모른다..

 #결론

즉, Middle line 원가 압박은 Legging 효과를 고려하면 빨라야 4Q21정도에 완화될 것 같다라는게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이쯤 되면 아마 지누스의 대략적인 4Q20 Review가 마무리 된 것 같다.. 


#이제 Macro 관점으로 지누스를 투자 대상의 관점으로 보자면..

투자의 대상을 넓혀보면 지금은 시점은 원자재 Super cycle이다..에너지,화학,철강,비철 소재 sector가 가장 먼저 눈에 띄고, 다음으로 해운물류도 눈에 띈다.. 

최근 급등하고 있는 메모리 가격.. 이와 맞물리는 반도체 장비 Cycle도 눈에 띄며, 

21,22년 2차전지 배터리 수주 big cycle도 눈에 띈다.

다음으로 covid19으로 망가졌던 의류, 항공, 정유,건설,인프라 sector가 강한 V반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도 눈에 띈다.

반면, 지누스는 covid19 수혜를 입은 Base 효과 + 내구제 sector에서 원가압박을 받고 있는 stage이다.

위의 섹터 대비  지누스는 지금 시장에서 상당히 소외 받을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다.


#이제 Bottom up(?)의 관점에서 지누스를 투자대상으로 본다면..

정말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전통적인 지루한(?) 가치투자자라면 지금부터 지누스를 매집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앞선 글에서 누차례 언급했었든 지누스의 가장 큰 장점은 강력한 원가우위 경쟁력이다. 

지누스가 이렇게 힘든 상황인데 여타 다른 경쟁업체들은 얼마나 죽을 맛이겠는가.. 아마 1년 이내로 동사는 과점을 넘어서 독점의 길로 들어설지도 모른다.

주가가 계속 횡보 or 우하향하고 다른 화려한 sector에 속한 hot한 기업들이 쭉쭉 올라가고 있을 때 이를 모두 감내하고 지누스를 모아갈 자신이 있다면.. 

당신은 진정한 가치투자자..

 

이윤재 회장님도 그렇고 심재형 부사장님도 그렇고.. 너무 높아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만족시키지 못해 내심 아쉬워하고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걱정되기도 하고 ..

올 한해 covid19 & ITC 판결 & 미중무역전쟁 등 여러 비상 상황들을 열심히 대처했었던 직원들의 성과급 & 임금 동결 등으로 인한 인력이탈? 사기저하.. 이런 이슈도 약간 내심 걱정되기도 한다..


오랜 기간 지누스를 지켜봐왔던 투자자로서 나는 속으로 조용히 지누스를 응원하고 있다..


2021년 2월 18일 목요일

Insight?


Friedrich Wilhelm Nietzche

"완전히 새롭고 독특한 것을 발견하는 특수한 촉수를 가진 소수의 사람을 독창적이라 일컫는 것이 아니다. 

1) 이미 낡은 것이라 여겨지는 것, 
2)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어 너무도 흔하다 여겨지는 것,
3)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도 쉽게 간과하는 것

위와 같은 것들을 마치 전혀 새로운 창조물인 양 재검토 하는 눈을 가진 사람이 독창적인 사람이다."

주변 내 또래, 혹은 대부분의 주식쟁이 공통된 주된 특징 중 하나는 

1) 새롭고 특수한 기술력을 갖춘, 
2) 소외되있는, 
3) 중소형주를 누구보다 먼저 발굴해 
4) 회사 탐방 or 전화통화 or 사적만남(?)를 통해 IR 내부정보를 사전에 습득해 

리서치 과정을 생략(?) 한 채 IR 내부정부에 의존해 투자하는 것만이 투자 실력이라고 치부하는 것이다. 


나는 위와 같은 투자방법에 대해 회의감을 갖고 있다.. 
(나쁘다는 것이 아님..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발로 뛰는 투자도 하나의 투자 방법이니..)

내가 만나왔던 대부분의 제도권에 속하지 못한(?) 않은(?) or 비록 속해있더라도 대부분의 가치투자, 장기투자, 철저한 Bottom-up Research 온갖 마케팅을 위한 미사여구를 갖다 붙인 여러 운용사도 결국 위의 투자 방법에서 벗어나 운용하는 곳은 쉽게 만나볼 수 없었다. 

주식투자업에 종사한다는 것이 돈이 주된 이유라면 위와 같은 투자 방법이 지금 당장은 쉽고 효율적으로 여겨질 수 있어, 한번 맛을 본 이후 쉽게 고착화되어 버릴 수도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정말 주식투자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예술과 같은 투자세계의 호기심에 이끌려,그 투자 세계 안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정체성에 의구심을 품고... 그 속에서 자아를 탐구(?)해 나가는 뭔가 오덕후(?) 같은 사람이라면.. 

결코 위와 같은 덫(?)에 빠져선 안된다는 생각도 해보곤 한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특정 중소형주만 계속 찾다 보면 산업을 볼 수 있는 view를 갖기 힘들며, 산업의 cycle, 구조, 역학관계(?)와 같은 여러 중요한 안목을 갖춰 나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라는 생각도 해본다..

무엇보다도 사고력, 직관력과 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쌓아나가야 할..
투자자로서의 갖춰나가야 할 필수 능력도 발전시킬 수 없게 되고 .. 
무엇보다도 독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되어 버리는.. 
치명적인 독과 같은 덫이라고 까지 비유해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특정 IR 내부정보에 의존해 투자를 한다는 것도 과장해서 표현해보면 참 비참한(?)  투자방법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

지금껏 내가 봐왔던 훌륭한 투자 기회는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같은 사실을 보고도 다르게 해석하는.. 그 속에서 남들과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안목에서 나왔었다.

누가봐도 좋고, 누가봐도 신선하고, 누가봐도 성장성이 높은, 누가봐도 저평가되어 있는 '뻔한' 투자는 보통 좋지 못한 수익률로 귀결되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