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생각정리 401 (* The Price of Successful Agents)

SK HYNIX HBM
SK HYNIX (HBM)


윈터(?) 뭐시기 보고서가 나왔을때 SKH 주가 

이전 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기회가 왔을 때 나는 왜 과감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Macro와 대외변수는 매번 이름만 바꿔가며 좋은 기업을 싸게 살 기회를 줬다.
그런데 정작 봐야 할 기술, 산업의 발전 방향과 기업의 Earnings에는 충분히 집중하지 못했다.

주가가 오르면 기업과 산업의 펀더멘털을 낙관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뒤늦게 비관적인 설명을 덧붙이는 시장의 소음에도 자주 흔들렸고, 

계속해서 잘못된 정보를 마치 귀중한 내부정보인 것마냥 우리 귀에 속삭이는 외부인을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주요했던건 시장의 소음과 신호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던 내 부족함이었지 않나 싶다.

(*아직 외부 ㅈ문가들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가 가시지않은 이유..)

돌이켜보면 그 과정에서 10배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시장의 소음과 기업의 신호를 명확히 구분하고,
주가의 움직임보다 실제 Earnings가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에 조금 더 집착해보려 한다.

HBM Demand & Memory Earnings Reset


최근 Rubin의 HBM 구성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HBM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까지 빠르게 오른다면 NVIDIA는 GPU 한 대에 들어가는 HBM을 줄여서라도 더 많은 GPU를 판매하려 하지 않을까.

실제로 Rubin을 둘러싸고 HBM4 8단 De-spec 가능성이 거론됐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한된 HBM으로 더 많은 GPU를 구성할 수 있다면 NVIDIA의 매출과 절대이익은 커질 수 있다.

그런데 NVIDIA가 공개한 Rubin의 중심 사양은 12단 HBM4를 활용한 최대 288GB 구성이다. NVIDIA, Rubin GPU Architecture.

24Gb 다이를 8단과 12단으로 각각 쌓으면 용량은 다음과 같이 달라진다.


8단을 사용해도 Interface 수와 전송속도를 유지한다면 대역폭이 용량과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공급이 부족할 때 8단으로 GPU 생산대수를 늘리려는 논리는 충분히 성립한다.

그럼에도 12단 288GB가 중심이 된 이유는 Agent가 요구하는 메모리의 성격에서 찾아볼 수 있다.

Agent는 질문 한 번에 답변 한 번을 생성하고 끝나지 않는다. 작업계획을 세우고, 자료를 찾고, 외부 도구를 호출하고, 결과를 검증한 뒤 다시 추론한다.

작업시간이 길어질수록 유지해야 하는 Context와 KV Cache가 커지고, 여러 Agent가 동시에 움직일수록 필요한 메모리 용량도 증가한다.

192GB로 낮추면 제한된 HBM으로 더 많은 GPU를 생산할 수 있다. 반면 긴 Context와 높은 동시성이 필요한 Agent 서비스에서는 GPU 한 대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작업량이 줄어들 수 있다.

결국 NVIDIA가 비교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GPU 출하대수가 아니다.

HBM을 줄여 더 많은 GPU를 판매하는 효과와,
VS
충분한 HBM을 탑재해 각 GPU가 더 많은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게 만드는 효과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NVIDIA는 Rubin을 Agentic AI의 실행방식에 맞춰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Inference의 Decode 단계가 근본적으로 메모리 서브시스템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더 큰 Context Window와 KV Cache, 높은 동시성을 지원하려면 충분한 메모리 용량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12단 자체가 대역폭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해진 HBM Interface 수 안에서 288GB의 용량을 확보해 Agent가 사용할 수 있는 작업공간을 넓혀준다.

비싼 GPU를 한 대 더 판매하는 것만큼이나, 이미 판매한 GPU가 더 많은 유료 작업을 끝내도록 만드는 가치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Astra를 직접 사용하면서 내가 체감한 것도 비슷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생각하고 자료를 찾으며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모델이 이전보다 메모리를 얼마나 더 많이 사용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런데 사용할수록 조금 다른 부분에 눈길이 갔다.

답변 하나를 잘하는 것과 처음 요청한 조건을 유지하면서 복잡한 작업을 끝까지 완성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자료를 잘 찾아오다가도 처음의 요구사항을 놓치고, 계산을 수정하면서 앞서 작성한 내용을 없애고, 긴 작업에서는 이미 확인한 내용을 다시 조사하기도 한다. 개별 단계에서는 제법 똑똑해 보이는데 전체 결과물을 받아보면 사람이 다시 손봐야 하는 일이 남는다.

결국 내가 돈을 지불하는 대상은 AI가 얼마나 많은 Token을 생성했는지가 아니라, 그 작업을 얼마나 제대로 끝냈는지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Agent의 경제성과 메모리의 가치가 연결된다.

작업을 성공시키는 능력의 가치가 커질수록, 작업의 맥락을 유지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때 전달하는 메모리의 가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생각을 Agent의 작업 성공률과 HBM 수요, HBM 생산에 필요한 Wafer, 메모리 IDM이 요구할 수 있는 가격, 그리고 메모리 3사의 이익까지 연결해본다.

앞선 글의 기술적 배경은 아래 글로 갈음한다.


앞선 글들이 HBM의 Wafer와 가격, 이익을 다뤘다면 이번 글에서 새롭게 연결하려는 것은 그 수요의 출발점이다.

Agent가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를 Token이 아니라 성공적으로 완료한 작업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왜 더 많은 Context와 메모리가 필요한지 조금 더 분명해진다.


1. Agent는 성공한 작업 하나에 얼마가 드는지를 봐야 한다


일반적인 Chatbot에서는 답변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사람이 내용을 읽고 적당히 수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Agent에 맡기려는 업무는 자료 조사에서 계산, 문서 작성과 검증까지 여러 단계로 이어진다. 중간에 조건 하나를 잘못 이해하면 뒤의 작업이 전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때 비용에는 Token 사용료만 들어가지 않는다.

재시도에 사용한 연산비용과 사람이 오류를 찾는 시간, 결과물을 다시 만드는 시간까지 포함된다.

이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성공한 작업당 기대비용 = 시도당 평균 비용 ÷ 작업 성공률

시도당 비용이 1달러이고 성공률이 50%라면 성공한 작업 하나를 얻는 데 드는 기대비용은 2달러다.

반대로 시도당 비용이 1.2달러로 높아지더라도 성공률이 80%까지 올라가면 기대비용은 1.5달러로 낮아진다. 동일한 조건으로 독립적인 재시도가 가능하다고 가정한 계산이다.


한 번 실행하는 비용은 비싸졌지만 제대로 끝낸 결과물을 얻는 비용은 낮아진 셈이다.

기업이 실제 업무를 Agent에게 맡기기 시작하면 이 차이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조금 더 저렴한 모델을 사용하고 사람이 계속 고치는 것보다,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끝까지 완성하는 모델을 사용하는 편이 유리해지는 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단계로 이어지는 작업에서는 작은 신뢰성 차이도 누적된다.

각 단계가 독립적이고 모든 단계가 성공해야 한다는 단순한 조건에서는 전체 작업 성공률을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전체 작업 성공률 = 단계별 성공률^작업 단계 수


실제 Agent는 오류를 발견해 수정하거나 일부 단계만 다시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표를 실제 서비스 성공률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다만 긴 작업에서는 작은 오류가 반복될수록 재작업과 검증비용이 빠르게 커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Agent의 발전을 보면서 메모리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업의 맥락을 유지하는 능력이 실제 서비스의 경제성을 바꾸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2. Context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붙잡아두는 작업기억이다


안드레이 카파시는 LLM의 Context Window를 작업기억에 비유했다. 모델이 현재 질문에 답하기 위해 참고하는 정보가 그 안에 들어 있다는 의미다. Karpathy, 「How I use LLMs」.

사람도 복잡한 일을 하면서 목적과 제약조건, 방금 확인한 자료와 중간 계산을 머릿속에 붙잡아둔다.

Agent 역시 비슷하다.

처음 요청한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조건을 지켜야 하는지, 어떤 자료를 확인했고 무엇이 아직 불확실한지, 앞서 어떤 계산을 했는지를 계속 연결해야 한다.

이 연결이 끊어지면 개별 답변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전체 결과물의 일관성이 무너진다.

내가 중요하게 보는 ‘형상유지’도 이런 의미에 가깝다.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처음의 목적과 조건이 흐트러지지 않고, 새롭게 확인한 정보가 앞선 판단 위에 제대로 쌓이는 능력이다.

물론 Context를 무작정 길게 넣는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고 압축해 다시 불러오는 소프트웨어 설계도 중요하다. 긴 Context 안에서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지 못한다면 저장공간만 커진다.

그럼에도 유지해야 할 작업 상태가 많아지고 동시에 진행하는 일이 늘어날수록, 이를 뒷받침할 메모리 용량과 데이터 이동능력이 필요해진다는 방향은 분명하다.

일반적인 Transformer의 KV Cache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KV Cache 용량은 Context 길이와 동시 처리 세션 수에 비례한다.

모델 구조와 정밀도, 캐시 압축과 공유 조건이 같다는 전제다.

Context가 두 배 길어지고 동시 처리 세션이 두 배 늘면 필요한 KV Cache는 단순 계산상 네 배가 된다.

여기에 하나의 Agent가 여러 하위 Agent를 실행하고, 각자 다른 자료를 읽고, 결과를 상호 검증하기 시작하면 유지해야 하는 작업 상태도 많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실행 횟수와 병렬 작업 수, 작업 지속시간이 동시에 증가하기 시작하면 메모리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recursive Self-Improvement 역시 코드 작성과 실행, 평가와 수정의 반복으로 구현하기 시작하면서 실제 실행 횟수와 병렬 작업 수, 작업 지속시간을 동시에 증가시켜 메모리 수요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게 된다. 

생각정리 397(* The RSI Memory Stack, Context SSD)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사용자 수 하나가 아니다.

사용자당 맡기는 업무량, 업무당 Context, 동시에 움직이는 Agent 수, 그리고 작업이 유지되는 시간을 함께 봐야 한다.


3. 성공한 Agent가 HBM의 경제적 가치를 높인다


HBM의 용량은 더 많은 Model Weight와 KV Cache, 활성 작업 상태를 연산장치 가까이에 보관하게 한다.

대역폭은 그 데이터를 GPU로 전달해 이론적인 연산성능을 실제 처리량으로 바꾼다.

그러나 GPU 사용률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GPU가 많은 Token을 생성하고 여러 단계를 수행했더라도 작업이 실패해 처음부터 다시 실행해야 한다면, 그 연산량 전체가 경제적 성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내가 보고 싶은 지표는 다음에 가깝다.

유효 처리량 = 정해진 시간 안에 품질과 지연시간 조건을 충족하며 완료한 작업량

추가 HBM을 사용해 같은 GPU와 같은 전력에서 더 많은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다면, HBM은 이미 투자한 연산설비의 생산성을 높여준다.

이때 HBM의 경제적 가치는 제조원가나 저장용량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추가 HBM을 탑재함으로써 GPU 구매량을 줄일 수 있는지,
더 많은 유료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지,
Context 이동과 재계산에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함께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HBM과 DRAM, Context SSD의 역할을 나누는 메모리 계층에 대해서는 생각정리 397 — The RSI Memory Stack, Context SSD에서 정리했다.

작업당 메모리 사용량은 압축과 캐시 공유, 계층화를 통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비용이 낮아지면서 Agent 도입량과 사용량, 동시 작업 수가 더 빠르게 늘어날 수도 있다.

작업당 메모리 감소와 전체 메모리 수요 감소는 별개의 계산이다.

효율이 좋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수요가 줄었다고 결론 내리기 어려운 이유다.


4. 2027년 HBM 수요 7.69EB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이번 수요 시나리오에서는 GPU와 Custom ASIC을 함께 포함해 2027년 잠재 HBM 수요를 7.69EB로 계산했다.

UBS research

ASIC이 전체 HBM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로 가정했다.

GPU만으로 전체 HBM 수요를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다.

다만 ASIC 출하량이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HBM 수요가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는 않는다. 제품마다 가속기당 HBM 탑재량과 사용하는 HBM 세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정 GPU의 HBM 탑재용량이 높더라도 전체 출하량이 작다면 시장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결국 제품별 출하량과 탑재량을 함께 합산해야 한다.

잠재 HBM 수요 = Σ(제품별 가속기 출하량 × 제품별 HBM 탑재용량)

잠재수요가 모두 실제 출하로 연결된다고 보지는 않았다.

2027년에는 잠재수요의 **85%**가 실제로 충족된다고 가정했다.

 "IDM 가이던스 합(9.4EB)은 수요측 잠재치에 가깝고,
웨이퍼·패키징·충족률 제약 후 실제 출하는 6.5EB 수준"



수요 클러스터: Citi 2027 수요 9.40EB ≈ 399의 ~9.4EB
공급 클러스터: Citi 공급 7.41EB, UBS 출하 6.70EB ≈ 401의 6.54EB

7.69EB × 85% = 6.5365EB


자체 장기 시나리오. 확정 주문이나 회사 가이던스가 아니며, EB는 십진 기준이다.


매출은 다음과 같이 계산했다.

HBM 시장매출, 십억달러 = 실제 출하량, EB × 8 × 평균 ASP, 달러/Gb

2027년 계산은 아래와 같다.

6.5365 × 8 × 4.44 = 약 232.2십억달러

공급 충족률에는 DRAM 전공정뿐 아니라 TSV와 적층, 패키징, 고객인증, 가속기 생산 및 데이터센터 설치일정의 제약이 포함돼 있다.

공급 충족률이 낮아지면 당장의 출하량과 매출은 감소한다. 동시에 공급부족이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충족되지 못한 수요가 모두 다음 해로 이연된다고 가정하기도 어렵다. 고객이 가속기 설계를 변경하거나 HBM 탑재량을 조정하고, 데이터센터 투자를 늦출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수율과 공급 충족률의 중복 적용도 피해야 한다.

생산능력 계산에서 이미 수율손실을 차감했다면 공급 충족률에는 패키징과 인증, 가속기 생산처럼 아직 반영되지 않은 제약만 넣어야 한다.


5. Trade Ratio는 Wafer와 적층수율을 나눠서 봐야 한다


HBM의 Trade Ratio와 Wafer 소모 구조는 생각정리 391 — The HBM Wafer Reset에서 다뤘다.

(*Trendforce의 TR 2.87x 역산수치는 말도안되서 폐기)

이번에는 그 계산에 사용한 수율을 조금 더 나눠서 살펴본다.

HBM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손실은 크게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Wafer에서 양품 DRAM Die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Wafer Level Test를 통해 불량 Die를 걸러내고 적층에 사용할 Known Good Die를 선별한다.

두 번째는 선별된 양품 Die를 얇게 만들고, TSV로 연결한 뒤 여러 층으로 쌓아 하나의 HBM Stack을 만드는 과정이다.

따라서 HBM의 최종 유효 수율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HBM 최종 유효 수율 = Wafer Level 수율 × HBM Stack 수율

여기서 두 수율을 섞어서 보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내가 앞선 모델에서 사용한 0.9511은 8단 HBM의 전체 생산손실을 층당 성공확률로 단순화한 값이다.

각 층의 성공 여부가 독립적이고 8개 층이 모두 성공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다.

0.9511^8 = 약 66.96%

이 66.96%는 적층수율만을 의미하는 숫자가 아니다.

Wafer Level Test에서 양품 Die를 확보하는 과정과, 그 Die를 쌓아 HBM Stack을 완성하는 과정까지 함께 반영한 HBM3E 8단의 최종 유효 수율 추정치다.

2024년 5월 21일 권재순 SK하이닉스 수율 책임자는 Financial Times 인터뷰에서 HBM3E가 목표 수율인 80%에 거의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모델에서는 이 80%를 Wafer Level Test를 통과한 Known Good Die를 쌓는 Stack·Package 단계의 수율로 해석했다.

이 해석을 전제로 HBM3E 8단의 최종 유효 수율을 66.96%로 맞추려면, Wafer Level 수율은 다음과 같이 역산된다.

Wafer Level 수율 = 최종 유효 수율 ÷ Stack 수율

66.96% ÷ 80% = 약 83.70%

즉 HBM3E 8단의 수율구조는 아래처럼 나뉜다.


계산은 다음과 같다.

83.70% × 80.00% = 66.96%

따라서 80%와 66.96%는 서로 경쟁하는 두 개의 수율이 아니다.

80%는 양품 Die를 확보한 이후의 Stack·Package 수율이고, 66.96%는 그 앞단의 Wafer Level 수율까지 반영한 최종 유효 수율이다.

이 둘을 다시 중복해 차감해서도 안 된다. 최종 유효 수율 66.96% 안에는 Wafer Level과 Stack 단계의 손실이 이미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층당 유효 성공률 0.9511을 12단에 그대로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0.9511^12 = 약 54.79%

이는 8단에서 사용한 공정수준이 개선되지 않은 채 적층단수만 12단으로 늘어났을 때 최종 유효 수율이 얼마나 낮아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순 민감도다.

실제 양산에서는 Known Good Die 선별, Bonding 정밀도, 열관리와 테스트 기술이 개선된다. 따라서 HBM4 12단의 실제 수율을 54.79%로 고정해서 볼 필요는 없다.

이번 모델에서는 Wafer Level 수율을 83.70%로 유지하고, 회사와 제품세대별 Stack·Package 수율을 별도로 적용했다.

세대별 최종 유효 수율 = Wafer Level 수율 83.70% × 세대별 Stack·Package 수율


Wafer Level 수율과 회사별 Stack·Package 수율은 회사가 공개한 실제 수율이 아니라 Trade Ratio를 계산하기 위한 모델 가정이다.

SK하이닉스 HBM4의 Stack·Package 수율을 HBM3E보다 높은 85%로 둔 것은 선행 양산경험과 공정개선을 반영한 가정이다.

83.70% × 85% = 약 71.1%

반면 HBM4E에서는 전송속도와 열관리, Base Die 및 패키징 조건이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Stack·Package 수율을 75%로 낮췄다.

83.70% × 75% = 약 62.8%

삼성전자 HBM4에는 Stack·Package 수율 80%, HBM4E에는 75%를 적용했다. 마이크론 HBM4E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70%를 적용했다.

이렇게 계산한 최종 유효 수율을 Trade Ratio에 연결했다.

세대별 Trade Ratio = 기준 3.0배 × 구조적 Wafer 소모계수 × 기준 유효 수율 ÷ 해당 세대 유효 수율

기준 유효 수율은 HBM3E 8단의 66.96%다.

구조적 Wafer 소모계수는 HBM4에 1.30, HBM4E에 1.40을 적용했다. 여기에는 다이 면적과 공정 변화, 동일한 HBM Bit를 생산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Wafer 투입량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 HBM4는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3.0 × 1.30 × 66.96% ÷ 71.1% = 약 3.67배

SK하이닉스 HBM4E는 다음과 같다.

3.0 × 1.40 × 66.96% ÷ 62.8% = 약 4.48배




마이크론이 공개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HBM3E가 DDR5보다 약 3배의 Wafer를 사용하고, HBM4와 HBM4E로 세대가 바뀔수록 Trade Ratio가 상승한다는 방향성까지다.

HBM4E Trade Ratio가 공식적으로 4배를 넘어선다고 공개한 것은 아니다.

이번 모델에서 계산한 HBM4E Trade Ratio 4.48~4.80배는 고단화에 따른 구조적 Wafer 소모와 회사별 Stack·Package 수율 차이를 반영한 자체 추정치다.

전체 계산을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Wafer Level 수율 83.70%
× HBM3E Stack 수율 80%
= HBM3E 최종 유효 수율 66.96%
→ HBM4·HBM4E 세대별 수율 적용
→ Trade Ratio 3.67~4.80배

결국 중요한 것은 적층단수가 8단에서 12단으로 늘어난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Wafer Level에서 얼마나 많은 Known Good Die를 확보할 수 있는지, 그 Die를 쌓은 Stack 가운데 몇 개가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는지, 그리고 같은 HBM Bit를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Wafer를 투입해야 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HBM4와 HBM4E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투입한 Wafer만큼 판매 가능한 HBM Bit가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그 차이만큼 일반 DRAM에 남는 생산능력도 줄어든다.

2027년 전체 HBM의 평균 Trade Ratio에는 3.63배를 적용했다.

다만 이는 GPU와 ASIC에서 HBM4·HBM4E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상단 가정에 가깝다. ASIC에 HBM3E가 예상보다 오래 남는다면 전체 평균 Trade Ratio는 이보다 낮아질 수 있다.


6. HBM 가격의 하단은 IDM이 포기하는 이익에서 결정된다


HBM은 같은 Bit의 일반 DRAM보다 더 많은 Wafer를 사용한다.

여기에 TSV와 박막화, 적층과 Bonding, Logic Base Die, 테스트와 고객인증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HBM을 생산한다는 것은 같은 생산능력으로 일반 DRAM을 판매해 얻을 수 있었던 매출과 이익을 포기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HBM 가격의 하단은 단순 제조원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HBM 가격 하단 = 일반 DRAM의 Wafer 기회비용 + HBM 추가 공정비용 + 초기수율 및 인증비용

앞서 생각정리 400 — The HBM Price Feedback Loop에서는 일반 DRAM의 실현 ASP와 HBM4의 Trade Ratio를 이용해 HBM 공급자가 요구할 수 있는 경제적 최소가격을 계산했다.


이 가격을 HBM 공급사가 반드시 받아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그 이하에서는 같은 Wafer를 일반 DRAM에 투입했을 때보다 경제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다음 HBM 증설과 장기계약에서 공급자가 요구하는 가격의 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HBM 생산이 늘어날수록 일반 DRAM에 배분할 수 있는 Wafer는 줄어든다. 동시에 AI Server는 HBM뿐 아니라 대용량 Server DRAM도 사용한다.

공급은 HBM으로 이동하는데 수요는 HBM과 일반 DRAM 양쪽에서 증가할 수 있다.

HBM 수요 증가
→ HBM 생산능력 배분 확대
→ 일반 DRAM 공급 제약
→ 일반 DRAM 가격과 이익 상승
→ HBM 생산의 기회비용 상승
→ 다음 HBM 계약가격 인상 압력

일반 DRAM 가격이 상승하면 HBM을 생산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이익도 커진다. 높아진 일반 DRAM 가격이 다시 다음 HBM 계약가격의 하단을 밀어 올리는 구조다.

반대편에는 NVIDIA를 비롯한 가속기 업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의 상단이 있다.

NVIDIA의 GPM 72% 하단을 기준으로 Rubin 192GB와 288GB의 HBM 가격상단을 역산한 계산은 아래 글에서 다뤘다.

생각정리 393 — HBM Price Reset

결국 HBM 계약가격은 공급사의 제조원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메모리 IDM은 일반 DRAM을 포기하는 기회비용을 보고, GPU 업체는 추가 HBM이 만들어내는 시스템 처리량과 고객가치를 본다.

공급 측 기회비용과 수요 측 지불의사가 만나는 구간이 실제 HBM 가격협상의 범위가 된다.


7. 4.44달러/Gb에는 높은 가격을 전제로 한 판단이 들어 있다


2027년 HBM 평균 ASP 4.44달러/Gb는 상단 가격 시나리오다.

HBM4와 HBM4E의 가격이 높아지고 전체 출하 Bit에서 고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충분히 커져야 가능한 평균이다.

예를 들어 HBM3E가 Bit 기준 20%를 차지하고 가격이 1.50달러/Gb라면, 나머지 80% 제품은 평균 5.18달러/Gb를 받아야 전체 평균이 4.44달러/Gb가 된다.

1.50 × 20% + 5.18 × 80% = 약 4.44달러/Gb


이는 실제 제품구성을 확정한 계산이 아니다. 평균가격 4.44달러가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보여주는 역산이다.

따라서 7.69EB라는 수요 판단과 4.44달러/Gb라는 가격 판단은 분리해서 검증해야 한다.

수요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제품이 동시에 최신 세대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ASIC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HBM3E가 상당 부분 남아 있다면 전체 혼합가격과 평균 Trade Ratio가 함께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HBM4와 HBM4E의 비중이 빠르게 올라가고 일반 DRAM 가격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메모리 IDM이 요구하는 가격의 하단도 높아질 수 있다.

이번 계산에서 확인하려는 것은 4.44달러라는 숫자가 단순히 비싸 보이는가가 아니다.

Agent가 만들어내는 유효 처리량과 HBM 생산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일반 DRAM의 기회비용을 함께 적용했을 때, 고객과 공급사가 어느 가격에서 합의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고객은 HBM이 낮춰주는 성공한 작업당 비용을 본다.

공급사는 그 HBM을 생산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다른 메모리의 매출과 이익을 본다.

수요 측 지불의사와 공급 측 기회비용이 동시에 높아질 때 HBM 공급사의 가격협상력도 강해질 수 있다.


8. 수정된 수요와 가격을 메모리 3사의 이익에 연결하면


HBM과 일반 DRAM의 수급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실적으로 연결하는 기본 구조는 생각정리 399 — The Memory Earnings Reset에서 다뤘다.

이번에는 수정된 HBM 수요와 공급 충족률, 평균가격을 반영한 숫자만 남긴다.

HBM 매출은 실제 출하 Bit와 판매가격으로 계산한다.

HBM 매출 = 실제 출하 Bit × ASP

이번 상단 시나리오에서는 환율을 달러당 1,350원으로 적용했다. 회사별 HBM 매출 배분에는 단순화를 위해 동일한 평균 ASP를 사용했다.

2027년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42%, 삼성전자 35%, 마이크론 23%로 가정했다.


자체 모델 추정. 반올림 차이가 있으며 NAND와 기타 사업을 포함한 전사 영업이익과는 구분한다.


이 표에서 눈여겨보는 것은 HBM 매출만이 아니다.

HBM 생산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일반 DRAM에 배분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 줄어들고, 동시에 AI Server의 Server DRAM 수요가 증가한다는 가정이 일반 DRAM 이익에 반영돼 있다.

따라서 이 모델의 성패를 HBM 출하량 하나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HBM 출하량과 계약가격뿐 아니라 일반 DRAM의 판매가격과 원가, 실제 생산능력이 함께 맞아야 한다.

장기 합산 영업이익은 다음과 같다.

HBM과 일반 DRAM 합산 영업이익의 조건부 추정치다.


HBM 시장 배분은 2030년 SK하이닉스 36%, 삼성전자 39%, 마이크론 25%로 가정했다.

SK하이닉스는 높은 초기 공급지위를 유지하지만 경쟁사의 공급 확대에 따라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생산능력과 고객 확대를 통해 비중이 높아지고, 마이크론은 일정한 공급비중을 확보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확보한 고객관계와 생산경험을 다음 세대의 출하량과 수익성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하는지가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생산능력이 고객인증과 수율을 통과한 판매 가능한 물량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봐야 한다. 이 조건이 맞으면 절대이익 증가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가격과 제품 Mix의 변화가 전사 손익에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정도가 크다. 동시에 증설과 CAPEX 이후 실제로 남는 현금을 확인해야 한다.

이 숫자들은 현재의 수급과 가격 가정이 이어지는 경우의 Driver Scenario다. 시장 컨센서스나 회사의 공식 가이던스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 않는다.


9. HBM 가격 0.5달러의 이동이 메모리 3사의 이익을 바꾼다


출하량과 제품구성, 생산원가가 같다는 가정에서 HBM 가격만 달라지면 가격 변화분은 거의 그대로 메모리 IDM의 매출과 영업이익 변화로 연결된다.

가격 변화에 따른 매출 증감 = 실제 출하 Bit × ASP 변화

평균 ASP가 0.50달러/Gb 달라질 때 시장 전체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2027년에는 HBM 가격이 0.50달러/Gb 움직일 때 시장 전체 매출이 약 261억달러 변한다.

회사별 시장배분과 환율을 적용하면 민감도는 다음과 같다.


관련 비용이 변하지 않는 단순 조건에서는 영업이익도 비슷한 폭으로 움직인다.

가격 상승분에 기존 영업이익률을 다시 곱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산량과 생산원가를 고정한 가격 민감도에서는 추가 가격의 대부분이 증분이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가격이 오르면 성과급과 일부 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고객의 구매량과 계약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설계변경과 공급사의 증설도 뒤따른다.

그럼에도 이 계산은 HBM 가격 가정이 메모리 3사의 절대이익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준다.

2027년 HBM 평균 ASP를 4.44달러/Gb로 두느냐, 3.94달러/Gb 또는 4.94달러/Gb로 두느냐에 따라 시장매출과 메모리 IDM의 이익이 크게 달라진다.

출하량이 커질수록 작은 단가 차이가 절대이익에서 더 큰 차이를 만든다.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HBM 수요가 증가하는가 하나가 아니다.

Agent가 요구하는 Context와 동시성이 실제 HBM 탑재량을 얼마나 높이는지,
HBM4와 HBM4E 수율이 얼마나 빠르게 개선되는지,
Trade Ratio 상승으로 일반 DRAM 생산능력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메모리 IDM이 어느 정도의 가격을 받아낼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HBM 가격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는 공급부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추가 HBM이 얼마나 많은 성공한 작업을 만들어내고, 그 가치 가운데 메모리 IDM이 얼마를 가격으로 가져갈 수 있는지가 최종 이익을 결정한다.

=끝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생각정리 400 (* The HBM Price Feedback Loop)


월요일 쳐맞을 장에 앞서 주말에 짬을 내서 미리미리 메모리 투자 Theme Logic을 다시 정리해본다.

HBM4 가격이 Gb당 $4 중후반까지 올라간다는 전망을 처음 들으면 상당히 비싸게 느껴진다.

현재 주력인 HBM3E 가격이 약 $1.5/Gb이므로 한 세대 만에 세 배 가까이 오르는 셈이다.

하지만 HBM 가격은 이전 세대 제품만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 HBM 생산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범용 DRAM의 매출과 이익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앞선 글에서는 HBM 수요 증가가 DRAM Wafer 공급을 얼마나 흡수하는지 정리했다.

앞선 내용을 가격까지 연결하면 다음과 같다.

AI Context 증가
→ HBM 수요 확대
→ HBM 생산능력 확충
→ 범용 DRAM 공급 감소
→ DDR5 가격과 수익성 상승
→ HBM 생산의 기회비용 상승
→ 다음 HBM 계약가격 재상승

HBM 공급부족이 DRAM 가격을 올리고, 높아진 DRAM 가격이 다시 HBM 가격을 밀어 올리는 구조다.

이번 글에서는 이 Wafer–Price Feedback Loop를 계산해보려고 한다.


1. HBM 생산이 늘수록 판매 가능한 DRAM Bit는 줄어든다


HBM은 DDR5보다 훨씬 많은 DRAM Wafer를 사용한다.

마이크론은 Hot Chips 2026에서 같은 메모리 용량을 생산할 때 HBM이 DDR5보다 약 3배의 Wafer 면적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HBM4 이후에도 이 격차는 줄어들기 어렵다고 밝혔다. www.igorslab.de

HBM4의 Trade Ratio를 3.1배로 가정하면 36GB HBM4 12단 Stack을 만드는 Wafer로 약 111.6GB의 DDR5를 생산할 수 있다.


같은 Wafer를 HBM으로 전환하면 판매 가능한 DRAM Bit는 약 67.7% 감소한다.

따라서 HBM 공급을 늘린다고 전체 DRAM 공급이 함께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신규 Wafer Capacity가 들어오더라도 HBM 전환에 따른 Bit Loss가 더 크다면 범용 DRAM의 실질 공급은 충분히 증가하지 못한다.


2. 실제 병목은 Wafer보다 넓다


HBM 공급능력은 DRAM Wafer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 DRAM Front-end Wafer
  • TSV 공정
  • Wafer Thinning
  • Known Good Die 선별
  • Bonding과 Stacking
  • MR-MUF 등 패키징
  • 테스트와 고객 인증


이 공정들이 모두 연결돼야 HBM 출하량이 늘어난다.

특히 TSV·Bonding·Packaging 설비는 범용 DRAM 생산설비처럼 빠르게 전환하기 어렵다. 고객 인증과 전용투자, 장기공급계약까지 연결돼 있어 DDR5 마진이 HBM보다 높아져도 HBM Capacity를 곧바로 DDR5로 돌리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글에서 말하는 HBM 생산능력은 단순한 DRAM Wafer Allocation이 아니다.

Wafer와 TSV, Bonding, Packaging을 포함한 전체 HBM 생산능력을 의미한다.

이 경직성은 가격 피드백의 속도를 늦춘다. 반면 공급을 빠르게 조정하기 어렵게 만들어 HBM과 DDR5의 동시 공급부족을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


3. HBM Wafer Reset은 DDR5 가격을 올린다


HBM 생산이 늘면 범용 DRAM에 배정할 수 있는 Wafer가 줄어든다.

동시에 AI Server는 HBM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CPU와 Storage 계층에서 대용량 Server DDR5도 함께 필요로 한다.

공급은 HBM으로 이동하지만 수요는 HBM과 DDR5 양쪽에서 증가하는 셈이다.

TrendForce는 2025년 10월 DDR5 가격 상승에 따라 2026년 1분기부터 DDR5 수익성이 HBM3E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2026년 6월에는 Die Size와 수율, Gb당 가격을 이용한 Wafer당 매출 분석을 통해 실제 1분기 DDR5 64GB RDIMM의 매출과 수익성이 HBM을 추월했다고 밝혔다. www.trendforce.com

마이크론 CEO Sanjay Mehrotra 역시 현재 Non-HBM DRAM의 마진이 HBM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www.thelec.net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HBM 마진을 약 60%, 일반 메모리 마진을 약 80%로 언급하며 일반 메모리를 판매하는 쪽이 더 유리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biz.chosun.com

HBM 수요가 약해져서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HBM 생산 확대가 범용 DRAM 공급을 줄였고, 그 결과 DDR5 가격이 기존 HBM 계약가격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4. HBM4 $4.7/Gb의 실제 의미


36GB HBM4 12단 Stack의 용량은 288Gb다.

여기에 $4.7/Gb를 적용하면 Stack당 매출은 약 $1,354다.


현재 HBM3E 가격 약 $1.5/Gb와 비교하면 상당한 가격 프리미엄처럼 보인다.

하지만 HBM4 생산에 투입되는 Wafer의 기회비용을 적용하면 결과가 달라진다.


DDR5 실현 ASP가 $1.2/Gb라면 HBM4의 추가 매출은 Stack당 약 $282로 줄어든다.

DDR5가 $1.5/Gb라면 Wafer당 매출은 거의 같아진다.

HBM에는 Logic Base Die와 TSV, Bonding, Stacking, 테스트 및 초기수율 비용이 추가된다. 따라서 DDR5 ASP가 $1.5/Gb라면 HBM4를 $4.7/Gb에 판매해도 경제적 이익은 DDR5보다 낮을 수 있다.


5. 현물가격과 실현 ASP는 구분해야 한다


2026년 10월 14일 기준 DDR5 16Gb 현물가격은 약 $60.10, Bit 기준으로 약 $3.76/Gb다.

다만 현물가격은 즉시 인도 물량에 형성된 가격이다. DRAM 공급사의 실제 매출에는 장기계약과 고정계약, 고객별 가격 및 제품 Mix가 반영되므로 현물가격을 실현 ASP로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2026년 9월 15일 기준 64GB DDR5 RDIMM 고정계약가격은 약 $1,500이었다. 같은 시기 현물가격은 약 $3,100까지 올라갔다.

64GB는 사용 가능한 용량 기준으로 512Gb다. $1,500의 모듈가격을 단순 환산하면 약 $2.93/Gb다.


일반적인 64GB DDR5 RDIMM은 2Rx4 구조로 16Gb DRAM Die 36개를 사용한다. 따라서 ECC를 포함한 실제 탑재용량은 576Gb다.



사용 가능한 512Gb와 비교하면 ECC를 위한 추가 Bit는 약 12.5%다.
(*참고로 Server RDIMM에는 오류교정을 위해 약 12.5%의 ECC Bit가 추가된다고 한다.)



실제 탑재된 DRAM Bit를 기준으로 환산한 모듈가격은 약 $2.60/Gb다.


이 가격에는 DRAM Die 외에도 PCB와 RCD, PMIC, SPD Hub, 조립 및 테스트비용, 모듈·유통업체 마진이 포함돼 있다.

비메모리 BOM을 $40~80, 모듈·유통단계의 매출총이익률을 평시 수준인 10~20%로 가정하면 DRAM Die에 귀속되는 가격은 약 $1.9~2.3/Gb로 추정된다.



다만 이 범위는 모듈업체가 평시 수준의 마진을 적용했다는 전제에서 계산한 상단 추정치다.

2026년 9월처럼 공급부족이 극심한 시기에는 모듈업체와 유통업체도 재고평가이익과 판매가격 상승의 일부를 가져갔을 가능성이 높다. 모듈·유통단계의 마진을 30~40%로 높이면 DRAM Die 내재가격은 약 $1.46~1.72/Gb까지 낮아진다.

(*ADATA (*GPM 55%) , Kingston 최근 메모리 유통사 마진 최고치)

따라서 64GB RDIMM 계약가격에서 역산한 DDR5 Die ASP는 하나의 숫자로 확정하기보다 다음과 같이 나눠 보는 편이 적절하다.


HBM4 36GB 생산에 사용되는 Wafer로 약 892.8Gb의 DDR5를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하면 기회매출은 다음과 같다.


공급부족기의 모듈마진을 30~40%로 높여 적용하더라도 HBM4의 Wafer당 매출 우위는 최대 약 $51에 그친다. DDR5 Die ASP가 범위 상단으로 올라가면 HBM4는 추가공정비를 반영하기 전부터 약 $182의 기회매출을 포기하게 된다.

여기에 HBM에서만 발생하는 Logic Base Die와 TSV, Thinning, Bonding, Stacking, 테스트 및 초기수율 비용이 추가된다.

따라서 HBM4 $4.7/Gb가 DDR5보다 확실히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급사 전체의 Blended DDR5 ASP가 낮게 유지될 때는 HBM4의 매출 프리미엄이 남는다. 반면 현재 Server RDIMM 가격이 DDR5 Die 실현 ASP에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다면 $4.7/Gb는 DDR5의 Wafer 기회비용과 HBM 추가공정비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는 가격일 수 있다.


6. HBM4의 경제적 최소가격


HBM4 36GB 12단 Stack의 원가는 다음과 같이 추정했다.


이는 공개된 Teardown이나 업체가 공시한 제품별 원가가 아니다. 공개된 공정구조와 DRAM 원가, Stack 가격 및 패키징비용을 바탕으로 만든 모델 추정치다.

HBM의 추가공정비를 Stack당 $150~300, Gb당 약 $0.52~1.04로 가정하면 경제적 최소가격은 다음과 같다.


DDR5 실현 ASP가 $1.2~1.25/Gb라면 HBM4의 경제적 최소가격은 약 $4.2~4.9/Gb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4 중후반/Gb와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4.7/Gb는 과도한 초과마진을 전제로 한 가격이라기보다, DDR5 기회비용을 보상하기 위한 최소 방어가격에 가깝다.

DDR5 실현 ASP가 $1.5/Gb까지 올라가면 HBM4는 최소 $5.2~5.7/Gb가 돼야 DDR5와 비슷한 경제적 이익을 남길 수 있다.


7. 마진 역전 이후의 선택


DDR5 수익성이 HBM을 추월해도 메모리 업체가 HBM Capacity를 바로 DDR5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HBM 생산은 고객과의 공동개발, 장기계약, 전용 TSV·Packaging 투자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급업체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생긴다.

1. 다음 HBM 증설 속도를 조절한다


신규 생산능력을 HBM에 추가로 투입했을 때의 이익이 DDR5보다 낮다면 HBM Capacity 증설 속도를 낮출 수 있다.

이는 HBM 공급부족을 더 오래 지속시킨다.

2. HBM 계약가격을 올린다


이미 투자된 HBM Capacity와 장기계약을 유지하면서 DDR5와의 마진격차를 줄이는 방법이다.

현재 메모리 업체들은 두 번째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7년 HBM Bit 공급의 대부분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가격을 전년보다 크게 인상했다고 밝혔다. 경영진은 이번 인상이 HBM과 범용 DRAM의 마진격차를 좁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stockanalysis.com

Nomura 역시 HBM이 일반 DRAM과 비슷한 수익성에 도달하려면 판매가격이 100% 이상 올라야 한다고 추정했다. Nomura 모델상 HBM OPM은 2026년 약 57%에서 2027년 70%로 상승하지만, 일반 DRAM의 약 84%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Tiger Brokers

HBM 계약가격 상승은 수요 증가만으로 설명되는 현상이 아니다.

HBM 생산이 범용 DRAM 공급을 줄이면서 높아진 DDR5 기회비용을 다음 계약에 반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8. Wafer–Price Feedback Loop


HBM과 DDR5의 가격은 하나의 생산능력 안에서 연결돼 있다.

1단계: HBM 공급부족

AI Accelerator와 Custom ASIC이 요구하는 HBM 용량이 빠르게 증가한다.

2단계: HBM 생산능력 확대

DRAM Wafer뿐 아니라 TSV·Bonding·Packaging Capacity가 HBM에 투입된다.

3단계: 범용 DRAM 공급 감소

높은 Trade Ratio 때문에 HBM Bit 증가보다 범용 DRAM Bit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난다.

4단계: DDR5 가격과 수익성 상승

AI Server의 DDR5 수요는 증가하지만 공급은 제한된다.

5단계: HBM 경제성 악화

DDR5 Wafer당 이익이 올라가면서 HBM 생산의 기회비용도 높아진다.

6단계: 증설 조정 또는 계약가격 상승

공급업체는 추가 HBM Capacity 투자를 늦추거나 다음 연도 HBM 가격을 올린다.

실제로는 고객관계와 전용설비, 장기계약 때문에 기존 HBM Capacity를 DDR5로 되돌리기 어렵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생산 전환보다 계약가격 인상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HBM 공급부족이 DDR5 가격을 올리고, 높아진 DDR5 가격이 다시 HBM 계약가격을 밀어 올리는 구조다.


9. 2027년 HBM 가격 인상은 이미 시작됐다


2027년 삼성전자의 HBM4 협상가격은 Gb당 $4 중후반으로 알려졌다.

현재 HBM3E 가격 약 $1.5/Gb와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다. 다만 아직 최종 체결가격이 아니라 주요 고객에게 제시된 협상가격이라는 점은 구분해야 한다. www.mk.co.kr

Citi는 2027년 12단 HBM4 가격을 $4~5/Gb로 추정한다. 2026년 약 $2/Gb에서 100~150% 상승하는 수준이다. stockhub.kr

가격이 세 배 올랐다는 사실만 보면 상당한 인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HBM의 Wafer Trade Ratio도 약 세 배다. HBM에만 발생하는 추가공정과 초기수율 부담까지 감안하면 $4 중후반은 DDR5 대비 확실한 초과마진을 보장하는 가격이 아니다.

DDR5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HBM4E의 Trade Ratio가 더 올라가면 $5 중반에서 $6/Gb 이상의 가격도 설명할 수 있다.


10. 2027년보다 2028년


현재 가격과 원가구조를 반영하면 2027년 수익성은 다음 순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수치는 공식 가이던스가 아니라 Earnings Model을 위한 추정범위다. 현재 메모리 업체의 높은 실적을 고려해도 절대 수준은 보수적으로 적용했다.

2028년에는 HBM4와 HBM4E 수율이 안정되고, 2027년의 높은 계약가격이 연간 실적에 반영된다.


2027년에는 가격 상승분이 높은 Trade Ratio와 초기수율 부담을 보상하는 데 사용된다.

2028년부터는 안정된 수율과 높아진 계약가격이 함께 작동하면서 HBM 이익의 Convexity가 커질 수 있다.


정리하며


HBM Wafer Reset의 핵심은 HBM 생산이 늘어날수록 판매 가능한 전체 DRAM Bit가 줄어든다는 점이다.

HBM 수요가 늘면 DRAM Wafer와 TSV·Bonding·Packaging Capacity가 HBM으로 이동한다. 높은 Trade Ratio 때문에 HBM 공급 증가보다 범용 DRAM 공급감소가 더 크게 나타난다.

동시에 AI Server는 HBM뿐 아니라 대용량 DDR5도 필요로 한다.

그 결과 DDR5 가격과 Wafer당 이익이 올라간다.

DDR5 수익성이 HBM을 추월해도 기존 HBM Capacity를 바로 전환하기는 어렵다. 전용설비와 고객 공동개발, 장기계약으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업체는 HBM 공급을 줄이기보다 다음 계약가격을 올려 DDR5와의 마진격차를 좁히게 된다.

전체 흐름을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HBM 공급부족
→ HBM 생산능력 확대
→ 범용 DRAM Bit 공급 감소
→ DDR5 가격과 이익 상승
→ HBM의 기회비용 상승
→ HBM 계약가격 재상승

따라서 HBM4의 $4.7/Gb는 과도한 가격이라기보다 현재 DDR5 기회비용을 반영하기 시작한 가격에 가깝다.

DDR5 실현 ASP가 $1.2~1.25/Gb라면 HBM4의 경제적 최소가격은 약 $4.2~4.9/Gb다. DDR5가 $1.5/Gb까지 올라가면 최소가격은 $5.2~5.7/Gb로 높아진다.

HBM4E의 높아지는 Trade Ratio와 초기수율 부담까지 고려하면 HBM 가격은 추가로 올라갈 수 있다.

앞선 HBM Wafer Reset이 공급량의 문제였다면, 이번 HBM Margin Reset은 그 공급제약이 가격과 이익으로 전달되는 과정이다.

HBM Wafer Reset
→ DRAM Supply Reset
→ DDR5 Price Reset
→ HBM Contract Price Reset
→ Memory Earnings Reset

HBM 공급부족은 스스로 다음 HBM 계약가격을 끌어올리는 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끝

2026년 10월 15일 목요일

생각정리 399 (* The Memory Earnings Reset)


개똥같은 earning model 이전수치들을  전부 수정해 글 전체를 재작성해본다.

앞선 글에서는 AI Agent와 긴 Context가 HBM·Server DRAM·Enterprise SSD 수요를 어떻게 바꾸는지, HBM4·HBM4E의 높은 Trade Ratio가 전체 DRAM 공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봤다.

이번 글은 새로운 산업 전망을 덧붙이기보다, 최근 작성한 메모리 연재의 결론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실적으로 연결해보는 작업에 가깝다.

기술적 배경과 수급 논리는 아래 글로 갈음한다.


앞선 글에서 정리한 흐름을 짧게 압축하면 이렇다.

AI Context 증가
→ HBM·Server DRAM·eSSD 수요 확대
→ HBM 고단화에 따른 Wafer 소모 증가
→ 범용 DRAM 공급 제약
→ HBM과 일반 DRAM 가격 동반 상승

여기에 NAND가 추가된다.

AI Agent가 처리하는 Context가 길어질수록 모든 데이터를 HBM과 DRAM에 계속 보관할 수는 없다.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는 DRAM에 남고, 빈도가 낮아진 Context와 KV Cache, Vector Database, Checkpoint는 Enterprise SSD로 이동한다.

결국 AI Memory Stack은 HBM에서 끝나지 않는다.

HBM → Server DRAM → Enterprise SSD → QLC NAND로 이어지는 전체 메모리 계층의 수요가 함께 증가한다.

이번에는 이러한 변화가 메모리 3사의 2027~2028년 매출과 영업이익, FCF와 주주환원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계산해봤다.


먼저 숫자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2월 결산 기준 FY, 마이크론은 Calendar Year 기준으로 계산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위: 조원, 원



마이크론

단위: 십억달러, 달러




2027년에는 HBM4와 NAND 가격 상승이 먼저 실적에 반영된다.

다만 HBM4E의 높은 Trade Ratio와 초기 생산수율, 고객별 설계 및 인증비용도 함께 발생한다. 매출 증가분이 온전히 영업이익으로 전환되는 시점은 생산수율과 제품 Mix가 안정되는 2028년에 더 가깝다고 봤다.


1. HBM4·HBM4E와 NAND 가격


Legacy HBM3·HBM3E의 가격은 Gb당 약 $1.5를 기준으로 잡았다.

HBM4는 이보다 약 3배 높은 $4 중후반, HBM4E는 Logic Base Die와 고객별 Custom 설계, 인증비용까지 고려해 $5 전후를 적용했다.



2027년 HBM4 가격은 $4.70/Gb, HBM4E는 $5.10/Gb로 가정했다.

2028년에는 생산량 증가를 고려해 HBM4와 HBM4E 가격을 각각 $4.60/Gb, $5.00/Gb로 소폭 낮췄다. 다만 HBM4E의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회사별 HBM Blended ASP는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TrendForce는 공급 제약과 HBM4 Mix 확대를 반영해 2027년 전체 HBM Blended ASP가 전년 대비 121%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ww.trendforce.com

HBM4E에는 더 많은 DRAM Wafer와 Logic Base Die, TSV·Bonding,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이 투입된다.

여기에 고객별 Custom 설계와 인증비용, HBM 생산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범용 DRAM 매출까지 가격에 포함돼야 한다.

HBM4E 가격은 Cost-plus Pricing보다 Capacity Allocation Pricing에 가까워지고 있다.

HBM 매출은 실제 출하되는 HBM Bit에 세대별 ASP를 곱해 계산했다.

HBM 매출 = 실제 HBM 출하 Bit × 세대별 ASP/Gb × 환율

Trade Ratio는 같은 수량의 HBM을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DRAM Wafer가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따라서 Trade Ratio의 영향은 HBM 생산에 필요한 Wafer와 제조원가, 범용 DRAM의 기회비용에 반영된다. HBM4E의 Trade Ratio가 높아질수록 HBM 생산량은 늘어나면서도 일반 DRAM에 남는 생산능력은 빠르게 줄어든다.

NAND와 Enterprise SSD 가격도 높은 수준을 적용했다.

AI Agent와 Recursive Self-Improvement가 요구하는 Context가 늘어날수록 KV Cache와 Vector Database, Checkpoint, 학습 및 추론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고용량 SSD가 필요하다.

QLC NAND는 TLC보다 저장밀도가 높고, 읽기 중심의 AI 데이터와 Warm Storage에 적합하다. AI Infrastructure의 병목이 Compute에서 Memory와 Storage로 이동할수록 Enterprise SSD와 QLC NAND의 가치도 함께 올라갈 수 있다.

NAND ASP 상승과 Enterprise SSD Mix 개선, Cost/Gb 하락을 반영한 2027년 NAND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 76.9%, SK하이닉스 74.4%, 마이크론 **81.5%**로 추정했다.


2. SK하이닉스: HBM과 NAND가 함께 올라간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율과 양산경험, 주요 고객과의 공급관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HBM4와 1c DRAM 생산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SOCAMM2와 고용량 Server DRAM, Enterprise SSD까지 AI Memory 제품군이 넓어지고 있다. news.skhynix.com


HBM 제품 Mix는 아래와 같이 가정했다.


2027년에는 HBM4가 전체 HBM 출하의 75%를 차지하고, HBM4E가 15%까지 올라오는 것으로 봤다.

HBM Blended ASP는 $4.44/Gb, 출하량은 약 310억Gb, HBM 매출은 185.7조원으로 추정했다.

2028년에는 HBM4E 비중이 55%까지 높아진다.

HBM Blended ASP는 $4.73/Gb, 출하량은 약 356억Gb, HBM 매출은 227.2조원으로 증가한다.

HBM4E의 제품 비중이 높아지면서 Effective Trade Ratio도 2027년 3.16배에서 2028년 3.58배로 상승한다.

같은 HBM Bit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Wafer가 늘어나기 때문에 HBM 생산이 증가할수록 범용 DRAM 공급은 계속 제약된다. 이에 따라 HBM뿐 아니라 Server DDR와 고용량 DRAM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는 아래와 같다.



NAND에서는 Solidigm의 Enterprise SSD와 QLC Mix 개선을 반영했다.

2027년 NAND 매출은 132.2조원, 영업이익은 98.4조원으로 추정했다. 2028년에는 매출 141.2조원, 영업이익 102.7조원을 적용했다.

SK하이닉스의 이익은 HBM 한 제품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HBM 생산이 늘어날수록 범용 DRAM의 공급 제약이 강해지고, AI Context가 길어질수록 Enterprise SSD와 QLC NAND 수요도 증가한다.

HBM과 Server DRAM, NAND의 가격과 Mix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경우 높은 이익 수준이 유지되는 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3. 삼성전자: 2027년보다 2028년


삼성전자의 강점은 대규모 DRAM 생산능력과 제품배분의 유연성이다.

HBM4 양산 출하가 시작됐고 HBM4E 샘플도 주요 고객에게 공급됐다. 삼성전자는 2026년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HBM4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news.samsung.com


삼성전자의 HBM4와 HBM4E 가격 가정은 아래와 같다.


2027년 HBM4·HBM4E 매출은 151.8조원, 영업이익은 97.3조원으로 추정했다.

2028년에는 HBM4E Mix와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HBM4·HBM4E 매출은 205.7조원, 영업이익은 137.6조원으로 늘어난다.

HBM4와 HBM4E 매출은 실질 출하 Bit에 각 세대의 ASP를 곱해 계산했다.

높은 Trade Ratio는 HBM 생산에 필요한 Wafer와 원가, 범용 DRAM 생산능력에 반영된다. HBM4E 생산이 늘어날수록 같은 Wafer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체 DRAM Bit은 감소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HBM Mix 확대는 HBM 매출 증가와 범용 DRAM 공급 제약을 동시에 만든다.

삼성전자의 전사 및 메모리 실적 추정치는 아래와 같다.


삼성전자는 HBM4E의 높은 가격이 실적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2028년의 이익 증가폭이 더 크게 나타난다.

2027년에는 HBM4E 초기수율과 고객인증, Logic Base Die와 Packaging 비용이 함께 발생한다. 2028년에는 생산수율과 제품 Mix가 안정되면서 높은 ASP가 영업이익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아진다.

HBM4 점유율 회복과 HBM4E Mix 확대, 대규모 DRAM 생산능력, 범용 DRAM 가격 상승과 NAND 수익성 개선이 같은 시기에 겹친다.

세 회사 가운데 2028년 절대이익의 Convexity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쪽은 삼성전자라고 생각한다.


4. 마이크론: 가격 상승이 손익에 가장 빠르게 반영된다


마이크론은 비메모리 사업의 희석이 작다.

HBM과 Server DRAM, Data-center SSD 가격이 상승하면 그 효과가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빠르게 전달된다.

마이크론은 HBM4 36GB 12단 제품을 양산하고 있으며, HBM4E는 2027년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PCIe Gen6 SSD도 양산 단계에 들어갔다. investors.micron.com

HBM 제품 Mix는 아래와 같이 가정했다.


CY2027 HBM 출하량은 약 173억Gb, HBM 매출은 $84.0B로 추정했다.

CY2028에는 HBM4E가 전체 HBM 출하의 87.5%를 차지한다. HBM Blended ASP는 $4.95/Gb, 출하량은 약 211억Gb, HBM 매출은 $104.3B로 증가한다.

HBM4E의 높은 제품 비중으로 Effective Trade Ratio는 CY2028 3.92배까지 상승한다.

HBM 생산에 필요한 Wafer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범용 DRAM에 남는 생산능력은 계속 줄어든다. HBM과 Server DRAM 가격이 함께 올라갈 수 있는 구조다.


마이크론의 실적 추정치는 아래와 같다.


NAND 매출은 CY2027 $90.3B, CY2028 $103.5B로 추정했다.

NAND 영업이익은 각각 $73.6B, $83.1B다. Data-center SSD와 고용량 QLC 비중 확대, NAND ASP 상승과 Cost/Gb 개선을 함께 반영했다.

마이크론은 HBM과 Server DRAM, Data-center SSD 가격 상승이 전사 손익으로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CY2027 영업이익은 $250.4B, 순이익은 $213.9B, EPS는 $188.45로 추정했다.

CY2028에는 영업이익 $277.9B, 순이익 $237.6B, EPS $214.05로 증가한다.

장기공급계약의 가격 Band와 Take-or-pay가 실제로 작동한다면 이번 사이클은 ASP 상승폭뿐 아니라 높은 이익이 유지되는 기간도 과거보다 길어질 수 있다.


5. 이익 다음은 현금이다


높아진 영업이익이 주주가치로 연결되려면 CAPEX를 집행하고도 현금이 남아야 한다.

그 현금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연결될 때 주식 수가 줄어들고 주당 가치가 올라간다.

이와 관련한 생각은 아래 글에서 이미 정리했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누적 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회사가 발표한 2026년 주주환원 규모는 약 90~110조원이다. 중간값인 100조원을 적용하면 2026년 10월 16일 기준 전체 지분가치 약 1,406조원의 **7.1%**에 해당한다. news.samsung.com

2027년 이후에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확인해야 한다.

메모리 이익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환원율이 크게 바뀌지 않더라도 주주환원에 사용할 수 있는 절대금액은 증가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고정배당 약 1.1조원까지 더하면 현재 확인된 환원 규모는 시가총액 945조원 대비 약 **4.4%**다.

이후 HBM과 NAND에서 발생하는 FCF가 예상대로 증가하면 추가 자사주 매입이나 특별배당, 누적 FCF 정산을 위한 재원도 커질 수 있다.

마이크론의 CY2027과 CY2028 FCF는 각각 $155.4B, $176.6B로 추정했다.

현재 시가총액 약 $1.07T를 기준으로 한 FCF Yield는 각각 약 14.5%, **16.5%**다.

마이크론은 투자와 재무구조 유지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한 초과현금을 장기적으로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높은 영업이익이 FCF로 전환되고 그 현금이 자사주 매입에 사용된다면 주식 수 감소를 통해 EPS가 추가로 높아질 수 있다.

세 회사의 주주환원 매력은 서로 다른 곳에서 나온다.

  • 삼성전자: 대규모 주주환원 재원과 새로운 환원정책
  • SK하이닉스: HBM 이익 증가와 자사주 소각의 결합
  • 마이크론: 높은 FCF Yield와 빠른 주식 수 감소 가능성




6. 현재 주가가 할인하고 있는 것


2026년 10월 16일 오전 주가와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계산했다.

  • 삼성전자 보통주 214,500원, 우선주 165,100원
  • 삼성전자 전체 지분가치 약 1,406조원
  • SK하이닉스 1,293,000원, 시가총액 약 945조원
  • 마이크론 $930.74, 시가총액 약 $1.07T

현재 추정 순이익을 적용한 Forward P/E는 아래와 같다.


이 숫자만 보고 단순히 저평가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시장은 현재 이익의 높이보다 유지 기간을 의심하고 있다. 지금의 가격과 마진이 일시적인 공급부족에서 나온 Peak Earnings라면 낮은 P/E도 어느 정도 설명된다.

반대로 장기공급계약의 가격하한선과 Take-or-pay, HBM4E의 높은 Trade Ratio, Custom HBM의 Switching Cost, Context SSD 수요가 2028년 이후에도 유지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메모리 공급이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가격과 이익의 하락을 설명하기도 어렵다.

새로운 생산능력이 언제부터 가동되고, 초기수율과 고객인증을 통과한 실제 출하량이 얼마나 되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그 공급 증가분이 AI Server와 Agent Infrastructure에서 발생하는 메모리 수요를 얼마나 초과하는지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변수는 크게 다섯 가지다.

  1. HBM4와 HBM4E의 실제 계약가격
  2. HBM 세대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Effective Trade Ratio
  3. 고객인증 이후의 출하량과 양산수율
  4. Enterprise SSD와 QLC NAND 가격의 지속기간
  5. 영업이익이 FCF와 자사주 소각으로 전환되는 속도


정리하며

최근 메모리 연재의 흐름을 기업 실적으로 연결하면 아래처럼 압축된다.

HBM Wafer Reset
→ HBM Price Reset
→ DRAM·NAND Earnings Reset
→ FCF 증가
→ 배당과 자사주 소각
→ Per-share Value 상승

2027년에는 HBM4·HBM4E 가격이 먼저 올라간다.

다만 높은 Trade Ratio와 초기수율, 고객인증과 패키징 비용이 함께 발생하기 때문에 매출 증가가 모두 이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2028년에는 수율과 제품 Mix가 안정되면서 높은 ASP가 영업이익과 FCF로 전환되는 비율이 높아진다.

SK하이닉스는 HBM 기술과 고객관계에서 앞서 있고,
삼성전자는 대규모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2028년 절대이익의 Convexity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전사 손익과 FCF로 가장 빠르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HBM 생산이 늘어나면 범용 DRAM 공급이 줄어든다.

AI Agent와 긴 Context는 Server DRAM뿐 아니라 Enterprise SSD와 QLC NAND 수요까지 확대한다. 여기에 장기공급계약과 Custom HBM이 가격과 이익의 하방을 높일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제 실적으로 확인하는 일이다.

높아진 계약가격이 매출로 인식되고, 늘어난 영업이익이 FCF로 남으며, 그 현금이 배당과 자사주 소각으로 이어진다면 HBM Wafer Reset과 Price Reset의 최종 결과는 Per-share Value Reset으로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끝

2026년 10월 14일 수요일

생각정리 398 (* Bound to the Mast)



https://www.youtube.com/shorts/p1FakZER4Pk
영화 오디세이 중 사이렌 유혹을 견디는 오디세우스

최근 시장을 보며 오디세우스와 사이렌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던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의 노래를 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성을 잃고 배를 암초로 몰고 간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의지력을 과신하지 않았다.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고, 자신의 몸은 돛대에 단단히 묶도록 했다. 노래를 듣고 자신이 풀어달라고 애원하더라도 절대 밧줄을 풀어주지 말라고 미리 명령했다.

오디세우스가 무사히 항해를 이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유혹에 빠진 미래의 자신까지 고려한 준비가 있었다. 오늘날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율리시스 계약’도 이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요즘 AI 시장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자주 한다.

AI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거대한 담론과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막대한 수익은 사이렌의 노래처럼 매혹적이다. 산업의 방향에 대한 확신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남들보다 빨리 큰돈을 벌고 싶어 한다.

그러나 AI가 약속한 미래에 도착하려면 꽤 긴 항해가 필요하다.

그사이 금리와 관세, 전쟁과 유가, 정책 변화와 같은 파도가 계속 찾아온다. 항로를 정확히 알고 있어도 지나치게 많은 부채를 실은 배는 작은 파도 하나에 암초로 밀려날 수 있다.

다시 반복된 Deleveraging


10월 12일과 13일 코스피는 각각 -3.7%, -5.5% 하락했고, 외국인은 이틀 동안 약 7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처음에는 중국 메모리 업체의 공급 확대 우려가 이유로 붙었다. 그런데 실제 시장에서는 메모리와 함께 전력기기, 원전, 조선, 로봇까지 별다른 개별 악재 없이 하락했다.

시장 전체를 바라보다 보니 지난 7월의 모습이 다시 겹쳐 보였다.


첨부했던 유안타증권 자료에서도 당시 하락의 속도와 업종 간 동반 매도를 고려할 때 CFD와 TRS의 강제청산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외 PBS가 현물 주식을 처분하면 국내 통계에서는 외국인 매도로 집계된다.


PBS의 개별 Margin Call 내역은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여러 산업이 거의 같은 시간에 무너진 모습과 외국인 Basket 매도의 규모를 보면, 레버리지 청산이 하락을 상당 부분 증폭시켰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PBS는 종목 하나의 전망보다 계좌 전체의 위험을 관리한다.

AI 반도체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는 추가 담보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직 수익 중인 전력기기나 원전, 조선주까지 팔아야 한다. 당장 현금이 필요한 사람은 가장 쉽게 팔 수 있는 주식부터 꺼내게 된다.

Archegos 사태 이후 PBS의 담보관리는 가격 변동성과 포지션 집중도를 반영하는 Dynamic Margin 방식으로 강화됐다. 주가 하락으로 변동성이 높아지면 PBS가 요구하는 담보금도 함께 증가한다.

초기 증거금이 20%인 5배 레버리지 TRS에서는 기초자산이 **12% 하락할 경우 자기자본의 약 60%**가 사라진다. Margin Call을 충족하지 못하면 PBS가 포지션을 직접 청산할 수도 있다. 


기업의 실적이 몇 년 뒤 얼마나 좋아질지는 그다음 문제로 밀려난다. 오늘까지 추가 담보금을 낼 수 있는지가 먼저다.

모두가 Cash를 찾는 시장


최근 미국 CPI에서는 휘발유 가격과 주거비가 다시 상승했다. 물가의 끈적함이 이어지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후퇴하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장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www.bls.gov

생각정리 385(* Oil Is Flowing Again, Diesel Is Not)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 미국과 프랑스의 장기국채 금리가 함께 상승하면서 성장주의 할인율과 금융시장의 조달비용도 높아졌다. www.wsj.com

   생각정리 394 (* The Memory Land Grab)

정부는 늘어난 이자비용과 만기상환을 위해 더 많은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기업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를 건설하기 위해 자본을 조달하고, PBS 레버리지 투자자는 Margin Call을 막기 위해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

모두가 비슷한 시기에 Cash를 찾고 있다.

국채금리 상승은 성장주의 할인율을 높이고, 주가 하락은 담보가치를 낮춘다. 변동성 상승은 다시 Margin을 끌어올리고, 추가 담보금 요청은 또 다른 매도로 이어진다.

현재는 Sector와 Factor를 중심으로 한 Deleveraging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앞으로 Repo와 Treasury Basis, 회사채와 CDS, 금융기관의 Counterparty Risk까지 함께 악화된다면 Systemic Risk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Earnings와 주가 사이의 괴리


이번에 Citadel Securities의 October Update를 읽으면서 가장 오래 눈에 머물렀던 부분은 주가와 실적 전망 사이의 괴리였다.

6월 말부터 10월 12일까지 Memory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EPS 전망은 25% 상향됐고, Forward P/E는 34% 하락했다.

AI Infrastructure 기업 역시 EPS 전망은 25% 상향됐고, P/E는 22% 하락했다. www.citadelsecurities.com


기업이 앞으로 더 많은 돈을 벌 것으로 예상되는 동안, 시장이 그 이익에 지불하는 가격은 빠르게 낮아졌다.

다만 이익과 Position의 집중도는 함께 살펴봐야 한다.

두 개의 AI·Memory 기업이 S&P500 예상 이익 증가분의 약 36%, 상위 10개 기업이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


소수 기업의 압도적인 실적 성장은 강한 경쟁력을 보여준다. 동시에 많은 투자자가 같은 기업을 보유하면서 Position도 한쪽으로 몰리게 된다.

Earnings Concentration이 강해질수록 Position Concentration에 따른 청산 위험도 함께 커진다.

상위 기업들의 이익, 시가총액 집중도는 강화되는 중


상위 기업들의 이익, 시가총액 집중도는 강화되는 중


과거 시장이 흔들렸던 순간들


돌이켜보면 2022년에도 비슷했다.

파월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빠르게 금리를 올렸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당시에는 주가가 하락할수록 기업의 이익보다 전쟁과 금리를 더 오래 바라봤던 것 같다.

https://tradingeconomics.com/us100:ind

macro shock 무시하고 걍 존버했을시의 SEC, SKH수익률

2025년 4월 트럼프가 관세전쟁을 선포했을 때도 AI 반도체가 가장 먼저 하락했다.

4월 2일 이후 저점까지 반도체 지수는 약 21.7%, 일부 Memory 기업은 약 30.5% 하락했다. 관세 유예가 발표된 4월 9일에는 반도체 지수가 하루 만에 약 18.8% 반등했다.


https://tradingeconomics.com/us100:ind

macro shock 무시하고 걍 존버했을시의SEC, SKH 수익률

기업의 장기 경쟁력은 며칠 사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Macro Shock로 강제 축소됐던 Position이 정책 변화와 함께 빠르게 복원됐다.

https://tradingeconomics.com/us100:ind

아직 Deleveraging, Liquidation shock 진행중인가..?

지난 7월에는 AI 산업을 누구보다 깊게 이해했던 투자자가 높은 레버리지와 집중된 Position으로 인해 공개주식 Portfolio 대부분을 넘겨야 했다.

당시 생각정리 326 (* Right Thesis, Wrong Leverage)를 작성하면서 분석의 정확성과 Portfolio의 생존능력이 서로 다른 영역에 속한다는 점을 다시 생각해봤다.

AI 산업의 장기 방향을 정확히 내다봤어도 그 방향이 현실화될 때까지 Portfolio가 버티지 못하면 투자자는 결실을 함께 누리기 어렵다.

(*아무리 목적지가 선명해도 배가 먼저 침몰하면 그곳까지 도착할 수 없다.)

비슷한 Macro Shock가 발생했을 때 남겼던 기록들도 다시 찾아봤다.

시장을 흔든 사건의 이름은 계속 바뀌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전쟁과 유가, 관세와 경기침체, 국채금리 상승과 레버리지 청산까지 매번 새로운 공포가 등장했다.

그 시간을 지나고 나니 결국 주가의 긴 방향을 결정했던 것은 기업의 Earnings였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도 확인할 것


물론 수급 충격이 길어지면 실제 Fundamental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부채를 활용해 GPU와 데이터센터를 확장한 Neocloud와 Project Finance 영역은 금리 상승에 민감하다. 높은 조달비용이 이어지면 데이터센터 투자가 지연되고, GPU와 Memory 주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으로는 몇 가지 흐름을 계속 확인해보려 한다.

Hyperscaler의 AI CAPEX가 유지되는지, GPU와 HBM 주문이 취소되지 않는지, Memory 가격과 Lead Time이 꺾이지 않는지, 데이터센터의 투자 결정이 미뤄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주가가 하락하는 동안에도 EPS 전망이 계속 상향되는지가 중요하다.

주가 하락이 CAPEX 축소와 주문 취소, Memory 가격 하락, EPS 하향으로 이어지면 Funding Risk가 Fundamental로 전이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반대로 AI 투자와 수주, Memory 가격과 Earnings가 유지된다면 최근의 하락은 기업가치 훼손보다 과도한 부채와 Position이 정리되는 과정에 가까워진다.

(*아직까지는 후자의 가능성을 더 높게 본다.)

다시 돛대에 몸을 묶으며


AI Agent가 확산될수록 더 많은 연산과 Memory, Storage, Network, Power가 필요하다는 산업의 방향은 여전히 선명해 보인다.

다만 거대한 산업의 방향을 먼저 발견했다는 기쁨이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 때가 있다. 당장 큰 수익을 얻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이 정도로 확신이 강하다면 조금 더 많은 레버리지를 사용해도 괜찮을 것처럼 느껴질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오디세우스가 자신을 돛대에 묶었던 이유를 떠올려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는 바다를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의지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유혹이 찾아오기 전에 미리 행동을 제한했다.

투자자에게 돛대와 밧줄은 충분한 현금과 낮은 레버리지, 감당할 수 있는 Position Size일지도 모르겠다. 

(*더 중요한것은 Position Size에 걸맞는 이해도와 확신)

멀리 내다보는 통찰만큼이나, 그 미래가 현실이 될 때까지 시장에 남아 있을 수 있는 투자구조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에도 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 기업의 실적과 산업의 방향을 조금 더 확인해보려 한다. Margin Call과 강제청산이 잦아들고, Macro Shock가 기업의 Earnings로 전이되지 않는다는 확신이 쌓인다면 최근의 하락은 다시 한번 비중 확대를 고민해볼 만한 시점이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긴 항해를 끝까지 이어가기 위해서는 가장 빠른 배보다, 여러 차례의 폭풍을 견딜 수 있는 배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개버리지는 악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