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9일 화요일

JonBeo (존버) is not the only life way (살 길)





"우리 회사는 소수 인원으로 전 섹터를 담당해야 하니 각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해.. 난 너가 산업재 전 섹터를 맡아줬으면 좋겠어"

산업재 전 섹터 담당....

에너지(정유,풍력), 화학(2차전지 Cell, 태양광, pure chem), 철/비철금속, 건설, 운송,조선, 기계, +@로 생활용품은 덤..

(속으로 이걸 어떻게 다 해.. 그리고 난 섹터 담당을 제대로 맡아본 경험도 없는데.. )

가장 먼저 에너지, 화학 섹터를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너무 어려워서 첫 두 달 간은 매일 야근을 하며 공부를 했었다.

(늦은 저녁 회사에 혼자 남아 너무 어려워 몰래 혼자 훌쩍이며 공부했던건 '안'비밀)

기초 공부를 할 때는 성균관대 화학 교수님 강의가 도움이 많이 됐었고, 그 외 부족한 부분은 화학기초 대학 전공 서적 & 구글링을 통해 공부를 해가니 재미가 붙었고, 주말에도 카페에 가서 화학공부를 계속했었다.

다음으로 주식&투자의 관점에서 각 상장사 business model을 이해하기 위해 이전 증권사에서 친분이 있었던 화학섹터 담당 애널리스트 **부장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으며, 그 외 여러 증권사 화학 애널리스트 위원님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화학 상장사 earning model을 하나씩 완성시켰다. 

나의 Earning model이 맞는지 검증 작업을 거친 후 이제는 어느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다 정확하게 화학 상장사 earning을 추정함과 동시에 화학 sector에서 Edge를 낼 수 있을 만큼 자신감이 붙었다. 

화학,에너지 sector를 확실히 잡아 놓으니 이 후 건설, 운송, 조선, 생활용품 등 sector 상장사 earning model을 만들어나가기 한결 수월해졌었고, 식견(?)도 참 많이 넓어진 기분이다.

자신감이 생겨 각 섹터 내에서 애널리스트 추정치(consensus) 와 내 추정치 사이의 괴리율이 높은(earning surprise 가능성이 높은) shining star 종목을 골라내 비중을 꽤 싣어 놨고 운이 좋게 제대로 맞춰오고 있다. 

최근에는 윗분들에게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았었다.

"너처럼 남들이 뭐라하던 쌩(?)까고 너가 맞다고 하는 컨센서스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은 너의 큰 장점이야"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곳엔 사실상 먹을게 없거든"

"독립적인 리서치를 할 수 있는 건 **씨의 장점 중 하나에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있다..

나는 아직까지도 너무 나 자신의 주장과 생각이 강해서 시장과 communication을 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최근 부사장님께선 나에게 이런 질문을 종종 하신다.

"너가 보기에 이렇게 좋은 회사가 저평가 받고 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니?"

"너가 보기에 왜 시장의 애널리스트들은 실적을 이렇게 엉성(?)하게 추정해놨다고 생각하니?"

"너의 추정치를 못 믿는건 아닌데, 혹시 너의 실적 추정치와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치가 어디서부터 왜 다른지 생각해 본 적 있니?"

"너가 말한대로 이번 분기 실적 earning surprise가 크게 발생해도 시장에서 이 주식을 눈 여겨 보며 살 것 같니?"

"너와 같이 애널리스트들이 너가 말한 ~~정보를 Quantified해서 미래 실적 추정에 반영했을거라고 생각하니?"

"지금의 주가는 기대감이 어느정도 반영된 주가 수준이라고 생각하니? 테마성이 아예 없다고는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잖니?"


그렇다! 스타크래프트를 할 때도 초반에 소중한 일꾼 한기를 빼서 적 기지 정찰을 보내야 한다. 

시장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장과 내 생각은 왜 / 얼마나 / 어떻게 다른지. 상대 비교를 해야 할 필요성이 아예 없다곤 말할 수 없지 않은가?

"남들이 뭐라 하든 내가 맞으니 난 무조건 기다릴꺼야" 

"시장이 비합리적이고 멍청해서 이렇게 좋고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이 시장에서 소외된 것이 분명해"

"결국 실적이 깡패야.. 호실적이 연달아 발표되면 언젠간 기업가치는 이를 반영할꺼야" 

이렇게 단순히 생각하는 것 보단,

"내가 맞다는 것은 아는데, 시장은 왜 이걸 몰라볼까? 언제 어떤 무슨 Event가 발생할 때 소외 받았던 이 주식이 시장으로부터 부각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나와 같은 junior 입장에서는 공부할게 산더미와 같아서 앞 단에 공부해 놨던 기업이 좋아보여도 나중에 공부해본 기업과 상대비교를 했을 때 후단에 공부한 기업이 훨씬 좋아 교체 매매를 해야 할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항상 최상의 portfolio를 구축하기 위해선 많은 종목을 상대비교 해가며 과거의 매입단가, 종목수익률을 초월(?)하여 교체 매매를 지속적으로 해야 할 것 같은데.. 

좋은 기업임과 동시에 저평가 되어 있는 기업이 있다 하더라도 시장엔 그보다 더 좋고 더 저평가 되어 있는 기업이 있을 확률이 항상 높고, 

지금 당장 더 좋아질 기업 & 주식시장 참여자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변화'에 중심에 서있는 기업들 등등.. 시장에 관심을 받는 종목들이 시장에는 매일매일 수두룩 하다

저평가 구간이라고 사놓고 무작정 기다리는 것(존버모드)이 얼마나 큰 기회 비용을 날리는 일인가! 

과거 운용사 재직시절 현대차를 공부하게 됐었다.

그 때 공부 할 당시는 명확하게 알진 못했어도 여러 틀린 그림들이 나타났던 것은 분명했었다. 

윗 상사와 현대차 관련해 이런저런 말을 주고 받았었고 윗 상사가 현대차 주문을 냈었다. 

다음날 운용사 대표가 현대차 매매를 정지시켰었다.

그 이유가 바로 교체매매가 잦아 회전율이 올라가 펀드 마케팅에 해가 된다는 이유였었다.

기가 차서 말문이 막혔었고 그 때 운용사 대표로 인해 펀드에 현대차를 펀드에 조금밖에 담지 못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 과거 재직했었던 운용사 대표라는 사람이 교체매매 자체를 막아 놓고 와서 하는 말이 오롯이 존버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는 격이 아닌가

이 얼마나 기가 찰 노릇인가!! 

펀드 마케팅을 통한 신규자금 유치에 눈이 멀어 기존 고객들을 향한 신의성실의 의무를 져버린것이 아닌가!! 


(갑자기 생각나네 ..)


2020년 9월 20일 일요일

중독




초등학교 시절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부산, 강원도 등을 놀러 다니기 바빴었다.

부산 김해 봉황동은 나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추억이 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봉황동에 100원을 넣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300원을 주는 게임기가 있었는데, 이 때부터 나는 좋게 말하면 확률게임 나쁘게 말하면 도박에 중독될 기질이 보이지 않았나 싶다.

당시 그 가위바위보 게임기 옆에는 100원 코인 게임기가 있었는데, 당시 동네 형들이 게임을 하로 왔다가 처음 한 두번씩 가위바위보 도전 하다가 돈을 잃고 원금을 회복 할 때까지 계속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다가 결국 다 잃어버렸던 것을 나는 뒤에서 즐겁게(?) 지켜보곤  했었다.

계속 보다 보니 게임기의 가위바위보 패턴(?)을 발견했었고, 그 게임기로 나름 쏠쏠한 재미를 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모 몰래 집을 빠져나와 집에 굴러다니던 300~500원을 챙긴 후 가위바위보 게임기로 달려갔었다.

처음 2판은 지금 패턴을 현황(?)을 알기 위해 던지는 2판이고 3판부터는 패턴을 파악하고 돈을 따곤 했었다. 

가끔 3판이 지나도 돈을 잃는 경우도 있었는데 4,5판부터는 거의 잃은 적은 없었었다.

이렇게 딴 돈으로 김해 수영 학원을 갔다가 오는 길에 떡꼬치, 컵 떡볶이를 사먹기도 하고 100원짜리 코인 게임도 하곤 했었다.

하지만 500원정도는 내일 아침 가위바위보 seed money로 주머니에 챙겨 두고자 노력하곤 했었다(잘 지키진 못했었지만 ㅋㅋ)


내가 중학교에 입학할 당시 메이플스토리 게임이 나왔는데, 인기가 상당했었다.

나도 열심히 게임을 해서 케릭터를 키웠었는데.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jersey를 너무 갖고 싶어 열심히 키웠었던 메이플 케릭터를 팔았었다.

내 케릭터 값을 알아보기 위해 학교가 끝나고 매일 ***베이에 접속해서 여러 게임의 케릭터/아이템 시세를 알아보는 걸로 시작해 한 두번 거래를 하다 보니,어느새 나는 장사꾼이 되어 있었다.

매일 케릭터/ 아이템을 사고 팔다 보니 메이플 뿐 아니라 다른 게임에 시세에 대해 훤히 꿰뚫어 볼 수 있었고, 중학생 때 이렇게 벌어 들인 돈으로 옷도 사고, 피시방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뭔가 나만의 사업을 하는 것 같아 뭔가 뿌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그러다 내가 과거에 팔았던 몇 케릭터가 먹튀 불법거래(?) 뭐시기에 사용되어 경찰서에서 전화가 몇 번 오곤 했었는데, 이 때 무서워서 그만 사재기 장사를 하게 됐었던 것 같다..

미군 행정병 군복무 시절 나는 미군 동료들에게 Blackjack(맞나?) 카드게임을 배웠었는데, 이 카드게임이 너무 재미있어 밤새 동료들과 게임을 하곤 했었다.

(매번 내가 동료들 chip을 다 따서 다시 나눠주고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밤새 했었던 기억이 있다.)

어느 게임을 해도 나는 게임 내의 아이템을 사고 파는 장사 시스템을 좋아했었고 케릭을 강하게 키우는 것보다 부(?)를 모으는데 흥미가 있었던 것 같다 ㅋㅋ

내가 볼 때 주식도 크게 보면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요기 조기 비교해가며 좋고 싼 기업은 사고 나쁘거나 비싼 기업은 파는 장사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요즘은 무슨 게임을 해도 주식만큼 재미있는 게임을 못 찾겠다.

예전에 좋아했었던 보드게임, 온라인게임, 카드게임도 이제는 하다 보면 쉽게 질려버리고, 기업분석, 주식게임을 할 때만큼 가슴이 콩닥콩닥 뛰지 않는다..

(그렇다.. 난 아직도 정말 좋은 기업임과 동시에 낮은, 적정 주가인 기업을 분석 할 때면 가슴이 콩닥콩닥 하곤 한다..)

중독 초기 증상인가.. 

주식으로 인한 흥미의 역치(?) 값이 높아져 이제는 주식만큼 나의 흥미를 끌지 못하는 활동들에 대해서 점차 무덤덤 해지기 시작하는 건가..


2020년 9월 13일 일요일

일기장







어렸을 적 우리 동네는 자연 경관이 꽤 예쁜 동네였었다.

동네 주민 중에 나무,꽃을 가꾸길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장미, 해바라기, 분꽃. 채송화 등이 항상 피어있었다.

나무 꽃과 함께 동네에는 곤충도 많이 있었는데, 나는 곤충들을 갖고 노는 것을 좋아했었고, 나무를 타는 것도 좋아했었던 아이였다.

개미, 귀뚜라미, 무당벌레, 메뚜기, 잠자리,나비 등 살아 움직이는 작은 곤충들은 죄다 잡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 (가끔 두더지도 봤었다)

잡아 놓고 유심히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었던 적도 많고, 동네 친구들끼리 누가 더 많이 곤충을 잡나 경쟁도 많이 하며 시간을 보냈었던 것 같다.

그때는 항상 웃고 다녀서 주변 동네 어른들이 과자, 아이스크림 등을 맨날 사줬었는데..
어느날 어머님은 날 데리고 에버랜드에 갔었는데, 못에 있는 금붕어를 관찰하다가 순간 금
붕어를 잡고 싶어 못에 뛰어들었던 적도 있었다.

어머님은 깜짝 놀라 달려오시며 나를 구해주셨는데 생각보다 못이 깊지 않아서 다행이었었다고 하신다.. (죽을뻔..)

그렇게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곤충을 갖고 노는 것에는 관심이 점점 멀어지고 학업 성적 등수라는 미친 Race에 동참하게 됐었다.

운이 좋게 첫 중학교 시험을 잘 봐서 욕심이 점점 나서 그랬는진 몰라도 학교 성적이라는 미친 Race에 참여하게 됐었다.

그 당시 나는 공부 뿐 아니라 몸을 움직이는 여러 구기종목을 상당히 좋아했었고 가만히 앉아 수업을 듣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워 어머니께 자퇴를 구걸(?) 한 적도 여럿 있었지만, 결국 자퇴는 하지 못했었고 계속해서 시험 기간마다 미친 성적 Race에 동참하곤 했었다. 

학창 시절 나는 시험을 잘 봐야 한다는 콤플렉스? 같은 것이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시험 기간에는 내가 좋아하는 구기종목 스포츠, 게임을 자제했고 시험 공부에만 매진했었다..

그러다 한번은 중학교 2학년 여름 기말고사 시험기간 하교 길 중에 왠 낯선 닭 한 마리가 눈앞에 나타났었다.

다음날 시험 공부를 하기 위해 빨리 집에 가서 쪽 잠을 자고 시험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나와 친구들은 그 닭 한 마리를 뒤쫒기 시작했었다.

막상 닭을 잡으려니까 닭이 좀 무섭게 보였었는데, 또 닭이 잡힐 듯 잡힐 듯 안 잡히니 오기가 나서 어느 산 비탈면까지 따라가 산속에 버려져있던 목장갑을 끼고 닭의 날개 움켜쥐어 결국 닭을 잡았었다.

막상 잡고 나니 이 닭을 어떻게 해야 할지 어리둥절해 있던 찰나, 동네 닭을 잡아 주었던 가게(?)가 떠올랐었다.

닭의 날개를 꾹 잡고 큰 도로를 지나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견딘 채(?) 그 닭 가게에 도착했는데, 닭 가게 아저씨가 닭이 도축(?)하기에는 아직 어리다고 하셨었다.

다시 이 닭을 어떻게 할까 친구들과 고민하다가 인근 뒷산에 그냥 풀어줘 버렸었다.

뒷산에서 바라본 해는 뉘였뉘였해지고 있었고, 노을이 참 예뻤었다..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었고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집에 막상 도착하니 내일 있을 시험은 글러 먹겠구나.. 라고 생각 하고 저녁을 먹고 잠들기 전에 시험공부를 잠깐 했는데, 하는 내내 왠지 모를 죄책감에 시달렸었다.

닭을 쫒지 말았어야 했는데.. 바로 집으로 달려와서 공부를 했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밤새 졸며 시험공부를 했었는데 막상 다음날 생각보다 시험은 쉽게 출제 됐었고, 점수 또한 그리 나쁘지 않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런 미친 Race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계속되었었고 대학교 입시가 시작되는 2학년 때 어느 순간 나는 미친 성적 race의 끈을 놓기 시작했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미친 성적 Race를 그만둘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어느 순간 하기가 싫어졌었다.

내신성적, 수행평가 같은 평가 지표들이 다 부질없게 느껴지기 시작했었다

원하는 게임도 많이 하고, 내가 좋아하는 수영도 하러 다니고, 농구도 많이 하고, 그 동안 무서워서 피해 다녔던 여학우(?)들과도 이야기도 나눠보고, 어렸을 적 즐겨 치던 피아노도 손가락이 저려올 때까지 치고 그렇게 지내다 보니 마음이 편해지기 시작하고 그동안 까칠했던 내 성격도 점점 온화(?)해 져갔었던 것 같다..

그렇게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대학교에선 아예 학교 수업은 개나줘버라리라는 식으로 도서관에서 주구장창 책만 읽었었다.

학사경고를 면할 수 있을 만큼만 수업을 들었는데, 학교 캠퍼스를 가로질러 걷는 도중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대학 강의 시간 내내 따로 가져온 책만 읽었었다.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도 내내 책을 읽으며 갔고 그냥 대학생 시절 내내 책만 읽었다.

대학교 시험 기간이 꽤 골치가 아팠는데, 시험 범위를 아예 모르거나 시험 일정을 아예 까먹었던 적도 여럿 있었다. F를 맞게 되면 이 지겨운 수업을 또 들어야 했었기 때문에 시험은 치뤘어야 했었다..

어느 날 대학교 학과장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여쭤보셨었다

"우리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니..? 너희들의 의견을 좀 말해줬으면 좋겠어"

속으로 생각했었다.

(날 좀 이제 그만 괴롭혀주세요.. 과제, 중간,기말고사, 쪽지 시험 등으로 날 귀찮게 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공부를, 내가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끔 내 시간을 뺏지만 말아주세요..  왜 자꾸 저를 여기저기 끼고 다니면서 소중한 시간을 뺏죠?)

(난 그저 당신 내 졸업 증명서가 필요한 것 뿐인데..)

참 다행이었던 점은, 내 전공이 금융이었다는 것이다. 

원래 경영, 투자, 금융, 경제 쪽에 관심이 많아 이쪽 책을 이것저것 많이 읽어두고 귓등으로 주워들은 것이 많아서 따로 시험공부를 하지 않았어도 어느 정도(?) 시험 성적은 나왔던 것
으로 기억한다.

당황스러웠던 적은 대학교 과제 발표 시간이었었다.

다들 정해진 답변에 맞춰 PPT발표를 하곤 했지만, 나는 대학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고 혼자 공부했었기 때문에 혼자서만 별난 PPT발표를 하기 일쑤였었고, 교수도 처음 보는 PPT 발표 답변에 적잖이 당황하셨던 적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과 교수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서로 다른 적도 많았었고 
굳이 내 의견을 굽히지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회계는 학교 수업을 따로 듣지 않았었는데, 기업을 분석하던 도중 떠오르는 수많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CPA 회계 과정을 듣거나, 인터넷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며 하나하나 해결하다 보니 딱히 학교 수업이 필요 없게 느껴졌었던것 같다..

재무도 자꾸 말도 안되는 상식에 벗어난 공식들이 눈에 거슬려서 자꾸 파고파고 파다보니 어느 순간 학교수업에서 중첩되는 내용들이 꽤 많아졌었고..

마케팅 수업을 어쩔 수 없이 듣게 된 적이 있었는데 나와는 정말 맞지 않는 수업이었었다.

 F만 안 맞으면 졸업장을 받을 수 있는 학기말 마지막 대학교 강의었었다.

그 때, xx증권사 마지막 임원 면접을 앞두고 있었는데, 마케팅 담당 교수님이 xx증권사 대표랑 '친한'친구라며 수업 시간에 나에게 "내가 추천해줄까?"라고 하셨었다.

"괜찮습니다" 라고 짧게 대답했었다.

그러자 교수님이 "젊은 친구가 간절함이 부족하군. 이럴 땐 무조건 해 달라고 대답해야지"

"제가 부탁 드리면 해주실 껀가요?"

"아니, 됐어"

(-ㅅ- 뭐하로 애초에 말을 꺼내신 것 일까 )

그 마케팅 수업은 D를 맞았다.

관심 없는 교양 시험 공부를 했을 때는 정말 너무너무 괴로웠었다..  평소에 주구장창 즐겁게 읽던 글자들도 이상하게 시험 공부 준비로 읽는다는 생각이 들면 너무 괴로웠었다..

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토익시험을 봤었어야 했다.

난생 처음 토익 책을 펼쳤을 때도 너무 너무 괴로워서 정말 힘들었었다. 하루에 30분 토익공부를 하는데 정말 진이 다 빠졌었다.

(솔직히, 방학 때마다 날라왔던 학교 성적표는 국가장학금만 받으면 되는 수준(B-이상)만 되면 나에겐 의미가 없었기 때문에 성적만 확인하고 찢어서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버렸고 토익성적표를 받아 보고는 그 다음부턴 평생 쳐다도 안보고 있다.)

돌이켜 보면 내가 받았던 공교육은 나에게 있어선 학대 수준이 아니었나 싶다..

지난 오랜 기간 동안 내 소중한 유년 시절(?)을 앗아간 '교육'이라는 폭력은 나에게 원치도 않는 지식을 억지로 강제하는..  자유를 억압하는 제대로 사고 할 수 없게 끔 나를 질식 시키는 그런 것(?)이었다..

내가 볼 때는 학창 시절 강압 받는 공부를 하지 않고 그 귀중한 시간에 차라리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소중한 유년 시절 추억을 쌓거나,(닭을 잡거나..) 자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에 대해 알아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앞으로의 주체적인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훨씬 유익하지 않을까 싶다.

반면, 학창 시절을 지나 대학교를 졸업해 사회에 나올 시기 동안 그 성적이라는 것에 목메며 공부만 했던 친구들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내가 바라볼 때 이들은 수동적인 태도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며 주체성을 잃은 채 항상 자기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계속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며 도움을 요청하곤 한다.. 

모든 행동에는 정답이 있는 것 마냥 Yes or No 이중적인 잣대로 세상을 이해하려고 들면 안되는 것 같은데..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문제지 정답 맞추듯이 '옳다, 그르다' 단 두 가지 선택지만 놓고 행동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 (이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진 모르겠지만.. )

모험을 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 하며, 안정적인 삶 만을 추구하는, 자신이 무엇을 할지 모르고 누군가가 시키는 일만 하게 되는, 누군가에게 쉽게 의지하려고 하며, 쉽게 포기해버리는, 주체성을 잃은 삶을 살아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