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3월 30일 수요일

관찰

 


나는 요새 최근 3개월 간 테니스 매력에 푹 빠져있다.

생각만큼 내심 기대했던 것 만큼 실력이 빠르게 늘지 않아 초조한 마음은 있지만,

무엇보다 테니스를 하는 순간 만큼은 투자에 대한 생각 없이 몸을 움직일 수 있어서 좋다.

나의 테니스 선생님은 내 실력이 정체(?) 되어 있는 것이 못마땅한지 나를 많이 다그치는 분이신 것 같다.

최근엔 테니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의 다그침 때문인지 기분이 되게 좋지 않았었다.

(평소와 다르게) 수업 내내 내 얼굴은 말 한마디 없이 굳어 있었고, 

수업을 마친 후 겨우 "수고하셨었습니다." 한 마디 한 것이 전부였었다.

테니스 볼을 주우며 코트를 정리하는 도중 테니스 선생님이 다가와서

"원래 잘 안되는 날도 있는거에요"

라고 한 마디 건내주시고 서먹서먹하게 코트를 나가셨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피곤한 몸과 정신(?)을 뒤로 한 채 

돈을 지불해가며 테니스를 배우로 가는데, 

수업 도중에 느끼는 찝찝한 기분 나쁜 감정과 수업 내내 낮아지는 자존감을 뒤로하기가 쉽지 않았었다. 

집에 돌아와 테니스 선생님을 바꿀지, 다른 학원으로 옮길지 잠깐 고민을 했지만.

좀 더 다녀보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나는 나이에 맞지 않게 (외견상으로) 체구가 작은 편이고 생긴 것도 어려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곤 자라왔다.

나름 낯선 사람들을 만남에 있어서 최대한 편한 분위기를 유도(?)하고자 웃음과 경청을 연습해왔었고, 이러한 습관이 몸에 스며들게 끔 노력도 했었던 기억이 있다.

자존감이 높아보이건 낮아보이건 다른 사람들 앞에선 최대한 자세를 낮추려고도 노력을 해오지 않았었나 싶기도 하다. (실패할 때도 종종 있지만..)

그러다 보니, 외견상으로나 행동하는 것으로나 일부 사람들은 나를 되게 어리숙하다고 생각하며 얕잡아 보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하지만, 때때로 내 눈엔 그들의 무신경한 언행이 눈에 자주 밟히곤 한다.

(겉으로 내비추진 않지만)

"굳이, (필요 없이)상대방이 싫어하는 저 언행을 왜 지금 하지?" 

라는 의문을 자아내게 만드는 사람들을 자주 목격하곤 한다.

때때로 마음속 깊은 곳 어디에선 

나도 아는 것을 마음껏 뽐내며, 마음속 하고 싶은 말을 다하며, 

가지고 있는 것을 자랑하고 뽐내며 

본래(?)의 나의 모습을 거리낌 없이 보여주고 싶은 충동이 솟구치기도 하지만, 

그래선 내 주변에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 것 같아 최대한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하며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내가 너무 예민한 성격인 건가 싶기도 하다.. 

2022년 3월 5일 토요일

2월을 마치며



지난 2월부터 현 시점 3.6일까지의 장을 돌아보면 bottom-up은 통하지 않는 순전히 macro 장이였었다.

WHO에서 오미크론 Peak론과 더불어 독감과 같은 풍토병이라는 발표와 함께 '우리'는 리오프닝을 쓸어 담았었다.

지난 델타변이가 오기전 4-5월을 경험했었기 때문에 어떤 주식을 먼저 담아야 할지는 알고 있었다.

항공,여행,의류,레저(콘서트),음료부터 단번에 포지셔닝을 build up 하기 시작했었다.

다음 영업일날 시장이 우리의 생각대로 움직이기 시작함을 보고 추가로 화장품,해운을 좀 더 build up하기 시작했었다.

그 다음으로 호텔,면세,카지노까지 담아야 할지 그 정도로 리오프닝 colour가 market에 물들지는 지켜보고 있었다.

카지노까지는 주가 반응은 있었지만, 앞서 build up 했었던 리오프닝 섹터보다는 수급의 힘이 없어 보였었다.

최근 매일 밤 잠들기 전, 매일 아침 눈을 뜨고 내가 가장 먼저 확인 했었던건 유가였었다.

미국과 중동 사이 원유 증산 합의가 막바지에 다 다르며 유가가 교착 상태에 있었던 찰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시화되면서 동유럽의 전운이 퍼지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되고 원자재 시장이 공급충격과 함께 떡상 해버렸었다.

유가는 단 번에 $100을 뚫어버렸고, 에너지 뿐 아니라 곡물 메탈 모든 원자재 시장의 공급충격이 와버렸다.

그로 인해 2월 중순까지 기대했던 리오프닝과 함께 경기 재개 기대감은 다시 한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버렸다.

다시 global market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었지만, 개인적으로 이는 작년 9-10월 중국,유럽의 전력난으로 발생한 원자재 공급 shock 때 보여줬었던 그림과 비슷하지 않았었나 싶었다.

작년 9-10월 우리는 뼈저린 마켓을 경험했었기 때문에 급격히 바뀌어버린 market colour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 않았었나 싶다.

푸틴의 전쟁 선전포고 당일 우리는 소비재 리오프닝 포지션 비중을 낮추고 조선, 해운, 철강, 비철금속, 곡물(비료)에 대한 포지션을 단번에 채웠었다.

당일 순간 너무 많은 포지션과 비중을 잡아 버렸던 것은 아닐지 약간의 우려가 있었지만, 자리에 앉아서 곰곰히 생각하면 할 수록 확신이 생기는 포지션이 였었다.

대표님과 약간의 걱정(?), 우려(?) 섞인 말을 주고 받은 뒤 포지션에 대한 비중을 좀 더 채워(?)갔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음날 우리가 비중을 채웠었던 조선, 조선기자재 주식들의 떡상과 함께 차례로 해운, 철강, 비철금속 주식들도 주가가 떡상하기 시작했었다.

비록 영업일수로 따지만 20일 남짓되는 기간이었지만 market volatility는 극에 달했었다. 

Macro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투자자들에게 그저 단순한 섹터 순환매장으로 인식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산업간의 비교 혹은 대부분의 Sector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투자자들에게는 단순한 저가 매수와 Low Valuation 수급으로 밖에 인식되지 않았나 싶다.

주가가 오른 뒤 숫자가 나온 뒤 왜 오르는지에 대한 해석과 설명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정작 중요한건 주가가 잠들어 있을 때, 숫자가 발표되기 전 남들보다 한 발짝 빠르게 판단을 하고 매수를 할 수 있는 분석 능력과 결단력, 판단력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는 어떤 장이 펼쳐질까?를 두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전망을 그리 밝지 않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에너지 시장의 공급충격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 유가를 낮추기 위한 타이밍과 우리가 기대했던 여러 외교적 카드들은 날라가 버렸다.

현시점 각 국 정부의 실물 투자를 통한 경기 재개 시점은 아무리 빨라도 9,10월 아니면 다음해로 미뤄야 하지 않나 싶다.

문제는 금번 원자재 시장의 공급 충격으로 인한 물가상승 그 중에서도 각국의 전기료 떡상,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2Q-3Q 글로벌 경기 충격이다. 

금번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먼저 경기소비재부터 소비가 위축되기 시작할 것이며 동시에 금번에는 물가 상승폭이 상당하기 때문에 필수소비재까지로의 영향을 광범위하게 미치지 않을까 싶다.

재밌는건 산업재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PNG 시장이 위축되고 LNG이 상당히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럽의 정부 예산은 LNG Project에 우선적으로 할당될 것이며 이는 단순 유럽 뿐 아니라 이에 발맞춰 여러 중동의 LNG Project Schedule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를 공공의적(?)으로 여론을 몰아가고 있는 세계는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러시아의 아킬레스 건(?)인 셰일산업을 다시 부흥 시킬 것이다. 

그동안 셰일 개발 제제 명분이었던 환경파괴, 탄소중립이라는 대명제도 고물가, 인플레이션 앞에선 그저 이상론에 불과할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에너지 재편 흐름속에서 한국의 산업재 섹터는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금번 인플레이션 사태로 인해 그동안 여러 분석 기관과 각국에서 자랑해왔던 재생에너지의 grid parity는 다시 계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생에너지 산업이야 말로 금번 1차 원자재 시장 공급충격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 단순 수익/비용 타 산업과의 경쟁관계 등 기존의 경제적 관점에서 재생에너지를 바라봐야 할 것이 아닌

각 국 간의 정치적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의 재생에너지 산업을 다시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고 

그렇다면, 각 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의 투자 시계추는 더욱 빨라질 것이며, 해당 산업을 키우기 위한 각 정부의 포퓰리즘(?)에 기반한 보조금 각종 세제 혜택 법안 다시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 글을 마치며

주변에 점점 투자에 대해 마음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철저한 바텀업 분석으로 한 종목에 대해 5-10분 이상 설명을 듣자니 내가 못버티겠고 그렇다고 글로벌 경기, 산업에 대해 말을 하자니 상대방이 듣기 싫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바텀업이나 탑다운이니 결국 매 한가지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결국 주식 투자의 핵심은 미래의 기업이 벌어들일 현금을 추정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선 탑다운, 바텀업 둘 중 어느것도 소홀히 해선 안되지 않나 싶다. 

하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분명한건 탑다운이 좀 더 중요하고 Advanced 분야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탑다운과 바텀업이 적절히 잘 조화되어 있음과 동시에 Balance 잡힌 투자자가 있으면 서로 아이디어를 share하면서 같이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까지 좋으면 '우리'와 같이 일 할 수 있으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