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화학, 철강, 정유 씨클리컬 산업을 공부하다보면, 항상 그 중심에는 중국의 공급과잉 이슈가 있어왔다.
어느 국가, 산업이 됐든 중국의 과잉공급으로부터 자국산업(=일자리)를 지키기위해 상계관세를 부과해왔지만,
각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 결국 중국과 한번 벌어진 격차는 해소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 보면 거진 좌초자산으로 전략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했었다.
철강산업이 그러했고
화학산업도 그러했고,
정유산업도 그러했고,
태양광산업도 그러했다.
결국 기술경쟁력이 옅은, CAPEX가 HEAVY한 원가경쟁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거진 그러했었다.
배터리 / 전기차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배터리 기술이라는게 아무리 대단할지언정 결국 가격조건(=원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MASS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한다.
차세대 배터리 LFP를 만드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중국산 LFP만큼 싸게만들 수 있냐가 중요하지 않나 싶고,
현재 물리적으로 중국 LFP 원가경쟁력을 따라잡을 수 있는 나라는 내 상식선에선 없다.
제조 인프라가 전부 갖춰져있으며 ,정치적으로도 안정화되어 있고, 무엇보다 에너지가격이 가장 안정화되어 있는 중국이라는 초석위에서 빠르게 외형을 부풀려나가니 규모의경제 효과가 가속화되어 원가경쟁력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
최근 러-우 / 이-팔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시장에서 중국의 위상까지 점점 강화되고있다고 한다.
예시로
유럽 / 미국 배터리 국산화 비용은 중국 배터리 셀 대비 향 후 20~30% 더 비싸질 전망이라고 하며,
추가로 유럽 / 미국의 배터리 핵심소재 국산화 비용을 더하면 유럽은 약 50%, 미국은 약 30% 정도 중국 수출용 배터리보다 더 비싸질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유럽은 전력비가 중국 대비 3x높으며
미국은 battery cell gwh 당 capex 비용이 중국의 2~3x나 비싸다고 한다..
25-26년 LFP를 만든다손 치더라도 다음 세대 Sodium 배터리가 25년부터 중국에서 본격 생산되기 시작할텐데, 계속해서 한두발씩 기술경쟁에서 k배터리는 뒤쳐지는게 아닌게 싶다.
중국과의 원가경쟁력 / 기술력 경쟁력이 점점 벌어지고있는데, 자본이 점점 배터리에 집중되고 있는게 맞나 싶다.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을 휩쓸면서 유럽은 수입산 중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에 이어
보조금 그 이상으로의 상계관세 부과를 검토하고있다고 한다.
딱 과거 중국 태양광 산업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있다.
과거 2011- 2012년 중국 유럽-미국이 중국산 태양광에 상계관세를 부과한 이후 글로벌 태양광산업은 구조적 과잉공급 현상이 지속되어왔고(현재진행형 ing) 마진은 구조적으로 계속 하락해왔다고 한다.
구조적 과잉공급을 유발시킨 중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은 최근 축소될 것이라고 하지만, 절대 수치는 여전히 높다고 하며, 일부 지방정부에서는 소비진작을 위해 없앴던 전기차 보조금을 다시 부활시키기도했다..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헤게모니를 강화시키기 위해 보조금에 더해 국내(=중국)외 capex 투자를 지속해나갈 가능성이 농후하며
EU는 자국 산업(=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상계관세를 부과하며,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생태계 조성을 위해 무리하게 공급을 늘릴 것으로 사료된다.
k배터리가 중국 내에서 초반에 득세하다가 중국 자본 기술이 이를 따라잡았던 것처럼, EU 내에서도 중국, 유럽 배터리 기술자본이 K 배터리를 따라잡을 것으로 사료된다.
미국은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 Political risk가 있다.
트럼프가 된다면, IRA 폐지 / NAFTA 탈퇴협박 카드로 중국이 됐든 한국이 됐든 국적불문 미국내 최대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유치시켜 일자리 창출을 우선해 공급과잉을 유발시키지 않을까 한다.
IRA Tax Credit이 없으면 중국 수출용 배터리셀이 미국 현지에서 제조된 배터리 셀보다 약 40~50% 저렴하니, 경쟁이 안된다.
(Source: Company data, Goldman Sachs Global Investment Research)
애초에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탈퇴해버리면, 전기차 수요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요약하자면,
전기차 수요에 대한 의구심은 크게 없다. 하지만
원가경쟁우위도 없으며,
진입장벽도 없고,
기술경쟁에서도 밀리며,
ROIC(투입자본 대비 투자수익률)도 낮은,
향 후 몇년간 구조적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산업에 왜 그리 자본을 미친듯이 태우냐라는 의구심에 사로잡혀있다.
장기 공급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우하향 해버리면, 역레깅이 걸려
고가로 원재료를 사와 -> 원재료 투입 -> 가공 ->저가로의 제품 판매까지 제조마진은 계속 스퀴즈 될 뿐 아니라,
재고자산평가손도 계속 잡힐 수밖에없다.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 매력적일 순 있어도, 이익이 남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 싶다.
남들이 뛰어드니까 나도 뛰어들어야한다?
다들 전기차 브랜드, 가격표, 성능만 신경쓰지, 어떤 양극재가 쓰였는지 NCM, NCA, LFP? 배터리에 LGES, SK ON, SDI 무슨 로고 써져있는지 소비자들이 신경이라도 쓸까 모르겠다.
(내가 보지못한 부분이 더 있는지 좀 더 고민해보고 찾아봐야겠다..)
과거 글로벌 정세를 읽지 못하고 눈앞의 외형(매출) 부풀리기에만 급급해 결국 좌초자산으로 전락한 사례는 넘처난다.
K배터리도 좌초자산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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