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8일 금요일

IPO 시장원리를 바라보며.. (Feat, 지누스)

"지누스 주가 떡락했던데, 쓰레기 기업아니야?"

지난 2018,9월쯤? 증권사에서 들었었던 소리다.

"지누스 상장전에 주가 떡락했던데 풀베팅? ㅋㅋ"

잘 기억이 나지 않은 누군가가 갑자기 위의 카톡내용을 나에게 보냈었다.

위의 두 사례에서 별로 대답할 필요성을 못느껴서 웃으며 "네ㅋㅋ"라고만 대답하고 말았었던 기억이 난다

주가만 보고 기업을 판단한다라.... 흠....

기업을 분석할 때 기업의 최근주가가 중요할까? 심리적으로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주식에 투자하는것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지만.. 냉철하게 생각해보면 최근 주가의 흐름이 내 투자판단에 영향을 미치면 안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뭐 .. 이것도 그냥 내 사견이니..

암튼, 이번 지누스의 IPO 실패(?)에 대해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글을 시작해본다..



우리나라에서는 IPO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투자자들이 꽤 있는것 같다

IPO 투자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기는 것은 바로 상장 직후 10분 or 몇일간의 주가 방향이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이겠지만)

상장 당일 첫 10분 or 몇일간의 주가향방을 예측하기 위해서 IPO기관투자자들이 첫번째로 보는 것이 공모규모이다.

공모규모가 크면 클수록 유통물량이 많아 그들이 주가 조작을 하기 힘들어 꺼려할 것이고 반면 공모규모가 작으면 그들(IPO 전문기관투자자)이 상장 직후 주가 조작을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할 수 있어 선호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내용이니 장기 기업의 성장성을 분석하기 보다는 공모규모가 일단 작으면 무조건 풀베팅을 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공모규모가 중요한 이유는 IPO시장은 기본적으로 눈치게임이다. 

펀더멘탈이고 뭐고간에 내가 이 회사를 좋게본다 한들 IPO에 함께 참여하는 다른 운용사들이 안좋게 생각해 나와 같이 공모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공모물량을 내가 다 떠 앉을수있는 RISK가 존재한다. 

IPO기관투자자들은 보통 상장직후 단기간 내에 털고 나오길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공모물량을 내가 많이 떠앉아버린다면 상장 직후 단기간 매도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낮은가격에 물량을 던질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겨버린다.. 재수없으면 그대로 물려서 손절하기도 힘들어지는 상황에 맞닥드릴 수 있다.


위와 같은 RISK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공모규모가 큰 IPO투자는 운용사들이 일단 들어가길 꺼려한다 


두번째로 중요한 지표는 상장당일 기존주주로 부터의 유통가능 물량이다.

보통 상장이전 기존주주들은 공모가보다 낮은가격에 선제투자를 했었던 주주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장당일 차익실현을 할 의지가 높다. 기존주주가 소액주주들이 아닌 기관투자자인경우 대규모 차익실현 출회물량이 일시에 쏟아져 나올 위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침발라(투자한) 놓은 투자자들이 있고 상장당일 유통가능물량이면 그 기업은 IPO에 실패할 확률이 높을것이다.

매달 수십개의 기업이 IPO시장에 올라오는데 IPO기관투자자들이 모든 사업보고서를 꼼꼼히 읽고 장기성장성을 고려하면서 철저한 분석후 투자를 할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들은 공모규모, 기존주주내역 정도만 보고 나머지는 주변 IPO기관투자자들에게 계속 전화를 돌려가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투자판단을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그외로 IPO기관투자자들 업계가 워낙 좁다보니 그들끼리 투자방향을 사전에 공유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의 실제가치 or 내재가치 따위는 그들에게 큰 상관이 없을 것이다..
예시를 들어보겠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공모가는 4,500원이였는데 상장 직후 주가가 무려 18,500원까지 뛰었다가 19.10.18일 8,500원까지 떨어졌다.

아래 표는 상장 당일 컴퍼니케이파트너스의 주주구성 내역이다.




상장당일 유통가능 주식수는 4,000,000주 밖에 없으며 공모규모가 180억원밖에 안된다. 상장 직후 기존주주로부터의 유통가능물량도 없다. 위의 두조건을 완벽하게 갖춘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입을 맞춘 몇 소수의 기관투자자들이 몇일동안 상한가로 계속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리고 고점에서 물량을 Dumping치지 않았을까 의심해볼법하다


다음 예시는 세경하이테크이다.



희망공모가액이 46,000원~52,000원이였는데 상장 공모가가 35,000원으로 공모가 밴드 하단을 뚫고 형성되었었으며 상장 직후 28,000원까지 쭈~욱 빠졌었다.

그렇다면 세경하이테크는 왜 IPO에 실패했는가? 내가생각하기에 상장직후 기존주주로부터의 유통가능 차익실현 물량이 많기 떄문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휴대폰 부품주로 묶여버려 상장일 분위기가 안좋은 것도 일부 포함)

개인적으로 세경하이테크 기업을 좋게 생각했었는데 공모에 실패한걸 보고 "내가 틀렸구나"라고 생각하고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닌데 뭐 ?) 하고 잊고 살았었는데 

최근 세경하이테크의 주가를 확인해보니 54,300원까지 올라있는걸보고 놀랐었다. 


아무튼 그외로 하고싶은 말이 산더미처럼 많지만.. 이쯤되면 지누스의 IPO실패(?)에 대한 이유를 다 말한 것같다.

1) 공모규모가 크다 1,691억원
2) 상장당일 유통가능 기존주주(기관들) 차익실현 출회물량이 너무 많다




최근 지누스 IPO행사에 참여해 QnA 점심시간을 가졌었다. 회사 경영진 관계자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나도 모르게 너무 들뜬마음에 질문을 쏟아내버렸었는데..

경영진 관계자분께서 너무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깜짝 놀랐으며 지누스 투자에 대한 확신을 재확인 할 수 있는 자리였었다.

만약 이글을 읽고있는 지누스 투자자분들이 계시다면.. 공모가 70,000원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사심가득한 사견을 조심스레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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