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8일 토요일

party ain't over yet..




"때로는 시장에 속아주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오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시장이 잘못생각하고 있는 여러요인들을 나는 종종 발견하곤 한다. (물론, 내가 틀린적도 여럿있었지만..)

시장의 형성되어 있는 '컨센서스'라는 것이 여러 애널리스트들의 실적추정치의 '평균 값'이므로 좀 더 정확하게는 여러 애널리스트들이 잘못 고려하고있는 요인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거에 나는 "내 분석보고서가 맞고 다른 애널리스틀의 실적추정치는 이래이래해서 틀렸으니 제 논리에 맞게 betting해야합니다" 라고 건방지고 자신만만하게 멍청한 발표를 하곤 했었다..

그런데.. 요새는 약간 생각이 바뀌고 있다.. 나의 실적추정은 빠르면 1개분기, 늦으면 2~3개부기부터 숫자가 재무제표에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동안의 주가의 움직임은 시장의 컨센서스대로 흘러가 우리가 betting한 방향과 역방향으로 흘러갔던 적도 많았었고 실적발표 당일 확오른 경험이 여럿있어왔었다.. 즉, 기회비용이 있어왔다는 것이다..

(타이밍을 누가 맞출 수 있겠냐만은..)

이에 더해, 실적으로만 설명되지 않는 '미친' valuation을 받는 종목들이 최근 시장에는 너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 자문사 재직시절 **집회를 보며 대표님에게 한마디를 던졌었다.

"누가봐도 ***가 잘못했는데 왜 저분들은 저렇게까지 ***을 변호하려고 하는걸까요? 정말 이해할 수 없네요.."

"예전 자기들이 배고프고 힘들었을때 ***가 큰 도움을 줬었다고 하네. 그때 그 고마운마음으로 그러는거 아닐까?"

"우리 주변에서 관찰할 수 있는 사건 사고중에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은 지극히 드물어. 너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이해하려고하지 않을 뿐이지"

과거의 '나'였다면 지금 미친 'Valuation'을 받는 기업들을 바라보며 "뭐 금방 내려오겠지" 하고 이해하지 않으려고 했겠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망상입니다.)

대형 자산운용사에 재직하는 운용역 '피카츄'(예명) 연구원은 과거 A기업으로 큰 투자수익률을 올렸었던 좋은 경험이 있습니다.

일회성요인 및 지속성이 부족한 요인들로 인해 A기업은 최근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발표했습니다.

피카츄 연구원은 깊게 분석하지 않고 과거의 좋은기억 편향에 사로잡혀 A기업의 실적이 앞으로도 계속 좋아질것이라며 회사에 추천했고 큰 비중으로 포트폴리오에 싣었다고 가정해봅시다.

피카츄는 이미 큰 비중으로 투자를 해놨기 때문에 계속해서 발생하는 A기업에 불리한 여러 Signal들에 대해선 귀를 닫고 점점 편향성이 짙어져 갑니다..

또한, 스스로도 A기업이 안좋은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 손 치더라도, 회사 내에서의 자신의 위치와 권위를 고려해 과거 자신이 했었던 말을 스스로 번복하기 어려워 계속 A기업이 좋다고 말을 하고 다닙니다..

피카츄 뿐만 아니라.. 꼬북이, 파이리, 피죤, 야도란 등 같은 대형자산운용사 혹은 다른 대형자산운용사에 재직하는 여러 운용역들도 같은 이유로 A기업을 회사에 추천하고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큰 비중으로 투자를 시작합니다.

이렇게 주가가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며, 시장에는 이상한 논리가 형성됩니다..

"주가가 오르니 A기업은 좋은기업이야.. (실적이 앞으로 계속 좋을꺼야)"

이렇게 A주식의 주가는 계속 올라가 미친 valuation 수준에 다다르게 됩니다.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발생한 이러한 이상한 기류는 심지어 객관적으로 분석을 해야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애널리스트들에게는 실적에 따라 혹은 다른 요인들로 인해 발생하는 주가의 등락을 분석해 자료를 작성해야 하는 압박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A기업에 대해서는 앞으로 실적 or 기업이 좋아질 요인이 분명히 부족하고 안좋아질 요인들이 훨씬 많은데도 주가는 계속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니

자신(애널리스트 본인)의 생각과는 반대되는, 분석내용과는 반대되는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주가가 왜 오르는지를 억지로 설명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렇게 매니저, 애널리스트 단에서 형성된 이상한 기류는 결국 일반투자자들에게까지 전파되어 주가는 계속 신고가를 형성하게 됩니다 ..

끝없이 주가가 올라 A종목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이 유의미한 수준으로까지 올라온다면, 기존에 A종목을 안좋게 봤었던 BM(벤치마크)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역들이라도 이제는 어쩔수 없이 A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킬 수밖에 없는 시점이 다가 옵니다..

A기업을 투자한 모든 투자자들은 돈을 벌었습니다.. 모두가 A기업의 주가가 터무니 없는 수준임은 직감하지만, 이에 대해 '버블'이라고 말하는 건 '터부시'되곤 합니다.


파티에 참석한 모두는 언젠간 음악이 끝난다는 것을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춤을 계속 춰야 합니다.


가면을 쓴채 시장에 속아주며 그들과 함께 즐겁게 춤을 추는 이러한 순간순간에도 모든 파티 참여자들은 속으로는 음악이 멈추는 순간 가장 먼저 파티장을 빠져나오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을수도 있겠네요..

포커 판에서는 게임 시작후 30분동안 누가 호구인지 발견하지 못하면 자기 자신이 호구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합니다..

포커판과 마찬가지로 주식판도 현재 게임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이해하지못하거나 의도적으로 눈과 귀를 막고 가치투자, 장기투자 자신만의 투자 원리원칙만을 고집하며 시장의 언어와는 다른 자신만의 언어로 게임을 이어나간다면,

결국 마지막에는 당신이 옳아 돈을 딸 일말의 가능성은 있을지 몰라도 그전에 betting한 chip이 바닥나 게임에서 out될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는것 또한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댓글 1개:

  1. 글 잘 읽었습니다. 지누스에 대한 글을 시작으로 작성자님의 글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는 금융에 문외한이지만 공부하기 위해 책도 보고 있는데 의견을 여쭤보고 싶은게 하나 있습니다.
    우리들 모두는 결국 돈을 벌기 위해 주식시장에 뛰어듭니다. 중장기투자건 단기투자건 모두의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함입니다. 저 또한 가치투자를 지향하고 있지만 매일 시장에서 오르는 종목들을 보면 혹시 내가 기회비용을 날리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많이 듭니다.
    뉴스 하나로 상한가나 하한가까지 가격이 급변하는 주식들을 보면서, 이전에는 저런 주식은 안 좋고 나와 맞지 않는 주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위에 말씀하신것처럼 미친 벨류에이션 수준까지 변하는 주식이 과연 나쁜 주식일까라는 생각이 흔들리기 시작했네요.
    이야기 하다보니 질문이 구체적이지가 않은데 저도 사실 제가 어떤 질문을 해야할지 정하질 못하겠더라고요. 결국 이상하리만치 높게 평가된 회사의 가치는 내려오게 될까요? 작성자님의 의견이 어떻던간에 듣고 싶어서 댓글을 남깁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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