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27일 금요일

바둑과 투자

 


상하이 대첩을 나서는 이창호9단

바둑의 명언에는 참 배울점이 많은 것 같다..


1. 

"순류에 역류를 일으킬 때 즉각 반응하는 것은 어리석다

거기에 휘말리면 나를 잃고 상대방의 흐름에 이끌려 

순식간에 국면의 주도권을 넘겨주게 된다. 


상대가 역류를 일으켰을 때 나의 순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상대의 처지에서 보면 역류가 된다.


그러니 나의 흐름을 흔들림 없이 견지하는 자세야말로

최고의 방어수단이자 공격수단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창호 9단


이번 과거 1Q20~3Q20 동안 운송 섹터에서는 많은 여러 이슈로 인해 역류가 많이 발생했었다.


1-1) 현대글로비스


먼저, 현대글로비스는 신사업 발표 및 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인해 급등해버렸었다.

회사의 Fundamental & 실적은 큰 변화가 없었지만, 위의 두 이슈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해버렸었다.

지금이라도 시장의 역류에 즉각 반응해 편승해야 하는지 머리가 아파왔었다.

옆에 부사장님께 여쭤봤었다. 

부사장님께서는 지배구조 이슈는 항상 +a가 되어야지 절대 투자의 주가 돼서는 안된다고 말씀해주셨었다. 

펀더멘탈이 받쳐지지 않는다면 지배구조 전망은 손바닥 뒤집듯 언제나 쉽게 바뀔 수 있으므로 역류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던 판단은 옳은 판단이었지 않았나 싶다


1-2) HMM


COVID19이 촉발한 해운운송 대란 조짐을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그 당시 아직 모든 컨테이너선이 투입되지 않고 항구에 정박 되어 있는 컨테이너선의 약 10-12%정도로 가늠하고 있었기 때문에 운임의 급등은 제한적이며 단기 반짝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넘어갔었다.

하지만, 모든 컨선이 투입되고도 운임이 끝없이 치솟았었고, HMM 주가도 끝 없이 치솟기 시작했었다.

마찬가지 시장의 역류에 반응을 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순류(?)를 유지하기로 했었다.

 

1) 희석물량 고려시 현 valuation은 x2.5정도로 급등하게 되며 적정 밸류(?)를 약간 웃도는? 수준?으로 붙어버리게 되며

2) 현 수준의 해운 운임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아 보이며, 지속된다 손 치더라도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 보였고.. 

3) 불황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매각했었던 자산들을 추가 부채를 늘리며 호황 초입 국면에 부랴부랴 재 매입하는 모습도 좋지 않아 보였었다.

 

1-3) 대한항공

해운운임이 튀기 시작한다면, 다음 타자는 항공운임이었다. (백신 운송은 덤)

마침, 항공업계 구조조정이 발생하고 있었고, Last survivor로서 더욱 강력해진 경쟁 우위로 Post-corona 이후 과실을 챙길 수 있는 기업으로 대한항공을 pick했었다.

하지만, 1) 1:1 유상증자 2)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로 valuation 희석 및 불확실성 risk가 발생해버렸어서 투자 매력도가 반감되어 버려 position을 청산해야 하는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발표 이후 주가는 천정 부지로 치솟았고 내 입장에서는 시장은 다시 역류를 일으켰었다.

고민에 다시 빠지기 시작했었다. 하지만, 생각을 할 수록 position을 청산하는 판단이 옳다라는 생각만 굳혀질 뿐이었고 순류를 유지하기로 마음 먹었었다.


1-4) 제주항공

이제 정말 곧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할 것이며 그동안 억눌린 여행수요는 폭발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타자는 제주항공이다.

이번에도 나는 시장의 역류에 반응할 것인지 순류를 유지할 것인지 또 한번의 선택의 기로에 놓이지 않을까 싶다..


2.

"바둑에는 양면이 있다.

빠르면 엷고 느리면 두텁다.

참고 기다리는 건 나 역시 괴롭지만 

그래도 참는 편이 승부의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

-이창호 9단


2-1)

그동안 주가 반응이 없었던 지누스가 최근 좋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누스는 바둑으로 치면 이창호 9단이 말씀하신 느리지만(?) 두터운 기업으로 사료 된다.

철저한 fundamental research가 동반된 bottom up 투자는 Macro Sector view를 후순위에 두고 기업의 fundamental을 최우선순위에 두는 참고 기다리는 무거운 산(?)과 같은 투자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롯데케미칼 / POSCO / S-oil와 같은 화학 / 철강 /에너지 산업소재 Sector 기업들도 좋은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위의 같은 Cyclical 기업투자는 Macro Sector view를 최우선순위에 두고 기업의 fundametal bottom research를 후순위에 두는 top-down 투자로 발 빠른 재비(?)와 같이 재치 있는(?) 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몰라서 둬버린 실수는 별 느낌이 없지만

경솔하게 불쑥 손이 나간 실수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몰라서 한 실수는 발전의 계기가 되지만

경솔한 실수는 되돌리기 어려운 타격이 되는 셈이다"

-이창호 9단


3-1) 

3Q20 실적을 추정함에 있어 예측할 수 없었던 변수들로 인해 & 회사의 소통 부재로 인해 실적 추정을 크게 Miss했던 기업이 있었다.

실적을 추정함에 있어 새로운 변수 가능성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부끄럽지 않았고 별 느낌 없이 지나 갔었다.


반면, 최근 어이없는 숫자 실수를 한번 한 적이 있다.

다행이 발표하기 전에 누군가 지적해주셔서 바로잡을 수 있었다.

하루 종일 어이없는 숫자 실수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었다.

부끄럽기도 하고 치부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러한 경솔한 숫자 실수가 누적된다면 애널리스트로서의 신뢰를 잃는 되돌릴 수 없는 타격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아마도 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을 것이다.

자신의 치부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파도 뚫어지게 봐라 봐야 한다.

아니 아플수록 더 예민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실수를 한다는 건 내 안에 그런 어설픔과 미숙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정하고 바라보자.

날마다 뼈아프게 그날의 바둑을 복기하자.

그것이 나를 프로로 만들어주며, 

내면적으로도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시켜줄 것이다."


 - 조훈현 9단


이창호9단, 조훈현9단, 이세돌9단과 같은 분들이 주식투자를 했다면 어떘었을까?

우리나라에도 워렌버핏과 같은 인물이 나오지 않았었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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