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30일 금요일

빨간약? 파란약?




과거 면접을 봤었던 xx운용사 대표 유튜브 영상 볼 수 있었다. 


"xx씨는 주식 매니저가 갖춰야 할 기본 자질들을 갖춘 것 같네요"


대표님에게 칭찬을 들어서 당연히 합격할 줄 알았는데 불합격... (또르륵...ㅠㅠ)


마지막 면접에서 나는 당돌하게 말했었던 기억이 난다..


"뽑아주시면 감사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저는 여기 xx운용사가 아니어도 다른 곳에서 언젠간 꼭 훌륭한 투자자가 될 겁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이딴 말을 면접에서 용감하게 내질르고 다니는 놈을 누가 뽑겠나 싶기도 하다..)


암튼, 위 대표님이 유튜브에서 하시는 말씀 중 공감(?)되는 여러 요소가 있어 이렇게 생각을 정리할 겸 글을 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 분은 주식 투자를 단순 돈 놀이가 아닌 정말 주식 투자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느낌을 내게 줄 정도로 주식투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분이신 것 같았다


그 분 말씀 중 공감 되었던 부분 중 하나는 정량적인 / 재무적인 지표는 정말 단지 Research의 start line 일 뿐 회사의 미래 가치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재무제표 틀에서 벗어나 풍부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정량적 / 정성적 Research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라는 말씀이었었다.


xx운용사 대표님이 바라보는 주식쟁이 자질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매트릭스 영화의 한 장면이 잘 제시해주는 것 같다..

 

매트릭스1 영화에 모피어스(빡빡이 흑인 아저씨)가 네오를 찾아가 세상에 본질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다.

여기서 모피어스는 지금 네오 자신의 세계는 거짓된 세계일 뿐더러 너(네오)의 삶은 잘못된 세계, 진실이 가려진 세계, 그리고 자신이 정작 노예인 줄 모르는 세계에 속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모피어스는 한 손에는 빨간약을 다른 손에는 파란약을 들고 네오에게 제안을 한다.

파란약을 먹으면 평생 보고 싶은 것만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되는 현재와 같은 거짓 된 평범한 삶을 이어나가며

반대로, 빨간약을 먹으면 어떤 세계인지는 알 수 없는 진실 된 세계를 알게 될 것이라고 한다.

네오는 당연 빨간약을 덥석 집고 거짓된 세계에서 벗어나 참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되며 영화가 시작된다..

주식쟁이의 자질이 뭔지는 아직 어려서 잘 모르지만.. 

짧은 내 소견으로는 네오와 같이 본질에 대해 의심을 할 수 있는 능력? 

호기심, 탐구심(?)에 이끌려 잘못된, 진실이 가려진 그러나 편안하고 안정적인 세계에서 불확실한 진실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

불확실함, 모호함을 끌어 앉고 나아갈 수 있는 용기?

뭐 그런것들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시장에서 바라보는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시장의 눈높이의 세계에만 머물면 비록 내가 틀리더라도 나만 틀린 것이 아닌 시장 전체 참여자가 틀린 것이므로 어느 정도 책임 면피가 가능하다

반면, 호기심, 탐구심에 이끌려 본질에 대해 깊숙히 파고 들어 시장과 반대되는 투자를 해서 틀릴 경우 그 책임은 온전히 나의 몫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그럴까?" 라는 근본적인 궁금증을 갖고 계속해서 집요하게 파해쳐 나가다 보면 실제와 시장에서 생각하는 것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 하고 그 속에 진주알 같은 투자기회가 숨어있는 경우 또한 목격하게 된다.



 

xx운용사 면접을 보고 이전 증권사 사수분께 연락을 드렸었다. 


"야, 내가 볼 때 너랑 그 대표는 상극이야."


흠.. 나는 잘 맞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 


이 운용사가 투자 하고 있는 top-holding 기업들과 내가 좋게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이 겹치는 것도 신기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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