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간된 흥미로운 중국 태양광 인뎁스 보고서를 읽고 급등하는 국내 배터리 산업과 엮어서 생각을 정리할 겸 기록을 남겨둔다.
2006년 Fed fund rate이 4.5~5% 수준에서 08,09년 0% 수준으로 다시 회귀했을 당시에도 전 세계에는 지금과 같이 태양광, 풍력 친환경 바람이 크게 불었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국내 태양광 산업 체인으로는 웅진에너지, oci, 한화솔루션이 있었다고 한다.
그 중 웅진에너지는 태양광 잉곳, 웨이퍼를 생산을 했었던 기업인데 지금은 파산해버리고 역사에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한다.
웅진에너지의 파산 원인은 기술력이 아닌 가격경쟁력이었다고 한다.
웨이퍼, 잉곳 가격의 40%는 전기료인데 웅진의 제품들은 중국의 값싼 전기료로 만들어진 중국 제품들과 가격 경쟁이 되지 않았었다고 한다.
국내에서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을 영위했던 OCI도 친환경 태양광 바람을 타고 주가는 한 때 60만원선까지 갔었지만 쏟아져 나오는 저렴한 중국산 제품 경쟁에 밀려 오랜기간 적자의 늪에 빠졌었다고 한다.
사실 IRA 법안으로 가장 요란 법석한 미국의 경우는 글로벌 모듈 설치량 90,000MW 증분 중 4,000MW 밖에 증분이 없다라고 한다.
아래의 그림은 중국 VS 미국에서의 태양광 module 설치 비용 차이를 도식화 한 것인데, 그 차이가 거의 2x에 육박하기에 이를 계속 보조금만으로는 메꾸기에는 가능하지 않다라고 한다.
더 문제는 이 격차는 앞으로 1)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 2)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전기료 3) 중국 태양광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더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가끔 국내 산업세미나, 기업설명회 등을 듣다 보면 마치 우리나라 기술이 제일 뛰어나서 중국을 제치고 이번 미국 IRA혜택을 받는 것처럼 묘사(?)되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상 이미 태양광 기술 패권은 중국에 넘어간 지 한참 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원가경쟁은 말할 것도 없다.
자생할 수 있는 기술 산업 원가 경쟁력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언제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는 정치인들이 만든 법안, 혓놀림만 믿고 큰 돈을 과감히 투자하기엔 너무 risk가 큰 게 아닐까 한다.
로비를 하는 미국 기업인들
로비를 받아 자기 주머니에 넣는 미국 정치인들
재선을 위해 표를 얻어야만 하는 미국 정치인들
보조금(=세금)을 내는 미국인들
계속된 돈풀기(경기부양책)로 잡히지 않는 미국 물가,금리
미국 정부의 무리한 투자에 미국 시민들의 세금(보조금)은 계속 늘어만 가며
대다수 낮은 소득 분위에 속한 미국인들의 불만은 쌓여만 갈 수 밖에..
어떻게 생각해봐도 (주체가 누가 되든) 주도권은 미국에 있다.
#이차전지
다들 기술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여러 기술력을 투자 포인트로 내세우지만 내 질문은 항상 같다.
"그 기술이 최종 소비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건가요?"
"최종 제품가격을 낮출 수 있는 원가 경쟁력 있는 기술인가요?"
이런 저런 질문 중 가장 핵심인 2가지 질문은 위의 2가지 선에서 다 정리 가능하지 않나 싶다.
한국의 배터리 산업 기술력이 우수하다 손 치더라도 원가 경쟁에서 밀려버리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과거 태양광 산업과 같이)
비록 지금은 미국 IRA 보조금 영향으로 미국 배터리 시장이 한국 기업들에게 열렸지만,
미국인들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보조금을 전부를 k-배터리에게 줄 리가 만무하지 않나 싶다.
TSLA, Ford, GM에서 벤더를 다변화시키며 경쟁을 부추기며 배터리 가격을 낮출 것이며, 배터리 팔아 받은 Tax Credit 일부를 Share하길 원하지 않을까 하며
미국에서 배터리를 팔아서 벌어 들인 돈을 미국내 재투자를 하게끔 강요하지 않을까 한다.
주도권이 한국 배터리사에 있다고하는 것이 과연 맞을지 의문이다.
있다고 한들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확실하지 않다.
내 근본적인 배터리 산업에 대한 의구심은 기술적 해자를 맹신하지 않는다라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배터리 산업에서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해자는 무엇일까?
기존 내연기관 완성차 산업에서의 가장 강력한 경제적 해자는 원가우위였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원가우위야 말로 가장 강력한 경제적 해자가 아닐까 한다.
원가우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1. 안정적인 광물자원조달을 위한 공급망 관리 (광물)
2. 광물자원 제련,가공을 위한 값싼 에너지 (메탈, 비철금속)
3. performance를 높여주는 기술 (2차전지 소재)
4. 수요예측, 재고관리, 적절한 마케팅 전략 (배터리, 완성차)
1~4번 순으로 중요하지 않나 싶으며, 수직계열화가 잘 되어 있을 수록 원가 우위에 올라설 수 있지 않나 싶다..
k배터리가 현재 경쟁우위를 갖춘 곳은 전체 밸류체인상 3~4번 하단에 위치하며, 이는 기술 기반 해자이기에 1,2번에 비해 상대적으로 옅은(?) 해자이다.
위의 그래프는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주로 원재료를 조달받는 중국의 H,G 사의 향 후 양극재 Capa 계획을 정리한 표이다.
국내 1위 양극재 업체의 25-26년 End capa가 26-27만톤임을 감안한다면, 전구체를 넘어 이미 양극재 capa 경쟁에서도 중국이 뒤따라가는 모습이다.광산-제련-소재까지 수직계열화를 마친 H,G사의 Margin & 원가경쟁은 당연 국내업체들보다 더 높을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그렇기에 지금의 k배터리의 약진은 자체 경쟁력 보다는 단순 미국 정치권의 (일시적) 무능함의 은총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렇다면, SVB 파산 사태처럼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어떠한 큰 shock가 미국을 덥쳤을 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그동안의 지속 가능하지 않는 억지스러운 미국 정치권의 (일시적) 이탈이 정상 궤도로 돌아간다면 우리는 어느 곳에 서 있어야 하는가..?
1,2번에서의 선두 업체 확실한 해자를 갖춘 곳에 서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물론, 나도 한국에서 투자를 업으로 삼고 있으면서 k배터리 섹터에 투자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라고해서 무조건 국내 k배터리만을 편애해서는 안되지 않는가..
다만, 그 중 고밸류 기술해자가 아닌 다른 확실한 경제적해자를 갖춘 적당한 가치에 거래되는 좋은 기업을 선별할 뿐.. (싸면 더 좋고..)
#글을 마치며
"전 세계 배터리 1등 LG에너지솔루션이 언젠간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초월하지 않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