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할 무렵 어머니는 두 세번 내 손을 꽉 움켜쥔 채 등하굣 길을 알려주셨었다.
그 이후로 동네 친구들, 친 누나와 함께 등교를 하곤 했었는데,
시간이 좀 지난 후부터는 아침잠에 늦장을 부리기 시작하면서 혼자 등교를 하며 지각이 잦아졌었다.
어머니의 묘안은 (나 몰래) 우리집 시계를 10-15분 일찍 맞춰놓으시는 것이었다.
집에서 일어나 씻고 학교까지 달려서 도착하는데 총 걸린 시간이 10분 내외라는 것에 대한 이상함을 느끼긴 했지만,
다른 친구들은 다 느긋하게 걸으며 등교하는데 나 혼자만 헐레벌떡 뛰어가는 것에도 이상함을 느끼긴 했었지만,
학교 시계가 고장난게 아닐까? 의심은 해보았지만,
내 평생을 보아왔던 그 당시 우리집 거실시계가 빠르다는 것에 대한 의심을 해보지는 못했었다.
(어머니덕에) 나의 지각 습관은 단번에 고쳐졌으며,
내가 엄청 달리기가 빠르다는 비범함에 스스로 놀라며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과거의 우리집 거실시계와 같이 나의 투자시계도 항상 남들보다 빨랐으면 한다.
코스피지 지수가 3,100pt를 돌파한 다음 속절 없이 2,100pt까지 무너지기 시작한 시점에 느꼈던 공포감으로 미뤄보아 그 당시 나의 투자시계에도 현실세계의 시계와 어긋난 시점이 분명 존재했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 당시 머리로는 안된다는 것을 인지했지만, Betting을 할 정도까지의 스스로의 확신과 용기가 부족했었지 않았었나 싶다.
우후죽순 생겨나는 메타버스, 전기차, 원전 등 수 많은 테마성 ETF
자본시장으로 계속 유입되는 자금
IPO시장의 과열
매일 신고가를 달성하는 펀드수익률
끝도 없이 올라가는 암호화폐 가격
나스닥,부동산 투자 불패 무용담
기존 화폐시장, 중앙은행을 (개)무시하며 탈 중앙화 디스토피아를 꿈꿨던 NFT 등장.
그 속에 나도 한껏 취해 무너지기 시작한 글로벌 경기 위험 신호들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현재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글로벌 경기가 무너지기 시작한 2H21 이후 거진 1.8년이 지났다.
글로벌 경기가 Recession을 통과해 Recovery로 진입하는 현 시점 실물 자본시장에는 아직 인버스 상품들이 인기이며,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반대로 나의 투자시계는 앞으로의 경기에 대해 낙관적이다.(글로벌 경기에 대해 누가 정확하게 맞출 수 있겠냐만은..)
과거의 위험신호들과 마찬가지로 회복신호들이 포착되고 있다.
1. 초과공급으로 돌아서고 있는 글로벌 원유시장
2. 안정화 단계로 들어선 글로벌 에너지 시장
3. 앞으로 발표될 긍정적인 물가지수(PPI,CPI)
4. 둔화조짐이 보이는 미국 고용노동시장
5. 시차를 두고 이를 반영해 내려갈 금리
6.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금리 인상 싸이클
7. 경기 안정화에 힘 쏟는 중국
8. 관련해서 반등하고 있는 중국 산업지표(Ex, PMI)
etc..
앞으로의 투자 수익률의 성패는 배짱의 영역이지 않을까 싶다.
비관적인 전망, 예언(?)과 같은 소음들(?)이 쏟아져 나올 때
이들을 무시할 수 있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얼마나 있느냐
확신이 있다면, 배짱을 부릴 수 있는 용기가 얼마나 있는지
#글을 마치며
"주식투자로 돈을 벌려면 주가 하락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서둘러 빠져 나오지 않아야 한다. 이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일이다.
좋은 종목을 고르는 방법과 수익률이 좋은 펀드를 선택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들이 매년 수없이 많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의지력이 없으면 이 모든 정보가 아무 소용이 없다.
다이어트와 주식투자에서 결과를 결정짓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배짱이다."
이기는 투자
피터린치
버핏, 피터린치 할아버지들이 왜 매크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지 이제는 조금씩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어디가서 매크로 관련 얘기를 하면 할수록 그 순간 누군가에게는 전문가인 척 잘나 보일 수는 있지만
내 자신 스스로에게 실속 없는 사람처럼 비춰지는 그저 그런 재미없는 사람처럼 비춰지는 느낌도 강하게 받기에
현타가 (너무 강하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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