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rones |
예전 운용사에서는 아침마다 전략회의(=미팅)이 있었었다.
윗분들(=시니어 매니저)에게 최대한 알기쉽게 핵심만 콕콕 찝어내서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 핵심인 자리었다.
투자 아이디어 & 실적 관련 숫자계산에 3할의 노력이 할애됐다면, 전략회의 관련 발표 자료를 만드는데 나머지 7할의 노력이 소요됐기에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해왔었다.
아무튼, 언젠가 한번 두 시니어 매니저분들에게 완전 다른 기업 C,D를 알아봐달라고 동시에 부탁(?) 받은적이 있었다.
알아보던 중 C기업이 더 좋아보여서 D기업 대신 C기업을 우선해서 발표자료를 준비하는데 에너지&시간을 할애해 발표를 했었다.
C에 대한 발표가 끝나기도 무섭게 D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었던 매니저 한분이 미팅중에 소신발언(?)을 하셨었다.
'너는 이 회사에서 어느 펀드가 (=어느 매니저가) 실질적으로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나는 말문이 막혔었다.
C기업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했었던 매니저분도 말을하지 못하셨었다.
어느 조직도 마찬가지겠지만, 운용사도 비슷하다. 결국 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운용/영업/마케팅) 부서가 중요하다..
우리나라 금융관련 기관들에게 돈을 대주는 곳이 어디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개인주주들인가? 대기업 총수일가들인가?
상법개정없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K밸류업 주주환원이 기업차원(=대기업 총수일가)에 득이되는지 실이되는지 잘 따져봐야 하지 않나 싶다.
실질적인 권력이 어디에 있는가?
선거마다 보직이 바뀌는 선출직인가?
아니면, 선거와 무관하게 항상 권력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고위 관료직인가?
고위 관료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이 개인주주들인지 아니면,
자금 후원줄을 쥐고 있는 대기업 총수일가들인지..
(상식적인 수준에서 세상을 이해해보자..)
#글을 마치며,
정경유착(?)은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최근 X(전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 차남 로비스트 헌터바이든에 대한 비리(?) 사실을 폭로해버린 일론머스크가 이에 대한 응징(?)의 댓가로 엄청난 외압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를 보고, Pual A. Volcker 전 연준 의장의 회고록 'Keeping at it'에서 지금의 정치권을 강력하게 비판하던 문구들이 생각났다.
'해가 거듭될수록 입법 및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워싱턴이라는 늪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수천 명의 사람과 수억 달러의 돈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는 세력은 어디에도 없다.
정말이지, 정치권으로 유입되는 돈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가 표방하는 민주적 이상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2018년에도 그러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https://www.nytimes.com/2018/10/23/business/dealbook/paul-volcker-federal-reserve.html
볼커의장님이 연준의장으로 재직하셨을 시절 워싱턴 D.C는 소득수준이 많이 높지않은 중산층들이 살기 적합한 도시였으나, 요근래 정치권에 개입하고자하는 월가의 자금들과 고액 연봉자들인 로비스트들/ 정치권 인사들이 쏠리면서 미국에서 가장 중위소득이 높은 도시로 전략해버렸다고 하시면서 아쉬워하셨던 구절이 생각난다.
'1960년대와 1970년대만 해도 워싱턴은 지금과 사뭇 다른 곳이었다. (중략) 세계적인 수준의 박물관 등 여러 문화단체가 있다는 장점을 갖춘 안락하고 편리한 중간급 규모의 도시었다. (중략), 지금의 기준에서 보면 돈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사고파는 행위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땐 그랬다. 수십 년이 흐름 지금, 워싱턴은 의회 및 너무도 많은 관료와 유착되어 있는 로비스트드로가 막대한 부로 넘쳐나는 내게는 매우 낯설고 불쾌한 곳이 되었다.
난 거기서 멀리 떨어져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