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마치고 산책을 하던 중, 문득 머릿속에 뒤엉켜 있던 여러 생각을 정리하고자 이렇게 글로 남긴다.
2025년 한국은행은 심각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여 금리인하라는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는 정책적 오판이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든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한국경제의 하향곡선은 내수 기업의 경쟁력 퇴보에 기인하며, 금리인하가 도심 아파트 가격의 재차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산업 경쟁력은 더 크게 후퇴하고 경기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SEC가 있다.
왜 SEC는 그렇게까지 퇴보했는가? 그 근본적인 원인을 추적하다 보면, 결국 서울 아파트 가격이라는 문제로 귀결되며, 그 아파트 가격의 비정상적인 상승은 빠른 경제성장이라는 명목 뒤에 감춰져 있던 복합적 사회구조의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서울 아파트가격과 계급문화
현대 한국사회는 비교를 일상화하고 있으며, 특히 서울 도심은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PIR(Price to Income Ratio)**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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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기준, 서울의 PIR은 14.2에 달하며 이는 중위소득 가구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4.2년을 모아야 아파트를 구매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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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서울은 상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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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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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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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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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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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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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비정상적 아파트가격은 단순한 시장 결과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집단 심리, 투자 관성, 계급화 심리가 얽혀 형성된 구조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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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투자자산으로서의 관성:
한국경제가 성장하면서 서울 아파트가격도 상승했고, 이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인식으로 고착되었다. -
사회적 우월감의 도구:
고가 아파트 거주는 단순한 주거의 의미를 넘어, 심리적 만족감과 사회적 계급감을 부여한다. -
자녀 교육환경과의 연계:
비싼 아파트 단지일수록 학군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며, 교육과 부동산이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아파트가격 상승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아파트가격 상승의 한계와 구조적 위험
한국경제의 성장률은 장기적으로 우하향할 가능성이 크며,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파트가격 상승이 지속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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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노후화율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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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비용 증가로 인한 재투자 기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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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 가처분소득 하락 → PIR 상승 → 구매력 약화
이러한 조건들이 맞물리면 과거와 같은 서울 도심 아파트가격 상승은 불가능하며, 오히려 주택시장의 구조적 위기로 전환될 수 있다.
높은 아파트가격이 초래한 사회적 병폐
지나치게 높은 아파트가격은 한국사회 전반을 좀먹는 구조적 병리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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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의 세습화: 부모세대의 부동산 자산이 자녀에게 세습되며 사회적 계층의 고착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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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중심 문화: ‘남보다 좋은 아파트에 살아야 한다’는 강박은 경쟁과 차별을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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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감과 무사안일주의: 본질보다 외형에 집착하는 문화가 기업조직, 사회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된다.
이러한 사회문화는 교육과 기업문화에도 침투해 도덕성, 정직성, 양심의 가치를 희석시키고 있다.
SEC: 한국사회의 민낯을 비추는 기업
과거 한국을 대표하던 글로벌 기업 SEC는 오늘날 그 쇠퇴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그 근본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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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안일주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관료주의로 인해 기술력과 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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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화된 인사시스템: 실력보다는 줄서기가 중요시되는 풍토가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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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및 감시 기능의 상실: 거짓보고가 만연하고, 시스템은 통제력을 상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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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내 순응: 조직원들도 체계를 깨지 못하고 그릇된 구조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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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감 기반의 대외관계: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기술 갈취 등의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한 기업의 위기가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의 구조적 한계를 집약적으로 드러낸 사례라 할 수 있다.
AI시대, 뒤처지는 한국의 교육
AI 흐름에 올라탄 대만과 일본과 달리, 한국은 여전히 암기 위주의 낡은 교육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창의성, 감성, 사고력을 억제하며, 과거 제조업 중심 시대에는 효과적이었을지 몰라도,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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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과 객관성을 이유로 점수화-서열화-비교 중심의 평가가 만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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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정직성, 도덕성, 양심과 같은 가치는 점차 무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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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기업조직 내 도덕적 해이와 무기력으로 이어지며 산업경쟁력도 퇴보하게 된다.
금리인하의 이면: 수출 회복의 그림자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는 단기적으로 수출기업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부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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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유출 및 환율상승 → 내수경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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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 대출금리인하: 기준금리와 대출금리의 괴리는 이미 벌어진 상태이며, 이는 NIM(순이자마진) 확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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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임한 재정지출의 결과로 인해 국채 발행 여력이 줄어들고 있으며, 이 상태에서 금리를 억지로 낮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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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입찰 수요가 줄어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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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할인 발행 필요성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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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본처럼 국가부채의 함정에 빠질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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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한국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 한국사회는 과거처럼 동적으로 변화하는 사회가 아니라, 정체되고 경직된 시스템 속에 갇혀 있는 듯하다.
성장이라는 가면 아래 숨겨져 있던 사회적 문제들이 점점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사회구조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금리인하와 같은 단기 정책이 일시적 효과를 줄 수는 있겠지만, 서울 아파트가격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산업 및 기업경쟁력은 장기적으로 쇠퇴할 수밖에 없다.
=끝.
댓글 1개:
저도 똑같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이번 유난히도.
"글의 문단간의 개연성이 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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