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버핏의 주주서한
버핏의 투자스타일은 꾀나 단순한 것 같다. 자신이 이해할 수 있으며
예측 가능한 사업에만 투자한다. 또한 기업 내제가치를 산출하여 시장가격과 내제가치 사이에 큰 괴리율이
발생할 때만 과감하게 집중투자를 한다. 얼핏 보면 꾀 단순해 보인다.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왜 투자 대중들은 버핏의 투자스타일을 따라
할 수 없는 것일까? 이 질문들은 관련해서 찰리멍거와 워렌버핏은 “너무
단순해서 따라 하지 못한다”라고 인터뷰에서 대답을 수 차례 했었다. 더욱
이해가 안 된다. 단순하고 쉽게 투자를 해서 돈을 벌 수 있는데 사람들이 따라 하지 못한다고? 분명 이 문구만 보면 버핏 할아버지가 얄미워지기 까지 한다. 우선
버핏에 대해 이해를 해야 한다. 버핏은
이 책에서 자신의 투자철학의 70%는 벤 그레이멈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벤 그레이멈이 1949년 집필했던 ‘현명한 투자자’는 버핏에게 투자자가 가져야 할 태도 및 마음가짐에
대해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줬던 것 같다. 2014년 현명한 투자자를 처음 읽었었다. 당시 너무 지루해서 빠르게 읽고 머릿속에 남는 구절은 하나도 없었다. 이
후 주식투자를 직접 경험해보고, 투자업계 잠깐이나마 종사보고, 많은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들을 만나 얘기해보고, 수 많은 사업보고서를
읽고, 분석해보며, 고민을 수 차례 한 후 다시 현명한 투자자를
읽어봤었다. 완전히 다른 책이었다. 투자세계에 대해 공부
및 고민을 하면서 생겼던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이 책 속에 압축되어 있었다. 이제서야 버핏이
한 말에 대해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으며 투자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더욱 증폭되었었다. 이 책 속엔
너무나 주옥 같은 문구들이 많이 있지만 유독 기억에 남는 두 문구만을 언급하겠다. “당신의 지식과 경험에
용기를 가져라. 사실을 통해 결론에 도달했고, 당신의 판단이
건전하다면 그에 따라 행동하라. 다른 사람들이 망설이거나 당신 생각과 다르더라도 말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적절한 지식과 검증된 판단이 있는 한, 용기는 최고의
미덕이 된다.”
“투자 대중(당신도 결국
그들 중 한 명 이다)의 열망, 자만, 탐욕에 물들어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린 채 더 크고 위험한 매매를 하겠는가? 물론
대답은 자명하게 ‘아니다’이다. 그러나, 현명한 투자자일지라도 대중을 따라가지 않으려면 대단한 ‘의지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 두 구절이 궁극적으로 말하는 바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독자적으로
생각하라” 정도가 될 것 같다. 일일 주가변동에 크게 연연하지
말고 내가 예측한 주가가 원장에 맞을 때에만 관심을 갖고 살지 팔지를 판단을 하면 된다.. 365일
중 364일 손실구간, 1일 이익구간이면 그 하루만 거래에
참여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주가가 떨어지면 갑자기 여러 근심과 걱정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내가 모르는 좋지 않은 사건이 발생해서 주가가 떨어진 걸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손절을 해야하나?”, “아니면 버텨야 하나?” 마찬가지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도 걱정과 근심이 찾아온다. “이게 고점일 수도 있으니 지금 팔아야 하나?”, “지금 팔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등등.. 주식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씩은 다 해봤을 법한 고민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러한 걱정들이 오는 이유는 정확한 근거 없이 주식을 매입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리적인 추론, 철저한 숫자계산이 동반된 분석을 통해 주식을 매입했다면 실제로 일일 주가변동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실제로 주가에 별 관심이 없어져 확인을 점점 안 하게 된다. 몇몇
사람들은 주가를 무시하는 나를 보고 거만하며 오만하다고 말하기까지 한다..(그들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불편한지 나에게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한다. 그래서 나는 투자에 대해 사람들과 말하길
꺼려한다.) 그들에게는 미스터마켓이 기준이며 미스터마켓이 제시하는 가격이 그들의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미스터마켓이 제시하는 가격이 기준이 되어버리면 자신만의 투자판단 기준이 점점 모호해지며
걱정과 근심거리만 늘어나게 되며 인생이 피곤해진다.. 실제로 내가 만나본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미스터마켓이
제시한 가격으로 인해 너무나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왜 그럴까..? 그분들은 너무 단기간에 돈을 벌고 싶어해서 타이밍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타이밍에 집착을 하다 보면 기업을 보지 못하고 시장과 가격만 보게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냥 기업을 분석하는 일이 재미있었고 투자는 그냥 이왕 분석 해 본거 내가 맞나 틀리나 확인용으로 소액 투자를 즐겨왔었다. “돈을 잃거나 벌어도 그 과정이 재미있으면 됐지!” 라는게 내 기본
투자마인드이다. 하지만 내가 만나본 대다수의 투자자들의 주된 주식 투자원인은 ‘돈’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돈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기업을 보지 못하는 것 같다. 아이러니하다..
돈을 벌기 위해 주식투자를 하는데 돈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투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니! (꼭
내가 정답이라는 얘기가 아니다…그냥 내가 생각하기에 그렇다는 것 뿐..)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생각을 해보자. 지금 유가증권시장에 제시된 모든
주가를 무시해도 되는 걸까? (이분법적, 극단적인 사고방식은
위험하지만 때론 이렇게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긴 하다!) 이에 대해 벤 그레이멈은 대중(시장)을 따라가지 않기 위해서는 의지력이 필요하다고 언급을 했지 무시하라고는
하지 않았다. 다만 의지력이 오만함과 자만함으로 발전되어선 안되며 자만심과 자신감을 구분 못해서도 안
되는 것 같다.. 또한 매 순간 투자결정에 앞서 신중해야 하지만 너무 위축되어서 투자기회를 놓쳐서도
안 되는 것 같다. 어느 한쪽에 치우쳐져서도 안되며 상황에 따라 유연한 사고방식을 유지하며 여러 산업에
대해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고 탐구하고 공부해가며 반성적인 사고를 통해 과거의 실패로부터 계속해서 배워나가는 투자세계.. 수학처럼 명쾌하지도 않고 법처럼 모든 것이 논리적이지도 않으며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그러한 투자세계가 정말
애매하지만 매력적인 것 같다.
써놓고 보니 책에 대해 말한 건 거의 없고 내 생각만 쓰게 되는 것 같아 글을 마치기 전에 몇 마디 책에 관련된
내용을 말해야겠다.. 버핏의 주주서한에서는 대학에서 배우는 투자학문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표적인 예시로 CAPM이론, 포트폴리오 이론 등 수학적으로 증명된 여러 투자공식들은 전혀 실제 투자세계 맞지도 않으며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까지 표현한다. 그래서 해봤었다. 실제 코스닥의 시가총액
3위였던 CJ&EM의 베타를 구해봤었다. R스퀘어가 0.15가 나왔다. 일별로
하든 월별로 하든 yearly로 하든 별 차이가 없다. 생각해보면
베타를 구할 때 daily, monthly, yearly 등 기간을 정하는 기준이 있기나 한 걸까? 있다면 그 기준이 되는 근거는 무엇인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즉, 베타는 정말 허무맹랑한 지표이다. CAPM의 허점을 보안해서 나온 여러 파마-프렌치, Multi factor공식들은 심지어 베타 가정이 더 많다.. 가정이
더 많아 질수록 그 값의 정확성(?)은 더욱 불확실해 진다. 애초에
CAPM 이론이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 위와 같은 공식들이 나오는 것이다.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변동성이 위험이라는 인식자체가 이상하다. 변동성은
기회이다. 저가매수, 고가매도기회.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비효율적이라는 말이고 우리에겐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 이론은 어떠한가? 실제로 market P/F가 존재하긴 하는 걸까? 존재한다면 왜 지금까지 아무도
그 P/F를 찾아내지 못했는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포트폴리오
이론은 플라톤의 이데아 개념과 맞먹는 철학 책에서나 나올 법한 개념이다. 즉, 알아둬서 나쁠 건 없지만 실생활에서는 쓸모가 별로 없다. 또한 A기업이 K-OTC에서 1원을
벌든 KOSPI에서 1원을 벌든 KOSDAQ에서 1원을 벌든 그 1원의
가치는 동일한데 위의 공식에 따르면 그 가치는 다르다고 한다. A기업이 대기업인지, 중소기업인지에 따라서도 A기업이 벌어드린 1원의 가치는 확연히 달라진다고 한다. 정말 엉터리이다. 중소기업은 모두 다 위험한 회사이며 그렇기에 순이익 및 Free cash를
높게 할인해야 한다고..? 중소기업도 대기업보다 안정적인 순이익 및 현금흐름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천지에 널려있다. 애초에 왜 미래현금을 현재가치로 할인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물방울이 1m/s으로 떨어지든 2m/s으로
떨어지든 결국엔 언젠간 바닥에 떨어진다. 할인율을 구하기 위해 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지 이해가
안 된다. 위와 같은 여러 이론들을 공부한 지난 3년이라는
시간, 노력, 돈이 너무 아깝다. 그래도 취업을 위해 하긴 했지만 다시 하라고 하면 죽어도 못할 것 같다. 또
내 생각만 얘기하고 있다.. 이쯤에서 그만 써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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