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0일 일요일

중독




초등학교 시절 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나는 부산, 강원도 등을 놀러 다니기 바빴었다.

부산 김해 봉황동은 나에게 제2의 고향(?)과 같은 추억이 꽤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봉황동에 100원을 넣고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기면 300원을 주는 게임기가 있었는데, 이 때부터 나는 좋게 말하면 확률게임 나쁘게 말하면 도박에 중독될 기질이 보이지 않았나 싶다.

당시 그 가위바위보 게임기 옆에는 100원 코인 게임기가 있었는데, 당시 동네 형들이 게임을 하로 왔다가 처음 한 두번씩 가위바위보 도전 하다가 돈을 잃고 원금을 회복 할 때까지 계속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다가 결국 다 잃어버렸던 것을 나는 뒤에서 즐겁게(?) 지켜보곤  했었다.

계속 보다 보니 게임기의 가위바위보 패턴(?)을 발견했었고, 그 게임기로 나름 쏠쏠한 재미를 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모 몰래 집을 빠져나와 집에 굴러다니던 300~500원을 챙긴 후 가위바위보 게임기로 달려갔었다.

처음 2판은 지금 패턴을 현황(?)을 알기 위해 던지는 2판이고 3판부터는 패턴을 파악하고 돈을 따곤 했었다. 

가끔 3판이 지나도 돈을 잃는 경우도 있었는데 4,5판부터는 거의 잃은 적은 없었었다.

이렇게 딴 돈으로 김해 수영 학원을 갔다가 오는 길에 떡꼬치, 컵 떡볶이를 사먹기도 하고 100원짜리 코인 게임도 하곤 했었다.

하지만 500원정도는 내일 아침 가위바위보 seed money로 주머니에 챙겨 두고자 노력하곤 했었다(잘 지키진 못했었지만 ㅋㅋ)


내가 중학교에 입학할 당시 메이플스토리 게임이 나왔는데, 인기가 상당했었다.

나도 열심히 게임을 해서 케릭터를 키웠었는데.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jersey를 너무 갖고 싶어 열심히 키웠었던 메이플 케릭터를 팔았었다.

내 케릭터 값을 알아보기 위해 학교가 끝나고 매일 ***베이에 접속해서 여러 게임의 케릭터/아이템 시세를 알아보는 걸로 시작해 한 두번 거래를 하다 보니,어느새 나는 장사꾼이 되어 있었다.

매일 케릭터/ 아이템을 사고 팔다 보니 메이플 뿐 아니라 다른 게임에 시세에 대해 훤히 꿰뚫어 볼 수 있었고, 중학생 때 이렇게 벌어 들인 돈으로 옷도 사고, 피시방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뭔가 나만의 사업을 하는 것 같아 뭔가 뿌듯한 기분이 들었었다.

그러다 내가 과거에 팔았던 몇 케릭터가 먹튀 불법거래(?) 뭐시기에 사용되어 경찰서에서 전화가 몇 번 오곤 했었는데, 이 때 무서워서 그만 사재기 장사를 하게 됐었던 것 같다..

미군 행정병 군복무 시절 나는 미군 동료들에게 Blackjack(맞나?) 카드게임을 배웠었는데, 이 카드게임이 너무 재미있어 밤새 동료들과 게임을 하곤 했었다.

(매번 내가 동료들 chip을 다 따서 다시 나눠주고 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밤새 했었던 기억이 있다.)

어느 게임을 해도 나는 게임 내의 아이템을 사고 파는 장사 시스템을 좋아했었고 케릭을 강하게 키우는 것보다 부(?)를 모으는데 흥미가 있었던 것 같다 ㅋㅋ

내가 볼 때 주식도 크게 보면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요기 조기 비교해가며 좋고 싼 기업은 사고 나쁘거나 비싼 기업은 파는 장사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요즘은 무슨 게임을 해도 주식만큼 재미있는 게임을 못 찾겠다.

예전에 좋아했었던 보드게임, 온라인게임, 카드게임도 이제는 하다 보면 쉽게 질려버리고, 기업분석, 주식게임을 할 때만큼 가슴이 콩닥콩닥 뛰지 않는다..

(그렇다.. 난 아직도 정말 좋은 기업임과 동시에 낮은, 적정 주가인 기업을 분석 할 때면 가슴이 콩닥콩닥 하곤 한다..)

중독 초기 증상인가.. 

주식으로 인한 흥미의 역치(?) 값이 높아져 이제는 주식만큼 나의 흥미를 끌지 못하는 활동들에 대해서 점차 무덤덤 해지기 시작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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