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5일 화요일

공감



연휴 기간 화창한 날씨에 기분좋게 어머님과 함께 인근 시장에서 장을 보고 오는길에 어머님이 급작스럽게 고백(?)할게 있다고 하셨었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었다. 

어머님이 친구에게 과거 상당한 금액의 돈을 덜컥(?) 빌려주셨었다는 것이었다. 

어머님은 은행으로부터 갚아야할 빛이 약간(?) 있으셨는데, 자신의 빛 청산에 돈을 쓰지 않고 친구에게 큰 금액의 돈을 빌려주셨었다니.. 나로선 이해해기 힘든 부분이었다. 

내가 알기로는 그 친구분께서는 상당한 생활고에 시달리시는 분이셨으며, 빛도 있으셨고, 부양해야할 가족도 있었기에 빌려준 상당금액의 돈을 근시일내에 받긴 힘들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머님 친구분은 어머님이 빌려주신 돈을 기반으로 가족과 함께 거주할 작은 월세방을 얻으시고, 작은 중고차를 구입해 여기저기 일용직 청소일을 밤낮으로 열심히 하셔서 원금은 벌써 다 갚으셨고 이제는 이자까지 주신다는 것이였다. 

어머님은 이자를 안받으려고 하셨지만, 어머님 친구분께서는 이자를 안받아주면 친구의 연을 끊겠다며 기여코 안받겠다는 돈을 꾸역꾸역 주셨었다고 한다.

집에 도착 후 어머님이 요리를 하시는 동안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웠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불쑥불쑥 떠올랐었다. 

어머님이 차려주신 저녁식탁에서 밥을 먹는 도중 다시 어머님께 여쭤봤었다.

"엄마, 그 친구분 뭘 믿고 그렇게 큰 돈을 덜컥 빌려줬었어? 엄마도 힘들게 모은 돈이잖아?"

"너가 뭐라고할까봐 말안하고 있었는데, 그 친구 엄청 성실하고, 정직하고 대단한 친구야. ~~~한 상황에서도 다 견뎌내고 자식들 잘 키우고, ~~~일도 해냈었던 대단한 친구거든. 내가 믿을 수 있는 친구이고 무엇보다 돈을 잃는 한이 있어도 도와주고 싶었던 친구였었어" 



나는 기업을 분석함에 있어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해 정량적인 분석을 해왔었었다. 

그러다, 이전 자문사 팀장을 통해 '지누스'라는 종목을 우연치 않게 듣게됐었고, 이 기업을 분석하는 동안 이 회사의 과거 역사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들의 노력, 성공, 실패, 재기, 열정을 보면서 '약간' 그들(경영진)에게 '공감'하게 됐었고 정량적, 객관적으로 말하기 힘든 신뢰(?),믿음(?)라는 것이 생겨났었다.

숫자로 기업을 알아가는 정량적인 경험과는 달리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들을 알아가면서 느껴지는 감정들은 또 다른 매우 색다른 경험이었다.

투자 통해 얻는 금전적인 이익 말고도 내가 투자한 회사가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뿌듯한(?)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인간의 뇌는 분석적 사고와 공감하는 사고를 동시에 못한다고 한다. 

분석적으로 "왜 그럴까?" 생각하는 순간 공감 능력이나 감정을 느끼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낮아진다고 한다. 

반면, 사람의 감정을 공유할 때는 분석 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나도 어머님처럼 투자를 함에 있어서 공감하는 사고력이 조금씩 생겨나는 것일까? 

이러한 공감하는 사고력을 투자함에 있어서 경계해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좀 더 발전시켜야 하는 것일까?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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