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3일 목요일

컨센서스



속 길을 헤매다 우연히 만난 낯선 남자가 어느 거대한 난폭한 곰을 마주하게 됐다고 한다.. 

이에 위협을 느낀 남자는 갑자기 무릎을 꿇고 신발끈을 조여 메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자 다른 남자가 묻는다.

" 하시는 겁니까?"

그러자 다른 남자가 대답한다.

"지금부터 제가 살아남기 위해 해야 일은 (단순하게도) 당신보다 빠르게 곰으로부터 도망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 신발끈을 조여 메는 것입니다."

그렇다.. 곰은 동시에 명의 인간을 공격하지 못한다.

그러니, 곰은 느리게 도망가는 사람을 우선해서 공격할 것이니 살아남기 위해선 우사인볼트 급으로 빠르게 달릴 필요도 없으며 단순 사람 보다 빠르기만 하면 된다.


주식시장에는 컨센서스라는 것이 존재한다.

컨센서스는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전망치를 단순 산술평균해 놓은 값이다.

주식시장을 위의 난폭한 곰에 빗대자면 컨센서스는 위의 나와함께 길을 걷다 곰을 마주한 인물로 빗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주식운용업에 종사하는 주식쟁이인 ''로서는 주식시장()으로부터 컨센서스( 동행인)보다 정확히 실적을 맞추기만 하면 ( 빠르게 도망가기만 하면) 살아남을 가있다.

개인적으로 분석했었던 기업들의 2Q20 실적 거의 대부분을 In line 수준으로 맞춰 이번 Race에서는 만족할만한 마음의 점수를 받았다

2Q20 A기업 실적에 대한 소회? 기록해두고자 이렇게 글을 시작하게 됐다..

1Q20 실적이 나오고 눈에 가장 들어왔던 기업중에 하나가 위의 A기업이었다.

처음 보는 기업이었으며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부족해 해당 산업 전반 대한 기초 Research 시작했었고

개별 기업에 관한 과거 기사를 하나하나 찾아보기 시작했었다..

이후 나만의 model 만들어 모든 수익,비용 회계 항목을 펼쳐 놓고 과거수치와 하나하나 비교해가며 숫자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변화하는 항목들에 촛점을 맞춰 리서치를 진행해나갔었다.

물론 모든 회계항목 수치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유들은 정확히 없을지라도 (퍼즐 맞추듯) 앞뒤 전방산업, 과거 기사를 찾아보며 추정 range 가늠해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range 폭을 점차 줄여나가는 작업을 이어나갔었다.

그렇게 2Q20 실적을 추정해봤는데 컨센대비 80% 수준의 이익률을 계산해 수가 있었다.

처음 발표할 당시 별로 안 믿는 눈치였었다.

내가 놓친게 있을까 싶어서 애널리스트 Report 읽어 봤지만 미래 실적을 추정함에 중요하다고 생각될 그렇다 정보는 얻을 없었다.

다들 눈감고 짚기 식으로 과거 실적을 base 미래 실적을 추정하지 않았었나 싶었었다.

그렇게 컨센을 완전 beat 있겠다라는 자신감이 생겨 해당 기업에 대한 고집(?) 부리기 시작했었다.

며칠 A기업 주가가 하루 만에 -10% 이상 폭락해버리는 날이 있었었다.

해당기업 IR 담당자가 지금 형성되어 있는 컨센서스가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라는 소식을 들었었다.

추정해놓은 Model 열어보고 다시 고민해봤지만 2Q20 컨센수준은 터무니없게 낮은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라는 생각만 되뇌일 뿐이었고 해당 회사 IR정보는 신뢰가 가지 않아 회사에서는 그대로 고집(?) 부렸었다.

2Q20 실적발표 날 A기업은 컨센서스 대비 50-60% 이상의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했다. (사실 1Q20 review이후  애널리스트들이 슬금슬금 컨센을 올려놔서 이 정도.. 원래는 훨씬 낮았었는데..)

마음속으로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아쉬움도 느껴졌었다.



나는 주가를 맞추는 것에는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며 주가보다는 실적에 촛점을 맞추는 편이다..

최근들어서는 단순 컨센서스를 Beat하는것에 대한 회의(?)감도 들기 시작한다..

단순 숫자만 잘맞춘다는 것이 과연 기업분석을 제대로 것이었을까? 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질 않는다..

기업을 분석한다는 것이 단순 다음 분기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인가?

기업을 분석하는 행위는 단순 분기실적 숫자를 추정하는 정량적인 평가 이상의 정성적인 평가에 촛점을 맞춰야 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곤한다

미래 중장기적인 전망으로 회사가 어떻게 변모해 있을지를 상상해보는 것이 적합한것 같다라는 생각도 해보곤 한다..

이렇게 해당 기업에 대한 중장기 전망에 대한 틀을 잡아 놓은 다음에 분기실적 추정을 해나가는 것이 순서에도 맞으며, 지금 당장 실적에 연연해 하지 않고 투자의 정확성을 더욱 높일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글을 써내려가며 생각을 정리해나가보니 최근 재미있게 읽었던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 자서전 '호암자전' 아래의 글귀 생각난다..

"어떠한 인생에도 낭비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실업자가 10년 동안 무엇 하나 없는 일 없이 낚시로 소일을 했다고 치자. 

그 10년이 낭비였는지 아닌지, 그것은 10년 후에 그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낚시를 하면서 반드시 무엇인가 느낀 것이 있을 것이다. 

실업자 생활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견뎌 나가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내면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헛되어 세월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무엇인가 남는 것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헛되게 세월을 보내는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 훗날 소중한 체험으로 그것을 살리느냐에 있다"


이렇게 정량적인 분기 숫자추정 놀이를 해봤기 때문에 이런 기업분석이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있었던 것일까?

매분기, 매년 앞으로 투자자로서의 남은 일생 동안 나는 계속 이런 숫자 추정 놀이만을 이어나가는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그보다는 기업의 본질(?) 탐구(?) 나가는 쪽이 기업분석에 적합한 행위인 것 같은데.. 이쪽이 흥미롭기도 하고 ..

또다시 이렇게 질문의 질문을 이어나가며 자문자답을 해보곤 한다..

댓글 1개:

  1. 잘봤습니다~ 좋은 고민 하시네요. 숫자 맞추는게 무의미할 수 있지만 컨센서스 숫자속에 녹아져있는 시장의 뷰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특히 애널들을 제외한.. http://consen.co.kr/ 그래서 만들어봤는데 사용자가 없어서 잘 운영은 안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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