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6일 일요일




이전에 우연치 않게 첫 번째 직장(자산운용사)에서 수십 년 근무하신 후 독립하신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었다..

그분께 여쭤봤었다.. 어떻게 그렇게 하실 수 있으셨냐고..

"저는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성장하는 회사에 초기 멤버(?)로 합류할 수 있었고 정량적인 평가(?)를 받아왔기 때문에 사람 관계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주어진 일에 집중할 수 있었죠"


말씀을 듣는 도중 나도 그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었다..

나도 가끔은 아니 종종 회사에 출근해서 나에게 주어진 일.. 기업 분석 일에만 최대한 집중하고 인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는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과거 다른 운용사 재직 시절 끊임없이 시기하고 질투하며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 나있으며 자꾸 편 가르기를 통해 자신의 세력으로 끌어들이고자 하며, 자신의 세력에 반하면 배척하고자 하는 세력들에게 당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로부터 발생하는 상당한 피로감을 나는 두려워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회사 동료, 상사들과 개인적, 사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으며 일 적인 자리 외의 사석은 최대한 피하고자 한다.. 

(특히, 일 적으로 질투, 시기 하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정 말투나, 표현, 기묘한 감정 선(?) 등을 느끼기 시작하면 나는 급히 그 사람과 거리를 두고자 했으며, 경험상 이렇게 한번 벌어진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 서로를 위해 좋다고 생각해왔다.)

동료직원이나 윗 상사는 거리를 두는 나를 '차갑다' 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개인적으로 이것이 서로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애초에 동료 직원이나 윗 상사가 나에게 일 적인 관계 이외의 인간적인 관계와 같은 무언가를 바라는 '기대감' 자체가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곤 했었다.

과거 다른 운용사 재직 시절  윗 상사의 엉뚱한 지시로 주말에 부산으로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부산 친척 집에 휴가(?)를 가있었던 '그'상사를 부산에서 만나 일을 끝내고 바로 서울로 돌아 가려는 찰나 윗 상사가 가락시장에서 저녁을 같이 먹고 가자고 하셨었는데 기차 예약시간이 빠듯하다는 핑계를 대고 바로 택시를 잡아 부산역으로 돌아갔었다. 

그 이후부터 자꾸 점심, 저녁을 함께 하자던 상사들을 사내에서 요리조리 피해 다녔었고 어쩌다 점심, 저녁을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나를 깎아내리기 일쑤였었고 나는 아무 말 없이 듣곤 했었다. 

회사를 나온 후 가끔 연락이 와 점심을 함께 하자고 하시는데, 핑계를 대며 일부로 피하고 있긴 하다.. 


내가 만나왔던 모든 동료 직원, 상사를 피하는건 아니다.. 

투자 세계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투자자문사 윗 분들과는 지금까지 종종 안부 인사를 드리고 찾아 뵙고 있다.

투자자문사 재직시절 나는 항상 윗 분들과 점심,저녁을 함께 하고 싶었었다. 

일 적인 관계 그 이상의 발전된 인간적인 관계로 함께하고 싶었으며, 무엇보다 그분들께 투자 이상의 무언가를 배우고자 했던 열망(?)이 있었었다.

증권사 RA 재직 시절에는 상반되는 두 명의 상사가 내겐 있었다. A직속 상사와는 아직 까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저녁을 종종 같이 먹곤 한다.. 

항상 먼저 연락해 안부를 물으며, 저녁 약속을 잡고 못하는 술까지 같이 마셔 드리며(?) 재미있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A직속 상사는 상대방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선까지 자신을 낮추는 모습을 너무 자연스럽게 보여주시며 나를 편하게 해주시기에 나도 그분께 장난을 심심치 않게(?) 장난을 치곤 한다..

반면, 증권사 재직 시절 다른 B상사도 있었었다.

애널리스트로 대뷔한지 얼마 안된 Junior 애널리스트였으며 항상 나를 불러 놓고 이것저것 따지기만 하는 상사였었다. 

다른 사람들과 점심을 먹으로 갈 때도 항상 나를 따라와 나를 감시한다고 하느니.. 뭐라느니 하셨었고, 아침에 커피를 사준다고 따로 불러 내놓고 자기 말만 계속 떠드는 피곤한 사람이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직 한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었다. 

송별회가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따로 참석은 하지 않았었다.

이후 증권사를 나오고 운용사로 이직 했었을 때 2번인가? B상사로부터 전화가 먼저 왔었지만 나에게 무언가를 바라고 한 전화로 느껴졌었기에 별 할 말 없이 짧게 통화만 하고 끊었었다.

그 외로 업계가 좁다 보니 오며 가며 얼굴을 여럿 본 적은 있지만 따로 서로 인사를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나는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희한하게도 새로운 만남,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 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낯을 가리는 편이며 내 속을 뒤집어 놓는 사람과는 별 말없이 쉽게 멀어지기도 하며, 죽이 잘 맞는 사람들과는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편이기도 하다..

앞으로 더욱 좋은 만남, 인연이 내게 찾아왔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직접 두 팔 걷고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찾아 나설 의향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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