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에 취해 머릿속을 정리할 겸 글을 끄적여본다..
상상력 vs 검증된 숫자
처음 주식세계에 입문할 당시 나는 검증되지 않는 숫자는 잘 안보는 경향이 짙었으며 회사 IR이 말하는 숫자 데이터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었다.
그러나, 공부를 하면 할 수록 이런저런 지식이 쌓일수록 Data 숫자는 너무 당연한 것이고 그 이상의 아직 시장에 공표되지 않는 숫자, 검증되지 않는 숫자 즉, 미래에 대한 숫자를 상상하는 것에 초점을 두게 되는 것 같다.
예시를 들어보자
#화학
우리는 매일 화학 각 제품별 가격을 받아볼 수가 있다.
그렇기에 각 상장 화학사들의 분기실적을 매일 단위로 가늠할 수가 있어 시장(주가)에 바로바로 반영되는 경향이 짙은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화학, 산업재 섹터에서 돈을 벌고 싶다면 매일매일 화학 spread를 tracking 하는것은 당연하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미 화학데이터가 시장에 공표되는 순간 그 화학데이터의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미래를 봐야 한다.
미래를 보기 위해선 전/후방 산업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상상을 해야 한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상상없이 시장에 공표된 검증된 숫자만을 갖고 투자를 하는것은 어리석고 고리타분한 투자로 생각되곤 한다.
미래라고 하면 어디까지의 미래를 상상해봐야 하는 것일까?
딱 잘라서 말하긴 어렵지만 보통 3개월~1년 이 사이의 어느 시점까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그 이유는
1) 1년이 넘어가 너무 먼 미래를 예측하는건 어려울 뿐더러 가시성이 낮아 시장에서 잘 읽어(?)주지 않는 것 같고
2)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도 지금 당장 좋아질 기업 즉, 다음분기 바로 좋아질 기업에 좀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3) 비록 다음분기(3개월) 이익 모멘텀이 있더라도 다다음분기(6개월) 이익모멘텀이 꺾이는 가시성이 보이면 또 잘 반영을 안해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
다음으로 회사 IR담당자 입에서 나오는 정보는 참고하되 이것이 절대 투자의 '주'가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된다.
왜냐? 내가 이 IR담당자는 나 뿐 아니라 다른 투자자에게 똑같은 소리를 했을 것이고 이미 이 종목을 투자해 놓은 사람들은 이 정보를 다 알고 이를 바탕으로 실적추정이 끝나 눈높이가 형성되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소문난 잔칫집에는 먹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차라리 숫자가 나오지 않는 종목이 더 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IR담당자분들께서는 보통 미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계시진 않는다.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주실 뿐 미래 어떻게 될 것 같다 이런식의 Insight는 순전히 투자자 자기 역량이다.
IR담당자가 투자의 도움이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
IR담당자가 잘못된 정보로 시장의 다른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실적 써프라이즈를 내는 case라고 할 수있겠다. (물론 ir담당자보다 잘 알기 위해선 개빡시게 Research를 해놔야하는 건 필수)
그렇다 보니, 점점 기업 미팅을 하는 횟수/시간은 줄어들고 IR담당자로부터의 의존도도 낮아지고 차라리 그 시간에 생각에 취해 미래를 그려보는데 시간을 좀 더 할애 하게되는 것 같다.
(가끔 생각에 지칠때는 관련 산업 애널리스트 위원님들을 모셔놓고 이런저런 토론(?) 아이디어 공유를 하곤 한다)
과거에는 기관투자자나 애널리스트들만의 특권을 활용해 기업에 방문해 시장에 알려지지 않는 정보를 선취해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했다면, 이제는 그 투자전략의 유효성은 점점 퇴색되어 갈 것이다.
왜냐? 1) 개투가 너무 많아졌고 2) 유튜브, 주식리딩방 등을 통해 정보확산속도가 너무 빨라졌으며 3) 회사 IR담당자 입에서 나온 정보는 현 상황을 설명해주는 해석일뿐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는 별로 없으며 4) 최근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들로 인해 정보 접근성이 상당히 용이해져 (부지런하다면) 독립적인 Research에서 Insight가 나올 수있는 확률이 매우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어보자
A기업 컨센 30억/실적 60억 (Yoy 10% 성장, 어닝 서프 100%)
B기업 컨센 60억/실적 60억 (Yoy 100%성장, 어닝 서프 X)
비록 B기업이 A기업에 비해 yoy growth가 더 나왔다 손 치더라도
이미 회사 IR입에서든, 애널리스트들에서든 숫자가 시장에 공표되어 컨센에 부합하는 실적이 나오는 순간 주가 반응은 밋밋할 것이다.
이렇게 성장이 크게 나오는 기업은 그만큼 다음 분기 growth가 꺾일 가능성이 상당히 있지만, 애널리스트, 시장참여자들 속성상 과거 성장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낙관적인 가정을 깔고 실적을 추정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주가에 거품이 형성되어 있을 확률이 높아 주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반면, A기업은 B기업에 비해 Yoy growth가 덜 나왔지만, 어닝 서프가 찍혔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기대감(거품)이 반영되는 초입국면으로 다음분기 컨센 수준이 올라가는 국면에서 주가반응은 상당히 큰 폭으로 튈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실적을 다른 시장 참여자들보다 잘 맞추는건 당연한것이고 그 이상 시장참여자들의 욕심, 투기, 불안, 탐욕이 반영되는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1)재무제표/ 2)과거 기사자료/ 3) 애널리스트 report/ 4) IR담당자 10-20분 전화통화 이렇게 까지만 하면 회사의 Story는 왠만해선 파악이 다 되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미래 이 회사가 어떻게 변모해있을지 상상을 바탕으로 미래 실적을 추정하는 것이고 시장 참여자들이 미래 실적을 현 주가에 Price in 했느냐 안했으냐가 중요한 것인것 같다.
주식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모든 Research의 초점과 방향은 미래 회사의 실적과 컨센의 괴리를 찾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확률적인 시각으로 미래 실적을 이해해야 해야 하며, 기준점을 시장 눈높이에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눈높이 수준까지 올라오기 위해선 앞단에 상당한 공부량이 필요할 수도 있다.
보통 초심자들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감이 없다는 것이고, 그렇기에 자신이 남들보다 많이 알고 있다라는 착각에 빠지기가 쉽다라는 것이다.
투자경력이 있다손 치더라도 1) 게으르거나 2) 투자에 대한 애정이 없고 3) 고집쟁이 라면 믿고 거르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비록 실적추정의 가시성이 낮더라도 1) 그 성장 폭이 상당히 크고 2) 시장 컨센과의 괴리율이 크다면 이는 베팅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Sum of parts valuation? NAV valuation? DCF Valuation? PER/PBR valuation?
스스로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지금 시장에서 value를 따지는건 의미가 없어보인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