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일 금요일

일기장


요새 재택 근무를 하다 보니 집 밖으로 나가는 시간이 현격히 줄어든 듯 싶다..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운동가고 싶을 때 가고, 넷플릭스도 마음껏 보고, 시간을 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어서 정말 편하다..

하지만, 안 좋은 점도 있다..

윗 집 층간 소음이 너무 시끄러워서 낮에는 일하기가 좀 힘들고.. 차라리 조용한 새벽에 일(분석)을 하곤 하는데.. 점점 밤낮이 바뀌더니 이제는 완전 올빼미 족이 되버렸다..

어느날 8시쯤 눈을 떴다. 

동짓날인지 아직까지 밖은 어두컴컴했었다. 

해가 뜨면 근처 슈퍼마켓에 가서 프링글스 과자를 사먹으려고 했는데. 9시가 되서도 해가 뜨지 않았었다.

원래 동짓날 밤이 이렇게 길었나.. 싶기도 하다가 결국 밖으로 나갔는데 정말 어두웠었다.

9시가 돼서도 근처 상점들은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었다.

상인들도 동짓날에는 일부로 좀 늦게 영업을 시작하나? 궁금해하며 근처 편의점에 가서 과자를 샀다..

10-11시가 되서도 해가 뜨지 않자 나는 다시 생각했다.

혹시.. 드디어 우주에 우리가 알지 못한 무슨 일이 발생해서 우리 지구가 태양계를 벗어나 태양과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건가?

저기 아득히 먼  어느 곳에서 두 개의 블랙홀이 부딪혀 만들어낸 엄청난 중력장 파장이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떠한 연쇄 효과를 일으켜 우리 지구를 태양으로부터 슬쩍 밀어 낸건가?

그렇다면.. 만약 1시까지도 해가 뜨지 않으면 SF영화에서처럼 내 몸은 점점 지구의 중력보다도 근처의 다른 거대 행성의 중력을 더 받아 몸이 서서히 뜨지 않을까?

그렇게 어느 순간 갑자기 지구의 멸망이 찾아오는 것인가?

멸망의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가족이 생각났었다.

누나한테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었다.

어머니는 외가로 놀러가셨었고 집에는 나 혼자 밖에 없었다.

혹시.. 나만 이 사실을 늦게 알아 차린 것이고 길가에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도 다 지구 종말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인터넷 검색을 위해 스마트폰을 켰다.

현재 시각 오전 1:00 

아.. 지금 낯이 아니라 밤이였구나..


아.... 이런.. 항상 왜 난 내가 틀렸다고 먼저 염두 해두지 않고 모든 것을 내가 옳다라는 생각을 중심에 두고 모든 현상 해석하려고 하려는 걸까..


댓글 4개:

  1. 안녕하세요! 저는 강남의 운용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일을 시작해서 현재는 바이사이드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전환 면접을 준비하면서 여기있는 글을 읽으면서 제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몇몇 부분들이 공감이 가서 한번 쯤 연락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업분석 스터디를 진행하고 계신 것 같아 여쭈어봅니다! 혹시 아직 빈 자리가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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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답글 감사합니다! 혹시 연락을 어떻게 드리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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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dmldus321@gmail.com으로 연락 주시면 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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