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인터넷 기사를 읽다 보면 내용보다 문장이 먼저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제목에는 **[단독]**이 붙어 있는데 정작 본문을 읽어보면 무엇이 새롭게 확인된 사실인지 분명하지 않다. 대신 ‘세계 최초’, ‘압도적’, ‘추월’, ‘충격적’ 같은 형용사가 유난히 많이 등장한다.
인터넷에서 ‘언론’이라는 이름으로 정보를 생산하는 데 실제로 어느 정도의 진입장벽이 존재하는가.
문뜩 궁금해져 찾아보니 생각보다 낮았다.
과거 인터넷신문에는 취재·편집인력 5명 이상 상시고용 요건이 있었지만, 헌법재판소는 2016년 이를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해 위헌 결정했다. 현재 시행령상 인터넷신문의 핵심 발행기준은 단지 주간 게재기사의 30% 이상을 자체 생산하고 주 단위로 새로운 기사를 게재만 하면 되는것이였다. (법제처)
과거에는 정보를 생산하고 글의 형태로 가공해 대중에게 배포하는 일 자체가 높은 진입장벽을 가진 영역이었다. 제대로 된 취재 조직은 물론 자본과 인력, 기술이 필요했고, 유통 채널과 제도적 제약 역시 상당한 한계비용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확산으로 글을 생산하고 배포하는 기술적·제도적 한계비용은 사실상 ‘0’에 가까워졌다.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즉시 전 세계에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 생성형 AI까지 등장했다.
이제는 글을 배포하는 것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행위’ 자체의 비용까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문장을 만들고 정리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은 더 이상 희소한 능력이 아니다.
결국 희소성은 ‘글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서 ‘무엇을 알고 있으며, 무엇을 찾아내고, 어떻게 판단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1. 싸진 것은 정보가 아니라 ‘검증하지 않은 정보’다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글을 생산하는 비용은 급격히 낮아졌지만, 사실을 검증하는 비용은 그렇게 낮아지지 않았다.
기업의 수백 페이지짜리 공시를 읽고, 지분구조를 따라가고, 펀드의 LP를 확인하고, 기술사양을 비교하고, 정책 원문과 법안을 읽고, 서로 다른 통계의 정의와 분모를 맞추는 일에는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재가공하고, 강한 제목을 붙이고, 미래의 가능성을 현재의 기술력처럼 표현하는 일은 점점 쉬워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흔히 말하는 ‘가짜뉴스’를 조금 더 세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사실 자체가 틀린 정보다.
| ‘ㄹㄷ’ 신호에 매도 준비…특징주 기사로 85억 챙긴 기자·회계사 법정에 |
둘째는 개별 사실은 맞지만 중요한 제약조건을 제거해 완전히 다른 결론을 만드는 Context-free Information이다.
셋째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래의 가능성을 마치 이미 달성된 기술력처럼 이야기하는 Narrative Inflation이다.
최근 중국 첨단기술 기사에서 내가 더 자주 발견한다고 느끼는 것은 오히려 두 번째와 세 번째다.
중국 기업이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는 맞다. 그런데 그것이 어떤 반도체로, 얼마의 전력으로, 얼마나 많은 장비와 자본을 투입해 만들어졌는지가 빠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중국도 만들었다
는 문장이
중국도 미국과 동일한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
로 바뀐다.
바로 이 간극이 내가 최근 중국 관련 기사들을 읽으며 가장 의심스럽게 바라보게 된 지점이다.
그리고 질문은 점차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왜 중국 첨단기술에서는 이런 식의 과장된 Narrative가 반복적으로 만들어지고, 또 그렇게 쉽게 소비되는 것일까.
| 수율90% 9000클럭 달성 CXMT DDR5를 사본 컴붕이들 근황 |
| https://www.theguru.co.kr/news/article.html?no=105676 특정 언론사를 까는건 아님 |
생각정리 321 (* China DUV, 메모리 시나리오 테스트 )
생각정리 322 (* CXMT, Bonded DRAM)
생각정리 323 (* China’s Token Gap)
가짜정보를 일일히 전부 검증하기란 쉽지않음.
2. 중국 AI의 기술적 문제는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에 만들 수 있느냐’다
나는 중국이 AI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이 첨단반도체를 전혀 생산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중국은 상당한 수준의 AI 모델과 반도체, 로봇을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낼 것이다.
문제는 Cost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겨냥한 영역을 보면 이 문제가 상당히 명확해진다. 미국 BIS의 규제 대상에는 Advanced Computing IC뿐 아니라 첨단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식각·증착·노광·이온주입·계측·세정장비와 관련 소프트웨어, 그리고 AI Training과 Inference의 핵심인 HBM까지 포함돼 있다. (Bis)
이는 AI 공급망의 핵심 병목이 어디에 있는지를 역으로 보여준다.
Advanced Process
→ Semiconductor Equipment
→ HBM
→ Advanced Packaging
→ Accelerator
→ Networking
→ Data Center
→ Cloud
→ Model
AI 경쟁력은 이 가운데 하나만 잘한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특히 중요한 것은 상류에서 발생한 비효율이 아래 단계로 내려가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AI 인프라에서 Supernode와 Networking이 유난히 중요해지는 이유도 나는 이 관점에서 보고 있다.
Huawei의 Atlas 900 A3 SuperPoD는 최대 384개의 Ascend NPU를 하나의 논리적 컴퓨터처럼 연결한다. Huawei가 공개한 시스템은 12개의 Compute Cabinet과 4개의 Bus Cabinet을 사용하고, LingQu Interconnect를 통해 384개 NPU를 연결한다. (Huawei Enterprise)
이는 분명 상당한 System Engineering 능력이다.
다만 여기서 ‘중국이 Networking으로 NVIDIA의 GPU 우위를 극복했다’고 해석하면 다시 문제가 생긴다.
NVIDIA 역시 GPU만 판매하는 기업이 아니다. NVIDIA가 10-K에서 설명하는 Data Center 플랫폼은 GPU, CPU, DPU, Interconnect, Switch Chip, Networking Adapter와 Software Stack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으며, 회사 스스로 경쟁요인 가운데 Total System Cost를 명시하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
결국 차이는 Networking의 존재 여부가 아니다.
무엇을 Networking으로 연결하고 있는가다.
Chip 자체의 Compute Density와 Memory Bandwidth가 높고 그 위에 Networking을 붙이는 것과, Chip 수준의 제약을 더 많은 NPU와 더 큰 Network Fabric으로 보완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같은 문제가 아니다.
후자의 인과관계는 대략 이렇다.
Chip-level Constraint
→ 더 많은 Accelerator 필요
→ 더 큰 Cluster·Supernode 필요
→ 더 많은 Switch·Interconnect 필요
→ Power·Cooling·Rack 증가
→ Data Center CAPEX 증가
→ Cloud TCO 증가
즉 병목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Chip에서 System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AI Cloud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Peak FLOPS라는 숫자 하나가 아니다.
Tokens/$, Tokens/W, Memory Bandwidth, Utilization, Latency, Reliability와 전체 TCO가 중요하다.
따라서 Networking을 이용한 우회전략은 단기적으로 성능격차를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지만, 첨단반도체·장비·메모리의 구조적 열위를 장기간 제거하는 전략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우회에는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정리 321 (* China DUV, 메모리 시나리오 테스트 )
생각정리 322 (* CXMT, Bonded DRAM)
생각정리 323 (* China’s Token Gap)
3. DeepSeek의 효율화 역시 ‘격차 제거’가 아니라 ‘제약에 대한 적응’으로 봐야 한다
DeepSeek는 이 논쟁을 대표하는 사례다.
DeepSeek-V3 연구진은 전체 학습에 278.8만 H800 GPU-hours가 소요됐다고 밝혔다. MLA, MoE와 통신 최적화 등을 통해 계산과 통신의 중첩을 높였고, 당시 여러 Benchmark에서 상당한 성능을 기록했다. 흔히 언급되는 557.6만달러 역시 H800 시간당 2달러를 가정한 공식 Training 단계의 계산비용이며, 선행 연구와 실험비용까지 포함한 전체 개발원가는 아니다. (arXiv)
이것은 분명 뛰어난 Engineering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 ‘중국은 Algorithm Efficiency로 Hardware 격차를 구조적으로 극복했다’고 말하는 순간 다시 Narrative가 Fact를 앞서간다.
알고리즘·아키텍처·시스템 최적화가 Compute Constraint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이 장기적인 독점우위가 되려면 그 기술을 경쟁자가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
좋은 MoE, Quantization, Attention Optimization, Speculative Decoding, Distributed Training 기법이 발견되면 미국 기업 역시 이를 사용할 수 있다.
그때 경쟁구조는 다시 다음으로 돌아간다.
중국 = Better Algorithm × Constrained Hardware
미국 = Better Algorithm × Better Hardware
알고리즘 혁신이 일시적으로 격차를 압축할 수는 있어도, 기술이 확산되고 양쪽이 같은 혁신을 채택하면 다시 Hardware Productivity가 중요해진다.
더구나 Compute Efficiency가 높아졌다고 산업이 절약된 Compute를 그대로 남겨두는 것도 아니다.
절약된 연산량은 더 큰 모델, 더 긴 Context, 더 많은 Post-training, Reinforcement Learning과 Test-time Compute로 다시 들어간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중요한 질문은,
‘같은 모델을 얼마나 싸게 한 번 학습했는가’가 아니라 ‘같은 1달러와 1와트로 지속적으로 얼마나 많은 Intelligence를 생산할 수 있는가’
라고 생각한다.
DeepSeek를 중국의 기술적 무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폄하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Hardware Constraint가 사라졌다는 증거로 사용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더 정확한 해석은 강한 Hardware Constraint가 있기 때문에 Algorithm과 System Optimization의 한계가치가 훨씬 높아진 것이라고 본다.
4. 로봇에서도 결국 ‘몸’보다 ‘두뇌’의 문제가 다시 등장한다
최근 Unitree를 보면 같은 문제가 로봇에서도 반복되는 모습이 보인다.
Unitree가 강점을 보여온 영역은 Robot Body와 Motion Control이다.
Motor, Joint, Locomotion, Balance와 같은 이른바 ‘Body·Cerebellum’ 영역에서는 중국 제조업의 Supply Chain과 Unitree의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하지만 범용 Humanoid가 궁극적으로 필요한 능력은 잘 걷고 점프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알 수 없는 환경을 이해하고, 인간의 명령을 해석하고, 작업순서를 계획하고, 물체와 환경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행동으로 변환해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Unitree 자신도 최근 IPO 투자설명서에서 이를 매우 명확하게 설명한다는 점이다.
Unitree는 범용로봇을 ‘Brain–Cerebellum–Body’로 구분하고, ‘Brain’을 환경 이해·인지추론·자율적 의사결정·Task Planning을 담당하는 영역으로 정의한다. 그 기반에는 Machine Vision과 LLM을 포함한 Multimodal Foundation Model이 있다고 명시한다.
회사는 2025년 9월 UnifoLM-WMA-0을, 2026년 1월에는 UnifoLM-VLA-0을 공개했다. 현재는 World Model–Action과 Vision-Language-Action 두 모델 경로를 병행하고 있으며, VLA를 단순한 Vision-Language 이해에서 Physical Common Sense와 Action Capability를 가진 ‘Embodied Brain’으로 발전시키는 기술이라고 설명한다.
더 중요한 내용은 Risk Factor에 있다.
Unitree는 자신과 산업 전체가 Embodied Foundation Model에서 충분한 기술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범용로봇의 대규모 상용화 자체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고 명시한다.
결국 Humanoid에서도 다음 구조가 만들어진다.
LLM/VLM
→ World Model
→ VLA/WMA
→ Planning
→ Action Policy
→ Robot Body
저렴한 Actuator와 정교한 Motion Control은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General-purpose Robot의 경쟁력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두뇌’를 만드는 Foundation Model과 이를 학습시키는 Compute가 필요하다.
과거 OpenAI의 초기 연구방향도 조금 더 정확하게 보면 흥미롭다.
OpenAI는 2016년 공식 연구목표에서 Household Robot과 Natural-language Agent를 동시에 제시했다. 따라서 ‘원래 로봇회사였다가 LLM의 중요성을 깨닫고 방향을 바꿨다’고 단순화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당시 OpenAI는 로봇 자체를 만들기보다 Robot을 General Learning Algorithm을 개발하기 위한 Testbed로 사용한다는 방향을 명확하게 밝혔다. (OpenAI)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역사적 순서가 아니다.
범용로봇의 최종 경쟁력이 결국 General Intelligence Layer로 수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Humanoid Body를 싸게 잘 만드니 Physical AI 시대에는 오히려 미국보다 유리하다’는 주장 역시 중요한 중간단계를 생략하고 있다.
Robot Body의 Cost Advantage가 곧 Embodied Intelligence의 우위는 아니다.
그리고 이 Brain Layer 역시 결국 다시 Compute와 Cloud로 연결된다.
5. 그런데 기술병목이 이렇게 명확한데 왜 ‘중국 추월론’은 계속 확대되는가
여기서 내가 처음 가지고 있던 질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기술적인 약점은 생각보다 분명하다.
중국 기업들도 이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중국 기업의 공식 공시를 읽으면 기사 제목보다 훨씬 많은 Risk Factor와 기술적 제약이 적혀 있다.
그런데 공시 밖으로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단계의 기술적 진전이 ‘완전한 국산화’가 되고, 제품의 존재가 ‘미국 추월’이 되고, Benchmark 하나가 ‘패권 이동’의 증거가 된다.
왜 이런 Narrative가 반복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나는 처음에는 단순히 클릭 경쟁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조금 더 큰 경제적 이해관계가 존재할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바로 Capital Recycling이다.
부동산 이후 지방정부에는 새로운 자본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중국 지방정부의 토지재정 압박은 실제 데이터로 확인된다.
2026년 상반기 지방정부성기금 자체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5.6% 감소했고, 그 가운데 국유토지사용권 양도수입은 9,778억위안으로 31.5% 감소했다. (재정부)
동시에 중국 중앙·지방정부는 반도체, AI, 로봇을 비롯한 전략산업에 정부투자기금과 국유자본을 대규모로 투입하고 있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중국 재정부가 스스로 정부투자기금의 Exit 문제를 공식 정책과제로 언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5년 재정부는 정부투자기금의 ‘퇴출경로가 제한되고 퇴출 메커니즘이 불완전하다’고 지적하면서 S-Fund, M&A Fund, 다층적 자본시장을 활용해 Exit 경로를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펀드가 만기에 회수되지 못하면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이 훼손된다는 설명까지 명시했다. (재정부)
더 직접적인 정책도 있다.
2025년 중국의 과학기술부·인민은행·증감회·재정부·국자위 등 7개 부처는 공동으로 ‘고수준 과학기술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과학기술 금융체계 구축’ 정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유 VC의 장기자본화를 지원하고 Exit 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핵심기술을 돌파한 기술기업의 IPO를 우선 지원하고 미수익 기술기업의 상장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외국자본의 중국 기술기업 지분투자와 Cross-border Financing을 확대하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과학기술부)
이것을 보면 기술정책과 자본시장이 서로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 정부 스스로 두 영역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고 있다.
기술자립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고, 그 자본을 계속 공급하려면 투자된 지분이 언젠가 회수되고 다시 다음 기술기업으로 이동해야 한다.
여기서 IPO가 중요해진다.
6. CXMT와 Unitree의 IPO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에는 조금 과하게 생각했다.
지방정부가 기술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니, AI Narrative를 띄우고 높은 가격으로 상장시킨 뒤 그 주식을 투자자에게 넘겨 부족한 재정을 확보하려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수정해야 한다.
CXMT와 Unitree의 IPO는 기존 주주의 대규모 구주매출이 아니었다.
CXMT의 공모는 전부 신주 발행이었고 기존 주주의 공개매각은 없었다. Unitree 역시 4,044만여주, 상장 후 총주식의 10%를 전부 신주로 발행했고 기존주주의 구주매출은 없었다. (스타)
따라서 IPO 자금은 우선 회사로 들어간다.
이를 곧바로 ‘지방정부가 비싸게 주식을 팔아 현금을 챙기는 거래’라고 설명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기존 주주에게 IPO Valuation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훨씬 중요하다.
비상장 상태에서는 정부·정책펀드가 보유한 지분의 가격과 Exit 경로가 제한적이다.
상장되면 상황이 바뀐다.
공개시장 가격이 생기고
→ 보유지분에 Reference Valuation이 생기고
→ 보호예수 종료 이후 Exit Route가 만들어지고
→ 주식배분·S-Fund·M&A 등을 통한 회수가 쉬워지고
→ 회수된 자본을 다음 기업에 재투자할 수 있게 된다.
즉 IPO의 핵심을 단기적인 Fiscal Cash-out보다 장기적인 Capital Recycling Infrastructure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CXMT의 지분구조를 보면 이 문제는 더욱 흥미롭다.
공모 전 5% 이상 주주는 칭후이집전 21.67%, 장신집성 11.71%,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2기 8.73%, 허페이집신 8.37%, 안후이성투 7.91%였다.
이 가운데 장신집성의 실질지배자는 허페이시 국자위이고 안후이성투는 안후이성 국자위가 100% 보유한다. 칭후이집전에도 장신집성이 48.90%를 출자한다. 회사에는 법적으로 단일 실질지배자가 없지만 국가·지방 국유자본과 정책자금이 자본구조 깊숙이 들어가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Unitree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왕싱싱이 실질지배자이며 특별의결권 구조를 통해 IPO 후에도 약 65.31%의 의결권을 통제한다. 그러나 주주명부에는 베이징로봇산업발전투자기금, 중국인터넷투자기금 등 여러 정책성 투자주체도 포함돼 있다.
다만 중국의 자본구조를 해석할 때는 서구식 의미의 ‘사적 재산권이 완전히 독립적으로 보장되는 기업지배구조’와 동일하게 보면 안 된다. 중국은 공산당의 정치·경제적 통제 하에 시장 메커니즘이 결합된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이며, 핵심 전략산업에서는 국유자본과 정책자본이 기업지배구조와 자본배분에 구조적으로 깊게 관여한다.
따라서 단순히 이를 ‘공산당 지분’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부정확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정책성 자본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국가 전략 목표(기술자립, 산업육성, 자본순환)를 반영하는 구조적 이해관계자라는 점 역시 분명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분의 명목적 소유구조가 아니라, 이 기업의 가치가 중국의 국가 주도형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고 활용되는가이다.
7. 더 흥미로운 것은 상장 직후의 Float다
그리고 내가 이 가설에서 특히 흥미롭게 보는 부분이 있다.
상장 직후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비율이 극단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CXMT의 상장 후 총주식은 약 668.81억주였지만 최초 거래가 가능했던 주식은 약 45.03억주, 전체의 **6.73%**였다. (SSE)
Unitree 역시 상장 후 총 4.0446억주 가운데 상장 초기 무제한 유통주식은 약 3,008.8만주, **7.44%**에 불과하다. 회사 스스로 상장공고에서 초기 유통주식이 적어 유동성 위험이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시나 재무 VIP)
Unitree의 공모가 기준 발행 PER은 219.23배였다. (SSE)
여기서 중요한 것은 높은 PER 자체가 ‘조작의 증거’라는 것이 아니다.
초기 Float가 7%라면 전체 기업가치의 100%가 시장에 나와 가격발견을 하는 것이 아니라 7% 안팎의 희소한 주식에 대한 한계매수자의 가격이 전체 회사의 Market Cap으로 확장되는 구조가 된다.
여기에,
**AI
Humanoid
중국의 대표 기술기업
높은 정책적 중요성
극단적으로 제한된 Float**
가 결합된다.
Scarcity Premium이 만들어지기 매우 쉬운 구조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나는 이것을 ‘주가를 조작했다’고 부르지 않는다.
다만 이런 구조에서는 Narrative의 경제적 가치가 일반적인 기업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처음 이야기했던 언론과 정보시장의 문제가 다시 연결된다.
8. 그렇다면 중국 기술을 과장하는 정보는 누구에게 이익인가
이 질문을 한 번 Incentive 관점에서 뒤집어 봤다.
중국 기업의 기술력을 실제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Narrative가 만들어졌다고 가정해보자.
누가 이익을 얻을까.
기업은 높은 Valuation으로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하기 쉬워진다.
초기 VC와 PE는 높은 Reference Price와 향후 Exit 가능성을 확보한다.
정부·지방 정책펀드는 보유 기술지분의 장부·시장가치와 장기적인 회수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본시장은 새로운 기술기업과 투자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다.
정부 산업정책은 민간·외국자본을 기술자립 프로젝트에 동원하기 쉬워진다.
언론과 인플루언서는 ‘미국을 추월한 중국 기술’이라는 강한 Narrative를 통해 Attention을 확보한다.
그리고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AI Theme이 만들어진다.
흥미로운 것은 여기까지 오면 반드시 중앙에서 누군가 ‘가짜뉴스를 만들어라’고 명령할 필요조차 없다는 점이다.
각 주체가 자기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여도 결과는 같은 방향으로 수렴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Distributed Narrative Inflation, 즉 분산형 서사 인플레이션에 가깝다고 본다.
구조는 대략 이렇다.
Technology Constraint
→ 막대한 Policy Capital 필요
→ 전략기술기업에 대규모 지분투자
→ Exit·재투자 필요
→ 높은 IPO Valuation의 경제적 가치 상승
→ 강한 Technology Narrative의 가치 상승
→ 언론·기업·VC·인플루언서의 과장 유인 증가
→ 높은 Valuation과 신규자본 유입
→ Capital Recycling
→ 다시 기술투자
이것이 지금 내가 가장 의심스럽게 바라보는 순환구조다.
9. 홍콩의 움직임도 이 그림에서는 조금 다르게 보인다
최근 홍콩이 Fund와 Family Office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흐름도 같은 맥락에서 보면 흥미롭다.
다만 이 부분은 과도하게 단순화해서 해석할 필요는 없다.
홍콩의 Eligible Carried Interest 세제혜택은 모든 헤지펀드 매니저의 성과보수를 면세하는 제도가 아니라, 특정 요건을 충족한 운용소득에 한해 세율을 조정하는 구조다. 2026년 홍콩 정부가 추진 중인 제도 확대의 공식 목적 역시 더 많은 Fund와 Family Office를 유치하고 글로벌 자본이 홍콩에서 운용되도록 만드는 것에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전제는 홍콩의 구조적 위치다. 홍콩은 과거 영국 식민지에서 반환된 이후 일정 수준의 자율성을 유지해왔지만, 현재는 중국 중앙정부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특별행정구로서 정치·외교·안보 측면에서 완전히 독립된 국가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홍콩의 금융정책 변화 역시 본토와 분리된 독립적 전략이라기보다, 중국 전체 금융 시스템의 연장선 위에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곧바로 **“중국 지방정부 재정을 위한 외국자본 유입 장치”**라고 단정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CXMT와 Unitree 역시 홍콩이 아니라 상하이 STAR Market에 상장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개별 정책의 직접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구조적 방향성이다. 중국은 한편에서는 CXMT, Unitree와 같은 전략기술기업의 IPO를 통해 국내 기술기업의 자본조달과 VC Exit 경로를 강화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홍콩을 통해 글로벌 자산운용 자본을 흡수하는 금융 허브 기능을 확장하고 있다.
이 두 흐름은 별개의 정책이라기보다, 기술경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기 위해 필요한 금융 인프라를 다층적으로 확장하려는 하나의 전략적 방향성으로 보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
즉 홍콩은 단순한 외국자본 유치 창구라기보다, 중국 본토의 기술기업 생태계와 글로벌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중간 금융 허브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홍콩의 제도 변화와 본토의 기술기업 IPO 확대는 서로 다른 정책이 아니라, 같은 구조적 목표—기술경쟁을 지속하기 위한 자본순환 시스템 구축—의 서로 다른 축일 수 있다.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할 증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전체 퍼즐을 구성하는 하나의 중요한 조각으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10. 그래서 내 잠정적인 결론은 ‘중국 기술이 가짜다’가 아니다
여기까지 오면 내가 처음 가졌던 의심도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중국의 기술 자체가 모두 허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Huawei의 System Engineering도 실제 기술이다.
DeepSeek의 Algorithm Optimization도 실제 성과다.
Unitree의 Motion Control과 Robot Body 경쟁력도 실제다.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무시하는 것 역시 잘못이다.
문제는 부분적인 성과가 전체 Stack의 경쟁력으로 과대확장되는 과정이다.
Networking으로 Chip Constraint를 보완했다는 사실이,
‘AI Compute 격차를 해소했다’
로 바뀐다.
효율적인 모델 하나가 나왔다는 사실이,
‘첨단 GPU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로 바뀐다.
잘 움직이는 Humanoid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Physical AI에서 중국이 미국을 앞섰다’
로 바뀐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국산화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중국은 곧 AI Full-stack을 모두 자립한다’
는 확정적인 미래로 바뀐다.
내가 문제라고 느끼는 것은 바로 이 Claim Expansion이다.
기술적인 실제 성과와 과장된 서사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11. 그리고 그 과장에는 생각보다 강한 경제적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나는 하나의 잠정적인 가설에 도달한다.
중국의 AI 기술을 둘러싼 검증되지 않은 낙관론과 과대포장이 단순히 애국주의나 조회수 경쟁만의 결과가 아니라, 장기적인 기술경쟁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순환 구조와도 연결돼 있는 것은 아닐까.
아직 이것은 가설이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중국 정부가 언론이나 인플루언서에게 기술을 과장하도록 조직적으로 지시하고, 그 목적이 IPO Valuation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
그 단계까지 가면 증거보다 이야기가 앞선다.
하지만 그보다 약한 형태의 가설은 꽤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높은 기술기업 Valuation이 중국의 기술자립 금융시스템에 경제적으로 유리하고, 그 결과 중국의 기술적 성공을 확대해석하는 Narrative에 여러 주체의 이해관계가 동시에 정렬될 가능성이다.
누군가 전체 시스템을 설계하지 않아도 된다.
Narrative가 기업의 Funding을 돕고,
기업가치 상승이 VC와 정책펀드의 Exit Option을 높이며,
높은 Exit Value가 다시 다음 기술기업 투자재원을 만들고,
높은 기술주 Valuation이 해외자본과 개인투자자를 다시 끌어들인다면,
과장된 기술서사는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Capital Formation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나는 이 부분이 최근 중국 기술기업과 관련된 각종 기사들을 보면서 가장 불편하게 느끼는 이유인 것 같다.
12.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기술기사의 제목이 아니다
이 가설이 맞는지 검증하려면 ‘중국이 미국을 추월했다’는 기사와 논쟁할 필요가 없다.
다른 숫자를 보면 된다.
첫째, 기술을 동일 조건에서 비교해야 한다.
같은 Intelligence를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Silicon이 필요한가.
동일 성능을 위해 얼마나 많은 NPU와 Network가 필요한가.
Tokens/$와 Tokens/W는 어느 정도인가.
Cloud TCO는 얼마인가.
둘째, 기술기업의 Valuation과 Float를 봐야 한다.
상장 직후 몇 %의 주식으로 전체 Market Cap이 결정되는가.
Lock-up이 풀린 뒤에도 Valuation이 유지되는가.
셋째, 정책자본의 Exit를 봐야 한다.
CXMT와 Unitree 같은 기업의 보호예수가 종료된 이후 정부·정책펀드가 실제로 어느 정도의 지분을 매각하는가.
회수된 돈은 다시 어디로 들어가는가.
넷째, 최종적으로 ROIC를 봐야 한다.
기술자립을 위해 투입된 막대한 Incremental Capital이 장기적으로 어느 정도의 경제적 수익을 만들어내는가.
이 네 가지를 추적하면 적어도 ‘미국 추월’이라는 기사 제목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반대 증거도 명확하다.
중국이 첨단반도체와 HBM, 장비의 격차를 Cost Parity 수준에서 실제로 좁히고,
System-level 우회 없이도 경쟁력 있는 Cloud TCO를 확보하고,
정책지원이 줄어든 뒤에도 기술기업이 높은 ROIC를 만들어내며,
Float가 정상화된 이후에도 IPO Valuation이 유지된다면,
내가 가진 의심은 상당 부분 틀린 것이 된다.
(중국 회계를 신뢰할 수 있는가는 별개)
반대로,
기술기사는 계속 ‘추월’을 이야기하는데 Compute Economics의 격차는 줄지 않고,
IPO에서는 낮은 Float와 높은 Valuation이 반복되며,
보호예수 종료 후 정책·VC 자본의 Exit와 재투자가 반복된다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가설은 훨씬 더 설득력을 얻게 될 것이다.
결국 내가 궁금한 것은 단순히 ‘중국 기술이 진짜인가 가짜인가’가 아니다.
왜 특정 기술의 한계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성공한 부분만 반복적으로 확대되는가.
왜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래의 국산화가 이미 달성된 경쟁력처럼 이야기되는가.
그리고 왜 하필 지금 중국은 기술기업의 IPO와 VC Exit, 장기자본과 글로벌 자본유치에 이렇게 많은 정책적 노력을 투입하고 있는가.
각각 따로 보면 별개의 현상처럼 보인다.
하지만 하나의 인과관계로 놓으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첨단기술 병목
→ 높은 기술자립 비용
→ 막대한 장기자본 필요
→ 정부·정책펀드의 기술기업 지분투자 확대
→ Exit와 재투자 필요
→ 높은 IPO Valuation의 중요성 상승
→ Technology Narrative의 경제적 가치 상승
→ 과장된 정보가 살아남기 좋은 환경
→ 신규자본 유입과 Capital Recycling
아직 마지막 화살표들을 직접 증명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것을 결론이 아니라 내가 앞으로 검증하고 싶은 가설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 중국 관련 기술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점점 한 가지 질문을 먼저 하게 된다.
이 기술이 정말 미국을 따라잡았는가가 아니라,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고 믿어질 때 누가 경제적으로 이익을 얻는가.
정보의 진위를 판단할 때 기술 자체만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정보의 뒤에 있는 Capital Structure와 Incentive Structure까지 함께 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현재로서는 중국 AI 기술을 둘러싼 수많은 과장된 Narrative의 내막을 설명하는 데,
‘기술 패권경쟁을 지속하기 위한 자본순환과 높은 기술기업 Valuation의 필요성’
이라는 가설이 내가 찾아본 여러 현상을 가장 일관되게 연결해 주는 설명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글을 마치며
마이클버리와 같은 숏에 모든 운을 맡기는 투자자들이 왜 굳이 나스닥, 미국 AI 그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중국 AI와 K바이오 같은곳에 기회가 더 널렸을꺼 같은데..?
=끝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