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1일 수요일

생각정리 151 (* Sparse MoE)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인 **‘백색나무’**에서 늘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최근 이 채널에 MoE를 다룬 매우 흥미로운 인터뷰 영상이 올라와, 그 내용을 나만의 방식으로 다시 정리해 보고 앞으로의 메모리 수요 추정까지 함께 정리해 보려 한다.


0. 먼저 용어부터 정리하기


전문가가 아니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핵심 용어를 정리해 두자.

0-1. 파라미터, 레이어, 헤드

  • 파라미터(parameter)

    모델이 학습을 통해 얻는 숫자(가중치)이다. 100B 파라미터 모델이면 이런 숫자가 1,000억 개 있다는 뜻이다.

  • 레이어(layer)

    뉴런이 여러 층으로 쌓여 있는 구조에서 각 층을 말한다. LLM은 대체로 수십~수백 개 레이어를 가진다.

  • 어텐션 헤드(head)

    한 레이어 안에서도 서로 다른 관점으로 문맥을 보는 작은 모듈들이다.
    예를 들어 “시제”, “대명사 지시”, “수학적 관계”처럼 다양한 패턴을 동시에 추적하기 위해 여러 개의 헤드가 병렬로 동작한다.

0-2. Dense 모델 vs MoE(희소 전문가 혼합)

  • Dense 모델

    매 토큰을 생성할 때 모든 파라미터를 매번 다 사용하는 구조.
    예: LLaMA-405B 같은 전통적인 초거대 모델.

  • Mixture of Experts(MoE, 희소 전문가 혼합)

    하나의 거대한 모델을 수십~수백 개의 **전문가(Expert)**로 나누고,
    매 토큰마다 **일부 전문가(예: 2~8개만)**만 활성화해서 계산하는 구조다.
    전체 파라미터는 1T에 이르지만, 실제로 매 토큰에 사용하는 파라미터는 그 중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래프 1과 2는 팟캐스트에서 언급된 예시(LLaMA-405B vs GPT-OSS)를 단순화한 것이다.

  • LLaMA-405B: 405B 파라미터를 전부 사용, 점수 28, 벤치마크 비용 200달러

  • GPT-OSS: 120B 중 약 5B만 활성화, 점수 61, 비용 75달러

(수치는 팟캐스트에서 Ian Buck이 든 예시를 기반으로 한 개략적 비교임)

0-3. 컨텍스트 길이와 KV 캐시

  • 컨텍스트 길이(context length)

    한 번에 모델이 볼 수 있는 토큰 수.
    예: 8K, 32K, 1M 토큰 등.

  • KV 캐시(KV cache)

    한 번 프롬프트를 넣으면, 각 레이어·헤드마다 Key/Value 벡터가 생긴다.
    이후 토큰을 한 글자씩 생성할 때, 이미 계산해 둔 이 값들을 계속 참조한다.
    KV 캐시를 GPU 메모리(VRAM)에 계속 올려 두어야 하기 때문에,
    컨텍스트와 동시 사용자(배치)가 늘어날수록 메모리 요구량이 폭증한다는 점이 핵심이다.[(nvidia.github.io)]


아래 그래프 4는 “대략 8K 차원, 60레이어, 128헤드, 배치 4, FP16” 같은 초거대 모델을 가정했을 때
컨텍스트 길이에 따라 KV 캐시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보여준다.

  • 4K 토큰: 수십 GB

  • 32K 토큰: 수백 GB

  • 128K 토큰: 약 1TB 수준

  • 1M 토큰: 수 PB에 가까운 수준까지 치솟는다


(정확한 값이라기보다 스케일을 보여주는 1차 근사로 이해하면 된다.)


0-4. HBM, HBF, AI SSD

  • HBM(High Bandwidth Memory)

    GPU 패키지 바로 옆에 적층하는 초고속 메모리. 대역폭은 매우 높지만 용량과 가격이 한계다.

  • HBF(High Bandwidth Flash)

    SanDisk가 제안한 새로운 플래시 계열 메모리.
    1세대 제품은 GPU당 최대 4TB VRAM을 제공하고 대역폭은 HBM 수준에 근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출처 (Tom's Hardware)

  • AI SSD / 토큰 웨어하우징

    KV 캐시나 임베딩 등을 SSD·네트워크 스토리지까지 확장해서 저장하고,
    필요한 부분만 GPU로 스트리밍하는 구조를 말한다.출처 (WEKA)


1. 엔비디아 AI 팟캐스트 내용: MoE가 왜 표준이 되었나


Ian Buck(NVIDIA Hyperscale & HPC 부문 부사장)은 엔비디아 AI 팟캐스트에서
오늘날 프런티어 모델들이 왜 거의 모두 Mixture of Experts 구조를 채택하는지 설명했다.

1-1. “모든 뉴런을 다 불러내면 너무 비싸다”


처음에는 “파라미터 = 뉴런 수”가 곧 모델의 지능을 의미했다.

  • 1B → 10B → 100B → 1T 파라미터로 커질수록 성능이 올라갔다.

  • 하지만 Dense 구조에서는 질문 하나에 모든 파라미터를 매번 다 계산해야 한다.


예를 들어 LLaMA-405B 모델은 405B 파라미터를 전부 활성화해야 한다.
이 정도 모델은 GPU 여러 대에 걸쳐 분산해서 계산해야 하고,
벤치마크 한 번 돌리는 데 수백 달러가 들 정도로 비싸다.

1-2. 인간처럼 “필요한 부분만 쓰자” → MoE


연구자들은 “질문마다 뇌의 일부만 쓰는 인간”을 떠올리며 새로운 구조를 만들었다.

  • 하나의 거대 모델을 수십~수백 개의 **전문가(Experts)**로 나눈다.

  • 각 질문마다 **라우터(router)**가 “어떤 전문가 몇 개를 쓸지”를 결정한다.

  • 그 결과:

    • 전체 파라미터 수는 그대로 (또는 더 커지지만),

    • 실제로 활성화되는 파라미터는 5%·3% 수준으로 줄어든다.


GPT-OSS 같은 최신 오픈 모델은

  • 총 120B 파라미터를 갖지만,

  • 질문 1개를 처리할 때는 약 5B만 사용한다는 식이다.


그래프 1, 2에서 보듯이, 이 덕분에





  • 성능 점수는 28 → 61로 2배 이상 상승

  • 벤치마크 비용은 200달러 → 75달러로 약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다.


즉, MoE는 **“더 똑똑하면서 더 싼 모델”**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다.

1-3. 숨은 비용: 통신과 메모리


하지만 활성 파라미터 수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전체 비용이 단순히 10분의 1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문가를 수백 개로 쪼개면,
매 스텝마다 “어느 전문가에게 토큰을 보낼지”를 결정하고,
다시 결과를 모으는 통신 비용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GPU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고속 인터커넥트(NVLink 등)를 통해 끊임없이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한다.


이때 통신 비용뿐 아니라 VRAM 측면의 숨은 비용도 함께 붙는다.
Sparse MoE를 FFN 자리에 넣으면,
“전문가별로 보내고(dispatch) 합치고(combine) 조정(라우팅/게이팅)”하는 과정 때문에
KV 캐시와는 별도로 VRAM이 추가로 필요하다. 구조를 조금 더 뜯어보면 다음과 같다.

  1. 라우팅 결과 저장

    각 토큰이 어떤 전문가(top-k)로 갈지, 가중치가 얼마인지(게이트 값) 같은 정보를 저장해야 한다.

  2. 보내기용 버퍼(dispatch buffer)

    토큰을 “전문가별로” 묶어서 보내야 하므로, 토큰을 재배열하기 위한 임시 공간이 필요하다.

  3. 되돌리기/합치기용 버퍼(combine buffer)

    전문가들이 계산한 결과를 다시 원래 토큰 순서로 되돌리고,
    top-k 결과를 가중합으로 합치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임시 공간이 필요하다.

  4. 패딩/버킷팅 오버헤드

    전문가마다 할당된 토큰 수가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GPU 연산을 맞추기 위해 빈칸을 채우는 형태의 패딩 메모리가 추가로 잡힌다.

  5. 전문가 FFN 내부 임시 activation

    각 전문가가 계산하는 동안 잠깐 필요했다가 사라지는 중간 텐서들이 생기는데,
    배치가 커질수록 이 임시 activation도 함께 커진다.

요약하면, KV 캐시는 원래 “대화 로그”로 크게 깔려 있는 기본 항목이고,
MoE는 여기에 “분류·배송·재조립”을 위한 버퍼와 임시 텐서를 더 얹어서
VRAM이 훨씬 더 빨리 차는 구조를 만든다고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엔비디아는 NVLink 스위치와 NVSwitch가 붙은 랙 규모 시스템을 만들었다.

  • Hopper 세대: 서버 1대에 GPU 8개를 NVLink로 묶어 하나의 큰 GPU처럼 사용.

  • Blackwell GB200 NVL72: 랙 하나에 GPU 72개를 NVLink-Switch 패브릭으로 묶어
    총 13.5TB HBM3e와 130TB/s급 NVLink 대역폭을 제공한다.


이처럼 통신·메모리까지 포함한 랙 단위 설계 덕분에
DeepSeek R1 같은 극단적으로 복잡한 MoE 모델을 돌릴 때도
각 GPU가 놀지 않고 풀 가동할 수 있게 된다.

1-4. 세대가 바뀔수록 “비용 10배씩 줄이기”를 노리는 구조


Ian Buck의 설명을 정리하면, 엔비디아의 목표는 단순히

  • FLOPS(초당 연산량)를 늘리는 것 이상으로,

  • “동일 지능 수준에서 토큰당 비용을 10배씩 줄이기”


이다.


Hopper → Blackwell → Vera Rubin으로 갈수록

  • GPU당 HBM 용량·대역폭,

  • NVLink 스위치 규모,

  • 랙당 총 메모리 용량


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그만큼 한 랙이 처리할 수 있는 토큰 수도 더 빨리 늘어나므로
“토큰당 비용”은 오히려 떨어지는 구조다.


2. DeepSeek 모먼트 이후: 성능·비용 최적화가 왜 메모리 폭증으로 이어졌나


2-1. DeepSeek가 보여준 것: “좋은 설계로도 SOTA에 도달할 수 있다”

DeepSeek-V2 / R1은 중국 제한된 GPU 환경에서도
프런티어 모델과 경쟁 가능한 성능을 보여준 사례로,
MoE와 효율적인 훈련 기법을 적극 활용해
낮은 비용으로 높은 성능을 달성했다는 점 때문에 “DeepSeek 모먼트”라고 불린다.출처 (Geeky Gadgets)


이 사건 이후

  • OpenAI, Anthropic, xAI, Kimi 등 주요 플레이어들이
    Sparse MoE + 장문 컨텍스트 방향으로 빠르게 정렬되었다.


2-2. Sparse MoE → 토큰당 비용 하락 → 사용량·컨텍스트 길이 폭증


Sparse MoE의 핵심 효과는 두 가지다.

  1. 동일 하드웨어에서 더 많은 토큰을 처리할 수 있게 한다.

  2. 더 큰 모델(더 많은 총 파라미터)을 같은 비용에 돌릴 수 있게 한다.


그러면 서비스 레벨에서는 아래와 같은 변화가 발생한다.

  • 가격이 내려가거나, 같은 가격에 더 길고 더 자주 쓸 수 있는 플랜이 나온다.

  • 기업 고객은
    “8K · 32K 컨텍스트”에서 “128K · 1M 컨텍스트”로
    한 번에 넣는 데이터 양을 계속 늘린다.

  • 에이전트/워크플로는 한 세션 안에서 수백·수천 턴의 상호작용을 갖게 된다.


그 결과, KV 캐시 메모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2-3. KV 캐시가 왜 그렇게 많이 드는가: 간단한 1차 계산

KV 캐시는 대략 다음과 같이 늘어난다.

KV 크기 ≈ 2(K와 V) × 배치 × 컨텍스트 길이 × 레이어 수 × 헤드 수 × 헤드 차원 × 바이트 수


예를 들어:

  • d_model = 8,192

  • 레이어 = 60

  • 헤드 수 = 128

  • 헤드 차원 = 64

  • 배치 = 4

  • FP16(2바이트)


이면, 그래프 4에서 보는 것처럼





  • 4K 토큰: 수십 GB

  • 32K 토큰: 수백 GB

  • 128K 토큰: 약 1TB

  • 1M 토큰: 수 PB급


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동시 유저 수(배치), 재질문 횟수, 체류 시간이 한꺼번에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 데이터센터에서는 KV 캐시를

  • GPU HBM,

  • 서버 DRAM,

  • CXL 메모리,

  • HBF/AI SSD·원격 스토리지


까지 계층적으로 확장해 쓰게 된다.출처 (Blocks and Files)


결국 Sparse MoE가 연산량을 줄여서 토큰당 비용을 낮추자,
그 효과가 다시 컨텍스트·동시성 확대 → KV 메모리 폭증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3. 엔비디아 GPU 메모리 로드맵: Hopper → Blackwell → Rubin(+CPX) → Feynman + HBF


이제 엔비디아가 왜 “메모리 회사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는지 보자.

3-1. Hopper 기준선

  • H100: 80GB HBM3, 서버당 8개 구성(DGX H100 기준)
    서버 DRAM까지 합치면 GPU당 고속 메모리는 대략 272GB 수준이라는 가정이 가능하다.

  • Altman은 2025년 말까지 OpenAI가 100만 개 이상의 GPU를 운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출처 (Business Insider)

이를 단순 곱셈으로 계산하면, 2025년 기준 OpenAI급 사업자는

  • 고속 메모리 풀 ≒ 0.27EB(엑사바이트) 수준을 이미 운영 중일 수 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고 스케치 수준의 1차 추정이다.)

그래프 3에서 2025년 (0.27EB)가 그 값이다.




3-2. Blackwell GB200 NVL72: 랙당 13.5TB HBM

  • GB200 NVL72는 랙 하나에 GPU 72개와 Grace CPU 36개를 묶어

  • Hopper 대비 랙당 GPU 수는 8 → 72(9배), 메모리와 통신 규모는 그 이상으로 커졌다.

  • Ian Buck이 예시로 든 DeepSeek R1 기준으로는
    Hopper 대비 토큰당 비용이 약 10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설명한다.

이 세대부터 사실상 “훈련용 = 추론용” 경계가 흐려진다.
훈련에 쓰던 초대형 HBM 랙을 그대로 추론에도 쓰는 쪽이
MoE + 긴 컨텍스트 환경에서는 경제적으로도 맞아 떨어지기 시작한다.


3-3. Vera Rubin NVL144 CPX: 100TB급 고속 메모리, 1.7PB/s


Rubin 세대의 핵심은 **“장문 컨텍스트 전용 추론 랙”**이다.

  • Vera Rubin NVL144 CPX 랙은

    • Rubin GPU 144개,

    • Rubin CPX(Inference 전용) GPU 144개,

    • Vera CPU 36개를 묶어

    • NVFP4 기준 8EF 성능, 고속 메모리 100TB, 대역폭 1.7PB/s를 제공한다.출처 (Futurum)

  • CPX는 HBM 대신 GDDR7 기반이지만, **Prefill 단계(문맥 파싱)**에 특화돼
    긴 컨텍스트의 KV 캐시·프롬프트 처리를 빠르게 밀어 넣는 역할을 한다.출처 (NVIDIA Developer)

Rubin 세대에서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가 모두

  • 프리필/디코드 분리(Disaggregated Serving),

  • KV 캐시 계층화(Dynamo, Distributed KV Cache Manager),

  • 장문(1M+ 토큰) 컨텍스트


에 맞춰 재설계되고 있다.출처 (nvidia.github.io)

즉, **“KV 캐시가 비용의 중심이 되는 시대”**에 최적화된 아키텍처다.

3-4. Feynman + HBF / AI SSD: 랙 밖으로 뻗는 메모리


엔비디아는 GTC 2025에서 Rubin 이후 세대인 Feynman(2028년경) 로드맵을 공개했다.

  • 구체 스펙은 아직 없지만, **차세대 HBM(HBM4e 또는 HBM5 추정)**을 사용할 예정이라고만 알려졌다.출처 (Wccftech)


한편, 메모리 업계에서는

  • SanDisk의 **HBF(High Bandwidth Flash)**가
    GPU당 최대 4TB VRAM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고,출처 (Tom's Hardware)

  • TrendForce 등은 HBF + AI SSD 조합이
    “HBM 용량·비용 한계를 보완하는 차세대 메모리 계층”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출처 (TrendForce)


엔비디아의 Dynamo·Disaggregated Serving 로드맵을 보면,
실제 KV 캐시는

HBM → GPU L2 → 서버 DRAM → NVMe/AI SSD → 네트워크 스토리지


까지 확장 가능한 계층형 메모리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다.출처 (Blocks and Files)


따라서 Feynman 세대에서는

  • 더 큰 HBM(온칩),

  • HBF·AI SSD(근접 플래시),

  • 네트워크형 KV 스토리지


를 모두 엮는 “토큰 웨어하우징” 구조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3-5. OpenAI 스타일 시나리오: 2025 → 2030 메모리 풀 성장


이전에 제시한 가정을 그대로 쓰면,

  • 2025년: 0.27EB

  • 2030년:

    • Low: 7EB

    • Base: 9.5EB

    • High: 14EB


의 고속 메모리 풀이 필요하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그래프 3은 이 가정을 시각화한 것이다.
실제 수치는 불확실하지만, **“5년 사이 30~50배 확장”**이라는 방향성 자체는




  • OpenAI Stargate가 DRAM 생산량의 수십 퍼센트를 잠식할 수 있다는 분석,출처 (Tom's Hardware)

  • 대형 클라우드의 GPU 증설 계획


등과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 수준의 추정으로 볼 수 있다.


4. Sparse MoE 이후, 왜 “훈련용 GPU”가 오히려 추론에 더 잘 맞게 되었나


본래 GPU는

  • 훈련: 엄청난 연산량(FLOPS) + 비교적 작은 배치에서의 통신

  • 추론: 상대적으로 작은 연산량 + 짧은 컨텍스트


를 염두에 둔 범용 가속기였다.


하지만 Sparse MoE, 장문 컨텍스트가 대세가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4-1. 추론이 “메모리 지배적 작업”이 됨


최근 논문·벤치마크들을 보면, LLM 추론은

“연산보다는 HBM 대역폭과 KV 캐시 전송에 의해 지배되는 메모리 바운드 워크로드”


라는 결론이 반복해서 나온다.출처 (arXiv)

즉,

  • FLOPS를 2배 늘리더라도,

  • HBM 용량·대역폭이 그대로면


길고 큰 배치에서의 성능은 거의 늘지 않는다.

반대로,

  • HBM·HBF 계층을 키우고,

  • NVLink·Dynamo로 KV 캐시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면,


같은 FLOPS로 훨씬 많은 토큰을 처리
할 수 있게 된다.

4-2. 훈련용 GPU의 강점이 추론에서도 그대로 필요


훈련용 GPU는 원래부터

  • 대용량 HBM,

  • 고속 NVLink·NVSwitch,

  • 멀티 GPU 통신 스택(NCCL, CUDA-X),


같은 무식하게 큰 메모리·통신 인프라를 갖고 있었다.

Sparse MoE + 장문 컨텍스트 시대에는

  • 추론 역시 수십~수백 개 전문가가
    GPU 여러 대에 흩어져 있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 KV 캐시와 모델 파라미터 둘 다
    GPU 랙 전체에 분산해서 관리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훈련용 GPU가 곧 장문 추론용 GPU”**가 되어 버린다.
Rubin CPX처럼 일부는 프리필 전용으로 바꾸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같은 NVLink 패브릭과 소프트웨어 스택 위에서 돌아간다.


5. ASIC 계열 추론 가속기와의 구조적 차이


마지막으로, “ASIC 계열 추론 전용 칩 vs 엔비디아 GPU” 구도를 보자.

5-1. ASIC의 강점


Groq LPU, d-Matrix, Tenstorrent 등 ASIC 계열은

  • 특정 연산(행렬 곱, attention 등)에 최적화된 데이터플로 구조,

  • 낮은 지연시간, 높은 에너지 효율,

  • 간단한 멀티칩 스케일링(토크나이저처럼 직렬 파이프라인)


을 장점으로 내세운다.출처 (Groq)


따라서

  • 비교적 작은 모델,

  • 짧은 컨텍스트,

  • 고정된 워크로드


에서는 여전히 $/TOPS, 와트당 성능이 우수할 수 있다.

5-2. 그러나 메모리·통신 로드맵에서는 아직 GPU만큼 정렬되지 않았다


현재 공개된 정보를 기준으로 보면,

  • 많은 ASIC은 HBM 없이 LPDDR·GDDR 중심,
    일부는 HBM을 쓰더라도 용량이 제한적이다.

  • 랙 단위 NVLink/NVSwitch 같은 완전 연결 패브릭 대신,
    더 단순한 토러스·포인트투포인트 토폴로지를 택하는 경우가 많다.

  • KV 캐시 계층화, 프리필/디코드 분리, 대규모 분산 KV 스토리지까지 포함한
    소프트웨어 스택은 아직 성숙도가 낮다.


물론 d-Matrix처럼 “메모리 중시”를 내세우는 업체도 있지만,
엔비디아처럼

Hopper → Blackwell → Rubin(+CPX) → Feynman + HBF/AI SSD


로 이어지는 일관된 랙급 메모리·통신 로드맵
동일한 속도로 따라가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출처 (Futurum)

5-3. Sparse MoE + 장문 컨텍스트에서는 어떤 구조가 유리한가


Sparse MoE와 장문 컨텍스트, 멀티모달(텍스트+비전+비디오)·로보틱스까지 고려하면

  1. 총 파라미터 수는 1T 이상으로 계속 커지고,

  2. 매 토큰 활성 파라미터는 1~5%로 줄어드는 대신,

  3. KV 캐시·멀티모달 상태·에이전트 상태가
    대량의 장기 메모리로 남게 된다.


이 구조에서는

  • “행렬 곱을 얼마나 빨리 하느냐”보다

  • “얼마나 많은 상태를, 얼마나 싸게·빠르게 저장하고 읽을 수 있느냐”가
    경쟁의 핵심이 된다.


따라서

  • HBM + NVLink + HBF/AI SSD + 분산 KV 스택까지
    수직 통합한 엔비디아식 GPU 플랫폼은

    • 프런티어 LLM,

    • 1M 토큰 컨텍스트,

    • 비전·비디오·로보틱스·과학 시뮬레이션


같은 “메모리 폭식형” 워크로드에서 장기적으로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


ASIC은

  • 특정 규모 이하 모델이나,

  • 온디바이스 추론,

  • 짧은 컨텍스트·정형 업무


같은 틈새에서는 여전히 강력할 수 있지만,
Sparse MoE로 무장한 프런티어 LLM·멀티모달 모델이 지배하는 영역에서는

  • 메모리·통신 로드맵에서 GPU 진영과 같은 수준의 투자를 하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불리해질 위험이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마무리


정리하면,

  1. MoE는 “더 똑똑하면서 더 싼 AI”를 위한 구조이고,

  2. DeepSeek 모먼트 이후 이 구조가 사실상 프런티어 모델 표준이 되었다.

  3. 하지만 MoE + 장문 컨텍스트는 KV 캐시와 상태 메모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4. 결과적으로 훈련용 초대형 GPU 랙이 추론용으로도 가장 경제적인 환경을 만들었다.

  5. 엔비디아는 Hopper → Blackwell → Vera Rubin(+CPX) → Feynman + HBF/AI SSD로 이어지는
    **“메모리 계층화 로드맵”**을 통해 이 흐름을 선도하려 하고 있다.

  6. ASIC 추론 가속기는 연산 효율에서는 강점을 갖지만,
    이런 메모리·통신 중심의 게임에서는
    동급의 인프라·소프트웨어 투자가 없다면 점점 불리해질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Sparse MoE는 단순한 모델 구조 변화가 아니라
앞으로의 AI 하드웨어, 그중에서도 메모리가 사실상의 엔드게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계기라고 생각된다.

돌이켜보면, 이른바 DeepSeek 쇼크 당시에는 MoE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그 결과,

  • 왜 메모리가 앞으로 AI 진화의 핵심 자원이 될 수밖에 없는지,

  • 왜 GPU가 ASIC 대비 구조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지


이 두 가지를 충분히 납득하지 못했다. 결국 AI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 부족이 뿌리에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이제는 시간이 날 때마다

  • AI 아키텍처와 하드웨어 구조,

  • 모델 설계 트렌드와 서비스 방향성


같은 내용을 꾸준히 공부하면서,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 메모리 수요에 대해 최소한의 “감”이라도 가지려면,
먼저 AI 기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 이해 없이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 같은 업체에 전망만 계속 물어본다고 해서,
정말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끝

2025년 12월 30일 화요일

생각정리 150 (* 연준의 기원)



대공황, 연준, 그리고 ‘큰 정부’의 기원


— 밀턴 프리드먼을 다시 읽고


연말 휴가 동안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를 다시 읽었다.

20대 후반에 처음 읽었을 때는 “자유시장 옹호”라는 큰 틀만 어렴풋하게 남았을 뿐, 구체적인 역사·정책 논쟁은 잘 와 닿지 않았던 기억뿐이었다. 거시경제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고, 투자 실무에서 체감한 경험도 부족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나 미국의 부채 레버리지 확대 같은 이슈도 아직 본격화되기 전이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읽어보니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연준의 독립성 논쟁, 각국 재정적자의 상시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재부상이라는 현실을 겪은 뒤라서인지, 프리드먼이 이야기하는 통화와 국가의 역할, 그리고 대공황·연준·복지국가의 기원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문제로 다가온다.


이 글은 프리드먼의 시각을 따라가며

  • 1929년 대공황의 정치·경제적 의미,

  • 1907년 공황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탄생,

  • 연준의 통화정책 실패와 ‘대수축’(Great Contraction),

  • 그리고 뉴딜·케인즈경제학·큰 정부의 정당화

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해 보는 시도이다.


1. 대공황이 남긴 정치·경제적 상처


대공황(Great Depression)
은 1929년 뉴욕 증시 붕괴에서 시작해 1930년대 후반까지 이어진 세계적 경제위기이다. 산업 생산·국제무역이 급락하고 실업은 두 자릿수로 치솟았으며, 각국에서 대량 실업과 빈곤이 일상 풍경이 되었다.(Encyclopedia Britannica)

그 파장은 경제를 넘어 정치·사회 전반을 뒤흔들었다.

  • 독일에서는 극심한 실업과 불만이 나치당과 히틀러의 부상에 비옥한 토양이 되었고,

  • 일본에서는 해외 시장·자원 확보를 명분으로 한 군부 주도의 팽창정책이 강화되었으며,

  • 중국에서는 세계공황·은본위제 붕괴·전시 재정난 등이 겹치며 통화불안·인플레이션과 정권 불안정이 심화되었다.


경제사 관점에서 대공황은 다음과 같은 믿음을 남겼다.

자본주의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며, 방치하면 주기적으로 심각한 위기를 초래한다.
그러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경기를 관리하고, 안전망을 제공해야 한다.


이 인식 속에서 루즈벨트의 뉴딜(New Deal) 은 구제·공공사업·금융개혁·사회보장제도 등을 통해 연방정부의 역할과 복지국가의 토대를 대폭 확장했다.(Encyclopedia Britannica)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 실업급여·연금·사회보장,

  • 경기침체 시 재정지출 확대,

  • 금융규제와 중앙은행의 적극적 역할


은 상당 부분 이 시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프리드먼은 여기서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대공황은 정말 시장경제의 내재적 실패였는가,
아니면 통화정책에 실패한 중앙은행(연준)의 인재였는가.


이 질문을 이해하려면 먼저 연준이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 1907년 공황과 연방준비제도의 탄생


2-1. 1907년 공황: 예금 지급 제한과 시스템 마비


연준의 기원은 1907년 금융공황(Panic of 1907) 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7년 10월, 뉴욕의 신탁회사들을 중심으로 뱅크런이 발생했고 뉴욕증권거래소 주가는 전년 고점 대비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당시 미국에는 중앙은행이 없었기 때문에, 위기 대응은 사실상 민간 금융가와 개별 은행에 맡겨져 있었다.(연방준비제도 역사)

은행·신탁회사들은

  • 예금 지급을 제한하거나 일시 중단하고,

  • J.P. 모건 등이 민간 컨소시엄을 조직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간신히 막았다.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붕괴를 막았지만, 동시에 결제 시스템과 신용공급을 마비시켜 통화·신용을 급격히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 결과 1907~1908년의 경기침체는 당시 기준으로 매우 심각한 실물 불황을 동반했다.(연방준비제도 역사)

이 경험은 금융계와 정치권에 명확한 문제의식을 남겼다.

민간 금융가의 자발적 구조조정만으로는 위기를 막기 어렵다.
국가 차원의 마지막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가 필요하다.


2-2. 1913년 연방준비법과 연준의 설립


이 문제의식은 여러 차례의 조사·논의를 거쳐 1913년 연방준비법(Federal Reserve Act) 제정으로 이어진다.(Investopedia)

이 법에 따라

  • 미국 전역을 12개 구역으로 나눈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s) 이 설립되고,

  • 워싱턴 D.C.에 연방준비제도 이사회(Board of Governors) 가 설치된다.(위키백과)


연준에 부여된 핵심 기능은 다음과 같다.

  • 발권 기능: 연방준비권(Federal Reserve notes)을 발행해 통화량을 조절

  • 최종 대부자 기능: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업은행에 재할인·대출 제공

  • 은행·결제 시스템 감독: 준비금·결제·감독 기능을 통해 시스템 안정 도모


즉, 1907년처럼 예금 지급 제한 → 결제 마비 → 통화 급감 → 실물대공황으로 이어지는 패턴을 막기 위해, 연준은 필요할 때 통화를 공급하고 은행에 유동성을 투입할 법적 권한을 부여받은 것이다.(연방준비제도 역사)


3. 1차 세계대전과 연준의 위상 변화


3-1. 전비 조달과 인플레이션


연준의 위상이 급격히 달라진 계기는 1차 세계대전이다.
미국은 1917년 참전하면서 막대한 전비를 조달해야 했고, 연준은

  • 전쟁채권 판매 지원,

  • 저금리 유지·통화 공급 확대


를 통해 전쟁 재정을 뒷받침하는 중심 기관이 되었다.(HISTORY)


이 과정에서 1910년대 후반 미국 물가는 빠르게 상승했고, 전쟁이 끝난 이후인 1919~1920년에도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지속되었다는 점이 기록된다.(Encyclopedia Britannica)

이 경험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1. 연준이 재정·전쟁정책을 뒷받침하는 통화정책의 핵심 기관으로 자리잡았고,

  2. 전쟁이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과정에서
    “연준의 결정이 경기·물가를 좌우한다”는 인식이 확고해졌다.

3-2. 벤저민 스트롱과 1920년대의 연준


이 시기의 핵심 인물이 뉴욕 연방준비은행 초대 총재 벤저민 스트롱(Benjamin Strong) 이다.
그는 1914년부터 1928년 사망 때까지 뉴욕 연준을 이끌며, 사실상 연준 시스템 전체의 정책 방향을 주도했다.(위키백과)


프리드먼의 평가에 따르면 스트롱은

  • 경기부양과 긴축의 균형을 맞추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 한 능력 있는 통화관리자였고,

  • 1920년대 연준의 상대적 안정성을 이끌던 핵심 리더였다.


그의 급작스러운 사망(1928년)은

  • 뉴욕 연준과 워싱턴의 이사회,

  • 여러 지역 연준들 사이의 권력 균형 변화를 촉발했다.


이사회는 뉴욕 연준의 영향력을 견제하려 했고, 지역 연준들은 이사회 리더십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 결과 1920년대 후반의 연준은 분열되고 우유부단한 의사결정 구조로 이행하게 된다.


4. 1929~1933년: ‘대수축’과 연준의 실패


4-1. 주가 붕괴 이후의 초기 대응


1929년 10월 뉴욕 증시 붕괴 이후, 뉴욕 연준은 스트롱 시절에 익숙했던 방식대로

  • 국채 매입 등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며

  • 금융시장의 충격을 완화하려 했다.


그러나 워싱턴의 연준 이사회와 다른 지역 연준들은

  • 과도한 완화가 투기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

  • 뉴욕 연준의 영향력 견제라는 정치적 동기 속에서


공세적 완화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프리드먼의 표현을 빌리면, 이 시점부터 연준은 점차 “방관적이고 수동적인 통화정책” 으로 후퇴한다.

4-2. 은행 파산과 통화량 1/3 감소 – ‘대수축’


문제의 핵심은 1930~1933년 사이 반복된 은행 파산과 뱅크런이었다.

  • 수천 개 은행이 문을 닫으며 예금이 동결·소멸되었고,

  • 연준은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


프리드먼·슈워츠의 계산에 따르면, 1929년 경기 정점에서 1933년 저점까지 미국의 통화량(M2)은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이 기간의 급격한 통화수축은 단순한 경기침체를 넘어, 가격·임금·산출이 동시에 하락하는 대규모 디플레이션 충격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Encyclopedia Britannica)


프리드먼은 이 시기를 **“대수축(The Great Contraction)”**이라고 부르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대공황은 시장경제의 자생적 붕괴가 아니라,
연준이 은행위기를 방치하고 통화수축을 용인한 결과이다.


4-3. 금본위제의 족쇄와 긴축


여기에 국제 금본위제 체제가 추가적인 족쇄로 작용했다.

  • 1931년 영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하자,

  • 투자자들은 달러의 금 태환 가능성을 의심하며 금으로 이동했다.(Encyclopedia Britannica)

  • 미국은 금본위제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통화긴축을 선택했다.


금본위제 아래에서 통화당국은

  • 경기침체 국면에서도 금 유출을 막기 위해

  • 금리를 올리고 통화량을 줄이는 선택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다.


프리드먼의 시각에서 보자면,

연준은 금본위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내경제를 희생하는 결정을 반복했고,
그 결과 디플레이션과 실업이 한층 심화되었다.

 


5. 뉴딜, 케인즈경제학, 그리고 ‘큰 정부’의 정당화


5-1. 루즈벨트의 뉴딜과 복지국가의 토대


대공황의 정치적 책임을 떠안은 후버 대통령은 1932년 선거에서 루즈벨트에게 패했고,
1933년 출범한 루즈벨트 정부는 뉴딜(New Deal) 을 내세워 대규모 정책 전환에 나선다.


뉴딜은

  • 공공사업 및 고용 프로그램(CCC, WPA, PWA 등),

  • 금융개혁(FDIC 설립, 은행 휴업, 증권규제),

  • 농업·주택 지원,

  • 1935년 사회보장법(Social Security Act) 등을 통해(Encyclopedia Britannica)


미국 연방정부의 역할을 “야간경찰국가(minimal state)”에서 복지국가(welfare state)의 방향으로 크게 확장시켰다.

즉, 대공황은

  • 경기관리(거시경제 안정화)와

  •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 제공이라는 명분 아래


“큰 정부” 모델
을 정당화한 결정적 계기였다.

5-2. 케인즈경제학과 프리드먼의 반론


사상적으로 이 전환을 뒷받침한 것은 케인즈경제학(Keynesian economics) 이다.

  • 유효수요 부족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 이때는 정부의 재정지출과 통화정책으로 수요를 보완해야 한다는 논리가
    대공황의 경험과 결합하면서 주류 거시경제학 패러다임이 되었다.(Encyclopedia Britannica)


프리드먼은 여기서 두 가지를 문제 삼는다.

  1. 대공황의 원인이 시장·민간경제의 구조적 불안정성으로만 해석되었고,

  2. 그 결과 정부·중앙은행 권한 확대가 구조적으로 정당화되었다는 점이다.


그의 논지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공황은 “자유시장 = 위험, 정부개입 = 안전”이라는 이분법을 낳았지만,
실제로는 연준의 통화정책 실패와 제도 설계의 문제가 훨씬 더 중요한 원인이었다.

 


6. 연준 권력의 제도화와 오늘의 논쟁


대공황·뉴딜·제도개편을 거치며

  • 워싱턴의 연준 이사회(Board of Governors)는 지역 연준들에 대한 권한을 강화했고,(위키백과)

  • 연준은 독립적인 통화정책 기구이자, 금융안정·위기대응의 중심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프리드먼의 비판적 서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연준은 대공황 시기 최종 대부자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해 위기를 대형 참사로 키웠음에도,

  2. 이후 역사에서는

    • 경기확장기에는 자신의 공을 강조하고,

    • 위기 때는 외부 요인 탓을 하는 경향이 강했다.

  3. 그럼에도 연준의 상징·권위, 그리고 정치·경제 체제 내 영향력은 오히려 강화되었다.


물론 오늘날의 연구들은

  • 대공황의 원인을 연준의 실책 하나로 환원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보면서도,

  • 연준의 통화 수축과 은행위기 방치가 위기를 극단적으로 심화시켰다는 점에는 상당한 합의를 보인다.(Encyclopedia Britannica)

이 지점에서 다시 현재로 돌아오면,

  • 연준의 독립성 논쟁,

  • 대규모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 구조적 인플레이션의 가능성


이라는 오늘의 쟁점은, 결국 **“국가·중앙은행·시장 사이의 역할 분담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라는, 대공황 이후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질문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맺음말: 다시 프리드먼으로, 그리고 지금의 연준으로


정리하면,

  • 1907년 공황은 “민간이 감당할 수 없는 금융위기 앞에서 누군가는 최종 대부자가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남겼고,(연방준비제도 역사)

  • 그 결과 탄생한 연준은 1차 세계대전, 1920년대, 대공황을 거치며
    재정·통화·금융을 아우르는 핵심 권력기관으로 변모했다.

  • 대공황과 뉴딜
    시장의 실패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큰 정부·복지국가·중앙은행 권한 확대를 정당화했다.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는 이 역사를 거꾸로 읽으면서,
대공황을 시장 자체의 실패가 아니라 통화정책 실패가 키운 인재로 해석하고,
오늘날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 큰 정부,

  • 복지정책,

  • 독립적인 중앙은행


의 정당성을 다시 묻는다.


여기에 한 가지 개인적인 인상을 덧붙이자면, 연준의 기원 자체가 애초부터 정치적 권력투쟁의 산물이었다는 점이 계속해서 마음에 남는다.

100년 전 연준을 둘러싼 논쟁과 오늘날 연준 인사·정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을 나란히 놓고 보면, 연준이라는 조직이 권력을 둘러싼 정치집단이라는 측면에서는 과거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

  • 1907년 → “중앙은행이 필요하다”

  • 1930년대 → “큰 정부·복지가 필요하다”

  • 2008년 → “무제한 유동성과 비상대출이 필요하다”

  • 2020년 → “팬데믹 재정·통화 쌍둥이 부양이 필요하다”

매번 위기 → 제도·권한 확대 → 새로운 ‘뉴 노멀’ 이 반복되고,
그 과정에서 “독립적”이라고 불리는 기관(연준)은 계속해서 더 깊이 정치와 시장 사이의 경계에 발을 담그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동시에 과거 연준 의장들의 자서전을 반복해서 읽어볼수록, 그리고 최근에는 앨런 그린스펀의 자서전을 곱씹어볼수록, 

21세기 통화정책 (*벤 버냉키)
The Lord of easy money
The Age Of Turbulence, Alan Greenspan

그들이 구사한 통화정책이 실제 거시경제의 결과에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쳤는지,
또 어느 지점부터는 정치·시장·우연이 섞인 구조적 결과였는지는 누구나 한 번쯤 던져볼 만한 질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 진행 중인 연준 독립성 논쟁, 재정 팽창과 부채 문제, 인플레이션 재부상을 생각하면,
연준의 기원과 대공황의 해석을 다시 뜯어보는 작업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그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는 권력투쟁의 구조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느낀다.

2026년을 앞두고 연준의 위상 변화와 독립성 훼손 가능성이 부각되는 만큼, 과거 아서 번스 시기처럼 정치적 압력에 정책이 휘둘리거나 1931~1933년 연준 내부의 권력투쟁처럼 의사결정이 마비되면서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 통제에 실패할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참고 자료(링크)


=끝

2025년 12월 25일 목요일

생각정리 149 (** 2026년 미국 시나리오-3 원달러 환율)

최근 정부의 시장 개입이 지나치게 확대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특히 원·달러 환율 시장에 대한 개입은, 지금의 선택이 시간이 지난 뒤 어떤 후폭풍으로 돌아올지에 대한 고민이 충분했는지 의문이 든다.

원화의 구조적인 약세가 물가 상승과 내수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개입에 나섰다는 명분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판단이 너무 단기적인 물가·경기 변수만을 바라본 편협한 시각에 기반한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


이번글은 밀턴 프리드먼의 명언으로 글을 시작해본다. 

“자유보다 평등을 앞세우는 사회는 결국 둘 다 잃는다.
자유를 우선하는 사회만이 자유와 실질적인 평등 모두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0. 문제의식: 왜 2H26~2027년이 “원화 2차 약세”의 분기점인가


앞선 2편에서 2026년 미국 그림은 한 줄로 정리하면 이렇다.

**“AI 투자와 감세 환급으로 성장·투자는 강하고,
공급 쪽 요인 덕에 물가는 생각보다 버티는 가운데,
금리는 한 번 내리고, 더 높은 바닥(명목 3% 안팎)에서 멈추는 세계”**이다. 


여기에 더해 2H26 이후에는

  • 선거 직후 확장재정 재개 → 재정적자·국채 공급 확대,

  • 연준에 대한 정치적 압력 증가, 독립성 훼손 논란,

  • 점도표 폐지·인플레 타깃 재검토 논쟁 등으로

시장 입장에서 **“미국은 성장은 좋은데, 재정과 통화정책의 신뢰는 오히려 약해지는 나라”**로 보일 수 있다.

이 조합은 미국 금리에 대해 두 가지를 동시에 뜻한다.

  1. r* (중립 실질금리)은

    • AI 투자·잠재성장률 상향 때문에

    • 2010년대(실질 0% 안팎)보다 위로 이동한다.

  2. term premium(장기채에 붙는 위험 프리미엄)은

    • 재정적자·국채 공급·정치 리스크 때문에

    • 2H26~2027년부터 꾸준히 누적·점프될 가능성이 크다.

    • 연준 리포트에서도 최근 미 국채 금리 급등의 상당 부분을 term premium 상승으로 설명한다.



이 말은 곧,

**“미국은 성장도 괜찮고, 장기금리는 r*+term premium 덕분에 3~5%에서 고착되는 세계”**라는 전제가 깔린다는 뜻이다.

 

이 세계에서, 저성장·고령화·빠른 부채 증가·비기축통화·EXIT PLAN 부재인 한국의 원화가 어떻게 보일지를 정리하는 것이 이번 글의 핵심이다.


1. 한국 구조적 디스카운트: 네 가지 축을 한 문장으로 묶으면


앞선 글들에서 이미 얘기했듯, 한국은 네 축이 동시에 문제이다.

  1. 저성장·고령화

    • IMF 2024 Article IV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성장률은
      2024년 2.2%, 2025년 이후 2% 안팎으로 잠재 성장률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IMF 2024 한국 연례협의

    • 합계출산율 0.7대, 초고령화 진입 속도가 OECD 최고 수준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예전처럼 높은 성장 프리미엄을 줄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다.

  2. 부채의 “속도”

    • IMF Fiscal Monitor와 이를 인용한 기사들에 따르면,
      한국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2020년 45.9% → 2030년 64%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 비(非)기축통화국 중에서는 향후 5년간 부채비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로 지적된다.
      BusinessKorea 기사


  1. 비기축통화국이라는 신분

    • 달러·유로·엔처럼 자국통화로 무제한 차입이 가능한 기축통화국이 아니며,

    • 외국인·신용평가사가 요구하는 통화·금리·재정 규율을 무시하기 어렵다.

    • 같은 60%대 부채라도, 원화에 붙는 위험프리미엄은 달러·엔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

  2. EXIT PLAN 부재

    • IMF는 한국에 대해
      “고령화·지정학·기후변화를 감안할 때 연금·재정·구조개혁 로드맵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권고한다.
      IMF Staff Report

    • 그러나 시장이 보기에는
      “10~20년 뒤 이 부채·복지·에너지 구조를 어떤 경로로, 어떤 세금·지출 조합으로 수습할 것인지”가 여전히 안 보인다.

이 네 축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성장은 둔화되고, 부채는 가장 빠르게 늘고, 통화는 비기축이고, EXIT PLAN은 없다”**는 상태이다.

 

이 조합이 바로 원화와 한국 국채·한국 자산 전체에 붙는 구조적 디스카운트이다.
즉, 이 상태에서 미국이 r*+term premium을 얹은 3~5% 장기금리를 주는 나라가 되면,

**“한국에서 벌어 미국에 쌓는 것이 기본 전략”**이 되는 구조가 고착된다.

 


2. BASE 1,400원: 왜 1,300대는 사실상 시나리오에서 사라졌는가


이 전제 위에서, 원·달러 1,300대를 다시 보자.

  • 과거(고성장·저부채 시절)에는 1,100~1,200원이 “균형 또는 약세”였다.

  • 그러나 지금은

    • 미국은 성장·금리에서 우위,

    • 한국은 저성장·부채·비기축·EXIT PLAN 부재라는 네 가지 디스카운트를 갖고 있다.

이 그림이면 환율이 의미 있게 내려가는 경우는 보통 둘 중 하나이다.

  1. 미국이 크게 나빠지는 경우

    • 미국 경기 후퇴, 연준 대규모 인하, 달러 인덱스 90대 초반 붕괴 같은 이벤트.

    • 즉, “한국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미국이 나빠져서” 환율이 내려가는 구간이다.

  2. 한국 쪽에서 구조적 개선 쇼크가 나오는 경우

    • 연금·복지·재정·에너지·AI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EXIT PLAN 패키지,

    • 중장기 성장·인구·전력·재정을 동시에 다루는 “큰 설계도”가 나올 때이다.

현실적으로, 우리 시나리오에서 2번에 해당하는 이벤트는 가능성 자체가 매우 낮다고 깔고 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1,300대는 “좋은 시나리오의 평균”이 아니라, 거의 tail에 가까운 구간이다.

그래서 정리하면,

BASE(중력중심)는 1,400원대,
1,500원대는 미국 term premium 재상승 + 한국 구조리스크 + 정치화된 환방어가 충돌할 때 열리는 스트레스 구간으로 보는 것이 구조적으로 일관된다.

 


3. 시간축으로 겹쳐 보기: 1H26 → 2H26 → 2027~28년


이제 2편에서 정리한 미국 금리 시나리오
지금까지 정리한 한국 구조 디스카운트를 시간축으로 겹쳐 보자.

3-1. 1H26: 숫자는 예쁘다, 원화는 “완화된 약세”


1H26은 미국 입장에서 숫자가 가장 좋아 보이는 구간이다.

  • OBBBA 감세 환급 → 1분기 소비(C) 부스트

  • AI·에너지 CAPEX → 투자(I) 상방

  • 선거 전 확장재정 → 정부지출(G) 플러스

  • 공급발 디스인플레이션 덕에 물가는 3% 안팎으로 내려와 있다.

이 환경에서 연준은

  • 5%대 정책금리를 3%대로 내리는 **1차 인하(정상화)**를 할 여지가 생기고,

  • QT 종료·T-bill 매입으로 유동성 환경을 중립에 가깝게 돌린다.

달러 입장에서는

“성장도 괜찮고, 물가도 내려가고, 금리도 조금 내린다”

 

라는 골디락스 내러티브가 만들어지기 쉽다.

이 국면에서 원·달러를 보면,

  • 2024~25년의 급격한 약세 구간(예: 1,500 테스트)에서
    일부 되돌림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다.

  • 그러나 그 되돌림은 구조 개선이 아니라
    “미국 금리 정상화+달러 강세 피크 조정”에 따른 기술적 숨고르기에 가깝다.

그래서 1H26 원화는

“강세”라기보다는 “완화된 약세”,
평균 1,400 근처에서 상하로 흔들리되,
구조적 중력은 여전히 1,400대에 있다는 상태
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3-2. 2H26: 확장재정 재개, term premium 씨앗이 심어지는 구간


문제는 2H26부터이다.

2편에서 설정한 것처럼,

  • 선거 직후 확장 재정이 재개되고,

  • 감세·지출 확대로 구조적 재정적자가 다시 커지고,

  • 국채 발행, 대외 불균형, 연준 정치화 리스크가 겹치면,

시장은 다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미국이 이렇게 계속 빚을 내면서도
장기금리가 3%대 중반에서 고정될 수 있나?”

 

여기서 생기는 것이 term premium 상승이다.

  • 기준금리는 3%대 초반~중반에서 동결되어 있어도,

  • 10년·30년 금리는

    • r*(실질 1% 내외) + 인플레(2~3%) + term premium

    • 4~5%대의 높은 장기금리가 형성될 수 있다.

    • 이 과정은 이미 2023년 미국 국채 금리 급등 때도 부분적으로 경험했다.
      연준 분석 노트

이 시점에서 원화는 두 겹의 압력을 받는다.

  1. 달러 쪽:

    • “성장+높은 장기금리+term premium”을 동시에 제공하는 자산으로서의 미국.

  2. 원화 쪽:

    • 앞서 요약한 저성장·빠른 부채·비기축·EXIT PLAN 부재라는 구조적 디스카운트.

그 결과, 2H26 이후 원화 약세 2라운드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 1H26에 숨을 돌렸던 환율이

  • 2H26부터는 다시 1,400 상단~1,500원을 향해 기어 올라가는 구조이다.




이때 정부·한은·국민연금의 개입이 본격적으로 “정치화”되기 시작한다.

  • “1,500원은 안 된다”

  • “원화는 구조는 튼튼한데, 시장이 과도하게 투기한다”

  • “시장실패를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

는 프레임이 힘을 얻을수록,
개입은 시장실패를 막는 수술이 아니라
정치 프로젝트로 성격이 변한다.

3-3. 2027~28년: term premium 쇼크 + 정부실패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는 시기


같은 정책·성장 조합이 2~3년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 미국 재정적자·국채 공급 확대,

  • 연준 정치화 논란,

  • 지정학·무역마찰로 인한 대외 불균형,

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2027~28년에는 term premium 쇼크(장기금리·스프레드 급등 이벤트)**가 한 번쯤 터질 확률이 커진다.

이때 한국은 어떤 상태인가.

  • 성장률은 여전히 2% 안팎,

  • 부채비율은 60%대 중반으로 올라와 있고,

  • 연금·재정·에너지·AI EXIT PLAN은 여전히 가시화되지 않았으며,

  • 2~3년에 걸친 환율 방어전으로

    • 외환보유고·스와프 여력,

    • 국민연금의 환헤지 포지션,

    • 정부·한은의 정책 신뢰까지 소진되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1,500원대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프레임이 되어 있을 수 있다.

“이 레벨을 방어하지 못하면 정권 실패,
방어하면 시장을 이긴 정부”


바로 여기서 1992년 영국 파운드 방어와의 구조적 유사성이 커진다.

  • 영국은 ERM 하단을 정치적 마지노선으로 만들었다가,
    시장과 정면충돌 끝에 정부실패로 귀결되었다.
    영국 파운드 위기 개요

  • 한국도 1,500원을 정책·정치 마지노선으로 삼는 순간,
    제도는 다르지만 **“펀더멘털이 불리한 쪽이 환율 방어를 떠안는 구조”**가 닮아간다.

이 구간에서의 핵심 위험은

**“시장실패를 바로잡겠다며 시작한 개입이
정부실패(연금손실·보유고 소진·정책신뢰 붕괴)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4. 시장실패 vs 정부실패: 어디까지가 정당한 개입인가


환율 개입이 항상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문제는 무엇을 시장실패로 정의하느냐이다.

  • 단기 패닉·유동성 부족으로
    환율이 짧은 시간에 5~10% 튀는 상황은
    정부·한은·공적부문의 개입으로 완화할 정당성이 있다.
    → 이 경우 개입은 “가격 수준”이 아니라 “속도·변동성”을 조정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가정한 세계에서는,

  • 미국의 r* 상향,

  • term premium 누적,

  • 한국의 구조적 디스카운트(저성장·부채 속도·비기축·EXIT PLAN 부재)가
    같이 움직이고 있다.

이 경우 원·달러 1,400~1,500원대는

“시장이 잠시 미친 가격”이 아니라,
**“미·한 구조 격차와 한국 구조적 디스카운트를 가격으로 반영한 결과”**에 가깝다.

 

이 구조적 변화를

“시장실패”라고 부르며
공적 자금·연금·보유고로 억누르기 시작하는 순간,

 

이제부터는 시장실패가 아니라 정부실패 리스크가 핵심이 된다.

1992년 영란은행의 교훈은 간단하다.

**“펀더멘털이 허용하지 않는 환율 레벨을
시장실패라는 이름으로 고정하려 들면,
시장실패보다 더 큰 정부실패가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도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야 한다.

  • 1,500원이 정말로 **“시장의 오류”**인가,

  • 아니면 **“한국 구조적 디스카운트와 미국 term premium가 반영된 새 레벨”**인가.




전자를 전제로 정책을 짜면,
개입은 영국식 “파운드 방어”와 닮아갈 수밖에 없다.


5. 정리: 이 시나리오에서 원·달러 환율은 어떻게 흘러가는가


이제 전체 시나리오를 한 번에 정리해 보겠다.

  1. 미국

    • AI 투자·감세 환급·확장재정 덕분에
      성장은 2010년대보다 높은 레벨을 유지한다.

    • r*는 생산성·잠재성장률 상승으로
      실질 0% → 1% 안팎으로 상향되고,

    • 2H26 이후 재정적자·국채 공급·정치 리스크로
      term premium이 누적·재상승한다.

    • 이로 인해 미국 10년·30년 금리는
      명목 3~5%대에서 고착되는 고금리 구조가 된다.

  2. 한국

    • 성장률은 2% 안팎,

    • 일반정부 부채는 비기축국 중 최고 속도로 증가,

    • 비기축통화, EXIT PLAN 부재라는
      구조적 디스카운트를 안고 있다.

    • 이 구조에서 원화는
      **“성장도, 이자도 미국보다 못 주는 통화”**가 된다.

  3. 환율

    • 1H26에는 연준 1차 인하·디스인플레이션 덕분에
      원·달러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으나,
      이때도 중력중심은 이미 1,400원대에 가깝다.

    • 2H26 이후 확장재정·term premium 누적,
      한국 구조 디스카운트 지속,
      정치화된 환방어가 겹치면서
      원·달러 1,500원대가 열리는 2차 약세 국면이 재개될 수 있다.

    • 정부·한은·국민연금의 개입은
      방향(약세) 자체를 바꾸기보다,
      1,500원 이상으로 가는 속도와 타이밍을 늦추는 역할
      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1. 정책 리스크

    • 이 과정에서 환율이
      “시장 가격”이 아니라 “정권 성적표”로 소비되면,
      개입은 시장실패 방어가 아니라 정부실패 리스크로 바뀐다.

    • 1992년 영란은행처럼 단 하루에 붕괴하는 드라마는 아닐 수 있지만,
      **“느리게 진행되는 블랙 웬즈데이”**에 가까운 시나리오로 수렴할 위험이 있다.

마지막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게 쓸 수 있다.

AI·감세·확장재정 덕분에 미국은 r*와 term premium을 동시에 위로 끌어올리는 나라가 되는 반면, 저성장·부채·비기축·EXIT PLAN 부재 속에 한국은 구조적 디스카운트를 피하지 못하는 나라가 된다. 

이 조합이 계속되는 한, 원·달러 환율의 BASE는 1,400원대에 고정되고, 2H26 이후 재정적자와 term premium 재상승, 정치화된 환율 방어가 겹치는 시점마다 1,500원대가 열리는 2차 약세 국면이 반복될 수 있다. 

그때도 환율 수준을 일방적으로 시장실패로 규정하며 정부가 개입을 이어 간다면, 문제의 초점은 약한 원화가 아니라 시장실패를 교정하려다 오히려 정부실패를 초래하는 구조로 옮겨가며, 그 과정에서 한국 자산과 원화에 대한 구조적 디스카운트 요인만 더 강화될 것이다.

 

=끝

 

생각정리 148 (* 생각정리 147 (* 2026년 미국 시나리오-2 금리)

휴가기간동안 꽤나 굵직한 이슈들이 많이 나온것 같다.

여행기간 동안 머릿속에 둥둥떠다녔던 금리전망에 관한 생각을 하나로 엮어서 글로 기록해본다.


2026년 미국 금리 시나리오


– 한 번 내리고, 더 높은 바닥에서 멈추는 금리


0. 문제의식: 왜 지금 금리 구조를 다시 봐야 하는가


1편에서 2026년 미국경제를
**“C·I·G는 강하고, NX는 약한 고성장–고불안정 구조”**로 정리했다.

이 글(2편)은 같은 시나리오를 금리의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다.
초점은 다음 세 가지이다.

  1. 중립 실질금리 r 상향*:
    왜 “다시 제로금리로 돌아가는 세계”가 아니라
    “3% 안팎에서 새 바닥을 형성하는 세계”인지를 정리한다.

  2. 한 번 내리고, 다시 올릴 수 있는 2차 타이트닝:
    디스인플레이션 이후에도 AI·재정·유동성 결합이 금융여건을 과열시킬 수 있는 메커니즘을 본다.

  3. 정책금리 vs 시장금리(금융여건) 디커플링과 TERM PREMIUM 쇼크:
    특히 2H26~2027·2028년으로 갈수록
    TERM PREMIUM(장기금리 위험 프리미엄) 쇼크를 안고 가는 구조적 리스크
    어떻게 누적되는지 시간축으로 정리한다.


1. 전제: 금리에만 필요한 최소한의 거시 설정


세부 거시 스토리는 1편에 있으므로,
금리 분석에 필요한 부분만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1. 정책·제도 환경

  • 트럼프 2기,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 연준 의장 인사에 대한 정치적 압력,
    점도표 폐지·2% 인플레 타깃 재검토 논의.

  • 형식적 독립성은 유지되지만,
    정치적 압력이 매우 강한 연준이라는 전제이다.

  1. 정책 믹스

  • OBBBA 감세 + 2026년 1분기 대규모 세금 환급 → 소비(C) 1회성 부스트.

  • AI·에너지 인프라 CAPEX → 투자(I) 구조적 상방.

  • 2026년 상반기, 선거를 앞둔 확장 재정(G).

  • QT 종료 + T-bill 매입 → 연준 대차대조표 완만한 재팽창(미니 QE).

  1. 실물·물가 구조

  • AI·CAPEX로 잠재성장률이 2010년대보다 높은 레벨로 이동.

  • 유가·에너지 공급, 서비스 효율화, 주거비 디스인플레이션 →
    공급발 디스인플레이션, 즉 “성장은 나오는데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인 환경이다.

이 전제 위에서 금리를 본다면,
우리가 다루는 세계는 한 줄로 요약해 다음과 같다.

**“성장·투자·유동성은 강하고, 물가는 공급 측 덕에 버티는 세계에서
금리는 어디까지, 어떻게 내려갈 수 있는가”**가 핵심 질문이다.

 


2. 금리의 기준틀: 단기 인플레이션 vs 장기 r*·TERM PREMIUM


금리 경로를 볼 때 가장 먼저 분리해야 하는 축은 두 가지이다.

  1. 단기·중기: 인플레이션·고용과 정책금리

  2. 장기: 중립 실질금리 r*와 그 위에 얹히는 term premium

2-1. 단기·중기: 디스인플레이션이 만들어 주는 ‘1차 인하 여지’


연준이 단기적으로 보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 실제 인플레이션(π) vs 목표(π* = 2%)의 차이,

  • 실업률·성장률 vs 잠재 수준의 괴리.

우리가 상정하는 2025년 말~2026년 초의 환경은 다음과 같다.

  • 헤드라인 물가: 3% 안팎, 핵심 물가는 점진적인 하향.

  • 실업률: 완전고용을 약간 상회.

  • QT 종료, T-bill 매입 개시 → 대차대조표는 더 이상 줄지 않고 느리게 확대


즉,

**“인플레 피크(7~9%) 시기 대비 상당히 식었고,
실물지표는 침체라 부를 정도는 아닌 상태”**이다.


이 조합에서는

  • 2022~23년의 5%+ 기준금리는 과잉긴축 영역이었고,

  •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된 2025~26년에는
    정책금리를 중립 수준 근처까지 내릴 정당성이 생긴다.

따라서 1차 금리 인하 사이클

**“완화로의 본격 전환”이라기보다는
“고강도 긴축을 중립으로 되돌리는 정상화 과정”**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2-2. 장기: r*는 왜 2010년대보다 높은 레벨에서 형성될 수 있는가


중립 실질금리 r*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경제가 잠재성장률로 성장하고, 인플레가 목표 수준에 안정돼 있을 때의 실질금리”


이를 결정하는 것은 단기 물가가 아니라 구조 요인이다.

  • AI·디지털 전환에 따른 총요소생산성(TFP) 개선

  • 인구·노동공급

  • 재정·부채 구조

  • 글로벌 저축·투자 균형

이 시나리오에서 r*를 끌어올리는 요인은 크게 두 갈래이다.

  1. AI·CAPEX에 의한 잠재성장률 상향

  • 데이터센터·클라우드·HPC·전력망·에너지 인프라까지 이어지는 CAPEX는
    단순한 경기부양이 아니라 생산능력·생산성 자체를 끌어올리는 투자이다.

  • 이 경우 잠재성장률은 2010년대(2% 내외)보다
    한 단계 높은 2% 중후반~3% 근방에서 형성될 수 있다.

  1. 재정·대외 불균형 확대 → TERM PREMIUM 상방 압력

  • 감세·지출 확대 → 구조적 재정적자 확대.

  • 강한 내수·투자 + 관세·대외마찰 → 경상수지·대외 불균형 확대.

  • 이는 r*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 위에 얹히는 **term premium(장기금리 위험프리미엄)**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종합하면,

  • 실질 r*는 AI·생산성·잠재성장률 상승 때문에
    0% 내외(2010년대) → 1% 안팎으로 상향될 수 있고,

  • **시장 기준 장기 금리(10년물)*
    r
    + 인플레(2~3%) + term premium을 반영해
    **명목 3~4%대가 “새로운 중립 레벨”**에 가까운 그림이 된다.

이 세계는

**“다시 제로금리로 돌아가는 세계”가 아니라,
“한 번 내리고, 3% 안팎에서 바닥을 새로 정하는 세계”**이다.

 


3. 금리 경로 3단계: 0단계 → 1단계 → 2단계


시간축 기준으로 금리 경로를 구조화하면 다음과 같다.

  1. (0단계) 인플레 피크와 고강도 긴축기 – 2022~23년, 이미 경과

  2. (1단계) 디스인플레이션 + 1차 인하 – 2024~1H26

  3. (2단계) AI CAPEX와 r* 정착 – 2H26 이후 구조 구간

3-1. (0단계) 인플레 피크와 고강도 긴축기 – 이미 지난 구간

  • 시기: 2022~23년.

  • 특징:

    • 인플레이션 7~9%.

    • 기준금리 0%대 → 5%+로 급격한 인상.

    • QT 본격화, 대차대조표 축소.

이 구간에서 금리는

  • 인플레 대비 실질로 크게 플러스,

  • 잠재성장률·r* 모두를 상회하는 강한 긴축 구간이다.

정책 목표는 단 하나였다.

“인플레이션을 꺾는다.”


3-2. (1단계) 디스인플레이션 + 1차 인하 – 2024~1H26


우리 시나리오에서 현재 위치는 여기에 가깝다.

조건:

  • 인플레는 명확히 피크아웃,
    목표(2%)보다는 높지만 3% 안팎으로 내려온 상태.

  • 실업률은 완전고용에서 약간 위.

  • QT 종료, T-bill 매입 → 준비금 확장, 유동성 환경은 긴축에서 중립 쪽으로 이동.

연준의 판단은 대략 다음과 같다.

  • 5%+ 금리는 더 이상 필요 없다.

  • 디스인플레이션·고용을 감안하면 3%대 중립 수준까지는 내릴 수 있다.

  • 그러나 제로금리로 돌아갈 명분은 없다.

그래서 1단계의 금리 경로는

  • 5%+ → 3%대 중반 근처까지의 1차 인하,

  • 고강도 긴축을 중립으로 되돌리는 정상화 과정이다.

3-3. (2단계) AI CAPEX + r* 정착 – 2H26 이후 구조적 구간


2H26 이후에는 1편에서 설정한 C·I·G 구조가 본격적으로 실물에 반영되는 구간이다.

  1. 총수요는 여전히 강하다

  • OBBBA 환급, 세후소득 개선, 에너지 가격 완화 → 소비(C) 견조.

  • AI·에너지 CAPEX → 투자(I) 상방.

  • 상반기 확장 재정 → 정부지출(G) 플러스.

  1. 총공급도 개선된다

  • AI 서비스 생산성·에너지 공급·주거비 디스인플레이션 →
    물가 상단을 눌러 주는 힘.

따라서,

“실질 성장률은 높고, 인플레는 생각보다 안정적인 구간”


이 나올 수 있다.

이때 자연스러운 정책금리 레벨은,

  • 실질 r* ≒ 1% 내외,

  • 인플레 ≒ 2~3%,

명목 3~4%대가 중립 구간이다.

1단계에서 5%+ → 3%대로 내려온 후,

  • 정책금리는 3%대에서 동결,

  • 혹은 r* 근처에서 플랫하게 유지,


되는 그림이 베이스 시나리오이다.

즉, 2단계의 금리는

**“다시 제로로 회귀하지 않고, 3% 안팎의 더 높은 바닥에서 고착되는 구조”**이다.

 


4. 2차 타이트닝: 왜 “한 번 내리고 끝”이라고 보기 어렵나


지금까지는 금리가

“한 번 크게 내리고, 3%대에서 멈춘다”


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1편에서 설정한 정책·성장·유동성 조합은
2차 타이트닝(두 번째 인상 라운드) 리스크를 내포한다.

4-1. 1차 인하 이후 나타나는 금융여건의 과도한 완화


정책금리를 5%+에서 3%대로 낮추고,
QT를 끝내고, T-bill 매입까지 시작하면 다음과 같은 과정이 나타날 수 있다.

  • 연준 예치금·머니마켓·단기 국채에 있던 자금이
    대출·회사채·사모·주식으로 이동한다.

  • 신용스프레드는 축소되고,

  • 주식·부동산 등 위험자산은 리레이팅될 수 있다.

  • 특히 우량 차입자의 조달금리는
    정책금리 인하폭 이상으로 떨어질 여지도 존재한다.

즉,

표면적인 정책금리는 “중립 수준”인데,
실제 금융여건은 훨씬 느슨한 상태가 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 AI·에너지 CAPEX 확대,

  •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

  • 레버리지 확대,

가 결합되면 총수요 과열 구간으로 넘어갈 수 있다.

4-2. 연준 반응함수에 금융여건 항이 본격적으로 들어온 순간


연준의 반응함수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정책금리 ≒ r* + 목표 인플레
 + (실제 인플레 − 목표 인플레)
 + (실제 성장·실업 − 잠재 수준)
 + (금융여건 과열·불균형)


0단계에서는 마지막 항(금융여건)이 거의 무시되고
인플레만 보고 올리는 구간이었다.

1단계에서는

인플레가 충분히 꺾였으니
과도한 긴축을 중립 수준으로 되돌리는 인하


가 정당화되는 국면이다.

2단계에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진다.

  • 헤드라인 인플레: 목표 근처 또는 약간 상회,

  • 실업률: 잠재 수준 근처,

  • 금융여건·자산가격·레버리지: 과열 신호,

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 연준은

“인플레만 보면 지금 금리는 중립이지만,
금융여건이 너무 느슨하다면 한 번 더 조일 필요가 있다”


고 판단할 수 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2차 타이트닝이다.

  • 정책금리를 추정 r*보다 조금 위로 다시 올려

  • 두 번째 타이트닝 라운드로 시장 과열을 식히는 것이다.


숫자로 예시를 들면,

  • 0단계: 5%+

  • 1단계: 3%대 초반~중반까지 인하

  • 2단계: 과열·r* 상향을 반영해 3%대 후반~4% 근방까지 재인상

같은 경로가 될 수 있다.


핵심은,

**“이번 사이클은 그냥 ‘한 번 내리고 끝나는’ 그림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2차 타이트닝이 뒤따를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다.

 


5. 정책금리 vs 시장금리 디커플링과 TERM PREMIUM 리스크


이제 1편에서 논의한 재정·대외 리스크를 합치면,
정책금리 숫자만으로는 실제 긴축·완화 정도를 설명할 수 없는 구간이 생긴다.
크게 두 가지 디커플링 시나리오로 정리할 수 있다.

5-1. 시나리오 A: 연준은 내리는데, 시장금리는 안 내려가는 경우


재정·대외 설정은 다음과 같다.

  • OBBBA 감세 + 확장 재정 → 구조적 재정적자 확대.

  • 강한 내수·투자 + 관세·대외마찰 →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

  • 연준 정치화·타깃 재검토 논란 → 정책 신뢰 약화.

이 조합이 일정 임계치를 넘으면,

  • 국채 공급 증가,

  • 외국인 수요 둔화,

  • 신용등급·전망 논쟁,

이 겹치며 TERM PREMIUM(장기금리 위험 프리미엄) 점프가 나올 수 있다.


그 경우,

  • 기준금리: 3%대(1차 인하 이후),

  • 10년·30년 금리: TERM PREMIUM 때문에 4~5%대에서 고착,

  • 회사채·크레딧 스프레드: 정책금리 대비 높은 수준 유지,

라는 그림이 가능하다.

여기서 실물과 자산을 조이는 것은

**“연준이 설정한 숫자로서의 정책금리”가 아니라,
“채권·크레딧 시장이 요구하는 TERM PREMIUM”**이다.

 

즉,

정책금리는 인하 사이클인데,
실제 금융여건은 여전히 타이트한 디커플링 시나리오
이다.

 

5-2. 시나리오 B: 시장이 먼저 완화로 달리고, 연준이 2차 타이트닝으로 따라가는 경우


반대로 2단계 초기에,

  • 디스인플레이션과 추가 인하 기대,

  • AI·생산성·이익에 대한 낙관,

  • 연준·재정이 동시에 경기 상방을 자극,

이 만나면,

  • 주식·크레딧·레버리지가 정책금리보다 앞서서 완화 사이클에 진입하고,

  • 장기금리도 잠시 r* 수준 또는 그 아래까지 눌릴 수 있다.


연준 입장에서는

“정책금리는 중립인데,
시장은 이미 지나치게 완화 모드로 가 있다”


는 상황이다.

이때 등장하는 대응이 바로 앞서 언급한 2차 타이트닝이다.

즉,

  • 시나리오 A: 정책금리는 내렸는데, TERM PREMIUM 때문에 시장금리는 높게 남는 경우.

  • 시나리오 B: 시장금리·자산이 먼저 완화로 달리고, 연준이 2차 인상으로 뒤늦게 따라가는 경우.

공통점은,

**“정책금리 수준만 봐서는 진짜 긴축·완화 정도를 알 수 없는 국면”**이 온다는 점이다.
이 국면에서는 시장금리·스프레드·자산가격이 실물·자산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6. 시간축별 리스크 프로파일: 1H26 vs 2H26 vs 2027·2028년


이제 같은 내용을 시간축 기준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6-1. 1H26: 숫자는 가장 좋아 보이는 시기


1H26은 정책 조합상 “숫자가 가장 예쁘게 나오는” 구간이다.

  • 1Q: OBBBA 세금 환급 → 소비·소매·서비스 지표 상향.

  • 상반기: 선거를 염두에 둔 확장 재정 집행 → 고용·투자 지표 상향.

  • AI·에너지 CAPEX 모멘텀 유지.

  • 디스인플레이션 진행, 기준금리는 1차 인하에 들어간 상태.

이때 시장 내러티브는

“성장도 괜찮고, 물가도 잡히고, 금리는 내려간다”


는 식의 **“골디락스/소프트랜딩 스토리”**로 수렴하기 쉽다.

TERM PREMIUM 리스크는 이 시기에

  • **“이미 폭발한 문제”라기보다는,
    “구조적으로 쌓이고 있는 백그라운드 리스크”**에 가깝다.

1H26 하나의 연도·구간만 놓고 보면,

  • TERM PREMIUM 쇼크가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터져 있는 상태일 확률
    대략 20% 안팎의 테일 리스크 정도로 보는 것이 균형적이다.

6-2. 2H26: 숫자는 여전히 좋지만, 재정·정책 신뢰 리스크가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


2H26로 넘어가면, 상반기 정책의 효과가 통계·자산시장에 반영된 상태가 된다.

  • 성장률·이익·고용은 여전히 좋게 찍힌다.

  • 인플레이션은 헤드라인 기준으로 2~3%대에서 안착해 가는 모습일 수 있다.

  • 정책금리는 이미 1차 인하 후 3%대 근처,
    연준은 “중립 근처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구간에 들어간다.

그러나 동시에,

  • 재정적자 확대, 국채 발행 증가,

  • 연준 정치화·점도표 폐지·타깃 재검토 논란,

  • 대외 불균형(경상수지·달러, 관세 마찰),


등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본격적으로 쌓이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2H26은:

  • 헤드라인 숫자(성장·고용·이익)는 아직 매우 좋아 보이지만,

  • 뒤에서는 TERM PREMIUM 리프라이싱을 위한 재료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 시점에서도

  • TERM PREMIUM 쇼크가 “완전히 폭발해 버린 상태”일 확률은
    여전히 20~30%대 테일에 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 대신, 이후 27·28년에 터질 사건의 씨앗이 이 구간에서 심어지는 구조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6-3. 2027·2028년: TERM PREMIUM 쇼크가 수면 위로 드러날 확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시기


같은 정책·성장 조합이 몇 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2027·2028년으로 갈수록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 재정적자·부채비율이 숫자로 더 명확하게 안 보이는 구간에서
    등급·전망 논의, 국채 수급 불안이 반복적으로 불거질 수 있다.

  • 연준은 한 번 금리를 내린 뒤 3%대에서 동결하고 싶어하지만,
    물가·성장·자산가격·금융여건 지표가 **“겉으로는 좋아 보이는 상태”**에서
    둘 중 하나의 압력을 받게 된다.

    • (1) 시장이 재정·정책 신뢰를 의심해 TERM PREMIUM을 스스로 올리거나,

    • (2) 시장이 과열되면 연준이 2차 타이트닝으로 뒤늦게 따라간다.

  • 어느 경우든, 장기금리·크레딧 스프레드가 정책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고착되기 쉽다.


따라서 2024~2028년 같은 중기 horizon 전체를 놓고 보면,

  • 이 기간 어딘가에서 TERM PREMIUM 쇼크(장기금리·스프레드 급등 이벤트)가 한 번쯤 발생할 확률
    40~50% 수준까지 올라간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 시기만 놓고 보면,
    1H26보다는 2H26, 2H26보다는 2027·2028년에 그 리스크가 수면 위로 드러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구조이다.

즉, 이 시나리오에서

**“26년 상반기는 매우 좋아 보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특히 27·28년 이후 TERM PREMIUM 쇼크를 안고 가는 구조적 리스크가 커지는 그림”**이다.

 


7. 결론: 금리 구조를 한 줄로 요약하면


1편에서 2026년 미국경제를

“C·I·G는 강하고, NX는 약한 고성장–고불안정 구조”

 

로 정의했다면,
이를 금리에 옮긴 2편의 결론은 다음 네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중립금리(r)는 2010년대보다 위로 옮겨간다.*
    AI·CAPEX·잠재성장률 상승 때문에 실질 r*와 명목 중립금리는
    명목 3% 안팎의 더 높은 레벨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제로금리 복귀는 베이스가 아니라 테일이다.

  2. 이번 사이클은 “한 번 내리고 끝나는” 구조가 아니다.
    1차 인하는 고강도 긴축을 중립 수준으로 되돌리는 정상화 과정에 가깝고,
    이후 금융여건·자산·레버리지가 과열되면
    *정책금리를 r 위로 다시 올리는 2차 타이트닝**이 등장할 수 있다.

  3. 정책금리와 시장금리는 서로 디커플링될 가능성이 크다.
    재정·대외·신뢰 리스크가 누적되면
    정책금리는 내려가도 장기금리·스프레드는 높은 상태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시장이 먼저 완화로 달려 연준이 뒤늦게 2차 인상으로 따라가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 구간에서는 정책금리 레벨보다 시장금리·금융여건이 실물·자산을 더 강하게 지배한다.

  4. TERM PREMIUM 쇼크는 26년보다는 27·28년 이후에 더 크게 위협이 된다.
    26년 상반기는 지표가 가장 좋아 보이는 구간이지만,
    같은 조합이 유지될수록 27·28년 이후 TERM PREMIUM 쇼크가 수면 위로 드러날 확률
    유의미하게(40~50% 수준까지) 높아지는 구조이다.

이를 완전히 압축하면 다음 한 줄이다.

이 시나리오에서 미국 금리는
단기적으로는 “내리지만”,
장기적으로는 “예전보다 높은 바닥(명목 3% 안팎)에서 멈추고,
2차 타이트닝과 TERM PREMIUM 쇼크 리스크를 안고 가는 금리” 구조이다.

 

(3편은 이어서 원달러 환율)

생각정리 147 (* 2026년 미국 시나리오-1 GDP )

2026년 미국경제 시나리오 – 고성장과 불안정의 동거

최근 원자재 시장 흐름이 심상치 않아 2026년 매크로 뷰를 다시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그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되돌아보면 2022년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던 초입에도, 어김없이 커머디티 시장에 투기성 자금이 먼저 유입됐던 기억이 있다.

ATH



ATH


https://www.yna.co.kr/view/GYH20251224000100044?section=graphic/index



1. 트럼프 2기, 연준 의장 인사와 통화정책의 정치화


2026년 5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임기 종료를 앞두고, 연준 의장 임명권은 트럼프에게 있다.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 “금리를 내릴 사람만 연준 의장에 앉히겠다”,

  • “금리를 충분히 내릴 의사가 없으면 임명하지 않겠다”,

  • “차기 연준 의장은 금리 결정에서 대통령과 상의해야 한다”


는 식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으며, 케빈 워시, 케빈 해싯 등을 후보군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는 연준 의사결정에 대한 정치적 압력 강화로 해석된다.

다만 제도적으로 보면, 연준 의장은 FOMC 내에서 1인의 위원에 불과하다. FOMC는

  • 7명의 이사(상원 인준),

  • 12개 지역 연은 총재(이 중 5명 투표권)


으로 구성된 위원회 구조이다. 의장이 단독으로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의제 설정과 커뮤니케이션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사실이다.

정리하면,

  •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은 후퇴하고,

  • 통화정책의 정치화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차기 의장 개인뿐 아니라, 연준 이사회·지역 연은 인선 전체를 함께 보면서 “정책 신뢰도”를 의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2. 베센트의 연준 비판: 점도표, 인플레이션 타깃, 연준 개조 구상


트럼프 2기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연준을 겨냥해 일관된 비판을 제기한다. 핵심 방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2-1. 물가·관세 전망 실패에 대한 공격

  • 관세 인상과 서비스 물가에 대해 연준이 반복적으로 예측에 실패했고,

  • 이는 연준의 모델·전망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기존의 정책 프레임워크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손질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2-2. 점도표(dot plot) 폐지 가능성


베센트는 점도표에 대해

  • 시장에 과도한 확신을 제공하고,

  • 개별 위원의 금리 경로 추정이 사실상 포워드 가이던스로 작동해

  • 연준의 정책 운신 폭을 줄인다고 비판한다.

향후 새 의장이 점도표 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는 시그널까지 나오면서, 시장은 “향후 연준이 지금과 다른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재설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점점 가격에 반영하게 된다.

2-3. 인플레이션 타깃(2%) 재검토 시사

베센트는 현재의 2% 물가 목표가 성장과 고용에 대한 제약이 되고 있다고 보고,

“우선 2%를 달성한 이후, 그다음 단계에서 물가 목표 프레임워크 자체를 재검토할 수 있다”

 

는 취지의 발언을 한다. 시장은 이를

  • 2.5~3% 수준의 사실상 타깃 상향 가능성,

  • 나아가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해 부채를 녹이려 한다”**는 의도

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정리하면, 베센트의 구상은

  • 점도표 폐지,

  • 인플레이션 타깃 재검토,

  • 연준 역할·커뮤니케이션 방식의 구조적 수정

을 통해, 연준을 “성장 친화적” 정책기관으로 재설계하려는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3. 3-3-3 플랜: 숫자와 현실성


베센트가 제시한 3-3-3 플랜은 세 개의 ‘3’으로 요약된다.

  1. 실질 GDP 성장률 3%

  2. 재정적자/GDP 비율 3% 수준

  3. 하루 300만 배럴(b/d) 추가 원유 생산

두 번째 ‘3’는 **인플레이션 타깃 3%가 아니라, 재정적자 비율 3%**이다. 즉, 이 플랜의 표면적 메시지는

  • 3%대 안정적 성장,

  • 관리 가능한 재정 적자(3%),

  • 에너지 공급 확대를 통한 물가 안정 및 성장기반 강화

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 리포트와 시장 평가는 대체로 회의적이다. 흔히 나오는 평가는 다음과 같다.

  • 감세와 지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재정적자를 3%로 묶는 것은 현실성이 낮다.

  • 300만 b/d 증산 역시 인허가·규제·환경 이슈·투자 시차 등을 감안하면 목표 대비 미달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실제 결과는

“2%대 성장 – 6%대 재정적자 – 증산 미달(2-6-0에 가까운 구조)”


에 가깝게 귀결될 수 있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즉, **“높은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재정·에너지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하겠다”**는 신호를 유권자·시장에 주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4. OBBBA와 2026년 1분기 세금 환급: C(소비)의 구조


트럼프의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는 2025년 소득에 소급 적용되는 감세 패키지이다. 주요 골자는 다음과 같다.

  • 팁(tip) 및 야근수당(overtime)에 대한 소득세 면제

  • 각종 공제 확대

  • 일부 세율 인하

많은 근로자가 2025년에 W-4(원천징수) 조정을 하지 않은 채 기존 세율로 원천징수를 당해 왔기 때문에, 2026년 1분기에 과다 원천징수분에 대한 대규모 환급이 한꺼번에 발생하게 된다.

구조적으로 보면,

  • 1,000~1,500억 달러 규모,

  • 가구당 1,000~2,000달러 수준의 환급이 2026년 1분기에 집중된다.

이는 명목 GDP 대비 약 0.3~0.5% 수준이며, 한 번에 지급되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률 0.2~0.4%p 정도를 끌어올리는 1회성 부스트로 볼 수 있다.

이후에는 근로자들이 W-4를 조정하면서,

  • 매월 **세후소득(실질 임금)**이 소폭 상향되고,

  • 2026년 전체에 걸쳐 민간소비의 기초체력이 이전 대비 강화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에너지 측면에서는 3-3-3 플랜에 따른 300만 b/d 증산 목표가 시차를 두고 일부라도 실현된다면,

  • 휘발유·디젤 가격을 낮추고,

  • 운송비·물류비를 통해 다른 재화 가격까지 간접적으로 안정시키는 효과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2026년 C(소비)는

  • 대규모 환급·세후소득 개선,

  • 에너지 가격 완화,

  • 양호한 고용

에 힘입어 평년 대비 강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관세 인상은 수입재 가격을 올려 실질 구매력을 일부 잠식하는 요인이므로, 순효과는

“정책 덕분에 소비는 강하지만, 관세로 인해 일부 마찰이 존재하는 구조”


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5. 연준 대차대조표: QT 종료 이후, 사실상의 완화 재개


팬데믹 직후 연준 대차대조표는 약 8.9조 달러까지 확대되었다. 2022년 6월 이후 시작된 QT를 통해

  • 2025년 중반 기준 약 2.3~2.4조 달러 축소,

  • 잔액 약 6.6조 달러 수준까지 감소한 상태이다.


이후 연준은 정책 방향을 전환한다.

  • QT 종료 선언,

  • MBS 만기분을 **단기 국채(T-bill)**로 재투자,

  • 매월 수백억 달러 규모 T-bill 매입 프로그램 가동,

을 통해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하고, 준비금을 다시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연준은 이를 “준비금 관리(reserve management)”이며 QE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 “레이블만 바뀐 사실상의 QE5”라는 비판,

  • “형식적으로는 QE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통화 완화·유동성 공급 확대에 가깝다”는 평가

가 동시에 존재한다.

정리하면,

  • 2.3~2.4조 달러 규모 QT 이후,

  • QT 종료 + T-bill 매입 조합을 통해 완화 기조에 가까운 방향 전환이 이미 진행 중인 국면이다.

이는

  • 단기·중기 금리의 상단을 제어하고,

  • 재정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채 금리 급등을 막으려는 의도가 담긴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6. 2026년 미국 GDP를 C+I+G(+NX)로 본 구조적 그림


2026년 미국 GDP를 간단한 항등식으로 보면,

GDP = C + I + G + NX


이다. 이 가운데 성장에 실질적인 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C·I·G이고, NX는 방향성만 간단히 보는 수준으로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6-1. C(소비): 세금 환급·임금·에너지의 삼각구조


앞서 정리한 것처럼,

  • 1분기 대규모 세금 환급,

  • W-4 조정에 따른 세후소득 상향,

  • 에너지 공급 확대에 따른 중기적 가격 안정,

  • 고용 유지

를 감안하면, 2026년 C는 명목·실질 GDP 성장의 핵심 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관세로 인한 실질구매력 훼손을 감안하더라도,

“소비는 구조적으로 강하지만, 일부 품목에서 상대가격 마찰이 존재하는 구도”


로 요약할 수 있다.


6-2. I(투자): AI CAPEX와 에너지 CAPEX, 그리고 금리


투자(I)는 크게 두 축으로 나눌 수 있다.

  1. AI CAPEX

  •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인프라, 고성능 반도체, 전력망 확충 등
    AI 도입과 직접 연결된 자본재 투자가 이미 2024~25년부터 가속화되고 있다.

  • 2026년에도 이러한 AI CAPEX는 미국 투자 사이클의 핵심 엔진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1. 에너지 CAPEX

  • 3-3-3 플랜의 300만 b/d 증산

    • 시추, 파이프라인, 정유, LNG, 관련 인프라 등
      다양한 에너지 부문 투자 확대를 수반한다.

  • 이는 에너지 CAPEX를 구조적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QT 종료·T-bill 매입

  • 자본비용을 직접적으로 크게 낮추지는 않더라도,

  • 금리 상단을 제어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반면,

  • 연준 독립성 후퇴,

  • 점도표 폐지 가능성,

  • 인플레이션 타깃 재검토


등은 채권시장의 정책 신뢰를 훼손해 term premium(장기금리 위험프리미엄)을 높일 수 있는 변수이다.

결과적으로 2026년 I는

  • 방향성: AI·에너지 CAPEX에 기반한 플러스 요인이 분명한 항목,

  • 강도: 시장이 정책 신뢰를 어느 정도 허용하느냐에 따라 상단이 달라지는 항목

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6-3. G(정부): 2026년 상반기, 중간선거를 앞둔 확장 재정


3-3-3의 표면 목표는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정책 조합을 보면,

  • OBBBA 감세 및 대규모 환급,

  • 관세수입의 국내 재분배(“tariff dividend”) 논의,

  • 에너지·방산·국경보안 등 우선 지출 분야 확대

로 인해, 단기(특히 2025~26년) 재정정책은 명백히 확장적인 성격을 띈다.


여기에 2026년 11월 미국 중간선거(트럼프 2기 2년 차)가 겹친다.
정치경제학 문헌에서 보듯, 선거가 있는 해에는 정치적 예산 사이클이 나타나기 쉽다. 집권세력 입장에서:

  • 고용·임금·성장 지표가 선거 직전에 가장 좋아 보이는 것이 중요하고,

  • 이를 위해 재정 집행은 선거 이전 시점에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이를 2026년에 대입하면,

  • 1분기: OBBBA 환급으로 이미 C(소비)가 크게 자극된다.

  • 상반기(1~2분기): 인프라·에너지·방산·국경보안·치안·지역 프로젝트 등 집행이 빠르고 눈에 잘 띄는 항목을 중심으로 G(정부지출)가 앞당겨 집행된다.

  • 하반기(3~4분기): 상반기 재정 충격의 효과가 고용·임금·성장 통계에 반영되는 구간이다.

연간으로 보면,

  • 2026년 재정은 분명한 확장재정,

  • 특히 상반기에 재정 충격이 집중된 패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재정적자/GDP 3% 목표는

“정치적으로 2026년·중간선거 국면에서는 후순위로 밀리고,
현실적으로는 2028년 이후 중기 목표로 이연되는 숫자”


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요약하면, 2026년 G는

  • 상반기 집행 가속을 통한 성장률 플러스 요인,

  • 동시에 중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문을 키우는 요인


이라는 이중성을 가진다.


6-4. NX(순수출): 구조적으로는 비우호적 환경


NX는 이 시나리오에서 핵심 드라이버라기보다는, 성장의 “마찰 요인”에 가까운 항목이다.

  • 강한 내수(C·G),

  • 높은 투자(I),

  • 감세·환급으로 인한 저축 감소,

  • 재정적자 확대

는 모두 무역·경상수지 악화 방향으로 작용하기 쉽다.


관세는 일부 수입을 줄일 수 있지만,

  • 보복관세에 따른 수출 감소 가능성,

  • 달러 강세,

  • 강한 내수에 따른 수입 수요 증가

를 고려하면, NX 개선 요인이라기보다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키우는 변수”에 가까운 위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2026년 성장 스토리에서 NX는

“플러스 요인이 아닌, 오히려 성장의 질을 갉아먹는 주변 변수”


정도로만 간단히 위치를 잡는 것이 현실적이다.


7. 종합: 2026년 미국경제 – 숫자는 강하고, 질은 불안정한 구조


위 내용을 종합하면, 2026년 미국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그림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7-1. 성장 수준: 3%에 근접하거나, 일시적 상회 가능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인은 명확하다.

  • C: OBBBA 세금 환급, 세후소득 상향, 에너지 가격 안정, 고용 유지

  • I: AI CAPEX + 에너지 CAPEX, 완화적에 가까운 통화·유동성 환경

  • G: 2026년 상반기 중간선거를 의식한 재정 집행 가속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하면, 2026년 실질 GDP 성장률은

3%에 근접하거나, 일시적으로 3%를 상회할 수도 있는 수준


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특히,

  • 상반기: 환급·확장재정에 따른 내수·고용·투자 지표의 상향,

  • 하반기: 상반기 충격의 실물 반영으로 체감 경기와 통계 지표가 함께 좋게 나오는 구간


이라는 선거 친화적 프로파일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7-2. 성장의 질(質): “고성장–고불안정” 시나리오


문제는 성장의 질이다. 2026년 시나리오에는 다음과 같은 불안요인이 동시에 존재한다.

  • 1회성 세금 환급·감세에 의존한 소비 부스트,

  • QT 종료와 T-bill 매입을 통한 사실상의 통화 완화 재개,

  • 재정적자 3% 목표와 상충하는 단기 확장재정,

  • 연준 독립성 훼손·점도표 폐지·인플레이션 타깃 재검토에 따른 정책 신뢰 약화,

  • NX 측면에서의 구조적 취약성

이를 종합하면, 2026년 미국경제는

“헤드라인 성장률과 기업 이익은 강하지만,
재정·통화·대외부문·정책 신뢰 측면의 리스크가 동시에 누적되는 고성장–고불안정 구조”


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숫자만 보면 매우 좋은 경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 통화·재정의 동시 완화,

  • 정치화된 연준,

  • 중기 인플레이션·금리·재정 건전성 리스크,

  • 순수출 악화 가능성

이 한꺼번에 쌓이는 구간이기도 하다.

(2편에는 금리경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