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7일 월요일

생각정리 56 (* Global MMT)

글로벌 경제정책의 대전환: 부분적 MMT의 확산과 유동성 공급의 재정의


2025년 현재, 세계 주요 경제권은 고금리→고물가→고실업의 3중 위기를 지나며 재정·통화정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모두가 금리 인하와 국채 발행, 대규모 정부지출을 통해 총수요를 자극하는 구조로 선회하고 있으며, 이는 **현대 화폐 이론(MMT: Modern Monetary Theory)**의 논리를 실질적으로 채택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각국은 경제적 필요와 정치적 환경, 제도적 조건에 따라 MMT를 ‘선택적으로,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나, 공통적으로 국가 주도의 자금 공급 → 경제 활성화 → 민간부문의 복원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실험 중이다.


USA: 감세와 지출확대(OBBBA)로 인해 2030년까지 140% 도달 가능
EU: 공동채권과 재정 확장으로 점진적 상승
China: 정책금융 확대에 따른 유동적 증가


1. 미국: 정치 주도의 적자확대와 사실상 MMT 실험


2024년 11월 재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월부터 10년간 3.4조 달러 규모의 감세 및 지출 확대 법안을 단행하며 ‘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를 시행했다. 연방 적자는 2025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1.8조 달러를 초과하고 있으며,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이미 120%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의 중기 추계 및 OBBBA로 인한 재정 부담을 반영할 경우, 2030년까지 미국의 국가부채는 GDP 대비 약 137~14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이며, 팬데믹 이후 단기 부양책이 아니라 구조적 감세와 지출 확대에 따른 지속적 부채 누증이라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르다. 특히 고령화, 사회보장 지출, 국방예산 확대 등과 맞물리며 미국의 장기 재정건전성에 구조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도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정부의 통화정책 장악력 강화와 화폐 발행을 통한 경기부양이라는 MMT 논리와 정합성이 높다. **“세입에 구애받지 않고 지출할 수 있다”**는 MMT의 핵심 사고방식이 정책 전반에 스며들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통제 수단(증세, 통화흡수 등)은 미비하며, 통화·재정의 남용에 따른 장기적 물가·채권시장 불안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미 미국 장기국채금리는 2025년 중반 기준 4.5~4.7%대에서 고착되고 있으며, 이는 고부채 구조와 민간투자 위축, 달러 신뢰도에 복합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 유럽: 금리 정상화와 공동채권을 통한 유럽식 재정통합


유럽중앙은행(ECB)은 2025년 3월 이후 기준금리를 2.5% 수준으로 인하하고, 추가 완화 기조를 시사하고 있다. 동시에 EU 집행위는 2025년 연간 €1600억 규모의 공동채권 발행 계획을 확정하며, 팬데믹 시기 이후 공동채 발행을 상시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였다.

이는 유로존 국가들이 개별적 국가채 발행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초국가적 재정정책을 통합된 통화정책과 함께 운용하는 전환점으로 볼 수 있으며, 실질적으로 MMT의 다음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 재정 적자 허용

  • 재정·통화 통합 운영

  • 화폐 발행을 통한 공동 투자/지출 기반 확대

다만 ECB는 여전히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최우선 과제로 유지하고 있으며, 통화 공급 확대에는 상당한 정치적·제도적 제약이 따르고 있다. 즉, **MMT 요소는 수용하되, 그 범위는 엄격하게 제한된 ‘부분적 실험’**에 머물러 있다.


3. 중국: 권력 재편 이후의 MMT 제도화 실험


중국은 2025년 6월, 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사실상 대체하는 신설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출범시키며, 시진핑 중심의 권력구조에서 집단 통치·전략 조율 체계로 이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경제정책 역시 공급중심에서 수요중심으로, 통화 억제에서 유동성 확대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실제로 다음과 같은 정책조합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 지준율(RRR) 인하: 인민은행은 5월 0.5%p 인하하며 1조 위안 공급

  • 정책금융 확대: 국채·정책대출을 통한 민간보증 확장

  • 금융시장 개방: 외국인 본토 투자 허용, 자율환율 시범 운영, IPO 재활성화

이러한 조치는 MMT의 핵심인 국가주도 화폐공급 → 실물경제 회복 → 완전고용이라는 구조와 거의 일치하며, 특히 군·경 주도의 통치기구가 직접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권력구조의 변화가 MMT 실험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위안화 국제화와 외환시장 안정성을 고려해 개방과 완화 사이의 균형을 정교하게 조율하는 것이 중국식 MMT 실험의 특징이다.


4. 세 지역의 비교: 공통된 전환, 다른 현실

항목 미국 유럽 중국
통화정책 금리 인하 압박  기준금리 인하 시작 완화적 기조 공식화
재정정책 감세 + 적자 확대     공동채 발행 통한 투자 확대       정책금융 확대 + 국채발행
MMT 수용도       높음  중간 중간~높음
인플레 대응 미흡  인플레 억제 병행 개방 통해 환율 안정 병행


미국
은 정치 주도의 재정확장과 연준 압박을 통해 가장 급진적으로 MMT적 조합을 실행 중이며, 유럽은 제도적 합의를 전제로 질서 있는 부분 수용을 추진 중이다. 중국은 제도와 권력구조를 함께 전환하며 ‘성장 중심 국가 통화 운영’의 실험을 본격화하고 있다.


5. MMT 확산이 글로벌 유동성·시장심리에 미치는 영향

이 같은 글로벌 MMT 흐름은 2025년 하반기부터 다음과 같은 경제·금융 환경 변화를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 글로벌 국채 수요 증가 → 금리 압력과 투자수요 간 충돌

  • 국가 주도 성장 확대 → 위험자산 선호 강화, 안전자산 회피

  • 자금의 구조적 이동 → 부동산 → 금융시장, 민간경제, 스타트업

  • 지정학 불확실성 완화: 중국의 외교 재조정, 미국의 유동성 주도, 유럽의 재정 안정성 확보


이는 단기적 경기부양 효과를 넘어, 글로벌 거시질서의 재편과 자산시장 재정렬이라는 중장기 흐름을 형성할 수 있다.


결론: ‘현대 통화 이론’은 이론이 아닌 정책이 되었다


2025년 현재, 현대 화폐 이론(MMT)은 더 이상 ‘급진적 재정 이론’이 아니라, 주요국이 현실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채택한 정책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각국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화폐공급과 재정지출의 통합 운영을 제도화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신자유주의·균형재정 중심 질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제 MMT는 하나의 이론적 선택지가 아니라, 정치와 시장을 동시에 관통하는 실천적 규범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리고 그 귀결은 단순한 유동성 확대를 넘어, 국가 주도의 성장모델 복원국제질서의 재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