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일 수요일

생각정리 136 (* 2기 신도시, 3기 신도시)

3기신도시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을 기록해본다.

핵심은 신도시 성공의 진짜 조건은 ‘직주근접’이고, 그 관점에서 보면 3기보다 경기 남부 2기 신도시(동탄·평택 축)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3기 신도시 vs 반도체 벨트:


왜 앞으로는 평택·동탄 2기 신도시가 더 부각될 수 있는가


1. 문제의식: 공급 숫자가 아니라, “어디에 어떤 일자리와 함께 짓느냐”의 문제


정부는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수도권 135만 호 공급을 내세우며,
“서울 수요 분산·집값 안정·청년 주거 사다리”를 약속하고 있다.

같은 시기에 정부·지자체는 또 다른 거대한 축을 열고 있다.
바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로 대표되는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이다.

  • SK하이닉스 용인 클러스터: 415만㎡ 부지, 1기 팹 2027년 준공 목표, 50여 개 소부장 기업 집적

  • 투자 규모: 초기 120조 원에서, 장기적으로 최대 600조 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

  •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세계 최대 규모 메모리·파운드리 복합 라인, 추가 P5 공장에만 30조 원 이상 투자 검토, AI 수요 확대를 반영한 증설 재개 논의 등

이것은 단순한 개발 호재가 아니라,
향후 10~20년 동안 한국에서 가장 질 좋은 일자리(연구·공정·설비·엔지니어·사무직)가 집중되는 코어 축이 어디인지 거의 명확하게 보여주는 신호이다.

따라서 질문은 이렇게 바뀐다.

“서울 외곽에 3기 신도시를 추가로 많이 짓는 것보다,
앞으로 실제 양질의 일자리가 몰리는 용인·평택·동탄 축에 붙어 있는 2기 신도시가
오히려 더 크게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가?”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1·2기 신도시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 진짜 기준이 무엇이었는지를 봐야 한다.


2. 1기·2기 성공 사례가 공통으로 말해주는 것: “집만 새로 지어서는 안 된다”


2-1. 1기 분당: 서울 도심과의 실질 직주근접


1기 신도시 중 분당은 예외적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 강남·서초와 전철·버스로 30~40분대 통근 가능,

  • 동시에 상업·교육·공원 등 생활 인프라를 계획적으로 넣어
    “잠만 자는 도시”가 아니라 하나의 자립 생활권을 만들었다.


그 결과 분당은 서울 동남권과 사실상 하나의 생활·자산 벨트로 편입되었고,
지금 진행 중인 1기 신도시 정비 논의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핵심은 단순하다.

분당은 ‘서울 도심과의 시간 거리’와 ‘도시 자체의 생활 완성도’를 동시에 확보했기 때문에 성공했다.


https://www.yna.co.kr/view/GYH20220819001100044


2-2. 2기 판교·동탄2·광교: “일자리 허브”를 가진 신도시만 살아남았다


2기 신도시는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1. 판교·광교·동탄2처럼 일자리 허브+서울 접근성을 모두 가진 축

  2. 위례처럼 서울 인접성은 좋지만 자체 일자리 허브는 약한 축

  3. 파주·김포·검단·양주처럼 자족·직주근접 모두 약한 베드타운 축


    https://namu.wiki/w/2%EA%B8%B0%20%EC%8B%A0%EB%8F%84%EC%8B%9C


2기 신도시 중 진짜로 자산·생활 면에서 인정받은 곳은 판교·동탄2·광교(및 일부 위례) 정도다.

  • 판교: 판교 테크노밸리에 IT·게임·플랫폼 기업이 집적되면서,
    도시 자체가 “일자리+주거” 결합형 허브가 되었다.

  • 동탄2: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기흥·수원, 평택 캠퍼스와 가까우면서
    SRT·GTX-A·경부축 도로를 통해 서울·판교·강남과 동시에 연결되는 경기 남부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 광교: 수원·판교·강남을 동시에 바라보는 행정·업무·주거 복합축으로 기능하며, 분당·판교와 묶여 평가받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1. 도시 내부 또는 바로 인접한 곳에 고임금·고숙련 일자리가 있다.

  2. 서울과의 접근성도 일정 수준 확보되어 있다.


반대로, 파주운정·김포한강·검단·양주 등 많은 2기 신도시는

  • 자족 일자리가 부족하고,

  • 서울 도심·강남까지 러시아워 1~1.5시간이 걸리는 구조 속에서,

결국 **“외곽 베드타운”**으로 남았다.

즉, 신도시의 성패는 “몇만 호를 지었느냐”가 아니라
“도시 자체가 양질의 일자리와 얼마나 강하게 엮여 있느냐,
그리고 서울과의 시간 거리(실질 직주근접)가 어떠냐”로 갈렸다.

 


3. 앞으로의 “일자리 지도”: 용인·평택 반도체 벨트와 경기 남부 2기 신도시


이제 시계를 앞으로 돌려 보자.

앞으로 10~20년,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일자리 성장 엔진은 어디인가.

  1.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 SK하이닉스가 용인 클러스터 1기 팹을 착공, 2027년 준공 목표.

    • 부지는 415만㎡ 규모로, 팹 4기와 소부장 협력단지·인프라 부지로 구성.

    • AI·HBM 수요 확대를 반영해 투자 규모는 장기적으로 최대 600조 원까지 논의되는 수준.

  2.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화성·기흥 라인

    • 평택은 이미 세계 최대 규모 메모리·파운드리 복합 공장으로 가동 중이며,

    • 5번째 팹(P5)에만 30조 원 이상 추가 투자 검토, AI 반도체 수요 대응을 위해 증설 재개 논의.

이 두 축을 연결하면 평택–화성–동탄–수원–용인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반도체·소부장 벨트가 그려진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5185085

https://www.epnc.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1435&utm_source=chatgpt.com


그리고 바로 이 축에 동탄2, 오산·평택 일부, 용인 기흥·구성 인근 신도시·택지가 배열되어 있다.

이 지역들은

  • 반도체·소부장·설비·R&D·협력업체 일자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고,

  • 동시에 SRT·GTX-A·경부축·분당선·신분당선 등을 통해
    서울·판교·강남으로도 통근이 가능한 이중 네트워크를 갖는다.

즉, 1·2기 신도시의 성공 공식에 그대로 대입하면,

향후 용인 클러스터와 평택 캠퍼스가 본격 가동될수록,
경기 남부 2기 신도시(특히 동탄2·평택 인근)는
“일자리+주거”가 결합된 핵심 거점으로 더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4. 그에 비해 3기 신도시는 무엇을 갖고, 무엇이 없는가


4-1. 3기 신도시의 설계: 주택 공급 중심, 일자리 기능은 약하다


3기 신도시는 남양주 왕숙·왕숙2, 하남 교산, 고양 창릉, 인천 계양, 부천 대장, 광명 시흥 등이 핵심이다.

  • 국토부·LH 자료를 보면, 3기 신도시의 1차 목적은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이고,

  • 일부 자족용지·업무·상업 기능 계획이 있긴 하지만,
    용인·평택 반도체 벨트 수준의 산업·기술 일자리 허브로 설계된 것은 아니다.

즉, 3기 신도시는 태생적으로

  • “서울 집값·전세난을 완화하기 위한 주거 공급 기지”에 가깝고,

  • 도시 자체가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대규모로 흡수하는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14091


4-2. 교통: “30분대 출퇴근” 슬로건의 한계


정부는 ‘광역교통 2030’ 비전에서
“수도권 주요 거점–서울 도심 간 통행시간 30분대 단축”을 목표로 내걸고, GTX·광역철도 확충을 약속했다.


https://www.molit.go.kr/metro/main.jsp


3기 신도시 교통대책에서도

  • GTX·S-BRT·지하철 연장 등을 전제로

  •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출퇴근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문구가 반복된다.

그러나 이 숫자는

  • GTX 등 철도의 ‘역↔역 최단 주행시간’ 기준,

  • 입주 시점에 인프라가 계획대로 모두 완공된다는 가정,

  • 집↔역, 역↔회사 구간, 환승·대기·혼잡 시간은 제외한 낙관적 시나리오다.

현실적인 문↔문 출퇴근 시간을 생각하면:

  • 집에서 역까지 10~20분,

  • 환승·대기 10분 내외,

  • 열차 주행 20~30분,

  • 도심역에서 회사까지 또 10~20분.


즉, 실제 체감은 40~60분대, 피크 타임에는 1시간 이상이 되는 구조다.

2기 신도시가 이미 보여주었듯,

지도상 30km, 역↔역 30분이라는 숫자와,
매일 아침·저녁 문↔문 1시간 넘게 걸리는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4-3. 종합: 3기 신도시는 “양질의 일자리와의 연결”이 약하다


정리하면,

  • 3기 신도시는 서울 외곽에 대규모 주택을 더 짓는 프로젝트이고,

  • 자족용지·상업지 기능은 제한적인 반면,

  • 용인·평택처럼 산업·기술·연구 일자리가 직접 붙어 있는 구조는 아니다.

따라서 1·2기 신도시의 역사로 보면,

3기 신도시는 분당·판교형 “성공 모델”보다는,
직주근접·일자리 결합이 약한 2기 베드타운 사례를 반복할 위험이 크다.

 


5. 전망: “서울 도심 + 남부 반도체 벨트 2기 신도시” vs “3기 신도시”


앞으로의 수도권 주거·자산 지형을 단순화하면 세 층으로 나뉜다.

  1. 서울 도심·강남·여의도·광화문

    • M2 재가속, 도심 공급 공백, 전세의 월세화, 고령층 자산 선호 구조를 감안하면
      2030년까지 누적 40~60% 상승 시나리오가 유의미하다(앞서 정리한 모형 기준).

    • 여전히 최상위 코어 자산.

  2.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 인근 2기 신도시(동탄2·평택·용인 일부)

    • 용인 클러스터·평택 캠퍼스라는 실체 있는 대규모 일자리 축과 연결.

    • 서울·판교까지도 통근 가능한 교통축을 이미 상당 부분 확보.

    • “서울+반도체 벨트”라는 이중 직주근접을 누릴 수 있는 중간 레벨 자산.

  3. 3기 신도시(남양주 왕숙·하남 교산·고양 창릉·인천 계양 등)

    • 정책적으로 할인된 분양가, 새 아파트라는 장점은 있으나,

    • 도시 자체의 일자리 축은 약하고,

    • 실질 출퇴근 시간·교통 혼잡·생활 피로를 감안하면
      서울·반도체 벨트에 비해 자산 리레이팅 여지는 제한적.

이 구조에서, 이전에 말한 것처럼 충분히 이렇게 결론낼 수 있다.

  • 앞으로 대규모 반도체 공장 입주와 양질의 일자리 증가를 고려하면,
    경기 남부 평택·동탄 2기 신도시가 오히려 더 부각될 여지가 크다.

  • 반대로 3기 신도시는,
    1·2기 신도시의 성공·실패 사례를 미뤄볼 때
    도시가 진짜로 살아남으려면 일자리와 얼마나 강하게 연결되어야 하는지,
    직주근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6. 결론: “일자리 없는 공급”은 다시 베드타운을 만든다


1기 분당, 2기 판교·동탄2·광교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 양질의 일자리 축과 직접 연결되어 있고,

  • 서울 도심과의 시간 거리도 허용 가능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자산·생활 모두에서 성공했다.


3기 신도시는

  • 서울 집값·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정책적 해법으로 의미는 있지만,

  • 도시 자체가 고부가 일자리와 함께 설계는 됐지만 현실성이 크지 않고, 

  • 교통 슬로건(30분대 출퇴근)도 현실과는 거리가 크다.


    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14091



반대로, 용인·평택 반도체 벨트와 붙어 있는 경기 남부 2기 신도시는

  • 앞으로 새로 생기는 한국형 “고임금 제조+R&D 일자리”의 최전선이고,

  • 서울과의 중간 지대에서 직주근접과 자산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다.

    https://namu.wiki/w/2%EA%B8%B0%20%EC%8B%A0%EB%8F%84%EC%8B%9C

그래서, 신도시를 평가할 때 핵심은 결국 한 줄로 정리된다.

“집을 어디에 얼마나 짓느냐”보다,
“그 집이 앞으로 10~20년 동안 어디에서 어떤 일자리와 시간을 공유하느냐”가
신도시의 성패를 가른다.

 

이 기준으로 보면,
**3기 신도시는 정책적 보조선이고,
실제 시장에서 더 큰 리레이팅 여지를 가진 쪽은
서울 도심과 남부 반도체 벨트에 걸쳐 있는 기존 2기 신도시(특히 동탄·평택 축)**라고 보는 편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끝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