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 목요일

생각정리 106 (* HBF)

HBM의 아버지 김정호 교수님의 HBF 언급이 있어 관련된 내용과 생각을 정리해본다.

https://youtu.be/uJWZQb9rWUk?si=QOOm3FRdAtk3LP6k



개인용 추론 컴퓨팅의 현실과 ‘메모리 병목’, 그리고 HBF의 도래

최근 생성형 AI의 매체가 텍스트 중심에서 동영상·이미지 중심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씨게이트테크놀로지에 따르면, 구글의 Veo 플랫폼 출시 후 5개월 동안 2억 7,500만 개 이상의 동영상이 생성되었으며, 1분짜리 AI 동영상은 1,000단어 텍스트 대비 최대 2만 배의 저장 용량을 요구한다고 한다.

이는 생성형 AI가 만들어내는 비정형 멀티미디어 데이터의 저장 총량이 기존 텍스트 데이터 대비 압도적으로 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나아가 physical AI가 대두되면 모델은 동영상·사진 기반 **비정형 ‘프라이어’**를 대규모로 학습·모방하게 되고, 이는 현재의 정형 텍스트 기반 저장보다 훨씬 큰 스토리지·메모리 수요를 야기한다. 결과적으로 NAND 기반 eSSD 및 HBF(High Bandwidth Flash)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 수요 증가는 개인용 추론 컴퓨팅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최근 엔비디아 DGX Spark가 일반 판매를 시작했다. 개인용 딥러닝 컴퓨터 성격의 이 시스템은 약 1테라플롭스급 연산을 제공하며, 200억(20B) 파라미터 모델 기준 이론상 초당 1,000토큰 생성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제시되었다. 이 속도는 ChatGPT-3.5급 모델을 50~100명 동시 서비스하는 수준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실제 측정치는 달랐다. 한 리뷰에서는 1,200억(120B) 파라미터 모델 테스트 시 초당 14토큰에 그쳤다. 표면적으로는 연산(FLOPS) 부족이 떠오르지만, 성능 열화의 일차 원인은 연산 코어가 아니라 메모리 계층의 병목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작업 특성의 변화(추론)
    추론 시 토큰 하나를 만들 때마다 모델은 방대한 파라미터·KV 캐시·임베딩 등 **외부/내부 ‘프라이어’**를 반복 참조한다. 이 과정의 대역폭·지연이 곧 토큰/초를 좌우한다. FLOPS가 충분해도 메모리 공급 속도가 성능을 결정한다.

  2. 장비 구성상의 제약(GDDR, 공냉, 전력한계)
    DGX Spark는 HBM이 아닌 GDDR 계열을 사용한다. GDDR은 핀당 속도와 총 대역폭이 HBM 대비 낮고, 개인용 폼팩터 특성상 항시 풀로드를 가정하기 어렵다. 공냉 중심의 냉각은 전력·발열 마진을 제한해 지속 클록과 메모리 컨트롤러 효율을 낮춘다. 결과적으로 메모리 공급이 연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3. 모델 규모의 상승(20B → 120B)
    이론치는 보통 작은·가벼운 모델 + 낮은 지연의 메모리 경로를 가정한다. 반면 실제 테스트는 120B처럼 큰 모델이다. 모델이 커질수록 파라미터·KV 캐시 이동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배치/시퀀스 길이를 보수적으로 잡을수록 메모리 접근 지배적(메모리 바운드) 상황이 된다.

위 세 가지가 결합되면, 연산 여력은 남아도 메모리가 데이터를 제때 공급하지 못해 스루풋이 급락한다. 그래서 기대치(20B 가정, 이상적 메모리 경로)인 1,000토큰/초와 달리, 실제(120B, GDDR, 공냉·전력 제약) 환경에서는 14토큰/초라는 결과가 나온다. 즉, 그 제약들이 메모리 병목을 촉발했고 그 병목이 성능을 규정했다.

이 병목을 구조적으로 줄이려면 HBM이 필요하지만, HBM은 실리콘 인터포저 기반 첨단 패키징(예: CoWoS) 없이는 구현이 어렵다. 문제는 이 공정의 유효 캐파 자체가 글로벌 병목이라는 점이다. **TSMC의 2025년 CoWoS 증설(연 7.5만 웨이퍼 전망)**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워낙 커 단기간 수급 균형을 맞추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론적으로, 개인용 추론 컴퓨팅의 성능 향상은 연산 코어 증설보다 메모리 계층의 한계 해소가 관건이다. 이 제약이 풀리기 전까지 사용자가 체감하는 토큰/초의 급격한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 넓게 보면, 동영상 중심의 생성형 AI 확산이 데이터센터·엣지 전반에서 비정형 대용량 프라이어의 실시간 참조를 일상화하면서, 메모리·스토리지의 구조적 재편을 강제한다.

여기서 **HBF(High Bandwidth Flash)**의 필요성이 뚜렷해진다. AI의 성능 초점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시스템 병목은 연산 코어가 아니라 프라이어를 얼마나 빠르고 지속적으로 불러올 수 있느냐로 옮겨왔다. 이때 HBM만으로는 용량 한계에 부딪힌다. **플래시 기반 적층 메모리(HBF)**는 DRAM보다 느리지만 압도적인 용량·비용 효율을 통해 추론용 지식 저장소에 최적화된다. 결과적으로 SRAM → HBM → HBF → 원격 스토리지로 이어지는 계층에서, HBM이 인코더·디코더 등 초고속 활성 파라미터를 담당하는 동안 HBF는 GPU 인접에서 대용량 프라이어를 고대역·지속 공급하는 전용 캐비닛 역할을 한다.


실증적 징후
도 분명하다. DGX Spark 사례처럼 이론상 FLOPS가 충분해도, 실제 토큰/초는 메모리 경로의 대역폭·지연에 의해 좌우된다. 토큰 하나를 생성할 때마다 모델은 거대한 **‘암호책’(프라이어)**을 여러 차례 읽어야 하며, 이 읽기 중심 병목이 실효 성능을 깎아낸다.

엔비디아 CPX
가 제시한 해법은 **하드웨어 차원의 ‘컨텍스트 처리 구간’ 분리(오프로딩)**로, 롱컨텍스트의 연산·메모리 접근을 전담시켜 어텐션 등 컨텍스트 연산을 가속하고, 생성 페이즈를 맡는 HBM 기반 GPU의 부담을 덜어 시스템 단위 효율을 높인다.

그러나 이는 HBM 대역폭·용량 부족을 근본 대체하기보다 가장 막히는 구간을 분리·효율화하는 보완책에 가깝다. 컨텍스트 가속으로 경로 효율을 높여도, **대용량 프라이어 자체를 담아두고 빠르게 공급할 저지연·대용량 스토어(HBF)**가 없으면 전체 토큰/초의 상한은 남는다.

따라서 **CPX(컨텍스트 오프로딩) × HBM(초고속 활성 파라미터) × HBF(대용량 프라이어)**의 삼각 편성이 필요하다.

  • CPX: 컨텍스트 단계의 연산·접근 패턴을 최적화해 병목 구간을 분해·가속한다.

  • HBM: 핵심 연산이 요구하는 초저지연·고대역을 제공한다.

  • HBF: 대용량 프라이어를 GPU 인접에서 고밀도·저비용으로 지속 공급토큰/초 상한을 끌어올린다.


이러한 요구에 부합하는 해법이 HBF이다. HBM 수준의 지연 특성에 최대한 근접시키되, HDD/일반 SSD 대비 월등한 집적도·비용 효율수십~수백 TB급 프라이어 풀을 붙여 두는 중간 계층을 형성한다. 모델 규모 확대와 동시 사용자 증가가 가속되는 만큼, HBF를 GPU 바로 옆에 적층경로를 짧게 하고 대역을 넓히는 설계가 필요하다. GPU 주변 공간 제약을 감안하면 **HBF 목표 용량은 HBM 대비 10배+**가 합리적이며, 이후에는 광연결을 도입해 경로 지연을 구조적으로 절감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결과적으로 데이터센터에서는 기존 LPDDR·SSD의 일부 역할을 HBF가 대체하며 AI 지식 저장소로 편입되고, **시스템 유효성능(토큰/초)**과 전성비가 동시에 개선된다. DRAM은 휘발성, 플래시는 비휘발성으로 각각 속도·수명 이슈가 있으나, 읽기 위주 추론 워크로드에서는 HBM·DRAM·HBF의 계층적 연계로 실효 병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연산 코어 증설보다 메모리 계층 확장이 추론 성능 혁신의 지배 요인이다. 동영상 중심 생성형 AI의 폭발비정형 데이터 프라이어의 대용량·저지연 공급을 상수로 만들었고, CPX는 병목 구간을 해체·가속하는 보강재이지만 HBF 없이는 전체 토큰/초의 상한을 뚫기 어렵다.

**HBM은 빠른 처리의 ‘근육’, HBF는 방대한 지식의 ‘장기’, CPX는 흐름을 정리하는 ‘혈관 확장제’**에 가깝다. HBF의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데이터센터 아키텍처·투자 포지셔닝·산업 구조 전반을 재정의할 것이다.


SKH의 AI 전용 낸드 라인업(AI NAND Lineup)

  1. AIN P (Performance)
    · AI 추론 환경용 고성능 SSD이다.
    · 데이터 입출력 병목 최소화를 통해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 내년 말 샘플 출시 예정이다.

  2. AIN D (Density)
    · 초고용량·저비용 낸드이다.
    · QLC 기반으로 TB급 SSD를 넘어 PB(페타바이트)급을 목표로 한다.
    · SSD 속도HDD 경제성을 결합한 중간계층 스토리지이다.

  3. AIN B (Bandwidth)
    · HBM처럼 낸드를 수직 적층한 HBF 기술을 적용한 제품이다.
    · AI 추론·LLM 대형화에 대응해 메모리 용량 부족 문제를 해결한다.
    · 샌디스크와 HBF 표준화 MOU8월에 체결했으며, 생태계 확장을 도모한다.



#SANDISK HBF: 로드맵과 재무 프레임




· HBF(High Bandwidth Flash):

  • 목적: DRAM/HBM 대체가 아니라, AI 추론 단계에서 고대역·고밀도·저전력 NAND 적용을 확대하여 온디바이스/엣지·서버 추론을 겨냥한다.

  • 일정: 2026년 말 NAND, 2027년 초 시스템 제공을 목표로 산업 표준화 협력 중이다.

    · 장기 모델: **총마진 ‘스루사이클 35%’**는 바닥도 상한도 아닌 ‘3년 평균’ 가이드다. 과거 평균 하회 구간이 있었던 만큼, 향후 몇 분기는 마진 확장 국면이 기대된다.

    · OpEx/매출 15%: 대부분 R&D 비중이며, HBF·eSSD에 집중 투자한다. SG&A효율화(저원가 지역 인력 이전 등) 병행 방침이다.


결론


DGX Spark 사례가 보여주듯 개인용 추론 컴퓨팅의 병목은 연산이 아니라 메모리다. HBM은 첨단 패키징 용량이라는 현실적 제약에 묶여 있고, 소비자용은 당분간 GDDR7/온패키지 LPDDR 고속화와 대용량 VRAM으로 성능을 끌어올리는 경로가 합리적이다.

동시에 추론 중심의 AI 진화는 저지연·대용량 ‘프라이어’ 저장 공간을 GPU 인접에 요구하며, 이 요구를 비휘발·고밀도 특성으로 충족하는 HBF다음 메모리 계층으로 부상할 것이다. 광연결과 결합된 HBFAI 데이터센터 유효성능을 끌어올리고 전성비를 개선함으로써, 산업 구조와 밸류체인 전반에 변화를 촉발할 것이다.

=끝

2025년 10월 29일 수요일

생각정리 105 (* Apple in China)


2010년 후반부터 나는 거대한 중국 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 속에서 여러 중국 기업을 공부하며 투자했으나,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그간 중국투자로부터 손실만 다 합해봐도 아파트 평수를 조금 더 넓힐 수 있었던 정도이지 않을까 하며 중국투자 손실로 인해 와이프한테 가끔씩 혼나고있다. 

투자했던 중국 기업 실적은 개선되는데 주가는 반대로 흘러가는 괴리
를 견디기 어려웠고,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음을 인지했음에도 손쓸 수 없었던 무력감과 스트레스만이 기억에 남았다. 이런 실패의 기억 때문인지 『Apple in China』를 단숨에 읽어나가며 내용이 유독 생생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결론에 이르렀다. 그때 중국에 투자하고 싶었다면 애플을 샀어야 했다. 미국의 자본주의 시스템과 중국의 값싼 노동·거대 소비시장 사이에서 가장 많은 과실을 취한 주체는 단연코 애플이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투자자로서 미흡함이 많음을 인정하게 되었고, 아래는 그동안 잘못 인지했거나 놓치지 말았어야 할 쟁점을 정리한 것이다.

1.

첫째, 중국 기업의 이윤 인식이다. 그들은 단기 이익 극대화보다 장기 경쟁우위의 축적을 우선했다. 납품단가를 낮춰 물량을 더 확보하면 공산당으로부터 더 많은 무상 토지·보조금·저렴한 노동을 배정받을 수 있었고, 추가로 대량·고품질 생산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애플의 최고 엔지니어링을 현장 학습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기에 그들은 이윤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

“인민을 위한 기업”은 구호에 불과했고, 실제로 중국 공산당은 애플에게 노동운동을 신속히 진압·은폐해 주는 환경을 제공했다. 애플도 이를 알고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으나, 분기 실적이라는 현실 앞에서 불편한 사실은 종종 후순위로 밀리거나 은폐되었다. 

나아가 시진핑 집권 이후 민간기업가를 체제 안으로 편입하려는 흐름까지 감안하면, 중국에서의 이윤 추구는 더욱 제약되고, 역설적으로 ‘돈을 못 버는 기업’이 정치적 안전과 후원으로 연결되어 시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런 태도는 사고의 프레임 차이로도 설명된다. 빠르게 치고 빠지며 작은 전투의 합으로 승리를 도모하는 서구의 ‘체스’식 접근과 달리, 중국은 전체 판세를 보고 수읽기와 포석·집 모양을 중시하는 ‘바둑’식 접근에 가깝다.

미국이 단기 이익과 상황 대응의 유연성을 중시한다면, 중국은 느리지만 단단하게 대마를 지키고 상대의 호흡을 말리는 장기적 수순을 선호한다. 결과적으로 단가 인하—물량—정책 지원—현장 학습—경쟁우위 축적으로 이어지는 장기 루프가 형성되고, 이것이 단기 이익의 희생을 감수하는 전략적 합리성으로 정당화되는 것이다.


2.

둘째, 세대 단층이다. 문화혁명을 겪은 35세 이상 세대가 지시 중심·폐쇄적 사고를 보이는 동안, 그 아래 세대는 아이디어에 개방적이고 자기결정적 태도를 보였다. 2000년대 젊은 기술자들은 20년을 거쳐 오늘날 차·부장급 핵심 인력으로 성장했다. 이들의 자신감과 숙련이 지금의 기술공화국 중국을 움직인다. 이는 기술 인력 선호가 약화되는 한국의 흐름과 대조적이며, 한중 기술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를 남긴다.


3.

셋째, 애플의 문화와 그 대가다. 핵심 엔지니어 다수가 잦은 중국 출장과 과중한 업무로 가정 붕괴와 건강 악화를 겪었다. 세계인의 생활을 바꾼 애플 혁신은 단순히 겉으로 포장된 스티브 잡스의 번뜩임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애플 엔지니어들과 중국 엔지니어들의 고난의 행군이 구체화한 결과였다.

이 맥락에서 주 52시간제가 한국의 제조 기반 혁신과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지 고민이 깊어진다. 노동권 보호는 필수이나, 현장 학습과 문제 해결의 누적이 혁신의 본질이라는 사실 또한 부정할 수 없다.


4.

넷째, 진정한 승자는 중국이라는 통찰이다. 서방은 중국을 단순 조립기지로 과소평가했지만, 중국은 의도적으로 가공마진을 낮추는 대신 효율·물량·기술습득을 극대화했다. 아이폰의 고부가가치는 완제품보다 공정·설비·노하우에 숨어 있었고, 그 축적이 제조 인프라와 숙련을 키웠다. 애플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 해도 실질적 가치사슬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연결된 현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동안 축적된 역량은 화웨이·BYD·샤오미 등으로 확산되며 중국 제조업 전반의 인적 자본이 되었다.

이 흐름은 과거 “저부가 위탁생산”으로 치부되던 영역이 어떻게 고부가 가치사슬의 중심으로 전환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대만 TSMC와 파운드리 생태계가 ‘제조=저부가’라는 통념을 뒤집으며 고부가 산업으로 변모한 과정과 정확히 궤를 같이하며, 

동시에 현재 대한민국의 SEC의 파운드리 생태계가 왜 TSMC와의 격차를 좁힐 수 없는지에 대한 고찰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겠다.


5.

다섯째, 스마일이론의 재해석이 필요하다. 우리는 오래도록 제품 생애주기를 **설계·디자인(고부가) → 제조(저부가) → 유통·마케팅(고부가)**라는 곡선으로 당연시해 왔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에서 애플과의 관계를 읽어내면 실질적 부가가치의 원천은 오히려 ‘제조’**였다. 낮은 단가를 감수하는 대신 라인 레이아웃, 공정 최적화, 장비 개조, 공정 간 동기화현장 기술의 집적을 통해 학습 속도를 기하급수적으로 가속했고, 그 결과 **원가·품질·납기(QCD)**가 동시 개선되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암묵지는 설계·브랜딩 못지않은 진입장벽이 되었고, 장비 내재화·부품 현지화·공정 표준의 자국화로 이어지며 스마일곡선의 ‘바닥’을 ‘고부가 지대’로 전환시켰다. 중국은 바로 이 지점에서 애플로부터 실질적 이익을 편취했고, 그 이익은 재무제표의 마진이 아니라 생태계 지배력으로 남았다.


6.

여섯째, 중국의 붉은 공급망의 완성이다. 애플뿐 아니라 지멘스·폭스바겐 등 서방 기업도 **합작(JV)**을 통해 기술과 경험을 내주었고, 국가는 이를 정책적으로 묶어 초효율적 생산 생태계로 고도화했다. 서방이 “자본주의가 퍼지면 민주주의도 자연스래 따라온다”는 안일한 관념으로 접근할 때, 중국은 이를 역이용해 투자 유치·안보식별 약화·기술 축적을 동시에 달성했다. 중국은 JV 합자회사를 권할때 서로 윈윈을 말했으나, 뒤로는 윈윈이란 **“중국만이 두 번 이긴다”**는 인식이 자리했던 것이다.

한편 **‘두 개의 인도’** 책 내용에서 보여주듯, 인도는 공식·비공식 경제의 이중구조, 주(州)별 규제·노동제도의 파편화, 토지·전력·물류 인프라의 불균등, 그리고 2·3차 밸류체인과 장비·부품·숙련 인력 클러스터의 밀도 부족 탓에 중국을 단순 대체하기 어렵다. 중국이 행정 일관성—보조금·토지의 신속 집행—초대형 제조 클러스터—공정 간 동기화—현장 학습의 가속 루프로 구축한 붉은 공급망의 깊이와 속도에 비해, 인도의 강점은 크더라도 학습·축적의 기하급수적 효과를 즉시 재현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인도 비교는 오히려 중국 공급망의 구조적 우위를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무엇보다 인도인은 중국인만큼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과거 애플 엔지니어의 언급도 절대 간과해선 안되지 않나 싶다. 


7.

일곱째, 이익보다 권력의 논리다. 많은 산업이 공산당 지원 없이는 존립하기 어려운 구조였고, 지방 간부의 성과 체계와 맞물린 기업은 무상 토지·보조금으로 단숨에 생존에서 우위로 도약했다. 기업의 성패는 재무제표만이 아니라 정치적 연계와 조달 구조에 좌우되었다. 애플 물량을 더 따내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은 제도적 보상을 받았고, 이 규범이 지금까지 이어져 저가 물량공세와 원가 절감이 중국 전반의 산업의 표본으로 굳혀진것이다. 


8.

여덟째, 중국 소비시장의 심리다. 2000년대 낮은 소득에도 아이폰이 불티나게 팔린 배경에는 차별화 욕구, 타인의 욕망 모방, 자아의 재화 위탁 같은 심리가 중층적으로 작동했다. 당시 중국은 자본주의에 사실상 무방비였고, 이후 개선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단 한번 자리잡은 소비의 관성은 강하다. 명품 소비의 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고, K-뷰티·K-엔터가 이 지점을 정교하게 파고들 여지는 여전하다.


종합

종합하면, 이 책은 중국의 붉은 공급망이 애플을 매개로 어떻게 형성·고도화되었는지 현장감 있게 보여준다. 『화웨이 쇼크,『TSMC 세계의 비밀』과의 연결로 보면, 동아시아 제조역량의 큰 축은 미국의 기술·자본에서 기원해 일본부터 시작해 한국&대만을 거쳐 중국으로 옮겨간 것이다. 서방이 제조 역량이 없어서가 아니라 단순 노동을 담당할 인력·환경이 부족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 공백은 장기적으로 Physical AI가 메울 수 있으며, 그 경우 미국의 온쇼어링은 단기 제약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가속이 가능하다고 본다. 같은 맥락에서 엔비디아의 대중 전략도 단기 매출을 넘어 현장 학습·생태계 포섭·표준 선점이라는 장기 편익을 겨냥한 선택으로 재해석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혁신은 설계실이 아니라 제조 현장에서 태어난다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중국의 정치·산업·인재가 삼각 편제로 얽힌 붉은 공급망은 실재하며, 원가 경쟁으로 맞서는 제조 전략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경고가 분명해졌다.

나의 과거 실패는 가격·실적의 표면만 보고 권력·제도·현장 학습의 심층을 놓친 결과였다. 『Apple in China』는 그 빈틈을 메우는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이제 분명해졌다. 중국과의 단순 원가 경쟁은 답이 아니다. 피해야 한다. 

무.조.건.

동시에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면서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는 기업은 스스로 기업수명을 단축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이는 명백한 디레이팅 요인이다.

개인적으로, 현실 감각이 '0'에 수렴함을 넘어 마이너스 영역까지 가버린 좌파적 관념에 기울어 있는 국내 정·관계자들이 이 책을 꼭 읽어보았으면 한다.

=끝

2025년 10월 28일 화요일

생각정리 104 (* TC본더)

기사를 보다가 이해가 쉽지 않은 내용이 있어, 조금 거친방식으로 생각을 정리해봤고 기사 내용에 대한 신뢰가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연내 추가 발주 계획이 없으며 내년에도 HBM3E 중심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있다. 특히 차세대 HBM4 양산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도 HBM3E 생산에 쓰고 있는 TC 본더 시스템을 업데이트하여 기존 장비를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한다는 내용과 함께, 업계 일부에서는 내년 추가 발주조차 없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단독]SK하닉, 연내 TC본더 추가발주 없다…장비업계 '비상'


특정 기업을 편애할 이유는 없으나, 지난 3년간 지켜본바 내가 파악한 TC 본더 성능은 국내 H사가 가장 앞선다는 결론이다. 단일 벤더 리스크를 낮추려 여러 TC 본더를 도입해 본 일부 IDM의 실험은 결과적으로 국내 H사 장비의 성능 우위를 재확인해 준 셈이라고 이해한다. 이와 관련해 H사는 HBM4용 TC 본더 가격을 HBM3E 대비 약 30% 인상해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가격 조건이 실제 수주로 수용되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시장에 알려진 지표를 전제로 간단한 역산을 해보면, **본딩 수율 약 96%, 웨이퍼 최고 수율 약 70%**라는 가정하에서 HBM4 16단(16-Hi) 전환 시 필요한 TC 본더 수는 단순 산술로 약 57% 증가한다. 논리는 다음과 같다. 같은 유효 출하 스택 수를 맞춘다는 조건에서 12-Hi에서 16-Hi로 전환하면 (1) 스택당 본딩 횟수 증가(2) 적층 누적수율 하락이 동시에 작용해 요구 본딩 작업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1차 근사식은 아래와 같다.

  • 스택당 본딩 횟수 비율: 16/12 = 4/3

  • 적층 누적수율: YN=0.96NY_N = 0.96^N

  • TC 본더 처리량(시간) 비율:

  • 16/Y1612/Y12=1612×Y12Y16=43×10.9641.57\frac{16/Y_{16}}{12/Y_{12}}=\frac{16}{12}\times\frac{Y_{12}}{Y_{16}}=\frac{4}{3}\times\frac{1}{0.96^4}\approx 1.57


    따라서 HBM4 16-Hi는 HBM3E 12-Hi 대비 약 57% 더 많은 TC 본더 캐파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장비 성능이 동일하고 “양품 스택” 기준으로 비교).


민감도도 살펴보면, per-die 본딩 수율이 0.95일 때 +64%, 0.96일 때 +57%, 0.97일 때 +51%, 0.985일 때 +42%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는 CT(사이클타임)·헤드 수·신형 모델의 스루풋 개선이 동일하다는 보수적 전제를 둔 결과이다. 만약 듀얼/멀티 헤드 채용, 온도·압력 프로파일 최적화 등으로 사이클타임이 개선되면 필요 장비 대수 증분은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본딩 피치 축소, 다이 사이즈 변화, 언더필/후공정 대기 등으로 CT가 늘면 필요 대수는 더 커진다.

특히 수율의 민감도는 매우 크다. 본딩 수율이 1%p 낮아질 때의 효과를 보자. 전제는 다이당 본딩 수율이 0.96→0.95로 하락하고, 동일한 “양품 스택” 산출을 유지하는 조건이다. 이때 TC 본더 소요는 (1/Y^N)에 비례하므로,

  • HBM4E 16-Hi 기준 증분 배수: (0.96/0.95)161.1824(0.96/0.95)^{16}\approx 1.1824장비 캐파 +18.2% 필요

    (예: 기존 계획 100대라면 약 118대)

  • HBM3E 12-Hi 기준 증분 배수: (0.96/0.95)121.1339(0.96/0.95)^{12}\approx 1.1339약 +13.4% 추가

  • 16-Hi가 12-Hi 대비 더 불리해지는 폭: (0.96/0.95)41.0428(0.96/0.95)^4\approx 1.0428약 +4.3%p 추가 부담


정리하면, 기존 16-Hi 수율 0.96 가정에서 0.95로 1%p 악화되면 TC 본더 요구 캐파는 약 +18%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 만약 스루풋 개선 가정이 있다면, 이 +18%를 개선 배수로 나눠 반영하면 된다..


수요·가격 측면의 정황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HBM4 PO 실패와 지연으로 인해, NVIDIA의 HBM4 기준을 충족한 SK하이닉스 HBM4에 프리미엄이 기존 HBM3 대비 60~70%까지 상승했다는 이야기가 돌고, 레거시 DRAM 가격 급등으로 단순 DRAM 마진이 70% 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소식이 있어 HBM4 프리미엄 가격이 추가로 오를 여지도 충분하다.

이런 환경에서는 경쟁사 진입 전 더 많은 HBM4를 선점 생산·판매하는 것이 TTM(Time-to-Market)의 핵심이 된다. 이때 아직 수율이 완벽히 잡히지 않은 다른 TC 본더를 쓰다가 수율이 H사 대비 1%p만 낮아져도 기대손실(웨이퍼·스택 손실), 추가장비 발주 등 손실이 막대해진다.

결과적으로 내년 H사 TC 본더 발주 대수는 시장의 보수적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장비 가격 자체도 더 높게 제시해도 IDM들이 선택지를 달리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거시 수요의 가속 요인도 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용수·토지 제약으로 신규 수요보다 기존 AI DC의 교체 수요가 더 우세해지는 국면에서, HBM4 이하 제품의 교체주기가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2026년 이후 HBM4 수요를 추가로 가속시킬 잠재 변수이다. 제시된 전제(16-Hi 전환, 교체주기 3→1년, HBM 시장 CAGR≥30%)를 그대로 두면, 출하 기준 HBM 수요와 TC 본더 요구 캐파 증가는 다음과 같이 근사할 수 있다.

  1. 교체주기 단축 효과(출하 증분)
    연도 tt의 출하 StS_t

  2. St=rBt1+Bt1L=(r+1L)Bt1S_t=r\cdot B_{t-1}+\frac{B_{t-1}}{L}=(r+\tfrac{1}{L})\cdot B_{t-1}

    로 두면, 교체주기 3→1년 변경에 따른 출하 배수

    U(교체)=r+11r+13=r+1r+13​


    이다. 민감도는 CAGR가 낮을수록 교체 효과가 더 크다.

    1. 12-Hi→16-Hi 전환의 본딩 작업량 증분
      앞서 도출한 대로

    U(적층)=4310.9641.57 (약 +57%)U(\text{적층})=\frac{4}{3}\cdot\frac{1}{0.96^4}\approx 1.57\ (\text{약 }+57\%)
    1. TC 본더 총 증분 = 교체 효과 × 적층 효과

    U()=U(교체)×U(적층)U(\text{총})=U(\text{교체})\times U(\text{적층})


    즉, **교체주기 3→1년(≈+80~+105%)**에 **16-Hi 전환(≈+57%)**을 더하면, **TC 본더 요구 캐파는 12-Hi·3년 체계 대비 대략 2.8~3.2배(약 +180~+220%)**까지 뛸 수 있다.


물론 위 수치는 연간 출하 기준 ‘본딩 작업량’ 관점의 1차 근사이다. **신형 모델의 스루풋 개선(듀얼/멀티 헤드, CT 단축)**과 가동률(稼動率) 향상은 실제 장비 대수 증가폭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반대로 본딩 피치 미세화·언더필/큐어·열관리 제약 등으로 CT가 늘면 필요 장비 증분은 더 커질 것이다. 또한 교체주기 1년 일괄 적용은 물리·재무·물류 제약으로 고객·지역별 편차가 크고, 실제로는 핵심 SKU 중심의 부분 가속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U 교체는 위 산술치보다 낮게 실현될 것이다.


끝으로, 조직의 장비 의사결정 문화도 성과에 영향을 준다. TSMC는 현장 엔지니어가 축적한 데이터와 경험을 중시장비 구매를 엔지니어가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한국은 구매부서 중심 의사결정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현장 엔지니어 의견 반영이 후순위로 밀리는 문화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러한 차이가 모이고 쌓여 오늘의 TSMC와 한국 파운드리 간 격차를 만든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지점이다.

(그냥 실체도 없는 정치질 그만하고 제 값에 현장 엔지니어 말 듣고 제일 좋은 장비 갖다 쓰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TC 본더를 둘러싼 각종 잡음과 소음이 ‘소탐대실’로 귀결
되어, AI 경쟁에서 선전 중인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와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수백조원 시장을 앞에두고 고작 몇십억짜리 장비로 이렇게 잡음이 많은것 자체가 그냥 상식밖 촌극이다.)

요약하면, 1차 근사만으로도 약 +57%의 추가 캐파가 요구되며, 수율 1%p 악화 시 16-Hi 기준 약 +18%의 추가 캐파가 필요하다. 여기에 교체주기 단축과 시장 가속 요인을 감안하면 **총 요구 캐파는 +180~+220%(2.8~3.2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H사 TC 본더의 발주 대수와 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충분하며, IDM들은 성능·수율·TTM 관점에서 H사 장비를 선택할 유인이 강한 국면이라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어딘지 모르는 출처불문 단독 기사를 조심할 필요가 있고, 
글로서 기록이 남지 않는 "~카더라"라는 사람의 말은 더욱 걸러들을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끝.

생각정리 103 (* 수급)

2차전지로 몰린 자금, 그리고 전자닉스를 놓친 기관들


국내에는 수조 원 단위로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자산운용사가 몇 곳 존재한다. 이들은 규모의 특성상 연기금 외부수탁기관(OCIO) 역할을 수행하며, 국내 기관자금 운용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운용자금 자체가 워낙 크다보니, 그들의 급격한 포지션 변경은 티가 안낼래야 안날 수 없는게 한국 주식시장의 특징중 하나이며, 최근 2차전지로 그 자금들이 몰리는듯 싶다.


기초 지표: 연기금과 국내 운용업의 상대 크기

  • 국민연금(NPS) 기금 규모: 2025년 7월 말 약 1,304.5조 원.

  • 국내 자산운용업 전체 AUM(펀드+일임)

    • 2024년 말 1,656.4조 원

    • 2025년 1월 초 1,808.6조 원


이를 단순 비교하면 NPS의 비중은 약 72~79% 수준이다(1,304.5/1,808.6≈72%, 1,304.5/1,656.4≈79%). 즉, 연기금의 평가·집행 구조가 국내 기관 행태를 규정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국면: AI 메모리 서프라이즈와 코스피의 전자닉스 중심 랠리


추론형 Agentic AI
의 확산은 메모리 수요를 구조적으로 상향시켰고, 이 시그널을 외국인 투자자가 먼저 포착했다. 9월부터 메모리 가격이 본격 급등하기 전에 이미 코스피는 외국인의 전자닉스 수급 중심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개인투자자는 뒤따라 붙었고, 국내 기관은 비중을 줄이거나 관망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연초~9월 사이 조선·방산·원전(에너지)·B2C K-컨슈머에서 성과를 낸 중소형 스타일 운용사들은 9월 들어 현금비중을 빠르게 확대했고, 지금까지도 현금 보유 상태로 보인다. 반면 벤치마크(KOSPI) 추종 운용사분기별 연기금 평가에서 2개 분기 이상 언더퍼폼 시 자금 회수 리스크가 있어, 9월 이후 전자닉스 랠리에 뒤늦게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왜 2차전지를 샀는가: 성과 추종의 구조와 시간표


9월 중순 이후 대부분의 영업일에 전자닉스 주가가 쉬지 않고 상승했지만, 다수 국내 기관은 상승 구간에 편승하지 못했다. 상대·절대 평가 압박이 커지자 남은 2~3개월 동안 BM을 따라잡기 위한 선택지대형 2차전지가 부각되었다고 판단한다.

2차전지/ESS에 대한 근본 평가


AI 데이터센터(DC) BOOM
으로 인한 ESS 수요 증가는 사실이다. 다만 이를 분해하면 미국의 보조금·관세에 따른 기대 반사이익 일회성이익 성격이 강하며, 근본 경쟁우위의 부재라는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유효하다.
동시에 ESS향 배터리 시장이 2030년까지 2X로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전제 배터리 시장의 20~30% 밖에 되지 않는다.

EV가 살아나지 않는한 전체 배터리시장에 대한 성장률은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 리튬 밸류체인(특히 중국 중심): 구조적 과잉공급 상태이며 수급 균형 복원을 위해선 현 수준에서 추가적 예상 공급물량의 -50% 수준의 조정이 더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 ESS향 배터리: 원가경쟁이 지배하는 전형적 제조업 마진 구조. 완전경쟁 시장에 가까워 초과마진이 지속되기 어렵다. 중국산 배터리의 원가경쟁력한국 업체가 따라잡기는 본질적으로 어렵다.


정책 측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우파적 기조를 고려하면, 보조금·관세의 전부가 K-배터리 기업의 이익으로 귀결되기는 어렵다. B2B 완전경쟁에서 우리의 매출=미국 고객사의 원가인 만큼, 보조금·관세는 궁극적으로 미국 고객사의 마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ESS만으로 k-배터리 업체의 어닝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될 확률은 낮다는 결론에 가깝다.

무엇보다 국내 일부 배터리사들의 과거 발언을 돌이켜보면, 그들의 배터리시장 수요전망치는 상당히 공격적이였고, 그들의 전망치와 실제치와의 오차도 엄청났었던 기억이 있다. 

관련해서 미국에서는 '한번 속으면 상대 잘못이고, 두번 속으면 내 잘못이다'라는 말이 있다고 하며, 중국에서는 '내가 당신을 속였는데 당신이 그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면, 그건 당신 책임이다.' 라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물론, 그들이 속인것인지는 불명확하나, 속인게 아니라면 결과적으로는 틀린건 확실하다. 

기관이 전자닉스를 추종하지 못했던 이유


9월 전후 약 2주 동안 전자닉스 주가가 잠시 정체했을 때, 내부에선 2026년까지 메모리 공급과잉을 가정한 보고서가 우세했다. SEC HBM 진입가정에 따른 가격경쟁 심화 시나리오로 SKH 2026년 컨센서스 어닝 하향도 이어졌다.

이후 메모리 스팟 가격의 연속 상승이 확인되고, 구조적 수요 상향 시그널이 강화되었으나, 이미 전자닉스 주가가 크게 올라버린 뒤정보우위 상실을 의식한 기관은 진입을 주저했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계속 전자닉스의 어닝추정치와 주가는 우상향기조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내부 전망의 급변(불과 2주 만에 과잉→부족)**은 대외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의 지연을 낳았다. 직전 전망을 번복해 고객에게 설득할 조직·문화적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앞으로의 시나리오와 리스크


나의 해석이 틀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2026년 한 해를 관통하는 체크포인트는 분명하다.

  • 베팅이 틀린 경우: 2차전지 어닝이 2026년 내내 기대치를 하회하고, AI BOOM이 현재 기대를 상회전자닉스(메모리)가 추가 랠리를 이어간다면, 현 2차전지 수급을 주도하는 일부 운용역은 포지션 축소에 직면할 수 있다. 이 자금은 결국 전자닉스·AI 구조적 흐름으로 되돌림될 가능성이 높다.

  • 정책·지정학 변수: 보조금·관세의 배분 논리중국 원가 우위, CAPEX 사이클 조정 폭 등이 어닝의 외생 변동성을 키운다. 자생력이 약한 산업지정학 변화에 어닝이 흔들리는 운명에 수차례 노출될 수밖에 없다.

결론: 흔들림 없는 흐름


이번 전자닉스 랠리 미추종기관 평가 구조, 내부 전망의 급변, 정보우위 상실에 대한 인식이 겹친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2차전지·ESS의 구조적 마진 한계보조금·관세의 전이 메커니즘을 감안하면, 이를 만회하려는 성급한 베팅전략적 실기로 귀결될 소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외부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던 ‘박스피 2000’ 구간을 오래 경험한 탓에, 나는 국내 시장에 한해선 제로섬적 특성이 강하게 작동한다고 본다. 제로섬적 환경에서는 상대의 패를 고려하지 않은 채 게임에 임하는 선택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바둑판에 비유하자면, 상대의 **얇은 집채움(단기 2차전지 수급)**에 대응해 우리의 **두터움(전자닉스의 구조 수요·어닝 상향)**을 흔들지 않는 것이 장기 승률을 높인다. 얇은 곳을 쫒아 교환을 반복하면 형세가 무너진다.”

따라서 남은 한 해의 전략 수립에 있어 상대의 패와 우리의 패를 지속적으로 대조하며, 남은 한해를 잘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상대가 역류를 일으켰을 때 나의 순류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상대의 처지에서 보면 역류가 된다.

그러니 나의 흐름을 흔들림 없이 견지하는 자세야말로
최고의 방어수단이자 공격수단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창호 9단

=끝

2025년 10월 26일 일요일

생각정리 102 (*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낭만의 시대에서 탑다운의 시대로: 변화하는 시장과 투자자의 자세


10여 년 전 국내 주식투자 업계에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발굴이 곧 실력으로 통하던, 소위 ‘낭만’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나 역시 대학생 때 여러 투자 모임에 참석해 중소형주를 발굴하고 발표하는 일을 즐겼다. 당시에는 매크로 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큰 무리 없이 투자가 가능했다. 저금리·제로금리가 일상화되어 있었으며, 코스피 2000대 박스권은 거의 상수처럼 여겨졌다.


그 시절의 투자 방식은 개별기업 중심의 바텀업이었다. 기업탐방을 다니며 미공개 중요정보를 얻고, 이를 활용한 선취매가 일상적이었다. 부지런함이 곧 실력으로 검증되던 시대였다. 나 또한 운용사에 입사하여 기차표를 끊거나 증권사 차량을 얻어타고 지방 곳곳을 다니며 회사탐방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국면에 도달한 듯하다. 대기업들의 IR 콜을 이어폰 너머로 듣다 보면,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중요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숨기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앞뒤가 맞지 않는 숫자와 실적, 그리고 내부 원인을 감추려는 반복적 왜곡이 감지된다. 시장과의 소통 창구인 IR 부서가 상부 지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왜곡된 착시를 유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느껴진다. 내부 인맥을 통한 증권사 정보 역시 신뢰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염되어 있는 사례가 허다하다. 이러한 오염된 정보에 기대어 지난 1년간 잘못된 투자 판단을 반복한 경험은, 이제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자각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덧붙여, 나 또한 과거 개별기업 분석과 탐방을 주로 했던 ‘낭만’의 시대에 투자를 시작했던 습관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 무의식적으로 개별기업에 집중할 때가 있었다. 그 결과 개별기업 투자에 비중을 잠깐 높였다가도 시장의 흐름과 어긋나 실수를 반복하곤 했다. 이제는 이러한 좋지 못한 습관과 자아를 내려놓고,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는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이 한층 강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환경 변화는 오히려 더 순수한 투자 실력으로 수익률을 경쟁할 수 있는 판을 열었다고도 볼 수 있다. 매크로 외부변수가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매일 쏟아지는 중요 정보를 취합자신만의 시나리오를 그리는 투자자가, 내부 기업정보에 의존하는 투자자보다 정보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기업과의 미팅에서도, 그들 역시 변화무쌍한 외부변수들을 일일이 인지·대응하지 못하거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음을 체감한다.


내수경기와 투자 프레임의 전환


주식투자를 막 시작했을 때 처음 분석했던 지누스라는 기업을 떠올려 본다. 바텀업 관점에서는 좋은 기업처럼 보였으나, 매크로가 중요해진 탑다운 관점으로 전환하니 최악의 선택지로 보이기도 했다. 자유무역 시대 글로벌 공급망을 강점으로 내세웠던 기업이, 보호무역·폐쇄무역이 상시화된 현재에는 그 강점이 약점으로 전환되어 기존의 경쟁력 자체가 무력화되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해당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더라도 그보다 더 상위개념인 보호무역, 패쇄무역이라는 큰 틀이 바뀌지 않는 한 해당 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내부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외부 정세 흐름에 역행한다면 투자해서는 안 되는 기업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반대로 내부 역량이 미흡하더라도 정세의 한가운데 있는 기업은, 그간의 저평가가 빠르게 해소되며 이익과 주가가 단숨에 상승하는 경험도 자주 있었다.


동시에 과거 바텀업 중소형주 투자에 Active 자금이 유입되던 ‘낭만’의 시대가 저물고, 탑다운·대형주 위주 투자가 부상하면서 ETF, Passive 자금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자아를 낮추어 시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Passive·ETF 자금이 어디로 흐를지 예측하고, 그들보다 반 발짝 앞서 나가려는 전략이 필요하다.


회사, 이익, 그리고 냉정한 현실


처음 운용업계에 입문하며 들었던 말이 있다. 회사는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회사라는 집단에 속해 있는 한 이익을 우선해야 하며, 이익을 우선하지 않는 회사는 존재 이유가 없다는 것이였다. 동시에 사내 개인적인  친분이 그 회사의 사적이익보다 우선해선 안된다는 경각심을 항상 일깨워주셨었다.

그 안에서 나의 존재 가치 역시 이익 기여 여부에 따라 평가된다는 냉정한 현실이다. 당시에는 살벌하게 들렸으나, 지금 돌아보면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인식은 어원에서도 확인된다.

**회사(會社)**는 ‘모일 회(會)’와 ‘모임/사단 사(社)’의 결합으로, **“사람들이 모여 조직한 단체”**를 뜻한다. 동아시아 한문권에서 會社는 넓게 모임·단체를 의미했으나, 근대에 들어 상업·영리 목적의 조직이라는 의미가 강화되었다. 이익을 우선하지 않는 회사는 존재 이유가 없다는 명제는 이러한 의미 변화와 궤를 같이한다.


회사 이익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회사 내 나의 가치도 그만큼 희석된다. 특히 외부 투자자금을 위탁받아 수익의 과실을 함께 나누는 투자자라면, 시장 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결코 놓아선 안된다. 이익에의 기여환경 변화에의 민감도는 곧 직업적 신뢰와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적 사례와 구조적 하강의 그림자


어머니는 상가에서 옷 장사를 10년 넘게 이어오시며 우리를 키워주셨다. 그러나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으로 상가 내 옷가게들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 어머니는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가게를 정리하고 다른 일거리를 찾는 결단을 내리셨다.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다는 판단을 내리시고 매몰비용임을 인지한 어머니는 옷 가계에 더 머무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판단하신 것이다. 같은 상가의 다른 이들은 쉽게 결단하지 못했으나, 시간이 흐르자 어머니는 새로운 직장에 자리를 잡아가셨지만 그 건물 내 상가는 모두 폐업했고 건물 용도까지 변경되었고, 마지막까지 남으신 분들은 결국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셨었다고 들었다.  그 당시 나는 막 대학에 입학한 시기라 집안에 보탬이 되지 못했던 무력했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는 내수경기가 구조적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고, 하강 속도 역시 가팔라지는 조짐이 나타난다. 그에 따라 자영업자들의 폐업 소식이 속속 들려온다. 과거의 우리 어머니처럼 평생 해온 업을 떠나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자영업자들, 그리고 과거 통하던 바텀업 방식을 떠나 탑다운 매크로 투자로 전환해야 하는 투자자들 모두에게, 과거의 매몰비용에 집착하지 않고 변화에 유연히 적응하는 태도가 곧 생존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변화-통함-지속의 순환


세상이 변하는데 정체하거나 과거에 머무는 순간 매몰비용이 누적된다. 이러한 매몰비용은 우리의 발목을 잡아, 평생 벗어나기 어려운 소용돌이로 끌고 갈 수 있다.

그러므로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則變 變則通 通則久)**를 새기고자 한다. 막히면 변화하고, 변화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 간다.

지금은 낭만의 시대에서 탑다운의 시대로 넘어가는 변곡점이다. 시장과 자금의 흐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외부변수의 지형 위에서 시나리오를 구축하며, Passive·ETF 자금의 궤적을 반 발짝 앞서 읽는 노력이 우리를 **통(通)**으로 이끌 것이며, 그 위에서만 **구(久)**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끝

2025년 10월 23일 목요일

생각정리 101(* 2차전지, ESS, 배터리)


연애 초기에 나는 2차전지 주가가 과열됐다고 종종 열을 올려 이야기하곤 했다.

주식에 관심이 없던 아내는 그럴 때마다 묵묵히 내 말을 들어주었다.

가끔 그때 내가 열변을 토하던 장소를 함께 지나칠 때면, 아내는 그저 열변을 토하던 내 모습이 웃겼었다곤 한다.

최근 2차전지 관련 주가가 다시 오르자, 내 생각을 한 번 정리해 기록해 두려 한다.


요약

  • 2025년 글로벌 ESS 증설은 사상 최대(약 247GWh, 펌프수력 제외). **유틸리티 비중 84%**로 전방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 2026년 360GWh 전망이 공표되어 있지만(탑다운), 정책·투자 사이클 둔화가 선행되면 실현치는 하회할 위험이 커진다. pveurope.eu

  • 중국의 과잉생산 억제·투자 규율 강화(MIIT 가이드라인·NDRC ‘군집투자’ 억제)와 수출 VAT 13% 환급 폐지로 4Q25부터 태양광·스토리지 조달가 +9% 상방 압력. 단기적으로 발주·착공 템포가 저하될 수 있다. pv magazine International+4pv magazine International+4Wood Mackenzie+4

  • 미국은 2025-09-30 이후 연방 EV 크레딧 종료가 확정되어 EV 수요에 하방압력(귀하 가정: ’26 -20% 이상). 그 여파는 ESS 연계형 프로젝트의 수익성·파이낸싱 심리에도 간접적 부담. 국세청

  • 2025년 2분기 미국 BESS AC 시스템가는 분기 내 +56~68% 급등(관세·운송비 등 중첩). 가격 변동성은 발주 보류·스펙 재협상을 유도하며, 2026년의 실착공 레이트 둔화 리스크를 키운다. Energy-Storage.News+2Energy Storage+2

  • 이익률(최근 ~15%) 상승의 본질은 셀·모듈 납품에 랙/컨트롤러·현장 설치(EPC 유사) 마진 ~+10%p가 프로젝트 완료 시점 ‘일괄’ 인식되며 생긴 비반복·저가시성 이익이라는 점. 전방 둔화가 시작되면 해당 기여는 급격히 축소된다. (귀하 내부 가정)


1. EV

1) 왜 지금 가격이 오르는가: 정책·공급망 레이어의 중첩

  • 중국산 흑연 활성 음극재(AAM) AD/CVD 예비판정(’25.5~7): 예치금(보증금) 부과로 수입단가 레벨 상승. 섹션301과 별개의 추가 부담.

  • 섹션301 상향(’24 발표, ’25~’26 단계 적용): EV 100%, EV용 리튬이온 배터리·부품 25%, 임계광물·천연흑연 25%(’26) 등 구조적 상방 고착.

  • 중국 수출 VAT 13% 환급 축소/폐지(’25.4Q부터 파급): LFP·ESS 체인 조달가 ≈+9% 시그널.

  • 미국 BESS AC 시스템가 단기 급등(’25.2Q, +56~68%): 관세 레이어 중첩과 불확실성으로 “가격 레벨 재정의”가 이미 관측(ESS는 BOS/PCS 포함이라 변동폭 과장되지만 방향성 시사).

2) 비용 → 팩가 → 소비자가격: 산출 프레임(가정·공식)

  • 팩 기준단가: $130/kWh(BNEF $115 + DOE 128~133 절충).

  • 소재비 가중치: CAM(양극) 30%, AAM(흑연 활성재) 8%.

  • 정책 가정: CAM 25%(상방 50%), AAM AD/CVD≈105%, 중국 노출분에 한해 VAT≈+9%.

  • 노출도(중국산 비중): LFP 체인이 상대적으로 높음, NMC는 국제/북미 다변화 진척.

  • 소비자 전가율: 50/75/100% 감도.

  • 수요 탄력성(점탄력): 차급별 -1.2/ -1.0/ -0.8(소형/중형/대형), 교차탄력(ICE←EV 가격) +0.03.

  • 세액공제(§30D): ’25.9.30 이후 사실상 폐지+$7,500 절대충격이 모든 공제대상 EV에 공통적으로 붙음(상한: 세단 $55k, SUV $80k; 수수료·세금 제외).

팩가 상승률(%) ≈
CAM(30%)×관세×중국노출 + AAM(8%)×(AD/CVD)×중국노출 + [VAT(9%)×(중국노출×해당소재비중)]

 

3) 시나리오별 결과(브랜드·세그먼트·케미스트리·전가율 포함)

3-1. Base(CAM 25%, 전가율 75%, 노출 유지)



3-2. Upside(CAM 25%, 전가율 50%, 中노출 -10%p, OEM 인센티브 $1k)

  • 공제 에도 Δ$가 $6.6k~$7.1k로 줄지만, EV 수요 -9%~-24%(차급별)로 여전히 두 자릿수 하락이 빈번.

3-3. Downside(CAM 50%, 전가율 100%, 中노출 +10%p)

  • 공제 Δ$ $8.2k~$9.5k, EV 수요 -11%~-32%. LFP·소형일수록 타격 최대.

해석 포인트 

(i) 세액공제 $7,500은 소재·관세보다 절대충격이 더 큼. (ii) **저가/소형/높은 中노출(LFP)**에서 %상승이 커져 수요감소가 심화. (iii) 대형/NMC는 민감도 낮지만 Downside에선 두 자릿수 하락.

 







읽는 법

  • 첫 번째 그래프: 세액공제 폐지 이후 소비자 가격 상승폭(달러)을 **시나리오(Base/ Upside/ Downside)**별로 모델별 막대로 비교.

  • 두 번째 그래프: 동일 조건에서 **EV 수요 변화율(%)**을 표시.

  • 세 번째 그래프: Base 시나리오에서 팩 원가 상승의 구성요소(CAM/AAM/VAT)를 pack cost 대비 퍼센트포인트로 분해.

4) 2026년 미국 EV 판매전망(YoY)

  • 2025년 EV ≈160만대(BNEF), 2026년 전체 시장 ≈1,525만대(-1% YoY)(GS).

  • **’26 EV 점유율이 보합(~10%)**이면 EV ≈152.5만대, YoY ≈ -4.7%.

  • 점유율 9.5%/10.5% 가정 시 -9.5% / 0% 근처.

  • 위 시나리오의 가격상승+공제폐지는 점유율 상방을 제약 → **보수적 베이스 -5% 내외(범위 -10~0%)**가 합리적.



해석: 점유율이 보합이라면(10% 내외) ’26년 EV 판매는 전년 대비 대략 -5% 수준의 하락이 합리적. 점유율이 0.5%p 내려가면 하락폭은 -9%대, 0.5%p 오르면 보합에 근접. (BNEF의 “보합” 코멘트와 Goldman의 총수요 -1% 전망을 결합한 보수적 결과) 유틸리티 다이브+1

5) ICE 대비 가격격차(Price Gap)와 수요 전환

  • 본 프레임은 ICE 가격 불변(보수) 가정 → EV–ICE 격차 확대 = EV 공제 후 Δ$.

  • Base에서 소형/중형/대형의 격차 확대는 +$8.46k / +$7.91k / +$7.74k.

  • 교차탄력 +0.03 적용 시 ICE는 +0.3~+0.8% 수준의 보완적 증가.

6) TSLA vs ICE 페어 비교(공제 폐지 효과만 반영)

3Q25 기준 TSLA “소비자가”(목적·주문 수수료 포함)와 동급 BMW ICE를 매칭, 공제 전/후 변화에서 수요탄력을 곱해 비교.



요지: 볼륨 존인 3/Y는 공제 소멸로 **+15~18%**의 명목가 상승 → EV 수요 두 자릿수 하락, 동급 ICE는 +0.5% 내외 반사이익. 반면 S/X는 공제 비대상이라 영향 미미.



 



최종 정리

1) 메커니즘(요약)

  • 정책 레이어 중첩: AAM(흑연) AD/CVD + 섹션301(양극·부품·임계광물) + 중국 VAT 환급 축소 → 팩 원가의 ‘새로운 상단’ 고착.

  • 세액공제(§30D) 종료: 공제 대상 EV에 일괄 +7,500달러 절대 충격. 특히 **저가/볼륨존(3/Y, LFP 비중↑)**에서 가격상승률이 커져 **수요탄력(−1.0 전후)**에 의해 두 자릿수 수요 하락으로 직결.

  • ICE 교차탄력: EV 가격↑ → 동급 ICE 미약하나 일관된 +0.5%p 내외 반사수요.

2) 수치로 본 핵심(우리 시나리오 테이블 기준)

  • Base: 세액공제 폐지 후 소형 LFP는 소비자 가격 +8.46k 달러, EV 수요 ≈ −29%. 중형 NMC−20% 전후, 대형 NMC조차 −11% 내외.

  • Upside(전가율 50%, 中노출 −10%p, 인센티브 1,000달러): 그래도 −9%~−24% 하락.

  • Downside(CAM 50%, 전가율 100%): −11%~−32%.

  • 2026년 미국 EV 판매 YoY 베이스 −5%(범위 −10~0%). 점유율 상방 제약이 명확.

3) 한국 밸류체인의 ‘반사수혜’와 그 한계

  • 이익 요인

    • 중국산 소재(특히 AAM·LFP CAM) 관세 부담으로 비(非)중국 공급망의 상대 경쟁력 개선.

    • 북미·동맹권 내 생산(국산/우군산) 라인에 가동률·가격 프리미엄 기회.

    • FEOC 규정 하에서 적격 소재/부품은 OEM 조달의 우선순위로 편입.

  • 하지만, 더 큰 반대력

    • 수요 파이 자체 축소: 공제 소멸 + 정책상승 전가 → 저가·보급형 EV 가격 레벨이 한 등급 위로 점프.

    • 볼륨 미스팩 출하·셀/소재 가동률을 직접 갉아먹음.

    • 우리의 시뮬레이션처럼 **핵심 볼륨(60~75kWh, LFP/NMC 혼재)**이 −10~−30% 범위의 수요감소에 취약. 라인 증설/믹스 개선으로 상쇄하기 어렵다.

    • ESS로 전환해도, 2025년 관측된 BESS 급등/변동성발주 지연·재견적 리스크를 내포. 모듈·시스템 단위에서의 가격 경직성이 팩 수요 회복을 늦춘다.

4) 그래서 무엇이 더 큰가? — 손익 비교의 방향성

  • **반사수혜(스프레드 개선 + 점유율 일부 이동)**는 단위당 마진에 긍정적일 수 있다.

  • 그러나 저가 EV 수요 자체의 축소가 **물량 감소(가동률·고정비 레버리지 악화)**로 이어지면, 총마진·영업이익 레벨에서 마이너스가 더 큼.

  • 특히 LFP 중심의 보급형 수요가 꺾이는 국면에서는, CAM/AAM/분리막/전해액/동박전 밸류체인 판매량 둔화가 연쇄적으로 발생.

  • 결론적으로 **“중국산 관세로 한국이 이긴다”**는 단선적 서사는 수요탄력·세액공제 소멸의 절대효과 앞에서 힘을 잃는다. 총량(볼륨) 훼손 > 스프레드 개선의 비대칭.

5) 투자/전략 관점의 마무리 코멘트

  • 주가 탄력은 단기 뉴스플로우(관세·AD/CVD·미국 내 투자)로 들쭉날쭉할 수 있다.

  • 하지만 **’26 YoY −5%(베이스)**라는 볼륨 리스크가 깔린 채, 저가·볼륨존의 가격 레벨 전환이 지속되면, 한국 밸류체인 반사수혜만으로 업황을 상쇄하기 어렵다.


한 문장으로 끝

중국향 배터리 관세로 ‘한국 밸류체인’이 상대적 이익을 얻는 사실은 맞지만, 세액공제 폐지와 소재·관세 전가가 만들어낸 ‘보급형 EV 수요 붕괴’가 더 크다 — 그래서 총체적으로는 ‘반사수혜 < 수요침체’가 된다.



2. ESS

  • 2025년 글로벌 ESS 증설은 사상 최대(약 247GWh, 펌프수력 제외). **유틸리티 비중 84%**로 전방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 2026년 360GWh 전망이 공표되어 있지만(탑다운), 정책·투자 사이클 둔화가 선행되면 실현치는 하회할 위험이 커진다. (pveurope.eu)


  • 중국의 과잉생산 억제·투자 규율 강화(MIIT 가이드라인·NDRC ‘군집투자’ 억제)와 수출 VAT 13% 환급 폐지로 4Q25부터 태양광·스토리지 조달가 +9% 상방 압력. 단기적으로 발주·착공 템포가 저하될 수 있다. (pv magazine International)

  • 미국은 2025-09-30 이후 연방 EV 크레딧 종료가 확정되어 EV 수요에 하방압력(귀하 가정: ’26 -20% 이상). 그 여파는 ESS 연계형 프로젝트의 수익성·파이낸싱 심리에도 간접적 부담. (국세청)

  • 2025년 2분기 미국 BESS AC 시스템가는 분기 내 +56~68% 급등(관세·운송비 등 중첩). 가격 변동성은 발주 보류·스펙 재협상을 유도하며, 2026년의 실착공 레이트 둔화 리스크를 키운다. (Energy-Storage.News)

  • 이익률(최근 ~15%) 상승의 본질은 셀·모듈 납품에 랙/컨트롤러·현장 설치(EPC 유사) 마진 ~+10%p프로젝트 완료 시점 ‘일괄’ 인식되며 생긴 비반복·저가시성 이익이라는 점. 전방 둔화가 시작되면 해당 기여는 급격히 축소된다. 


1) 전방(Utility 중심) 구조와 둔화 메커니즘

  • 애플리케이션 믹스: 2025년 신규 증설 247GWh유틸리티 84%·BTM 16%. 유틸리티 파이프라인의 체력에 전방이 과의존. 이 축이 흔들릴 경우 총량 민감도가 크다. (pveurope.eu)




  • 지역 믹스: InfoLink는 2025년 221.9GWh(추정) 중 **미주 55·유럽 27·중동/아프리카 13·APAC(중국 포함) ~126.9GWh(잔차)**로 본다. 중국/아시아 비중이 가장 큼. 중국 투자기조 변화는 글로벌 총량에 즉시 파급된다. (Energy Storage)




둔화 신호

  • 중국: 2024~25년 PV 제조 가이드라인 강화·저가 출혈경쟁 억제·낙후설비 퇴출 등 과잉규율이 본격화. 2026~(15차 규획) 앞두고 투자 규율 강화 신호가 누적. IEA도 2025년 재생 투자증가 둔화, PV 투자 소폭 후퇴 가능성을 언급한다. 유틸리티 ESS는 중국의 재생 CAPEX 템포에 크게 연동된다. (Wood Mackenzie)



  • 가격·조달 환경: 4Q25 중국 수출 VAT 환급 폐지 등으로 태양광·저장 조달가 약 +9% 전망. 프로젝트 IRR 저하 → 입찰가 재산정/연기 → ’26 실착공 둔화 압력. (Wood Mackenzie)

  • 미국: 2025-09-30 신차 EV 크레딧 종료 확정(IRS). 전기요금·피크관리 수요와 별개로, EV/배터리 체인의 모멘텀 둔화는 ESS 장기 수요심리에 간접 타격. (국세청)


2) 가격 레벨: 단기 상방, 중기 하방(귀하 추정) 간 긴장

  • 배터리 팩(셀+모듈) 트렌드: BNEF 가격조사 기준 ’24 팩 $115/kWh로 20% YoY 하락(과잉설비·원자재 하락). 중기적으로는 <$100/kWh 접근 기대가 확산. (BloombergNEF)

  • 시스템(AC 기준) 단기 상방: 미국 2Q25 AC 시스템가 +56~68% 급등(관세·물류·불확실성). 4Q25는 중국 VAT 환급 폐지 영향이 더해져 조달가 +9% 상방. (Energy-Storage.News)

  • 귀하 가정 vs 시장

    • 25E ESS $140/kWh → 26E $120/kWh(하향)

    • 시장 상단 추정: 26E $196/kWh
      ⇒ 단기(4Q25~)는 조달 상방이지만, ’26 연평균은 하방이라는 귀하의 뷰. 다만 발주/설치 템포 둔화가 동반되면 매출총이익률은 견조해도 매출/영업이익은 둔화될 수 있다.


3) 수익구조와 ‘지속성’ 점검

  • 이익률(최근 ~15%)의 성격: 셀·모듈 납품에 랙/컨트롤러·현장 설치(EPC 유사) 마진이 약 +10%p로 **한 프로젝트의 ‘완료 시점’**에 일괄 인식. 용량과 무관한 건별 이익이 섞여 평균 이익률이 높아 보이는 착시가 발생.

  • 지속성: 설치 물량이 줄면 해당 일회성 마진이 바로 증발. 전방이 신규→교체 수요로 전환될수록 정기 O&M·보증·증설(augmentation) 비중이 커지지만, 이는 단가/마진 레벨이 낮고 인식주기도 길다.

  • 리스크: ① 발주 지연(입찰가 재산정), ② EPC 병목(그리드 연계·인허가), ③ 가격 변동성(관세·물류·VAT). 2025-2Q 사례처럼 분기 내 급등락이 반복되면 수주·인식 타이밍 리스크가 확대. (NACleanEnergy)


4) 전방 축소(’26~) 시나리오 정합성

  • 탑다운 vs 보텀업: BNEF의 ’26 360GWh 증설 전망(탑다운)과 달리, 중국 투자 템포 둔화 + 조달가 상방 + EV 보조 축소의 삼중압력은 보텀업 실착공을 제약할 소지가 크다. 정책/금융 여건 완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실현치는 가이던스 하회 가능성. (pveurope.eu)

  • 중국 축: MIIT와 NDRC의 과잉규율·군집투자 억제는 신규 증설의 허들 상향을 의미. 재생 CAPEX가 고성장(’21~’25)질적 성장·선별 투자로 기조가 바뀌면, 유틸리티 ESS 신규 발주정체/감속될 개연성이 높다. (Wood Mackenzie)

  • 미국·유럽 축: IRA/ITC가 버팀목이지만, 단기 조달가 상방·그리드 병목이 가속되면 ’26 실착공의 우하향 리스크는 유효. 반면 **장기(’30년대)**에는 누적 TWh 트랙은 유효해 교체·장주기(6~8h+) 수요가 재부상. (장기 확장성은 유지) (Reuters)


부록: 우리가 참조한 핵심 지표

  • BNEF(2025-10-21): ’25 92GW/247GWh, 유틸리티 주도, ’26 360GWh 전망. (pveurope.eu)

  • InfoLink(2025-02-25): ’25 221.9GWh, 미주 55/유럽 27/MEA 13/아시아(중국포함) 잔여. (Energy Storage)

  • Wood Mackenzie(2025-10): 4Q25 태양광·저장 조달가 +9%(중국 VAT 13% 환급 폐지 등). (Wood Mackenzie)

  • Anza Q2(2025-06): 미국 BESS AC 시스템가 +56~68%(’25.1 대비). (Energy-Storage.News)

  • IRS(2025-10): 신차 EV 크레딧(§30D) 2025-09-30 이후 취득분 미적용 공시. (국세청)

  • 배터리 팩 가격: ’24 평균 $115/kWh(BNEF). 중기 <$100/kWh 기대 관측. (BloombergNEF)


아.. 왜 계속 올라..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