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원유시장: 증산과 충격, 그리고 정책 실패의 위험
1. 겹쳐지는 증산 압력: OPEC+와 트럼프노믹스
2025년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 원유시장은 수급 긴축 우려와 동시에 누적된 공급 확대 시그널이 혼재하며, 이른바 양방향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할 요소는 OPEC+의 공격적인 증산 전략이다.
-
4월 1일 회의에서는 13.8만 b/d 증산이 발표되었고,
-
5월에는 기존 계획의 3배에 해당하는 41.1만 b/d 증산을 단행하였다.
-
원래는 매월 13만 b/d씩 18개월간 증산하여 2026년 말까지 총 220만 b/d 확대를 목표로 했으나, 최근 전략은 이를 조기 가속하는 양상이다.
6월과 7월에도 각각 41.1만 b/d 추가 증산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는 사실상 OPEC+가 기존 쿼터 제약을 해제하고 시장 점유율 확대(Market Share Expansion)에 나섰음을 의미한다.
특히 **5월 중국의 추가 경기부양 정책(금융완화)**과 맞물려, OPEC은 반등이 예상되는 수요를 선점하려는 공세적 공급 전략을 본격화한 것이다.
동시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3-3-3 에너지 전략을 통해 셰일 증산과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는 2026년까지 70~80만 b/d,
-
2027년 추가 100만 b/d,
-
2028년 다시 100만 b/d를 증산하여, 총 280만 b/d의 누적 확대를 목표로 한다.
다만 이 물량은 즉시 시장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감소한 전략비축유(SPR)**를 복구하는 데 활용될 계획이다.
-
SPR 재고는 2022년 5.8억 배럴에서 2024년 3.5억 배럴로 감소한 상태이며,
-
트럼프 행정부는 증산분을 이 비축유 복원용으로 소화할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2. 종전 가능성과 러시아 공급 복귀 시나리오
이러한 공급 확대 흐름 속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가능성이다.
러시아는 전쟁 이전 하루 1,050만 b/d의 원유를 생산했으나,
-
현재는 898만 b/d 수준으로 약 150만 b/d 감소한 상태이다.
종전이 성사될 경우, 러시아의 수출 회복 여력이 최소 150만 b/d로 평가되며,
이는 국제유가에 약 10달러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즉, OPEC+의 증산 가속, 트럼프 셰일 전략, 러시아 복귀 시그널이 동시에 유입될 경우,
시장 구조는 단기 공급 과잉 상태에 빠질 수 있으며, 이는 유가 하락 기대를 강하게 자극할 수 있다.
3. 그러나 ‘정책 설계’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공급 충격의 반격
트럼프노믹스와 OPEC+의 공급 확장 전략이 작동하기도 전에, 글로벌 시장은 전혀 다른 축의 ‘공급 충격’ 리스크에 정면으로 노출되고 있다.
첫째, 가이아나·베네수엘라 분쟁 격화로 남미 해상유전의 200만 b/d 공급 차질이 예상된다.
이들 두 국가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를 차지하고 있어, 충돌 시 실질적인 가격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둘째, 이라크·이란을 중심으로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재점화되고 있다.
-
이란 핵협상이 결렬되었으며
-
이라크 내 미 대사관 철수 조치 및 안보 불안 고조로 3~4백만 b/d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https://oilprice.com/Energy/Energy-General/US-Iran-Nuclear-Negotiations-Derail-Over-Scheduling-Clash.html |
https://oilprice.com/Latest-Energy-News/World-News/WTI-Spikes-Nearly-5-as-US-Embassy-Prepares-Iraq-Evacuation.html |
https://www.aljazeera.com/news/2025/6/10/iran-warns-against-iaea-pressure-israel-attack-as-more-us-talks-loom |
셋째, 미국 셰일오일 생산은 트럼프 행정부의 의도와 달리 정체되고 있다.
-
원가 부담과 유가 하락으로 인해 민간 생산업체들의 신규 투자 여력이 감소하고 있으며,
-
실제로 미국 내 원유 생산은 2025년 들어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https://oilprice.com/Energy/Energy-General/US-Crude-Production-Set-For-A-Decline-Amid-Low-Oil-Prices.html |
이 세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 글로벌 공급은 총 6.3~8.0백만 b/d 감소,
즉 전체 공급의 약 6~8% 충격을 받게 되며, 이는 단기 유가 50~60% 급등 가능성을 의미한다.
4. 유가 급등이 초래할 통화정책 붕괴 위험
이러한 공급 충격은 단순한 유가 급등을 넘어, 전방위적 물가 상승 및 통화정책 마비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
유가가 50% 이상 오를 경우, 정유·화학·운송 산업 전반에서 원가가 상승하고,
-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CPI)는 연간 기준 0.8~1.0%포인트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
물가 기대가 상승하면, 임금 인상 요구 → 수요 인플레이션 → 가격 전가 → 스파이럴의 고리가 작동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2025년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둔화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인하 중이라는 점이다.
-
이런 상황에서 유가발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 정책당국은 금리 인하를 중단하거나 조기 긴축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중 딜레마에 직면한다.
-
통화정책 전환이 늦어지거나 시장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할 경우, 기대인플레이션 고착 → 실질금리 마이너스 전환 → 수요 과열로 이어지며,
탈(脫)통제 인플레이션 국면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5. 트럼프노믹스의 구조적 한계와 글로벌 수급 불안정
트럼프노믹스의 3-3-3 에너지 전략은 셰일 증산, 국제 분쟁 종결, 화학 투자 활성화라는 3개축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전략은 모두 전제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 앞에서 작동하지 않고 있다.
-
셰일 증산은 환경 규제와 기술적 한계, 투자 회수 지연으로 이미 정체되었다.
-
국제 분쟁 종결은 이란 핵협상 결렬과 러시아의 불투명한 태도로 인해 오히려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
화학산업 투자 확대는 저가 에너지와 안정적 수요가 전제이나, 유가 급등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투자 유인이 사라지고 있다.
즉, 트럼프 정책은 에너지 공급이 자유롭고 분쟁이 종결된 상태를 전제로 설계되었으나, 현실은 그 반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정유·화학업계는 수익성 약화, 투자 지연, 해외 경쟁력 약화의 삼중고에 직면하고 있다.
6. 결론: 증산 전략은 있고, 유가 전망은 없으며, 통화정책은 흔들린다
2025년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정책적 증산 시도와 공급 충격이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리스크 구조에 놓여 있다.
-
한편에서는 OPEC+ 증산, 미국 셰일 정책, 러시아 복귀 가능성이 유가 하락을 지지하고,
-
다른 한편에서는 지정학 충돌, 투자 정체, 실제 감산·차질 확대가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기존의 유가 하락을 지지하던 트럼프의 3-3-3 에너지정책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으며, 러-우 전쟁은 격화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은 점점 더 불안정한 수급 예측, 통화정책의 혼란, 인플레이션 고착화라는 3중 경로에 직면하고 있다.
#글을 마치며
트럼프 행정부의 지난 중동 순방은 OPEC의 균열을 키웠다.
-
UAE·사우디는 미국과 AI·군수방위 MOU 체결 등 정치·경제적 보상을 확보하며 OPEC+ 증산에도 협조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
반면 이란·이라크는 미국과의 외교 채널이 단절되거나 외면당한 채,
-
OPEC+ 증산으로 인한 유가 하락을 감당해야 하는 재정적 불이익만 떠안게 됐다.
-
-
이로 인해 OPEC+ 내부의 균열 가능성이 대두됐다.
-
이란·이라크의 증산 반대 목소리 강화,
-
중동 내부 정치·경제적 불균형 심화 예상
-
핵심 정리:
미국의 선택적 지원이 걸프 우방국(UAE·사우디)과 비우방국(이란·이라크) 간 불균형을 확대시키며, OPEC+ 내부 불만과 분열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금리인하 유가 봐가면서 조심히 하셈..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