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9일 월요일

생각정리 44 (* 대한민국 정치구도 변화)

대한민국 정치 지형과 26년 제9회 지방선거 관전 포인트: 부울경

21대 대통령 선거가 종료된 후,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음 2026년 6월 치러질 제9회 지방선거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부울경(PK: 부산·울산·경남) 지역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대한민국 정치 구도의 변천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이를 통해 부울경 지역의 정치적 함의와 선거 전략을 보다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13대 대통령 노태우와 3당 합당

노태우 대통령은 1987년 12월 16일, 제13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직선제로 당선된 첫 대통령이었다.
그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투표율로 당선된 사례로 남아 있으며, 집권 초기부터 여소야대 국면에 직면하였다.


이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노태우 정권은 1990년 1월 22일, 정치적으로 결정적인 조치인 ‘3당 합당’을 추진하였다.

  • 참여 정당: 민주정의당(민정당, 여당) + 통일민주당(김영삼) + 신민주공화당(김종필)

  • 합당 후 창당된 정당: 민주자유당(DLP) → 이후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을 거쳐 현재 국민의힘으로 이어진다.

당시 정치권은 영남, 충청, 호남, 수도권의 4대 지역 권역별 정당 기반이 명확한 구조으므로, 김영삼(PK) + 김종필(충청도) + 노태우(수도권)의 '3당 합당'으로 인해 호남 지역은 자연스럽게 비주류로 고립되었다.

  • 김영삼부산·울산·경남(PK) 지역,

  • 김종필충청도를 기반으로 강한 지역 지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호남 유권자들은 스스로를 **“고립된 비주류”**로 인식하며 강한 결집 현상을 보였다.
이는 이후 김대중·노무현 계열 정치세력의 지역 밀착 전략이 강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15대 대통령 김대중과 PK의 보수 벽

1997년 12월 19일, 김대중 대통령은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었지만, PK 지역에서는 극히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였다.

 다음은 당시 선거의 주요 지역 득표율이다.

지역김대중 후보 득표율        이회창·이인제 후보(보수) 합산 득표율
부산15.3%53.3% (이회창) + 29.8% (이인제)
울산15.4%51.4% + 26.7%
경남11.0%   55.1% + 31.3%

김대중 대통령이 PK 지역에서 낮은 득표를 기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역사적 보수 성향: 박정희·전두환 정권의 정책 수혜 지역이었던 PK는 보수 정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았다.

  • DJP 연합의 한계: 김종필(충청 기반)과의 연합으로 충청권 지지는 확보했으나, PK 보수층의 결집을 깨기엔 역부족이었다.

  • 경제 위기 국면: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PK 유권자들은 ‘안정된 보수’를 택하는 경향이 강했다.

  • 지역주의의 지속: ‘영남 대 비영남’ 구도가 여전히 견고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김대중 대통령은 충청권·수도권·호남권의 집중된 지지로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PK 지역의 민심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데에는 실패하였다.


#16대 대통령 노무현과 PK 지역의 균열 조짐

김대중 대통령이 넘지 못한 PK의 보수벽을 노무현 대통령은 부분적으로 허물기 시작하였다.
그 역시 당선 과정에서 PK 지역 과반 득표에는 실패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획기적인 득표 상승을 이뤄냈다.

지역노무현 후보 득표율
부산29.9%
울산35.3%
경남       27.1%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이 부산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주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지역주의를 극복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치는 죽는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하였다.
그러한 정치철학에도 불구하고 PK 지역에서는 여전히 과반 득표에 실패했지만,
그의 진정성과 ‘노풍(盧風)’은 PK에서 이례적인 30% 안팎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냈다.


#보수 정당의 계보: 3당 합당 → 국민의힘

노태우 정부의 **3당 합당으로 형성된 민주자유당(DLP)**은 이후 보수정당의 주류 계보로 이어졌다.

  • 1990년: 민주자유당(DLP)

  • 1995년: 신한국당으로 개칭

  • 1997년: 김대중 측 일부와의 결합으로 한나라당 창당

  • 2012년: 새누리당으로 개칭

  • 2017년: 박근혜 탄핵 국면 후 자유한국당

  • 2020년: 보수 통합으로 미래통합당 → 곧 국민의힘으로 당명 변경


결과적으로 1990년 **보수 대연합(3당 합당)**은 오늘날까지 국민의힘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보수의 주류 정당으로 계승되었다.


#21대 대통령 이재명과 PK의 변화

2022년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치른 이후, 예상치 못한 내란 사태와 정치적 격동 속에서 재선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부울경(PK) 지역에서 민주당은 상당한 약진을 이루게 되었다.
이 변화는 단지 정권 유지의 의미를 넘어, 지역주의 균열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26년 지방선거와 부울경의 전략적 가치

이제 시장의 관심은 2026년 6월 제9회 지방선거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부울경(PK)**이며, 여기서의 결과는 향후 대한민국 정치 구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PK 지역 기초자치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을 대거 석권한다면,
이는 과거 3당 합당으로 인해 호남이 고립되었던 정치구도의 반전이자,
TK(대구·경북) 지역이 새롭게 비주류로 고립되는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26년 지방선거까지 민주당은 호남보다 PK 지역에 정책 자원과 선거 전략을 집중 투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한국 정치사에서 영남의 균열과 권역별 정당지형의 재편을 가속화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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