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6일 일요일

이모저모


소규모 IR 미팅에서 배운 것들


분기에 한 번 정도 증권사 주관으로 열리는 소규모 IR 미팅 기회가 있으면, 가능한 한 참석하려고 하는 편이다.
기업을 숫자로만 보는 것과, 실제로 회사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을 주고받는 것은 꽤 다른 경험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IR 미팅들이 몇 차례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상반된 인상을 남겼던 두세 번의 경험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AI 산업이 시장의 중심에 있지 않았다.
오히려 특정 섹터는 지금과 달리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다소 비켜나 있었다.

우리는 AI 산업의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 섹터가 언젠가 중요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고, 투자 가능한 기업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 섹터에서 새롭게 상장한 회사가 처음으로 여의도에 나와 소규모 IR 투자자 미팅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연스럽게 사전등록을 했고, 미팅 장소로 향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사전등록자는 나 혼자였다.
작은 호텔룸에서 IR 담당자와 나, 단둘이 마주 앉아 1시간 동안 미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이 자리가 이렇게 진행되어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 괜히 어색한 긴장감도 있었다.

미팅이 시작된 뒤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혹시 오늘 저만 참석한 건가요?”

그러자 IR 담당자분은 이렇게 답하셨다.
투자자들이 한 타임에 너무 많이 몰리면 오히려 회사의 사업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1타임에 1명씩만 받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단순히 형식적인 IR이 아니라, 회사의 사업을 제대로 설명하고 싶어 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그 뒤로 1시간 넘게 미팅이 이어졌다.
나는 꽤 구체적인 질문들을 계속 던졌다. 회사의 과거 연혁, 수주가 이뤄지는 방식, 단가 계약 구조, 원가 구조, 고객사별 관계와 이력, 과거 위기 상황에서 CEO가 어떤 방식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는지까지 물었다.

IR 담당자분은 질문 하나하나에 빠짐없이 답변해주셨다.
단순히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가 지나온 과정과 사업의 구조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미팅이 끝난 뒤 기록해둔 내용을 다시 정리해보니, 사업구조와 경쟁 구도, 그리고 향후 실적을 추정할 수 있는 근거가 상당히 구체적으로 남아 있었다. 숫자로 연결할 수 있는 단서들이 손에 잡혔고, 그만큼 투자 판단의 확신도 높아졌다.

그렇게 우리는 그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 돌아보면, 그 판단은 꽤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반대로 전혀 다른 경험도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한 회사의 기업홍보팀이라며 연락이 왔다. 어떻게 내 번호를 알게 되었는지 물었더니, 증권사를 통해 알게 되었다고 했다. 이후 그분은 거의 매일 해당 산업과 관련된 뉴스를 카카오톡으로 보내주셨고, 결국 한 번 미팅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미팅을 해보니 이상한 점이 있었다.
산업 이야기는 길게 이어졌지만, 정작 기업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계속 답을 피했다. 사업의 구조, 수익성, 리스크, 재무적 특징, 고객사와의 관계처럼 투자 판단에 필요한 질문을 던질 때마다 다시 산업 전망 이야기로 돌아갔다.

결국 제대로 된 답을 듣기 위해서는 질문을 조금 더 집요하게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상대방이 초면에 다소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선을 넘지 않으려 최대한 공손하게 물었지만, 질문의 방향은 계속 좁혀갔다.

그 과정에서 결국 드러난 것은, 그분의 역할이 사실상 회사의 주식을 팔기 위한 세일즈에 가까웠다는 점이었다.

그 미팅 이후 우리는 해당 기업의 투자 위험성을 내부에 공유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다시 보게 된 그 회사는 시장의 주목을 크게 받다가, 결국 상장적격성 심사 대상에 오르게 되었다.

또 다른 기억은 꽤 큰 대기업 IR 행사였다.

마침 이전 직장 선배가 그 회사 IR팀으로 이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오랜만에 해당 IR 행사에 참석했다. 하지만 행사는 기대와 달리 다소 형식적으로 흘러갔다. 들으나 마나 한 질문들이 오갔고, 답변 역시 이미 준비된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행사가 끝난 뒤 건너건너 들은 이야기는 더 인상적이었다.
후선부서인 IR팀은 윗선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을 벗어나 말하기 어렵고, 그 윗선에서는 투자자들이 특정 방향으로 회사를 바라보도록 이미 소통 방향을 정해둔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실제 영업환경이 월별, 분기별로 계속 변해도 그 변화가 실시간으로 IR 커뮤니케이션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변화가 쌓이고 나서야 다음 실적발표 때 조금씩 가이던스나 소통 방향이 조정되는 구조였다.

그래서였는지 그 회사는 몇 분기 동안 실적 쇼크와 서프라이즈를 반복했고, 시장에서 IR팀에 대한 신뢰도 역시 크게 흔들렸던 기억이 있다.

결국 IR 미팅을 통해 배운 것은 하나다.

IR 담당자의 말을 무조건 믿을 필요는 없다.
다만 그들의 말 속에서 회사의 현재 상황, 업황의 방향, 내부의 온도차, 커뮤니케이션의 한계와 의도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IR은 답을 얻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히는 질문을 통해 답의 질을 검증하는 자리에 가깝다.
사전 공부 없이 참석해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가르쳐달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그 미팅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미리 공부를 해두고, 산업과 기업의 구조를 이해한 상태에서 질문을 던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상대방이 무엇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지, 무엇을 반복해서 강조하는지, 어떤 질문에는 답을 피하는지, 그리고 어떤 대목에서 말의 결이 달라지는지를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IR 미팅은 단순히 회사의 설명을 듣는 자리가 아니다.
기업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투자 판단의 빈틈을 메우는 과정에 가깝다.

그리고 때로는 숫자보다, 한 시간 동안의 대화에서 더 많은 힌트를 얻기도 한다.

=끝

생각정리 233 (* 과학적 상상)

지난주 읽은책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책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을 남겨볼까 한다. 

'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




과학적 상상력과 주식투자자의 사고방식


과거에 “저 사람의 분석과 운용 능력은 정말 한번 베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한 인상을 준 분들이 몇 분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분들은 단순히 정보를 많이 알고 있거나, 시장을 잘 맞히는 유형의 사람들이 아니었다. 어딘가 과학자나 철학자처럼 무언가를 연구하고, 새로운 방법론과 참신한 시각을 제시하는 사람들에 가까웠다.

그분들에게서는 사건과 현상, 그리고 세상을 약간 비뚤어진 각도에서 해석하는 유머러스함도 느껴졌다. 정답을 말한다기보다, 익숙한 대상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아마 초기에 그런 분들을 마음속 롤모델로 삼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내 기질이 그런 쪽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내 마음속 롤모델은 변함이 없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다. 메르스 사태로 항공권과 호텔 숙박료가 급락했을 때 오히려 그 시기를 활용해 여행을 다녀왔다거나, 스페인 폭동 사태로 관광 수요가 위축된 틈을 이용해 비교적 저렴하고 한적하게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다는 식의 이야기들이다.

이들은 위기나 소란을 단순히 피해야 할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그 안에서 남들이 놓치는 가격과 심리의 왜곡을 읽어내는 사람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철학과 과학 분야는 늘 흥미로웠다. 관련 서적을 읽고, 유튜브를 찾아보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러던 중 『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제목부터 어딘가 투박했고, 전혀 마케팅적인 계산을 하지 않은 듯한 책이었다. 오히려 그 점이 흥미로웠고, 읽는 동안 과학적 사고와 주식투자의 사고방식이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1. 과학은 원래 자연철학에서 출발했다


‘과학’이라는 영어 단어 science는 라틴어 scientia에서 온 말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scientia가 철학처럼 통합적인 앎을 뜻하는 말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오히려 법률, 선박 제조술과 같은 개별적이고 분화된 지식을 의미하는 말에 가까웠다고 한다.

당시 영국 철학자들은 과학 연구자들이 자연철학적 통찰력을 잃고, 좁은 영역의 문제에만 몰두한다고 보았다. science라는 표현에는 그런 태도를 비꼬는 풍자적 의미가 담겨 있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원래 자연에 대한 경험적·이론적 탐구는 자연철학natural philosophy이라고 불렸고, 자연철학은 보다 통합적인 앎에 가까웠다.

이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주식투자가 떠올랐다. 주식투자에 비유하면 자연철학은 거시 탑다운과 미시 바텀업을 일원화해 통찰을 얻는 투자 방식에 가깝다. 반면 좁은 의미의 과학은 거시 매크로와 탑다운을 배제하고, 개별 기업 바텀업에만 집중하는 방식처럼 느껴졌다.

물론 어느 한쪽이 절대적으로 우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통합적 앎에서 출발한 자연철학이라는 개념은 좋은 투자자가 갖춰야 할 사고방식과 꽤 닮아 있었다.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개별 기업만 보거나, 거시 환경만 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두 영역을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구조 안에서 연결해내는 능력이라고 느꼈다.

2. 과학적 상상력은 수렴과 발산으로 나뉜다


책에서는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를 바탕으로 과학적 상상력을 설명한다. 핵심은 수렴적 상상력발산적 상상력이다. 세기의 발견이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낸 과학자들은 한순간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과학자는 먼저 기존 패러다임과 고전적 범례를 꼼꼼히 습득한다. 기존 학계가 받아들이는 문제의식, 연구 방식, 검증 방법, 근본 원리를 충분히 익히는 과정이다. 이것이 수렴적 상상력이다. 수렴적 상상력은 말 그대로 기존 지식의 중심부로 깊이 들어가는 능력에 가깝다.

그다음 과학자는 기존 연구가 풀어낸 문제보다 더 복잡한 문제를 다루거나, 다른 재료와 실험 방법을 적용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연구를 시작한다. 이 과정이 발산적 상상력이다. 발산적 상상력은 기존의 틀을 무시하는 태도가 아니라, 기존 범례를 충분히 이해한 뒤 그것을 변형해 새로운 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에 가깝다.

중요한 점은 새로운 발견이 수렴적 상상력만으로도, 발산적 상상력만으로도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존 범례를 깊이 학습하되, 그것을 그대로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아야 한다. 동시에 새로운 시도를 하되, 관련 분야가 공유하는 근본 원리를 완전히 벗어나서도 안 된다. 결국 새로운 발견은 수렴과 발산이라는 상반된 상상력을 동시에 병행할 때 나타난다.

3. 주식투자에서 수렴적 상상력이 부족한 경우


이 개념은 주식투자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느꼈다. 지금도 그렇지만, 경험이 많지 않은 주니어 투자자나 시장에 온전히 몰두하지 않은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비슷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보기에 그들에게 먼저 부족한 것은 수렴적 상상력이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말하면, 지금 유동성이 쏠리는 자산과 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시장의 주도 자산, 주도 산업, 주도 기업이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우연히 찾은 기업이나 산업이 좋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그 논리가 실제로 의미를 가지려면 먼저 기준점이 필요하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강한 시세를 내고 있는 자산, 산업, 기업에 대한 이해가 먼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주도 산업과 주도 자산을 기준점으로 삼고, 그보다 더 나은 포인트를 찾아 나설 수 있다. 이 과정이 투자에서의 발산적 상상력에 해당한다.

가끔 증권사 리포트, 애널리스트 코멘트, 여러 정보를 듣다 보면 전부 좋아 보여서 무엇을 사야 할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먼저 지금 가장 강한 시세를 내고 있는 산업과 기업을 공부해보라고 말한다. 그것을 기준점으로 삼아야 다른 아이디어의 상대적 매력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 다시 물어보면 실제로 주도주와 주도 산업을 깊이 공부한 경우는 많지 않다. 이 점이 주식투자 세계에서 꽤 흥미로운 부분이다. 경험이 적을수록 기존 범례에 해당하는 주도주 공부를 건너뛰려는 경향이 있다. 마치 홍대병에 걸린 사람처럼 자신만의 숨은 맛집을 찾으려는 듯, 소외주를 먼저 찾으려 한다.

하지만 수렴적 상상력 없이 발산적 상상력으로 바로 뛰어들면 설득력이 약해진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결국 주식운용 조직에서 큰 성과를 내고 싶다면 순서가 중요하다. 먼저 현재 주도 산업을 누구보다 꼼꼼히 공부하고, 그다음 이를 기준점으로 삼아 자신만의 새로운 해석과 더 나은 통찰을 제시해야 한다.

4. 통제실험은 바텀업 리서치와 닮아 있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또 다른 개념은 통제실험이었다. 이 부분은 정말 바텀업 리서치와 닮아 있다고 느꼈다. 물리 세계는 너무 복잡하고, 수많은 요소가 끊임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그래서 자연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제실험이 필요하다.

통제실험의 목적은 원인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데 있다. 이를 분석적 방법 또는 환원적 방법론이라고 부른다. 복잡한 현상을 그대로 바라보면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 알기 어렵다. 그래서 변수를 통제하고, 특정 요인만 따로 떼어내 관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바텀업 리서치도 이와 매우 비슷하다. 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복합적이고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기업을 이해하려면 먼저 쪼개기가 필요하다. 회계 분류상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먼저 분해하고, 그 안에서 다시 P, Q, C를 소분류해야 한다.

그다음 각각의 P, Q, C에 영향을 주는 외부 거시 변수까지 다시 쪼개야 한다. 가격은 왜 변하는지, 수량은 어떤 변수에 민감한지, 비용은 어떤 원재료와 환율, 금리, 인건비 변수에 영향을 받는지 따져보는 식이다. 기업 실적은 단일 변수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먼저 복잡한 구조를 잘게 나누어야 이해가 가능하다.

5. 실적 추정은 쪼개고 다시 쌓는 과정이다


이렇게 분해한 뒤에는 각 요소에 대한 미래 추정과 가정을 세운다. 그리고 이를 다시 하나씩 쌓아 올려 미래 실적을 추정한다. 이 과정이야말로 환원적 사고에 가깝다. 먼저 쪼개고, 그다음 다시 조립하는 방식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각 요소가 미래 실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정 요소만 변화시키고, 나머지 요소는 그대로 둔다는 통제실험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래야 어느 변수가 기업의 미래 실적 추정에 가장 민감한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출 성장률, 판가, 판매량, 원가율, 환율, 금리, 세율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움직이면 실적 변화의 핵심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래서 하나의 변수만 바꿔보고, 나머지는 고정한 상태에서 민감도를 확인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기업의 미래 실적을 움직이는 핵심 변수Key Value를 찾아낼 수 있다.

여기서 쪼개기는 기존 범례를 공부하는 수렴적 상상력에 해당한다. 반대로 쪼갠 요소들에 대한 미래 가정을 다시 쌓아 올리고, 민감도를 분석해 핵심 변수를 찾아내는 과정은 발산적 상상력에 가깝다. 결국 좋은 실적 추정은 단순한 숫자 맞히기가 아니라, 기업을 움직이는 구조를 해석하는 작업이다.

6. 다만 자연과학과 주식투자는 완전히 같지 않다


물론 자연과학, 철학과 주식투자 세계가 모든 면에서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굳이 차이를 찾자면 먼저 적시성의 개념이 다르다. 주식투자 세계에서 정보는 특정 시기에만 유용하고 중요할 때가 많다. 같은 사실이라도 시장이 이미 충분히 반영한 뒤에는 더 이상 투자 판단의 핵심 정보가 되기 어렵다.

반면 자연과학과 철학에서의 지식은 상대적으로 시간의 제약을 덜 받는다. 하나의 원리나 개념은 발견 이후에도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검토되고, 후속 논의의 토대가 된다. 물론 과학 역시 새로운 발견에 따라 기존 이론이 수정되지만, 주식투자 세계에서처럼 정보의 가치가 시세와 시간에 의해 빠르게 소멸되는 구조와는 조금 다르다.

또 다른 차이는 반복 가능성에 있다. 자연에서는 실험을 반복하면서 결론을 수정할 수 있다. 같은 조건을 다시 만들고, 변수를 조정하고, 오류를 확인한 뒤 더 나은 설명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투자는 그렇게 완전히 되돌아갈 수 있는 세계가 아니다.

주식투자는 결국 시간과 자본이 소모되는 비가역적 선택의 연속이다. 한 번 지나간 가격과 기회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는다. 어떤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아도, 이미 투입한 시간과 자본, 그리고 그동안 발생한 기회비용은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주식투자에서 과학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해도, 그것이 자연과학의 실험처럼 완전한 반복 가능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투자자는 불완전한 정보와 제한된 시간 속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점에서 투자는 과학적 사고를 필요로 하지만, 동시에 과학보다 훨씬 더 강한 시간성과 비가역성을 갖는 세계라고 느꼈다.

7. 좋은 투자자는 과학자이자 철학자에 가깝다


돌이켜보면 내가 예전에 롤모델로 삼고 싶다고 느꼈던 분들의 분석법과 운용 방식도 이와 닮아 있었다. 그분들은 단순히 기업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과학적 사고와 철학적 사고를 동시에 사용하는 사람들에 가까웠다.

하나의 현상을 잘게 쪼개고, 원인과 결과를 구분하려 했다. 동시에 그 쪼개진 조각들을 다시 연결해 더 큰 구조를 보려 했다. 그래서 그들의 분석은 단순한 정보 전달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하나의 방법론처럼 느껴졌다.

좋은 투자자는 결국 시장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렌즈를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렌즈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존 시장의 범례를 깊이 공부하고, 주도 산업과 주도 기업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그 위에서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가 그들에게 강한 인상을 받았던 이유도 아마 이 지점에 있었던 것 같다.

8. 과학연구와 주식투자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


마지막으로 책에서는 천재적 과학 연구에 예외 없이 등장하는 요소를 이야기한다. 바로 끈기, 집중력, 회복탄력성, 열정이다. 과학 연구에서는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무언가 발견될 것 같다가도, 결정적인 오류가 발견되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때 회복탄력성이 없다면 실망감은 쉽게 무기력으로 이어진다. 끈기와 집중력이 없다면 같은 문제를 다시 붙잡고 버티기 어렵다. 열정이 없다면 애초에 그 긴 과정을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과학 연구에서 위대한 발견은 번뜩이는 천재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주식투자도 마찬가지다. 내가 공부하고 분석한 기업과 산업이 있더라도, 외부 거시 변수와 지정학, 사회, 정치 환경은 끊임없이 변한다. 기존에 가정했던 외부 변수가 달라졌다면 결론도 달라져야 한다. 그 순간 지금까지의 리서치 노력은 매몰비용으로 간주하고, 다시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

의외로 많은 투자자가 이 과정에서 앵커링 효과라는 덫에 빠진다. 이미 많은 시간을 들였기 때문에 기존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처음 세웠던 가정에 계속 묶여 있고, 시장이 달라졌는데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 분석을 많이 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생각을 고정시키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가끔 말로는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생각이 거의 변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있다. 하루가 지나도, 한 주가 지나도, 한 달이 지나도 가장 좋게 보는 회사와 산업이 그대로인 경우다. 물론 긴 호흡의 투자 관점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도 자신의 답이 전혀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신념보다 앵커링에 가까울 수 있다.

열심히 버티는 것과 과거의 생각에 갇히는 것은 다르다. 좋은 투자자는 틀렸을 때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분석을 버릴 수 있는 회복탄력성, 다시 파고들 수 있는 끈기,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집중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9. 결국 좋은 분석은 상상력의 문제다


『과학은 이것을 상상력이라고 한다』를 읽으며 과학과 투자 사이에는 생각보다 많은 접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과학자는 기존 범례를 깊이 학습한 뒤, 그것을 변형해 새로운 문제를 풀어낸다. 투자자도 현재 시장의 주도 산업과 기업을 깊이 이해한 뒤, 그 기준점 위에서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야 한다.

과학자는 복잡한 자연현상을 이해하기 위해 통제실험을 한다. 투자자는 복잡한 기업 실적을 이해하기 위해 매출, 비용, 가격, 수량, 원가, 거시 변수를 쪼개고 다시 조립한다. 과학자는 실패와 오류 속에서도 다시 실험을 이어간다. 투자자 역시 잘못된 가정과 바뀐 환경을 인정하고, 다시 분석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도 있다. 과학과 철학의 지식은 상대적으로 긴 시간 동안 축적되고 검토되지만, 주식투자 세계의 정보는 특정 시점에만 투자적 의미를 갖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과학은 반복 실험을 통해 결론을 수정할 수 있지만, 투자는 지나간 시간과 투입한 자본을 완전히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투자자는 과학적 태도를 가져야 하지만, 동시에 시간과 자본의 비가역성을 늘 의식해야 한다.

결국 좋은 분석은 단순히 정보를 많이 모으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 기존 범례를 충실히 공부하는 수렴적 상상력이 필요하고, 그 기준점 위에서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어내는 발산적 상상력도 필요하다. 내가 과거에 강한 인상을 받았던 좋은 투자자들의 공통점도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종합해보면, 수렴 없이 발산하면 공허하고, 발산 없이 수렴하면 평범해지며, 회복탄력성 없이 분석하면 집착이 되기 쉬우며, 동시에 정보의 적시성이 어긋나면 무가치하다.

그들은 시장을 단순히 맞히려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세상을 이해하는 자신만의 방법론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론은 과학적이면서도 철학적이었다.

내가 그들의 분석과 운용 능력을 베껴보고 싶다고 느꼈던 이유도, 아마 그들이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하나의 연구자처럼 보였기 때문이었지 않을까 싶다.

글을 마치며


마지막으로, 주도주와 주도산업을 피해 소외주와 소외산업을 분석하고 투자하는 것만이 역발상이라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나는 조금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경험상 좋은 투자는 오히려 남들이 가장 많이 바라보는 시장의 중심부를 가장 깊게 이해한 뒤, 그 안에서 아직 충분히 해석되지 않은 균열이나 확장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미 시세가 났고 정보가 반영됐으니 더 이상 볼 겂이 없다라는 편견을 깨는것이 역발상이라는 것이다.

이는 기존 패러다임과 범례를 충분히 학습하는 수렴적 상상력과, 그 토대 위에서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내는 발산적 상상력이 함께 작동하는 지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미 시세가 많이 오른 반도체를 더 깊게 공부하고, 그 안에서 여전히 과소평가된 변화의 방향을 발견해 다시 매수하는 행위 역시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의미의 역발상 투자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끝

2026년 4월 23일 목요일

생각정리 232 (* Power semiconductor, 전력반도체)

개인적으로 운이 좋게도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증권사와 운용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아직 대학생 티를 벗지 못했던 어느 날, 주식운용 회의 중 윗 상사가 내가 작성한 보고서를 보다가 문득 이렇게 물었다.

“○○씨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답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상사는 이렇게 말했다.

“내 생각에는 ○○씨는 내용 정리와 수치 정리를 한눈에 보기 쉽게 잘해요. 그래서 회의하기가 편해요.”

솔직히 그때는 그 말이 아주 기쁘지만은 않았다. 마음 한편으로는 “분석을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자료를 보기 좋게 정리한다는 평가는 어쩐지 분석보다 한 단계 낮은 능력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제 아침부터 밤까지, 그리고 오늘 낮까지 전력반도체와 아날로그 반도체 관련 자료를 계속 정리하다 보니 그때의 일이 다시 떠올랐다. 결국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도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으고, raw data를 정제하고, 여러 기업의 발언과 수치를 하나의 구조 안에 배열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투자 분석은 처음부터 통찰로 시작되지 않는다. 먼저 자료를 모아야 하고, 그 자료를 정리해야 하며, 숫자와 문장의 맥락을 맞춰야 한다. 그다음에야 비교가 가능해지고, 비교가 가능해져야 해석이 붙는다. 

다시말하면, 흩어진 정보를 하나의 구조로 묶고, 그 안에서 수치와 흐름을 비교하며, raw data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수치 대한 해석이 가능해진다.

결국 남들과 다른 투자 통찰도 대개는 이런 정리된 자료 위에서 나온다

어제부터 부쩍 아날로그 반도체, 그중에서도 전력반도체 시장을 다시 봐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기존 아날로그·전력반도체 시장의 주요 end-market은 자동차, 산업, 소비자가전, 스마트폰이었다. 이 중 상당수는 이미 성숙시장에 가까워졌고,

무엇보다 최근에는 중국 전기차 수출 확대를 배경으로 중국 아날로그·전력반도체 업체들의 진입이 빨라지면서 경쟁 심화, 재고 부담, 가격 압박이 동시에 나타났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단순한 가격 인하를 넘어 파격적인 금융 혜택 경쟁
글로벌이코노믹


그 결과 이 영역은 반도체 시장 안에서도 주가 퍼포먼스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구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기존 자동차·컨슈머 중심 수요에 더해 AI 데이터센터향 전력반도체, 광학 인터커넥트, 우주·방산·위성, 산업용 통신 인프라라는 새로운 end-market이 붙기 시작했다. 동시에 선단공정에서 시작된 병목이 레거시 특수공정, 전력반도체, 광소자, 패키징, 파운드리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결국 전력반도체와 특수공정 파운드리는 그동안 시장의 주목을 크게 받지 못했지만, 이제는 과거 다운사이클을 지나 새로운 업사이클로 접어드는 초입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밀도 상승, NVIDIA의 800V DC 아키텍처 전환, 광인터커넥트 수요 확대, 방산·항공우주·위성 산업의 고신뢰 반도체 수요 증가는 기존 전력반도체 시장의 성장 공식을 바꾸는 요인이다.

아직 완전히 정교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지만, 적어도 지금은 이 산업을 다시 볼 필요가 있는 시점으로 판단한다. 전력반도체와 파운드리 시장에 대한 인식 전환이 막 시작된 듯해, 우선 흩어진 자료를 빠르게 모아 정리해본다.



전력반도체 산업 변곡점: AI 전력, 광인터커넥트, 산업·방산이 동시에 열리는 사이클


1. 전체 결론


이번 전력반도체 사이클은 단순한 업황 회복이라기보다 end-market 구조 자체가 바뀌는 국면으로 보인다. 과거 전력반도체의 주력 시장은 자동차, 전통 산업, 스마트폰·컨슈머였지만, 이 시장들은 이미 성숙기에 들어섰다. 반면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광인터커넥트, 산업용 통신·방산·항공우주, Grid/ESS 전력 인프라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핵심 변화는 세 가지다.


첫째, AI 데이터센터는 GPU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력 공급 구조 전체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GPU와 AI ASIC의 전력 소모가 커지면서 48V, 800V DC, intermediate conversion, power stage, voltage regulator, GaN, SiC, vertical power delivery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둘째, AI 클러스터에서는 연산 성능만큼 데이터 이동 병목도 중요해졌다. GPU 간 east-west traffic 증가로 인해 optical interconnect, silicon photonics, 1.6T/3.2T optics, CPO, advanced packaging 수요가 동반 확대되고 있다.

셋째, Industrial 내부에서도 새로운 성격의 수요가 생기고 있다. 전통 산업 자동화 회복에 더해 방산, 항공우주, 위성, 산업용 통신, ATE, Grid/ESS가 고신뢰·고마진 전력반도체 수요를 만들고 있다. 이 시장은 성장률만큼이나 수명, 인증, 신뢰성, 가격 방어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번 사이클은 AI 데이터센터 전력반도체 사이클이면서 동시에 광인터커넥트·특수공정·산업용 고신뢰 반도체 사이클이다.


2. End-market별 성장성과 가시성


2-1. End-market 우선순위




이 순위에서 중요한 점은 자동차가 더 이상 최상위 성장 시장이 아니라는 점이다. 자동차는 콘텐츠 증가가 이어지지만, 완성차 출하 성장률이 낮고 가격 압박도 존재한다. 반면 AI 데이터센터와 광인터커넥트, 방산·항공우주·산업 통신은 아직 구조적 침투율 상승 구간에 있다.


3. 기업별 2030년 전사 매출 및 영업이익 CAGR 분석


3-1. 분석 추정치 요약






그래프상으로는 Navitas, Vicor, MPS가 우상단에 위치한다. 다만 셋의 성격은 다르다. Navitas는 성장률 잠재력은 가장 높지만 검증이 필요하고, Vicor는 전력 아키텍처 전환의 직접 베팅이며, MPS는 성장률과 가시성의 균형이 가장 좋다.

중간 영역에는 GF, ST, Infineon이 위치한다. GF는 광인터커넥트와 특수공정, ST는 AI 데이터센터와 SiC·SiPh, Infineon은 전력 인프라 전반을 커버한다. ADI, Microchip, TI, UMC는 성장률은 낮아 보이지만, ADI와 TI는 실적 안정성과 이익의 질이 높고, Microchip은 방산·우주와 PCIe 옵션이 있다.


4. 3개 소주제별 기업 비교


4-1. AI 전력반도체 비교


AI 전력 시장은 이번 사이클의 가장 강한 중심축이다. GPU와 AI ASIC의 전력 밀도가 올라가면서 단순 PMIC보다 전력 전달 구조, 전압 변환 효율, 열관리, 모듈화, GaN/SiC 적용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AI 전력 시장 내 투자 우선순위




이 축만 놓고 보면 MPS가 가장 깔끔한 중심 기업이다.
성장률은 Navitas와 Vicor가 더 높을 수 있지만, 실제 숫자의 가시성은 MPS가 우위다. Infineon은 성장률만 놓고 MPS보다 낮아 보일 수 있지만, 전력망·ESS·자동차·산업·AI 데이터센터를 모두 커버하는 폭이 강점이다.


4-2. 광인터커넥트 / 실리콘 포토닉스 비교


AI 클러스터가 커질수록 GPU 간 통신량이 폭증한다. 이 구간에서는 구리 기반 interconnect의 거리·전력·대역폭 한계가 커지고, optical interconnect와 silicon photonics의 중요성이 올라간다. 이 시장은 전력반도체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AI 인프라 병목의 핵심 축으로 이동하고 있다.



광인터커넥트 시장 내 투자 우선순위




광 축에서는 GF가 가장 직접적인 picks-and-shovels다.
MPS와 ADI는 광모듈 자체보다 그 주변의 전력·신호·데이터 이동 부품에서 수혜를 받는다. ST는 전력, MCU, 광통신이 함께 들어가는 구조라서 AI 데이터센터 매출 확장성이 크다.

UMC는 현재 시점의 직접 수혜는 GF보다 약하지만, 22/28nm 특수공정 + 12인치 PIC + 첨단 패키징이 2027년 이후 옵션으로 붙어 있다. 따라서 단기 핵심주보다는 후순위 옵션주로 보는 것이 맞다.


4-3. 산업·방산·항공우주 비교


이 축은 AI 전력만큼 headline growth가 높지는 않지만, 투자 관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제품 수명이 길고, 인증 장벽이 높으며, 가격 방어력이 좋고, 고객 관계가 오래간다.

방산·항공우주·우주·산업 통신은 일반 컨슈머 시장과 완전히 다른 성격이다. 제품 교체 주기가 길고, 안정적인 공급과 신뢰성이 가격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이 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제보다 기술 신뢰도, 장기 공급, 고성능 아날로그/RF/MCU/FPGA 역량이 더 중요하다.





산업·방산 시장 내 투자 우선순위




산업·방산 축에서는 ADI와 Microchip이 가장 중요하다.
ADI는 ATE, RF, microwave, 위성, 방산, 고정밀 아날로그에서 강하고, Microchip은 FPGA, MCU, timing, security, New Space, A&D 노출이 뚜렷하다. Infineon은 방산 순수 노출보다는 전력 인프라와 산업 시스템 전체를 커버하는 폭이 강점이다.


5. 3개 축 기준 종합 점수표


아래 표는 각 기업을 AI 전력 / 광 / 산업·방산 세 축으로 다시 점수화한 것으로,
5점이 가장 높고, 1점이 가장 낮다.



이 표로 보면 각 기업의 투자 성격이 더 명확해진다.

  • MPS, Vicor, Infineon, ST, Navitas는 AI 전력 축이 핵심이다.

  • GF, ST, ADI, UMC는 광인터커넥트와 특수공정 축에서 의미가 있다.

  • ADI, Microchip, Infineon, TI는 산업·방산·항공우주 축에서 질이 좋다.


6. 기업별 투자포인트 재정리


6-1. MPS




MPS는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깔끔한 AI 전력반도체 성장주다.
AI 서버, CPU/GPU 서버, 메모리, 광모듈, 스위치 전력 솔루션에서 수요가 동시에 강하고, 자동차에서는 ADAS를 넘어 48V와 zonal architecture로 확장 중이다.

핵심 투자포인트

  • AI 서버 전력 솔루션 수요 급증

  • 고객 다변화와 백로그 가시성 확대

  • 모듈·시스템 솔루션 전환에 따른 ASP 상승

  • 자동차 48V/zonal과 광모듈 전력 수요 보조 성장

위치

  • AI 전력: 최상

  • 광: 중간

  • 산업·방산: 중간

투자 성격

  • 가장 균형 잡힌 고성장 core


6-2. Vicor




Vicor는 전력 부품 회사라기보다 전력 아키텍처 기업에 가깝다.
AI 칩이 낮은 전압에서 매우 큰 전류를 요구할수록, 전기를 어디서 변환하고 얼마나 짧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해진다. Vicor의 FPA, Vertical Power Delivery, Power-on-Package는 이 문제를 직접 겨냥한다.

핵심 투자포인트

  • AI 전력 전달 구조 변화의 직접 수혜

  • Advanced Products 고성장

  • backlog 급증과 생산능력 확대

  • 제품 매출 외 IP 라이선싱 옵션

위치

  • AI 전력: 최상

  • 광: 낮음

  • 산업·방산: 중간

투자 성격

  • 전력 아키텍처 전환의 고베타 옵션


6-3. Infineon




Infineon은 이번 사이클을 가장 넓게 받을 수 있는 기업이다.
AI 데이터센터, Grid, ESS, 자동차, 로봇, 산업용 전력 시스템까지 연결된다. 회사가 말하는 grid-to-core 포지션이 핵심이다.

핵심 투자포인트

  • AI 데이터센터 전력 매출 고성장

  • Si, SiC, GaN을 모두 보유한 포트폴리오

  • 300mm Smart Power Fab 램프업

  • Grid/ESS/자동차/Physical AI까지 수요 확장

위치

  • AI 전력: 최상

  • 광: 낮음~중간

  • 산업·방산: 높음

투자 성격

  • 전력반도체 대형 플랫폼의 대표주


6-4. STMicro




ST는 기존 자동차·산업·MCU 중심 회사에서 AI 데이터센터 복합 솔루션 기업으로 포지션이 확장되고 있다. 전력, MCU, 센서, RF, 광통신, SiC가 동시에 들어가는 구조가 강점이다.

핵심 투자포인트

  • AI 데이터센터 매출 가시성 확대

  • NVIDIA 800V DC 전력 포트폴리오

  • AWS 협력 기반 AI 인프라 수요

  • PIC100 실리콘 포토닉스, BiCMOS, CPO 확장

  • SiC 8인치 전환과 2027년 이후 마진 회복

위치

  • AI 전력: 높음

  • 광: 높음

  • 산업·방산: 중간~높음

투자 성격

  • AI 전력 + 광 + SiC가 결합된 회복형 성장주


6-5. ADI




ADI는 가장 질 좋은 산업·방산 compounder다.
AI 데이터센터에서도 power와 optical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고, 산업용에서는 ATE, 방산, 항공우주, 위성, precision analog, RF/microwave가 강하다.

핵심 투자포인트

  • 데이터센터 power/optical 동시 수혜

  • ATE는 AI/HBM 테스트 복잡도 증가 수혜

  • RF·마이크로웨이브·위성·방산 고마진 사업

  • 산업용 broad market 재고 정상화

  • 70%대 GPM 기반의 이익 안정성

위치

  • AI 전력: 중간~높음

  • 광: 높음

  • 산업·방산: 최상

투자 성격

  • 가장 질 좋은 산업·방산·데이터센터 복합주


6-6. Microchip




Microchip은 전력반도체 순수 플레이는 아니지만, A&D, PCIe, retimer, timing, automotive Ethernet이 핵심이다. 산업용 매출 비중이 크고, 항공우주·방산도 중요한 성장축으로 제시됐다.

핵심 투자포인트

  • PCIe Gen6/Gen7 스위치와 retimer

  • A&D, New Space, 상업 항공, FPGA 성장

  • 자동차 Ethernet 10BASE-T1S

  • 데이터센터 connectivity, storage, timing, security 포트폴리오

위치

  • AI 전력: 중간

  • 광/연결성: 중간

  • 산업·방산: 최상

투자 성격

  • A&D와 데이터센터 연결성의 결합형 회복주


6-7. TI




TI는 가장 안정적인 산업용 아날로그 대형주다.
AI 전력 순수 노출도는 낮지만, 데이터센터와 산업용 전반에서 필요한 범용 아날로그·전력관리·센싱·보호 부품을 폭넓게 공급한다.

핵심 투자포인트

  • 산업용 회복의 폭이 넓어짐

  • 데이터센터 범용 아날로그 수요 증가

  • 300mm 내재화에 따른 원가 경쟁력

  • 충분한 재고와 생산능력

  • 하반기 가격 인상 가능성

위치

  • AI 전력: 중간

  • 광: 낮음

  • 산업·방산: 높음

투자 성격

  • 안정형 산업용 회복 anchor


6-8. GlobalFoundries




GF는 이번 사이클에서 광인터커넥트와 실리콘 포토닉스의 핵심 picks-and-shovels다. 전력반도체보다는 AI 인프라의 데이터 이동 병목을 해결하는 특수공정 파운드리로 봐야 한다.

핵심 투자포인트

  • Silicon photonics 매출 고성장

  • CPO, near-package optics, pluggable optics 수혜

  • SiGe, RF-SOI, PIC/EIC, advanced packaging 통합

  • AMF/InfiniLink 인수 효과

  • 2028년 SiPh annualized run-rate 목표

위치

  • AI 전력: 낮음

  • 광: 최상

  • 산업·방산: 중간

투자 성격

  • AI 광인터커넥트 특수공정 대표주


6-9. UMC




UMC는 직접적인 AI 전력 수혜는 약하지만, 22/28nm 특수공정, 12인치 PIC, 첨단 패키징 옵션이 있다. 2027년 이후 광인터커넥트·특수공정 수요가 본격화되면 후순위 수혜가 가능하다.

핵심 투자포인트

  • 22/28nm 믹스 개선

  • 2026년 가격 환경 개선

  • 12인치 PIC 플랫폼

  • 2.5D/3D, TSV, interposer, wafer-to-wafer 적층

  • Intel 12nm 협업

위치

  • AI 전력: 낮음

  • 광/SiPh: 중간

  • 산업·방산: 낮음~중간

투자 성격

  • 레거시 특수공정과 SiPh 옵션주


6-10. Navitas




Navitas는 과거 모바일 충전기 GaN 회사에서 AI 데이터센터·Grid·고전력 GaN/SiC 회사로 전환 중이다. 성장률 잠재력은 가장 높지만, 아직 실적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핵심 투자포인트

  • 800V HVDC 전환

  • GaN과 SiC 동시 보유

  • AI 데이터센터와 Grid가 SAM의 핵심

  • 모바일 비중 축소에 따른 믹스 개선

  • GF로의 GaN 파운드리 전환

위치

  • AI 전력: 최상

  • 광: 낮음

  • 산업·방산: 낮음~중간

투자 성격

  • GaN/SiC 고위험 고수익 옵션


7. 최종 투자 바스켓


7-1. Core Growth




7-2. Structural Upside / Recovery



7-3. High Beta Option




7-4. Picks-and-Shovels




7-5. Stability Anchor




NXP, On Semi는 리서치 대상 제외


8. 최종 결론


이번 전력반도체 산업의 변곡점은 자동차와 컨슈머의 회복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AI 데이터센터가 전력 구조를 바꾸고, 광인터커넥트 병목을 만들며, 동시에 산업용 통신·방산·항공우주·Grid 전력 인프라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축은 세 가지다.

  1. AI 전력

    • 중심 기업: MPS, Vicor, Infineon, ST, Navitas

    • 핵심 포인트: 48V/800V DC, GaN, SiC, power stage, vertical power delivery

  2. 광인터커넥트

    • 중심 기업: GlobalFoundries, ST, ADI, UMC

    • 핵심 포인트: silicon photonics, 1.6T/3.2T optics, CPO, SiGe, advanced packaging

  3. 산업·방산·항공우주

    • 중심 기업: ADI, Microchip, Infineon, TI, ST

    • 핵심 포인트: RF, FPGA, timing, rugged MCU, satellite, defense electronics, ATE


=끝

2026년 4월 21일 화요일

생각정리 231 (* 개스닥-3, 당신은 신을 믿으십니까? )

개인적으로 평소에 과학 유튜브 채널 보다BODA를 즐겨보는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보고 든 생각을 글로 기록해본다.

과학자들이 보는 신의 존재


과학과 종교, 그리고 투자에서의 ‘신’


설명이 멈추는 순간에 대해


최근 과학과 종교에 관한 대화를 듣다가, 문득 투자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는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둘 다 결국 설명이 어디까지 가능한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과학에서는 어떤 현상이 생기면 원인을 묻는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 원인은 또 무엇인지, 그렇게 질문을 계속 이어간다.
그런데 그 질문을 끝까지 밀고 가면 언젠가는 지금 우리가 더 이상 설명하지 못하는 지점에 닿게 된다.

누군가는 그 자리에서 “아직 모른다”고 멈춘다.
누군가는 그 자리에 ‘신’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때의 신은 종교 교리 속 인격적인 존재라기보다,
설명이 더는 진행되지 않는 마지막 자리를 가리키는 말에 가깝다.

이 대목이 내게는 투자와 꽤 닮아 보였다.


투자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특히 코스닥에 상장된 초기 바이오 기업이나, 아직 실적은 거의 없고 기술과 전망을 중심으로 자신을 설명하는 초기 기술 기업들의 IR을 듣다 보면 이런 생각이 더 자주 든다.

회사가 “우리는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다”, “앞으로 시장을 바꿀 수 있다”, “장기적으로 큰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하면, 투자자는 자연스럽게 몇 가지를 묻게 된다.
왜 당신들만 가능한가.
경쟁사는 왜 못 하는가.
그 기술은 어디까지 검증됐는가.
상용화는 언제 가능한가.
매출은 어떤 경로로 발생하는가.

이런 질문은 당연하다.
초기 기업일수록 지금보다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설명은 더 정교해야 한다.
실적이 부족한 만큼, 그 빈자리를 구체적인 설명이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시로 보면 더 분명해진다


예를 들어 어떤 바이오 회사가 IR에서 이렇게 말한다고 해보자.

“당사의 플랫폼은 차세대 항암 치료의 판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이 말만 놓고 보면 그럴듯하다.
하지만 투자자는 여기서 바로 다음 질문을 해야 한다.

그 플랫폼은 정확히 무엇인지,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왔는지, 동물실험이나 임상 데이터는 어디까지 확보했는지, 경쟁 기술과 비교해 어떤 우위가 있는지, 실제 상업화까지는 얼마나 시간이 더 필요한지를 물어야 한다.

좋은 회사라면 질문이 깊어질수록 답도 더 구체적이 된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회사는 어느 순간부터 설명보다 분위기가 앞서기 시작한다.
기술 설명은 줄어들고, 시장의 크기나 경영진의 경력, 장기 비전 같은 이야기만 반복된다.

그 순간부터 투자자는 회사를 분석하는 사람이라기보다,
회사를 믿을 수 있는지 시험받는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좋은 회사는 질문을 견디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믿음을 원한다


내가 느끼기에 좋은 회사는 질문을 받을수록 더 선명해진다.
기술의 구조, 개발 일정, 인허가 절차, 고객 검증, 생산 계획, 자금 사용 계획까지 설명이 점점 더 현실에 닿는다.
질문이 들어올수록 사업이 더 잘 보인다.

반면 경계해야 할 회사는 질문을 받을수록 오히려 더 추상적으로 말한다.
처음에는 기술을 이야기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비전과 철학을 말하고,
마지막에는 “우리를 믿어달라”는 분위기만 남는다.

혹은 “우리 팀이 업계 최고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다”,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는 식으로 핵심 답변을 피해간다.

물론 초기 기업은 원래 불확실성이 크다.
그래서 모든 것을 숫자로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불확실하다는 것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은 다르다.

불확실한 기업은 아직 모르는 부분을 솔직하게 말한다.
그리고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아직 모르며, 그 사이를 어떻게 메워갈 것인지 이야기한다.
설명하지 못하는 기업은 그 빈자리를 기대감으로 덮으려 한다.


특히 조심해서 보게 되는 레드플래그


이런 회사들을 보다 보면 몇 가지 공통된 신호가 눈에 들어온다.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은, 과거에 했던 말이 왜 지연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작년에는 내년 상반기 기술수출 가능성을 이야기했는데,
올해는 그 일이 왜 늦어졌는지 설명하지 않은 채 더 큰 계약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새로 제시하는 더 화려한 전망이 아니라,
이전 전망이 왜 틀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또 하나는 자금 사용에 대한 구체성이 부족한 경우다.
회사가 큰 금액을 조달했다고 하면서도,
그 돈이 어디에 얼마만큼 쓰였는지,
앞으로 어떤 일정으로 집행될 것인지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연구개발, 임상, 설비, 인력 확충, 운영자금 같은 항목이 빠져 있다면,
미래 이야기는 점점 더 현실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500억 원을 조달한 회사가 있다고 해보자.
좋은 회사는 그 자금이 어떤 단계에, 어떤 목적에,
어느 정도 비중으로 쓰이는지 비교적 또렷하게 말한다.

반면 그렇지 않은 회사는 “성장 기반 확보와 미래 사업 확대에 활용할 예정”이라는 표현만 남긴다.
이런 말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투자자가 알고 싶은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질문을 계속하다 보면 마지막에 남는 것


그래서 어떤 회사들은 질문을 계속 이어가다 보면 결국 한 지점에 닿는다.
처음에는 기술,
그 다음에는 시장,
그 다음에는 전략,
그 다음에는 파트너십,
그 다음에는 창업자의 이력과 철학이 나온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래서 왜 당신들만 이걸 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검증 가능한 답이 나오지 않으면, 마지막에 남는 질문은 거의 하나다.

“이 회사를 믿을 수 있습니까?”

나는 이 지점에서 과학과 종교의 대화가 떠올랐다.
설명이 더 이어지지 못할 때, 사람은 어떤 이름을 붙이게 된다.
과학과 철학에서는 그 자리가 ‘최초 원인’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신’이 되기도 한다.

투자에서도 비슷하다.
설명이 멈춘 자리를 어떤 회사들은 믿음으로 채우려 한다.
하지만 투자자는 그 자리를 믿음으로 메워야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투자자는 믿음을 고백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이 결국 설명의 구조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기업은 질문을 받을수록 더 구체적이 된다.
좋지 않은 기업은 질문을 받을수록 더 추상적이 된다.

좋은 기업은 과거의 지연과 실패를 숨기지 않는다.
왜 예상과 달랐는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무엇을 수정하고 있는지 말한다.
반면 좋지 않은 기업은 과거를 설명하지 않은 채 늘 더 큰 미래만 가져온다.

좋은 기업은 투자금을 숫자와 일정으로 설명한다.
얼마를 조달했고, 어디에 쓰고 있고, 다음 단계의 목표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은 구체성을 줄이고 기대감을 키운다.

결국 투자자는 ‘꿈이 큰 회사’를 찾는 사람이기보다, 질문을 견디는 회사를 찾는 사람에 더 가깝다.
실적이 없다는 사실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부재를 어떤 태도로 설명하고 있는가이다.


과학과 종교의 논쟁이 투자에 남겨준 생각


과학과 종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간이 설명을 끝까지 밀고 가다가 결국 멈추는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점이었다.
누군가는 아직 모른다고 남겨두고, 누군가는 그 자리에 '신'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중요한 것은 설명이 끝났다는 사실이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아무리 멋진 서사를 내놓더라도, 어느 순간 설명이 멈추고 “그냥 믿어달라”는 요청만 남는다면 투자자는 한 걸음 물러서야 한다.

그 회사의 문제는 단순히 기술력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설명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초기 바이오나 기술 기업의 IR을 들을 때면 종종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질문에 질문을 계속 이어가다 보면,
어떤 회사는 결국 데이터를 내놓고, 어떤 회사는 결국 믿음을 요구한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 마지막에 가까워질수록 이런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이건 사업 설명이 아니라, 신앙심을 시험하는 일에 가까운 것 아닐까.


맺음말: 결국 투자는 무리하지 않는 쪽이 낫다


예전에 찰리 멍거는 주식 투자가 본질적으로 루저 게임과 닮아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내가 그 말을 이해한 방식은, 멍청한 실수만 반복하지 않고 상식적인 투자 원칙을 꾸준히 지켜나가면 쉽게 지지 않는 게임이라는 뜻에 가깝다.

하워드 막스가 가치투자를 설명하면서 들었던 아마추어 테니스 경기 비유도 비슷하다.
아마추어는 프로 선수처럼 대단한 위닝샷을 계속 날릴 수 없다.
대신 무리하지 않고 공을 네트 너머 안정적으로 넘기기만 해도, 의외로 상대의 실수로 경기를 이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테니스 단식 경기를 즐겨 했던 사람으로서, 이 비유는 꽤 오래 남았다.
실제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화려한 공격보다, 무리한 포핸드 하나와 성급한 스매시 하나가 승패를 더 자주 가른다.
지는 쪽은 대개 상대가 너무 대단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리한 선택을 반복하다가 무너진다.

주식 투자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설명이 멈춘 회사를 억지로 믿으려 들지 않고, 근거보다 분위기가 앞서는 기업을 피하고, 검증되지 않은 장밋빛 전망에 휩쓸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많은 실수를 줄일 수 있다.
굳이 투자 세계에서 신을 믿을 필요도 없고, 신앙심을 테스트 받을 필요도 없지 않을까.

좋은 투자자는 기적을 기다리는 사람이라기보다,
질문이 이어지는 회사를 고르고,
설명이 멈추는 회사에서는 물러날 줄 아는 사람에 더 가깝다.

어쩌면 투자의 본질은 특별한 한 방을 맞히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될 실수를 줄여가는 데 있는지도 모르겠다.


=끝

2026년 4월 20일 월요일

생각정리 230 (* Nickel, Titanium)

AI가 없던 시절, 산업재 전방 수요를 정교하게 읽어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전략 소재의 수요처별 비중과 중장기 성장률은 중요했지만, 확인하기 어려운 변수에 가까웠다.

AI의 힘으로 과거에 할 수 없었던 니켈 및 티타늄 전략소재에 대한 리서치를 도전해본다.

고순도 니켈알로이, 티타늄알로이, 고순도 니켈, 티타늄 합금은 고온·고압·부식 환경을 견디도록 정밀하게 설계된 고부가 소재다. 제조 공정의 난도가 높고, 고객 승인과 납품 레퍼런스 축적에도 시간이 걸려 신규 공급이 빠르게 늘기 어렵다.

반면 수요는 더 강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발 전력인프라, 민항 회복, 글로벌 재무장, 우주산업 확대가 더 높은 출력과 온도, 압력, 경량화를 요구하면서 니켈·티타늄 기반 고성능 합금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니켈과 티타늄, 2030년까지 어떻게 봐야 하나


원재료 수급부터 합금 성장, 전방시장, 그리고 최근 니켈 공급제약까지


니켈과 티타늄은 모두 전략 소재다.
하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방식은 꽤 다르다.

니켈은 원재료 총량만 보면 surplus처럼 보이기 쉽다.
반면 실제 가격과 체감 수급은 인도네시아 제련, 황산 조달, 배터리급 중간재 생산능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Kitco)

티타늄은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이 더 중요하다.
광물은 넓게 분포해도, 항공우주급 스폰지와 가공재는 공급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원재료와 합금을 분리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산업 CAGR → 합금 수요 환산 구조로 AI 데이터센터 전력인프라, 재무장, 우주 발사 증가를 연결해 본다.


1. 먼저 알아야 할 것: 합금 안에 원재료가 얼마나 들어가나


합금 수요를 보려면 가장 먼저 원재료 비중을 봐야 한다.
대표 니켈계 초내열합금은 니켈이 절반을 넘고, 대표 티타늄 합금은 티타늄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atimaterials.com)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티타늄 합금 수요는 거의 곧바로 티타늄 원재료 수요로 연결되지만, 니켈 합금 수요는 전체 니켈 시장 안에서 더 좁은 영역에 해당한다.

대표 합금 기준 원재료 비중



주: 시장 환산용 가정치는 물량 TAM 계산을 위한 분석 전제다.


https://tradingeconomics.com/commodity/nickel


2. 니켈 원재료 시장: 2030년까지의 큰 흐름은 “총량 surplus”가 아니라 “체감 타이트닝”이다


니켈은 오랫동안 공식 통계상 surplus로 설명돼 왔다.
IEA 기준으로 2024년 총 니켈 수요는 337.1만톤, 2030년에는 438.9만톤까지 늘어난다.

전방 수요를 나눠 보면, 니켈의 본체는 여전히 스테인리스다.
다만 성장의 기울기는 배터리 쪽이 훨씬 가파르다.

니켈 원재료 전방시장 구조




주: 기관마다 1차 니켈 정의가 달라 범위로 제시한다.

이 구조만 보면 니켈은 공급이 넉넉한 시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이 프레임이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가장 큰 변화는 황 부족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 이후 아시아 황 거래가 흔들렸고, 블룸버그는 아시아 트레이더들이 중동발 황 공급이 막히자 대체 조달처를 급히 찾고 있다고 전했다. 황은 비료뿐 아니라 니켈 가공에도 필수다. (Bloomberg)

https://www.mining.com/web/column-iran-wars-sulfurous-fallout-spreads-to-copper-and-nickel/

문제는 인도네시아 HPAL 공정이다.
로이터는 인도네시아 니켈 업체들이 사용하는 황의 약 75%를 중동에 의존해 왔고, 이 공급이 흔들리면서 일부 업체가 생산을 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4월 보도에서는 실제로 여러 인도네시아 니켈 가공업체가 지난달부터 생산을 최소 10% 감축했다고 전했다. (Kitco)



즉 지금의 니켈 시장은 단순한 “surplus vs shortage”가 아니다.
연간 총량 기준으로는 surplus일 수 있어도, 배터리급 공급망은 황산 병목 때문에 다시 타이트해질 수 있는 시장으로 보는 편이 맞다. (Kitco)

니켈 원재료 시장 핵심 포인트


주: 최근 수급 변화는 호르무즈 차질과 황 가격 급등이 결합된 결과다. (Bloomberg)


3. 티타늄 원재료 시장: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이 본질이다


티타늄은 니켈과 구조가 다르다.
광물 단계에서는 대부분이 안료용으로 가고, 금속용은 일부만 남는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티타늄 광물이 많다고 해서 곧바로 티타늄 합금 공급이 넉넉해지는 것이 아니다.

티타늄 원재료 공급 구조



주: 티타늄은 금속으로 넘어오는 순간 시장이 급격히 좁아진다.

스폰지 생산은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다.
2025년 세계 티타늄 스폰지 생산은 약 37만톤이고, 중국 26만톤, 일본 5.3만톤, 러시아 2.5만톤, 카자흐스탄 1.6만톤, 사우디 1.2만톤 수준으로 정리된다.




여기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양보다 질이다.
특히 항공우주용 인증을 통과하는 스폰지와 가공재는 공급처가 더 좁기 때문에, 티타늄은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 병목이 훨씬 더 중요한 시장이다.


4. 니켈 합금 시장: 절대 시장이 더 크고, 수요는 더 분산돼 있다


니켈 합금은 티타늄 합금보다 수요처가 넓다.
항공만이 아니라 전력, 가스터빈, 화학공정, 해양, 자동차까지 여러 산업에 걸쳐 쓰인다.

시장 규모도 더 크다.
중앙 시나리오 기준으로 니켈알로이 TAM은 2025년 약 170억달러, 2030년 약 217억달러로 커지며 CAGR은 약 5.0%로 추정된다.

니켈 합금 전방시장 구조



주: 공개 세그먼트 자료를 broader nickel-alloy scope로 재배열한 추정치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니켈 원재료 가격이 약하다고 해서 니켈 합금 가격도 같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둘째, 니켈 합금은 원재료보다 가공 병목과 인증 공급망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그래서 니켈 합금 시장은 원재료 니켈보다 더 단단할 수 있다.
특히 항공, 가스터빈, 화학공정 장비 수요가 살아 있을 때는 raw material보다 고부가 합금 쪽이 더 견조하게 움직인다.


5. 티타늄 합금 시장: 성장률은 더 높고, 항공 비중은 훨씬 높다


티타늄 합금은 니켈 합금보다 시장은 작지만 성장률은 더 높다.
중앙 시나리오 기준으로 2025년 약 58억달러에서 2030년 약 78억달러로 늘고, CAGR은 약 6.0%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항공 비중이 압도적이다.
티타늄 합금은 항공과 방산을 합치면 수요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티타늄 합금 전방시장 구조



주: 항공·방산 절대 우위 구조를 바탕으로 재배열한 추정치다.







따라서 티타늄 합금 시장은 항공 업황에 매우 민감하다.
다만 그만큼 대체재가 적고 인증 장벽이 높아서, 공급이 조금만 흔들려도 scarcity premium이 붙기 쉽다.


6. 2030년까지의 수급을 한 번에 정리하면


니켈과 티타늄의 차이는 결국 여기서 갈린다.
니켈은 총량보다 배터리급 공급망, 티타늄은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이 핵심이다.

2030년까지의 핵심 비교


주: 니켈은 최근 황 부족이 해석을 바꾸고 있고, 티타늄은 여전히 항공 인증 공급망이 핵심이다. (Kitco)


7. 신규 전방산업은 어떻게 봐야 하나

산업 CAGR과 합금 수요 성장률을 꼭 분리해야 한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AI 데이터센터, 재무장, 우주 발사 증가는 산업 자체로는 고성장이지만, 합금 수요는 그 성장률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다.

합금 수요는 보통 이렇게 환산하는 편이 맞다.
합금 수요 성장률 = 산업 성장률 × 합금 노출 범위 × 수요 탄성이다.

즉 산업이 15% 성장해도, 합금 노출이 낮고 대체재가 많으면 합금 수요는 그보다 한참 낮게 움직인다.
반대로 고온부품, 엔진, 인증 구조재처럼 대체가 어려운 영역은 산업 성장률에 더 가깝게 따라간다.

7-1. AI 데이터센터발 전력인프라


IEA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연평균 약 15% 증가한다고 봤다.
즉 산업 성장 자체는 매우 강하다. (IEA)

하지만 합금 수요로 바로 옮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력 인프라 투자 대부분은 케이블, 변압기, 냉각, 배전, 토목으로 가고, 니켈 합금은 가스터빈·고온부품, 티타늄 합금은 일부 특수 부식환경 설비에 제한적으로 노출된다. (Research and Markets)

7-2. 재무장


재무장은 산업 성장률과 합금 수요의 연결이 가장 뚜렷한 축 중 하나다.
세계 군사비는 2024년에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니켈 합금은 엔진과 고온부에서, 티타늄 합금은 구조재와 경량화에서 강점을 가진다.
그래서 재무장에서는 두 합금이 모두 수혜를 받지만, 니켈 합금은 엔진 중심, 티타늄 합금은 구조재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강하다.

7-3. 우주 발사 증가


우주 발사는 성장률 자체가 가장 높다.
Grand View Research는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이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4.6% 성장할 것으로 본다. (그랜드 뷰 리서치)

다만 우주 발사에서도 두 합금의 움직임은 다르다.
니켈 합금은 로켓 엔진 고온부에, 티타늄 합금은 경량 구조물과 일부 압력계통에 더 직접 노출된다. 따라서 산업 성장률은 둘 다 높지만, 니켈 합금의 직접 민감도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랜드 뷰 리서치)

산업 CAGR → 합금 수요 환산 프레임



주: 이 표는 산업 CAGR을 곧바로 합금 CAGR로 읽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해석 프레임이다. (IEA)










8. 결론


고순도 니켈과 티타늄은 모두
AI 데이터센터, 민항 회복, 재무장, 우주산업 확대의 수혜 소재다.

다만 두 시장을 읽는 방식은 다르다.
니켈은 총량보다 실제 공급망 병목이 더 중요하다.
최근 황 부족과 인도네시아 HPAL 차질이 그 점을 보여준다.

반면 티타늄은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이 핵심이다.
광물 매장량보다 항공우주급 스폰지와 가공재가 더 중요하다.
실제 가격과 리드타임도 여기서 결정된다.

합금 단계로 가면 차이는 더 분명해진다.
니켈 합금은 시장 규모가 더 크고 수요처도 넓다.
항공, 가스터빈, 화학공정, 전력 인프라로 분산돼 있다.

티타늄 합금은 시장은 더 작다.
하지만 항공·방산 비중이 높고 대체재도 적다.
그래서 성장률과 희소성 프리미엄이 더 크게 붙기 쉽다.

결국 2030년까지의 핵심은 단순한 산업 성장률이 아니다.
어떤 수요가 실제 합금 부품으로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부품이 어떤 인증·가공 병목을 거치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따라서 이번 리서치의 결론은 명확하다.
니켈은 surplus 통계보다 실물 병목으로 봐야 한다.
티타늄은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으로 봐야 한다.
니켈 합금은 규모와 수요 분산이 강점이다.
티타늄 합금은 희소성과 전략성이 강점이다.

머리 아파서 오늘 리서치는 여기까지..

=끝

생각정리 229 (* Donald John Trump)

체감상으로는 몇 년이 흐른 듯하지만,
놀랍게도 트럼프가 재집권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나가고 있다.

앞으로 세계 질서를 거세게 뒤흔들 트럼프라는 인물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해보고자,
이번 글을 기록한다.


WIKI


트럼프는 왜 세계를 ‘협상 테이블’로 보는가


가족사에서 부동산, 상장사, 통상전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문법


도널드 트럼프를 이해할 때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은 그의 정치가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트럼프의 언어와 행동은
백악관에 들어간 뒤에 새로 생긴 것이 아니다.
그의 가족사, 사업 방식, 돈을 다루는 태도,
세상을 보는 감각이 오래 누적된 결과다.

그는 세계를
조율과 합의의 공간으로 보기보다,
거래와 압박의 공간으로 보는 인물에 가깝다.

이 인식은
가족의 부가 형성된 방식에서 시작해,
부동산 사업, 상장사 운영,
그리고 대통령으로서의 외교·통상 스타일로 이어진다.


1. 가족사: 트럼프 가문의 시작은 ‘생산’보다 ‘기회 포착’에 있었다


트럼프의 조부 프리드리히 트럼프는
독일 칼슈타트 출신이다.
그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와 처음에는
이발사로 일했다.

그러나 그가 본격적으로 돈을 번 곳은
도시의 중심이 아니라
골드러시가 벌어지던 변경 지역이었다.

그는 금을 직접 캐지 않았다.
금을 캐러 몰려든 사람들을 상대로
숙박, 음식, 술, 유흥을 제공하는 사업을 벌였다.

이 점은 상징적이다.
트럼프 가문의 첫 자본은
무언가를 오래 만들어 쌓은 자본이라기보다,
사람과 욕망이 몰리는 현장을 빠르게 현금화한 자본이었다.

여기에는 이미
트럼프 가문 특유의 감각이 들어 있다.
직접 생산에 뛰어들기보다,
돈이 가장 빨리 모이는 지점을 선점하는 감각이다.

이후 그 자본은 뉴욕으로 이어졌고,
그 기반 위에서
다음 세대의 부동산 사업이 시작됐다.

참고자료:
History - Trump’s Grandparents
Maclean’s - Inside the Wild Canadian Past of the Trump Family


2. 부동산 사업 방식: 프레드 트럼프는 ‘싸게 짓고 크게 키우는’ 모델을 만들었다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뉴욕의 중산층 주택 시장에서
가문의 부를 본격적으로 키운 인물이다.

그의 방식은 화려하지 않았다.
원가는 낮추고,
같은 모델을 반복하고,
규모는 최대한 키우는 방식이었다.

무엇을 창조적으로 짓느냐보다
어떻게 싸게 만들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했다.

이 방식은
건설업의 기술이라기보다
구조 설계와 마진 관리에 가까웠다.

도널드 트럼프는
바로 이 환경에서 자랐다.
집안의 사업 감각은
창의성보다 우위 확보,
품질보다 협상력,
관계보다 수익 회수에 가까웠다.

가정 내부의 문화도 비슷했다.
트럼프는 어린 시절부터
경쟁과 승부의 감각 속에서 자랐고,
세상을 서열이 갈리는 공간으로 배우기 쉬운 환경에 있었다.

이 배경은
훗날 그가
정치에서도 협업보다 우위,
조정보다 승패를 먼저 말하게 되는
기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참고자료:
Britannica - Fred Trump
Britannica - How did Fred Trump influence Donald Trump?


3. 상장사에서 드러난 구조: 회사보다 ‘트럼프 개인’이 더 강하게 남았다


이 가족적 사업 감각은
트럼프가 상장사를 운영할 때도 드러났다.

대표적 사례가
1995년 상장한
Trump Hotels & Casino Resorts다.

이 회사는
트럼프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장기적으로 주주에게 좋은 회사를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워런 버핏은
2016년 이 회사를 거론하며,
트럼프가 대중에게 투자해 달라고 했던 거의 유일한 사례가
결과적으로 투자자에게 매우 나쁜 성과를 안겼다고 비판했다.

버핏의 문제의식은 단순했다.
트럼프는 늘 자신의 부와 명성을 키웠지만,
공개주주에게 복리형 성과를 남기는 경영자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다.

실제 공시를 보면
회사는 과도한 부채 구조를 안고 있었고,
트럼프 개인은 급여와 각종 대가를 가져가는 구조에 있었다.

이 대목에서 드러나는 것은
상장회사를 성장시키는 경영자형 자본주의보다,
자기 이름과 지위를 활용해
먼저 몫을 확보하는 구조다.

즉 트럼프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라기보다,
회사라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사람처럼 움직였다.

이 구조는
그의 사업 철학을 잘 보여준다.
모두가 함께 강해지는 구조보다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되는 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방식이다.

참고자료:
Time - Warren Buffett Criticizes Trump’s Business Record
SEC 10-K - Trump Hotels & Casino Resorts
Forbes - Trump Had a Public Company Before. It Was a Disaster


4. 인터뷰에 드러난 세계관: 세상은 조화의 공간이 아니라 시험의 공간이다


트럼프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그의 세계관은 놀랄 만큼 일관적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자신을 꽤 냉소적인 사람으로 설명해 왔다.
상황을 볼 때도
낙관보다 최악의 경우부터 계산하는 태도를 드러냈다.

그는 사람을 쉽게 믿지 않는다고 말했고,
약함은 문제를 만든다는 식의 인식도 반복했다.

이 발언들을 종합하면
트럼프가 세상을
기본적으로 선하고 조정 가능한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다.

그의 눈에 세계는
먼저 신뢰하는 곳이 아니라
먼저 경계하고 시험하는 곳이다.

이 점은 사업관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사회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보다,
자기 위치에서 최대 성과를 뽑아내는 역할을 더 중시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질서를 도덕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아니라,
불리하지 않은 위치를 확보하고
거기서 최대 이익을 뽑아내는 일이다.

그래서 그의 언어에는
자주 힘, 거래, 응징, 레버리지 같은 단어가 먼저 등장한다.
그것은 단순한 수사 습관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가깝다.

참고자료:
Playboy Interview, 1990


5. 대통령이 된 뒤에도 문법은 같았다: 국가도 결국 더 큰 규모의 거래 대상이 됐다


이런 사고방식은
대통령이 된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트럼프의 외교와 통상은
전통적 의미의 제도 운영보다
압박을 통해 조건을 다시 쓰는 방식에 가깝다.

그에게 관세는
경제이론의 정교한 도구이기 전에
협상력을 높이는 압박 수단이다.

상대가 버티면 더 올리고,
양보하면 일부 낮춘다.
이 방식은 국가 간 질서를 다루는 접근이라기보다,
거래 상대를 몰아붙이는 사업가의 협상 방식에 더 가깝다.

트럼프는 동맹도
가치 공동체보다
비용과 대가의 문제로 다루는 경향이 강했다.

무역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유무역의 안정성보다
미국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는 구조에 관심을 둔다.

즉 그의 외교·통상 스타일은
국제질서를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제질서를 계속 다시 협상하는 방식이다.

사업가 시절에는
부채, 브랜드, 언론 노출이 무기였다면,
대통령이 된 뒤에는
관세, 안보, 동맹비용, 시장 불안이 같은 역할을 한다.

크기만 커졌을 뿐
문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참고자료:
White House Fact Sheet
CFR - Tracking Trump’s Trade Deals


6. 결론: 트럼프는 세계를 운영하기보다, 끝없이 다시 협상하려 한다


트럼프를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그는 세계를 조율하는 정치가라기보다,
세계를 거대한 협상 테이블로 보는 인물이다.

그의 조부는
욕망이 몰리는 곳에서 돈을 벌었다.
그의 아버지는
원가를 낮추고 규모를 키우며 부를 축적했다.
트럼프는
그 위에 브랜드, 미디어, 금융 구조를 얹었다.

그 결과 그는
사업을 할 때도,
언론을 다룰 때도,
정치를 할 때도
비슷한 문법을 반복했다.

먼저 긴장을 만들고,
상대를 시험하고,
판을 흔든 뒤,
자기에게 유리한 조건을 다시 쓰려 한다.

그래서 트럼프의 관세전쟁과 외교전은
갑자기 튀어나온 정책 스타일이 아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형성된
가족적 사업 감각과 세계관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의 발언 몇 개를 해석하는 일이 아니다.
그가 평생 반복해 온
이 오래된 문법을 읽어내는 일에 가깝다.



#글을 마치며


예전에 금융권 유대인들에 대해 유난한 선망을 드러내던 상사가 한 명 있었다.
그는 해외 운용사 재직시절의 경험을 꺼내며, 유대인계 사람들이 얼마나 빠르고 집요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했는지 여러 사례를 곁들여 이야기하곤 했다.

그 상사가 내게 특별히 잘해준 것도, 유독 모질게 대한 것도 없었다.
다만 어느 날 단체 회식 자리에 늦게 도착했을 때, 유독 그 사람의 테이블만 비어 있었다.
누구 하나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그 자리를 피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결국 나는 자리가 없어 그 상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고,
그날 사석에서 처음 알게 됐다. 왜 사람들이 그를 멀리하는지를.
훗날 그는 탁월한 실적으로 두둑한 성과급을 챙긴 뒤, 미련 없이 회사를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트럼프 일가를 하나씩 들여다보며 느꼈던 인상은 묘하게도 그 상사와 마주 앉아 있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겉으로는 능력과 성취, 냉정한 계산이 두드러지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특유의 감각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그날 느꼈던 불편함 역시 바로 그런 결에서 비롯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끝

2026년 4월 19일 일요일

생각정리 228 (* Missile research)

이란전 이후 미사일 시장은 어떻게 바뀌었나


미국의 재고 보충과 중동의 K-방산 수요를 함께 보는 산업 리서치


이번 이란전은 미사일 시장을 평시 조달 산업에서 전시 재보충 산업으로 바꿨다.
이제 핵심은 “얼마나 쐈나”보다 얼마나 빨리 다시 만들 수 있나로 옮겨갔다. (WAM)

중동에서는 실제 전쟁이 벌어지자 재장전 여유분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드러났다.
미국에서는 재고 보충을 넘어 산업기반 자체를 키우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WAM)


1. 왜 지금 미사일 시장이 커지는가


전쟁이 재고 개념 자체를 바꿨다


UAE는 2026년 4월 8일 기준 탄도미사일 537발, 순항미사일 26발, UAV 2,256대, 합계 2,819개 위협체를 상대했다고 밝혔다.

Politico 보도처럼, UAE 측은 공격의 상당 부분이 민간 인프라를 겨냥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공식 발표에서도 민간 인프라 피해가 확인됐다. (WAM)

미국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PAC-3 MSE는 연 600발 수준에서 2,000발, THAAD는 96발에서 400발로 생산능력을 키우는 장기 프레임워크가 발표됐다. (록히드 마틴)

RTX는 Tomahawk를 연 1,000발 이상, AMRAAM을 연 1,900발 이상, SM-6를 연 500발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유럽 MBDA도 2023년 말 대비 2025년 말까지 생산을 두 배로 늘렸고, 2026년에 다시 40% 추가 증산을 예고했다. (Newsroom MBDA)

전쟁이 바꾼 핵심 숫자


주: UAE 정부 발표, 미국 정부·업체 공식 발표, MBDA 발표 기준. (WAM)


2. 미국 시장 전망


미국은 이미 ‘재고 보충’이 아니라 ‘산업기반 확대’로 넘어갔다


미국 육군 FY2026 예산서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목표 재고 상향이다.
PAC-3 MSE의 AAO/APO는 3,376발에서 13,773발로 올라갔고, FY2026 조달 구조도 224발 기본 예산 + 96발 mandatory funds로 짜였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PrSM도 같은 흐름이다.
FY2026 조달은 45발 기본 예산 + 107발 mandatory funds이며, acquisition objective는 총 5,575발이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즉 미국 시장은 단순히 1년치 예산이 커진 것이 아니다.
목표 재고, 장기 계약, 공장 증설이 함께 움직이는 단계라서 2~3년 뒤의 생산량이 더 중요해졌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아래 추정치는 공개 예산서의 조달 수량과 업체가 발표한 생산능력 목표를 바탕으로 정리한 값이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미국 핵심 미사일 수요 추정









주: 위 표는 공개 예산서, 생산능력 목표, 동맹국 보충 수요를 바탕으로 한 추정치다.

핵심은 절대 시장은 PAC-3·THAAD가 크고, 성장률은 PrSM·Tomahawk·SM-6가 더 가파르다는 점이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3. 중동 시장 전망


중동은 지금 ‘방공망 보유’보다 ‘재장전 여유’가 더 중요하다


중동 국가들이 이번 전쟁에서 확인한 것은 방공체계 유무가 아니었다.
실제 전쟁이 벌어지면 몇 주를 버틸 만큼 요격탄이 남아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WAM)

그래서 수요는 고가의 상층 요격탄만으로 가지 않는다.
상층은 미국산, 중층은 상대적으로 빠르고 저렴한 체계로 보완하는 다층 방공 수요가 커지고 있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중동에서 K-방산이 부각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FT 보도 기준 천궁-II는 발당 약 110만달러, PAC-3 MSE는 FY2026 미 육군 예산 기준 발당 약 390만달러 수준으로 읽힌다. (코리아헤럴드)

즉, 이는 비슷한 성능의 한국산 미사일 가격이 미국산 미사일 가격에 1/3 수준도 안된다는것이다.





주: UAE·사우디·이라크는 공개 보도 기준이고, L-SAM은 방사청 발표 기준이다. (코리아헤럴드)


중동 K-방산 수요를 볼 때는 기존 계약 + 추가 포대 + 재장전 탄약을 함께 봐야 한다.
이미 깔린 포대가 많기 때문에, 신규 국가보다 기존 고객의 후속 발주가 먼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코리아헤럴드)

아래 추정은 천궁-II를 중심으로 잡은 중동의 Addressable 수요다.
기존 28개 포대에 추가 14개 포대가 붙고, 1개 포대당 128발의 재고 깊이를 가정한 시나리오다. 천궁-II 1개 포대는 통상 4개의 8셀 발사기로 구성된다. (코리아헤럴드)

중동 K-방산 미사일 수요 추정


이 추정대로면 중동의 천궁-II급 수요는 2025~2030년 누적 5,376발이다.

미사일만 기준으로도 약 59억달러이며, 실제 시스템 시장은 레이더·발사대·지휘통제·정비까지 붙으면서 더 커진다. (코리아헤럴드)

국가별 2030 누적 Base Case

주: UAE·사우디·이라크는 공개 계약 기준이고, 나머지는 전후 방공 수요 확산을 반영한 추정치다.

중동의 K-방산 수요는 신규 고객보다 기존 고객의 추가 배치와 재장전 수요가 더 큰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코리아헤럴드)


4. 미국과 중동을 함께 보면


이번 사이클의 본질은 ‘비축’이 아니라 ‘증산’이다


미국은 고급 요격탄과 장거리 타격탄을 다시 채워야 한다.
중동은 실전에서 버틸 수 있는 다층 방공망을 더 빨리,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이 두 수요가 겹치면서 미사일 시장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수년짜리 증산 사이클이 됐다.
이제 시장의 핵심은 “누가 몇 발 샀나”보다 누가 생산능력을 얼마나 빨리 늘리느냐다. (U.S. Department of War)


주: 미국 시장 수치는 공개 예산서와 생산능력 목표를 반영한 추정치이며, 가격 비교는 FT와 미 육군 FY2026 예산서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5. 더 큰 문제는 ‘글로벌 미사일 부족’이 이미 시작됐다는 점이다


이란전 이전에도 부족은 있었고, 지금은 더 심해지고 있다


사실 미사일 부족 문제는 이란전에서 처음 생긴 것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서방이 평시 생산체제로는 고강도 전쟁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을 드러냈다. NATO 의회 보고서는 2024년부터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이 탄약과 무기 생산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면 우크라이나 방어선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NATO PA)

실제로 미국은 2024년 Patriot 생산 라인에서 스위스보다 독일을 앞세워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시스템을 더 빨리 넘길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조정했다.
이는 이란전 이전부터 이미 동맹국 주문이 같은 생산 라인에서 서로 충돌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The Wall Street Journal)

이란전은 여기에 또 다른 압박을 더했다.
우크라이나는 2026년 들어 러시아의 지속적인 미사일 공격 속에서 Patriot 탄약 부족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고, 젤렌스키는 유럽이 미국산 Patriot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럽 자체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라우다)

유럽 동맹국의 주문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는 2026년 3월 Patriot 추가 긴급 발주를 추진했지만, 정부는 중동 전쟁 이후 수요 급증으로 Raytheon이 기존 가격 옵션을 연장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Defense News)

유럽은 그래서 미국산 대기열을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답이 없다고 보기 시작했다.
유럽연합 국방담당 집행위원은 2026년 3월, 미국의 중동 작전으로 무기 공급망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유럽이 자국과 우크라이나 수요를 위해 미사일 생산을 긴급히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uronews)

이 변화는 유럽 최대 미사일 업체의 숫자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MBDA는 2023년 대비 2025년 말까지 미사일 생산을 두 배로 늘렸고, 2026년에 다시 40% 증산을 예고했다. 2025년 order intake는 €13.2bn, backlog는 €44.4bn으로 올라갔다. (Newsroom MBDA)


주: NATO PA, WSJ, Guardian, Defense News, MBDA 발표 기준. (NATO PA)


결론


이란전 이후 미사일 시장은 ‘전시형 산업’이 됐다


미국에서는 PAC-3, THAAD, PrSM, Tomahawk, SM-6가 핵심이다.
중동에서는 고급 요격탄 + 중간층 방공망 + 빠른 납기의 조합이 수요를 키우고 있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지막 문장이다.
이란전은 새로운 수요를 만든 사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미 진행 중이던 글로벌 미사일 부족을 더 심하게 드러낸 사건이기도 했다. (NATO PA)

러-우전쟁이 서방의 생산능력 한계를 먼저 드러냈고, 이란전은 여기에 미국과 중동의 대규모 재고 보충 수요를 추가했다.
그 결과 미국 우방국들까지 같은 생산 대기열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가 더 선명해지고 있다. (The Wall Street Journal)

지금까지 나온 숫자만 놓고 보면, 문제는 “수요가 있느냐”가 아니다.
오히려 공급이 그 수요를 제때 따라갈 수 있느냐가 앞으로 몇 년간 미사일 산업 전체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U.S. Department of Wa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