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의 시대, 성장의 조건
고령화와 정치가 Public Debt를 늘리고, AI가 국가·기업·자산의 집중을 가속하는 방식
전 세계 주요국의 Public Debt가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결국 인구구조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고령층의 인구와 투표 비중이 커질수록 연금·의료·장기요양 지출을 줄이기는 어려워진다. 반면 이 비용을 부담할 생산연령인구는 감소하기 때문에 세수 기반과 잠재성장률은 동시에 약해진다.
과거에는 경기침체가 끝나면 재정지출도 줄어들고 재정수지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주요국이 부담하는 복지·국방·에너지 안보·전력망 투자와 이자비용은 경기가 회복된다고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지출이 아니다.
생각정리 347 (* AI Fiscal Race, Public Debt)
| 대충 어설픈 논리로 손바닥을 들어 하늘을 가리려 하지 말라는 뜻.. |
결국 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이 누렸던 두 가지 배당이 동시에 끝나고 있다.
하나는 베이비붐 세대가 대규모 노동력과 납세자로 편입되며 만들어낸 Demographic Dividend였고, 다른 하나는 냉전 종식과 세계화가 제공한 Peace Dividend였다.
이제 베이비붐 세대는 노동시장에서 은퇴하고 있고, 세계화는 후퇴하고 있으며, 각국은 다시 국방과 에너지 안보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과거의 배당이 사라지는 것을 넘어, 그 배당이 반대 방향으로 작동하는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생각정리 139 (* The Age Of Turbulence, Alan Greenspan)
1. 고령화는 어떻게 국가부채로 바뀌는가
고령화가 국가재정으로 전달되는 첫 번째 경로는 지출이다.
Retirees ↑ → Pension·Healthcare·Long-term Care ↑ → Primary Spending ↑ → Fiscal Deficit ↑ → Sovereign Issuance ↑ → Interest Expense ↑
두 번째 경로는 성장과 세수다.
Working-age Population ↓ → Labor Supply ↓ → Potential Growth ↓ → Tax Base Growth ↓ → Debt/GDP ↑
고령화는 정부지출이라는 분자를 늘리는 동시에 GDP와 세수라는 분모의 성장속도를 떨어뜨린다. 정부가 별다른 제도변경을 하지 않아도 부채비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이유다.
물론 고령층에게 지출되는 자본이 아무런 경제적 가치를 만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의료와 요양은 서비스를 생산하고 고용을 창출하며, 고령층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한다.
그러나 연금은 기본적으로 이전지출이고, 의료·요양은 기존 인구의 건강과 생활을 유지하는 성격이 강하다. 전력망·공장·교육·연구개발처럼 미래의 생산능력과 세수 기반을 직접 확장하는 투자와는 경제적 성격이 다르다.
문제의 본질은 고령층 관련 지출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소비와 유지비용이 정부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지는데, 이를 미래에 부담할 노동력과 세수 기반은 줄어든다는 데 있다.
고령화가 국채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은퇴 준비 단계에서는 가계저축과 연금자산이 늘어나 채권수요가 확대될 수 있지만, 본격적인 은퇴와 자산인출 단계에서는 연금지급과 의료지출이 증가하고 장기채를 매입하던 자연 수요의 성장도 둔화한다.
결국 어느 시점부터는 **Bond Supply ↑ + Natural Buyer Growth ↓**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재정적자가 국채공급을 늘리는 동안 이를 장기간 보유할 국내 저축기반의 증가세는 약해지는 구조다.
2. 사회보장 축소가 정치적으로 어려운 이유
이 문제의 경제적 처방은 비교적 분명하다. 연금의 수급연령과 급여증가율을 조정하고, 의료·복지지출의 증가속도를 낮추며, 기초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필요한 개혁과 민주주의에서 실행 가능한 개혁은 서로 다른 문제다.
인간은 미래의 불확실한 재정부담보다 현재 확실하게 받는 연금·의료·주거·보육 혜택을 훨씬 크게 평가한다. 이미 받던 혜택의 축소는 새로운 혜택을 얻지 못하는 것보다 더 강한 상실감과 저항을 일으킨다. 정치인은 이러한 인간의 본성과 유권자의 선택을 반영하는 존재다.
(*정치인 욕할 필요 없다. 내가 속한 사회의 평균, 인간의 본성 자체가 그런 것이다.. 그저 개별 개인별로 겉으로는 안그런척 하고 살아갈 뿐이다.)
복지 확대의 수혜자는 지금 투표하지만, 그 비용을 부담할 미래세대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는 현재의 선거에 참여하지 못한다. 복지 축소의 손실은 특정 집단에 즉시 집중되지만, 재정건전화의 편익은 수십 년에 걸쳐 사회 전체에 분산된다.
Beneficiaries Today ↑ → Voting Power ↑ → Reform Cost ↑ → Fiscal Adjustment Delayed → Future Burden ↑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이 구조는 자기강화된다. 고령층의 인구와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사회보장 지출을 공개적으로 줄이겠다고 말할 정치인은 더욱 희소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제 재정조정은 투명하고 점진적인 복지 축소보다 다음과 같은 우회적인 방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명목급여는 유지하지만 물가상승을 통해 실질급여를 줄인다.
명목세율보다 공제·과세표준을 조정해 실질세부담을 높인다.
연금 수급연령과 자격조건을 조금씩 바꾼다.
국채발행을 늘려 현재의 부담을 미래로 넘긴다.
위기가 발생하면 중앙은행과 금융시스템을 통해 손실을 사회 전체로 분산한다.
결국 사회보장 프로그램은 정치인의 자발적인 결단으로 축소되기보다, 채권시장이 기존 재정경로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못하는 순간에 외부적으로 조정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국가의 장기 지급능력을 최우선으로 선택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자신과 가족의 현재 안전을 먼저 지키도록 형성돼 있다. 고령화 시대의 재정문제는 합리적인 정책을 몰라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개별적으로는 합리적인 선택이 집단적으로는 지속 불가능한 결과를 만드는 정치경제적 딜레마에 가깝다.
3. 10년 뒤와 20년 뒤, 예산은 얼마나 경직되는가
각국의 공식 장기전망을 연금·공공의료·장기요양·순이자비용이라는 동일한 항목으로 재분류하면, 이들 지출이 전체 정부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다음과 같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위 수치는 국가별 회계범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복지부담의 순위를 보여주는 정밀 비교가 아니다. 각국의 공식 전망을 바탕으로 정부가 재량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의 공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보기 위한 Base Case 추정치에 가깝다.
미국은 이미 연방예산의 상당 부분이 Social Security, Medicare를 비롯한 의료지출과 순이자비용으로 묶여 있다. CBO는 2036년 미국의 연방지출이 GDP의 24.4%, 재정적자가 6.7%, Public Debt가 1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지출 증가의 중심에 사회보장·의료·이자비용이 있다고 본다.
참고자료: CBO, The Budget and Economic Outlook: 2026 to 2036
| https://www.cbo.gov/publication/61882?utm_source=chatgpt.com |
영국과 일본도 현재 약 절반 수준인 경직성 지출 비중이 2040년대로 갈수록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영국 OBR은 인구고령화와 의료비 증가가 장기 재정수지를 악화시키며, 현행 정책이 유지될 경우 2070년대 초반 부채비율이 GDP의 270%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참고자료: UK OBR, Fiscal Risks and Sustainability Report 2025
독일은 복지지출의 절대 수준이 이미 높기 때문에 증가폭은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그러나 세금과 사회보험료 인상, 급여조건 조정으로 부채증가를 억제한다면 부담은 국채위기보다 가처분소득 감소·노동비용 상승·낮은 잠재성장률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은 현재의 절대 부담보다 증가속도가 더 중요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현행 제도가 유지되면 의무지출이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54.4%에서 2072년 64.3%**로 상승하고, 총수입은 GDP의 **24.5%에서 22.0%**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참고자료: 국회예산정책처, 2025~2072년 NABO 장기재정전망
결국 중요한 것은 복지비가 증가한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연금·의료·이자비용이 예산을 먼저 점유하면서 국방·에너지·전력망·교육·연구개발·AI 인프라에 사용할 수 있는 재정공간을 줄인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4. 부채보다 빠른 GDP를 만들 수 있는가
현재 정책과 제도가 큰 폭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Base Case에서 각국의 Debt/GDP는 대략 다음 경로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2036년 수치는 공식 중기전망을 중심으로 사용했고, 공식 전망 특정 연도까지만 제공되는 국가는 장기 성장률과 재정수지 경로를 연장해 2046년을 추정했다. 따라서 이 표는 특정 연도의 정밀한 Point Forecast가 아니라 현행 제도를 유지했을 때 나타나는 방향과 기울기를 보여주는 비교용 시나리오다.
한국은 국가채무의 절대 수준은 아직 주요 선진국보다 낮지만, 국회예산정책처의 현행제도 유지 시나리오에서는 Debt/GDP가 2025년 47.8%에서 2040년 80.3%, 2050년 107.7%, 2072년 173.0%로 상승한다.
같은 전망에서 한국의 실질성장률은 2030년 1.9%, 2040년 1.2%, 2050년 0.8%로 낮아진다. 부채를 안정시키기 위해 필요한 성장률은 높아지는데 실제 잠재성장률은 낮아지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Debt/GDP가 올라가지 않으려면 결국 명목 GDP가 명목 부채와 비슷한 속도로 증가해야 한다. 앞선 부채경로와 명목 GDP 전망을 이용해 역산하면, 세금 인상이나 복지조정 없이 성장만으로 현재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명목 GDP CAGR은 대략 다음과 같다.
미국은 향후 10년 동안 명목 GDP가 연평균 약 5.8% 성장해야 현재 부채비율을 유지할 수 있다. 물가상승률을 2%로 가정하면 약 3.7%의 실질성장률이 필요하며, 장기 잠재성장률보다 매년 1.5~2.0%p 높은 수준이다.
독일과 한국의 숫자는 더욱 극단적이다. 독일은 재정조정 없이 연 6% 이상의 명목성장이 필요하고, 한국은 물가를 제외하더라도 약 5%의 실질성장을 장기간 지속해야 한다.
이는 실제 달성 가능한 성장 전망이라기보다, 현재의 지출·조세·연금제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성장만으로 부채를 안정시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역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국가부채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은 결국 r과 g의 관계다.
부채비율 변화 ≈ 기초재정적자 + (실효금리 r − 명목성장률 g) × 기존 부채비율
g가 r보다 충분히 높으면 기존 부채의 부담을 성장으로 흡수할 수 있다. 반대로 r > g인 상태에서 기초재정적자까지 지속되면 부채비율은 누적적으로 상승한다.
문제는 지금 주요국이 r에는 상방압력을 받으면서 g에는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화는 노동공급과 잠재성장률을 낮추고, 복지·국방·에너지 안보는 국채공급을 늘린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전력망·반도체 생산시설을 위한 민간 장기자본 수요까지 겹친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Sovereign Debt와 Private Infrastructure Debt를 동시에 소화해야 한다. 저축보다 자본수요가 빠르게 늘어난다면 장기금리와 기간 프리미엄은 구조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5. AI는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g의 돌파구다
명목성장을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인플레이션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고정금리 부채의 실질가치를 일시적으로 희석할 뿐, 시간이 지나 국채가 차환되고 임금·의료비·물가연동 급여가 조정되면 이자비용과 재정지출을 다시 끌어올린다.
Inflation ↑ → Nominal GDP ↑ → 단기 Debt/GDP 완화 → Bond Yield·Indexed Spending ↑ → Interest Expense ↑
반면 생산성 향상으로 실질성장이 높아지면 GDP뿐 아니라 기업이익·임금·세수 기반이 함께 증가한다.
Productivity ↑ → Real GDP ↑ → Profit·Wage Income ↑ → Tax Base ↑ → Primary Deficit ↓
고령화로 노동투입이 줄고 세계화의 비용절감 효과까지 약해지는 환경에서 실질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규모 돌파구는 AI다. AI가 인간의 지식노동을 보완하고 연구개발·소프트웨어·제조·물류·의료·행정 전반의 생산성을 높인다면, 주요국은 노동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더 높은 산출과 세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IMF의 2025년 분석에서도 향후 10년간 AI가 세계 GDP 수준을 약 1.3~4.0% 높일 수 있지만, 그 효과는 국가별로 균등하지 않았다. 미국의 산출 증가 효과는 시나리오에 따라 1.9~5.6%로 가장 크게 추정됐고, 선진국의 소득증가 효과는 저소득국의 두 배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다.
참고자료: IMF, The Global Impact of AI: Mind the Gap, April 2025
AI가 다른 범용기술과 다른 점은 소프트웨어만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최첨단 반도체, HBM, 첨단 패키징, 대규모 데이터센터, 전력과 송전망, 냉각설비, 토지, 자본, 데이터와 고급인력이 모두 필요하다.
이 자원들은 단기간에 무한히 늘릴 수 없다. 특히 전력과 계통연결,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데이터센터 부지와 자본은 공급에 긴 시간이 걸리는 물리적 병목이다.
따라서 AI 경쟁은 단순히 더 좋은 알고리즘을 만드는 경쟁으로 끝나지 않는다.
Compute·Memory·Power·Capital·Talent 확보 경쟁 → 국가 산업정책 확대 → 공급망 블록화 → AI Sovereignty 경쟁
Stanford AI Index 2026에 따르면 2025년 주목할 만한 Frontier Model의 90% 이상을 기업이 개발했고, AI 모델 생산은 여전히 미국과 중국에 집중돼 있다. 미국은 다른 어떤 국가보다 10배 이상 많은 5,427개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선단 AI 칩 생산은 사실상 하나의 대만 파운드리에 크게 의존한다.
참고자료: Stanford HAI, The 2026 AI Index Report
AI가 국가부채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성장 돌파구에 가까워질수록, 각국은 이를 선택 가능한 산업정책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투자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한 국가가 투자를 늦추면 단순히 한 산업의 점유율을 잃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생산성·기업이익·세수 기반 전체가 경쟁국으로 이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AI 투자경쟁은 자발적으로 멈추기 어렵다. 미국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급망을 확대하면 중국과 유럽, 중동과 아시아도 국가자본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재정여력이 부족한 국가조차 경쟁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보조금·세액공제·정책금융·전력망 투자를 동원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6. r은 전염되지만 AI가 만드는 g는 집중된다
AI 경쟁이 모든 국가의 성장을 동일하게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국채공급과 민간 인프라 자금수요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면 높아진 r은 세계 금융시장을 통해 대부분의 국가에 전염된다. 미국 장기금리가 오르면 유럽과 아시아의 국채금리, 회사채 조달비용, 부동산 할인율도 함께 압력을 받는다.
그러나 AI가 만들어내는 g는 Compute·Power·Cloud·Model·Data를 실제로 통제하고, 이를 기업과 행정 전반에 확산시킨 국가에 더 많이 귀속된다.
r은 글로벌하게 공유되지만, AI가 만드는g는 소수 국가와 기업에 귀속된다.
AI는 초기 고정비가 크고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다. 더 많은 컴퓨트와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은 더 좋은 모델을 만들고,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 더 많은 현금흐름과 데이터를 다시 투자할 수 있다.
Capital·Compute ↑ → Model Capability ↑ → Users·Cash Flow ↑ → Reinvestment ↑ → Market Power ↑
이 과정에서 AI의 과실은 기술을 단순히 사용하는 기업보다 핵심 인프라와 플랫폼을 소유한 기업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AI를 수입해 사용하는 국가는 일부 생산성 혜택을 얻겠지만, 초과이익·고급일자리·자본시장 가치·세수의 상당 부분은 원천기술과 인프라를 보유한 국가로 돌아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세계는 모든 국가가 AI를 통해 동시에 높은 성장을 누리는 모습보다, 모든 국가가 AI 경쟁을 위해 자본을 투입하지만 실제 성장과 재정개선의 과실은 일부 국가와 기업에 집중되는 모습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AI 경쟁에서 뒤처진 국가에는 더 불리한 조합이 남는다.
Global r ↑ + Domestic g ↓ + Welfare Burden ↑ + AI Import Cost ↑ → Debt/GDP ↑
반면 AI 인프라와 플랫폼을 지배하는 국가와 기업은 세계에서 유입되는 자본과 사용료, 데이터와 인재를 다시 흡수하며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
(이제와서 국채 이자비용이 오른다고 AI Capex 경쟁에서 자진하차한다는 얘기는 그냥 죽겠다는 소리다.)
결론: 부채의 세계는 더 강한 자산 집중으로 끝날 수 있다
IMF의 2026년 4월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Public Debt는 2025년 GDP의 94%에 근접했고, 2029년에는 1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불과 1년 전 전망보다 1년 빨라진 경로다. 사회적 지출과 국방·전략적 자율성을 위한 비용, 그리고 증가하는 이자부담이 동시에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참고자료: IMF, Fiscal Monitor: Fiscal Policy under Pressure, April 2026
앞으로 글로벌 Public Debt가 GDP의 100%를 넘어서는 것은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다. 세계경제가 더 많은 국채공급과 이자비용, 더 높은 차환위험을 상시적으로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AI 인프라를 위한 막대한 민간 자본수요까지 더해지면 r에는 구조적인 상승압력이 생긴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연금·의료·복지지출을 줄이기 어렵고, 국방과 에너지 안보, AI 산업정책까지 포기할 수 없다면 정부는 더 많은 재정지출과 국채발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침체나 금융불안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와 중앙은행은 다시 유동성을 공급하고, 보증과 정책금융을 확대하며, 민간의 손실을 공공부문으로 이전하려 할 것이다. 앞으로의 세계는 과거처럼 낮은 금리만으로 돈이 풀리는 세계가 아니라, 높아진 금리와 더 많은 재정지출·유동성 공급이 동시에 존재하는 세계가 될 수 있다.
이 조합은 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보다 자산을 보유한 사람에게 훨씬 유리하게 작동한다.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하락은 현금과 고정소득의 실질가치를 깎지만, 희소한 생산자산과 가격결정력을 가진 기업은 높아진 명목가격과 이익을 흡수할 수 있다.
특히 AI는 그 자체로도 자본집약적이고 승자독식 산업이다. 최첨단 반도체·전력·데이터센터·클라우드·모델·데이터를 소유한 소수 기업은 세계의 생산성 향상에서 발생하는 지대와 현금흐름을 가져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기업을 보유한 주주와 해당 기업이 위치한 국가로 소득·세수·자산가치가 다시 집중된다.
결국 앞으로의 국가경쟁은 단순히 부채보다 빠른 GDP를 만드는 경쟁이 아니다.
누가 한정된 Compute·Power·Capital을 먼저 확보하고, AI가 만들어내는
g를 자국의 기업이익·임금·세수·자산가치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경쟁이다.
이 경쟁에서 r의 상승과 부채비용은 세계가 함께 부담하지만, AI 성장의 과실은 특정 국가와 특정 기업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각국 정부는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더 많은 돈을 투입하겠지만, 그 돈이 만들어낸 부가 모든 국민에게 같은 비율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앞으로 우리가 목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Public Debt의 사회화와 AI 성장 과실의 집중화다.
국가는 더 많은 부채를 떠안고, 중앙은행과 정부는 위기 때마다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며, 그 자본은 다시 가장 높은 생산성과 시장지배력을 가진 소수의 기업과 희소자산으로 몰릴 수 있다.
다가오는 시대는 모두가 AI로 함께 부유해지는 시대가 아니라, 모두가 AI 경쟁의 비용을 부담하지만 그 과실은 소수 국가·기업·자산 소유자에게 누적되는 시대일지도 모른다. 글로벌 부채가 100%를 넘어선 이후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부채만이 아니라, 자산과 권력의 집중일 가능성이 높다.
#글을 마치며
변동성을 견딜 수 있도록 Risk Management만 제대로 해둔다면, Physical AI Infrastructure에 대한 장기투자는 결국 높은 확률로 이기는 게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더 큰 위험은 이처럼 비교적 명확한 구조적 변화를 AI 이전의 관성으로 해석하는 데 있다. 자본이 축적되지 않고 가격 전가력과 경쟁우위도 약한 기업에 투자한 채 평균으로의 회귀만을 기다린다면, 이전과 달리 회복을 기다릴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을 수 있다.
자본과 이익이 소수의 국가·기업·자산으로 집중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잘못 배분된 자본은 더 빠르게 가치를 잃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복잡하지 않다.
Macro Shock이 찾아올 때마다 공포에 휩쓸리기보다, AI 성장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Physical Infrastructure 자산을 꾸준히 사 모으는 것이다.
생각정리 342 (* LPS, Where Does Value Accrue in the AI Era?)
생각정리 348 (* Power is the Inner Loop)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투자시장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열심히 일해 얻은 노동소득을 꾸준히 저축하고, 부채 없이 근검절약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삶이 안정된다는 기존의 사회적 믿음 자체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산가격과 자본소득이 노동소득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는 환경에서는 아무런 Risk도 지지 않는 선택이 오히려 실질적인 자산가치를 지속적으로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앞으로는 감당 가능한 범위에서 Leverage를 활용하고 관리 가능한 수준의 부채를 유지하면서, 노동소득을 자본소득으로 끊임없이 전환해야만 현재의 경제적 위치라도 지킬 수 있는 시대가 될지 모른다.
이는 모든 사람이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위험을 회피할 자유 자체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사회가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새로운 기준에 적응하는 속도보다 현실의 변화가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준비된 사람은 자산과 자본소득을 통해 더 빠르게 앞서가지만, 과거의 성실함과 저축 규범을 믿고 살아온 사람은 자신의 잘못이 없음에도 계속 뒤처질 수 있다.
그리고 AI는 이러한 자산과 소득의 격차가 벌어지는 속도마저 더욱 가속할 가능성이 높다. AI는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인 동시에, 기존에 존재하던 자본·소득·권력의 격차를 훨씬 빠르게 증폭시키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AI는 단순한 생산성 혁신을 넘어, 노동과 저축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기존의 사회계약을 자산 소유와 자본 배분 중심으로 재편하는 기술에 가깝지 않나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