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부가가치는 결국 어디로 가는가
지능의 디플레이션과 물리적 희소성
AI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제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AI가 만들어낸 막대한 부가가치는 결국 누구에게 귀속될 것인가.
현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시기다. AI 산업 전체가 너무 early stage라 빠르게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Frontier LLM, Application Software, 반도체, Cloud, Data Center, 전력 인프라까지 가치사슬 대부분의 기업이 동시에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 GS 앞으로 몇년간은 가파르게 성장하는 ToKen usage |
| OpenAI CODEX 사용량 폭증 |
그러나 모든 산업이 그렇듯 성장의 초기 단계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산업이 Mature Stage에 가까워질수록 단순히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기술은 확산되고 경쟁자는 늘어나며, 차별화됐던 기능은 표준화된다.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가격결정력을 좌우하는 것은 누가 가장 좋은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보다 누가 가장 희소하고 대체하기 어려운 자원을 통제하고 있는가가 된다.
나는 AI 산업 역시 같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AI가 만들어내는 지능은 시간이 갈수록 풍부해지지만, 그 지능을 현실 세계에서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물리적 자원은 같은 속도로 늘어날 수 없다.
그리고 바로 그 차이가 장기적으로 AI 산업에서 발생하는 Economic Rent의 상당 부분이 어디에 귀속되는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1. Intelligence의 희소성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생성형 AI 산업의 초기에 가장 희소했던 것은 당연히 Intelligence였다.
| Bloomberg & Axios |
GPT-4 수준의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극소수였고, 막대한 GPU와 데이터, 연구인력, 자본을 확보한 Frontier Lab만이 최상위 수준의 모델을 제공할 수 있었다. Intelligence 자체가 희소했기 때문에 모델 공급자가 높은 전략적 가치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AI 산업의 기술 발전 속도를 보면 이 희소성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최상위 모델 간 성능격차는 점차 좁아지고 있으며, Open-weight Model의 성능 역시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Distillation, Fine-tuning, Quantization과 같은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거대한 Frontier Model에서만 가능했던 작업의 상당 부분을 훨씬 작은 모델이 처리할 수 있게 되고 있다.
| Brady Wang (@BradyWang10) / X |
동일한 성능 수준을 얻기 위해 필요한 추론비용은 불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하락했다. 이는 AI 산업이 장기적으로 Intelligence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변화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언제나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모델이 아니다. 실제 경제활동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특정 업무를 충분히 정확하게, 안정적으로, 그리고 가장 낮은 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이 더 중요하다.
최첨단 Reasoning이나 Scientific Discovery에서는 Frontier Intelligence의 프리미엄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경제 전체에서 소비되는 AI Workload의 상당 부분이 그렇게 높은 Intelligence를 필요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모델 산업의 경쟁축은 시간이 갈수록
Absolute Intelligence → Price / Performance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Intelligence의 품질은 올라가면서 가격은 내려간다.
쉽게 말하면 지능이 풍부해지는 것이다.
2. AI의 가치는 모델에서 실행으로 이동한다
그렇다고 모델이 저렴해지는 것이 AI 산업의 경제적 가치가 줄어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Chatbot 단계에 머물러 있을 때 경제적 가치는 제한적이다. AI가 실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데이터와 연결되고, 판단을 내리고, 다른 Software를 조작하고, Workflow를 실행해 현실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즉 AI의 가치사슬은 점차
Model → Reasoning → Agent → Tool Use → Workflow → Action
으로 확장된다.
Palantir가 Ontology와 FDE를 통해 일찍부터 집중했던 영역도 여기에 있다. 기업 내부의 복잡한 데이터와 업무관계를 구조화하고 AI가 이를 이해한 뒤 실제 업무를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 https://www.youtube.com/watch?v=8t9kLTJfIn8 |
그러나 AI Agent가 발전하면 이런 실행능력은 점점 더 많은 Platform으로 확산된다.
Frontier Lab은 Model에서 Agent와 Application으로 내려오고, Microsoft·Amazon·Google 같은 CSP는 Cloud와 Data에서 출발해 AI Platform과 Agent로 올라간다. Data Platform과 Enterprise Software 업체 역시 같은 시장으로 진입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변화가 발생한다.
과거에는 Intelligence 자체가 희소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Ontology, Agent Framework, RAG, Workflow Orchestration 역시 하나씩 보편화된다.
AI 산업의 상위 Layer에서는 더 많은 경쟁자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질문은 다시 아래로 이동한다.
모델과 Software가 점점 풍부해진다면, 그 모든 AI가 반드시 필요로 하지만 쉽게 늘릴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3. 결국 모든 AI는 물리적 세계 위에서 작동한다
AI는 Software처럼 보이지만 그 생산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물리적이다.
모델이 작동하려면 Compute가 필요하다.
Compute에는 GPU와 CPU, HBM과 Networking이 필요하다.
그 Hardware를 운영하려면 Data Center가 필요하다.
Data Center에는 다시 전력, 변전설비, 냉각, 광통신망과 토지가 필요하다.
전체 구조를 아래로 내려가 보면 다음과 같다.
Model
→ Agent / Application
→ Cloud
→ Accelerator
→ Data Center
→ Power
→ Grid Connection
→ Land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각 Layer의 공급탄력성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Software는 거의 즉시 복제할 수 있다.
Model 역시 한 번 개발되고 나면 수많은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다.
GPU 생산은 훨씬 어렵지만 시간이 지나면 Fab, Packaging, HBM Capacity를 증설할 수 있다.
반면 수백 MW에서 수 GW의 전력을 공급할 발전소와 송전망, 변전소, 계통접속을 만들고 대규모 데이터센터 Campus를 건설하는 데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
기술의 발전속도와 물리적 인프라의 건설속도 사이에 구조적인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희소성의 중심이 AI Stack 아래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생긴다.
4. Power보다 더 중요한 것은 Time-to-Power다
최근 Hyperscaler들의 투자 규모를 보면 AI 산업이 이미 물리적 제약과 충돌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icrosoft, Alphabet, Amazon 등은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Computing Capacity를 증설하고 있다. 동시에 일부 기업들은 수요가 현재 확보된 Capacity를 초과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병목을 단순히 전력 부족이라고 표현하면 본질을 놓칠 수 있다.
미국 전체에 발전설비가 충분하다고 해서 특정 지역의 데이터센터가 그 전력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I Factory 하나가 실제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Generation
→ Transmission
→ Grid Interconnection
→ Substation
→ Distribution
→ Cooling
→ Data Center Shell
→ Compute
전체가 연결되어야 한다.
그중 하나라도 준비되지 않으면 수십만 개의 GPU가 존재하더라도 Revenue를 만들어낼 수 없다.
그래서 AI 시대의 진짜 희소자원은 단순한 Power가 아니다.
필요한 시점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Power다.
이것을 조금 더 넓게 표현하면 Time-to-Power, 궁극적으로는 Time-to-Compute라고 할 수 있다.
2028년에 사용할 수 있는 1GW와 2033년에 사용할 수 있는 1GW는 동일한 1GW가 아니다.
AI 기술이 6개월 단위로 발전하고 기업들의 시장선점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는 5년 먼저 확보된 Capacity가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가 훨씬 크다.
따라서 앞으로 AI Infrastructure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때는 단순한 MW나 GW보다 MW Available Date가 더 중요한 지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
5. Land, Power, Shell이 새로운 전략자원이 되는 이유
NVIDIA의 최근 움직임은 이런 변화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Jensen Huang은 AI Factory 구축에 필요한 새로운 전략자원으로 Land, Power and Shell, 즉 LPS를 이야기하고 있다.
| Jensen Huang on X: "Securing the Infrastructure of Intelligence" / X |
여기서 Land는 단순한 토지가 아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수 있고 전력과 Fiber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부지다.
Power 역시 발전소의 명목상 발전용량이 아니라 실제 데이터센터가 사용할 수 있도록 계통에 연결된 전력이다.
Shell은 GPU 서버가 들어갈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건물과 기본적인 전기·기계 인프라를 의미한다.
즉 LPS를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Power-ready Land + Grid Connection + Data Center Shell
에 가깝다.
NVIDIA가 SB Energy와 함께 오하이오 PORTS-Pike의 대규모 AI Factory Capacity를 확보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부지와 전력을 먼저 확보하고, 그 안의 Computing System은 기술 발전에 맞춰 계속 교체하는 구조다.
| Jensen Huang on X: "Securing the Infrastructure of Intelligence" / X |
이 구조의 경제성은 상당히 흥미롭다.
GPU의 경제적 수명은 상대적으로 짧다.
오늘의 최첨단 GPU는 몇 년 뒤 새로운 Architecture로 교체된다.
하지만 제대로 확보된 Power와 Grid Connection, Data Center Campus는 훨씬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오늘 Blackwell이 들어갔던 Data Hall에 다음 세대 GPU가 들어가고, 그 다음 세대의 Accelerator가 다시 들어갈 수 있다.
Silicon은 계속 교체되지만 Energized Site는 남는다.
결국 장기적인 AI Factory의 핵심 자산은 특정 세대의 GPU가 아니라 여러 세대의 Compute를 계속 수용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일 수 있다.
6. AI 시대에는 자본조달 능력 역시 인프라가 된다
여기에 또 하나의 희소자원이 있다.
Capital이다.
수 GW 규모의 데이터센터와 발전·송전 Infrastructure는 막대한 선행투자가 필요하며, 실제 Revenue가 발생하기 수년 전부터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보다
대규모 자본을 가장 낮은 비용으로 오랫동안 조달할 수 있는 기업
이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Hyperscaler가 강력한 이유 중 하나다.
Microsoft, Amazon, Google은 단순한 Cloud Software 기업이 아니다.
이들은 거대한 Balance Sheet를 기반으로 토지를 확보하고 장기 전력계약을 맺으며, Data Center를 건설하고, Network를 깔고, GPU와 자체 ASIC을 구매한다.
그 위에 Storage, Database, AI Platform과 Application을 올리고 이미 확보한 수많은 기업고객에게 Compute를 판매한다.
즉 CSP는
Capital + Land + Power + Compute + Network + Data + Customer
를 하나의 Stack으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자다.
AI Model은 바뀔 수 있다.
오늘 OpenAI를 쓰던 고객이 내일 Anthropic을 사용할 수도 있고, 향후에는 Open-weight Model이나 자체 Fine-tuned Model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대규모 Training과 Inference에는 결국 Computing Infrastructure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모델 공급자 간 경쟁이 심해질수록 오히려 모든 모델의 수요가 합쳐지는 Aggregate Compute Layer의 전략적 중요성은 커질 수 있다.
7. 더 효율적인 AI가 오히려 더 많은 Compute를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직관에 반하는 하나의 중요한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AI Model의 효율이 개선되면 Compute 수요가 줄어들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단위의 Intelligence를 생산하는 비용이 낮아지면 AI를 사용할 수 있는 경제적 영역이 훨씬 넓어진다.
예를 들어 동일한 업무를 처리하는 AI 비용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생각해 보자.
AI 사용량이 그대로라면 Compute Demand는 감소한다.
하지만 가격 하락으로 사용 가능한 업무가 열 배로 확대된다면 전체 Compute Consumption은 오히려 크게 증가한다.
AI가 Chatbot에 머물러 있을 때 Compute는 사람이 질문하는 순간에만 사용된다.
하지만 Agent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AI는 사람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도 Code를 작성하고, Research를 수행하고, 고객을 응대하고, Supply Chain을 최적화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새로운 작업을 생성한다.
즉
Cost per Intelligence ↓
→ AI Use Cases ↑
→ Intelligence Consumption ↑
→ Aggregate Compute Demand ↑
라는 경로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자동차의 연비가 좋아졌다고 반드시 석유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듯, Intelligence의 가격 하락이 반드시 Compute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AI가 경제 전체에 확산되는 Mature Stage에서는 한 단위의 Compute 효율은 높아지면서 동시에 총 Compute Consumption은 훨씬 커지는 구조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8. 그렇다면 AI가 만든 부가가치는 어디에 쌓이는가
여기까지 오면 AI 산업의 장기적인 Value Capture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경제적 지대는 반드시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한 기업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니다.
수요가 반드시 통과해야 하면서 공급은 빠르게 늘릴 수 없는 지점을 통제하는 기업에게 귀속된다.
산업 초기에 그 지점은 Frontier Intelligence였다.
이후 NVIDIA GPU와 HBM, Advanced Packaging, Networking이 중요한 병목으로 부상했다.
앞으로 Compute Supply가 계속 확대된다면 희소성은 Data Center와 Power Infrastructure 쪽으로 더 내려갈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Model
→ Application
→ Compute
→ Data Center
→ Power
→ Grid Connection
→ Energized Land
여기서 핵심은 어느 특정 Layer가 영원히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 아니다.
병목은 이동한다.
어느 시기에는 GPU가 부족하고, 어느 시기에는 Transformer가 부족하며, 또 다른 시기에는 Gas Turbine이나 Substation이 부족할 수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전력보다 Grid Connection이 더 희소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주민 동의와 인허가가 가장 큰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가격결정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현재 가장 높은 Growth를 기록하는 기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AI Value Chain에서 공급곡선이 가장 가파른 지점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가를 봐야 한다.
그곳에서 Scarcity Rent가 발생한다.
9. AI Mature Stage에서 나타날 두 개의 가격세계
이 구조는 AI가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과도 연결된다.
AI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Mature Stage에 들어가면 서로 반대 방향의 가격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한쪽에서는 Digital Deflation이 나타난다.
Coding, Translation, Research, Design, Accounting, Customer Service와 같은 지식노동의 생산성이 올라가면서 동일한 결과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Intelligence와 Labor의 비용이 낮아진다.
Software를 만드는 비용이 낮아지고 분석의 비용이 떨어지며, 과거에는 고도로 숙련된 사람이 장시간 수행해야 했던 업무를 AI가 훨씬 낮은 비용으로 수행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경제의 Digital Layer에서는 강한 Deflationary Force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물리적 세계는 다르다.
전력망은 API처럼 즉시 확장할 수 없다.
발전소와 변전소, 데이터센터를 Copy & Paste할 수도 없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더라도 공급을 늘리는 데 수년이 필요한 자원에는 계속해서 Scarcity Premium이 붙는다.
따라서 AI 시대의 경제는 다음과 같은 이중구조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
Intelligence는 싸지고 Physical Scarcity는 비싸진다.
풍부해지는 것의 가격은 내려간다.
희소하게 남는 것의 가격은 올라간다.
AI가 만들어내는 Digital Output의 한계비용이 계속 낮아지는 동시에, 그 Digital Output을 생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력·계통접속·데이터센터와 같은 Physical Assets의 경제적 가치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10. 생산성 혁명 이후의 자산가격
여기에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변화까지 더하면 더욱 흥미로운 그림이 만들어진다.
장기적으로 AI는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의 적응속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AI를 도입해 더 적은 노동으로 더 많은 생산물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면 일부 직종에서는 고용과 임금의 조정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생산성의 과실이 자본소유자와 AI Infrastructure 소유자에게 더 많이 귀속될 경우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재교육, 이전지출, 사회보장, 노동시장 지원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재정지출을 확대할 수 있다.
생산성 향상이 Digital Goods의 가격을 떨어뜨리는 힘으로 작용하는 한편, 확대되는 재정과 자본축적은 공급이 제한된 실물자산의 명목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AI 시대의 장기적인 자산시장은 단순히 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오히려
Digital Deflation + Physical Asset Inflation
이라는 조합이 더 중요한 프레임이 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희소성이다
AI 산업의 미래를 생각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가장 뛰어난 Model과 가장 강력한 Agent를 찾으려 한다.
물론 기술의 우위는 중요하다.
하지만 산업이 성숙한 뒤 누가 가장 많은 경제적 가치를 가져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요소는 조금 다를 수 있다.
부가가치는 풍부해진 곳이 아니라 희소성이 남아 있는 곳에 쌓인다.
AI가 발전할수록 Intelligence는 점점 싸지고 접근하기 쉬워질 가능성이 높다.
Open-weight와 Closed-weight Model은 경쟁하고, Agent와 Application은 확산되며, Software Layer에서는 지속적인 가격경쟁과 기능의 상향평준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Intelligence가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결국 Compute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Compute는 토지 위의 Data Center 안에 설치되어 전력망에 연결되어야 한다.
결국 AI의 발전은 역설적으로 가장 Digital한 기술이 가장 Physical한 Infrastructure에 대한 수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될 수 있다.
이 관점에서 장기적인 AI 산업의 핵심 수혜자는 단순히 AI Model을 만드는 기업만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대규모 Compute를 장기간 운영할 수 있는 CSP, AI Factory를 소유하는 Data Center 사업자, 발전과 전력을 제공하는 사업자, 송배전과 전력기기를 공급하는 기업, 그리고 이미 계통접속과 인허가가 끝난 Powered Site를 확보한 자산 소유자까지 하나의 거대한 AI Infrastructure Value Chain을 형성한다.
이 가운데 누가 가장 많은 가치를 가져갈지는 결국 한 가지 질문으로 귀결된다.
수요가 급증할 때 누가 공급을 가장 늦게 늘릴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는가.
AI 시대의 희소자원은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이동할 것이다.
초기에는 Intelligence였다.
그 다음은 GPU였다.
그리고 앞으로는 전력, Grid Connection, Data Center Capacity와 Energized Land가 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가 찾아야 하는 것도 단순한 AI 산업의 승자가 아니다.
다음 단계의 병목을 소유한 기업이다.
결국 AI 시대의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특정 Model도, 특정 GPU도 아닐 수 있다.
다른 기업이 몇 년을 기다려야 확보할 Capacity를 이미 가지고 있고, 원하는 순간 그것을 Revenue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
필요한 시점에 Intelligence를 생산할 수 있는 물리적 권리, 즉 Time-to-Compute.
지능은 앞으로 놀라울 정도로 풍부해질 것이다.
그러나 그 풍부한 지능을 생산하기 위해 모두가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좁은 문이 남아 있다면, AI가 만들어낸 막대한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은 결국 그 문을 소유한 사업자에게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는 결국 인프라계층으로 포지션을 점차 옮겨야 하는 시점이 언젠간 도래할지도 모르겠다.
(먼 미래에)
#글을 마치며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는 너무 당연한 흐름이다.
Alphabet, Meta, Microsoft 같은 대형 기술기업들은 자체 LLM 경쟁에만 집중하기보다, 장기적으로 ROIC를 확보할 수 있는 AI Data Center와 Cloud Infrastructure에 더 많은 자본과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동시에 CSP들은 FDE와 Application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에 서로 다른 Layer에서 사업하던 기업들이 이제 위아래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NVIDIA 역시 단순한 GPU Chip 공급자를 넘어, AI Infrastructure의 자본과 Capacity를 연결하는 일종의 AI Federal Bank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적인 흐름은 결국 공급이 제한적이고 비탄력적인 Physical Infrastructure Layer로 사업의 무게중심이 내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돈의 흐름도 AI 산업의 가장 아래단, 즉 Infrastructure를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일까?
이들 역시 직감(?)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AI가 만들어낼 막대한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은 결국 가장 희소하고, 가장 늦게 증설되며, 모두가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물리적 병목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