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0일 월요일

생각정리 230 (* Nickel, Titanium)

AI가 없던 시절, 산업재 전방 수요를 정교하게 읽어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특히 전략 소재의 수요처별 비중과 중장기 성장률은 중요했지만, 확인하기 어려운 변수에 가까웠다.

AI의 힘으로 과거에 할 수 없었던 니켈 및 티타늄 전략소재에 대한 리서치를 도전해본다.

고순도 니켈알로이, 티타늄알로이, 고순도 니켈, 티타늄 합금은 고온·고압·부식 환경을 견디도록 정밀하게 설계된 고부가 소재다. 제조 공정의 난도가 높고, 고객 승인과 납품 레퍼런스 축적에도 시간이 걸려 신규 공급이 빠르게 늘기 어렵다.

반면 수요는 더 강해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발 전력인프라, 민항 회복, 글로벌 재무장, 우주산업 확대가 더 높은 출력과 온도, 압력, 경량화를 요구하면서 니켈·티타늄 기반 고성능 합금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니켈과 티타늄, 2030년까지 어떻게 봐야 하나


원재료 수급부터 합금 성장, 전방시장, 그리고 최근 니켈 공급제약까지


니켈과 티타늄은 모두 전략 소재다.
하지만 시장을 움직이는 방식은 꽤 다르다.

니켈은 원재료 총량만 보면 surplus처럼 보이기 쉽다.
반면 실제 가격과 체감 수급은 인도네시아 제련, 황산 조달, 배터리급 중간재 생산능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Kitco)

티타늄은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이 더 중요하다.
광물은 넓게 분포해도, 항공우주급 스폰지와 가공재는 공급처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 글은 원재료와 합금을 분리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산업 CAGR → 합금 수요 환산 구조로 AI 데이터센터 전력인프라, 재무장, 우주 발사 증가를 연결해 본다.


1. 먼저 알아야 할 것: 합금 안에 원재료가 얼마나 들어가나


합금 수요를 보려면 가장 먼저 원재료 비중을 봐야 한다.
대표 니켈계 초내열합금은 니켈이 절반을 넘고, 대표 티타늄 합금은 티타늄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atimaterials.com)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티타늄 합금 수요는 거의 곧바로 티타늄 원재료 수요로 연결되지만, 니켈 합금 수요는 전체 니켈 시장 안에서 더 좁은 영역에 해당한다.

대표 합금 기준 원재료 비중



주: 시장 환산용 가정치는 물량 TAM 계산을 위한 분석 전제다.


https://tradingeconomics.com/commodity/nickel


2. 니켈 원재료 시장: 2030년까지의 큰 흐름은 “총량 surplus”가 아니라 “체감 타이트닝”이다


니켈은 오랫동안 공식 통계상 surplus로 설명돼 왔다.
IEA 기준으로 2024년 총 니켈 수요는 337.1만톤, 2030년에는 438.9만톤까지 늘어난다.

전방 수요를 나눠 보면, 니켈의 본체는 여전히 스테인리스다.
다만 성장의 기울기는 배터리 쪽이 훨씬 가파르다.

니켈 원재료 전방시장 구조




주: 기관마다 1차 니켈 정의가 달라 범위로 제시한다.

이 구조만 보면 니켈은 공급이 넉넉한 시장처럼 보인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이 프레임이 그대로 통하지 않는다.

가장 큰 변화는 황 부족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 이후 아시아 황 거래가 흔들렸고, 블룸버그는 아시아 트레이더들이 중동발 황 공급이 막히자 대체 조달처를 급히 찾고 있다고 전했다. 황은 비료뿐 아니라 니켈 가공에도 필수다. (Bloomberg)

https://www.mining.com/web/column-iran-wars-sulfurous-fallout-spreads-to-copper-and-nickel/

문제는 인도네시아 HPAL 공정이다.
로이터는 인도네시아 니켈 업체들이 사용하는 황의 약 75%를 중동에 의존해 왔고, 이 공급이 흔들리면서 일부 업체가 생산을 줄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4월 보도에서는 실제로 여러 인도네시아 니켈 가공업체가 지난달부터 생산을 최소 10% 감축했다고 전했다. (Kitco)



즉 지금의 니켈 시장은 단순한 “surplus vs shortage”가 아니다.
연간 총량 기준으로는 surplus일 수 있어도, 배터리급 공급망은 황산 병목 때문에 다시 타이트해질 수 있는 시장으로 보는 편이 맞다. (Kitco)

니켈 원재료 시장 핵심 포인트


주: 최근 수급 변화는 호르무즈 차질과 황 가격 급등이 결합된 결과다. (Bloomberg)


3. 티타늄 원재료 시장: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이 본질이다


티타늄은 니켈과 구조가 다르다.
광물 단계에서는 대부분이 안료용으로 가고, 금속용은 일부만 남는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티타늄 광물이 많다고 해서 곧바로 티타늄 합금 공급이 넉넉해지는 것이 아니다.

티타늄 원재료 공급 구조



주: 티타늄은 금속으로 넘어오는 순간 시장이 급격히 좁아진다.

스폰지 생산은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다.
2025년 세계 티타늄 스폰지 생산은 약 37만톤이고, 중국 26만톤, 일본 5.3만톤, 러시아 2.5만톤, 카자흐스탄 1.6만톤, 사우디 1.2만톤 수준으로 정리된다.




여기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양보다 질이다.
특히 항공우주용 인증을 통과하는 스폰지와 가공재는 공급처가 더 좁기 때문에, 티타늄은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 병목이 훨씬 더 중요한 시장이다.


4. 니켈 합금 시장: 절대 시장이 더 크고, 수요는 더 분산돼 있다


니켈 합금은 티타늄 합금보다 수요처가 넓다.
항공만이 아니라 전력, 가스터빈, 화학공정, 해양, 자동차까지 여러 산업에 걸쳐 쓰인다.

시장 규모도 더 크다.
중앙 시나리오 기준으로 니켈알로이 TAM은 2025년 약 170억달러, 2030년 약 217억달러로 커지며 CAGR은 약 5.0%로 추정된다.

니켈 합금 전방시장 구조



주: 공개 세그먼트 자료를 broader nickel-alloy scope로 재배열한 추정치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니켈 원재료 가격이 약하다고 해서 니켈 합금 가격도 같이 약해지는 것은 아니다. 둘째, 니켈 합금은 원재료보다 가공 병목과 인증 공급망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그래서 니켈 합금 시장은 원재료 니켈보다 더 단단할 수 있다.
특히 항공, 가스터빈, 화학공정 장비 수요가 살아 있을 때는 raw material보다 고부가 합금 쪽이 더 견조하게 움직인다.


5. 티타늄 합금 시장: 성장률은 더 높고, 항공 비중은 훨씬 높다


티타늄 합금은 니켈 합금보다 시장은 작지만 성장률은 더 높다.
중앙 시나리오 기준으로 2025년 약 58억달러에서 2030년 약 78억달러로 늘고, CAGR은 약 6.0%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항공 비중이 압도적이다.
티타늄 합금은 항공과 방산을 합치면 수요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티타늄 합금 전방시장 구조



주: 항공·방산 절대 우위 구조를 바탕으로 재배열한 추정치다.







따라서 티타늄 합금 시장은 항공 업황에 매우 민감하다.
다만 그만큼 대체재가 적고 인증 장벽이 높아서, 공급이 조금만 흔들려도 scarcity premium이 붙기 쉽다.


6. 2030년까지의 수급을 한 번에 정리하면


니켈과 티타늄의 차이는 결국 여기서 갈린다.
니켈은 총량보다 배터리급 공급망, 티타늄은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이 핵심이다.

2030년까지의 핵심 비교


주: 니켈은 최근 황 부족이 해석을 바꾸고 있고, 티타늄은 여전히 항공 인증 공급망이 핵심이다. (Kitco)


7. 신규 전방산업은 어떻게 봐야 하나

산업 CAGR과 합금 수요 성장률을 꼭 분리해야 한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AI 데이터센터, 재무장, 우주 발사 증가는 산업 자체로는 고성장이지만, 합금 수요는 그 성장률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는다.

합금 수요는 보통 이렇게 환산하는 편이 맞다.
합금 수요 성장률 = 산업 성장률 × 합금 노출 범위 × 수요 탄성이다.

즉 산업이 15% 성장해도, 합금 노출이 낮고 대체재가 많으면 합금 수요는 그보다 한참 낮게 움직인다.
반대로 고온부품, 엔진, 인증 구조재처럼 대체가 어려운 영역은 산업 성장률에 더 가깝게 따라간다.

7-1. AI 데이터센터발 전력인프라


IEA는 2024년부터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연평균 약 15% 증가한다고 봤다.
즉 산업 성장 자체는 매우 강하다. (IEA)

하지만 합금 수요로 바로 옮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력 인프라 투자 대부분은 케이블, 변압기, 냉각, 배전, 토목으로 가고, 니켈 합금은 가스터빈·고온부품, 티타늄 합금은 일부 특수 부식환경 설비에 제한적으로 노출된다. (Research and Markets)

7-2. 재무장


재무장은 산업 성장률과 합금 수요의 연결이 가장 뚜렷한 축 중 하나다.
세계 군사비는 2024년에 전년 대비 9.4% 증가했다.

니켈 합금은 엔진과 고온부에서, 티타늄 합금은 구조재와 경량화에서 강점을 가진다.
그래서 재무장에서는 두 합금이 모두 수혜를 받지만, 니켈 합금은 엔진 중심, 티타늄 합금은 구조재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강하다.

7-3. 우주 발사 증가


우주 발사는 성장률 자체가 가장 높다.
Grand View Research는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이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4.6% 성장할 것으로 본다. (그랜드 뷰 리서치)

다만 우주 발사에서도 두 합금의 움직임은 다르다.
니켈 합금은 로켓 엔진 고온부에, 티타늄 합금은 경량 구조물과 일부 압력계통에 더 직접 노출된다. 따라서 산업 성장률은 둘 다 높지만, 니켈 합금의 직접 민감도가 조금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랜드 뷰 리서치)

산업 CAGR → 합금 수요 환산 프레임



주: 이 표는 산업 CAGR을 곧바로 합금 CAGR로 읽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해석 프레임이다. (IEA)










8. 결론


고순도 니켈과 티타늄은 모두
AI 데이터센터, 민항 회복, 재무장, 우주산업 확대의 수혜 소재다.

다만 두 시장을 읽는 방식은 다르다.
니켈은 총량보다 실제 공급망 병목이 더 중요하다.
최근 황 부족과 인도네시아 HPAL 차질이 그 점을 보여준다.

반면 티타늄은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이 핵심이다.
광물 매장량보다 항공우주급 스폰지와 가공재가 더 중요하다.
실제 가격과 리드타임도 여기서 결정된다.

합금 단계로 가면 차이는 더 분명해진다.
니켈 합금은 시장 규모가 더 크고 수요처도 넓다.
항공, 가스터빈, 화학공정, 전력 인프라로 분산돼 있다.

티타늄 합금은 시장은 더 작다.
하지만 항공·방산 비중이 높고 대체재도 적다.
그래서 성장률과 희소성 프리미엄이 더 크게 붙기 쉽다.

결국 2030년까지의 핵심은 단순한 산업 성장률이 아니다.
어떤 수요가 실제 합금 부품으로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부품이 어떤 인증·가공 병목을 거치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따라서 이번 리서치의 결론은 명확하다.
니켈은 surplus 통계보다 실물 병목으로 봐야 한다.
티타늄은 총량보다 인증 공급망으로 봐야 한다.
니켈 합금은 규모와 수요 분산이 강점이다.
티타늄 합금은 희소성과 전략성이 강점이다.

머리 아파서 오늘 리서치는 여기까지..

=끝

생각정리 229 (* Donald John Trump)

체감상으로는 몇 년이 흐른 듯하지만,
놀랍게도 트럼프가 재집권한 지 이제 막 1년이 지나가고 있다.

앞으로 세계 질서를 거세게 뒤흔들 트럼프라는 인물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해보고자,
이번 글을 기록한다.


WIKI


트럼프는 왜 세계를 ‘협상 테이블’로 보는가


가족사에서 부동산, 상장사, 통상전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문법


도널드 트럼프를 이해할 때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은 그의 정치가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트럼프의 언어와 행동은
백악관에 들어간 뒤에 새로 생긴 것이 아니다.
그의 가족사, 사업 방식, 돈을 다루는 태도,
세상을 보는 감각이 오래 누적된 결과다.

그는 세계를
조율과 합의의 공간으로 보기보다,
거래와 압박의 공간으로 보는 인물에 가깝다.

이 인식은
가족의 부가 형성된 방식에서 시작해,
부동산 사업, 상장사 운영,
그리고 대통령으로서의 외교·통상 스타일로 이어진다.


1. 가족사: 트럼프 가문의 시작은 ‘생산’보다 ‘기회 포착’에 있었다


트럼프의 조부 프리드리히 트럼프는
독일 칼슈타트 출신이다.
그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와 처음에는
이발사로 일했다.

그러나 그가 본격적으로 돈을 번 곳은
도시의 중심이 아니라
골드러시가 벌어지던 변경 지역이었다.

그는 금을 직접 캐지 않았다.
금을 캐러 몰려든 사람들을 상대로
숙박, 음식, 술, 유흥을 제공하는 사업을 벌였다.

이 점은 상징적이다.
트럼프 가문의 첫 자본은
무언가를 오래 만들어 쌓은 자본이라기보다,
사람과 욕망이 몰리는 현장을 빠르게 현금화한 자본이었다.

여기에는 이미
트럼프 가문 특유의 감각이 들어 있다.
직접 생산에 뛰어들기보다,
돈이 가장 빨리 모이는 지점을 선점하는 감각이다.

이후 그 자본은 뉴욕으로 이어졌고,
그 기반 위에서
다음 세대의 부동산 사업이 시작됐다.

참고자료:
History - Trump’s Grandparents
Maclean’s - Inside the Wild Canadian Past of the Trump Family


2. 부동산 사업 방식: 프레드 트럼프는 ‘싸게 짓고 크게 키우는’ 모델을 만들었다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뉴욕의 중산층 주택 시장에서
가문의 부를 본격적으로 키운 인물이다.

그의 방식은 화려하지 않았다.
원가는 낮추고,
같은 모델을 반복하고,
규모는 최대한 키우는 방식이었다.

무엇을 창조적으로 짓느냐보다
어떻게 싸게 만들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했다.

이 방식은
건설업의 기술이라기보다
구조 설계와 마진 관리에 가까웠다.

도널드 트럼프는
바로 이 환경에서 자랐다.
집안의 사업 감각은
창의성보다 우위 확보,
품질보다 협상력,
관계보다 수익 회수에 가까웠다.

가정 내부의 문화도 비슷했다.
트럼프는 어린 시절부터
경쟁과 승부의 감각 속에서 자랐고,
세상을 서열이 갈리는 공간으로 배우기 쉬운 환경에 있었다.

이 배경은
훗날 그가
정치에서도 협업보다 우위,
조정보다 승패를 먼저 말하게 되는
기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참고자료:
Britannica - Fred Trump
Britannica - How did Fred Trump influence Donald Trump?


3. 상장사에서 드러난 구조: 회사보다 ‘트럼프 개인’이 더 강하게 남았다


이 가족적 사업 감각은
트럼프가 상장사를 운영할 때도 드러났다.

대표적 사례가
1995년 상장한
Trump Hotels & Casino Resorts다.

이 회사는
트럼프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장기적으로 주주에게 좋은 회사를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워런 버핏은
2016년 이 회사를 거론하며,
트럼프가 대중에게 투자해 달라고 했던 거의 유일한 사례가
결과적으로 투자자에게 매우 나쁜 성과를 안겼다고 비판했다.

버핏의 문제의식은 단순했다.
트럼프는 늘 자신의 부와 명성을 키웠지만,
공개주주에게 복리형 성과를 남기는 경영자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다.

실제 공시를 보면
회사는 과도한 부채 구조를 안고 있었고,
트럼프 개인은 급여와 각종 대가를 가져가는 구조에 있었다.

이 대목에서 드러나는 것은
상장회사를 성장시키는 경영자형 자본주의보다,
자기 이름과 지위를 활용해
먼저 몫을 확보하는 구조다.

즉 트럼프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라기보다,
회사라는 무대 위에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사람처럼 움직였다.

이 구조는
그의 사업 철학을 잘 보여준다.
모두가 함께 강해지는 구조보다
자기 자신이 중심이 되는 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방식이다.

참고자료:
Time - Warren Buffett Criticizes Trump’s Business Record
SEC 10-K - Trump Hotels & Casino Resorts
Forbes - Trump Had a Public Company Before. It Was a Disaster


4. 인터뷰에 드러난 세계관: 세상은 조화의 공간이 아니라 시험의 공간이다


트럼프의 인터뷰를 읽어보면
그의 세계관은 놀랄 만큼 일관적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자신을 꽤 냉소적인 사람으로 설명해 왔다.
상황을 볼 때도
낙관보다 최악의 경우부터 계산하는 태도를 드러냈다.

그는 사람을 쉽게 믿지 않는다고 말했고,
약함은 문제를 만든다는 식의 인식도 반복했다.

이 발언들을 종합하면
트럼프가 세상을
기본적으로 선하고 조정 가능한 공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난다.

그의 눈에 세계는
먼저 신뢰하는 곳이 아니라
먼저 경계하고 시험하는 곳이다.

이 점은 사업관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사회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보다,
자기 위치에서 최대 성과를 뽑아내는 역할을 더 중시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질서를 도덕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아니라,
불리하지 않은 위치를 확보하고
거기서 최대 이익을 뽑아내는 일이다.

그래서 그의 언어에는
자주 힘, 거래, 응징, 레버리지 같은 단어가 먼저 등장한다.
그것은 단순한 수사 습관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가깝다.

참고자료:
Playboy Interview, 1990


5. 대통령이 된 뒤에도 문법은 같았다: 국가도 결국 더 큰 규모의 거래 대상이 됐다


이런 사고방식은
대통령이 된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트럼프의 외교와 통상은
전통적 의미의 제도 운영보다
압박을 통해 조건을 다시 쓰는 방식에 가깝다.

그에게 관세는
경제이론의 정교한 도구이기 전에
협상력을 높이는 압박 수단이다.

상대가 버티면 더 올리고,
양보하면 일부 낮춘다.
이 방식은 국가 간 질서를 다루는 접근이라기보다,
거래 상대를 몰아붙이는 사업가의 협상 방식에 더 가깝다.

트럼프는 동맹도
가치 공동체보다
비용과 대가의 문제로 다루는 경향이 강했다.

무역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유무역의 안정성보다
미국이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는 구조에 관심을 둔다.

즉 그의 외교·통상 스타일은
국제질서를 관리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제질서를 계속 다시 협상하는 방식이다.

사업가 시절에는
부채, 브랜드, 언론 노출이 무기였다면,
대통령이 된 뒤에는
관세, 안보, 동맹비용, 시장 불안이 같은 역할을 한다.

크기만 커졌을 뿐
문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참고자료:
White House Fact Sheet
CFR - Tracking Trump’s Trade Deals


6. 결론: 트럼프는 세계를 운영하기보다, 끝없이 다시 협상하려 한다


트럼프를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그는 세계를 조율하는 정치가라기보다,
세계를 거대한 협상 테이블로 보는 인물이다.

그의 조부는
욕망이 몰리는 곳에서 돈을 벌었다.
그의 아버지는
원가를 낮추고 규모를 키우며 부를 축적했다.
트럼프는
그 위에 브랜드, 미디어, 금융 구조를 얹었다.

그 결과 그는
사업을 할 때도,
언론을 다룰 때도,
정치를 할 때도
비슷한 문법을 반복했다.

먼저 긴장을 만들고,
상대를 시험하고,
판을 흔든 뒤,
자기에게 유리한 조건을 다시 쓰려 한다.

그래서 트럼프의 관세전쟁과 외교전은
갑자기 튀어나온 정책 스타일이 아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형성된
가족적 사업 감각과 세계관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의 발언 몇 개를 해석하는 일이 아니다.
그가 평생 반복해 온
이 오래된 문법을 읽어내는 일에 가깝다.



#글을 마치며


예전에 금융권 유대인들에 대해 유난한 선망을 드러내던 상사가 한 명 있었다.
그는 해외 운용사 재직시절의 경험을 꺼내며, 유대인계 사람들이 얼마나 빠르고 집요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했는지 여러 사례를 곁들여 이야기하곤 했다.

그 상사가 내게 특별히 잘해준 것도, 유독 모질게 대한 것도 없었다.
다만 어느 날 단체 회식 자리에 늦게 도착했을 때, 유독 그 사람의 테이블만 비어 있었다.
누구 하나 노골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모두가 그 자리를 피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결국 나는 자리가 없어 그 상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고,
그날 사석에서 처음 알게 됐다. 왜 사람들이 그를 멀리하는지를.
훗날 그는 탁월한 실적으로 두둑한 성과급을 챙긴 뒤, 미련 없이 회사를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트럼프 일가를 하나씩 들여다보며 느꼈던 인상은 묘하게도 그 상사와 마주 앉아 있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겉으로는 능력과 성취, 냉정한 계산이 두드러지지만,
그 이면에는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특유의 감각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그날 느꼈던 불편함 역시 바로 그런 결에서 비롯된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끝

2026년 4월 19일 일요일

생각정리 228 (* Missile research)

이란전 이후 미사일 시장은 어떻게 바뀌었나


미국의 재고 보충과 중동의 K-방산 수요를 함께 보는 산업 리서치


이번 이란전은 미사일 시장을 평시 조달 산업에서 전시 재보충 산업으로 바꿨다.
이제 핵심은 “얼마나 쐈나”보다 얼마나 빨리 다시 만들 수 있나로 옮겨갔다. (WAM)

중동에서는 실제 전쟁이 벌어지자 재장전 여유분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드러났다.
미국에서는 재고 보충을 넘어 산업기반 자체를 키우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WAM)


1. 왜 지금 미사일 시장이 커지는가


전쟁이 재고 개념 자체를 바꿨다


UAE는 2026년 4월 8일 기준 탄도미사일 537발, 순항미사일 26발, UAV 2,256대, 합계 2,819개 위협체를 상대했다고 밝혔다.

Politico 보도처럼, UAE 측은 공격의 상당 부분이 민간 인프라를 겨냥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공식 발표에서도 민간 인프라 피해가 확인됐다. (WAM)

미국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PAC-3 MSE는 연 600발 수준에서 2,000발, THAAD는 96발에서 400발로 생산능력을 키우는 장기 프레임워크가 발표됐다. (록히드 마틴)

RTX는 Tomahawk를 연 1,000발 이상, AMRAAM을 연 1,900발 이상, SM-6를 연 500발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유럽 MBDA도 2023년 말 대비 2025년 말까지 생산을 두 배로 늘렸고, 2026년에 다시 40% 추가 증산을 예고했다. (Newsroom MBDA)

전쟁이 바꾼 핵심 숫자


주: UAE 정부 발표, 미국 정부·업체 공식 발표, MBDA 발표 기준. (WAM)


2. 미국 시장 전망


미국은 이미 ‘재고 보충’이 아니라 ‘산업기반 확대’로 넘어갔다


미국 육군 FY2026 예산서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목표 재고 상향이다.
PAC-3 MSE의 AAO/APO는 3,376발에서 13,773발로 올라갔고, FY2026 조달 구조도 224발 기본 예산 + 96발 mandatory funds로 짜였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PrSM도 같은 흐름이다.
FY2026 조달은 45발 기본 예산 + 107발 mandatory funds이며, acquisition objective는 총 5,575발이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즉 미국 시장은 단순히 1년치 예산이 커진 것이 아니다.
목표 재고, 장기 계약, 공장 증설이 함께 움직이는 단계라서 2~3년 뒤의 생산량이 더 중요해졌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아래 추정치는 공개 예산서의 조달 수량과 업체가 발표한 생산능력 목표를 바탕으로 정리한 값이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미국 핵심 미사일 수요 추정









주: 위 표는 공개 예산서, 생산능력 목표, 동맹국 보충 수요를 바탕으로 한 추정치다.

핵심은 절대 시장은 PAC-3·THAAD가 크고, 성장률은 PrSM·Tomahawk·SM-6가 더 가파르다는 점이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3. 중동 시장 전망


중동은 지금 ‘방공망 보유’보다 ‘재장전 여유’가 더 중요하다


중동 국가들이 이번 전쟁에서 확인한 것은 방공체계 유무가 아니었다.
실제 전쟁이 벌어지면 몇 주를 버틸 만큼 요격탄이 남아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WAM)

그래서 수요는 고가의 상층 요격탄만으로 가지 않는다.
상층은 미국산, 중층은 상대적으로 빠르고 저렴한 체계로 보완하는 다층 방공 수요가 커지고 있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중동에서 K-방산이 부각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FT 보도 기준 천궁-II는 발당 약 110만달러, PAC-3 MSE는 FY2026 미 육군 예산 기준 발당 약 390만달러 수준으로 읽힌다. (코리아헤럴드)

즉, 이는 비슷한 성능의 한국산 미사일 가격이 미국산 미사일 가격에 1/3 수준도 안된다는것이다.





주: UAE·사우디·이라크는 공개 보도 기준이고, L-SAM은 방사청 발표 기준이다. (코리아헤럴드)


중동 K-방산 수요를 볼 때는 기존 계약 + 추가 포대 + 재장전 탄약을 함께 봐야 한다.
이미 깔린 포대가 많기 때문에, 신규 국가보다 기존 고객의 후속 발주가 먼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코리아헤럴드)

아래 추정은 천궁-II를 중심으로 잡은 중동의 Addressable 수요다.
기존 28개 포대에 추가 14개 포대가 붙고, 1개 포대당 128발의 재고 깊이를 가정한 시나리오다. 천궁-II 1개 포대는 통상 4개의 8셀 발사기로 구성된다. (코리아헤럴드)

중동 K-방산 미사일 수요 추정


이 추정대로면 중동의 천궁-II급 수요는 2025~2030년 누적 5,376발이다.

미사일만 기준으로도 약 59억달러이며, 실제 시스템 시장은 레이더·발사대·지휘통제·정비까지 붙으면서 더 커진다. (코리아헤럴드)

국가별 2030 누적 Base Case

주: UAE·사우디·이라크는 공개 계약 기준이고, 나머지는 전후 방공 수요 확산을 반영한 추정치다.

중동의 K-방산 수요는 신규 고객보다 기존 고객의 추가 배치와 재장전 수요가 더 큰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코리아헤럴드)


4. 미국과 중동을 함께 보면


이번 사이클의 본질은 ‘비축’이 아니라 ‘증산’이다


미국은 고급 요격탄과 장거리 타격탄을 다시 채워야 한다.
중동은 실전에서 버틸 수 있는 다층 방공망을 더 빨리, 더 많이 확보해야 한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이 두 수요가 겹치면서 미사일 시장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수년짜리 증산 사이클이 됐다.
이제 시장의 핵심은 “누가 몇 발 샀나”보다 누가 생산능력을 얼마나 빨리 늘리느냐다. (U.S. Department of War)


주: 미국 시장 수치는 공개 예산서와 생산능력 목표를 반영한 추정치이며, 가격 비교는 FT와 미 육군 FY2026 예산서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5. 더 큰 문제는 ‘글로벌 미사일 부족’이 이미 시작됐다는 점이다


이란전 이전에도 부족은 있었고, 지금은 더 심해지고 있다


사실 미사일 부족 문제는 이란전에서 처음 생긴 것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서방이 평시 생산체제로는 고강도 전쟁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을 드러냈다. NATO 의회 보고서는 2024년부터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이 탄약과 무기 생산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면 우크라이나 방어선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NATO PA)

실제로 미국은 2024년 Patriot 생산 라인에서 스위스보다 독일을 앞세워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시스템을 더 빨리 넘길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조정했다.
이는 이란전 이전부터 이미 동맹국 주문이 같은 생산 라인에서 서로 충돌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The Wall Street Journal)

이란전은 여기에 또 다른 압박을 더했다.
우크라이나는 2026년 들어 러시아의 지속적인 미사일 공격 속에서 Patriot 탄약 부족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고, 젤렌스키는 유럽이 미국산 Patriot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유럽 자체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라우다)

유럽 동맹국의 주문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네덜란드는 2026년 3월 Patriot 추가 긴급 발주를 추진했지만, 정부는 중동 전쟁 이후 수요 급증으로 Raytheon이 기존 가격 옵션을 연장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Defense News)

유럽은 그래서 미국산 대기열을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답이 없다고 보기 시작했다.
유럽연합 국방담당 집행위원은 2026년 3월, 미국의 중동 작전으로 무기 공급망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유럽이 자국과 우크라이나 수요를 위해 미사일 생산을 긴급히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euronews)

이 변화는 유럽 최대 미사일 업체의 숫자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MBDA는 2023년 대비 2025년 말까지 미사일 생산을 두 배로 늘렸고, 2026년에 다시 40% 증산을 예고했다. 2025년 order intake는 €13.2bn, backlog는 €44.4bn으로 올라갔다. (Newsroom MBDA)


주: NATO PA, WSJ, Guardian, Defense News, MBDA 발표 기준. (NATO PA)


결론


이란전 이후 미사일 시장은 ‘전시형 산업’이 됐다


미국에서는 PAC-3, THAAD, PrSM, Tomahawk, SM-6가 핵심이다.
중동에서는 고급 요격탄 + 중간층 방공망 + 빠른 납기의 조합이 수요를 키우고 있다. (Army Financial Management)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지막 문장이다.
이란전은 새로운 수요를 만든 사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미 진행 중이던 글로벌 미사일 부족을 더 심하게 드러낸 사건이기도 했다. (NATO PA)

러-우전쟁이 서방의 생산능력 한계를 먼저 드러냈고, 이란전은 여기에 미국과 중동의 대규모 재고 보충 수요를 추가했다.
그 결과 미국 우방국들까지 같은 생산 대기열을 두고 경쟁하는 구조가 더 선명해지고 있다. (The Wall Street Journal)

지금까지 나온 숫자만 놓고 보면, 문제는 “수요가 있느냐”가 아니다.
오히려 공급이 그 수요를 제때 따라갈 수 있느냐가 앞으로 몇 년간 미사일 산업 전체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U.S. Department of War)

=끝

2026년 4월 15일 수요일

생각정리 227 (* DRAM, 메모리수요)


이전글들에서 추가적으로 얻은 아이디어를 반영해 전방 DRAM 수요전망에 대한 리서치를 다시 업데이트 해본다.


AI 데이터센터가 바꾸는 DRAM 수요 지형


2030년 DRAM 시장은 얼마나 커지며, 누가 그 수요를 가져가는가


들어가며


DRAM 시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스마트폰, PC, 서버 출하다.
AI 이전까지만해도 이 틀만으로도 업황의 큰 흐름을 설명하는 데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DRAM 수요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단순히 수요가 늘어난다는 데만 있지 않다.
어떤 시스템이, 어떤 구조로, 얼마나 많은 메모리를 흡수하느냐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특히 AI 인프라는 더 이상 HBM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GPU에 붙는 HBM뿐 아니라, CPU-attached DRAM, SoCAMM, LPDDR 계열까지 함께 커지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고밀도 랙인 Vera Rubin NVL72, 그리고 Kyber NVL576까지 등장하면서 2030년 DRAM 시장의 상단은 기존 인식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2025년 전체 DRAM 수요를 1로 둘 때
2030년 총수요는 보수적으로 2.24배, 베이스케이스로 2.52배, 공격적으로는 2.96배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 증가분의 대부분은
AI 데이터센터가 설명한다.





1. 왜 지금 DRAM 시장을 다시 봐야 하는가


표면적으로 보면 DRAM 시장은 여전히 여러 최종수요처로 분산돼 있다.
스마트폰도 있고, PC도 있고, 자동차와 산업기기 수요도 있다.

하지만 성장률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레거시 수요는 완만하게 성장하는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훨씬 가파른 성장 구간에 들어서고 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숫자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과거에는 스마트폰과 PC가 시장의 중심이었고, 서버가 이를 보완하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AI 데이터센터가 전체 증가분을 사실상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030년 DRAM 시장은
스마트폰과 PC가 완만하게 성장한 결과로 이해할 시장이 아니다.

오히려 AI 인프라가
메모리 수요의 방향, 생산능력 배분, 공급 병목의 위치까지 바꿔놓는 시장에 가깝다.



2. 이번 추정에서 중요한 전제는 무엇인가


2030년 DRAM 시장을 보려면 전체 수요를 하나의 숫자로 뭉뚱그려서는 안 된다.
스마트폰 메모리와 AI 랙 메모리를 같은 성장률로 설명하면 결과는 단순해질 수 있어도, 실제 구조는 보이지 않게 된다.

그래서 전체 DRAM 수요를 네 개로 나눠서 보는 접근이 더 적절하다.

Legacy DRAM
AI HBM
AI CPU-attached DRAM
AI SoCAMM / LPDDR

즉 전체 시장은 아래처럼 분해해서 보는 편이 맞다.

Total DRAM = Legacy DRAM + AI HBM + AI CPU-attached DRAM + AI SoCAMM / LPDDR

이 구조를 쓰면 장점이 분명해진다.

레거시 수요가 얼마나 시장의 바닥을 받치고 있는지, AI 인프라가 얼마나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지, 그리고 그 AI 수요가 HBM에 머무는지 아니면 호스트 메모리까지 확장되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3. Legacy DRAM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시장을 끌고 가는 축은 바뀌고 있다


먼저 레거시 DRAM부터 보자.
스마트폰, 노트북, 데스크톱, 일반 소비자기기, 산업용 장비, 자동차는 여전히 DRAM 시장의 바닥을 형성하는 핵심 수요처다.

이 수요는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성장의 기울기는 크지 않다.

레거시 수요는 2030년까지 완만하게 증가하겠지만, 시장 전체의 판을 다시 짜는 주도 변수로 보기는 어렵다.
즉 레거시 DRAM은 업황의 하방을 지지하지만, 시장의 상단을 여는 주인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모델에서도 이 가정은 그대로 반영했다.
Legacy DRAM은 2025년 0.93에서 2030년 1.16 수준까지 올라간다.

ASML Lecagy DRAM 수요성장 전망치


5년 동안 분명히 증가하지만,
전체 시장을 2배 이상 키우는 동력과는 거리가 있다.



4. 이제 AI 메모리는 HBM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AI 인프라 수요를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모리는 HBM이다.
실제로 HBM은 현재 AI 서버 확장의 가장 상징적인 메모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번 추정에서도 HBM은 앵커 역할을 한다.
2025~2030년 HBM 경로를 먼저 잡고, 그 위에 CPU-attached DRAM과 SoCAMM, LPDDR를 더하는 방식으로 전체 AI 데이터센터 메모리 수요를 확장해 나간다.

https://uiyeonassociation.blogspot.com/2026/03/214-hbm-bottleneck-era.html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이제 AI 랙 메모리는 HBM만 보면 실제 수요를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차세대 AI 랙 구조를 보면 이 점이 분명해진다.
GB200 NVL72는 약 30.4TB 수준의 랙 메모리 구조를 가지며, GB300 NVL72는 약 37TB 수준으로 올라간다. Vera Rubin NVL72는 여기서 더 나아가 약 75TB의 fast memory를 제시한다.

이 숫자가 뜻하는 바는 단순하다.
AI 랙에서 중요한 것은 더 이상 HBM 하나만이 아니다.

GPU 옆의 HBM, CPU-attached DRAM, 그리고 SoCAMM과 LPDDR까지 함께 봐야 실제 메모리 수요가 보인다.
앞으로의 메모리 병목 역시 HBM 하나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5. 이번에는 Kyber NVL576를 별도 변수로 넣어야 한다


2030년 DRAM 상단을 다시 보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Kyber NVL576다.

그동안 AI 메모리 수요는 주로 NVL72 계열 중심으로 해석해도 큰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2030년 상단을 볼 때는 초고밀도 랙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DRAM을 흡수할지를 따로 봐야 한다.

Kyber NVL576는 단순히 GPU 수가 많은 시스템이 아니다.
핵심은 랙당 메모리 밀도다.

Kyber는 랙당 약 365TB 수준의 fast memory를 전제로 한다.
이는 Vera Rubin NVL72의 약 75TB와 비교해도 매우 큰 숫자다.

즉 출하 랙 수가 많지 않더라도
Kyber는 bit demand 기준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이 점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서버 수량 증가가 수요 증가의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랙 한 대당 메모리 집적도가 얼마나 높아지느냐가 전체 DRAM 상단을 더 크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Kyber는 단순한 차세대 제품이 아니라,
2030년 DRAM 수요의 상단을 다시 열어주는 구조적 변수로 보는 편이 맞다.




6. 연도별 AI 랙 판매량 가정은 어떻게 잡았는가


이번 모델은 NVIDIA의 공식 판매 가이던스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 아니다.
공개된 출시 시점과 랙 구조, 전력 밀도, AI 인프라 확산 속도를 반영해 연도별 가정을 별도로 설정했다.

베이스케이스에서 Vera Rubin NVL72는

2026년 2,000랙,
2027년 8,000랙,
2028년 15,000랙,
2029년 18,000랙,
2030년 20,000랙으로 가정했다.

Kyber NVL576는

2027년 300랙,
2028년 1,200랙,
2029년 2,500랙,
2030년 4,000랙을 가정했다.

공격적 시나리오에서는 Rubin NVL72를

2026년 3,000랙,
2027년 10,000랙,
2028년 18,000랙,
2029년 22,000랙,
2030년 25,000랙으로 잡았다.

Kyber NVL576는

2027년 500랙,
2028년 2,000랙,
2029년 4,000랙,
2030년 6,000랙으로 잡았다.

물론 이 숫자는 공격적인 가정이다.
그럼에도 완전히 비현실적인 숫자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미 서버 단위를 넘어
팩토리 단위, 랙 단위, 전력 인프라 단위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Kyber는 상단을 열어주는 동시에 제약도 크다.
600kW급 전력, 냉각, 부지, 인프라 승인이 함께 따라와야 하므로 출하량을 무한정 낙관적으로 잡기는 어렵다.

즉 Kyber는 강한 상방 변수이면서도
매우 현실적인 병목을 동시에 내포한 변수라고 볼 수 있다.





7. 2030년 DRAM 총수요는 어디까지 열려 있는가


이제 위의 구조를 실제 숫자로 연결해보면
2030년 DRAM 총수요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보수적 시나리오: 2.24배

  • Legacy DRAM: 1.14

  • AI HBM: 0.46

  • AI CPU-attached DRAM: 0.28

  • AI SoCAMM / LPDDR: 0.36

베이스케이스: 2.52배

  • Legacy DRAM: 1.16

  • AI HBM: 0.56

  • AI CPU-attached DRAM: 0.34

  • AI SoCAMM / LPDDR: 0.46

공격적 시나리오: 2.96배

  • Legacy DRAM: 1.18

  • AI HBM: 0.70

  • AI CPU-attached DRAM: 0.46

  • AI SoCAMM / LPDDR: 0.62


이 숫자를 해석하면 더 분명해진다.
베이스케이스 기준으로 레거시 DRAM은 1.16 수준에 그친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관련 메모리 세 항목을 합치면
총수요에 1.36포인트를 더한다.

결국 2030년 DRAM 시장이 2.52배가 되는 거의 전부를
AI 인프라가 설명한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비중으로 바꿔보면 더 직관적이다.
2030년 베이스케이스 기준으로 Legacy는 약 46%다.

반대로 AI HBM, AI CPU-attached DRAM, AI SoCAMM / LPDDR를 합친 비중은
약 54% 수준까지 올라간다.

즉 2030년 DRAM 시장은
이미 레거시 수요 중심 시장이라기보다 AI 데이터센터가 절반 이상을 설명하는 구조에 더 가깝다.






8. 왜 2.52배와 2.96배가 과장이라고 보기 어려운가


2.52배나 2.96배라는 숫자만 보면
다소 공격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차세대 랙 구조를 들여다보면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핵심은 AI 메모리 수요가 HBM만으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HBM과 함께 CPU-attached DRAM, LPDDR, SoCAMM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즉 AI 인프라가 확산될수록
메모리 수요는 단순히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직적으로 더 두꺼워진다.

여기에 Kyber 같은 초고밀도 랙이 일부라도 의미 있게 침투하기 시작하면
상단은 기존 시장 기대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오히려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더 큰 부분은
HBM 외 host memory 계층이다.

많은 경우 시장은 여전히 AI 메모리 수요를
HBM 중심으로만 바라본다.

하지만 실제 랙 구조는
그보다 훨씬 두꺼운 메모리 레이어를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2030년 총수요 2.52배는 과장된 낙관이라기보다 보수적 중심값에 가깝고,
2.96배 역시 충분히 열려 있는 상단 시나리오로 해석하는 편이 더 자연스럽다.


9. 앞으로 DRAM 시장에서 진짜 봐야 할 지표는 달라진다


이제부터 DRAM 업황을 볼 때
예전처럼 스마트폰 출하와 PC 출하만 먼저 보는 방식은 설명력이 점점 약해질 수 있다.

대신 더 먼저 봐야 할 것은
AI 랙 배치 속도, HBM 채택 확대, CPU-attached memory 증가, SoCAMM 용량 고도화, hyperscaler의 인프라 투자, 그리고 실제 전력 인프라 증설 속도다.

특히 Kyber 같은 시스템이 의미 있게 확산되기 시작하면
질문 자체가 달라진다.

이제는 “GPU가 몇 개 팔리느냐”보다
“고밀도 랙이 몇 개 실제로 깔리느냐”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의 병목은
더 이상 반도체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력, 냉각, 건설, 네트워크, 패키징, 메모리 공급이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
결국 앞으로의 DRAM 시장은 단순한 반도체 사이클이 아니라, 인프라 사이클과 결합된 메모리 사이클로 보는 편이 더 적절하다.


맺음말


정리하면, 2030년 DRAM 시장에서 핵심은
단순히 얼마나 커지느냐에만 있지 않다.

더 중요한 질문은
늘어나는 수요를 누가 가져가느냐에 있다.

2025년까지 시장의 바닥은
스마트폰과 PC가 만들어왔다.

하지만 2030년으로 갈수록
시장의 방향은 AI 인프라가 결정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특히 HBM, CPU-attached DRAM, SoCAMM / LPDDR, 그리고 이를 한꺼번에 키우는 초고밀도 랙 구조가 수요의 중심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이 관점에서 보면
2030년 DRAM 총수요 2.52배는 충분히 방어 가능한 숫자다.

그리고 AI 인프라가 서버를 넘어
랙 단위, 팩토리 단위로 더 빠르게 확산된다면 2.96배 시나리오 역시 과도하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결국 앞으로의 DRAM 시장은
더 이상 스마트폰과 PC의 시장으로 보기 어렵다.

이제는 AI 데이터센터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결정하는 구조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결국 공급이다.

향후 수년 안에 DRAM 생산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지 못한다면, 수급 불균형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다.

선단공정은 이미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고, 과거처럼 미세화만으로 생산성과 원가를 자연스럽게 개선하던 무어의 법칙의 시대는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

다시 말해, 업계가 오랫동안 누려온 이른바 ‘공짜 점심’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여기에 첨단 공정 전환 부담, HBM 비중 확대와 적층 단수 증가에 따른 wafer loss, 막대한 CAPEX 부담, 장비 리드타임 장기화까지 겹쳐 있다.

이런 조건을 감안하면, 시장이 필요로 하는 수준의 공급 확대는 단순히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물리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요구치에 가깝다.

따라서 2030년 DRAM 시장의 본질은 단순한 수요 성장에 있지 않다.
진짜 핵심은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끝까지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타이트함에 있다.

이를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앞으로 4년 안에 DRAM 생산량이 지금 대비 3배 수준으로 확대되지 못할 경우, 현재의 공급 제약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는 시장이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DRAM 가격 사이클이 더 길고, 더 강하며, 더 질기게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끝


https://biz.chosun.com/en/en-it/2025/10/30/2OH2VCUGUBFUXPQFMLW6RY6B4Q/


그나저나, 작년 깐부회동으로 SEC DRAM LTA 물량을 선점해버린 젠슨황의 러브샷의 가치는 최근일자로 얼마가 됐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2026년 4월 14일 화요일

생각정리 226 (* China AI, AI Infrastructure Monetization)


#AI Infrastructure Monetization


최근 빅테크의 FCF 부족 AI CAPEX 확대의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이는 실제보다 과장된 해석에 가깝다고 본다.

AI 서비스의 과금체계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높은 CAPEX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여건이 점차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Cloud 업황


AI는 이제 소프트웨어의 시대를 넘어, 인프라 가격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AI 산업의 핵심은 더 이상 모델 성능 경쟁만이 아니다.
이제 병목은 GPU, 메모리, 전력, 네트워크, 자본조달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Claude Help Center)

미국에서는 이 변화가 과금 체계부터 드러나고 있다.
Anthropic은 Enterprise 요금을 좌석비와 사용량 과금으로 분리했고, Claude·Claude Code·Cowork의 사용량을 모두 실제 토큰 소비 기준으로 청구하고 있다. (Claude Help Center)

이 구조는 기업용 AI가 더 이상 전형적인 정액제 SaaS가 아니라는 뜻이다.
고빈도 사용자는 더 많은 비용을 내고, 연산 자원을 많이 쓰는 업무일수록 가격이 직접 반영되는 인프라형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Claude Help Center)

중국도 같은 국면에 들어섰다.
텐센트클라우드는 AI 연산, TKE, EMR 관련 서비스 가격을 약 5% 올렸고, 알리클라우드는 AI 연산과 스토리지 가격을 최대 34% 인상했다. 바이두도 일부 서비스 가격 조정을 진행했다. (TrendForce)



중요한 점은 중국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AI 수요 급증과 인프라 비용 상승
가격 조정의 배경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 AI 업계에서 연산 자원 부족이
더 이상 개별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의 가격 체계를 흔드는 변수로 올라왔음을 뜻한다.
(TrendForce, Light Reading) (TrendForce)

이번 흐름에서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이른바 메모리 쇼크다.

중국 AI 클라우드 업체들은 HBM 제약을 우회하기 위해 범용 D램과 더 많은 서버를 투입해왔는데, 최근 메모리 숏티지로 메모리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가 버리는 바램에 오히려 전체 인프라 원가가 더 올라가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문제는 앞으로 이 메모리 병목은 앞으로 더 구조적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NVIDIA는 Vera CPU에
최대 1.5TB LPDDR5X 메모리 서브시스템을 붙였고,
Micron은 풀랙 AI 시스템에서
CPU 부착 저전력 DRAM이 50TB를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제 메모리 부족은 HBM만의 문제가 아니라,
LPDDR 계열까지 번지는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NVIDIA, Micron) (NVIDIA Developer)

여기서 루빈향 SoCAMM 수요까지 다시 보면,
앞으로 벌어질 LPDDR 계열 전반적인 DRAM 수급 불균형이 좀 더 직관적으로 와닿는다.

먼저 Vera Rubin NVL72를 보자.
현재 공개된 sell-side 추정에서
Wolfe는 2027년 Rubin rack 5.5만대를 가정하고 있다.
이 수치에 랙당 SoCAMM 수요 50TB를 적용하면,
총수요는 약 275만TB, 즉 2.75EB가 된다.
이는 **2025년 전체 DRAM 연간 수요의 약 36%**다.
(Wolfe/Investing.com, Yole Group) (Investing.com)

다음은 Rubin Ultra NVL576다.
같은 자료에서 Wolfe는
2027년 Rubin Ultra rack 1.5만대를 전망한다.
여기에 랙당 SoCAMM 수요 220TB를 적용하면,
총수요는 약 330만TB, 즉 3.3EB가 된다.
이는 **2025년 전체 DRAM 연간 수요의 약 43%**에 해당한다.
(Wolfe/Investing.com, Yole Group) (Investing.com)

루빈 NVL72와 NVL576 두 모델만 합쳐도
SoCAMM 수요는 약 6.05EB에 이른다.
이는 2025년 전체 DRAM 연간 수요의 약 80%에 이른다.

게다가 이 계산은 NVIDIA 루빈 계열만 반영한 값이다.
다른 AI 서버 업체와 클라우드 사업자 수요까지 더해지면,
LPDDR 계열 메모리의 구조적 타이트닝은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Wolfe/Investing.com, Yole Group, NVIDIA 관련 보도) (Investing.com)

그래서 지금의 가격 상승을
일시적 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AI 데이터센터의 원가는 이제 GPU만이 아니라,
메모리, 전력, 냉각, 네트워크, 서버 대수
함께 밀어 올리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미국 그리고 중국 클라우드의 가격 인상은
그 부담이 이미 서비스 가격으로
전가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TrendForce, TrendForce 메모리) (TrendForce)

이런 상황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의 본질도 달라진다.
중국 데이터센터 사업자 Vnet은 증설을 위해 달러채 발행을 검토했고,
GDS는 데이터센터 자산을
중국 업계 첫 P-REIT 구조로 유동화했다.
과거의 단순 서버 임대업이
수요가 늘수록 외부 자본을 계속 끌어와야 하는
초대형 자본집약 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Bloomberg, GDS 공시) (블룸버그)

여기에 더 큰 변화가 하나 겹치고 있다.
Bloomberg는 Lumen CEO 발언을 인용해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 이상이
이미 AI bots라고 전했다.
Anthropic의 Claude Code 문서도
토큰 사용량, 비용, 도구 활동을
조직 차원에서 추적하는 방식을 안내한다.
즉 일부 지식노동은 이미
사람의 시간에서 agent 호출과 토큰 소비
측정 단위가 바뀌기 시작한 셈이다.
(Bloomberg, Claude Code Docs) (블룸버그)

결국 앞으로의 AI 산업은
모델 성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연산 자원 부족이 과금 체계를 바꾸고,
과금 체계 변화가 다시 데이터센터 투자와
산업 집중을 강화하는 순환을 만든다.
지금 중국 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에서 보이는 변화는,
그 순환이 이미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다.
(TrendForce, Wolfe/Investing.com, Bloomberg) (TrendForce)


#China AI 요약


생각난김에 최근 바뻐서 제대로 tracking 하지 못했던 중국 AI 대표 상장사 차례로 업데이트 해본다.

아주 단순하게 보면, 중국 내 대표 AI 7개 회사는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 AI를 “파는” 회사가 있다. 알리바바, 바이두, 킹소프트클라우드가 여기에 가깝다.
둘째, AI를 “써서” 기존 사업을 더 잘하게 만드는 회사가 있다. 텐센트, JD, 메이퇀이 대표적이다.
셋째, AI 서비스도 팔고 본업도 같이 좋아지는 회사가 있는데, 콰이쇼우가 가장 여기에 가깝다. (Alibaba Group)

그래서 이 7개를 한꺼번에 보면,

알리바바·바이두·킹소프트클라우드 “중국 AI 인프라 확대”에 베팅하는 종목이고,
텐센트·JD·메이퇀 “AI가 기존 플랫폼을 얼마나 더 강하게 만들까”를 보는 종목이며,
콰이쇼우 “AI 서비스 자체가 돈이 되기 시작한 사례”로 보면 된다. 


#기업별 현황


1) Alibaba

가장 쉽게 말하면, 중국에서 AI 인프라를 가장 크게 깔고 있는 회사다. 클라우드 사업이 다시 빨라지고 있고, Qwen이라는 자체 AI 모델도 키우고 있으며, Qwen 앱 같은 소비자 서비스까지 붙이고 있다. 회사는 최근 클라우드 성장 가속, Qwen 앱 사용자 확대, 그리고 향후 3년간 대규모 AI·클라우드 투자 계획을 함께 제시했다. (Alibaba Group)

이 회사를 사는 논리는 간단하다. 중국에서 AI를 쓰는 기업이 늘수록, 결국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모델 수요가 같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AI 시대의 고속도로와 톨게이트를 같이 가진 회사”**에 가깝다. 다만 투자 부담이 큰 만큼, 단기에는 비용이 먼저 보이고 이익 개선은 나중에 따라올 수 있다. (Alibaba Group)





2) Baidu

바이두는 AI로 실제 돈을 얼마나 벌고 있는지가 가장 잘 보이는 회사다. 회사는 2025년 실적에서 AI 관련 사업 매출을 따로 보여줬고, AI 클라우드 인프라, AI 앱, AI 광고 매출이 모두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또 ERNIE Assistant의 월간 이용자 수와 AI 관련 사업 비중도 공개했다. (Baidu Inc)

쉽게 말하면, 바이두는 **“검색 회사가 AI 솔루션 회사로 변신하는 중”**이다. 알리바바보다 몸집은 작지만, AI가 실적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확인하기는 더 쉽다. 그래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AI 스토리”보다 AI 숫자를 보기 좋은 종목이다. 반면 기존 검색 사업의 둔화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은 같이 봐야 한다. (Baidu Inc)




3) Tencent

텐센트는 AI를 직접 파는 회사라기보다,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에 가깝다. 회사는 최근 실적에서 AI가 광고 타팅을 개선했고, 게임 이용자 참여를 높였으며, 클라우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동시에 AI 인재 채용과 인프라 투자도 계속 늘리고 있다. (텐센트)

이 회사를 쉽게 표현하면 **“AI 덕분에 기존 장사가 더 잘 되는 회사”**다. 위챗, 광고, 게임, 클라우드가 이미 크기 때문에, AI가 붙으면 바로 실적 개선으로 번역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텐센트의 장점은 안정감이다. 다만 순수 AI 종목처럼 멀티플이 크게 열리는 스타일은 아닐 수 있다. (텐센트)




4) JD.com

JD는 AI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유통과 물류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데 쓰는 회사다. 회사는 최근에도 “Super Supply Chain”을 강조했고, JD 앱과 고객경험 개선, AI 기반 고객서비스, 공급망용 산업 AI 모델 등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공식 자료와 회사 블로그를 종합하면, JD의 AI는 모델 판매보다 리테일 운영 효율 개선에 더 가깝다. (JD Corporate Blog)

그래서 JD를 사는 논리는 **“AI가 비용을 줄이고 마진을 올려줄 것”**에 있다. 알리바바처럼 AI 클라우드 매출이 폭발하는 그림은 아니지만, 재고·배송·고객응대·판매전환율이 좋아지면 이익의 질이 좋아질 수 있다. 대신 이런 변화는 천천히 보이기 때문에, 주가 재평가도 상대적으로 느릴 수 있다. (JD Corporate Blog)





5) Meituan


메이퇀은 7개 중에서 AI를 현실 세계와 가장 직접 연결하려는 회사다. 회사는 2025년 연구개발비를 전년 대비 23% 늘린 260억 위안으로 제시했고, 자사 LongCat 계열 모델을 바탕으로 사용자용 AI 도우미와 상인용 AI 도구를 확대하고 있다. 춘절 기간에는 ‘小团’ 사용이 1억 회를 넘었고, 340만 개 이상 상인이 AI 운영 도구를 사용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LongCat-Next도 공개했다. (메이투안)

쉽게 말하면 메이퇀은 “AI가 사람 대신 동네 맛집을 찾고, 주문하고, 배달까지 연결해주는 세상”에 베팅하는 회사다. 지금 당장 AI 자체 매출이 크게 보이는 종목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로컬서비스 AI 에이전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즉, 현재는 수익화보다 미래 옵션 가치가 더 중요한 종목이다. (메이투안)




6) Kuaishou

콰이쇼우는 7개 중에서 AI 서비스가 실제 매출로 가장 빨리 보이는 회사다. 회사는 2025년 실적에서 영상 생성 모델 Kling AI의 상용화가 빠르게 진행됐다고 밝혔고, 4분기 관련 매출과 높은 연환산 런레이트를 공개했다. 또 Kling O1 같은 신규 모델도 내놨다. (PR Newswire)

이 회사를 쉽게 보면 “AI 영상 제작 툴을 파는 회사이면서, 동시에 숏폼 플랫폼도 가진 회사”다. 그래서 수익원이 두 개다. 하나는 Kling AI 자체 매출, 다른 하나는 AI가 광고와 콘텐츠 효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다. 7개 중에서 가장 눈에 잘 보이는 AI 서비스 성장주라고 보면 된다. 다만 이런 회사는 유행과 경쟁 영향을 많이 받아 변동성도 크다. (PR Newswire)





7) Kingsoft Cloud


킹소프트클라우드는 가장 쉽게 말하면 중국 AI 붐의 중소형 클라우드 수혜주다. 회사는 최근 4분기와 연간 실적에서 AI 관련 총청구액이 전년 대비 95% 늘었다고 밝혔고, 퍼블릭 클라우드 매출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즉, AI 수요가 늘수록 가장 직접적으로 숫자가 움직이는 구조다. (Kingsoft Cloud Holdings Limited)

투자 포인트도 단순하다. 중국 기업들의 AI 학습·추론 수요가 늘면 킹소프트클라우드가 바로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대신 이런 회사는 서버, 네트워크, IDC 비용이 함께 늘기 때문에 실적 변동성이 크다. 그래서 포트폴리오에서는 핵심 보유 종목보다는 공격형 성장 슬롯에 더 가깝다. (Kingsoft Cloud Holdings Limited)





#정리


정말 쉽게 한 줄씩만 다시 줄이면 이렇다.

Alibaba는 중국 AI 인프라의 중심축이다.
Baidu는 AI 매출이 가장 잘 보이는 회사다.
Tencent는 AI를 가장 실적으로 잘 연결하는 회사다.
JD는 AI로 유통과 물류를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회사다.
Meituan은 AI가 현실 세계 서비스로 연결되는 미래에 베팅하는 회사다.
Kuaishou는 AI 영상 서비스가 실제로 돈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회사다.
Kingsoft Cloud는 중국 AI 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가장 직접적으로 반응하는 회사다. (Alibaba Group)

투자 관점에서도 어렵게 볼 필요는 없다.
가장 기본축으로 들고 갈 회사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다.
AI 성장성을 더 강하게 보고 싶으면 바이두와 콰이쇼우가 좋다.
장기 옵션을 보고 싶으면 메이퇀이 의미가 있고,
공격적으로 클라우드 AI 수요를 타고 싶으면 킹소프트클라우드를 보는 구조다.
JD는 그 사이에서 안정적인 효율 개선형 종목으로 이해하면 가장 쉽다. (Alibaba Group)



#글을 마치며, 


중국 AI 투자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전반적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성장률은 기대에 못 미치고, 개별 기업의 차별화 포인트도 뚜렷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고만고만한 구도로 보인다.

이는 중국이 체제 안정을 우선시하면서 급속한 성장보다는 관리 가능한 성장을 지향해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그런 점에서 이는 이전 글에서 언급한 사회주의 자본노선이 기업 생태계 전반에 투영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나 싶다.

현재로서는 중국 공산당 체제에 수반되는 시스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투자할 만큼 높은 기대수익을 제시하는 AI 중국 기업은 많지 않아 보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