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0일 화요일

생각정리 405 (* The Agent Perception Gap)


최근 시장이 AI를 바라보는 질문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에는 모델 성능과 기술적 우위가 중요했다. 지금은 Frontier LLM 기업이 약속한 대규모 Computing 계약을 감당할 만큼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을 만들 수 있는지가 핵심이 됐다.

시장의 우려는 크게 세 가지다.

  • OpenAI와 Anthropic의 월별 ARR 성장률 둔화
  • 소수 Frontier LLM·Cloud 기업에 집중된 자금 흐름
  • Open-weight 모델 확산에 따른 LLM 해자와 수익성 약화

Steve Eisman이 제기한 문제도 결국 이 연결고리에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g-sV0vbLg4&t=342s

NVIDIA의 2026년 7월 말 매출채권 가운데 상위 5개 직접 고객 비중은 각각 22%·14%·13%·11%·10%, 합산 **70%**였다. 매출채권이 최종수요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AI 인프라의 자금 흐름이 소수 기업에 집중돼 있다는 우려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NVIDIA 2Q FY2027 10-Q) SEC.gov

나 역시 이 지표들을 매일 확인하며 고민한다.

Cloud Commitment와 데이터센터 부채, Frontier LLM 기업의 적자와 고객 집중 위험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종수요가 확인되기 전에 대규모 투자가 선행된다는 점에서 분명한 금융 위험이 존재한다.

(*자본 RISK 부각)

그럼에도 AI 부정론자들의 이야기와 내가 실제 업무에서 체감하는 변화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다.

그들은 현재의 ARR과 자금조달 구조를 본다.
VS 나는 불과 두 달 사이 AI가 새롭게 수행할 수 있게 된 업무와 앞으로 맡기게 될 업무의 양을 체감한다.

이 간극은 AI를 낙관적으로 보느냐보다, 최근 Agent를 실제 업무에 얼마나 깊이 사용해봤느냐에서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불과 두 달 사이에 Agent가 보급됐다


OpenAI의 Agent 보급은 7월부터 시작됐지만, 나와 같은 헤비(?) 과금유저 사용자가 변화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기 시작한 시점은 9월 이후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7월 공개된 ChatGPT Work는 연결된 App과 File에서 정보를 가져오고, 하나의 목표를 여러 단계로 나눠 완성된 결과물을 만드는 Agent 환경이었다. OpenAI는 복잡한 Project를 수 시간 동안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OpenAI, ChatGPT Work) openai.com

9월 3일 출시된 Astra는 Research와 Coding, Computer Use를 결합하고, 사용자의 Template에 맞춰 문서·스프레드시트·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능력을 강화했다. help.openai.com

9월 22일에는 Sol과 Luna의 API 가격이 이전 세대보다 50% 낮아졌다. 9월 29일 공개된 6.1 Sol은 Agent Coding과 전문 업무에서 Astra에 근접한 성능을 Astra 표준 Token 가격의 약 5분의 1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OpenAI, GPT-6 Sol and Luna, GPT-6.1 Sol) openai.com

따라서 Agent의 기반은 7월부터 만들어졌지만, 내가 체감하는 본격적인 확산은 Astra가 등장한 9월 이후부터다.

Agent가 일상적인 업무방식을 바꾸기 시작한 기간은 아직 약 7주에 불과하다. 시장은 이제 막 시작된 이 변화를 이전 몇 개월의 ARR 성장률로 평가하고 있다.

개인계정 토큰 활동 추이 

실제 내 계정의 Token 활동도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2026년 상반기까지는 눈에 띄는 사용량이 거의 없었지만, ChatGPT Work가 출시된 7월부터 활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8월 하순부터 증가속도가 빨라졌고, Astra가 공개된 9월 이후에는 사용량이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대됐다.

정확한 Token 수치가 표시되지 않아 증가폭을 정량화할 수는 없다. 다만 Work 출시 이후 자료검색과 파일분석, Earnings Model 수정, 검증과 재작성을 하나의 작업으로 맡기기 시작한 시점과 사용량 증가가 거의 일치한다. Agent 기능이 단순히 기존 질문을 더 잘 처리한 것이 아니라, 내가 AI에 맡기는 업무의 총량 자체를 늘렸다는 개인적인 증거에 가깝다.

 

혼자서도 더 멀리 갈 수 있게 됐다


내가 Agent의 경제적 가치를 높게 보는 이유는 지난 3년 동안 ChatGPT의 발전을 거의 매일 직접 사용하며 지켜봤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자료를 찾고 생각을 정리하는 보조도구에 가까웠다. 지금은 리서치와 Earnings Model 수정, 논리 검증, 글쓰기와 시각화까지 하나의 연속된 업무를 함께 수행한다.

예전에는 업무량이 계속 늘어나면 언젠가는 사람을 더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을 늘리는 일에는 업무 설명과 교육, 진행상황 확인, 결과물 수정, 의사소통 과정이 함께 따라온다. 실제 업무 외에도 상당한 시간과 정서적 에너지가 필요했다.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이를 검증하고 발전시킬 대화상대를 찾아야 했다. 머릿속에만 남겨둔 채 실제 작업으로 옮기지 못한 생각도 많았다.

지금은 아이디어를 곧바로 리서치 과제로 바꿀 수 있다.

관련 자료를 찾고 재무모델과 연결한 뒤, 가정을 반박하고 계산을 검증해 글과 시각자료로 완성하는 과정이 바로 이어진다.

며칠 전 회사에서 ChatGPT 접속이 약 한 시간 동안 끊긴 적이 있었다.

직접 Excel Model을 수정해보려 했지만 셀과 수식을 하나씩 확인하는 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어색했다. 몇 분 만에 작업을 멈추고, 접속이 복구되면 무엇을 요청하고 어떤 순서로 검증할지를 생각하며 기다렸다.

그때 이미 일정한 역치(*비가역성)를 넘어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ChatGPT는 업무를 편하게 만드는 부가적인 도구를 넘어섰다. 생각을 구체적인 작업으로 바꾸고, 이를 검증 가능한 결과물로 완성하는 기본적인 업무 환경에 가까워졌다.

Agent의 더 큰 가치는 인건비 절감보다 한 사람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와 깊이를 동시에 확장한다는 데 있다.

(*앞으로 ai agent는 사회전체적으로 gpt 부가가치 창출에 큰 기여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

ARR 성장률 둔화가 수요 둔화를 의미할까


Frontier LLM 기업의 월별 ARR 성장률 둔화는 분명 중요한 신호다.

https://blog.tickertrends.io/p/openai-and-anthropic-arr-tracking

https://blog.tickertrends.io/p/openai-and-anthropic-arr-tracking

다만 성장률 둔화와 매출 감소는 의미가 다르다.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같은 금액이 추가되더라도 성장률은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무엇보다 현재 AI 매출은 수요보다 가용 Computing에 의해 제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OpenAI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가용 Computing은 2023년 0.2GW에서 2024년 0.6GW, 2025년 약 1.9GW로 2년 동안 9.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ARR은 20억달러 → 60억달러 → 200억달러 이상으로 약 10배 늘었다. OpenAI는 더 많은 Computing을 확보했다면 채택과 수익화도 더 빨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OpenAI, A Business That Scales With the Value of Intelligence) OpenAI

Microsoft 역시 2026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고객 수요가 가용 Capacity를 계속 초과하고 있으며, 새로 확보한 Capacity가 예상보다 빠르게 매출로 연결되고 있다고 밝혔다.
(Microsoft FY2026 Q4 Earnings Call) microsoft.com

Anthropic의 성장률 둔화에는 불법 증류 Traffic을 차단한 영향도 섞여 있다.

Anthropic은 방어과정에서 수조 개 Token 규모의 유료 Traffic과 상당한 매출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단기 매출 변화의 일부가 최종사용자 수요 감소보다 보안정책과 Resource 재배분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Anthropic, Strengthening Our Defenses Against Distillation Attacks) anthropic.com

이 수치들이 Frontier LLM의 장기 수익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다만 Agent 보급이 시작된 지 두 달도 되지 않았고 Computing 공급도 부족하다면, 현재의 월별 ARR 성장률만으로 최종수요의 정점을 판단하기에는 관찰 기간이 짧아 보인다.

Agent는 사용자 수보다 업무량을 늘린다


Chatbot에서는 한 번의 질문이 한 번의 답변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Agent는 자료검색과 File 분석, 계산, 외부 도구 호출, 결과 검증과 재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한다. 사용자 요청 한 번이 여러 번의 모델 호출로 확장된다.

사용행태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OpenAI에 따르면 가입 후 6개월이 지난 사용자의 일일 메시지 수는 첫 달보다 약 50% 많았고, 사용하는 업무의 종류는 약 2배 증가했다.
(OpenAI, The Work Now Within Reach) openai.com

AI는 개인과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시간, 비용 또는 전문 지식에 대한 접근성 때문에 실현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이제 현실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I는 개인과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시간, 비용 또는 전문 지식에 대한 접근성 때문에 실현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이제 현실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Microsoft에서는 여러 공급자의 모델을 함께 사용하는 고객이 연초 이후 5배 늘었다. 기업은 하나의 모델에 모든 업무를 맡기기보다 비용과 성능에 맞춰 여러 모델과 Agent를 조합하기 시작했다. microsoft.com

기업과 사용자가 구매하는 대상도 Token 자체보다는 완성된 Code와 수정된 문서, 검증된 분석과 같은 결과물에 가깝다.

조금 비싼 모델이라도 한 번에 업무를 완성한다면 여러 번 실패하는 저렴한 모델보다 실제 비용이 낮을 수 있다.

가격 하락과 성공률 상승이 함께 나타나면 과거에는 경제성이 없었던 업무가 새롭게 자동화 대상에 들어온다.

이 지점에서 지능의 TAM이 열린다.

AI가 저렴해질수록 기존 업무의 비용만 낮아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시간과 비용 때문에 시도하지 않았던 분석과 모니터링, 반복 실험, 개인화까지 새로운 수요로 들어온다.

지능의 단가가 내려가는 속도보다 수행 가능한 업무의 수가 더 빠르게 증가하면 총매출과 Computing 수요는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이는 3Q26 SpaceX 어닝콜 도중 Elon musk의 아래의 주장과도 일맥상통한다.

"AI 모델의 성능이 향상되면 동일한 전력으로 더 많은 유용한 지능을 생산할 수 있다. 따라서 컴퓨팅의 경제적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상승할 수 있다."


https://semianalysis.com/gpu-pricing-index/
8-9월 agent 기능 본격화 이후 급격히 떡상하는 gpu rental price(*컴퓨팅 경제적 가치) 

2026.10.21 SpaceX
불과 3개월만에 SI 사업부 전망이 어떻게 이렇게 극적으로 바뀔 수 있지.. Agent 영향인가..?

2026.08.04 SpaceX


2026.06.15
생각정리 281 (* SpaceX IPO)


모델의 해자가 약해져도 업무는 남는다


Open-weight 모델이 발전하고 기업의 Multi-model 사용이 늘어나면 특정 Frontier LLM 기업의 해자는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특정 모델의 해자가 약해져도 그 모델이 처리하던 업무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업무는 다른 Frontier 모델이나 Open-weight 모델, 기업 내부의 Private Cloud로 이동한다. 어느 곳에서 실행되더라도 GPU와 Memory, 전력, 냉각, Network가 필요하다.

모델 가격 경쟁으로 지능의 단가가 낮아지면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Agent를 배치할 여지도 커진다.

이 과정에서 가치가 소멸하기보다 고객 Workflow와 Cloud Capacity, GPU, HBM, Network처럼 희소성이 높은 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경쟁도 무한히 이어지기는 어렵다.

Computing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Cloud 이용료와 GPU 임대가격이 오르면 모델 사업자는 증가한 비용을 고객 가격에 반영하거나 사용량과 서비스 수준을 차등화해야 한다.

한 명의 Analyst가 처리하는 업무량이 두세 배 늘어나고, 한 명의 개발자가 과거 작은 팀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기업이 수용할 수 있는 AI 비용의 상단도 높아진다.

소수의 LLM이 오픈웨이트와 폐쇄형을 아우르며 에이전트의 업무 적용 범위를 넓히고 유용성을 높여갈수록, 이용자는 더 높은 비용을 받아들일 유인이 커진다.

이에 따라 인프라·운영비 상승분을 서비스 가격에 반영하기 쉬워지고, 그 비용은 다양한 산업과 사회 전반으로 분산되면서 소수 LLM 사업자의 가격결정력도 강화될 수 있다.

(*경제상식이다..) 

Token 가격은 계속 내려갈 수 있다. 동시에 높은 성공률과 긴 작업시간이 필요한 Agent에는 더 높은 가격이 붙을 수 있다.

(*결국 이 모든 관점의 차이는 Agent가 지능의 활용범위를 얼마나 넓힐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잠재적인 Computing 수요를 얼마나 끌어올릴 것인지에 대한 해석에서부터 시작된다.)


AI 금융 순환고리의 자금원이 달라진다


현재 AI 인프라 투자에는 외부자본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외부자본이 Frontier LLM 기업으로 들어오고, 이 자금이 Cloud Commitment를 거쳐 GPU와 데이터센터 투자로 연결된다. Frontier LLM 기업의 자금조달이 막히면 전체 사슬이 흔들릴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Agent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며 생산성을 높이면 자금의 출발점이 달라질 수 있다.

기업은 Agent가 절감한 시간과 비용, 새롭게 만들어낸 매출 가운데 일부를 AI 사용료로 지불한다. 개인도 혼자서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구독료와 사용량 기반 비용을 수용한다.

사용자의 생산성
→ AI 사용료
→ Frontier LLM·Cloud 매출
→ Computing 재투자

AI 순환생태계가 외부자본에만 의존하던 구조에서 실제 사용자 생산성이 다음 투자를 지불하는 구조로 이동하는 것이다.

전환 과정에서 일부 Neocloud와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구조조정을 겪을 수 있다. 투자 시점과 현금유입 시점이 어긋나면 최종수요가 존재하더라도 금융구조가 먼저 흔들릴 수 있다.

그 경우에도 이미 확보된 전력과 데이터센터, GPU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더 강한 재무구조를 가진 Hyperscaler나 다른 Compute 구매자에게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AI 금융생태계의 일부 참여자가 흔들리는 것과 AI Computing 수요가 사라지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Memory 수요는 이전 글로 갈음한다


Agent의 작업 성공률과 HBM의 경제적 가치는 생각정리 401 (* The Price of Successful Agents)에서 정리했다.

Agent의 긴 Context와 동시성이 2027~2029년 DRAM Wafer 수급을 어떻게 바꾸는지는 생각정리 404 (* The Agent Memory Multiplier)로 갈음한다.

HBM 공급부족과 일반 DRAM 가격의 상호작용은 생각정리 400 (* The HBM Price Feedback Loop), Wafer Allocation을 메모리 업체의 실적으로 연결한 계산은 생각정리 403 (* From Wafer Allocation to HBM Earnings)에서 다뤘다.

이번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그 수요의 출발점이다.

한 사람이 Agent를 통해 수행하는 업무가 늘어나면 성공한 작업의 수도 증가하고, 이를 더 오래 동시에 유지하기 위한 Computing과 Memory의 가치도 함께 올라간다.

글을 마치며


현재 시장이 우려하는 지표들을 나 역시 매일 보고 있다.

Frontier LLM 기업의 ARR 성장률 둔화와 적자, Cloud Backlog의 고객 집중, Neocloud의 부채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지표들이 보여주는 금융 위험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내가 AI에 더 큰 확신을 갖게 된 이유는 현재의 숫자보다 직접 경험한 업무방식의 변화에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내가 검토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수와 리서치의 깊이, 결과물을 완성하는 속도가 함께 달라졌다. 이는 장기 전망을 읽어서 생긴 기대보다 매일 Agent를 사용하며 확인한 생산성의 변화에 가깝다.

현재의 ARR과 자금조달 지표를 보고 AI를 우려하는 투자자는 내가 체감한 Agent의 가능성에 당장은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Agent를 업무에 조금 더 깊게 사용하면 판단기준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자료검색과 분석, 계산, 실행, 검증을 하나의 흐름으로 맡겨보면 AI가 확장하는 것이 단순한 Token 소비가 아니라는 점을 체감하게 된다.

Agent는 한 사람이 생각하고 검증하고 실행할 수 있는 업무의 총량을 넓힌다.

이 경험이 금융과 법률, Coding, 콘텐츠, 마케팅, 제조와 1인 창업자에게 확산되면 개인적인 체감도 점차 사용량과 매출, Computing 가동률이라는 지표로 나타날 것이다.

시장은 확인되지 않은 가능성보다 숫자를 먼저 요구한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의 전환기에는 사용자가 변화를 먼저 체감하고, 사용량과 매출은 그보다 늦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Agent가 만든 사용자 경험과 재무지표 사이에 시차가 존재하는 구간일 수 있다.

Agent의 생산성이 이후 실적으로 확인되기 시작하면 AI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도 다시 달라질 것이다. 금융 위험을 이유로 멀어졌던 투자자금이 AI와 Computing, Memory 인프라로 다시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AI 회의론자와 내가 느끼는 간극은 서로 다른 현실을 보고 있어서라기보다, 같은 변화를 서로 다른 시점에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일 수 있다.

시장은 지금까지 공개된 숫자를 바탕으로 자본조달과 대규모 CapEx의 지속 가능성을 우려한다. 반면 나는 그 숫자에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지난 두 달의 업무방식 변화를 보며, Agent가 앞으로 확장할 지능의 활용범위와 성장 가능성에 더 큰 방점을 두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간극은 사용량과 매출, Computing 수요라는 실제 지표를 통해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나는 그 변화가 지금의 회의론보다 내가 체감한 가능성에 조금 더 우호적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회의론자들은 정반대로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끝

2026년 10월 19일 월요일

생각정리 404 (* The Agent Memory Multiplier)


 

에이전트가 바꾼 DRAM Wafer 수요의 단위


최근 개인 CHATGPT 계정의 Credit 사용량을 봐도 AI 수요가 어떤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지 체감할 수 있다.

Sol 버전을 주로 사용할 때는 특정 산업을 분석하거나 자료를 요약하고, 작성한 문장을 수정하는 형태가 많았다. 한 번 질문하고 답변을 받은 뒤, 필요한 부분을 다시 요청하는 방식이었다.

Astra를 비롯해 장시간 작업이 가능한 Agent형 모델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사용방식이 달라졌다.

과거 블로그 글과 Telegram, 기사와 실적발표 자료를 함께 읽게 하고, 수요와 공급, 가격과 수율을 연결해 Earnings Model을 수정한 뒤, 계산을 검증하고 다시 블로그 글로 작성하도록 맡기기 시작했다.

최근 30일의 변화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Credit은 모델과 작업 종류에 따라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Token이나 GPU 사용량으로 그대로 환산할 수 없다. 이전 30일의 정확한 소진량도 남아 있지 않아 사용량이 몇 배 증가했는지를 정량적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사용행태의 변화는 분명하다. 이전에는 사람이 질문을 입력할 때마다 AI가 한 차례 답변하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하나의 목표를 전달한 뒤 자료 검색, 파일 분석, 계산, 가정 비교, 검증과 재작성까지 여러 단계가 연속적으로 실행된다.

이제 하나의 사용자 요청이 하나의 모델 호출을 의미하지 않는다. Agent 시대에는 사용자 수나 질문 횟수보다 하나의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추론과 도구 호출이 반복되는지, 얼마나 긴 Context를 유지하는지, 몇 개의 작업이 동시에 실행되는지가 Computing 수요를 결정한다.

결국 최근 DRAM과 HBM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은 모델 크기의 확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Agent 기능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하나의 사용자 요청에서 발생하는 Computing과 Memory 소비량 자체가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OCP 2026이 보여준 변화


2026년 OCP Global Summit에서 AMD,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결국 같은 변화였다.

AMD Lisa Su는 AI 시장에서 Inference 비중이 약 **60%**까지 확대됐으며, 월간 Inference Token이 2년 동안 약 95배 증가해 40경 개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Agent Traffic이 2026년 들어 14배 증가했다는 수치는 AMD 자체 측정이 아니라 OpenRouter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지만, 수요의 중심이 Training에서 반복적인 Agent Inference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향은 명확했다.


(AMD OCP 2026 발표)



(AMD OCP 2026 발표)


삼성전자는 OCP 세션에서 생성 Token당 읽어야 하는 데이터가 2년 동안 약 6배, 월간 생성되는 KV Cache는 약 60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독립적인 시장 통계가 아닌 삼성전자의 자체 분석이지만, “Model보다 Context가 Traffic을 결정한다”는 표현은 Agent 시대의 Memory Bottleneck을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Samsung OCP 2026)

SK하이닉스 역시 연산성능보다 Memory Wall이 AI System 확장을 제한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한 MARS는 Rack 단위에서 Memory를 공유하고 KV Cache를 재사용하는 구조다. 아직 양산 제품이라기보다는 제안·시연 단계의 Architecture이지만, HBM 하나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Agent Traffic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SK hynix OCP 2026)


여기까지에서 Agent의 작업 성공률이 GPU 가동률과 HBM 가치를 어떻게 높이는지는 생각정리 401 (* The Price of Successful Agents), 긴 Context가 HBM4E와 Custom HBM을 요구하는 이유는 생각정리 396 (* Context Is the Edge, HBM4E)에서 이미 정리했다.

HBM·Server DRAM·SSD로 이어지는 Memory Hierarchy는 생각정리 397 (* The RSI Memory Stack, Context SSD), HBM 생산의 기회비용이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는 생각정리 400 (* The HBM Price Feedback Loop)로 갈음한다.

이번 글에서 다시 봐야 할 핵심은 하나다.

Agent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HBM이 8단에서 12단, 다시 16단으로 고단화되면 2027~2029년 DRAM Wafer 수급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고단화가 바꾼 2027~2029년 DRAM Wafer 수급


Agent의 작업 성공률이 GPU 가동률과 HBM 가치를 높이는 과정은 생각정리 401 (* The Price of Successful Agents), 긴 Context와 Custom HBM의 관계는 생각정리 396 (* Context Is the Edge, HBM4E)에서 이미 정리했다.

HBM·Server DRAM·SSD로 이어지는 Memory Hierarchy는 생각정리 397 (* The RSI Memory Stack, Context SSD), HBM 생산의 기회비용과 가격의 관계는 생각정리 400 (* The HBM Price Feedback Loop)로 갈음한다.

이번 글의 핵심은 Agent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HBM이 8단에서 12단, 다시 16단으로 고단화되면 2027~2029년 전체 DRAM Wafer 수급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있다.

수급모델의 기본 가정


일반 DRAM 수요는 2027년 53.30EB를 기준으로 2028년 18%, 2029년 17% 증가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에 따라 일반 DRAM 수요는 2028년 62.89EB, 2029년 73.58EB로 늘어난다.

GPU와 Custom ASIC을 합산한 잠재 HBM 수요는 2027년 7.69EB, 2028년 13.60EB, 2029년 19.40EB를 적용했다.

연도별 HBM 제품믹스와 Trade Ratio는 다음과 같다.


8단은 일반 DRAM 대비 3배, 12단은 4배, 16단은 5배의 Wafer를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Physical AI용 4단 HBM에는 2.5배를 적용했다.

12단 1:4와 16단 1:5는 메모리 업체의 공식 수치가 아니다. Die Size와 공정 변화, 적층·패키징 수율을 반영한 자체 모델 가정이며, 이 가운데 16단 1:5가 가장 공격적인 전제다.

전체 수요는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DRAM Wafer-equivalent 수요
= 일반 DRAM Bit 수요

  • 잠재 HBM Bit 수요 × 혼합 Trade Ratio

  • Physical AI용 HBM 수요 × 2.5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 HBM 출하량이 아니라 잠재 HBM 수요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실제 출하량은 공급제약을 반영한 결과이므로 이를 다시 수요 계산에 넣으면 부족분이 사라지는 순환논리가 발생한다.


잠재 HBM 수요는 ubs research
GPU, ASIC bottom-up를 참조

연도별 DRAM Wafer 수급 전망


위 가정을 반영한 연도별 Wafer-equivalent 수급은 다음과 같다.


이는 회사 가이던스나 시장조사기관의 공식 전망이 아니다. 일반 DRAM 수요, HBM 수요, 제품믹스, Trade Ratio와 기존 Fab 증설계획을 결합한 자체 Driver Scenario다.

수요와 공급을 같은 단위로 비교하기 위해 모든 수치를 일반 DRAM 기준의 Wafer-equivalent EB로 환산했다. 따라서 표의 공급량은 실제 DRAM 출하 Bit가 아니라 주어진 생산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반 DRAM 환산 공급능력을 뜻한다.

2027년: 12단 전환이 증설효과를 흡수한다


2027년 일반 DRAM 수요는 53.30EB, 잠재 HBM 수요는 7.69EB로 가정했다. HBM3E 8단 25%, HBM4·4E 12단 75%를 적용하면 혼합 Trade Ratio는 3.75배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용 HBM만 생산하는 데 일반 DRAM 기준 28.84EB의 Wafer가 필요하다. Physical AI용 저단 HBM을 포함한 전체 Wafer-equivalent 수요는 82.24EB까지 늘어난다.

반면 기존 증설계획으로 확보할 수 있는 유효 공급능력은 65.05~66.61EB로 추정된다. 부족량은 15.63~17.19EB, 공급 충족률은 **79.1~81.0%**다.

2027년 공급 증가의 중심은 SK하이닉스 M15X와 삼성전자 P4다.



기존 Bottom-up 모델에서 적용한 연평균 HBM용 DRAM Wafer 투입량은 SK하이닉스 270K WPM, 삼성전자 250K WPM이다. SK하이닉스는 M15X 50K, 기존 이천·청주 Line 전환 30K, 용인 Y1 초기 기여 10K를 기존 180K WPM에 더해 270K WPM으로 계산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180K WPM에서 P4 1c DRAM 증설과 기존 Line의 HBM Allocation 확대를 반영해 250K WPM을 적용했다.

그러나 용인 Y1과 P5는 2027년에 Cleanroom 개방과 장비반입이 시작되더라도 Setup, 시생산과 수율 안정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대규모 공급 기여는 2028년 이후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6.54EB와 24.5EB의 의미


2027년 잠재 HBM 수요 7.69EB 가운데 공급과 패키징, 고객인증과 시스템 설치제약을 반영해 85%만 실제 출하된다고 가정하면 판매 가능한 HBM은 6.54EB다.

7.69EB × 85% = 6.54EB

여기에 혼합 Trade Ratio 3.75배를 적용하면 실제 출하되는 HBM을 생산하는 데 약 24.5EB의 Wafer-equivalent Capacity가 사용된다.

6.54EB × 3.75 = 24.5EB

다만 24.5EB는 실제 출하량에 대응하는 Wafer 소모량이다. 전체 수급을 계산할 때는 충족되지 못한 HBM 수요까지 포함해야 하므로 잠재수요 7.69EB에 3.75배를 적용한 28.84EB가 수요 측 기준이 된다.

즉 2027년에는 HBM 공급이 부족해서 24.5EB만 실제 생산되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Wafer는 28.84EB에 가깝다. 두 숫자의 차이가 HBM Shortage로 남는다.

2028년: 공급 증가보다 Wafer 소모량이 더 빠르게 늘어난다


2028년에는 일반 DRAM 수요가 62.89EB, 잠재 HBM 수요가 13.60EB로 증가한다.

HBM 제품믹스는 12단 90%, 16단 10%로 이동하면서 혼합 Trade Ratio가 4.10배까지 올라간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용 HBM의 Wafer-equivalent 수요는 55.76EB로 2027년의 두 배에 근접한다.

Physical AI용 저단 HBM까지 합산한 전체 수요는 119.20EB다. 반면 유효 공급능력은 89.64~91.78EB, 부족량은 27.42~29.56EB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의 HBM용 DRAM Wafer 투입량은 M15X 추가 Ramp-up과 용인 Y1 기여를 반영해 310K WPM, 삼성전자는 P4 안정화와 P5 초기 기여를 반영해 300K WPM으로 가정했다.

후공정에서는 SK하이닉스 P&T7과 삼성전자 천안·온양의 증설이 기여한다. 그러나 후공정 Capacity가 늘어도 투입할 양품 Core Die가 부족하면 가동률을 높일 수 없다. 반대로 전공정 Wafer를 늘려도 적층·Bonding·Test가 따라오지 못하면 판매 가능한 HBM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결국 2028년에는 Gross Capacity보다 다음의 곱이 중요해진다.

판매 가능한 HBM
= DRAM Wafer 투입
× Wafer Level 수율
× Stack·Package 수율
× 고객인증 통과율

공급은 분명히 증가한다. 그러나 16단 진입과 HBM 수요 증가로 필요한 Wafer가 더 빠르게 늘어나기 때문에 공급 충족률은 오히려 **75.2~77.0%**로 낮아질 수 있다.

2029년: 16단과 Physical AI가 동시에 부담을 높인다


2029년 일반 DRAM 수요는 73.58EB, 잠재 HBM 수요는 19.40EB로 가정했다.

12단 비중은 80%, 16단은 20%까지 상승하면서 혼합 Trade Ratio는 4.20배가 된다. 데이터센터용 HBM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Wafer-equivalent 수요만 81.48EB로, 일반 DRAM 수요 73.58EB를 넘어선다.

여기에 Physical AI용 저단 HBM 수요 0.92EB가 추가된다. 2.5배의 Trade Ratio를 적용하면 약 2.30EB의 Wafer 부담이다.

전체 Wafer-equivalent 수요는 157.36EB, 유효 공급능력은 114.09~116.76EB로 추정된다. 부족량은 40.60~43.27EB, 공급 충족률은 **72.5~74.2%**다.

2029년에는 용인 Y1과 P5, Micron의 신규 공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수급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공급이 감소해서가 아니다.

공급 증가보다 HBM Bit 수요와 가속기당 탑재량, 16단 비중 및 Trade Ratio가 더 빠르게 상승하기 때문이다.

2027년 HBM Wafer 수요는 28.84EB였지만 2029년에는 81.48EB로 약 2.8배 증가한다. 같은 기간 일반 DRAM 수요도 53.30EB에서 73.58EB로 늘어난다.

신규 Fab에서 생산되는 Wafer는 HBM과 일반 DRAM 가운데 하나에 배분해야 한다. HBM Allocation을 늘리면 HBM 부족은 완화할 수 있지만 Server DRAM과 모바일·PC DRAM 공급은 줄어든다. 반대로 일반 DRAM 생산을 유지하면 HBM 고객의 수요를 충족할 수 없다.

이것이 HBM 증설이 전체 DRAM 공급부족을 자동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다.

고단화가 부족을 심화시키는 두 가지 경로


12단에서 16단으로 전환하면 24Gb Die 기준 Stack당 용량은 36GB에서 48GB로 33.3% 증가한다. 같은 수의 Stack을 사용하는 가속기라면 GPU당 DRAM Die와 HBM Content도 같은 비율로 늘어난다.

여기에 수율 문제가 더해진다. 16단은 더 얇은 Die, 더 많은 TSV와 Bonding Interface, Warpage와 열 관리, 적층 정밀도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16단이라는 이유만으로 동일한 HBM Bit당 Wafer가 기계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수율이 완전히 같다면 필요한 Core Die와 Wafer의 관계는 달라지지 않는다.

실제 부담은 다음 두 가지가 함께 작용하면서 발생한다.

  • 가속기당 HBM 탑재량이 증가하는 Content Effect

  • 적층·패키징 수율 하락으로 필요한 투입량이 증가하는 Yield Effect


특히 공정 후반에 불량이 발생하면 이미 투입된 16개의 Known Good Die와 Base Die, 패키징 공정의 누적가치가 함께 손실된다. 따라서 판매 가능한 HBM 1bit를 생산하기 위한 실질적인 Wafer와 제조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

수급모델이 보여주는 결론


2027~2029년 DRAM 공급부족이 지속되는 핵심은 단순히 HBM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2027년에는 HBM4 12단 전환으로 혼합 Trade Ratio가 3.75배까지 높아진다. 2028년에는 16단이 도입되면서 4.10배, 2029년에는 16단 비중이 20%까지 확대되며 4.20배로 상승한다.

그 결과 전체 Wafer-equivalent 수요는 82.24EB → 119.20EB → 157.36EB로 증가한다. 공급도 65.05~66.61EB → 89.64~91.78EB → 114.09~116.76EB로 늘어나지만 수요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따라서 공급 충족률은 **79.1~81.0% → 75.2~77.0% → 72.5~74.2%**로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



이 숫자의 정확한 소수점보다 중요한 것은 인과관계다.

Agent Traffic 증가
→ HBM 용량과 동시성 가치 상승
→ 12단·16단 고단화
→ 가속기당 DRAM Die 증가
→ Trade Ratio와 Yield Loss 상승
→ 일반 DRAM 공급능력 잠식
→ 2027~2029년 DRAM Wafer 부족 지속


고단화와 동시에 2027년 HBM4/4E부터 본격 시작 될 Customizing HBM은 이 부족한 공급을 다시 고객별로 분절시킨다. 같은 HBM4라도 Base Die, Interface, 전력과 Thermal 조건, 고객인증이 다르면 다른 고객에게 즉시 전환하기 어렵다.

결국 단순한 시장 전체 공급부족이 고객별 인증된 공급부족으로 바뀐다. 메모리 업체는 제한된 Wafer와 Packaging을 어느 고객에게 배분할지 결정하고, 범용 DRAM 생산을 포기하는 기회비용과 개발·인증비용을 계약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2027~2029년의 핵심은 신규 Fab이 얼마나 많이 발표되는지가 아니다. 늘어난 Wafer가 HBM 고단화로 발생하는 Content 증가와 Yield Loss를 따라잡을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현재 가정에서는 그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 이것이 DRAM과 HBM 공급부족이 신규 Fab 가동 이후에도 쉽게 풀리지 않고, 메모리 IDM 3사의 가격결정력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다고 보는 근거다.

=끝

생각정리 403 (* From Wafer Allocation to HBM Earnings)

현재 진행중인 급락이 유동성 부족에 따른 Liquidation이 맞다면, 어디까지 빠질지 예측하는건 사실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영역이지 않나 싶다.




https://t.me/TNBfolio
패를 까보지도 않고 이제와서 fold를 친다고? 


그러니 오늘도 시장의 소음보다는 SEC, SKH HBM 관련 계획(*신호)에 좀 더 집중해보고자 한다.


#본문


생각정리 401 — The Price of Successful Agents에서는 2027년 잠재 HBM 수요를 7.69EB, 실제 공급 가능한 출하량을 6.54EB로 추정했다.

여기에 HBM 평균가격 4.44달러/Gb와 회사별 시장점유율을 적용해 메모리 IDM의 HBM 매출과 이익을 계산했다.

이번에는 반대 방향에서 접근해본다.

산업 전체의 HBM 수요와 시장점유율에서 회사별 매출을 배분하는 대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제로 HBM에 할당할 수 있는 Wafer Capacity에서 출발한다.

계산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HBM Wafer Allocation
→ 실제 Wafer 투입량
→ Wafer Level 수율
→ Stack·Package 수율
→ 판매 가능한 HBM Bit
→ HBM 매출
→ HBM 영업이익

수요가 아무리 많아도 실제로 Wafer를 투입하고, 적층과 패키징을 거쳐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물량 이상으로 매출을 인식할 수는 없다.

따라서 2027년과 2028년 HBM 실적에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시장점유율보다 각 회사가 어느 공장의 어느 라인에서 HBM Wafer를 얼마나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서 먼저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삼성전자의 2027년 월 25만 장은 업계 보도를 통해 확인되는 전망치다. 반면 SK하이닉스의 2027년 월 27만 장은 회사가 제시한 계획이나 확인된 보도 수치가 아니다.

M15X와 기존 라인 전환, 용인 Y1의 초기 Ramp-up을 합산해 계산한 자체 Driver Scenario다.


1. Wafer Capacity를 볼 때 구분해야 할 숫자


HBM Capacity를 계산할 때는 공장 규모와 실제 생산량을 구분해야 한다.

기사에서 월 10만 장 규모의 신규 Line이 들어온다고 해도 해당 Capacity가 가동 첫날부터 전부 HBM 출하량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장비반입 이후 Setup과 시생산, 공정인증, 수율 안정화와 고객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후에도 TSV와 적층, 패키징 Capacity가 부족하면 전공정에서 생산한 Wafer 전부를 완제품 HBM으로 출하할 수 없다.

따라서 Capacity는 다음과 같이 나눠서 봤다.

  • 설계 Capacity: 장비를 모두 채웠을 때 가능한 최대 Wafer 투입량

  • 설치 Capacity: 해당 시점까지 실제 장비가 들어온 생산능력

  • 가동 Capacity: 수율과 가동률을 반영한 실질 생산능력

  • 연평균 HBM Wafer 투입량: 연중 Ramp-up과 제품배분을 반영한 평균 투입량


이번 모델의 SK하이닉스 월 27만 장, 삼성전자 월 25만 장은 연말 기준 최대 Capacity가 아니라 2027년 연중 Ramp-up을 반영한 연평균 HBM Wafer 투입량이다.

여기서 말하는 HBM Wafer는 HBM Core Die를 생산하기 위한 DRAM 전공정 Wafer다.

Logic Base Die를 생산하는 Foundry Wafer와 TSV, Bonding, 적층·패키징 Capacity는 별도로 본다.

후공정 공장이 증설되더라도 DRAM Wafer 투입량이 직접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후공정 Capacity가 부족하면 전공정에서 Wafer를 늘려도 최종 HBM 출하량은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함께 확인해야 한다.


2. 산업 전체 HBM Wafer 비중은 약 30%까지 상승할 수 있다


TrendForce는 상위 메모리 3사의 전체 DRAM Wafer 투입량 가운데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말 18%, 2026년 말 22%, 2027년 말 **30%**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Bit 기준 비중은 같은 기간 8%, 9%, 13%로 예상했다. HBM의 높은 Trade Ratio 때문에 Wafer 비중이 Bit 비중보다 훨씬 빠르게 올라가는 구조다.

다만 이 30%는 상위 3사 전체의 평균 전망이다.

이를 SK하이닉스 개별 Capacity에 그대로 적용해 SK하이닉스의 HBM Wafer를 계산할 수는 없다.

회사별 HBM 비중은 고객 Mix와 시장점유율, 제품수율, 일반 DRAM 생산전략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SK하이닉스의 Wafer 추정은 산업 평균 비중이 아니라 실제 Fab 증설과 기존 Line 전환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계산했다.


3. SK하이닉스의 HBM Wafer Allocation


이번 모델에서 적용한 SK하이닉스의 HBM Wafer 투입량은 다음과 같다.



2026년 월 18만 장과 2027년 월 27만 장은 SK하이닉스가 공식적으로 제시한 Capacity가 아니다.

기존 HBM 생산기반과 M15X Ramp-up, 기존 Line의 HBM Allocation 확대, 용인 Y1의 초기 기여를 합산한 자체 추정치다.

이 가운데 외부에서 가장 명확하게 확인되는 증설은 M15X다.

M15X


SK하이닉스는 M15X에서 HBM4용 1b DRAM Wafer 투입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2026년 2월 시작한 것으로 보도됐다.

초기 투입량은 월 약 1만 장이며, 이후 2026년 중 수만 장 수준으로 확대되는 일정이다.

TrendForce가 2026년 6월 인용한 업계 전망에 따르면 M15X의 Capacity는 2026년 월 약 4만 장에서 2027년 약 8만 장까지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M15X는 2027년 SK하이닉스 HBM Wafer 증가의 중심이다.

다만 월 8만 장은 M15X의 2027년 Capacity 전망이다. 2026년에도 이미 일부 Wafer가 투입되기 때문에 월 8만 장 전체를 2027년 순증분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이번 모델에서는 2026년 평균 가동수준과 2027년 Ramp-up 차이를 고려해, M15X가 2027년 HBM Wafer에 추가로 기여하는 물량을 월 5만 장으로 가정했다.

2028년에는 이미 상당 부분 Ramp-up이 진행된 상태이므로 추가 기여량을 월 1만 장으로 낮췄다.

기존 이천·청주 DRAM Line


나머지 증가분은 기존 이천·청주 DRAM Line의 선단공정 전환과 HBM Allocation 확대에서 나온다.

신규 Cleanroom을 추가하지 않더라도 일반 DRAM에 사용하던 1b·1c Wafer를 HBM Core Die로 전환하면 HBM Wafer 투입량은 증가한다.

이번 모델에서는 기존 Line의 공정전환과 HBM 배분 확대로 2027년 월 3만 장, 2028년 월 5천 장 정도가 추가되는 것으로 계산했다.

이는 특정 공장의 신규 설비계획으로 확인된 숫자가 아니다.

기존 DRAM Wafer 가운데 HBM으로 이동하는 물량을 추정한 모델 가정이다.

용인 Y1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Y1의 첫 Cleanroom 개방시점은 당초 2027년 5월에서 2027년 2월로 앞당겨졌다.

장비설치도 2027년 2월부터 시작될 예정으로 전해졌다.

초기 월 2만 장, Cleanroom당 월 5만 장과 같은 구체적인 수치는 회사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생산계획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모델에서는 이를 확정 Capacity로 사용하지 않고, Y1 초기 Ramp-up을 반영하기 위한 모델 가정으로만 사용했다.

2027년에는 Cleanroom 개방과 장비 Setup, 시생산, 1c DRAM 수율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다.

이를 고려해 Y1이 2027년 연평균 HBM Wafer에 기여하는 물량을 월 1만 장으로 가정했다.

2028년에는 추가 장비반입과 가동률 상승을 반영해 전년보다 월 2만5천 장 정도 추가되는 것으로 계산했다.

SK하이닉스 HBM Wafer Bridge


결국 SK하이닉스의 2027년 월 27만 장은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2026년 HBM Wafer 약 180K

  • M15X 50K

  • 기존 Line 전환 30K

  • 용인 Y1 10K
    = 2027년 약 270K WPM**

이 숫자는 확인된 회사 계획이 아니라, 각 증설 Driver를 합산한 자체 시나리오다.

따라서 M15X가 계획대로 월 8만 장까지 올라가지 못하거나 Y1의 Ramp-up이 지연될 경우 실제 HBM Wafer 투입량은 월 24만~25만 장 수준에 머물 수 있다.


4. SK하이닉스 P&T7은 Wafer보다 출하 Bottleneck을 해소한다


청주 P&T7은 HBM Core Die를 생산하는 전공정 Fab이 아니다.

M15X 등에서 생산된 DRAM Die를 검사하고 적층·패키징해 HBM 완제품으로 만드는 후공정 생산기지다.

P&T7의 Wafer Test Line은 2027년 10월, Wafer Level Package Line은 2028년 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P&T7 가동을 HBM Wafer에 월 몇만 장이 추가되는 것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대신 M15X와 용인 Y1에서 늘어나는 HBM Core Die가 적층·테스트 병목 때문에 출하되지 못하는 위험을 낮춰준다.

생산의 흐름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M15X·용인 Y1 Wafer 증가
→ HBM Core Die 생산 증가
→ P&T7 Wafer Test·Packaging
→ 판매 가능한 HBM 출하량 증가


2027년에는 P&T7의 기여가 제한적이지만, 2028년부터는 M15X와 용인 Y1 증설분을 실제 완제품 출하로 전환하는 핵심설비가 될 가능성이 높다.


5. 삼성전자의 HBM Wafer Allocation


삼성전자는 2027년 월평균 HBM Wafer 투입량을 2026년 약 18만 장에서 25만 장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도됐다.

동시에 전체 HBM 출하량 가운데 HBM4와 HBM4E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약 40%에서 2027년 약 **80%**로 상승할 전망이다.

여기서 80%는 생산 Capacity 비중이 아니라 제품별 출하량 비중이다.

이번 모델에서는 보도된 월 25만 장을 2027년 연평균 HBM Wafer 투입량으로 적용했다.

2028년에는 P4 추가 Ramp-up과 P5 초기 기여를 반영해 월 30만 장으로 높였다.


평택 P4


삼성전자는 평택 P4에 HBM4용 1c DRAM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보도에 따르면 P4에는 2027년 1분기까지 월 10만~12만 장 규모의 1c DRAM 생산설비가 구축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26년에도 이미 월 6만~7만 장 수준의 1c DRAM Capacity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P4의 월 10만~12만 장을 전부 2027년 HBM Wafer 순증으로 잡지는 않았다.

기존 1c Capacity와의 중복, 장비 Setup과 초기 Ramp-up, 일반 DRAM 생산 가능성을 감안해 P4가 2027년 연평균 HBM Wafer에 추가로 기여하는 물량을 월 6만 장으로 적용했다.

나머지 월 1만 장은 기존 평택·화성 DRAM Line의 HBM Allocation 확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계산했다.

평택 P5 Ph1


P5 Ph1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HBM 생산을 위한 중장기 Capacity로 거론되고 있다.

ZDNet Korea는 삼성전자가 P5 Ph1의 장비반입 시점을 당초 2027년 3분기에서 2027년 2분기, 구체적으로는 5~6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장비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의 확정 공시가 아니라 단일 매체가 보도한 추진계획이다.

실제 장비반입 시점과 제품배분은 투자환경과 시장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P5는 HBM 생산의 중장기 핵심거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2027년 장비반입이 곧 2027년 대규모 HBM 출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장비 Setup과 시생산, 수율 안정화를 고려하면 실제 HBM Wafer 기여는 2028년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

이번 모델에서는 P5 Ph1이 2028년 연평균 HBM Wafer에 월 2만5천 장 정도 기여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제시한 생산계획이 아니라 초기 Ramp-up을 반영한 자체 추정치다.

삼성전자 HBM Wafer Bridge


삼성전자의 2027년 월 25만 장은 업계 보도치와 일치하지만, 공장별 증가분 배분은 자체 추정이다.


6. 삼성전자 천안·온양 후공정 증설


삼성전자는 천안과 온양을 중심으로 HBM 후공정 Capacity를 확대하고 있다.

천안 투자는 신규 Fab을 처음부터 짓는 형태라기보다, 기존 삼성디스플레이 LCD 공장을 반도체 패키징 시설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다.

2024년 11월 체결된 업무협약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해당 건물에 2027년 12월까지 HBM용 첨단 패키징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를 신규 HBM DRAM Wafer Capacity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천안·온양 투자는 P4와 P5에서 생산한 HBM Core Die를 TSV, 적층, Bonding과 테스트를 거쳐 완제품으로 전환하는 Capacity다.

삼성전자가 HBM 공정용 Glass Carrier 외주 세정물량을 2026년 월 2만 장에서 2027년 월 5만 장으로 늘리려는 움직임도 후공정 처리물량 확대를 보여주는 선행지표로 볼 수 있다.


7. 공장별 증설을 연도별로 정리하면



정리하면 2027년 전공정 증설은 SK하이닉스의 M15X, 삼성전자의 P4가 중심이다.

용인 Y1과 P5는 2027년에 Cleanroom 개방 또는 장비반입이 시작되지만, 실제 실적 기여는 2028년에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후공정에서는 SK하이닉스 P&T7과 삼성전자 천안·온양 투자가 늘어난 HBM Core Die를 완제품 출하량으로 전환한다.



8. Wafer 투입량을 HBM 출하량으로 변환하는 방법


Wafer 투입량과 HBM 매출을 연결하려면 Wafer에서 생산된 모든 Die가 판매 가능한 HBM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반영해야 한다.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HBM 최종 유효 수율
= Wafer Level 수율 × Stack·Package 수율

앞선 글에서 사용한 Wafer Level 수율은 **83.7%**다.

회사와 제품별 Stack·Package 수율은 다음과 같이 적용했다.


SK하이닉스는 HBM4의 양산수율과 품질이 성숙단계에 진입한 5세대 HBM3E와 근접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수율이 완전히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HBM4가 초기양산 단계라는 이유만으로 수율을 지나치게 낮게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과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HBM의 Margin이 약 60%, 일반 메모리의 Margin이 약 80%까지 상승한 상황을 언급하며 일반 DRAM 가격상승으로 두 제품 사이의 수익성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HBM과 일반 DRAM의 Wafer 배분을 판단할 때 기회비용을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HBM4는 I/O가 1,024개에서 2,048개로 증가하고 Logic Base Die가 적용되면서 생산난도가 높아졌다.

다만 생산난도가 높아졌다는 것과 원가가 판매가격만큼 상승한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이를 반영해 계산한 판매 가능한 HBM 출하량은 다음과 같다.


2027년 두 회사의 합산 출하량은 약 4.93EB다.

생각정리 401에서 추정한 전체 HBM 출하량 6.54EB 가운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약 75%를 담당하는 구조다.

나머지 물량을 마이크론과 기타 공급사가 담당한다고 보면 전체 산업 공급량과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9. SK하이닉스 Wafer 가정의 민감도


SK하이닉스 월 27만 장은 공장별 증설을 합산한 자체 추정이기 때문에 단일 숫자로 확정하기보다 범위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Bear Case는 M15X Ramp-up과 Y1 초기 가동이 예상보다 느린 경우다.

Bull Case는 M15X가 월 8만 장 수준에 조기 안착하고 기존 Line의 HBM 전환과 Y1 장비투입이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다.

결국 SK하이닉스의 2027년 HBM 실적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숫자는 시장점유율보다 M15X 실제 월 Wafer 투입량과 Y1 Ramp-up 속도다.


10. HBM 가격 가정


HBM 매출은 다음과 같이 계산했다.

HBM 매출
= 판매 가능한 HBM 출하량 × 8 × ASP/Gb × 원·달러 환율

2027년 평균 HBM ASP는 생각정리 401과 동일하게 4.44달러/Gb, 2028년은 HBM4E 비중 확대를 반영해 4.73달러/Gb를 적용했다.

환율은 달러당 1,350원으로 고정했다.

Citi는 HBM4 12단 가격이 2026년 약 2달러/Gb에서 2027년 4~5달러/Gb로 상승할 가능성을 전망했다.

마이크론도 2026년 9월 30일 실적발표에서 2027년 HBM Bit 공급량의 대부분에 대한 계약을 완료했으며, 가격이 2026년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HBM4 가격이 HBM3E보다 3배에 근접한다는 전망은 아직 모든 고객과 공급사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최종 계약가격이 아니다.

Citi의 리서치 전망과 업계의 협상 제안가를 바탕으로 한 상단 시나리오에 가깝다.

고객, 속도, 적층단수, 물량과 계약기간에 따라 실제 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매출은 HBM4 가격이 실제로 4~5달러/Gb 구간에서 체결되는 경우의 Driver Scenario다.


11. HBM 영업이익 추정


HBM 영업이익은 출하량과 ASP에서 제품별 제조원가와 배부 영업비용을 차감해 계산했다.

HBM 영업이익
= 판매 Bit × (HBM ASP/Gb - HBM 영업비용/Gb)

여기서 HBM의 Trade Ratio는 Wafer Allocation과 가격 하단을 계산할 때 사용한다.

HBM 한 Bit를 생산하기 위해 일반 DRAM보다 몇 배 많은 Wafer가 필요한지를 보여주고, 같은 Wafer를 일반 DRAM에 투입했을 때 포기해야 하는 이익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변수다.

다만 일반 DRAM에서 포기한 잠재이익은 HBM의 회계상 제조원가와 같지 않다.

Wafer Allocation 단계에서 HBM 생산을 늘린 만큼 일반 DRAM 생산량을 이미 줄였다면, 그 기회비용을 HBM 영업비용에 다시 포함할 경우 같은 비용을 두 번 차감하게 된다.

HBM3E의 ASP를 약 1.50달러/Gb, 영업이익률을 **60%**로 보면 영업비용은 약 0.60달러/Gb로 역산된다.

HBM3E 영업비용/Gb
= $1.50 × (1-60%)
= $0.60

HBM4부터 I/O 증가와 Logic Base Die, TSV 및 패키징 난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비용은 증가한다.

그러나 HBM4 가격이 HBM3E보다 약 3배에 근접하는 시나리오에서 생산원가까지 3배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계산에서는 초기수율과 고급 패키징, Base Die, 감가상각과 배부 영업비용을 포함해 2027년 Blended 영업비용을 SK하이닉스 1.00달러/Gb, 삼성전자 1.10달러/Gb로 적용했다.

2028년에는 공정학습 효과가 나타나지만 HBM4E 비중도 상승하기 때문에 각각 1.01달러/Gb, 1.10달러/Gb로 계산했다.


HBM4 ASP가 4.44달러/Gb인데 OPM을 60%로 적용하려면 영업비용은 1.78달러/Gb까지 상승해야 한다.

이는 HBM3E에서 역산한 0.60달러/Gb의 약 3배다.

HBM4의 생산난도와 Base Die 비용이 높아지더라도 수율이 성숙단계의 HBM3E에 근접하고 있다면 비용이 판매가격과 같은 비율로 상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OPM 70%대 중후반 역시 HBM4 가격이 실제로 4~5달러/Gb에 체결되고 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우의 상단 시나리오다.

가격협상 결과가 3달러대에 머무르거나 HBM4E 초기수율이 예상보다 낮으면 실제 OPM은 이보다 낮아질 수 있다.


12. 생각정리 401과 무엇이 달라졌는가


생각정리 401에서는 전체 HBM 출하량에 회사별 시장점유율을 적용했다.

2027년 HBM 출하량 6.5365EB에 SK하이닉스 42%, 삼성전자 35%를 적용하면 각각 2.75EB, 2.29EB가 나온다.

이번 계산에서는 시장점유율이 아니라 회사별 Wafer Allocation에서 출발했다.

그 결과 SK하이닉스의 2027년 출하량은 2.75EB에서 2.65EB로 소폭 낮아졌고, 삼성전자는 2.29EB에서 2.28EB로 거의 동일하게 나왔다.


따라서 401과 이번 Bottom-up 추정의 매출 차이는 크지 않다.

다만 삼성전자의 월 25만 장은 업계 보도와 직접 연결되지만, SK하이닉스 월 27만 장은 공장별 증설을 합산한 자체 추정이다.

향후 M15X와 Y1의 실제 Wafer 투입량이 확인되면 SK하이닉스의 출하량과 매출을 우선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영업이익은 일반 DRAM의 기회비용과 HBM의 회계상 원가를 분리하면서 높아졌다.


2028년 매출 추정은 유지하고 영업비용과 OPM만 수정했다.




13. 앞으로 확인해야 할 변수


첫 번째는 M15X의 실제 월 Wafer 투입량이다.

2027년 약 8만 장 전망이 실제 설치 Capacity인지, 평균 Wafer 투입량인지, 그리고 그중 HBM용 1b·1c DRAM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는 용인 Y1의 초기 장비투입 규모다.

2027년 2월 Cleanroom 개방과 장비설치는 확인되지만, 실제 월 Wafer 투입량은 아직 불확실하다.

세 번째는 삼성 P4의 10만~12만 장 가운데 HBM에 할당되는 비중이다.

1c DRAM Capacity가 증가해도 일부가 일반 Server DRAM으로 사용되면 HBM Wafer 증가는 예상보다 작아질 수 있다.

네 번째는 P5 Ph1의 실제 장비반입과 양산시점이다.

현재까지 확인되는 것은 장비반입을 2027년 2분기로 앞당기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단일 매체 보도다. 2028년 HBM Wafer 기여량은 아직 자체 가정에 가깝다.

다섯 번째는 후공정 Ramp-up이다.

P&T7과 천안 패키징 설비가 계획대로 가동되지 않으면 전공정 Wafer 증가가 완제품 HBM 출하량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

여섯 번째는 HBM4 실제 계약가격이다.

4~5달러/Gb는 Citi의 2027년 전망과 협상가격을 반영한 상단 가정이다. 최종 가격이 3달러대로 결정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크게 낮아진다.


14. 정리


2027년 HBM 평균 Wafer 투입량을 SK하이닉스 월 27만 장, 삼성전자 월 25만 장으로 가정했다.

다만 두 숫자의 근거는 다르다.

삼성전자 월 25만 장은 2026년 9월 업계 보도를 통해 확인되는 전망치다.

SK하이닉스 월 27만 장은 M15X와 기존 Line 전환, 용인 Y1의 Ramp-up을 합산한 자체 Driver Scenario다.


2027년 전공정 증설의 중심은 SK하이닉스의 M15X와 삼성전자의 P4다.

용인 Y1과 평택 P5는 2028년 이후의 공급상단을 결정하고, P&T7과 천안·온양 후공정 투자는 늘어난 Wafer가 실제 판매 가능한 HBM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생각정리 401과 비교하면 매출 추정의 차이는 크지 않다.

다만 이번 Bottom-up 계산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SK하이닉스 월 27만 장이 실제로 확인되는가에 있다.

M15X가 2027년 월 8만 장 수준에 안착하고 기존 Line의 HBM 전환과 Y1 초기 가동이 계획대로 진행돼야 월 27만 장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끝

생각정리 402 (* Europe’s Rightward Turn)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벌어진 폭력사태를 지켜보면서, 유럽의 정치질서가 예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리와 밀라노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약탈과 방화로 번졌다.
독일에서는 청소년 집단폭행 영상이 공개됐고,
영국에서는 소형보트로 들어온 이주민들의 상륙을 막으려는 시민들이 경찰과 충돌했다.

각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은 다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시위는 교육환경과 생활비 문제에서 시작됐으며, 폭력 가담자 전부가 불법 이민자로 확인된 것도 아니다. 영국에서 경찰과 충돌한 사람들 역시 이민자가 아니라 반이민 시위대였다.

그럼에도 이 사건들이 같은 정치적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통제되지 않는 국경과 실패한 사회통합, 악화되는 치안, 이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동시에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통제력을 잃은 국가


10월 17일 프랑스 전역에서 시작된 시위에는 학생과 노동조합, Yellow Vest 세력이 참여했다. 교육환경 개선과 생활비 부담 완화를 요구하던 시위는 급진 좌파와 Black Bloc, 기회주의적 약탈자들이 합류하면서 폭력적으로 변했다.

파리에서는 상점이 약탈당했고 공공시설이 파괴됐다. 일부 상인은 약탈을 멈춰달라고 호소했으며, 주민들이 경찰보다 먼저 상점 앞을 막아서는 장면도 나타났다.

이 장면에서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약탈자의 국적이나 종교가 아니었다. 프랑스 정부가 수도 한복판의 상점과 시민을 제때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프랑스 당국은 폭력의 주축을 급진 좌파 집단과 기회주의적 범죄자로 설명하고 있다. 이번 사태 전체를 불법 이민자 폭동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이 사태가 프랑스의 이민정책과 사회통합 문제에서 완전히 분리된 사건으로 남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

프랑스에서는 교육과 주거, 치안과 이민 문제가 이미 서로 연결돼 있다. 대도시 외곽지역에서 반복되는 문화적 분리와 청소년 범죄는 정부의 통합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워왔다. 이번 사태는 오랫동안 쌓여 있던 불안이 거리로 터져 나온 계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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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를 가장 빠르게 정치적 메시지로 전환한 세력은 마린 르펜과 조르당 바르델라가 이끄는 국민연합이었다.

르펜은 프랑스가 폭력과 정부의 무기력 사이에 갇혔다고 주장했다. 바르델라는 마크롱 정부가 국민을 보호할 능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국가권위와 통치능력의 위기로 규정했다.

유권자가 정부에 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은 안전이다. 정부가 상점과 학교, 거리와 공공건물을 보호하지 못하면 유권자는 더 강한 법 집행을 약속하는 세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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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멜로니 이후에도 이어지는 우경화


밀라노에서도 두오모 일대를 중심으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상점이 파괴되고 약탈당하는 장면도 여러 영상에 담겼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미 조르자 멜로니가 이끄는 우파정부가 집권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우파의 첫 집권보다 멜로니 정부의 치안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멜로니는 평화적 시위를 이용해 혼란을 조장한 조직적 폭력집단을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과 상인, 경찰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정책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는 전면적 국경폐쇄와는 거리가 있다.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합법적 이민은 허용하면서, 불법입국과 범죄에는 강하게 대응하는 방향에 가깝다.

앞으로 유럽 이민정책도 비슷하게 변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에 필요한 인력은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되, 법과 사회규범을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는 체류를 보장하지 않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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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AfD가 흡수하는 사회적 불안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더에서는 한 학생이 약 10명의 청소년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 피해 학생이 쓰러진 뒤에도 가해자들은 머리를 포함한 신체 여러 부위를 계속 걷어찼다.

경찰은 13~15세 용의자 10명을 수사하고 있다. 공개된 국적은 독일·시리아·러시아·폴란드 등이며, 위험한 신체상해와 강도 혐의가 적용됐다.

가해자들의 불법체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독일 학교에서 반복되는 청소년 집단폭력은 이민자 통합정책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밖에 없다.

시민들이 보는 것은 개별 사건의 법률적 분류만이 아니다. 지난 10여 년간 추진된 대규모 이민정책이 독일 사회를 더 안전하게 만들었는지를 묻고 있다.

이 불안을 가장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정당이 AfD다. 기존 정당들이 AfD와의 연대를 거부하더라도 이민과 치안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까지 차단할 수는 없다.

정치시장에서 수요가 계속 존재하는데 상품만 퇴출한다고 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정치권이 답하지 못할수록 AfD가 문제를 독점하는 구조만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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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시민들이 직접 국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10월 4일 소형보트에 타고 있던 이주민 149명이 영국 고스포트에 상륙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약 350명의 반이민 시위대가 현장에 모였고,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12명이 체포됐다.

이 사건에서 경찰과 충돌한 사람들은 이민자가 아니라 반이민 시위대였다. 그럼에도 영국 정부의 국경정책에 대한 불신이 거리충돌로 발전할 정도로 커졌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정부가 국경을 통제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었다면 시민들이 상륙장소까지 몰려갈 이유도 크지 않았을 것이다. 국가를 믿지 못한 시민들이 직접 국경을 지키겠다고 나서고, 국가는 다시 이들을 통제하기 위해 경찰을 투입하는 구조가 나타난 셈이다.

나이절 패라지는 이러한 불신을 정치자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는 Reform UK가 집권하면 망명제도를 최대 5년 동안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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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확인되는 유럽 주요국의 우경화


유럽 정치의 변화를 판단하려면 현장 영상뿐 아니라 실제 지지율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프랑스에서는 르펜이 202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23.15%**를 얻었다. 2026년 9월 Ipsos 조사에서는 모든 대진 구성에서 **34~36%**를 기록했다. 약 4년 사이 지지기반이 10%p 이상 확대된 것이다. info.gouv.fr

독일 AfD는 2025년 총선에서 **20.8%**를 얻었다. 2026년 10월 여론조사 평균은 약 29%, 일부 INSA 조사에서는 **30%**까지 상승했다. CDU·CSU와의 격차도 조사에 따라 7~12%p까지 벌어졌다. The Federal Returning Officer

영국 Reform UK는 2024년 총선에서 **14.3%**를 기록했다. 2026년 여름 한때 **28%**까지 상승했지만, 10월 11~12일 YouGov 조사에서는 **21%**로 내려왔다. 장기적으로는 2024년보다 높지만 최근에는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commonslibrary.parliament.uk

이탈리아 FdI는 2022년 총선에서 **26.0%**를 얻었고, 2026년 10월 평균은 27.6%, SWG 조사에서는 **28%**였다.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급격한 상승이라기보다 집권 이후에도 기존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La Repubblica

네 나라가 모두 같은 속도로 우경화되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강경우파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이탈리아에서는 집권 우파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의 Reform UK는 장기적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조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10여 년 전 주변부에 머물렀던 세력들이 이제 선두권 또는 집권세력으로 이동했다는 큰 흐름은 분명해 보인다.

한눈에 보는 유럽의 정치 지형


아래 자료는 European Policy Centre가 2024년과 2026년 유럽 27개국의 정부 구성을 비교한 지도다. 빨간색은 좌파 주도, 노란색은 자유주의 주도, 파란색은 우파 주도, 연갈색은 강경우파가 소수 연정 파트너로 참여한 정부, 진갈색은 강경우파 주도 정부를 의미한다.



2026년 분류는 좌파 주도 5개국, 자유주의 주도 5개국, 우파 주도 11개국, 강경우파가 소수 파트너로 참여한 정부 3개국, 강경우파 주도 정부 3개국이다.

좌우를 합쳐 이분법적으로 보면 우파 또는 강경우파가 정부를 주도하거나 참여하는 국가가 17개국이다. 다만 이 지도는 2026년 전망 및 당시 정부 구성을 기준으로 한 분석이며, 각국 정당을 일률적으로 극좌와 극우로 분류한 자료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극우정당의 숫자만이 아니다. 중도우파와 자유주의 정당도 이민·치안·국경 문제에서 강경우파의 정책을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정책의 우경화는 지도에 표시된 정당 분류보다 더 넓게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 epc.eu

자료: European Policy Centre – Two years on: Why Europe’s far right keeps growing
실시간 참고: Europe Elects – European Council Tracker

폴란드·헝가리·벨기에가 보여주는 정책의 우경화


프랑스와 독일의 혼란은 폴란드와 헝가리의 강경한 국경정책을 다시 주목받게 했다.

폴란드 총리 도날트 투스크는 다른 국가가 저지른 이민정책의 실패 비용을 폴란드가 부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PiS 소속 도미니크 타르친스키는 프랑스와 폴란드를 직접 비교하며 “프랑스가 아니라 폴란드처럼 하라”고 주장했다.

투스크는 자유주의·중도 성향이고 타르친스키는 보수정당 소속이다. 서로 경쟁하는 정치세력들이 국경통제에서는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헝가리 총리 페테르 머저르도 프랑스에서 나타난 장면들이 엄격한 이민정책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머저르는 오르반을 꺾고 집권했지만 국경정책에서는 기존 강경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집권 N-VA와 더 강경한 플람스 벨랑 사이에 이민정책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집권 우파가 국경 강화를 추진하면 플람스 벨랑은 더 강한 추방정책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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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정당이 모든 선거에서 승리하지 않더라도 정치적 기준점을 오른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들이 주장하던 정책이 중도와 기존 우파정당의 공식정책으로 채택된다면, 정치적 주도권은 이미 이동한 것이나 다름없다.

트럼프와 UAE 외무장관의 경고


2025년 9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제80차 UN 총회에서 유럽의 이민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개방된 국경이라는 실패한 실험을 끝내야 한다며 유럽 지도자들에게 “여러분의 나라가 망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적으로 올바르게 보이려는 태도가 유럽의 문화와 국가정체성을 훼손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보다 앞선 2017년에는 UAE 외무장관 압둘라 빈 자이드 알나하얀이 비슷한 경고를 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이 Political Correctness에 빠져 필요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자신들이 중동 사람들보다 중동과 이슬람을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Pure Ignorance”라고 표현했다.

이 발언은 모든 무슬림을 위험한 집단으로 규정한 내용이 아니었다. 유럽이 일반 무슬림과 정치적 이슬람주의, 정상적인 종교활동과 급진주의 조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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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al Correctness가 놓친 것


Political Correctness의 출발점은 개인을 인종과 종교, 성별과 출신으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었다. 유럽이 전쟁과 식민지배, 인종주의의 역사를 반성하며 소수자를 보호하려 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소수자를 보호하는 원칙이 현실을 설명하는 언어까지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문화적 통합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질문하면 극우로 몰렸다. 이민정책의 재정비용을 묻는 사람은 혐오주의자로 취급됐다. 범죄와 급진화가 반복돼도 이를 이민정책과 연결해서 말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됐다.

개인의 범죄를 전체 이민자에게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반복되는 문제를 모두 개인적 일탈로만 설명하는 태도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

특정 지역과 학교에서 폭력과 종교적 급진화가 반복된다면 국가는 통합정책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 질문을 막으면 가장 극단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세력만 해당 문제를 독점하게 된다.

결국 Political Correctness가 극우의 성장을 막은 것이 아니라, 극우가 성장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을 만들어준 셈이다.

남미 다음은 유럽인가


이전에 브라질을 중심으로 남미의 우경화 흐름과 좌경화된 경제정책이 남긴 비용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다.

생각정리 388 (* The Cost of Equality, Brazil, Korea Politics)

남미에서는 재정지출과 보조금, 가격통제와 정책금융이 누적되면서 물가와 금리, 통화가치와 정부부채에 부담을 남겼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유권자들은 선한 의도보다 정책의 실제 결과를 묻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비슷한 변화가 국경과 치안, 문화적 통합 문제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모든 이민을 중단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은 아니다.
노동력이 부족한 유럽경제에는 일정한 이민이 필요하다.
다만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어떤 기준을 적용할지, 범죄자와 망명 기각자를 실제로 추방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수용 규모만 늘리면 인도주의 정책은 지속되기 어렵다. 주거와 교육, 의료와 치안에 발생하는 비용이 기존 시민에게 집중되면 반발은 결국 정치적 우경화로 나타난다.

글을 마치며


최근 제주 무사증 제도를 악용한 불법체류와 내륙 밀입국 사례를 보면서, 유럽이 오랫동안 외면했던 경고가 더 이상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제주 무사증 제도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입국을 허용하면서 체류와 출국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다면 관광정책을 넘어 치안과 국경관리의 문제가 된다.

SBS 보도에 따르면 제주 무사증 입국 후 불법체류 상태가 된 외국인은 2023년 이미 1만 명을 넘어섰고, 2026년에는 8월까지 1만2천 명에 육박했다. 여객선과 화물차의 택배상자, 아이스박스와 비밀공간에 숨어 내륙으로 이동하려던 사례도 적발됐다.

반면 지난 5년 동안 해양경찰이 적발한 인원은 1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검거가 가장 많았던 해에도 적발률은 0.4% 이하였다. 법무부는 체류기한이 임박한 무사증 입국자를 별도로 추적하는 시스템도 없다고 설명했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8792059

불법체류자가 모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외국인 전체를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불법입국과 체류자격 위반을 방치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져서도 안 된다.

내가 걱정하는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진보·좌파 정치세력은 포용과 다양성, 인권과 차별금지를 강조한다. 필요한 가치이지만, 국경관리와 법 집행에 대한 문제 제기까지 혐오와 차별로 몰아간다면 유럽의 Political Correctness가 반복될 수 있다.

유럽 역시 노동력 부족과 인도주의를 명분으로 이민자들을 받아들였다. 문제는 유입 규모가 통합능력을 넘어선 뒤에도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치안 불안을 제기한 시민을 극우로 규정한 결과, 오히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강경우파의 성장을 불러왔다.

한국이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할 필요는 없다.

국경관리 강화를 요구하는 것은 외국인 혐오가 아니다. 합법적으로 일하고 세금을 내는 외국인과 제도를 악용하는 불법체류자를 구분하자는 요구에 가깝다. 이 구분에 실패하면 성실하게 살아가는 외국인까지 함께 의심받게 된다.

제주에서 나타나는 제도의 빈틈은 아직 통제할 수 있는 초기 경고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고마저 차별과 혐오라는 말로 덮어버린다면 더 큰 치안 비용과 정치적 반작용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빨리 다음 총선, 대선이 왔으면 하는 바램..)

=끝

2026년 10월 18일 일요일

생각정리 401 (* The Price of Successful Agents)

SK HYNIX HBM
SK HYNIX (HBM)


윈터(?) 뭐시기 보고서가 나왔을때 SKH 주가 

이전 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기회가 왔을 때 나는 왜 과감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Macro와 대외변수는 매번 이름만 바꿔가며 좋은 기업을 싸게 살 기회를 줬다.
그런데 정작 봐야 할 기술, 산업의 발전 방향과 기업의 Earnings에는 충분히 집중하지 못했다.

주가가 오르면 기업과 산업의 펀더멘털을 낙관하고,
주가가 떨어지면 뒤늦게 비관적인 설명을 덧붙이는 시장의 소음에도 자주 흔들렸고, 

계속해서 잘못된 정보를 마치 귀중한 내부정보인 것마냥 우리 귀에 속삭이는 외부인을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주요했던건 시장의 소음과 신호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던 내 부족함이었지 않나 싶다.

(*아직 외부 ㅈ문가들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가 가시지않은 이유..)

돌이켜보면 그 과정에서 10배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기회를 여러 번 놓쳤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시장의 소음과 기업의 신호를 명확히 구분하고,
주가의 움직임보다 실제 Earnings가 어디에서 만들어지고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에 조금 더 집착해보려 한다.

HBM Demand & Memory Earnings Reset


최근 Rubin의 HBM 구성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남았다.

HBM 공급이 부족하고 가격까지 빠르게 오른다면 NVIDIA는 GPU 한 대에 들어가는 HBM을 줄여서라도 더 많은 GPU를 판매하려 하지 않을까.

실제로 Rubin을 둘러싸고 HBM4 8단 De-spec 가능성이 거론됐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한된 HBM으로 더 많은 GPU를 구성할 수 있다면 NVIDIA의 매출과 절대이익은 커질 수 있다.

그런데 NVIDIA가 공개한 Rubin의 중심 사양은 12단 HBM4를 활용한 최대 288GB 구성이다. NVIDIA, Rubin GPU Architecture.

24Gb 다이를 8단과 12단으로 각각 쌓으면 용량은 다음과 같이 달라진다.


8단을 사용해도 Interface 수와 전송속도를 유지한다면 대역폭이 용량과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공급이 부족할 때 8단으로 GPU 생산대수를 늘리려는 논리는 충분히 성립한다.

그럼에도 12단 288GB가 중심이 된 이유는 Agent가 요구하는 메모리의 성격에서 찾아볼 수 있다.

Agent는 질문 한 번에 답변 한 번을 생성하고 끝나지 않는다. 작업계획을 세우고, 자료를 찾고, 외부 도구를 호출하고, 결과를 검증한 뒤 다시 추론한다.

작업시간이 길어질수록 유지해야 하는 Context와 KV Cache가 커지고, 여러 Agent가 동시에 움직일수록 필요한 메모리 용량도 증가한다.

192GB로 낮추면 제한된 HBM으로 더 많은 GPU를 생산할 수 있다. 반면 긴 Context와 높은 동시성이 필요한 Agent 서비스에서는 GPU 한 대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작업량이 줄어들 수 있다.

결국 NVIDIA가 비교해야 하는 것은 단순한 GPU 출하대수가 아니다.

HBM을 줄여 더 많은 GPU를 판매하는 효과와,
VS
충분한 HBM을 탑재해 각 GPU가 더 많은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게 만드는 효과를

함께 계산해야 한다.

NVIDIA는 Rubin을 Agentic AI의 실행방식에 맞춰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Inference의 Decode 단계가 근본적으로 메모리 서브시스템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더 큰 Context Window와 KV Cache, 높은 동시성을 지원하려면 충분한 메모리 용량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12단 자체가 대역폭을 높여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해진 HBM Interface 수 안에서 288GB의 용량을 확보해 Agent가 사용할 수 있는 작업공간을 넓혀준다.

비싼 GPU를 한 대 더 판매하는 것만큼이나, 이미 판매한 GPU가 더 많은 유료 작업을 끝내도록 만드는 가치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Astra를 직접 사용하면서 내가 체감한 것도 비슷했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생각하고 자료를 찾으며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모델이 이전보다 메모리를 얼마나 더 많이 사용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런데 사용할수록 조금 다른 부분에 눈길이 갔다.

답변 하나를 잘하는 것과 처음 요청한 조건을 유지하면서 복잡한 작업을 끝까지 완성하는 것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있었다.

자료를 잘 찾아오다가도 처음의 요구사항을 놓치고, 계산을 수정하면서 앞서 작성한 내용을 없애고, 긴 작업에서는 이미 확인한 내용을 다시 조사하기도 한다. 개별 단계에서는 제법 똑똑해 보이는데 전체 결과물을 받아보면 사람이 다시 손봐야 하는 일이 남는다.

결국 내가 돈을 지불하는 대상은 AI가 얼마나 많은 Token을 생성했는지가 아니라, 그 작업을 얼마나 제대로 끝냈는지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Agent의 경제성과 메모리의 가치가 연결된다.

작업을 성공시키는 능력의 가치가 커질수록, 작업의 맥락을 유지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때 전달하는 메모리의 가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생각을 Agent의 작업 성공률과 HBM 수요, HBM 생산에 필요한 Wafer, 메모리 IDM이 요구할 수 있는 가격, 그리고 메모리 3사의 이익까지 연결해본다.

앞선 글의 기술적 배경은 아래 글로 갈음한다.


앞선 글들이 HBM의 Wafer와 가격, 이익을 다뤘다면 이번 글에서 새롭게 연결하려는 것은 그 수요의 출발점이다.

Agent가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를 Token이 아니라 성공적으로 완료한 작업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왜 더 많은 Context와 메모리가 필요한지 조금 더 분명해진다.


1. Agent는 성공한 작업 하나에 얼마가 드는지를 봐야 한다


일반적인 Chatbot에서는 답변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사람이 내용을 읽고 적당히 수정해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Agent에 맡기려는 업무는 자료 조사에서 계산, 문서 작성과 검증까지 여러 단계로 이어진다. 중간에 조건 하나를 잘못 이해하면 뒤의 작업이 전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때 비용에는 Token 사용료만 들어가지 않는다.

재시도에 사용한 연산비용과 사람이 오류를 찾는 시간, 결과물을 다시 만드는 시간까지 포함된다.

이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성공한 작업당 기대비용 = 시도당 평균 비용 ÷ 작업 성공률

시도당 비용이 1달러이고 성공률이 50%라면 성공한 작업 하나를 얻는 데 드는 기대비용은 2달러다.

반대로 시도당 비용이 1.2달러로 높아지더라도 성공률이 80%까지 올라가면 기대비용은 1.5달러로 낮아진다. 동일한 조건으로 독립적인 재시도가 가능하다고 가정한 계산이다.


한 번 실행하는 비용은 비싸졌지만 제대로 끝낸 결과물을 얻는 비용은 낮아진 셈이다.

기업이 실제 업무를 Agent에게 맡기기 시작하면 이 차이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조금 더 저렴한 모델을 사용하고 사람이 계속 고치는 것보다,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끝까지 완성하는 모델을 사용하는 편이 유리해지는 구간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단계로 이어지는 작업에서는 작은 신뢰성 차이도 누적된다.

각 단계가 독립적이고 모든 단계가 성공해야 한다는 단순한 조건에서는 전체 작업 성공률을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전체 작업 성공률 = 단계별 성공률^작업 단계 수


실제 Agent는 오류를 발견해 수정하거나 일부 단계만 다시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표를 실제 서비스 성공률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다만 긴 작업에서는 작은 오류가 반복될수록 재작업과 검증비용이 빠르게 커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Agent의 발전을 보면서 메모리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업의 맥락을 유지하는 능력이 실제 서비스의 경제성을 바꾸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2. Context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붙잡아두는 작업기억이다


안드레이 카파시는 LLM의 Context Window를 작업기억에 비유했다. 모델이 현재 질문에 답하기 위해 참고하는 정보가 그 안에 들어 있다는 의미다. Karpathy, 「How I use LLMs」.

사람도 복잡한 일을 하면서 목적과 제약조건, 방금 확인한 자료와 중간 계산을 머릿속에 붙잡아둔다.

Agent 역시 비슷하다.

처음 요청한 목표가 무엇인지, 어떤 조건을 지켜야 하는지, 어떤 자료를 확인했고 무엇이 아직 불확실한지, 앞서 어떤 계산을 했는지를 계속 연결해야 한다.

이 연결이 끊어지면 개별 답변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전체 결과물의 일관성이 무너진다.

내가 중요하게 보는 ‘형상유지’도 이런 의미에 가깝다.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처음의 목적과 조건이 흐트러지지 않고, 새롭게 확인한 정보가 앞선 판단 위에 제대로 쌓이는 능력이다.

물론 Context를 무작정 길게 넣는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고 압축해 다시 불러오는 소프트웨어 설계도 중요하다. 긴 Context 안에서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지 못한다면 저장공간만 커진다.

그럼에도 유지해야 할 작업 상태가 많아지고 동시에 진행하는 일이 늘어날수록, 이를 뒷받침할 메모리 용량과 데이터 이동능력이 필요해진다는 방향은 분명하다.

일반적인 Transformer의 KV Cache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KV Cache 용량은 Context 길이와 동시 처리 세션 수에 비례한다.

모델 구조와 정밀도, 캐시 압축과 공유 조건이 같다는 전제다.

Context가 두 배 길어지고 동시 처리 세션이 두 배 늘면 필요한 KV Cache는 단순 계산상 네 배가 된다.

여기에 하나의 Agent가 여러 하위 Agent를 실행하고, 각자 다른 자료를 읽고, 결과를 상호 검증하기 시작하면 유지해야 하는 작업 상태도 많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실행 횟수와 병렬 작업 수, 작업 지속시간이 동시에 증가하기 시작하면 메모리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 지점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recursive Self-Improvement 역시 코드 작성과 실행, 평가와 수정의 반복으로 구현하기 시작하면서 실제 실행 횟수와 병렬 작업 수, 작업 지속시간을 동시에 증가시켜 메모리 수요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게 된다. 

생각정리 397(* The RSI Memory Stack, Context SSD)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사용자 수 하나가 아니다.

사용자당 맡기는 업무량, 업무당 Context, 동시에 움직이는 Agent 수, 그리고 작업이 유지되는 시간을 함께 봐야 한다.


3. 성공한 Agent가 HBM의 경제적 가치를 높인다


HBM의 용량은 더 많은 Model Weight와 KV Cache, 활성 작업 상태를 연산장치 가까이에 보관하게 한다.

대역폭은 그 데이터를 GPU로 전달해 이론적인 연산성능을 실제 처리량으로 바꾼다.

그러나 GPU 사용률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GPU가 많은 Token을 생성하고 여러 단계를 수행했더라도 작업이 실패해 처음부터 다시 실행해야 한다면, 그 연산량 전체가 경제적 성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내가 보고 싶은 지표는 다음에 가깝다.

유효 처리량 = 정해진 시간 안에 품질과 지연시간 조건을 충족하며 완료한 작업량

추가 HBM을 사용해 같은 GPU와 같은 전력에서 더 많은 작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다면, HBM은 이미 투자한 연산설비의 생산성을 높여준다.

이때 HBM의 경제적 가치는 제조원가나 저장용량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추가 HBM을 탑재함으로써 GPU 구매량을 줄일 수 있는지,
더 많은 유료 업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지,
Context 이동과 재계산에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함께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HBM과 DRAM, Context SSD의 역할을 나누는 메모리 계층에 대해서는 생각정리 397 — The RSI Memory Stack, Context SSD에서 정리했다.

작업당 메모리 사용량은 압축과 캐시 공유, 계층화를 통해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비용이 낮아지면서 Agent 도입량과 사용량, 동시 작업 수가 더 빠르게 늘어날 수도 있다.

작업당 메모리 감소와 전체 메모리 수요 감소는 별개의 계산이다.

효율이 좋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전체 수요가 줄었다고 결론 내리기 어려운 이유다.


4. 2027년 HBM 수요 7.69EB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이번 수요 시나리오에서는 GPU와 Custom ASIC을 함께 포함해 2027년 잠재 HBM 수요를 7.69EB로 계산했다.

UBS research

ASIC이 전체 HBM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로 가정했다.

GPU만으로 전체 HBM 수요를 설명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다.

다만 ASIC 출하량이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HBM 수요가 같은 비율로 증가하지는 않는다. 제품마다 가속기당 HBM 탑재량과 사용하는 HBM 세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특정 GPU의 HBM 탑재용량이 높더라도 전체 출하량이 작다면 시장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결국 제품별 출하량과 탑재량을 함께 합산해야 한다.

잠재 HBM 수요 = Σ(제품별 가속기 출하량 × 제품별 HBM 탑재용량)

잠재수요가 모두 실제 출하로 연결된다고 보지는 않았다.

2027년에는 잠재수요의 **85%**가 실제로 충족된다고 가정했다.

 "IDM 가이던스 합(9.4EB)은 수요측 잠재치에 가깝고,
웨이퍼·패키징·충족률 제약 후 실제 출하는 6.5EB 수준"



수요 클러스터: Citi 2027 수요 9.40EB ≈ 399의 ~9.4EB
공급 클러스터: Citi 공급 7.41EB, UBS 출하 6.70EB ≈ 401의 6.54EB

7.69EB × 85% = 6.5365EB


자체 장기 시나리오. 확정 주문이나 회사 가이던스가 아니며, EB는 십진 기준이다.


매출은 다음과 같이 계산했다.

HBM 시장매출, 십억달러 = 실제 출하량, EB × 8 × 평균 ASP, 달러/Gb

2027년 계산은 아래와 같다.

6.5365 × 8 × 4.44 = 약 232.2십억달러

공급 충족률에는 DRAM 전공정뿐 아니라 TSV와 적층, 패키징, 고객인증, 가속기 생산 및 데이터센터 설치일정의 제약이 포함돼 있다.

공급 충족률이 낮아지면 당장의 출하량과 매출은 감소한다. 동시에 공급부족이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

그렇다고 충족되지 못한 수요가 모두 다음 해로 이연된다고 가정하기도 어렵다. 고객이 가속기 설계를 변경하거나 HBM 탑재량을 조정하고, 데이터센터 투자를 늦출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수율과 공급 충족률의 중복 적용도 피해야 한다.

생산능력 계산에서 이미 수율손실을 차감했다면 공급 충족률에는 패키징과 인증, 가속기 생산처럼 아직 반영되지 않은 제약만 넣어야 한다.


5. Trade Ratio는 Wafer와 적층수율을 나눠서 봐야 한다


HBM의 Trade Ratio와 Wafer 소모 구조는 생각정리 391 — The HBM Wafer Reset에서 다뤘다.

(*Trendforce의 TR 2.87x 역산수치는 말도안되서 폐기)

이번에는 그 계산에 사용한 수율을 조금 더 나눠서 살펴본다.

HBM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손실은 크게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Wafer에서 양품 DRAM Die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Wafer Level Test를 통해 불량 Die를 걸러내고 적층에 사용할 Known Good Die를 선별한다.

두 번째는 선별된 양품 Die를 얇게 만들고, TSV로 연결한 뒤 여러 층으로 쌓아 하나의 HBM Stack을 만드는 과정이다.

따라서 HBM의 최종 유효 수율은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 있다.

HBM 최종 유효 수율 = Wafer Level 수율 × HBM Stack 수율

여기서 두 수율을 섞어서 보면 계산이 복잡해진다.

내가 앞선 모델에서 사용한 0.9511은 8단 HBM의 전체 생산손실을 층당 성공확률로 단순화한 값이다.

각 층의 성공 여부가 독립적이고 8개 층이 모두 성공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다음과 같다.

0.9511^8 = 약 66.96%

이 66.96%는 적층수율만을 의미하는 숫자가 아니다.

Wafer Level Test에서 양품 Die를 확보하는 과정과, 그 Die를 쌓아 HBM Stack을 완성하는 과정까지 함께 반영한 HBM3E 8단의 최종 유효 수율 추정치다.

2024년 5월 21일 권재순 SK하이닉스 수율 책임자는 Financial Times 인터뷰에서 HBM3E가 목표 수율인 80%에 거의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모델에서는 이 80%를 Wafer Level Test를 통과한 Known Good Die를 쌓는 Stack·Package 단계의 수율로 해석했다.

이 해석을 전제로 HBM3E 8단의 최종 유효 수율을 66.96%로 맞추려면, Wafer Level 수율은 다음과 같이 역산된다.

Wafer Level 수율 = 최종 유효 수율 ÷ Stack 수율

66.96% ÷ 80% = 약 83.70%

즉 HBM3E 8단의 수율구조는 아래처럼 나뉜다.


계산은 다음과 같다.

83.70% × 80.00% = 66.96%

따라서 80%와 66.96%는 서로 경쟁하는 두 개의 수율이 아니다.

80%는 양품 Die를 확보한 이후의 Stack·Package 수율이고, 66.96%는 그 앞단의 Wafer Level 수율까지 반영한 최종 유효 수율이다.

이 둘을 다시 중복해 차감해서도 안 된다. 최종 유효 수율 66.96% 안에는 Wafer Level과 Stack 단계의 손실이 이미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층당 유효 성공률 0.9511을 12단에 그대로 적용하면 다음과 같다.

0.9511^12 = 약 54.79%

이는 8단에서 사용한 공정수준이 개선되지 않은 채 적층단수만 12단으로 늘어났을 때 최종 유효 수율이 얼마나 낮아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순 민감도다.

실제 양산에서는 Known Good Die 선별, Bonding 정밀도, 열관리와 테스트 기술이 개선된다. 따라서 HBM4 12단의 실제 수율을 54.79%로 고정해서 볼 필요는 없다.

이번 모델에서는 Wafer Level 수율을 83.70%로 유지하고, 회사와 제품세대별 Stack·Package 수율을 별도로 적용했다.

세대별 최종 유효 수율 = Wafer Level 수율 83.70% × 세대별 Stack·Package 수율


Wafer Level 수율과 회사별 Stack·Package 수율은 회사가 공개한 실제 수율이 아니라 Trade Ratio를 계산하기 위한 모델 가정이다.

SK하이닉스 HBM4의 Stack·Package 수율을 HBM3E보다 높은 85%로 둔 것은 선행 양산경험과 공정개선을 반영한 가정이다.

83.70% × 85% = 약 71.1%

반면 HBM4E에서는 전송속도와 열관리, Base Die 및 패키징 조건이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Stack·Package 수율을 75%로 낮췄다.

83.70% × 75% = 약 62.8%

삼성전자 HBM4에는 Stack·Package 수율 80%, HBM4E에는 75%를 적용했다. 마이크론 HBM4E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70%를 적용했다.

이렇게 계산한 최종 유효 수율을 Trade Ratio에 연결했다.

세대별 Trade Ratio = 기준 3.0배 × 구조적 Wafer 소모계수 × 기준 유효 수율 ÷ 해당 세대 유효 수율

기준 유효 수율은 HBM3E 8단의 66.96%다.

구조적 Wafer 소모계수는 HBM4에 1.30, HBM4E에 1.40을 적용했다. 여기에는 다이 면적과 공정 변화, 동일한 HBM Bit를 생산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Wafer 투입량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SK하이닉스 HBM4는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3.0 × 1.30 × 66.96% ÷ 71.1% = 약 3.67배

SK하이닉스 HBM4E는 다음과 같다.

3.0 × 1.40 × 66.96% ÷ 62.8% = 약 4.48배




마이크론이 공개적으로 확인한 내용은 HBM3E가 DDR5보다 약 3배의 Wafer를 사용하고, HBM4와 HBM4E로 세대가 바뀔수록 Trade Ratio가 상승한다는 방향성까지다.

HBM4E Trade Ratio가 공식적으로 4배를 넘어선다고 공개한 것은 아니다.

이번 모델에서 계산한 HBM4E Trade Ratio 4.48~4.80배는 고단화에 따른 구조적 Wafer 소모와 회사별 Stack·Package 수율 차이를 반영한 자체 추정치다.

전체 계산을 압축하면 다음과 같다.

Wafer Level 수율 83.70%
× HBM3E Stack 수율 80%
= HBM3E 최종 유효 수율 66.96%
→ HBM4·HBM4E 세대별 수율 적용
→ Trade Ratio 3.67~4.80배

결국 중요한 것은 적층단수가 8단에서 12단으로 늘어난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Wafer Level에서 얼마나 많은 Known Good Die를 확보할 수 있는지, 그 Die를 쌓은 Stack 가운데 몇 개가 최종 테스트를 통과하는지, 그리고 같은 HBM Bit를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Wafer를 투입해야 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HBM4와 HBM4E 공급이 늘어나더라도 투입한 Wafer만큼 판매 가능한 HBM Bit가 증가하지 않을 수 있다. 그 차이만큼 일반 DRAM에 남는 생산능력도 줄어든다.

2027년 전체 HBM의 평균 Trade Ratio에는 3.63배를 적용했다.

다만 이는 GPU와 ASIC에서 HBM4·HBM4E 전환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상단 가정에 가깝다. ASIC에 HBM3E가 예상보다 오래 남는다면 전체 평균 Trade Ratio는 이보다 낮아질 수 있다.


6. HBM 가격의 하단은 IDM이 포기하는 이익에서 결정된다


HBM은 같은 Bit의 일반 DRAM보다 더 많은 Wafer를 사용한다.

여기에 TSV와 박막화, 적층과 Bonding, Logic Base Die, 테스트와 고객인증에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HBM을 생산한다는 것은 같은 생산능력으로 일반 DRAM을 판매해 얻을 수 있었던 매출과 이익을 포기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HBM 가격의 하단은 단순 제조원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HBM 가격 하단 = 일반 DRAM의 Wafer 기회비용 + HBM 추가 공정비용 + 초기수율 및 인증비용

앞서 생각정리 400 — The HBM Price Feedback Loop에서는 일반 DRAM의 실현 ASP와 HBM4의 Trade Ratio를 이용해 HBM 공급자가 요구할 수 있는 경제적 최소가격을 계산했다.


이 가격을 HBM 공급사가 반드시 받아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그 이하에서는 같은 Wafer를 일반 DRAM에 투입했을 때보다 경제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다음 HBM 증설과 장기계약에서 공급자가 요구하는 가격의 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HBM 생산이 늘어날수록 일반 DRAM에 배분할 수 있는 Wafer는 줄어든다. 동시에 AI Server는 HBM뿐 아니라 대용량 Server DRAM도 사용한다.

공급은 HBM으로 이동하는데 수요는 HBM과 일반 DRAM 양쪽에서 증가할 수 있다.

HBM 수요 증가
→ HBM 생산능력 배분 확대
→ 일반 DRAM 공급 제약
→ 일반 DRAM 가격과 이익 상승
→ HBM 생산의 기회비용 상승
→ 다음 HBM 계약가격 인상 압력

일반 DRAM 가격이 상승하면 HBM을 생산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이익도 커진다. 높아진 일반 DRAM 가격이 다시 다음 HBM 계약가격의 하단을 밀어 올리는 구조다.

반대편에는 NVIDIA를 비롯한 가속기 업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의 상단이 있다.

NVIDIA의 GPM 72% 하단을 기준으로 Rubin 192GB와 288GB의 HBM 가격상단을 역산한 계산은 아래 글에서 다뤘다.

생각정리 393 — HBM Price Reset

결국 HBM 계약가격은 공급사의 제조원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메모리 IDM은 일반 DRAM을 포기하는 기회비용을 보고, GPU 업체는 추가 HBM이 만들어내는 시스템 처리량과 고객가치를 본다.

공급 측 기회비용과 수요 측 지불의사가 만나는 구간이 실제 HBM 가격협상의 범위가 된다.


7. 4.44달러/Gb에는 높은 가격을 전제로 한 판단이 들어 있다


2027년 HBM 평균 ASP 4.44달러/Gb는 상단 가격 시나리오다.

HBM4와 HBM4E의 가격이 높아지고 전체 출하 Bit에서 고가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충분히 커져야 가능한 평균이다.

예를 들어 HBM3E가 Bit 기준 20%를 차지하고 가격이 1.50달러/Gb라면, 나머지 80% 제품은 평균 5.18달러/Gb를 받아야 전체 평균이 4.44달러/Gb가 된다.

1.50 × 20% + 5.18 × 80% = 약 4.44달러/Gb


이는 실제 제품구성을 확정한 계산이 아니다. 평균가격 4.44달러가 성립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보여주는 역산이다.

따라서 7.69EB라는 수요 판단과 4.44달러/Gb라는 가격 판단은 분리해서 검증해야 한다.

수요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제품이 동시에 최신 세대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ASIC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HBM3E가 상당 부분 남아 있다면 전체 혼합가격과 평균 Trade Ratio가 함께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HBM4와 HBM4E의 비중이 빠르게 올라가고 일반 DRAM 가격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메모리 IDM이 요구하는 가격의 하단도 높아질 수 있다.

이번 계산에서 확인하려는 것은 4.44달러라는 숫자가 단순히 비싸 보이는가가 아니다.

Agent가 만들어내는 유효 처리량과 HBM 생산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일반 DRAM의 기회비용을 함께 적용했을 때, 고객과 공급사가 어느 가격에서 합의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고객은 HBM이 낮춰주는 성공한 작업당 비용을 본다.

공급사는 그 HBM을 생산하기 위해 포기해야 하는 다른 메모리의 매출과 이익을 본다.

수요 측 지불의사와 공급 측 기회비용이 동시에 높아질 때 HBM 공급사의 가격협상력도 강해질 수 있다.


8. 수정된 수요와 가격을 메모리 3사의 이익에 연결하면


HBM과 일반 DRAM의 수급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실적으로 연결하는 기본 구조는 생각정리 399 — The Memory Earnings Reset에서 다뤘다.

이번에는 수정된 HBM 수요와 공급 충족률, 평균가격을 반영한 숫자만 남긴다.

HBM 매출은 실제 출하 Bit와 판매가격으로 계산한다.

HBM 매출 = 실제 출하 Bit × ASP

이번 상단 시나리오에서는 환율을 달러당 1,350원으로 적용했다. 회사별 HBM 매출 배분에는 단순화를 위해 동일한 평균 ASP를 사용했다.

2027년 HBM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42%, 삼성전자 35%, 마이크론 23%로 가정했다.


자체 모델 추정. 반올림 차이가 있으며 NAND와 기타 사업을 포함한 전사 영업이익과는 구분한다.


이 표에서 눈여겨보는 것은 HBM 매출만이 아니다.

HBM 생산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일반 DRAM에 배분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 줄어들고, 동시에 AI Server의 Server DRAM 수요가 증가한다는 가정이 일반 DRAM 이익에 반영돼 있다.

따라서 이 모델의 성패를 HBM 출하량 하나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HBM 출하량과 계약가격뿐 아니라 일반 DRAM의 판매가격과 원가, 실제 생산능력이 함께 맞아야 한다.

장기 합산 영업이익은 다음과 같다.

HBM과 일반 DRAM 합산 영업이익의 조건부 추정치다.


HBM 시장 배분은 2030년 SK하이닉스 36%, 삼성전자 39%, 마이크론 25%로 가정했다.

SK하이닉스는 높은 초기 공급지위를 유지하지만 경쟁사의 공급 확대에 따라 점유율이 점진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봤다.

삼성전자는 생산능력과 고객 확대를 통해 비중이 높아지고, 마이크론은 일정한 공급비중을 확보하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확보한 고객관계와 생산경험을 다음 세대의 출하량과 수익성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하는지가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생산능력이 고객인증과 수율을 통과한 판매 가능한 물량으로 전환되는 속도를 봐야 한다. 이 조건이 맞으면 절대이익 증가폭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가격과 제품 Mix의 변화가 전사 손익에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정도가 크다. 동시에 증설과 CAPEX 이후 실제로 남는 현금을 확인해야 한다.

이 숫자들은 현재의 수급과 가격 가정이 이어지는 경우의 Driver Scenario다. 시장 컨센서스나 회사의 공식 가이던스와 같은 의미로 사용하지 않는다.


9. HBM 가격 0.5달러의 이동이 메모리 3사의 이익을 바꾼다


출하량과 제품구성, 생산원가가 같다는 가정에서 HBM 가격만 달라지면 가격 변화분은 거의 그대로 메모리 IDM의 매출과 영업이익 변화로 연결된다.

가격 변화에 따른 매출 증감 = 실제 출하 Bit × ASP 변화

평균 ASP가 0.50달러/Gb 달라질 때 시장 전체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2027년에는 HBM 가격이 0.50달러/Gb 움직일 때 시장 전체 매출이 약 261억달러 변한다.

회사별 시장배분과 환율을 적용하면 민감도는 다음과 같다.


관련 비용이 변하지 않는 단순 조건에서는 영업이익도 비슷한 폭으로 움직인다.

가격 상승분에 기존 영업이익률을 다시 곱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산량과 생산원가를 고정한 가격 민감도에서는 추가 가격의 대부분이 증분이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가격이 오르면 성과급과 일부 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고객의 구매량과 계약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설계변경과 공급사의 증설도 뒤따른다.

그럼에도 이 계산은 HBM 가격 가정이 메모리 3사의 절대이익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준다.

2027년 HBM 평균 ASP를 4.44달러/Gb로 두느냐, 3.94달러/Gb 또는 4.94달러/Gb로 두느냐에 따라 시장매출과 메모리 IDM의 이익이 크게 달라진다.

출하량이 커질수록 작은 단가 차이가 절대이익에서 더 큰 차이를 만든다.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HBM 수요가 증가하는가 하나가 아니다.

Agent가 요구하는 Context와 동시성이 실제 HBM 탑재량을 얼마나 높이는지,
HBM4와 HBM4E 수율이 얼마나 빠르게 개선되는지,
Trade Ratio 상승으로 일반 DRAM 생산능력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메모리 IDM이 어느 정도의 가격을 받아낼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HBM 가격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는 공급부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추가 HBM이 얼마나 많은 성공한 작업을 만들어내고, 그 가치 가운데 메모리 IDM이 얼마를 가격으로 가져갈 수 있는지가 최종 이익을 결정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