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3,000pt는 현실적인가: 숫자로 보면 보이는 코스닥의 구조적 한계
정치권에서 종종 코스닥 3,000pt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지금의 코스닥이 그런 지수대를 감당할 만큼의 이익 체력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막연한 기대나 정책적 구호와는 별개로, 시장은 결국 이익과 밸류에이션의 함수이다.
그래서 코스닥 3,000pt의 현실성을 보기 위해, 코스닥 시장 전체의 PER과 순이익 규모, 그리고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이익 구조를 숫자로 한 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1. 현재 코스닥은 어느 정도의 밸류를 받고 있는가
| https://www.indexergo.com/series/?frq=D&idxDetail=20305 |
어제자 기준으로 알려진 코스닥의 PER은 약 101배 수준이라고 한다.
다만 기준 시점에 따라 수치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 가능한 수치를 바탕으로 시장 전체 순이익을 역산해보았다.
기준일은 2026년 3월 4일로 고정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2026년 3월 4일 기준 638,935십억원, 즉 약 638.9조원
코스닥 PER: 2026년 2월 13일 기준 115.41배
이를 바탕으로 코스닥 시장 전체의 순이익 총합을 역산하면 다음과 같다.
코스닥 순이익 총합 = 코스닥 시가총액 ÷ PER
즉,
638,935 ÷ 115.41 = 약 5,536.2십억원
이를 원 단위로 환산하면, 코스닥 시장 전체의 순이익 총합은 대략 5.5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물론 이는 시총은 3월 4일, PER은 2월 13일 기준이라는 점에서 시점 불일치가 있는 참고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방향성은 분명하다.
지금 코스닥은 시가총액 규모에 비해 이익 기반이 매우 얇은 시장이라는 점이다.
2. 코스닥 3,000pt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여기서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이어진다.
만약 단기간에 코스닥 3,000pt가 달성된다면, 그것은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현재의 이익 수준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상태에서 지수만 급등한다면, 코스닥의 Trailing PER은 300배를 넘어가는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즉, 정치권에서 말하는 코스닥 3,000pt는 단순히 지수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시장 전체에 대해 PER 300배 안팎의 valuation을 부여하는 것과 유사한 주장이 된다.
이 지점에서 문제의 본질이 드러난다.
코스닥 3,000pt를 이야기하려면 단순히 투자심리나 유동성 공급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지수를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시장 전체의 이익 체력, 혹은 앞으로 그에 준하는 이익 성장에 대한 높은 가시성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지금의 코스닥이 그런 시장인가.
3.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을 보면 더 선명해진다
코스닥 전체 시장의 밸류 부담을 더 구체적으로 보기 위해,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의 합산 수치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더욱 선명해진다.
상위 200개 기업의 합산 수치는 다음과 같다.
시가총액 총합: 4,407,188억원, 약 440.7조원
영업이익 총합: 60,153억원, 약 6.0조원
당기순이익 총합: 24,980억원, 약 2.5조원
이 기준으로 집계 PER을 계산하면,
집계 PER = 시가총액 총합 ÷ 당기순이익 총합
즉,
4,407,188 ÷ 24,980 = 176.4배
다시 말해, 코스닥 시총 상위 200개 기업만 놓고 보더라도 이미 시장 집계 PER이 176배 수준에 이른다.
이 수치는 개별 종목 PER의 단순평균이 아니라, 시가총액과 순이익 총합을 바탕으로 계산한 시장 집계 PER이라는 점에서 더 중요하다.
즉 일부 극단적인 종목의 왜곡이 아니라, 코스닥 핵심 구성 종목 전체의 이익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다.
4. 산업군별로 나눠보면 더 큰 문제가 보인다
이 상위 200개 기업을 산업군별로 나눠보면, 코스닥의 구조적 한계는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먼저 상대적으로 PER이 낮게 계산되는 쪽은 지주/투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재/소비재/서비스 정도이다.
지주/투자: 집계 PER 6.7배
반도체/디스플레이: 집계 PER 57.8배
산업재/소비재/서비스: 집계 PER 69.9배
이들조차 절대적으로 아주 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이익 기반이 어느 정도 확인되는 집단이다.
반면 시장 비중이 큰 다른 산업군들은 상황이 상당히 다르다.
바이오/헬스케어: 당기순이익 총합이 적자, 집계 PER -899.7배
2차전지: 당기순이익 총합이 적자, 집계 PER -70.5배
소프트웨어/게임/미디어: 당기순이익 총합이 적자, 집계 PER -247.0배
로봇/자동화: 순이익 총합이 72억원에 불과해 집계 PER 5,249.7배
화학/소재: 집계 PER 303.5배
특히 로봇/자동화, 바이오/헬스케어, 2차전지는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높은 관심과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대표 업종들이다.
그런데 이들 상당수는 실제 이익 규모가 매우 작거나 적자 상태이며, 따라서 valuation을 정당화할 수 있는 기초 earning power가 매우 약하다.
즉, 코스닥의 핵심 시가총액 상당 부분이 글로벌 경쟁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이익 가시성이 낮으며, 축적된 자본도 부족하고, 이익 변동성은 높은 산업군에 집중되어 있다는 뜻이다.
5. 결국 코스닥의 문제는 ‘정책’ 이전에 ‘어닝’이다
이쯤 되면 의문이 생긴다.
정치권은 도대체 어떤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인지, 혹은 무엇을 바꾸면 코스닥 3,000pt가 가능한 것이라고 보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시장이 장기적으로 높은 valuation을 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기업군이 많아야 한다.
둘째, 그 이익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
셋째, 경쟁력이 검증된 산업이 시장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코스닥은 이 세 가지 조건 모두에서 취약하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상당수가 적자를 내고 있고, 흑자를 내더라도 이익 규모가 미미하며, 일부 업종은 업황과 기대감에 따라 valuation이 과도하게 출렁인다.
결국 코스닥 지수 정체의 근원은 단순히 수급이나 제도 미비가 아니라, 기초 어닝 체력 자체가 부실하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닐까.
6. 코스피와 코스닥은 같은 방식으로 볼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 점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 https://www.indexergo.com/series/?frq=D&codeId=204 |
코스피는 적어도 상당수 주력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업황 사이클과 별개로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 창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밸류에이션이 높거나 낮다는 논쟁은 가능해도, 적어도 적정 밸류 range 안에서의 해석은 가능하다.
하지만 코스닥은 다르다.
코스닥은 시장 내 핵심 비중의 상당 부분이 이익의 절대 규모가 작거나, 적자 상태이거나, 미래 기대만으로 밸류에이션을 부여받는 업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구조에서 지수 상단만 정책적으로 끌어올리려는 발상은, 결국 시장 전체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PER을 요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 세계 어느 시장을 보더라도, 시장 전체 밸류에이션이 PER 300배 수준에서 정당화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더구나 코스닥 3,000pt를 달성하면서 동시에 코스피와 유사한 적정(?) PER 밴드인 20배 수준으로 내려오려면,
-
코스닥 전체 기준 순이익은 약 6배,
-
코스닥 상위 200개 기준 순이익은 약 13배
가량 폭발적으로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내 판단으로는, 현재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그 정도의 이익 체력을 가진 기업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코스닥 3,000pt를 구호처럼 외치는 것은 현실적인 자본시장 해법이라기보다, 시장 구조를 외면한 정치적 수사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7. 오히려 질문은 반대여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코스닥을 어떻게 3,000까지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코스닥 기업들의 이익 체력을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가”,
“어떤 산업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earning base를 만들 것인가”,
**“투자자들이 높은 멀티플을 지불해도 될 만큼의 경쟁력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가 먼저 논의되어야 한다.
지수는 결과이지 목표가 아니다.
기초 체력이 약한 시장에서 지수 숫자만 외친다고 해서, 그 숫자가 지속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8. 마무리
정리하면, 현재 코스닥은 이미 상당히 높은 premium valuation을 받고 있는 시장이다.
시장 전체 순이익 규모는 얇고,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조차 집계 PER이 매우 높으며, 산업군별로 보면 적자 업종과 초고PER 업종의 비중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닥 3,000pt를 단기간 정책 목표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기초 이익 체력의 빈약함을 무시한 채 valuation만 더 높이자고 말하는 것에 가깝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코스닥 지수의 정체를 단순히 시장이 저평가되어서라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코스닥은, 그동안 꽤 높은 평가를 이미 받아온 시장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이 정말 코스닥의 재평가를 원한다면, 지수 숫자를 외칠 것이 아니라 먼저
이익을 내는 기업이 많아지는 시장 구조,
경쟁력 있는 산업이 중심이 되는 시장 구조,
지속 가능한 earning power가 축적되는 시장 구조부터 고민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지수 레벨이 아니라, 결국 어닝이며, 그 어닝의 퀄리티이다.
| https://v.daum.net/v/20260213153017259?f=p 대책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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