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2일 목요일

생각정리 167 (* 현대차, 아틀라스, 휴머노이드)

시장에 로봇 관련 투기 열풍이 휩쓰는 듯하다.
이전 글에 이어 휴머노이드 산업에 대한 생각을 추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래 가치를 근거로 노후자금 전부를 현대차에 투자했다는 사례도 접했다.)

개인적으로는 휴머노이드 사업 자체를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1. 단기 테마 장세와 휴머노이드


최근 단기 테마성 수급으로 개별 종목·테마 ETF의 일중·단기 등락 폭이 과도하게 커지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스토리도 이런 테마 장세 위에서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국면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3tOKHygs-DY


이 글의 초점은 다음 세 가지이다.

  1. 휴머노이드향 배터리·Li₂S 수요가 실제로 얼마나 되는지

  2. 완성차가 휴머노이드를 직접 만들어 공장에 투입했을 때 경제성이 어느 정도인지

  3. 휴머노이드 부품·하드웨어 밸류체인에서 마진이 남을 구조인지


결론만 먼저 말하면, 휴머노이드 시장은 긍정적이지만, 하드웨어 쪽은 구조적으로 돈 벌기 어렵다는 쪽에 가깝다.


2. 휴머노이드 배터리·Li₂S 수요: “스토리는 크지만, 숫자는 작다”


2.1. 기본 가정과 결과

먼저 최근 화두가 된 휴머노이드향 배터리 사업부터보자.
가정은 다음과 같이 공격적으로 두었다.

  • 2026~2035년 휴머노이드 누적 출하 860만 대

    • 2026년 5만 대 → 2035년 140만 대(FT, Goldman 앵커 선형 보간)

  • 로봇 1대당 배터리 용량 2.3 kWh

  • 전고체 전해질이 Li₆PS₅Cl 계열이고,

    • 전해질이 셀 중량의 15%

    • 전해질 내 Li₂S 질량비 34%
      Li₂S 사용량 0.147 kg/kWh(147 g/kWh)

이때 로봇 1대당 Li₂S 사용량은 약 0.338 kg/대이며,
이를 860만 대에 곱하면

2026~2035년 Li₂S 누적 수요 ≈ 2,908톤


이 된다.


연도별 출하·Li₂S 수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2026년: 5만 대 → 17톤

  • 2030년: 89만 대 → 301톤

  • 2035년: 140만 대 → 473톤
    (10년 누적 합계 약 2,908톤)


그래프를 보면, 출하와 Li₂S 수요가 완만한 직선 형태로 증가하는 구조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2.2. 시장규모(금액)와 민감도


그러나, 시장규모로 보면 기본 시나리오(2,908톤)를 두고 Li₂S 단가를 15~60달러/kg로 두면

누적 시장규모 ≈ 4,400만~1억7,400만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출하(860만 대)를 두고, 배터리 용량·Li₂S 사용량 가정을 바꾸면 다음과 같다.

  • 보수적: 2 kWh/대, 80 g/kWh → 1,376톤

  • 기본: 2.3 kWh/대, 147 g/kWh → 2,908톤

  • 공격적: 5 kWh/대, 200 g/kWh → 8,600톤

이를 15~60달러/kg로 환산하면,

  • 보수적: 약 2,100만~8,300만 달러

  • 공격적: 약 1억2,900만~5억1,600만 달러

정도로, 가정을 아무리 공격적으로 잡아도 수십억 달러 규모까지 키우기는 어렵다.

핵심은 다음 두 가지이다.

  1. 배터리·소재 업황을 좌우할 정도 규모는 아니다.

  2. 이 숫자조차도

    • 케미스트리(LFP·LMFP·하이브리드 등)

    • 전해질 wt%, 설계 최적화

    • 출하 전망(UBS, GS 등 기관 간 편차)
      에 따라 상하로 크게 흔들린다.

따라서 휴머노이드 향 전고체·Li₂S 수요는 “국간장 뚜껑에 낀 아주 사소한 먼지” 수준 정도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





3. 완성차 입장에서의 휴머노이드 자체 제작: 인건비 구조와 경쟁 구도


3.1. 인건비 비중의 현실


휴머노이드를 공장에 도입하는 1차 목적은 인건비 절감이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인건비 비중은 생각보다 작다.

대표적인 OEM별 인건비 비중(가정)은 다음과 같다.
(표는 “Automotive Labor Cost Share”로 제공)

  • 메인스트림 OEM

    • 인건비: 880달러/대

    • 제조원가: 3.5만~4.3만 달러/대
      2.0~2.5%

  • 유럽 프리미엄
    5.2~6.4%

  • 중국 OEM
    1.4~1.7%


실무적으로 정리하면,

완성차 OEM 기준 총 제조원가에서 인건비 비중은 대략 2~8% 정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따라서,

  • 휴머노이드가 인력을 100% 대체한다 해도
    절감 가능한 비용의 이론적 상한은 **제조원가의 한 자릿수(몇 %포인트)**에 불과하다.

  • 여기에 초기 도입 CAPEX, 유지보수·운영비를 감안하면 순원가 절감 폭은 더 줄어든다.


즉, “인건비 절감 = 구조적 마진 레벨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 숫자 레벨에서의 결론이다.

동시에 내연기관차 산업은 국가 차원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도가 큰 분야이기 때문에, 생산 공정에서 인력을 일시에 100% 대체하는 것은 현실성이 낮다.

또한 노조와의 마찰 가능성도 상존하는 만큼, 휴머노이드는 단기간에 전면 도입되기보다는 아주 점진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https://v.daum.net/v/20260122151844722


3.2. 경쟁사가 동일 기술을 도입하면


비록 BD의 아틀라스는 여타 다른 휴머노이드 로봇 대비 뛰어나보였지만,
휴머노이드 자동화는 현대차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 다른 완성차 OEM들도 비슷한 로봇을 도입할 유인이 크고,

  •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상대적으로 균질한 자동화 수준에 수렴한다.


이 경우 휴머노이드 도입으로 줄어든 제조원가는

  1. OEM 간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전되고

  2. 산업 평균 마진 구조는 완전경쟁에 가까운 상태로 수렴하기 쉽다.


결국, 현대차·BD가 휴머노이드를 자체 제작해도
장기적으로 압도적인 원가우위·해자를 누릴 가능성은 낮다.


4. 휴머노이드 부품 비즈니스: 전형적인 저마진 가공업


휴머노이드 부품·모듈 사업 역시 저부가가치 가공마진 비즈니스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 휴머노이드 설계·플랫폼은 OEM이 쥐고 있고,

  • 다수의 부품업체가 하청·모듈 공급 구조로 붙기 쉽다.

  • 이 구조에서 부품업체 마진은 통상 원가 + 5% 내외 가공마진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 중국·글로벌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

  • 생산량 확대 과정에서의 치킨게임,

  • 표준화·모듈화에 따른 ASP 하락 압력

을 감안하면, 과거 배터리·태양광·철강에서 보았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저마진-고투자-고경쟁 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https://v.daum.net/v/20260121183629944


1억짜리 로봇개, 中은 400만원에 팔아…'SW' 선도해야 이길 수 있어



5. 투자 관점에서의 정리: 하드웨어보다 “두뇌와 과점 부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휴머노이드 배터리·Li₂S 수요

    • 숫자로 보면 배터리 산업 전체 대비 미미한 규모이다.

    • 전고체·황화물 전환, 용량 확대 등 공격적 가정을 깔아도 수십억 달러 단위 수준이다.

  2. 완성차의 휴머노이드 자체 제작

    • 인건비 비중 상한(2~8%)이 명확하고,

    • 경쟁사가 비슷한 기술을 도입하면 절감 효과는 가격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이전되는 구조이다.

    • 결과적으로 장기 해자·고마진 사업으로 보기 어렵다.

  3. 휴머노이드 부품·하드웨어

    • 구조적으로 가공마진 5% 전후의 전형적인 하청·저부가 사업에 가깝다.

    • 초기 호황 이후에는 가격 경쟁 심화로 역레깅 적자 구간을 거칠 위험이 크다.

반대로, 휴머노이드 보급이 늘어날수록 지속적인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쪽은 다음과 같다.

  • VLM·LLM·로봇 OS·클라우드 관제

  • AI 인프라(GPU), 모델 API, 데이터 서비스 등 소프트웨어·플랫폼 계층

  • 휴머노이드 BOM을 세부적으로 뜯어보았을 때,
    기술 장벽과 신뢰성 요건이 높아 소수 과점 구조가 가능한 핵심 부품·소재

결국 전략적으로는,

“휴머노이드 전체 스토리를 산다기보다,
두뇌(소프트웨어·플랫폼)와 BOM 내 과점 포인트를 찾는 것이 합리적이다.”


라는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다르게 말하면, AI 확산으로 휴머노이드 대량양산 사업이 완전경쟁시장으로 전환되기 직전인 현 시점이야말로 BD 입장에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상장 시점이다.

이러한 흐름을 인지하고 있다면, BD 지분을 들고 있는 기존 투자자들 역시 BD 상장 시점에서 구주를 상당 부분 시장에 출회할 유인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다들 코스피 연중 신고가에 대한 FOMO에 휩쓸려,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투기적 심리로 단기 매매를 반복하는 모습이다.

나 역시 잠시나마 “숟가락 정도는 얹어볼까” 하는 유혹이 들지만,
과거 단기 유혹에 휩쓸렸다가 손실을 경험했던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섣불리 뛰어들기보다는
차분히 지켜보는 쪽이 더 합리적인 선택
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 

=끝

생각정리 166 (* 한국수력원자력)

아침에 출근길해서 외국계 증권사 리포트를 읽다가,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전 EPC 부문의 메인 플레이어가 아니라는 분석을 보게 되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한수원이 원전 산업에서 EPC의 핵심 사업자가 아니라는 점 자체는 사실이며,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굳이 저렇게까지 표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당황스러움도 들었다.

그러나 이것은 한수원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

원전 비즈니스에서 장기적이고 본질적인 부가가치는 건설(EPC) 그 자체가 아니라, 이후 수십 년에 걸친 운전과 유지·보수(O&M) 단계에서 만들어지는 현금흐름에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한수원의 핵심 가치는 EPC 참여 여부가 아니라, 원전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장기간에 걸쳐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운영자 역할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생각정리 51 (* K-원자력발전소)
생각정리 92 (* 반도체. 전력문제, 병림픽3)


1. 큰 그림: 앞으로 한국전력의 엔진은 원전이고, 그 중심에 한수원이 있다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 한국은 이미 원전 비중이 높은 전력 시스템을 가진 나라이고,

  • 반도체·AI·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며,

  • 이 수요를 탄소중립·에너지 안보·전기요금을 모두 고려하면서 감당하려면,
    원전 비중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확대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다.


여기서 실제로 원전을 짓고, 돌리고, 가동률을 관리해서 저비용 전기를 만들어내는 회사가 바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다.

따라서 한국전력 그룹 전체 실적을 움직이는 “내부 엔진”은 점점 더 원전 쪽, 그 중에서도 한수원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youtube



2. 한국 전력 구조 안에서 한수원의 위치


먼저 구조부터 정리하자.

2-1. 한국전력공사(KEPCO)

  • 전국의 송배전망을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고,

  • 한수원(원자력·수력), 화력발전사, 재생에너지 사업자 등에서 전기를 사 와서,

  • 가정·기업에 판매하는 판매회사이다.

  • 전기요금은 정부·규제기관이 승인한다.
    그래서 한국전력의 실적은
    연료비(국제 유가·가스 가격) + 환율 + 금리 + 전기요금 정책에 크게 좌우된다.

2-2. 한국수력원자력(KHNP)

  • 한국전력의 100% 자회사로,

  • 국내 원자력발전소와 일부 수력발전소를 실제로 운영하는 회사이다.

  • 이익의 핵심은 원자력 발전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한국 국가 프로파일을 보면
대한민국은 현재 가동 중인 원전이 26기이고, 2024년 기준 이들 원전이 **국내 전력 믹스의 약 31.7%**를 차지한다는 점이 명시돼 있다.

(출처: IAEA, “Korea, Republic of – Country Nuclear Power Profile Highlights”
https://cnpp.iaea.org/public/countries/KR/profile/highlights (IAEA))


또, 한국전력거래소(KPX) 자료를 인용한 기사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전력거래량은 549,387GWh이고, 그 중 **원자력 비중은 32.5%**로 LNG(29.8%), 석탄(29.4%), 재생에너지(6.9%)보다 높다.

(출처: 조선비즈 영문기사
https://biz.chosun.com/en/en-policy/2025/02/09/S7NG6FNKK5GH5ADABVHKUEIJLQ/ (조선비즈))


정리하면,

  • 이미 원전이 한국 최대 전원이고,

  • 그 원전 대부분을 운영하는 회사가 한수원이다.


여기에 2025년 3분기 기준으로

  • 한수원 누적 영업이익이 약 2조원,

  • 한국전력 연결 영업이익이 약 11.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면,


한수원은 단일 자회사로서 **한전 영업이익의 약 17%**를 담당하는, 결코 작지 않은 축이다.




3. 원전이 돈을 버는 구조: 건설(EPC)이 아니라, “운영 + 가동률” 레버리지


원전 사업이라고 하면 흔히 **“발전소를 지을 때(EPC) 돈을 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한수원의 본질은 **원전 건설사가 아니라 원전 운영사(Operator)**에 가깝다.


3-1. 건설(EPC) 단계

  • 설계·시공·주요 기자재 공급에서 마진을 남길 수 있는 구간이다.

  • 동시에 공기 지연, 원가 상승, 규제·정치 리스크 등 손실 리스크도 큰 구간이다.

  • 해외 프로젝트(UAE 바라카 등)는 대부분
    한수원 + 두산에너빌리티 + 한전기술 + 한전KPS 같은 컨소시엄 구조이며,
    EPC 이익과 리스크는 여러 회사에 나뉘어서 돌아간다.

3-2. 운영·유지보수(O&M) 단계

  • 국내 신규 주력 노형인 APR1400은 전기출력 약 1.4GW 수준이다.
    세계 원자력협회(WNA) 원전 데이터베이스에서 한국의 원전 순설비용량이 25,609MWe로 나오는데, 이는 APR1400 계열을 포함한 한국 원전 전체 설비 규모를 보여준다.

    (출처: WNA Reactor Database – South Korea row의 25,609MWe)
    https://www.world-nuclear.org/nuclear-reactor-database/summary (World Nuclear Association))

  • 한 번 지으면 보통 설계수명 60년을 기준으로 하고,
    실제로는 40~60년 사이에서 수명연장·교체 여부를 결정한다.

  • 이 기간 동안 원전은

    • 연료비·운영비(변동비)가 매우 낮고,

    • 가동률이 80%대 이상만 유지되면
      매년 상당한 현금흐름을 만든다.

정비(O&M) 자체에서 나오는 매출의 상당 부분은 한전KPS 등 정비 전문 자회사·협력사가 가져가지만,**“저비용 전원으로서 전기를 생산해 생기는 마진”**은 한수원 손익에 직접 반영된다.

따라서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원전은 시공 이후 40~60년 동안, 낮은 변동비와 높은 가동률 덕분에
장기적으로 큰 운영마진(operating margin)을 만들어내는 자산이고,
한수원은 이 운영마진을 핵심 수익원으로 하는 회사
이다.


해외에서도 이 구조는 그대로 반복된다.

예를 들어 UAE 바라카 원전에서 운영사 Nawah Energy Company는 한수원·한전KPS 컨소시엄과 장기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해 4기 APR1400에 대한 장기 정비 서비스를 맡겼다.

(출처: ENEC 보도자료)
https://www.enec.gov.ae/news/operations-press-releases/nawah-energy-company-signs-long-term-maintenance-service-agreement-with-khnp-and-kps/ (전력거래소))


EPC는 “입장권”이고, 진짜 돈은 그 뒤 수십 년 동안의 운영·정비에서 꾸준히 쌓이는 구조라고 보는 편이 가깝다.


4. 글로벌 교체 사이클: 왜 2025~2035년이 중요한가


세계 원전의 상당수는 1970~1980년대에 집중적으로 지어졌다.
초기 설계수명은 주로 40년, 수명연장과 설비투자를 통해 최대 60년 정도까지 늘릴 수 있다.

이 말은 곧,

  • 1980년대에 상업운전을 시작한 원전들이

  • 2020년대 중반~2030년대 초
    40~50년차 구간에 대거 진입한다는 뜻이다.

세계 원전 통계를 보면, 2024년 기준 가동 중인 원전은 436기, 총 순설비용량은 약 398GW 수준이다. (World Nuclear Association)
이 중 나이가 많은 설비를 중심으로 보면, 2025~2035년 사이에

  • 설계수명 40년 이상 도달 원전이 최소 120기(93GW) 수준,

  • 30~40년 구간까지 포함하면 295기(263GW) 수준

이 교체·수명연장 후보군에 들어온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탄소중립·에너지 안보·전력수요 증가(특히 데이터센터·AI·반도체)를 함께 고려하면,

“더 이상 원전을 짓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현실성이 떨어지고,
기존 원전의 상당 부분은 연장·교체를 택할 수밖에 없다


는 쪽으로 국제 논의가 이동하는 중이다.

한국 입장에서 보면,

  • 국내: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교체 여부에 따라 한수원의 CAPEX·감가상각·현금흐름 구조가 크게 바뀌고,

  • 해외: 신규 원전뿐 아니라 기존 원전의 대형 보수·교체 프로젝트에서도 수주 기회가 열린다.


즉, 2025~2035년은 글로벌 1차 원전 교체 사이클의 시작 구간으로 볼 수 있고, 그 수혜 가능성은 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 등 한국 원전 밸류체인에 연결될 여지가 크다.


5.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5GW: 전력 수요와 “원전 몇 기”의 의미


이제 시선을 국내로 돌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보자.

5-1. 15GW라는 숫자


정부·업계 발표를 정리한 기사에 따르면,
용인 국가반도체산업단지가 완성될 경우 필요 전력은 약 15GW,
이 중 현재 공급 계획이 확정된 것은 9GW(60%),
나머지 6GW(40%)는 아직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소개된다.

(출처: 서울경제 영문기사)
(https://en.sedaily.com/finance/2025/12/10/samsung-sk-hynix-secure-only-60-percent-of-power-needed-for Seoul Economic Daily)

또 다른 기사에서는 삼성전자 9GW, SK하이닉스 6GW로 수요를 나누어 언급한다.

(출처: 매일경제 영문기사)
(https://www.mk.co.kr/en/economy/11868697 (매일경제)

5-2. “원전 몇 기인가?”


국내 신규 주력 노형인 APR1400의 전기출력을 1.4GW라고 두고 계산해보면,

  • 15GW ÷ 1.4GW ≒ 약 10.7기대형 원전 10~11기 수준이다.


앞서 본 것처럼, 한국의 가동 원전 설비용량은 약 25.6GW, 원전 수는 26기이다. (World Nuclear Association)

따라서,

용인 클러스터 전력 15GW를 전부 원전으로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국내 원전 설비를 지금보다 약 60% 늘리는 효과와 비슷하다.


5-3. 연간 에너지(TWh)로 환산하면


전력은 “순간 최대치(GW)”보다, “1년 동안 실제로 얼마나 쓰느냐(GWh, TWh)”가 더 직관적이다.

  • 15GW를 24시간 365일 쓰면

    • 15GW × 8,760h = 131,400GWh = 131.4TWh/년이다.

  • 실제로는 정비 등으로 100% 가동이 안 되니,
    80%대 초반 이용률(한국 원전 평균 이용률 80%대) 정도를 적용하면

    • 대략 110TWh/년 수준의 추가 전력 수요라고 볼 수 있다.

앞서 인용한 2024년 전력거래량은 549,387GWh(=549.4TWh), 이 중 원전이 32.5%(약 179TWh)를 차지한다. (조선비즈)

그렇다면,

  • 원전 발전량 179TWh에,

  • 용인 전용으로 추가 110TWh를 모두 원전으로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원전 발전량은 약 289TWh로 60% 이상 증가하게 된다.

 

이걸 시나리오별로 보면,

  1. 신규 수요 시나리오

    • 한국 전체 전력 수요가 549TWh → 659TWh로 늘고,

    • 원전이 179TWh → 289TWh를 공급한다고 보면,

    • 원전 비중은 32.5% → 44% 수준까지 올라간다.

  2. 대체 시나리오

    • 전체 전력 수요는 비슷하게 유지되고, 원전이 LNG·석탄을 대체한다고 가정하면,

    • 원전 비중은 이보다 더 높은, 50% 안팎까지 갈 수 있다.

어느 쪽이든 결론은 하나이다.

반도체·AI 산업이 계획대로 커지려면,
원전 비중을 줄이기보다는 유지·확대하는 방향이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것.

 
그리고 그 원전을 실제로 돌려서 전력을 생산하는 주체가 바로 한수원이다.


6. 한국전력·한수원에 대한 구조적 시사점


이제까지 내용을 회사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6-1. 한국전력(KEPCO)


강점

  1. 원전 비중이 올라갈수록 구조적인 원가 경쟁력이 좋아진다.

    • 원전은 연료비·탄소비용 측면에서 LNG·석탄보다 유리하다.

    • 원전 가동률이 높아질수록,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전력구입비(발전비) 단가가 내려가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2. 반도체·AI·데이터센터처럼 수십 년짜리 전력 수요는 장기 고객에 가깝다.

    • 이런 “장기·고정 수요”에 전기를 공급하는 포지션을
      한국전력이 송배전 독점 구조 속에서 쥐고 있다.

  3. 국가 전력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유일한 플레이어이다.

    • 원전·석탄·LNG·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조합해
      계통 안정과 전력수급 균형을 맞춰야 하는 위치이다.

리스크

  1. 전기요금 정치 리스크

    • 원가가 개선되더라도,
      요금이 정치적으로 억눌리거나 선거·정책 이유로 급격히 인하되면,
      이익 개선이 제약된다.

  2. 부채·금리·환율 리스크

    • 약 130조원 수준의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

    • 고금리·원화 약세가 동시에 오면 재무 구조에 부담이 된다.

6-2. 한국수력원자력(KHNP)


강점

  1. 이미 지어진 원전에서 나오는 장기 현금흐름

    • 현재 가동 중인 26기 원전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전력을 생산한다.

    • 건설비는 과거에 집행되었고, 이제는
      낮은 변동비 + 높은 가동률 덕분에 매년 안정적인 운영마진을 제공한다.

  2. 국내·해외 교체 + 신규 사이클의 동시 도래

    • 국내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교체 여부는
      한수원의 CAPEX·감가상각과 동시에 현금흐름 기간 연장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 해외에서는 바라카 이후 후속 프로젝트,
      그리고 다른 국가의 교체·수명연장 프로젝트에서도
      운영실적과 기술력을 가진 사업자로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3. 반도체 전력 수요와의 높은 궁합

    • 반도체·AI 공장은 24시간 돌아가는 장치산업이고, 정전 리스크에 매우 민감하다.

    • 원전은 기저부하 전원으로서 대규모·안정적·예측 가능한 전력 공급에 최적화돼 있다.

    • 용인 15GW 같은 수요가 늘어날수록,
      국내에서 추가 원전 건설과 수명연장의 명분·필요성은 오히려 강화된다.

리스크

  1. 국내 원전 정책·규제 레짐

    • 수명연장 승인, 신규 원전 인허가, 안전 규제 강화 속도에 따라
      한수원의 투자 계획·비용 구조·수익성이 크게 바뀔 수 있다.

  2. 해외 EPC 프로젝트 리스크

    • EPC 단계에서는 언제든 비용 초과·지연·정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 따라서 한수원의 투자 스토리를 볼 때는
      EPC 이익 기대보다, 40~60년 동안 누적되는 운영·정비 마진을 중심으로 보는 것이 보수적이다.


7. 한수원의 원전 운영마진, 실제로는 어떻게 계산되는가


마지막으로, 한수원의 **원전 운영마진(operating margin)**을 조금 더 회계·정산 관점에서 정리해 보자.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다.

7-1. 개념 정리: “스프레드 × 물량”


한수원의 원전 운영마진은 실무적으로 다음과 같이 이해하면 가장 직관적이다.

운영마진 ≒ (원전 전력판매 정산단가 − 원전 변동비/운영비 단가) × 발전량


조금 풀어서 말하면,

  • 위쪽(단가)

    • 한수원이 전력시장에서 얼마에 팔았는가(정산단가)

  • 아래쪽(원가)

    • 원전 한 단위를 돌리는 데 들어간 연료비 + 운전·정비비(변동비)

  • 물량

    • 실제로 발전해서 정산 대상이 된 kWh(또는 MWh)


이렇게 단가 차이(스프레드) × 물량이 곧 원전 운영마진의 실질적인 근간이 된다.

7-2. “정산단가”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KPX 풀(POOL) 시장 구조


한국 전력시장은 **전력거래소(KPX)**가 운영하는 풀(pool) 시장 구조를 기본으로 한다.
발전사는 전기를 생산해 KPX에 팔고,
한국전력(판매회사)은 KPX에서 전기를 사 온다.

KPX는 전력거래 절차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또 다른 설명 페이지에서는

  • 거래 종료 2일 후 입찰·계량·급전 자료를 토대로 정산금을 산정하고,

  • 1차(초기) 정산과 2차(최종) 정산을 거쳐,

  • 발전회사와 한국전력에 각각 정산 통지서를 보내는 구조를 상세히 설명한다.
    (출처: 전력거래소 “정산처리일정”
    https://www.kpx.or.kr/menu.es?mid=a10401050000 (전력거래소))

정리하면,

  • 한수원은 KPX가 계산한 정산금을 통해
    “이번 달에 원전에서 전기를 얼마만큼 팔았는지”에 대한 현금 유입이 결정된다.

  • 이때 적용되는 단가가 흔히 말하는 정산단가이고,
    실제 운전량(계량값)에 곱해져 정산금(전력거래대금)이 나온다.

즉, 운영마진의 “위쪽(매출)”은

정산단가 × 발전량 = KPX 정산금

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7-3. 이 정산 구조가 손익계산서에 어떻게 반영되는가


정산금이 손익으로 넘어오면 크게 두 줄로 요약할 수 있다.

  1. 매출(전력판매수익)

    • 원전이 생산한 전력(계량값)에 대해 KPX가 계산·통지한 정산금이
      한수원의 **전력판매수익(매출)**로 인식된다.

    • 초기정산과 최종정산의 시차 때문에
      “정산 차이”가 발생하면, 해당 부분은 매출 조정·미수금 등으로 처리된다.

  2. 비용(원전 운영비용)

    • 변동비/운영비 성격: 핵연료비, 운전·정비비 등

    • 고정비/자본비용 성격: 감가상각비, 해체충당부채(미래 폐로비용에 대한 회계적 반영) 등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운영마진”이라고 할 때는
주로 정산금에서 연료비·운영비 같은 변동비를 뺀 잔여를 강조하고,
분석 목적에 따라 감가상각·충당부채까지 고려해 EBITDA 마진, 영업이익률 등으로 확장해 본다.

핵심은,

정산단가가 일정 수준 이상이고, 원전의 변동비가 낮으며,
가동률(발전량)이 높을수록, 한수원의 운영마진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구조
라는 점이다.

 


8. 정리: 왜 한수원은 “한국전력의 메인 키 플레이어”인가


지금까지를 한 문장으로 다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국내 전력 믹스에서 원전은 이미 30%대 초반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반도체·AI 수요를 감당하려면 원전 비중을 40~50% 수준까지 키워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원전을 실제로 짓고, 돌리고, 가동률을 유지하며 장기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회사가 한수원이다.

 

여기에

  • 기존 원전의 교체·수명연장 사이클,

  • 그동안 쌓아온 운영·정비 역량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운영마진,

  • 앞으로 지어질 국내·해외 신규 원전과 연계된 장기 O&M,

  •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대규모 산업용 전력 수요까지 얹으면,


한수원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한국전력 그룹 내부에서 가장 중요한 현금창출원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기 실적 숫자를 맞히는 것이 아니라,

원전이라는 자산이 어떤 수명 곡선을 그리며 현금을 만들어내고,
그 현금이 한국전력(판매회사)과 한수원(발전·운영회사) 사이에서
어떤 규칙(KPX 정산·요금정책)을 통해 배분되는지 구조를 이해하는 것
이다.

 

이 구조를 이해하고 나면,
한수원이 왜 K-원자력 산업에서 핵심 축으로 기능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한국전력공사 내에서 한수원의 이익 비중이 중장기적으로 왜 지금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는지
(이미 현재 수준도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자연스럽게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끝

2026년 1월 21일 수요일

생각정리 165 (* Shadow Fleet, Oil Tanker)

오랫만에 그림자선단과 관련된 기사 내용이 WSJ Video에 올라와 가져와본다.


https://www.wsj.com/video/series/news-explainers/the-us-crackdown-strangling-the-illicit-network-of-dark-fleet-tankers/936E911E-4A1B-4E7D-90A5-8114BE12D951?mod=WSJvidctr_editorpicks_pos0


그림자선단이 사라지면, 탱커 시장은 어떻게 달라질까


– 노후 탱커, 제재, 교체수요, 조선 발주까지 한 번에 보기


최근 몇 년간 해운·조선 시장에서 다크 플릿(dark fleet), 그림자선단(shadow fleet), 노후 탱커 스크랩 증가, Suezmax 리세일 고가 거래가 동시에 회자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제재·안보 이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탱커 해운 수급과 조선 발주 사이클을 동시에 흔드는 요인들이다.

핵심 논지는 다음과 같다.

  1. 전 세계 탱커 수급은 “수요(톤마일)” vs “유효선복(실제 운항 가능한 공급)”의 싸움이다.

  2. 그림자선단은 고령 탱커가 몰려 있는, 거대한 비정상 공급 풀이다.

  3. 제재 강화·나포·보험·서비스 차단으로 이 풀이 줄어들면, 유효선복이 줄어 운임이 올라간다.

  4. 여기에 노후 탱커 교체 수요까지 겹치면, 탱커 신조 발주와 조선·엔진 수주 호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논리를 차례로 정리한다.


1. 탱커 시장의 기본 구조


탱커 시장은 크게 두 축으로 나눌 수 있다.

  • 원유 탱커(Dirty, Crude): VLCC, Suezmax, Aframax 등. 산유국에서 원유를 싣고 정유공장·수요국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 제품 탱커(Clean, Product): 휘발유·경유·나프타 등 정제제품을 운반한다.


수급을 이해하려면 두 가지 개념만 잡으면 된다.

1) 수요: 톤마일(ton-mile)

  • 톤(물동량) × 마일(항해거리)

  • 같은 1억 톤이라도 더 멀리 운반하면 더 많은 탱커가 필요하다.

  • 전쟁·제재·수역 회피로 항로가 길어지면, 톤마일 수요가 증가한다.


UNCTAD는 Review of Maritime Transport 2024에서 수에즈·홍해 리스크로 인한 우회 항해 때문에 평균 항해 거리가 늘면서 글로벌 선박 수요(톤마일)가 약 3% 증가했다고 추정한다.

2) 공급: 유효선복(effective supply)

  • 단순히 “탱커가 몇 척 있느냐”가 아니라,
    실제로 운항 가능한 용량 × 가동률 × 회전율이 중요하다.

  • 선령이 높을수록, 규제·제재가 강할수록, 보험·정비·항만 제한 등으로 실제 가동 가능한 선복이 줄어든다.


정리하면, 탱커 운임은

수요(톤마일) vs 유효선복(실질 공급)


의 균형에서 결정된다.


2. 그림자선단(shadow fleet)의 정체와 규모


2-1. 그림자선단의 특징

그림자선단은 대략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진 탱커 집단이다.

  • 러시아·이란·베네수엘라 등 제재 대상국의 원유·정제제품을 운반

  • 소유 구조가 불투명한 SPC·페이퍼컴퍼니

  • 깃발(flag)과 선박명, AIS(위치 송신기)를 자주 바꾸거나 끄고 운항

  • 서방 P&I 보험 없이 운항하거나, 보험이 불완전한 상태

  • 평균 선령이 높고, 20년 이상 고령선 비중이 매우 높음

S&P Global 기반 분석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그림자선단은 **약 978척, 1억 2,700만 DWT로 세계 오일 탱커 선복의 약 19%**에 달한다.


또 다른 분석에서는 **운항 중인 오일·제품 탱커의 약 17%**를 그림자선단으로 본다.


결국 그림자선단은

  • 규모가 크고

  • 선령이 매우 높고

  • 제재 리스크가 높은 탱커 집단


이라는 점이 본질이다.

2-2. 그림자선단의 역할


WSJ는 1,400척 이상의 노후 탱커로 구성된 다크 플릿이 세계 원유 흐름의 약 6~7%를 처리한다고 설명한다.


요약하면,

  • 제재 이후에도 제재 대상국의 원유·제품 수출을 유지시키는 “비정상적인 완충 공급” 역할을 해왔고,

  • 원래라면 스크랩됐어야 할 고령 탱커들이 그림자선단으로 흘러 들어가며 비정상적으로 오래 살아남았다는 의미이다.


3. 2025~2026년 변화: 단속 강화와 스크랩 급증


최근 1~2년 사이 그림자선단을 둘러싼 환경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3-1. 미국·서방의 직접 단속 강화

  • 미국은 특수부대를 동원해 제재 회피 의심 탱커를 실제로 나포·억류한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다.

  • 제재는 개별 선박 지정에서 나아가, 보험·금융·항만 입항·서비스 제공 등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선주 입장에서 유지비용 + 리스크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는 뜻이다.

3-2. 고령 탱커 스크랩(해체) 급증

Lloyd’s List와 World Ports Organization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선박 해체 물량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이 가운데

  • 노후 벌크선

  • 그림자선단 탱커

  • 구형 가스선

이 주요 해체 대상이었다.

즉, 그동안 그림자선단으로 “연명”하던 노후 탱커들이
다시 스크랩 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는 신호이다.

3-3. 의미: 그림자선단의 “정책적·경제적 퇴출” 시작

고령 탱커는 제재·안전 기준이 강화될수록

  • 보험 비용 상승

  • 정비·부품 비용 상승

  • 항만 입항 제한

  • 사고·오염 리스크 증가

에 직면한다. 여기에 나포·억류 리스크까지 얹히면,
선주에게 “계속 운항” vs “버리고 나간다(스크랩·방치)” 사이의 선택에서 후자가 점점 더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즉, 그림자선단은 서서히 정책 + 경제 논리에 의해
전 세계 탱커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한 단계로 볼 수 있다.


4. 2026~2027년 탱커 수급 베이스라인과 그림자선단 퇴출의 충격


탱커 수급의 베이스라인은 BIMCO 전망을 중립적으로 인용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

4-1. 원유(크루드) 탱커

  • 수요(톤마일)

    • 2026년: +1~2% 성장

    • 2027년: 0~1% 성장

  • 공급(선대)

    • 2026년: +1.5% 증가

    • 2027년: +3.5% 증가

따라서,

  • 2026년: 수요·공급 증가율이 유사해 대체로 균형권

  • 2027년: 선박 인도가 늘어나며 공급 우위, 약세 압력 확대

라는 구조이다.

4-2. 제품 탱커

  • 수요: 2026·2027년 모두 +0.5~1.5% 수준

  • 공급: 2026·2027년 모두 +5.5% 수준

베이스라인만 놓고 보면,
제품 탱커는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보다 훨씬 빠른, 공급 과잉 구간이다.

4-3. 여기에 “그림자선단 실질 퇴출”을 더하면?

앞에서 본 것처럼 그림자선단 규모는
**전 세계 오일 탱커 선복의 약 17~19%**로 추정된다.


이 중 X%가 실질적으로 운항 불능 상태가 되면,
전 세계 탱커 기준 유효선복은 대략 **(17~19%)×X%**만큼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단순 근사).

예를 들어 17%를 기준으로 보면,

  • 10% 제거 → 전체 탱커 선복의 약 1.7% 감소

  • 25% 제거 → 약 4.25% 감소

  • 50% 제거 → 약 8.5% 감소

이 충격을 BIMCO 베이스라인과 겹쳐 보면 다음과 같은 그림이 나온다.

  • 원유 탱커(Dirty)

    • 2026년은 원래 균형권이므로,

    • 유효선복이 2~3%만 줄어도 수급이 구조적으로 타이트해질 수 있다.

    • 4~5% 이상 줄면 강한 타이트 구간에 진입한다고 볼 수 있다.

  • 제품 탱커(Clean)

    • 베이스라인 공급 증가가 연간 **+5.5%**로 매우 크기 때문에,

    • 1~2% 수준의 제거는 약세 완화 정도에 그칠 수 있다.

    • 다만 제거 규모가 커지고(예: 25~50%), 동시에 우회 항로 증가로 톤마일이 늘어나는 방향이라면
      생각보다 빠르게 균형 쪽으로 회복될 여지도 있다.

핵심은,

원유 탱커 시장은 2026년에 “조금만 공급이 줄어도”
운임이 비선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구조
이고,
그림자선단은 그 공급을 한 번에 줄일 수 있는 레버라는 점이다.

 


5. 노후 탱커 선대와 교체 발주 수요


5-1. 노후선 비중이 높은 탱커


선령 구조를 보면, 특히 VLCC, Suezmax, 일부 벌크선
15년 이상 노후선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이 여러 리포트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노후선 대비 교체 발주가 아직 전체의 약 8%만 진행됐고,
92%의 교체 업사이드가 남아 있다
는 관점은,
이 선령 구조와 제재 환경을 함께 놓고 보면 상당히 일관성 있는 해석이다.

5-2. 엔진·조선소 슬롯 병목


최근 몇 년간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선행되면서
대형 조선소 슬롯과 대형 엔진 생산능력이 한 번 크게 묶였던 경험이 있다.

  • 이제 탱커·벌크 등 중대형·중소형 엔진
    노후선 교체 수요가 본격화될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

  • 조선·엔진사 입장에서는,
    이미 올라와 있는 ASP + 엔진 프리미엄 위에서
    교체 발주 물량까지 더해질 수 있는 구조이다.

결국,

그림자선단 퇴출 → 노후 탱커 스크랩 가속 → 교체 발주 증가 →
조선·엔진 수주 사이클 2차 상승


이라는 경로가 충분히 성립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6. Suezmax 리세일 고가 거래의 의미


최근 대한조선(대선/DH Shipbuilding)에서 건조 중인 Suezmax 탱커 2척
**척당 9,700만달러(97M)**에 리세일로 거래된 사례가 있다.


같은 시기 시장에서 언급되는 Suezmax 신조선가는
약 8,300만~8,600만달러 수준이다(여러 기업 발표·시장 자료 종합).

즉,

  • 신조선가 < 리세일 가격이라는 구조가 나타났고,

  • 이는 곧 즉시 인도 가능한 탱커 선박이 부족하고,

  • 향후 탱커 운임·시장 환경에 대한 기대가 높으며,

  • 조선소 슬롯이 타이트하다는 사실을
    가격이 직접 말해주고 있는 사례이다.


7. 결론: 그림자선단이 제거될수록, 탱커·조선 시장에 생길 변화


모든 내용을 통합하면, 핵심 정리는 다음과 같다.

  1. 그림자선단은 전 세계 오일 탱커 선복의 17~19%를 차지하는 거대한 비정상 공급 풀이다.

  2. 이 선단은 선령 20년 이상 고령선 비중이 매우 높고,
    제재·규제 강화에 따라 유지비용과 리스크가 급속히 상승하고 있다.

  3. 2025년 선박 해체량이 전년 대비 65% 증가하면서,
    그림자선단 탱커를 포함한 노후 선박들이 실제로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했다.

  4. BIMCO 기준 2026년 원유 탱커 수급은 원래 “대체로 균형”,
    2027년에는 공급 증가로 약세가 예상된다.

  5. 이 상황에서 그림자선단의 10~25%만 실질 제거되어도,
    유효선복은 대략 2~5% 줄어들며 2026년 원유 탱커 수급은 구조적으로 타이트해질 수 있다.

  6. 탱커는 노후선 비중이 높은 선종이고,
    지금까지의 교체 발주는 전체 잠재 교체 수요의 일부(예: 8%) 수준이므로,
    남아 있는 90%대 교체 업사이드는 중장기 발주·수주 파이프라인을 지지할 수 있다.

  7. 대한조선 Suezmax 9,700만달러 리세일 사례는,
    이미 시장이 선박·슬롯 부족과 향후 운임 강세 기대를 가격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그림자선단이 해운 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제거될수록,
원유 탱커·Suezmax·VLCC를 비롯한 탱커 신조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노후선 교체 발주 수요까지 겹쳐 탱커 시장과 조선·엔진 업황이
중장기적으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결론에는 조건이 있다.

  • 제재·단속이 원유·제품 수출 물량을 크게 줄이지 않고

  • 주로 “비정상 공급(그림자선단) 퇴출 + 항로 우회(톤마일 증가)” 방향으로 작동할 때,
    이 시나리오가 가장 강하게 현실화된다.


이 조건이 충족되는 한,
그림자선단 퇴출 → 탱커 유효선복 감소 → 운임 상승 → 교체 발주 확대 → 조선·엔진 수주 증가
라는 연결 고리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끝

2026년 1월 20일 화요일

생각정리 164 (* 미국채, 다보스포럼, NATO)

소결론 : 단기적으로 시장이 하방압력을 받겠지만, 곧 바로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펀더멘탈 기업이익체력이 받쳐준다는 전제 하에)


1.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한 번 관세새로운 국제기구 구상을 동시에 꺼내 들면서, 유럽과 미국 사이 긴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트럼프가 ‘평화위원회’라는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들겠다고 나서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린란드 문제를 이유로 유럽에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움직이면서,

  • 유럽의 안보,

  • 무역·관세,

  • 달러와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
    가 한꺼번에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2. 트럼프의 새 국제기구, ‘평화위원회’는 무엇인가


먼저 국제기구 이야기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국제 평화위원회’ 헌장이 공개되었다. 이 문서는 여러 나라 정상에게 보낸 가입 초청장에 첨부된 공식 문서라는 점에서 단순한 구상 수준을 넘어선다.


흥미로운 점은, 이 헌장 어디에도 ‘가자(Gaza)’라는 단어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겉으로는 가자지구 전후 질서와 관련해 출발했지만

  • 실제 설계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수 있는 상설 기구’**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2-1. 기존 국제기구 비판에서 출발


헌장 서문은 시작부터 기존 국제기구들을 강하게 비판한다.

핵심 논리는 다음과 같다.

  • 이상적인 구호만 외치는 평화론은 실제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 실용적 판단, 각국의 책임 분담, 결과 중심 협력이 없으면 평화는 지속될 수 없다.

  • 지금까지의 평화 구축은 위기를 “그때그때 수습”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오히려 문제 지역의 “국제 기구 의존성”만 키웠다.


그래서 새로운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즉, “말 많은 UN식 평화”가 아니라, 실제로 움직이고 결과를 내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식의 문제의식이다.

2-2. 평화위원회의 목표


헌장은 평화위원회의 임무를 다음 네 가지로 정리한다.

  • 분쟁 지역의 질서 회복

  • 합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통치 구조 재건

  • 국제법에 맞는 지속 가능한 평화 구축

  • 각국이 참고할 수 있는 평화 구축 모범 사례 개발·확산


정리하면, 이 기구는 특정 분쟁에만 한정된 임시 조직이 아니라,
언제든지 전 세계 분쟁에 관여할 수 있는 상시 개입 플랫폼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이다.


3. 누가 들어가나: 초청제와 ‘10억 달러 영구회원’ 조항


평화위원회의 회원국 구조는 단순하지만 상당히 논쟁적이다.

  1. 회원국은 전적으로 위원장(트럼프)의 ‘초청’으로만 결정된다.

  2. 가입한 국가는 **정상(대통령·총리)**을 대표로 보내야 하고, 기본 임기는 3년이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이해 가능한 구조이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조항이다.

  • 헌장 발효 후 1년 안에 10억 달러(USD 1,000,000,000)를 현금으로 출연하면,
    그 국가는 사실상 영구 회원 자격을 얻는다.


쉽게 말해,
**“10억 달러를 내고 영구 회원권을 사는 구조”**인 셈이다.

그래서 이 기구가

  • 진짜로 평화를 위한 공공재인지,

  • 아니면 부유한 국가들이 돈 내고 ‘좌석을 사는 평화 클럽’인지
    를 두고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


4. 의사결정 구조: 사실상 ‘트럼프 1인 체제’


의사결정 구조를 보면, 이 기구가 얼마나 ‘위원장 중심’인지가 더 분명해진다.

형식상으로는

  • 회원국들이 투표로 주요 결정을 내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 위원장이 승인하지 않으면 아무 결정도 효력이 없다.

  • 표가 동수일 경우에는 위원장이 직접 캐스팅보트를 행사한다.


또한 위원장은

  • 산하기구의 설치·해체,

  • 집행위원회 인선,

  • 회원국 임기 연장 여부,

  • 회원국 제명에 대한
    최종 권한을 모두 갖는다.


심지어

  • 위원장이 갑자기 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될 경우, 후임 위원장도 ‘미리 위원장이 직접 지정’하도록 되어 있다.


즉, 제도 자체가 **“위원장이 모든 핵심 키를 쥐는 구조”**로 설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집행위원회 또한 위원장이 직접 뽑은 인사들로 구성되며, 기구 재정은 각국의 자발적 기여금으로 운영된다. 이 기구는 국제법상 독자적인 법인격을 가지며, 계약·자산 보유·계좌 개설·자금 집행까지 가능한 구조이다.

표면상으로는

  • UN 안전보장이사회 승인 아래 가자 관련 임무를 수행한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 UN 틀 안에 걸쳐 있으면서도, 필요할 경우 UN을 우회할 수 있는 별도 권력 축을 하나 더 만드는 셈이다.


5. 각국 반응: 유럽의 거부, 이스라엘의 반대, 이탈리아의 유보적 참여


이러한 구조 때문에 주요 유럽 국가들과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프랑스는 가장 먼저 트럼프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 평화위원회가 가자 문제를 넘어,

    • UN 권위를 약화시키고,

    • 트럼프가 프랑스 외교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영국,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등도 프랑스를 뒤따라 가입 거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이스라엘 역시 반대 입장이다.

    • 평화위원회 산하 가자지구 관련 위원회 구성에 카타르·터키 대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 이스라엘의 안보·외교 정책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이다.


다만 모든 국가가 한 목소리는 아니다.

  • 이탈리아의 멜로니 총리

    • 자신이 중재자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 평화위원회에 대해 완전 거부 대신 ‘조건부·조정자’ 포지션을 취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리하면,

  • 프랑스·영국·독일 등 핵심 유럽국과 이스라엘은 명확한 반대 쪽에 가깝고,

  • 이탈리아는 ‘관여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해보겠다’는 입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6. 그린란드와 관세: 안보 논리를 무역 전쟁으로 연결하는 구조


여기에 그린란드 문제가 합쳐지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 미국이 그린란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 일부 유럽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
    그리고 그 계획을 **“100% 실행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Truth Details | Truth Social
유럽의 좌파 정치지도자들은 멍청한걸까..?


구체적으로는

  •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특정 국가들을 대상으로

    • 2월 1일부터 10% 관세,

    • 6월 1일부터 25% 관세 부과 방침을 시사했다는 흐름이다.


프랑스가 평화위원회 제안을 가장 먼저 거부하자,

  • 프랑스산 와인에 200% 관세 이야기가 나오고,

  • 동시에 EU 국가 중 그린란드 문제에서 미국에 비협조적이라고 판단되는 국가들에게
    1월 10% → 6월 25% 관세 인상을 예고하는 식이다.


결국 논리는 이렇게 이어진다.

  • “유럽 안보가 불안하다” → “미국이 군사적으로 더 주도해야 한다” → “그를 위해서는 그린란드가 필요하다” → “협조하지 않으면 관세로 압박하겠다.”


또 한편으로 트럼프는

  • 영국이 차고스 제도(Chagos Islands)를 모리셔스에 넘기려는 계획을 두고

    • “매우 멍청한 짓”이라고 공개 비난했다.

  • 차고스 제도에는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가 있어,
    이를 그린란드 필요성과 같은 안보 논리로 엮어내고 있다.


즉,
안보 이슈 → 영토·기지 문제 → 관세·무역 압박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패키지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장도 여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 과거 트럼프발 관세 쇼크가 있었던 만큼,

  • 이번에도 다시 주식시장이 바로 하락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맥락이다.


7. 유럽의 “자본 보복” 카드: 미국 자산 매각 가능성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현실화될 경우,
유럽이 “미국 자산을 팔아버리겠다”는 초강수를 꺼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거론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미국 자산은

  • 미국 국채,

  • 미국 주식 등 금융자산이다.


유럽은

  • 미국 국채를 포함해 막대한 규모의 미국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 이걸 한꺼번에 매각하겠다고 하면,
    미국 국채 금리 급등, 미국 금융시장 혼란을 유발할 수 있는, 말 그대로 **‘핵옵션’**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제약이 크다.

  1. 미국 자산은 이미 민간까지 널리 분산되어 있어,
    유럽 정부가 “다 팔자”고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통제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2. 한꺼번에 팔아도

    • 그 물량을 받아줄 투자자가 필요하고,

    • 자금을 옮길 대체 투자처가 마땅치 않다.

  3. 무엇보다

    • 유럽이 미국 자산을 급매하면

    • 유럽 본인들의 금융시장, 환율, 채권시장까지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이 카드는

  • “이론적으로 가능한 위협”이지만, 실제로 쓰기에는 스스로에게도 큰 상처를 주는 수단에 가깝다.

  • 중국 역시 과거 비슷한 이유로 미국 국채를 ‘핵옵션’처럼 거론만 했지, 실제로 대규모 매도는 하지 못했다.


8. 미국채 보유 구조를 보면 무엇이 보이는가

이제 관세·무역 갈등이 미국 국채 시장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보자.

아래 표는 연준(Federal Reserve) Financial Accounts(Z.1) – L.210 ‘Treasury Securities’ 기준, 2025년 3분기(9월 말) 시점 시장성 미국채(marketable Treasury securities) 보유 현황을 정리한 것이다.

복잡해 보이지만, 크게 “누가 많이 들고 있느냐”만 보아도 충분하다.


미국채 보유 주체별 보유액/비중 통합표 (2025 Q3, 시장성 미국채)


단위: $bn, 비중: 전체 보유(28,027.6) 대비 / (그외 세부는) 그외(15,665.6) 대비



핵심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유럽은 정부와 민간을 합쳐 전체 미국채의 대략 10% 안팎, 외국인 보유분 기준으로는 약 3분의 1을 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정부·중앙은행 등 공적 부문만 따로 보면, 미국채 전체의 대략 5% 내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1. 나머지 90%로는 

    • 연준,

    • 미국 은행·MMF·펀드·연금·보험·주·지방정부 등 미국 내 다양한 주체들이 나눠 들고 있다.

따라서

  • 유럽이 어느 정도 미국채를 매도하면
    단기적으로 금리 상승·가격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다.

  • 그러나 그 물량 중 일부는
    미국 내 민간·금융기관·연준 등이 흡수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즉,

“유럽이 조금만 팔아도 미국 채권시장이 곧바로 붕괴한다”는 식의 그림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의미이다.


9. 종합: 유럽은 진짜 ‘낙동강 오리알’이 될까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평화위원회를 통해

    • 트럼프식 **‘힘을 통한 평화’**를

    • 국제기구 형태로 제도화하려 한다.

  2. 그린란드·차고스 제도·NATO 안보 이슈를 묶어서

    • 유럽 안보 불안을 강조하고,

    • 그 대가로 **군사·외교 영향력과 경제적 양보(관세·시장 접근)**를 요구한다.

  3. 동맹국에게

    • 과거의 **누적 비용(방위비, 관세, 안보 부담)**에 대한 ‘청구서’를 들이밀고,

    • 협조하지 않으면 관세·금융 압박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다.

이 과정에서

  • NATO 결속은 시험대에 오르고,

  • 에너지와 안보를 미국에 상당 부분 의존하게 된 유럽은
    완전한 독자 노선을 택하기 어려운 구조에 놓이게 된다.


https://agsi.gie.eu/data-visualisation/filling-levels/EU
한파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다시 비워져가는 유럽 천연가스 잔고


연일 급등하고 있는 천연가스
https://tradingeconomics.com/commodity/natural-gas


그래서 중장기적으로는

  • 겉으로는 강하게 반발하더라도,

  • 실제 협상 테이블에서는 미국이 요구하는 것의 일부를 결국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가진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 단기적으로는 미국채 금리의 상방 압력

  • 글로벌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바로 반응하는 글로벌 채권시장
https://tradingeconomics.com/united-states/government-bond-yield

그러나

  • 미국채 수요 구조,

  • 미국 내 흡수 여력,

  • 대체 투자처 부족이라는 현실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이 사안은 “달러·미국채 체제의 붕괴”라기보다는,
“단기적인 금리·자산가격 충격이 나타난 뒤 점차 흡수될 가능성이 더 큰 이벤트 리스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끝

2026년 1월 15일 목요일

생각정리 162 (* 빛고을 광주)

연초에 와이프와 함께 빛고을 광주 도시를 잠깐 다녀왔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광주라는 도시를 다시 보게 되었다.

우선 도시 인프라와 주거 환경만 놓고 보면, 광주는 충분히 “광역시급 대도시”라는 인상을 준다.
서울 도심 아파트와 비교해도 단지 설계나 시공 수준이 크게 뒤처지지 않고, 오히려 도시 주변 인프라 대비 아파트 가격은 지나치게 저렴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때 장인어른이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광주는 소비만 있고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인구 유출 도시라는데, (이상하게) 신축 아파트는 계속 지어지고 있다고 한다. 

실제 둘러보니, 도시 인프라는 잘 깔려 있고 동시에 신축 아파트 대단지 건설현장도 여럿 보였지만 “일자리 엔진”이 빠져 있는 도시라는 진단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인어른 차를 얻어 타고 ‘경치 좋은’ 해변가 쪽으로 나가면서, 이 지역의 또 다른 단면이 보였다.

돔 모양의 원전, 그 옆의 한전과 한전 관련 하청업체들, 인근 해안의 해상풍력 단지, 그리고 광주 도시 인근 여기저기에 위치한 중소 태양광 생산공장들까지, 호남권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전력·에너지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정치권의 담론으로 연결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광주·호남권은 전력 생산량이 풍부하니, 앞으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서 가장 큰 제약 요소인 전력 확보 측면에서 우위가 있다”며 남부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에 유치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237739.html

물론, 수년간 준비 작업을 진행해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당장 통째로 호남으로 옮기는 것은 현실성이 전혀 없다.

다만 “용인이 1차 클러스터라면, 추가로 조성할 반도체 클러스터는 남부, 특히 호남으로 가져가자”는 의제는 정책적으로 충분히 검토할 만한 시나리오로 보인다.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부동산 가치의 핵심은 인근에 양질의 일자리가 얼마나 창출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존재가 바로 반도체 공장이다.

고용의 질과 양, 연관 산업 파급효과, 고소득 인구의 유입, 법인세·지방세 기반 확대까지 감안하면 이만한 앵커 산업이 없다.

정치적으로 보더라도, 지방 거점도시 육성·국가 균형발전·호남 경제 활성화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고 싶다면, 결국 차기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권에 유치하는 것이 가장 직관적인 해법이 된다.

민주당이 장기 집권을 노린다면, 호남을 단순한 정치적 기반이 아니라 실질적 성장 거점으로 바꾸지 못하면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때 병목이 되는 것은 결국 지속가능한 양질의 전력 확보이다.
지금까지는 ‘친환경 에너지’라는 테마에 매몰된 정책이 많았지만, 현실적으로 원전 비중을 다시 높이는 방향으로 선회한다면, 호남권이 차기 반도체 산단을 가져올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86761?sid=100


이미 광역시급 내부의 주거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되어 있고,
전력 확보도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무엇보다 현 정권 및 정치권 핵심 인사들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질 수 있는 구조다.


https://www.mk.co.kr/news/politics/11356132

처음 언론에서 “용인 반도체산단을 호남으로 이전하자”는 식의 문구를 봤을 때는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실제로 광주 시내와 주변을 직접 둘러보고, 에너지 및 산업 인프라를 감안해 다시 생각해 보니
앞으로 추가로 조성될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에 가져온다”는 보다 현실적인 버전의 시나리오는 충분히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변수는 정치·행정 역량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에너지 환경과 그에 따른 정책 수요를 종합적으로 설계하고, 중앙정부와의 협상 구조를 만들어낼 만한 호남 정치권의 역량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다.

그동안 보조금과 정치적 후원에 의존해 온 호남계 정·관계 인사들이,
막상 다 차려진 밥상조차 제대로 받아먹지 못하는 상황이 다시 연출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회의감으로 글을 마무리해본다.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240101.html

뭔가 쎄한느낌.. 


#글을 마치며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 가파르게 오른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해 그 자금을 부동산으로 옮기는 이른바 머니무브만 해도 이미 2조원 남짓이나 됀다고 한다.


https://v.daum.net/v/20260114173941633?f=p


https://v.daum.net/v/20260114173941633?f=p


만약 앞으로 공개될 국회의원 자산 보유 내역에서 광주 부동산 신규 매수 내역이 본격적으로 포착되기 시작한다면, 이는 정치권의 정보와 자금이 동시에 움직였다는 의미이자, 광주 도심 아파트가 구조적 바닥 구간에서 본격적인 매수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거의 결정적인 증거로 해석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237850.html


https://www.etoday.co.kr/news/view/2517301


정부 각 부처에서 자산 증식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시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자산 보유 내역 변동도 함께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끝

2026년 1월 14일 수요일

생각정리 161 (* 금통위, 원달러환율, AI)

오후 3시 TSMC 실적 발표를 기다리면서 특별한 이슈가 없던 와중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환율·M2 관련 발언을 듣게 되었다.

그 발언을 계기로,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이 단순한 경기 사이클인지, 아니면 한국 사회 구조 변화의 징후인지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이 글은 이전글에 이어 그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1. 펀더멘털은 정말 좋아졌는가


최근 몇 몇달간 한국의 표면적인 거시지표는 분명 나쁘지 않다.

  • 메모리 반도체를 필두로 방산·조선·미디어·K-뷰티·K-엔터 등 수출 주력 산업의 성장세가 강화되고 있고

  • 한국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도 1% 초반에서 1% 후반 수준까지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 공급 우위가 이어지는 저유가 기조 속에서 수입물가와 경상수지 환경도 과거에 비해 나쁘지 않다.


이러한 지표만 놓고 보면, 이창용 총재의 말처럼
펀더멘털은 개선되고 있는데, 왜 원화는 구조적으로 약세를 보이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환율은 언제나 경상수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자본 이동이 자유로운 개방경제에서는 일정 시점 이후부터 자본계정이 환율을 지배하는 구간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한국처럼 글로벌 위험선호와 포지션 변화에 민감한 통화에서는 그 경향이 더 강하다.

겉으로는 “성장률·수출·유가”라는 전통적 변수들이 괜찮아 보이지만, 그 이면에서 자본과 인구·세대 구조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가 점점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 겉과 속이 다른 한국 경제의 구조


표면적인 수출·성장률과 달리, 내가 보는 한국의 중장기 구조는 오히려 더 녹록치 않다.

우선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청년층의 사회 진입 지연이다.
최근 AI 도입, 채용 축소, 업무 자동화 등이 맞물리며 사회초년생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지고 있다.
이는 과거 IMF 전후 세대가 겪었던 사회 진입 지연과 닮아 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 IMF 전후에는 고성장·자유무역이라는 외부 환경이 있었다.
    높은 GDP 성장률이 세대 간 자산격차, 노동시장 문제 등 구조적 갈등을 상당 부분 가려주었다.

  • 지금은 저성장·보호무역·공급망 블록화가 글로벌 GDP 성장률을 구조적으로 낮추고 있다.
    더 이상 “성장이 모든 문제를 덮어주는 시대”가 아니며,
    구조적 문제는 그대로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즉, 숫자로는 ‘괜찮아 보이는’ 성장
내부적으로 누적되는 구조적 취약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 구조에 가깝다.


3. 청년 고용 구조와 AI 시대의 역설


청년 고용 통계를 들여다보면, 단순히 “실업률이 몇 %”라는 숫자보다 불편한 현실이 드러난다.


기본 구조는 다음과 같다.

  • 미취업자 = 실업자 + 비경제활동인구(‘쉬었음’ 포함)

  • 이 중 ‘쉬었음’은 통계상 “일할 의사도, 적극 구직도 없는 상태”로 분류되는 인구이다.


20~29세, 30~39세 모두에서 미취업자 비중이 상당히 높고, 그 안에서 ‘쉬었음’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숫자 그 자체보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향후 소득·자산 축적 경로가 끊겨 있는 인구층이 두꺼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층위의 문제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니라,
향후 생산성·소비·세수·연금·복지 지출까지 모두를 관통하는 구조적 이슈로 이어진다.

여기에 더해, 지금은 AI 채용 확대라는 새로운 축이 이 구조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1. AI 도입은 기업 입장에서 초기·단순·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먼저 적용되기 쉽다.
    이는 곧 엔트리 레벨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 남는 일자리는 더 높은 숙련·복합 역량을 요구하게 되고,
    기업은 ‘소수 정예 채용’에 가까운 방식으로 인력을 뽑게 된다.

  3. 그 결과, **“경력은 없지만 잠재력은 있는 청년층”**이 진입할 수 있는 사다리가 더 가팔라진다.


문제는, 이런 변화에 대한 정책·교육·노동시장 시스템의 대응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점이며 이러한 추세는 AI 발전의 방향과 노동시장 시스템이 서로 반대방향을 향해 서 있는 상황이라 더욱 구조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한국 청년 고용 구조는,

  • AI가 만들어내는 신규 기회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면서,

  • AI가 대체하는 일자리는 그대로 줄어드는,


일종의 ‘AI 발전에 대한 대척점’에 서 있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이렇게 되면 청년층의 “쉬었음”과 미취업 상태는 경기 회복만으로 해소되기 어렵고,
단기간에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구조적 실업·비참여 문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 장기적인 생산성·세수·소비 기반 약화로 이어진다.


4. 고령화·부동산 자산구조·소비력 약화의 연쇄


청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령화 은퇴세대의 구조도 함께 봐야 한다.

  • 은퇴세대의 자산은 부동산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

  • 자산의 명목 규모가 크더라도, 유동성이 부족해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힘은 약하다.


그 다음 세대로 내려가면,

  • IMF 전후 세대는 사회 진입이 늦어지며 자산 축적이 지연되었고,

  • 현재의 2030 세대는 높은 자산가격과 고용 불안 속에서 자산 형성 기회 자체가 제한되어 있다.


결국 세대별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은,

  • 자산은 비유동적이거나 부족하고,

  • 지속 가능한 소비 여력은 취약하며,

  • 그 결과 국내 수요·서비스 산업의 성장 잠재력도 제약된다는 점이다.

이 연쇄를 거시적으로 보면,

  • 생산성 하락 압력이 누적되고,

  • 사회복지·의료·돌봄 등 재정 지출이 구조적으로 증가하며,

  • 중장기적으로는 통화가치 하방(원화 약세)과 재정 부담 확대라는 형태로 표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은 상대적으로 덜 왜곡된 인구구조와 자산 구조를 가지고 있어
달러의 장기 펀더멘털을 지지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5. 미국 일극과 ‘자본 유출형’ 원화 약세


이 지점에서 다시 이창용 총재의 발언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최근 원화 약세를 보며,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얼마나 공급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 사회 구조가 개인·기업·기관의 ‘자산 방어 본능’을
국내 원화자산이 아니라 해외 달러자산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었다.

구조는 단순하다.

  1. 수출·실적이 좋아져도,

  2. 개인·기관·기업이 주식·채권·대체투자에서 달러 자산 비중을 구조적으로 늘리면,

  3. 환율은 **경상수지가 아니라 자본계정(해외투자·자본 이동)**에 의해 지배된다.


여기에,

  • 미국의 관세 정책,

  • 공급망 재편,

  • 미국 내 설비투자 러시(IRA, 첨단 제조 인센티브 등)


같은 내러티브가 결합하면, 실제 현금흐름이 발생하기 전부터
“미국 중심 달러 자산에 미리 올라타야 한다”는 포지셔닝이 선행된다.

원화는 구조적으로 리스크 온/오프에 민감한 통화이기 때문에,
포지션이 한쪽으로 기울면 원화 약세가 과장되는 국면이 반복해서 나타나기 쉽다.


6. 달러는 벌리지만, 스팟에 안 나온다: 미시구조의 역설


미시적인 외환시장 구조도 함께 봐야 한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 이론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경로가 작동해야 한다.

  • 수출 증가 → 달러 유입 확대 → 달러를 원화로 환전 → 원화 강세 압력


하지만 실제로는,

  • 수출기업이 달러를 즉시 스팟에서 팔지 않고,

  • 대차·운용·차입 상계 등 다양한 형태로 달러를 보유·관리한다면,

  • 현물 달러 공급이 줄어들고,

  • 시장에서는 “달러가 부족하다”는 신호가 강화되어 오히려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

즉,

“수출이 좋아서 원화가 강해져야 하는데,
미시적으로는 달러 스팟이 타이트해져서 오히려 원화가 약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국민연금과 당국 간의 FX 스왑 한도 협의,
수출기업의 달러 보유·매도 유도 등의 정책적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7. AI가 가속하는 Home Bias 약화와 자본 이동


앞서 청년 고용 구조에서 AI가 고용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측면을 봤다면,
이제는 AI가 자본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게 된다.

불과 1~2년 사이에,

  • 해외 기업 공시,

  • 현지 뉴스와 정책 문서,

  • 산업 리포트와 콘퍼런스 콜 요약 등


과거에는 현지 IB·리서치에 크게 의존해야 했던 정보들이
이제는 AI를 통해 직접 탐색·분석 가능한 영역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

이 변화는,

  • 해외 주식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고,

  • 정보의 양과 질에서 국내·해외 간 격차를 줄이며,

  • **국내 자산에 머물러야 할 이유(Home Bias)**를 약하게 만든다.


그린스펀이 이야기했던

“정보격차 축소 → Home Bias 약화 → 자본의 효율적 이동”


이라는 메커니즘이,
이번에는 AI 기술을 매개로 한 차례 더 가속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한국 내부의 생산·고용·세대 구조는 AI와 대척점에 서 있으면서,
자본 이동 측면에서는 AI가 달러 자산 선호를 더 강하게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리하면,

  • 노동·고용 측면에서는 AI의 충격을 완화할 안전망·전환 장치가 부족하고,

  • 자본·투자 측면에서는 AI 덕분에 해외·달러 자산으로의 이동이 더 쉬워지는,


다소 불균형한 구조가 된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원화 약세 압력을 장기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8. 소로스의 재귀성이론과 환율의 자기강화 메커니즘


마지막으로, 최근 다시 펼쳐본 조지 소로스의 재귀성이론을 떠올려 본다.

소로스의 핵심은,

  • 금융시장은 완전하지 않으며,

  • 가격 변화가 다시 참여자의 인식·행위를 바꾸고,

  • 그 변화된 인식과 행위가 다시 실물과 가격을 재구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현재 한국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은 재귀 구조를 그릴 수 있다.

  1. 세대 간 자산·소비력 격차, 고령화, 성장 둔화, AI에 따른 고용 불안 등
    사회 구조적 불안이 존재한다.

  2. 이 불안이 원화 약세 기대를 낳고, 실제 환율이 그 방향으로 움직인다.

  3. 원화 약세가 체감되면서, 개인과 기관은
    국내 원화 자산을 줄이고, 달러 자산 비중을 늘리며 자산을 방어하려 한다.

  4. 이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더 늘어나 환율이 추가로 상승하고,
    환율 상승은 다시 소비·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

  5. 위축된 실물 심리는 다시 성장 기대를 낮추고,
    성장 둔화는 재차 원화 약세 논리를 강화한다.


이처럼,

“구조적 불안 → 원화 약세 → 불안 심리 확대 → 추가 자본 유출 → 더 약한 원화”


라는 재귀적 루프가 형성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출 호조와 실적 개선으로 경기가 좋아 보이더라도,
개인이 체감하는 미래의 불안은 여전히 크고,
그 불안이 다시 환율과 자본 흐름을 통해 실물·심리를 재구성하는 국면에 들어와 있는지도 모른다.


9. 맺음말: ‘펀더 개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원화 약세


정리하면, 최근의 원/달러 환율 움직임은

  • 수출과 잠재성장률 등 표면적인 펀더멘털 개선,

  • 고령화·부동산 편중·세대별 소비력 약화 등 내부 구조의 취약성,

  • AI 도입이 청년 고용을 압박하는데도, 이에 대한 정책·제도 대응이 느린 현실,

  • 미국 일극 체제와 달러 자산 쏠림,

  • 수출기업의 달러 보유·환전 지연 같은 미시 구조,

  • AI로 인한 정보격차 축소와 Home Bias 약화로 인한 해외투자 확대,

  • 그리고 소로스식 재귀 메커니즘


이 겹쳐서 나타나는 결과로 보는 편이 타당해 보인다.


이창용 총재의 질문,
“펀더가 좋아지는데 왜 원화는 약한가”는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 답은 아마도,

“펀더멘털이 좋아졌냐, 나빠졌냐”라는 이분법을 넘어서,
한국이 이미 ‘펀더멘털만으로 환율이 설명되던 시대’를
어느 정도 지나온 것은 아닌가


라는 질문에서 더 잘 찾아질 것이다.

#글을 마치며


30대 중반인 내 입장에서 이 문제는 더 이상 거시경제 차트 위의 선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생활의 문제이다.

부모·삼촌 세대의 은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자산 축적 격차와 자산 구조이다. 대부분의 자산이 부동산에 묶여 있고, 현금흐름은 충분치 않다. 결국 은퇴 이후의 노후 부담은 일정 부분 자녀 세대, 그러니까 우리 세대의 책임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 양가 부모를 어느 정도는 부양해야 한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앞으로 감당해야 할 현금흐름과 자산 수준에 대한 압박은 결코 가볍지 않다.

실무 현장에서 체감하는 AI 확산 속도는 이 불안을 더 키운다. 리서치, 문서 작성, 데이터 정리 같은 업무의 효율성은 분명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동시에 그 효율성이 언젠가 지금의 나라는 노동자를 덜 필요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막연한 불안이 따라온다. 당장 내일 자리가 사라질 것 같아서가 아니라, 5년, 1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머릿속에서 쉽게 가시지 않는다.

여기에 앞으로 가족을 꾸리고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까지 더해지면, 불안의 층은 더 두꺼워진다. 도심 아파트 가격은 이미 충분히 높다고 느끼지만, 그래도 앞으로 더 오를 것 같은 압박이 있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주거비, 교육비, 생활비는 매년 오를 것만 같고, 그러다 보니 “원화로 벌어 원화 자산만 들고 있어도 되는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통계로 보는 물가상승률보다, 실제로 체감되는 것은 생활 전반을 서서히 조이는 압박감에 가깝다.

이런 개인 차원의 불안과 압박은 결국 자산 선택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그래도 한국에서 마지막까지 수요가 붙을 것 같은 자산”이라는 인식 아래 도심 내 아파트로,
다른 하나는 한국의 구조적 불안보다 상대적으로 나아 보이는 달러 자산·미국 주식으로 향하는 선호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1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8.98%로 집계돼 한국부동산원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래픽]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현황 | 연합뉴스


https://tradingeconomics.com/south-korea/currency


거시적으로는 인구 구조, 고령화, 성장 둔화가 원화 약세를 설명하겠지만, 미시적으로는 30대 중반 개인이 느끼는 불안·책임·의무가 부동산과 달러 자산 선택으로 이어지고, 그 선택들이 모여 결국 환율과 자본 흐름에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아, 예외는 있다. 해외주식 41억 원 정도를 이미 보유하고, 세 자녀 유학비로 20억 원 정도를 쓸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는 이런 이야기가 그저 남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소수의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원화 약세와 달러 선호는 단순히 “한국 펀더멘털이 나빠서 생긴 현상”이 아니다.

각자의 삶에서 체감하는 불안, 책임, 방어적 선택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낸 결과에 가깝다.
그래서 지금의 환율은 더 이상 경제 교과서에 등장하는 숫자만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불안을 느끼고, 그 불안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집합적인 심리의 가격표에 가까워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끝

2026년 1월 13일 화요일

생각정리 160 (* 방산)

연일 코스피&니케이 증시로 외국인투자자금이 물밀듯이 쓸려들어오고 있다.

그 중 방산쪽 외국인 유입금액이 유독 눈에 띈다.

한동안 AI 메모리 변화에 정신이 팔려 소홀히 했던 방산 시장에 대한 글을 지난번 유럽 방산글에 이어 업데이트를 기록해본다.


1. 서론: 이란, 유가, 러시아, 그리고 군비확충 사이클


1-1. 이란 정권 불안과 중장기 유가 하향 레짐


2025~26년 들어 이란에서는 전국적 시위와 강경 진압, 통신 차단이 반복되며, 서방에서는 “현 체제가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가디언)


동시에 이란은 제재 국면에서도 하루 170만~190만 배럴 수준의 원유를 수출하며, 주로 중국으로의 우회 수출을 통해 외화를 조달하고 있다. (Energy Intelligence)

여기서 가정은 다음과 같다.

  • 하메네이 체제를 중점으로 하는 시아파 반미 정권이 붕괴하고,

  • 이후 등장하는 정권이 제재 완화·투자 재개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선회할 경우,

  • 이란은 제재 이전 수준 이상의 추가 공급을 중기(수년) 내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동시에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미 2026년 글로벌 원유시장 초과공급(최대 4.09mb/d, 글로벌 수요의 약 4%)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Menafn)


즉, 이란 변수와 무관하게도 “2026년 이후 공급 우위 레짐” 가능성이 열려 있고,
여기에 이란 제재 해제·증산이 겹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한동안 브렌트 60달러 이하 레인지에 묶이는 저유가 시나리오”


를 실질적으로 상정할 수 있는 구간이 생긴다.

단, 정권 붕괴 직전·직후의 **단기(수주~수개월)**에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수출 차질 우려로 오히려 유가 상방(리스크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별도로 봐야 한다. (Reuters)


1-2. 저유가 레짐이 러시아 전쟁재정에 미치는 압박


러시아 연방예산은 여전히 석유·가스 세입 비중이 높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예산은 유가 전제를 낮추면서 석유·가스 세입 전망을 10.9조 루블 → 8.3조 루블(–24%)로 하향했고,

이에 따라 재정적자 전망도 1.2조 루블 → 3.8조 루블로 세 배 이상 확대되었다. (The economy of the North - and Beyond)

실제 집행에서도 2025년 1~9월 기준 석유·가스 세입이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했고,
9월 한 달 기준으로는 –24.5%까지 떨어졌다는 통계가 나온다. (LIGA.net)

이 상태에서 우랄유 가격이 예산 전제(대략 60달러 안팎)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되는 저유가 레짐에 진입하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 전쟁 수행에 필요한 군사비·보안비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 비군사 부문 재정을 더 축소하거나,

  • 통화 발행·국내 차입·외환보유액 소진 등을 통해 단기 방어를 하다가,

  • 일정 단계 이후에는 휴전·종전 협상에 나설 유인이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즉, **저유가 레짐은 러시아의 전쟁 지속능력을 “천천히 말려가는 압력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1-3. 러시아 무기수출 축소와 “반미 축” 군사 네트워크 약화


러시아의 무기수출은 이미 크게 둔화되었다. SIPRI 기준으로

2015–19년 대비 2020–24년 러시아 무기수출은 –64%,
글로벌 점유율은 7.8% 수준으로 하락
하였다. (SIPRI)


같은 기간 유럽 국가들의 무기 수입은 +155% 급증했고,
우크라이나가 단일 국가 기준 세계 1위 무기 수입국으로 부상했다. (Reuters)


이미 전시체제 전환과 제재로 인해

  • 러시아는 자국 군수 수요를 우선 배분하고 있고,

  • 인도·중국 등 주요 고객도 다변화 및 자국산 대체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저유가로 인한 외화 축소까지 겹치면,
베네수엘라, 시리아, 북한, 이란 등 반미 블록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식 무기·에너지 패키지 제공 능력은 시간이 갈수록 약화될 수밖에 없다.


1-4. 러-우 전쟁 종전 압박과 군비확충 래칫


유가 하락과 수출 둔화가 러시아 전쟁 재정을 압박한다고 해서
바로 “평화”로 귀결되지는 않는다. 현실적으로는

  1. 협상·휴전으로의 수렴,

  2. 단기 공세 강화 후 유리한 선에서의 종전 시도


두 경로가 모두 열려 있다.


다만, 전쟁이 어떠한 형태로든 완화·종결되는 방향으로 움직여도,
전쟁 트라우마 그리고 **“군비확충 래칫 효과(ratchet effect)”**가 이미 구조적으로 작동 중이다.

  • SIPRI에 따르면 2024년 세계 군사비는 약 2.7조 달러로,
    전년 대비 +9.4% 증가, 최근 수십 년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SIPRI)

  • 2020–24년 동안 유럽의 무기 수입은 +155% 증가했고,
    미국산 무기 의존도도 크게 높아졌다. (Reuters)

SIPRI


즉, 전쟁 “이후”에도

  • 탄약·포병·방공 재고 보충,

  • 생산능력(CAPA) 확충,

  • 드론·전자전·위성·사이버 등 신형 전쟁 양상에 대응하는 투자


가 여러 해에 걸쳐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란 정권 붕괴 → 저유가 레짐 → 러시아 전쟁재정 압박 → 러-우 종전 압박”**이라는 시나리오는
단순히 전쟁 테마의 종료가 아니라,
**“전쟁 트라우마 이후 장기 군비확충 사이클의 진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이제 이 거시 시나리오를 전제로, K-방산 업종의 매출·수주풀 구조와
한화오션 특수선 / 한화에어로 K9의 레버리지
를 살펴본다.


2. K-방산 2025E 매출과 기본 정량 수주풀


2-1. 2025E K-방산 매출: 약 20조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지상방산), 현대로템(디펜스), 한국항공우주(KAI), LIG넥스원, 한화오션(특수선-필리 Proxy) 5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방산 관련 매출을 합산하면 다음과 같다.


2025년 K-방산 5개사 방산 매출 합계는 약 20조원이다.

이 매출이 앞서 본 **글로벌 군비확충 사이클의 “현재 현금흐름 레벨”**이라면,
다음에서 보는 수주풀은 향후 10년 이상을 관통하는 성장 잠재력에 가깝다.


2-2. 정량 수주풀 228.6조원: 회사별·프로젝트별 구조


수치가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되는 파이프라인만 묶어도 다음과 같다.


이를 프로젝트 단위로 다시 세분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개별 계약 금액이 모두 공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총 파이프라인을 프로젝트 비중에 따라 합리적으로 배분한 추정이다.)

(1) 현대로템: K2·K808 중심 50조원



(2)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럽·중동 중심 57.7조원


실제 계약 예로는 폴란드와의 K9 대형 계약(약 26억 달러 규모) 등이 이미 다수 보도되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 KAI: 회전익 13.9조 + KF-21 36.3조 = 50.2조원


근시계 (*회전익) 13.9조는 이미 수주·협상이 상당히 구체화된 영역이고,
KF-21 36.3조는 각국 차세대 전투기 도입 수요를 전제로 한 중장기 옵션에 가까운 영역이다.

(4) LIG넥스원: 천궁-II 3건 10.7조원


UAE·사우디에 이어 이라크까지 연속 수출이 성사되면서,
천궁-II는 중동 3개국에 수출된 한국형 중거리 방공체계로 자리 잡고 있다. (조선일보)


(5)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60조원


한화오션 특수선 파이프라인 가운데, 규모가 비교적 명확하게 언급되는 축은
**캐나다 차기 잠수함 프로그램(약 60조원)**이다.

여기에 곧바로 미국 특수선 POOL이 겹쳐지면서 한화오션 특수선의 레버리지가 형성된다.


3. 한화오션 특수선: 미국 군수지원함·FFG + 캐나다 잠수함


3-1. 미국 특수선 61척 접근가능 POOL과 필리 조선소


한화오션은 미국 필리 조선소(Philly Shipyard) 인수를 통해
미국 상선·해군 시장에 직접 진입했고, 최근에는

  • “필리 조선소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 두 번째 미국 조선소 인수

  • 50억 달러(한화 약 7조2,500억원) 규모의 미국 내 CAPEX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매일경제)


이 CAPA 확장은 미국 해군의 다음과 같은 수요와 직접 맞닿아 있다.

  • FFG(소형 수상전투함): 13척

  • 군수지원함 – 전투물자수송선: 19척

  • 군수지원함 – 지원선: 29척

  • 합계: 61척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기 위해 함종별 단가를 Base 시나리오에서 다음과 같이 둔다.

  • FFG: 1.2억 달러/척

  • 전투물자수송선: 0.9억 달러/척

  • 지원선: 0.65억 달러/척

  • 환율: 1달러=1,450원

계산하면,

  • 총액: 51.55억 달러

  • 원화: 51.55억 × 1,450원 ≒ 74,747.5억원 → 약 74.7조원

함종별 추정은 아래와 같다.



Low·High 단가 시나리오까지 고려하면, 미국 특수선 61척 POOL은

  • Low: 약 59.1조원

  • Base: 약 74.7조원

  • High: 약 94.6조원


범위에 위치한다.


3-2. 캐나다 잠수함을 포함한 특수선 전체 잠재 POOL


여기에 캐나다 잠수함 60조원을 더하면,
한화오션 특수선 잠재 수주 POOL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한화오션 특수선 잠재 POOL은 약 119~155조원, 기준 약 135조원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접근 가능한 전체 파이”**이고,
실제 기대 수주액을 추정하려면 수주확률·점유율·계약 범위·선가·환율 등 추가 가정이 필요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 미국·캐나다 특수선 수요가

  • 필리 조선소 및 추가 미국 조선소 인수 계획, 그리고

  • 한국 내 특수선 CAPA와 맞물려


한화오션 특수선 사업부가 글로벌 군비확충 사이클에서 중장기 레버리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는 점이다.


4.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미국 차세대 자주포 레버리지


4-1. K9의 미국 접근가능시장 규모: 약 24.4조원

가정은 다음과 같다.

  • 미국 자주포 교체물량: 약 1,200대
    (M109 팔라딘 계열 전력 교체를 염두에 둔 접근가능 물량)

  • K9 1·2차 수출 평균단가: 1,400만 달러/대
    (폴란드 등 주요 계약 단가에서 역산한 평균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환율: 1달러=1,450원

  1. 달러 기준

1,400만 × 1,200대 = 16.8억 달러

  1. 원화 기준

16.8억 × 1,450원 = 24,360억원 → 약 24.36조원

 

따라서 K9 미국 차세대 자주포 접근가능시장(POOL)은 약 24.4조원으로 볼 수 있다.


K9은 이미 인도, 호주,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이집트, 폴란드, 루마니아, 베트남 등
다수 국가에 수출된 플랫폼이며, 한국은 SIPRI 기준 2020–24년 전세계 무기수출의 2.2%를 차지하는 10위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국가전략정보포털)

즉, 미국이

  • 자체 개발(ERCA 등)의 난이도와 비용을 의식해,

  • 검증된 해외 플랫폼 도입 + 미국 현지 생산(Made in USA)을 선택한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은 “미국형 K-방산 패키지”의 중심축 후보가 될 수 있다.

4-2. 그룹 구조와 미국 진출 전략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 한화디펜스 USA를 통해 미국 내 탄약·지상무기체계 공장을 추진하고,

  • 한화글로벌디펜스를 그룹 방산 비즈니스의 글로벌 컨트롤타워로 세우는 구조를 가져가고 있다.

  • 전략의 핵심은 “각국의 자주국방 니즈에 맞춰 현지 공장·JV·기술이전·부품 현지조달(Local content)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이다.


필리 조선소 인수, 추가 미국 조선소 검토, 미사일·탄약 JV, 그리고
K9·레드백·천무의 미국·NATO 시장 공략을 종합해 보면,

**한화오션(특수선 CAPA) + 한화에어로(지상방산·탄약 CAPA)**가
미국·NATO 방산체계의 일부를 “현지화된 K-방산 플랫폼”으로 대체하는 전략


으로 수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Reuters)



5. 전체 수주 가능 풀: 312~348조원, 기준 328조원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하면, K-방산의 **“전체 수주 가능 풀”**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5-1. 기본 정량 파이프라인: 228.6조원



5-2. 추가 접근가능 POOL(Base 기준): 99.1조원




5-3. Low / Base / High 시나리오

  • Low
    228.6 + 59.1(미국 특수선 Low) + 24.4(K9 미국) ≒ 312.1조원

  • Base
    228.6 + 74.7 + 24.4 ≒ 327.7조원(≈ 328조원)

  • High
    228.6 + 94.6 + 24.4 ≒ 347.6조원

따라서 K-방산 전체 수주 가능 풀은 약 312~348조원, 기준 약 328조원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 시점 연간 매출(약 20조원) 대비 15배 이상의 파이프라인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6. 거시 시나리오와 K-방산 레버리지: 정리


이제 처음의 거시 시나리오와 연결해서 보면, 논리 흐름은 다음과 같다.

  1. 이란 정권 붕괴 가정

    • 현재의 시위·경제위기·국제 고립이 정권 교체로 이어지고,

    • 제재 완화와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재개되면,

    • 중기적으로 이란발 원유 공급이 증가할 여지가 크다. (가디언)

  2. IEA가 전망하는 2026년 초과공급(최대 4.09mb/d)과 결합

    • 이미 IEA는 2026년 글로벌 초과공급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고,

    • 이란 증산까지 겹치면 저유가 레짐이 구조화될 수 있다. (Menafn)

  3. 저유가 레짐 → 러시아 전쟁재정 압박 심화

    • 유가 하락으로 러시아 석유·가스 세입이 추가 악화될 경우,

    • 이미 2025년 예산에서 확인된 것처럼 유가 전제 하향 → 세입 전망 –24% → 재정적자 확대의 흐름이 강화된다. (The economy of the North - and Beyond)

  4. 러시아 무기수출 축소와 반미 블록 군사 네트워크 약화

    • 러시아 무기수출은 이미 –64%까지 떨어졌고, 대체 공급자로 미국·프랑스·한국 등이 부상하고 있다. (SIPRI)

  5. 러-우 전쟁 종전 압박 + 전후 군비확충 래칫

    • 러시아 입장에서는 휴전·종전 유인이 높아지는 반면,

    • 유럽·NATO·동맹국 입장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깨달은 취약지점을 메우기 위한 장기 군비확충 사이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 실제로 2024년 전세계 군사비는 **2.7조 달러, 전년 대비 +9.4%**로 이미 이전과 다른 레짐에 들어갔다. (SIPRI)

  6. 그 결과, K-방산의 구조적 레버리지

    • 연간 매출 약 20조원,

    • 정량 수주풀 228.6조원,

    • 한화오션 특수선 잠재 POOL(약 135조원),

    • **한화에어로 K9 미국 접근가능시장(약 24.4조원)**을 합산한
      **전체 수주 가능 풀 312~348조원(기준 328조원)**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단기 전쟁테마”가 아니라 전후 군비확충 레짐에서의 장기 성장 플랫폼임을 시사한다.


7. 참고자료(링크)

글에서 언급한 거시·방산 관련 내용은 아래 기사·보고서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 가능하다.
(대표적인 것만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