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Q25 Review 시즌에 PCB 업체들의 단체 NDR 컨퍼런스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일정 중간에 삼성전기 세션이 있었지만, 별도로 신청하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마침 시간이 비었고, 현장에서 따로 요청드린 끝에 삼성전기 NDR 컨퍼런스에도 참석할 수 있었다.
앞뒤로 진행된 PCB 업체 세션과 비교하면 삼성전기 세션의 참석 인원은 유독 적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한 기관투자자분이 상당히 날카로운 질문을 연달아 던졌다. 회사의 답변은 다소 명확하지 않았지만, 그 질의응답을 듣는 순간 기록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전 세션까지는 내용을 따로 적어두지 않았지만, 급히 가방에 넣어두었던 노트북을 꺼내 당시 내용을 후다닥 정리하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ABF 산업을 따로 공부하고 있었기 때문에, MLCC 산업의 업황 변화가 더욱 선명하게 체감됐다. 회사로 돌아와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른 PCB 업체들보다 삼성전기의 업사이드 포텐셜이 훨씬 크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했다.
그 뒤로도 수동소자 업종을 계속 눈여겨보고 있다. 최근에는 Agentic AI가 AI 인프라 산업의 지형을 바꿔가는 과정에서, 수동소자가 예상보다 더 중요한 축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느낀다.
마침 연휴 동안 범용 수동소자의 대표 기업인 Walsin Technology의 최근 어닝콜을 정리하던 중, 이러한 관점을 뒷받침할 만한 흥미로운 변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 Walsin Technology |
수동소자 업황은 과거처럼 PC, 스마트폰, TV 수요 사이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특히 Computex 2026에서 강조된 agentic AI의 확산은 AI 연산이 데이터센터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고, AI PC, edge device, 자동차, 로봇, 휴머노이드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변화는 수동소자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AI가 더 많은 기기 안에서 상시 작동하려면 전력 공급은 더 정밀해져야 하고, 신호 품질은 더 안정적이어야 하며, 물리세계에서 작동하는 기기는 더 높은 내열성·내진동성·내구성을 갖춰야 한다.
결국 MLCC, 저항기, 인덕터 같은 수동소자는 단순한 후방 부품이 아니라 AI 확산을 가능하게 하는 전력·신호·신뢰성 인프라로 재평가될 수 있다.
이번 글은 Walsin Technology의 코멘트를 출발점으로, Computex 2026 이후 agentic AI 확산이 수동소자 산업의 수요, 제품 믹스, 가격 사이클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정리해보는 리서치 기록이다.
AI가 물리세계로 내려오면, 수동소자가 먼저 부족해진다
1. AI 투자를 GPU와 HBM만으로 보면 놓치는 것이 있다
AI 인프라 투자는 지금까지 주로 GPU, HBM, 첨단 패키징 중심으로 설명되어 왔다. 그러나 AI 시스템이 고도화될수록 또 하나의 중요한 부품군이 부각되고 있다. 바로 수동소자다.
수동소자는 스스로 연산하지 않는다. 대신 반도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압을 안정화하고, 전류를 조절하고, 노이즈를 줄이고, 전력 변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하면 GPU와 CPU가 엔진이라면, 수동소자는 엔진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배관, 밸브, 완충 장치, 필터에 가깝다. 엔진 성능이 높아질수록 연료 공급과 열 관리가 중요해지는 것처럼, AI 반도체 성능이 높아질수록 전기적 안정성을 책임지는 수동소자의 중요성도 커진다.
이번 글의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AI가 서버에서 PC, 엣지 디바이스, 자율주행, 휴머노이드로 확산될 때 수동소자 수요는 얼마나 구조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가.
2. 수동소자의 3대 축: MLCC, 저항기, 인덕터
수동소자는 종류가 많지만, AI 확산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부품은 MLCC, 저항기, 인덕터다.
세 부품의 역할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MLCC는 저장하고 걸러내며, 저항기는 조절하고 감지하고, 인덕터는 완충하고 변환한다.
AI 기기는 순간적으로 전력을 많이 쓰고, 메모리 접근이 잦고, 고속 통신이 많다. 따라서 기존 PC나 스마트폰보다 더 촘촘한 전원 안정화와 노이즈 관리가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수동소자 탑재량과 요구 사양이 함께 올라간다.
3. AI 서버 랙당 수동소자 사용량은 비선형적으로 증가한다
수동소자 수요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변화는 AI 서버 랙당 탑재량 증가다.
AI 서버는 세대가 올라갈수록 GPU 수, 전력 소모, 발열, 통신 속도가 동시에 증가한다. 이 네 가지 변화는 모두 수동소자를 더 많이 필요로 만든다.
HGX H100에서 Rubin Ultra NVL576으로 넘어가면 GPU 수는 8개에서 576개로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MLCC와 chip resistor 사용량은 단순히 몇 배 늘어나는 수준을 넘어 최대 100배 수준까지 증가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뀐다.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명확하다. AI 서버 수요는 더 이상 “서버가 몇 대 팔리는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제는 한 랙 안에 얼마나 많은 전력 안정화 부품이 들어가는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4. AI 서버의 핵심은 연산·통신·전원 3개 축이다
AI 서버에서 수동소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연산량 증가다. GPU 수가 늘어나면 전력 사용량이 커진다. GPU, CPU, HBM 주변에는 더 많은 MLCC와 저항기, 인덕터가 필요하다.
둘째, 통신량 증가다. AI 서버는 GPU끼리, 서버끼리, 랙끼리 대량의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통신 속도가 빨라질수록 신호 품질과 노이즈 관리가 중요해진다.
셋째, 전원부 복잡도 증가다. AI 랙은 수백 kW에서 MW급 전력을 다루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변환하고 분배하려면 고전압 MLCC, 고전류 인덕터, 저저항·고정밀 저항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AI 서버 수요를 볼 때 GPU와 HBM만 보는 것은 부족하다. AI 랙은 연산, 통신, 전원이 동시에 고도화되는 시스템이고, 수동소자는 이 세 축을 모두 떠받치는 부품이다.
5. Computex의 메시지: AI는 서버 밖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번 Computex에서 Qualcomm, Intel, Marvell, NVIDIA가 공통적으로 보여준 방향은 분명하다. AI는 데이터센터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앞으로 AI는 PC, 스마트폰, 웨어러블, 자동차, 로봇, 산업 장비로 확산된다.
Qualcomm은 agentic AI 시대를 강조했다. Agentic AI는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작업을 나누고, 도구를 호출하고, 여러 기기에서 행동하는 AI를 의미한다.
이 변화가 본격화되면 디지털 생태계의 중심은 스마트폰이나 특정 OS가 아니라 AI agent로 이동할 수 있다. 에이전트는 하나의 기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용자를 따라 스마트폰, PC, 자동차, 웨어러블을 넘나들며 작동한다.
앞으로의 기기는 단순히 앱을 실행하는 장치가 아니다. 사용자의 주변 상황을 계속 인식하고, 필요한 작업을 상시 처리하고, 클라우드가 없어도 일정 수준의 AI 추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기는 고성능, 저전력, 온디바이스 AI, 고속 연결성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이 변화는 엣지 디바이스 교체 사이클과도 연결된다.
Agentic AI가 복잡한 다단계 작업을 수행하면 토큰 사용량도 급증한다. 모든 연산을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면 비용과 지연시간 문제가 커진다. 이 때문에 Qualcomm은 필요한 작업만 클라우드에서 처리하고, 나머지는 디바이스에서 처리하는 분산형 agentic AI 구조를 제시한다.
이 구조가 확산되면 AI 연산은 데이터센터 한 곳에 집중되지 않는다. 스마트폰, PC, 자동차, 로봇, 웨어러블이 모두 작은 AI 컴퓨터가 된다. 그리고 모든 AI 컴퓨터는 더 많은 전력을 더 정밀하게 다뤄야 한다.
6. AI PC와 AI Deskside PC는 수동소자 탑재 집약도를 높인다
AI PC는 기존 PC에 NPU만 추가한 제품으로 보기 어렵다. 앞으로의 AI PC는 CPU, GPU, NPU, 메모리, SSD, 통신칩, 전원관리칩이 함께 작동하는 고밀도 로컬 AI 장치에 가까워진다.
AI가 로컬에서 실행되면 메모리 접근이 많아지고, 전력 부하가 순간적으로 커진다. 특히 agentic AI는 한 번의 명령으로 끝나지 않는다. 파일을 읽고, 웹을 검색하고, 코드를 작성하고, 결과를 검증하고,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CPU, 메모리, 저장장치, 네트워크가 동시에 사용된다.
AI Deskside PC는 이 흐름을 더 강하게 보여준다. NVIDIA의 DGX Spark 같은 개인용 AI 슈퍼컴퓨터는 데스크톱 크기 안에서 대형 모델을 추론하고 미세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반 PC보다 훨씬 높은 연산 성능과 대용량 통합 메모리를 요구한다.
공식 BOM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회로 블록 기준으로 보면 AI PC와 AI Deskside PC의 수동소자 탑재량은 기존 PC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위 수치는 제조사 공식 BOM이 아니라 working estimate다. 그러나 방향성은 분명하다. AI PC와 AI Deskside PC는 더 많은 연산, 더 큰 메모리, 더 높은 전력 변환, 더 빠른 통신을 필요로 한다. 이 네 가지는 모두 수동소자 탑재 집약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7. 휴머노이드는 움직이는 AI 서버에 가깝다
시장에서 가장 기대감이 높은 AI application 중 하나는 휴머노이드다. 휴머노이드는 단순한 로봇이 아니다. AI 연산 장치, 센서, 모터, 배터리, 통신 모듈, 전원 변환 회로가 하나의 몸체 안에 들어간 복합 전자 시스템이다.
데이터센터 서버는 고정된 공간에서 작동한다. 반면 휴머노이드는 실제 물리세계에서 걷고, 보고, 듣고, 판단하고, 물체를 잡고, 사람과 상호작용한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 라이다, IMU, 힘 센서, 촉각 센서, 모터 드라이버, 배터리 관리 시스템, 엣지 AI 보드가 동시에 작동한다.
휴머노이드를 주요 모듈로 나누면 수동소자 사용량이 왜 커질 수밖에 없는지 이해하기 쉽다.
휴머노이드에서 중요한 것은 개수만이 아니다. 물리세계에서 작동하는 AI 기기는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거친 환경에 놓인다. 진동, 충격, 열, 습도, 먼지, 전자파, 반복적인 기계적 스트레스가 모두 부품에 부담을 준다.
그래서 휴머노이드에는 단순 범용품보다 내열성, 내습성, 내진동성, 내충격성, 장기 신뢰성을 갖춘 고품질 수동소자가 필요하다. 특히 모터가 많은 제품에서는 전류가 순간적으로 크게 변하고, 모터 구동 과정에서 전압 스파이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MLCC는 전압을 안정화하고, 인덕터는 전류 변화를 완충하며, 저항기는 전류를 감지하고 제어한다. Physical AI가 확산될수록 수동소자는 더 많이 쓰일 뿐 아니라, 더 높은 사양으로 쓰일 수밖에 없다.
8. 수동소자 제조 경쟁력은 소재와 공정에서 갈린다
수동소자는 작은 부품이지만 고성능 제품일수록 제조 난이도가 높다. 핵심은 더 작게 만들면서도 더 높은 전압, 더 큰 전류, 더 높은 온도, 더 강한 진동을 견디게 만드는 것이다.
MLCC의 경쟁력은 세라믹 유전체를 얼마나 얇고 균일하게 만들고, 그 얇은 층을 얼마나 많이 쌓을 수 있는지에서 나온다. 층을 많이 쌓으면 용량은 커지지만, 전압을 버티고 장기 신뢰성을 유지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그래서 고용량·고전압 MLCC는 분말, 전극, 적층, 소성, 검사 공정이 모두 중요하다.
인덕터의 경쟁력은 자성 소재, 코일 설계, 저손실 구조, 열 관리에서 나온다. AI 서버와 전장 전원부는 큰 전류를 다루기 때문에 인덕터가 뜨거워지거나 손실이 커지면 시스템 효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고전류를 버티면서도 저항을 낮추고, 크기를 줄이고, 발열을 억제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저항기의 경쟁력은 저저항, 고정밀, 낮은 온도계수, 고전력 내구성에서 갈린다. AI 서버 전원부, 전기차, 로봇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에서는 전류를 정확하게 감지해야 한다. 온도에 따라 저항값이 흔들리면 전류 측정이 부정확해지고, 이는 안전성과 신뢰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고성능 수동소자는 단순 부품이 아니라 소재·공정·신뢰성 기술이 결합된 전력 인프라 부품이다.
9. 프리미엄 수동소자에서 시작된 타이트닝은 범용품으로 번질 수 있다
수동소자 사이클은 보통 프리미엄 제품에서 먼저 시작된다. 이번에도 같은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AI 서버는 고용량 MLCC, 고전압 MLCC, 고정밀 저항기, 고전류 인덕터를 많이 필요로 한다. 전장과 로봇도 내열성, 내진동성, 내습성, 내황화성 같은 고신뢰성 스펙을 요구한다. 이런 제품은 고객 인증과 신뢰성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급이 갑자기 늘어나기 어렵다.
초기에는 AI 서버용, 전장용, 산업용 고사양 수동소자에서 리드타임이 길어지고 가격이 오른다. 이후 공급업체가 한정된 생산능력을 고부가 제품으로 옮기면 범용품 공급 여유도 줄어든다. 이때부터는 소비자 IT 수요가 완전히 강하지 않더라도 범용 MLCC, 범용 저항기, 일반 인덕터 가격에도 반등 압력이 생길 수 있다.
즉, 이번 사이클은 프리미엄 세그먼트의 가격 인상이 범용 세그먼트로 확산되는 구조로 볼 수 있다.
10. 수동소자 upcycle의 추가 근거: 주문을 다 받지 않는 시장으로 전환
이번 수동소자 사이클의 신뢰도를 높이는 또 하나의 근거는 조달 방식의 변화다. 과거에는 수동소자가 범용 전자부품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재고가 충분하고 납기가 짧으면 필요한 시점에 주문하면 되는 부품에 가까웠다.
그러나 AI 서버 증산이 본격화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대만의 Foxconn, Quanta, Wistron 같은 AI 서버 제조업체들은 NVIDIA와 주요 클라우드 고객의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GPU, HBM, 전원공급장치, PCB뿐 아니라 MLCC, 저항기, 인덕터 같은 수동소자도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한 핵심 조달 항목으로 올라서고 있다.
특히 AI 서버용 수동소자는 범용품과 다르다. 고출력 전원부, 고속 신호, 고열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고용량 MLCC, 고전압 MLCC, 저저항·고정밀 저항기, 고전류 인덕터가 필요하다. 이 제품들은 아무 업체나 즉시 공급하기 어렵고, 고객 인증과 신뢰성 검증에도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시장은 단순한 주문 증가 단계를 넘어 물량 확보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부 MLCC의 리드타임은 16~24주 이상으로 길어졌고, 대만 유통 채널에서는 재고가 낮아졌다는 신호도 확인된다. 선두 업체들은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고 있으며, 그 결과 일반 범용품 주문은 2선 업체로 밀려나는 흐름도 나타난다.
여기서 중요한 변화는 공급업체가 모든 주문을 무조건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Walsin Technology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고객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지만, 비용 전가가 끝나기 전에 무제한으로 물량을 공급할 수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는 수동소자 시장이 과거의 구매자 우위에서 판매자 우위의 가격 협상 구간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과 대만 업체들의 가격 전략도 같은 방향이다. Taiyo Yuden은 일부 MLCC 가격을 인상했고, Yageo와 Walsin도 손실 제품이나 특정 제품군에 대해 고객별 가격 조정을 협의하고 있다. 이는 전면적인 패닉 쇼티지라기보다, 프리미엄 수동소자부터 가격 협상과 고객별 물량 배정이 시작되는 국면으로 볼 수 있다.
이 구조가 중요한 이유는 가격 인상이 프리미엄 제품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두 업체가 AI 서버용 고부가 제품에 생산능력을 배정하면, 기존 범용 제품의 공급 여유는 줄어든다. 그러면 범용품에서도 리드타임이 늘고, 유통 채널이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하며, 가격 인상 기대가 확산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수동소자 upcycle은 단순한 수요 회복이 아니다. AI 서버 제조업체의 증산, 선두 수동소자 업체의 고부가 제품 우선 배정, 고객별 가격 협상, 리드타임 확대, 재고 축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공급망 재편이다. 이 조합은 수동소자 가격 인상과 제품 믹스 개선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11. 원재료 가격 상승은 가격 인상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이번 수동소자 사이클의 또 다른 특징은 후방 원가 압력이다. 전방에서는 AI 서버, AI PC, edge device, 휴머노이드, 자율주행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동시에 후방에서는 은, 팔라듐, 구리, 니켈, 주석, 탄탈럼, 희토류, 석유계 소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제조 원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이 구조는 수동소자 업체에 두 가지 압력을 만든다.
첫째, demand-pull inflation이다. 고객이 더 많은 고품질 수동소자를 요구하면서 가격 협상력이 공급업체 쪽으로 이동한다.
둘째, cost-push inflation이다. 금속과 희귀금속, 에너지, 운송비가 오르면서 제조 원가 자체가 상승한다.
일반적으로 원가가 올라도 최종 수요가 약하면 가격 전가는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AI 서버와 전장, 로봇, edge AI 수요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보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가격 사이클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프리미엄 수동소자에서 시작된 가격 인상은 원가 상승과 맞물려 범용 제품군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12. 결론: 수동소자는 AI 인프라의 숨은 병목이다
AI가 발전할수록 더 많은 연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연산만으로 AI 시스템은 완성되지 않는다. 그 연산을 가능하게 하려면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어야 하고, 신호가 깨끗해야 하며, 열과 진동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AI 서버는 랙당 수동소자 사용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AI PC와 AI Deskside PC는 개인 단말 안으로 고성능 AI 연산과 대용량 메모리를 가져온다.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산업용 로봇은 AI를 물리세계로 확산시키며 더 높은 내구성과 신뢰성을 요구한다.
여기에 공급 측면에서는 선두 업체들이 고부가 제품에 생산능력을 우선 배정하고, 일부 주문은 가격 협상과 물량 배정을 거쳐 공급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 후방에서는 금속과 희귀금속 가격 상승이 원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이 변화는 수동소자 산업에 세 가지 효과를 만든다.
첫째, 기기당 탑재 개수 증가다.
둘째, 고사양 제품 비중 상승이다.
셋째, 리드타임 확대와 ASP 인상 가능성이다.
따라서 수동소자는 더 이상 후방의 저부가 범용 부품으로만 보기 어렵다. AI가 데이터센터에서 PC, edge device, 자동차, 로봇, 산업 장비로 확산될수록 수동소자는 AI 전력·신호·신뢰성 인프라를 지탱하는 핵심 부품군으로 재평가될 수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