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0일 목요일

생각정리 122 (* Lisa Cook, Dollar Repricing)



핵심 요약

  1. 단기적으로는 리사 쿠크의 자산가격 경고와 FOMC 이견이 나스닥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2. 중기적으로는 미국발 AI CAPEX와 트럼프 관세, 달러스왑 수요가 결합되며 달러 기축체제와 글로벌 저축–투자 구조를 다시 재편하고 있다.

  3. 장기적으로는 이 과정이 2% 물가목표, 실효이자율(r*), 자산 밸류에이션의 “새로운 균형”을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수 있다.


정리하면, 글의 핵심 논지는

  • 단기: 금리·정책 커뮤니케이션·옵션 포지션이 나스닥 변동성을 크게 키우는 구간

  • 중기: 미국발 AI CAPEX와 트럼프 관세, 달러스왑 수요가 결합된 ‘달러 중심 재균형’ 국면

  • 장기: 2% 물가목표·r·자산 밸류에이션의 새로운 균형을 둘러싼 레짐 전환 논의*

이 세 축이지 않을까 하며, 동시에 

  • 지금의 변동성은

    – 단순한 버블 붕괴 전조라기보다,
    “AI CAPEX–달러–재정”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균형점이 어디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 그 과정에서 분배·정치·규제 리스크가 r*와 밸류에이션에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느냐가 향후 5~10년을 가를 핵심 변수라는 점이지 않을까 한다. 



1. 단기 국면: 나스닥 변동성과 리사 쿠크 발언

지난밤 미국 시장에서 나스닥지수는 장전에는 +2% 중반까지 올랐다가, 장 마감에는 -2% 중반까지 밀리며 장중 변동성이 약 **5%**에 달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한동안은 AI bubble 논란이 다소 진정되는 듯했지만,
뒤이은 매크로 지표, 금리 레벨, 포지션 정리, 옵션 수급 등이 겹치면서 장 후반 리스크 오프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FOMC 이사 **리사 쿠크(Lisa Cook)**의 발언은 시장 심리에 부담을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쿠크는 특정 종목이나 AI 섹터만 콕 집기보다는, 보다 넓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반복해 왔다.

  • 자산가격 고평가
    주식·부동산 등 여러 자산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며, 일부 섹터는 특히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본다. 이런 구간에서는 성장 둔화나 충격 이벤트 발생 시 급격한 가격 조정(sharp declines)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 헤지펀드의 국채 ‘만기 불일치’ 리스크
    단기 레포로 장기 미 국채 포지션을 레버리지하는 basis trade가 확대되면서, 만기 불일치와 레버리지 확대가 국채시장 유동성 스트레스와 결합할 경우 시스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본다.

  • AI 기반 트레이딩의 양면성
    알고리즘·AI 트레이딩이 유동성과 가격발견에 기여하는 한편, 동일 모델·전략이 동시에 움직일 경우 과거 ‘플래시 크래시’와 유사한 급변동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한 초고속 전략 개발 확산이 시장 참여자들의 동조화·변동성 확대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이다.

  • 통화정책 스탠스
    2024년 9월 이후 약 100bp 인하로 통화정책의 제약 정도는 줄었으나, **중립금리(neutral)**에 가까워질수록 인하 속도를 점진적으로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즉, 자산가격·헤지펀드·AI 트레이딩 등 금융불균형을 감안한 ‘점진적 추가 완화’ 쪽에 서 있는 인물이다.

쿠크는 바이든이 임명한 연준 이사이자, 동시에 트럼프가 해임을 시도했던 이사라는 정치적 맥락까지 갖고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이런 발언과 정치적 갈등은 자산시장에 **“정책 당국도 밸류에이션을 불편해한다”**는 신호를 주면서 변동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다만, 자산 밸류에이션을 볼 때 단순한 가격 수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 배경에 깔린 달러 통화체제·재정·유동성 구조를 같이 봐야 현재 국면이 어디쯤 와 있는지 감이 잡힌다고 본다.


2. 중기 구조: AI CAPEX, 달러, 관세, 그리고 저축–투자 재조정

2-1. 미국 AI CAPEX와 달러 단일축


형식적으로는 복수 통화 체제가 존재하지만,
실제 글로벌 금융·무역·투자의 중심축은 여전히 달러에 강하게 편중된 단일축 체제에 가깝다.

지금은 특히,

  • 미국이 AI CAPEX로 글로벌 성장의 최전선에 서 있다.

  • 다른 주요 경제대국들도 AI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규모·속도 면에서 미국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 말은 곧, 새로운 성장의 상당 부분이 달러 자산·달러 결제·달러 조달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 흐름을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 AI CAPEX 확대
→ 미국 성장·생산성 기대 상승
→ 미국 자산·달러 자산 선호 강화
달러 기축지위 및 달러 수요 재확인

AI CAPEX가 실질 투자와 생산성 향상을 수반하는 성장 스토리인 만큼,
달러는 단순한 “옛 관성의 기축통화”를 넘어서
**“AI 경제의 중심 통화”**라는 성격까지 더해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2-2. 재정·부채·통화와 자산 밸류에이션

미국 재정은 이미 만성적인 재정적자·부채 증가 국면에 들어와 있다.

여기에 트럼프식 관세가 더해지면, 직접적인 충격은 오히려 무역상대국에 더 크게 전가된다.

미국의 일방적 관세 인상은
→ 대미 수출 의존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고
→ 자국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로 밀리게 만들며
→ 그 결과 수입물가·에너지·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 실질소득 악화와 내수 성장률 둔화를 초래한다.

경기 둔화가 심화될수록 해당 국가는
→ 경기 부양·지원지출 확대 압력에 직면하고
→ 이를 감당하기 위한 자국통화 표시 국채 발행을 늘리게 되어
→ 재정적자와 국채발행 압력이 동시에 커지는 구조에 빠지기 쉽다.

문제는, 이렇게 무역상대국의 재정·부채 부담과 통화가치 불안이 커질수록
자국 통화·자국 국채에 대한 신뢰는 약해지고,
오히려 달러 유동성과 달러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더 강해진다는 점이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각국 중앙은행·정부는 달러 스왑라인·달러 준비금을 더 원하게 되고,
민간 투자자 입장에서도 “결국 마지막에 기대는 기준 자산”은 여전히 미국 국채·달러라는 인식이 강화된다.

따라서 자산 밸류에이션은 단순히
“주가가 비싸냐, 싸냐”의 문제가 아니라,

트럼프 관세
→ 무역상대국 통화가치 하락·수입물가 상승·성장 둔화
→ 추가 재정지출·자국 국채발행 증가
→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와 자국 자산 신뢰 약화
→ 각국의 달러 수요·달러스왑 의존 심화
→ 달러 기축체제 재확인, 달러 자산에 대한 구조적 수요 유지

라는 흐름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2-3. 구조적 침체, r*, 그리고 AI CAPEX의 역할

지난 수십 년간의 구조적 침체(secular stagnation) 논의와
실효이자율(r*) 장기 하락을 함께 보면, 여러 요인이 있었다.

  • 인구 고령화·수명 연장

  • 소득·부의 불평등 확대에 따른 저축 과잉

  • 안전자산 부족

  • 총요소생산성(TFP) 둔화

  • 실물투자 기회의 부족

이 중 “그럴듯하면서도 정책적으로 건드릴 수 있는 변수”가 바로 실물투자이다.

과거에는 마땅한 대규모 투자처가 부족해

  • 유동성이 부동산·기타 비생산적 자산으로 쏠리고,

  • 이는 자산 양극화·세대 격차를 심화시키며,

  • 다시 정치·재정 구조를 왜곡하는 악순환을 낳았다.

지금의 AI CAPEX는 이 그림을 일부 바꿔 놓을 수 있는 변수이다.

  • 데이터센터, 반도체·전력 인프라, 네트워크 설비

  • AI 모델·소프트웨어·클라우드·서비스

  • 관련 인력·교육·R&D

까지 합치면, 이는 단순한 금융자산 투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을 수반하는 투자이다.

이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AI CAPEX 확대
→ 실물투자·생산성 기대 상승
→ 성장률·r*(실질 중립금리) 상방 요인
→ 장기명목금리 구조적 하방 압력 일부 완화
“저성장·저금리·저물가 트랩”에서 한 단계 벗어날 여지


AI CAPEX 하나로 모든 구조적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r*와 장기금리를 보다 건전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2-4. 트럼프 관세, 환율 불안, 달러스왑, 그리고 자본 흐름

트럼프 관세정책은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교역 위축·비용 상승·성장 둔화 요인이다.
그러나 동시에 환율·국채·재정 신뢰를 흔들면서,
각국이 더욱 달러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역설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관세 확대·환율 불안정
→ 각국 통화·국채에 대한 불안
→ 중앙은행·정부의 달러스왑·달러 보유 수요 증가
→ 위기 시 “마지막 안전판”으로서 달러 의존 심화
달러 기축지위의 단기·중기적 강화

 

한편,
유럽·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오랫동안 과잉저축·경상흑자가 지속되었고,
그 자금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 등 비생산적 자산에 묶여 있었다.

이제

  • 트럼프 관세,

  • 공급망 재편(리쇼어링·프렌드쇼어링),

  • 미국발 AI CAPEX 붐
    이 겹치면서,

글로벌 과잉저축 일부
→ 미국·북미 AI 관련 설비투자·FDI·포트폴리오 자금으로 이동
→ 비생산적 자산에 묶여 있던 부의 일부가 생산적 실물투자로 전환
저축–투자 미스매치 완화에 일정 부분 기여

라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볼 수 있다.

요약하면,

  • 단기 이벤트 레벨에서는 관세와 환율 불안이 분명 성장·무역에 부정적이다.

  • 그러나 구조 레벨에서는,
    **“달러를 중심으로 한 AI CAPEX 투자 사이클”**에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3. 전략적 시사점: 2% 물가목표, 금리 경로, 그리고 AI CAPEX

3-1. 2% 물가목표에 대한 중장기 논의 여지

현재 연준은 공식적으로 2% 물가목표를 유지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 이 목표를 변경할 조짐은 없다.
다만 그 목표가 작동하는 경제의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전 세계적인 뚜렷한 공통분모이자 가장 크게 기저에서 작용하는 요인
바로 선진국의 고령화와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이다.
이 조합은 이제 더 이상 중립적이거나 디스인플레이션 요인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령화·베이비붐 은퇴가 만들어내는 구조는 대략 다음과 같다.

  • 노동공급 축소와 숙련 인력 부족
    → 서비스·돌봄·의료·공공부문 중심으로 임금 바닥이 계속 올라가며,
    → 임금·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는 구조가 형성된다.

  • 저축에서 소비·인출로의 전환
    → 은퇴세대가 순저축자에서 순인출자로 돌아서면서,
    → 글로벌 저축 풀은 줄어드는 반면, 복지·의료·돌봄 수요는 늘어나
    → 실질금리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방 압력이 커진다.

  • 연금·의료·돌봄 관련 재정지출의 구조적 확대
    → 정치적으로 줄이기 어려운 지출이기 때문에,
    → 재정적자와 부채비율은 경기를 막론하고 유지·확대되기 쉽고,
    → 결과적으로 “약간 더 높은 명목성장·인플레이션”에 기대고 싶어지는 유인이 커진다.

여기에

  • 미국과 주요 선진국의 고부채 구조,

  • 미국발 AI CAPEX 사이클(대규모 설비투자·전력·인프라 수요),

  • 달러 기축체제 재확인으로 인한 달러·미국채 수요 유지

까지 더해지면, 장기적으로는 **“2%라는 숫자가 앞으로도 최적의 기준인가”**라는 질문이 다시 제기될 수밖에 없다.

3-2. 2%라는 숫자가 앞으로도 최적의 기준인가?

이때 가능한 논리는 여전히 두 갈래가 존재한다.

  1. 디플레 함정 회피·부채 관리 관점

실질 r*가 과거처럼 낮게 유지되기 어렵고,
고령화·복지지출·부채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너무 낮은 물가목표·실질금리는 오히려 재정·정치 압력을 왜곡시킬 수 있다.

이 관점에서는,

  • 베이비붐 세대 은퇴로 인한 구조적 인플레이션 요인을 전제로 하되,

  • 약간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실질금리,

  • AI CAPEX를 통한 생산성·성장 제고를 결합해

재정·통화정책의 운신 폭을 넓히려는 유인이 커진다.
형식적으로는 2%를 유지하더라도, 실제 운용은 2~3% 구간을 용인하는 레짐에 가까워질 수 있다.

  1. AI 생산성 향상·디스인플레이션 관점

AI CAPEX가 실제로 단위 비용을 낮추고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상품·제조업 부문의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 고령화·은퇴로 인한 서비스·의료·돌봄 인플레이션,

  • 복지·연금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구조적 재정 압력

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2% 타깃을 “절대 상한선”으로 유지하는 것은 점점 더 현실과 괴리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2%는 ‘정확한 점’이라기보다, 하단에 가까운 기준점으로 인식될 여지가 생긴다.


요약하면,

  • 고령화·베이비붐 은퇴,

  • 고부채·고재정의 시대,

  • AI CAPEX와 달러 기축체제의 재확인

이 겹치는 환경에서는, **“AI 경제·고령화·고부채 시대의 적절한 물가목표와 실질금리 수준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을 피하기 어렵다.

2% 물가목표는 형식적으로는 유지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구조적으로 점차 구속력을 잃어가며,
2%를 중심으로 한 보다 넓은 인플레이션 밴드(예: 2~3%)가 사실상의 운용 레짐으로 자리 잡는 방향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3-3. 실무·투자 관점에서의 요약

마지막으로, 위 논의를 실무·투자 관점에서 한 번 더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단기(이벤트·포지션 레벨)

  • 쿠크의 자산가격 경고, FOMC 이견, 관세·환율 뉴스 등은
    → 나스닥·빅테크·AI 관련 자산의 밸류에이션 조정·변동성 확대를 반복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 이 국면에서는
    금리·달러·옵션 포지션의 기술적 요인을 함께 보면서,
    → “밸류에이션 디레이팅 vs 실적·CAPEX의 펀더멘털”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1. 중기(2~3년 horizon)

  • 미국발 AI CAPEX 사이클

  • 달러 기축체제 강화(달러스왑·안전자산 수요),

  • 트럼프 관세·공급망 재편을 통한 자본·투자 재배치를 합쳐 보면,

미국 AI CAPEX

  • 달러 중심의 자본배분
    = 미국 자산(특히 AI 가치사슬)에 대한 상대적 매력 유지

쪽에 무게가 실린다.

  1. 장기(5년+ horizon)

  • 구조적 침체·r* 하락,

  • 재정·부채 부담,

  • AI 생산성 효과,

  • 2% 물가목표 재논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 “영구 저금리–영구 저물가” 시나리오보다,
– “r*와 장기금리가 다소 높은 새로운 균형” + AI CAPEX 중심의 실물투자 사이클

쪽을 염두에 두는 편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정리하면,
지금의 금리발작과 매크로 이벤트는 단기 포지션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인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달러를 중심으로 한 AI CAPEX 시대의 새로운 균형”**이 어디에 자리 잡을지를 시험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변동성 구간은 단순한 버블 붕괴의 전조라기보다는
AI 투자와 달러 중심 체제가 얼마나 견고한지 검증하는 필수적인 통과 의례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마치며


최근 리처드 파인만의 생애를 다룬 책을 다시 읽었다.

파인만은 대화를 나누는 화자가 누구인지에는 큰 관심이 없었고, 오직 물리학과 그 내용 자체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그는 상대의 학력, 경력, 직위, 명예와 같은 권위의 외피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고, 논리와 증거만을 보았다.

그래서 오히려 당대의 유명한 물리학자들이 파인만의 의견을 더 구하려 했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다.

당대 유명한 물리학자들은 점점 높아지는 자신들의 위상과 명예에 짓눌려, 끝내는 그들의 생각에 반대할 생각은 못하고 “Yes”만 반복하는 주변환경에 지쳐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FOMC 위원 중 한 명인 리사 쿠크의 발언을 보면서 나 역시 (내 주제에 감히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 발언은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판단을 비교적 단정적으로 내렸던 것 같다.

돌이켜 보면, 그 판단의 바닥에는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정부 전반에 대한 강한 불신이 이미 깔려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즉, 쿠크 개인의 발언 내용 그 자체만을 본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던 정치적·감정적 평가가 교묘하게 겹쳐지면서,
발언의 의도와 맥락을 더 부정적으로 해석하도록 나를 유도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편향으로부터 자유롭긴 힘들다. 그렇기에 더욱 파인만이 그랬듯, 누구의 말이든 우선 내용 자체를 끝까지 밀어붙여 검증해 보는 태도를 흉내정도는 내보는게 일정부분 유용하긴 한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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