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샘울트먼의 Moore's Law for Everything을 처음 읽었을 당시 느낌은 '그럴 수도 있겠다'정도였는데,
26년 시점에 돌아와 다시 읽어보니, '정말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겠다'로 느낌이 많이 바뀌었다.
관련된 생각을 정리해 글로남겨본다.
AI Chip은 미래의 화폐가 될 수 있는가
― 화폐의 기원, 인플레이션의 닻, 그리고 에너지로 수렴하는 패권
화폐의 역사는 단순히 결제수단의 진화가 아니다.
그것은 인류가 가치의 기준을 어디에 고정(anchor)시킬 것인가에 대한 반복된 투쟁의 역사이다.
조개껍데기에서 담뱃잎, 금과 은, 불환지폐와 디지털 숫자에 이르기까지, 화폐는 언제나 같은 질문 위에서 출현해왔다.
무엇이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가.
무엇이 공급을 제한할 수 있는가.
무엇이 국가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제 그 질문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번에는 AI Chip이라는 형태로.
1. 화폐의 기원: 교환의 편의가 아니라 ‘닻’의 필요
원시적 교환경제에서 사람들은 곧 깨달았다.
물물교환은 가능하지만 확장될 수 없다.
그래서 사회는 공통된 가치척도와 교환의 매개를 필요로 했다.
초기의 화폐는 대부분 상품화폐였다.
조개껍데기
담뱃잎
소금
금과 은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희소성(scarcity)
물리적 실체(physicality)
공급의 제한성(supply constraint)
정치권력이 임의로 찍어낼 수 없음
즉 화폐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가치체계를 묶어두는 **닻(anchor)**이었다.
2. 금본위제의 붕괴: 닻이 풀린 세계
20세기 이후 인류는 금본위제에서 이탈했다.
화폐는 더 이상 금이라는 물리적 제약에 묶이지 않게 되었다.
불환지폐(fiat money)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때부터 화폐는 본질적으로 달라졌다.
금은 땅속에서 캐야 한다
지폐는 중앙은행이 결정하면 된다
즉, 화폐의 공급은 자연의 제약이 아니라
정치의 유혹에 의해 결정되기 시작했다.
밀턴 프리드먼이 경고한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화폐적 현상이다.
그리고 정부(*민주주의)는 언제나 화폐를 더 찍어낼 유혹을 가진다.
3. Covid 이후 인플레이션: 시차를 두고 나타난 화폐폭발
2019년 말 팬데믹 이후, 미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유동성을 공급했다.
트럼프 정부 시절의 재정확대와 통화팽창은
즉각적인 물가상승이 아니라 2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났다.
그리고 2022년 바이든 정부 하에서
인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폭발했다.
이는 프리드먼의 통찰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화폐는 즉시 찍힌다
물가는 몇 년 뒤 오른다
처방은 오직 하나다: 화폐증가율의 하락
부작용(실업, 침체)은 불가피하다
4. AI 시대: 생산성 폭발과 “Moore’s Law for Everything”
이제 질문은 바뀐다.
인플레이션은 화폐가 너무 빨리 늘어서 생긴다.
그렇다면 반대로,
생산이 화폐보다 더 빨리 증가하면 어떻게 되는가.
샘 알트먼이 말한 “모든 것의 무어의 법칙”은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한다.
AI가 노동을 대체하고
로봇이 생산을 담당하며
서비스와 재화의 비용이 급격히 하락한다면,
노동비용 기반 물가는 구조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
즉,
노동의 가치 하락
생산비용 하락
서비스 가격 하락
내구재 가격 하락
AI는 디플레이션 엔진이 될 가능성이 있다.
5. 그러나 모든 것이 싸지지는 않는다: 희소한 자산만 남는다
샘 알트먼이 강조한 결론은 단순하다.
AI 시대에 가치가 남는 것은 두 가지다.
AI Value Chain의 핵심 기업
공급이 고정된 토지(부동산)
AI가 대부분의 재화를 풍부하게 만들수록
희소한 자산의 프리미엄은 더 커진다.
즉 AI 시대는 역설적으로
풍요의 시대
동시에 자산격차의 시대
가 될 수 있다.
6. AI Chip = Dollar: 화폐의 닻이 다시 등장하는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통찰이 나온다.
프리드먼은 Money Mischief에서 말했다.
불환지폐의 문제는 닻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시 공급이 제한된 어떤 상품이
화폐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금이었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무엇인가.
AI 시대의 가장 희소한 자원은 무엇인가.
샘 알트먼은 말한다.
“Compute is going to be the currency of the future.”
Compute는 AI 생산력의 원천이며
Compute의 병목은 Chip이다.
즉,
노동의 가치 = AI 로봇의 가치
AI 로봇의 가치 = Compute의 가치
Compute의 가치 = Chip의 가치
따라서 AI Chip은
21세기의 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AI Chip Factory는 단순한 산업시설이 아니라
미래 패권의 조폐국(mint)이 된다.
7. 그러나 최종 닻은 Chip이 아니라 ‘에너지’일 가능성
하지만 더 깊이 들어가면, 여기서 한 단계 더 근본적인 질문이 남는다.
Chip이 정말 화폐의 닻이 될 수 있는가.
칩은 중요하지만, 칩이 대표하는 가치는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칩의 가치는 결국 **컴퓨트(연산)**이고,
컴퓨트의 최종 병목은 전력과 에너지이다.
AI 시대의 현실은 다음과 같다.
칩이 있어도 전력이 없으면 돌릴 수 없다
데이터센터는 결국 “전기를 컴퓨트로 바꾸는 공장”이다
로봇과 자율주행과 물리 AI는 모두 에너지 투입 위에서만 작동한다
즉 AI 시대의 희소성은 칩 그 자체가 아니라
칩을 가동시키는 에너지 공급능력으로 수렴한다.
또한 칩은 기술진보와 설비투자로 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
반면 에너지는 발전소, 송전망, 인허가, 지역적 제약 때문에
공급이 훨씬 더 경직적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닻의 성격은
Chip standard보다
Energy standard가 더 강할 수 있다.
미래의 화폐는 지폐가 아니라
Compute일 수 있고,
Compute의 최종 기반은
전력과 에너지일 수 있다.
8. 결론: 화폐의 역사는 다시 희소성으로 돌아간다
조개껍데기 → 금 → 불환지폐 → 디지털 숫자 → AI Chip → 에너지
화폐는 언제나
희소성과 권력의 함수였다.
그리고 AI 시대의 희소성은 더 이상 금속이 아니라
반도체
전력
데이터센터
에너지 인프라
지정학적 공급망
으로 구성된다.
AI가 모든 것을 싸게 만들수록,
비싸지는 것은 오히려 더 물리적인 것들이다.
토지, 전력, 에너지, 그리고 그것을 통제하는 국가와 기업.
프리드먼은 화폐를 통해 정부를 의심했고,
샘 알트먼은 AI를 통해 노동을 의심한다.
두 사람의 교차점은 하나다.
가치는 언제나 희소한 곳에 고정된다.
그리고 그 희소성이
AI Chip을 지나
에너지로 이동하고 있다.
#글을 마치며
라떼는 말이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메모리 사업은 사이클 사업이었다.
언젠가 이 이야기도 미래 세대들에게는 옛날 얘기처럼 들릴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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