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운용사에서 잠깐 함께 일했던 형님이 한 분 계셨다. 이후 업계를 떠나 전업투자의 길로 들어섰다고 전해 들었는데, 당시 상당한 수익률을 기록해 큰 성과급을 받은 뒤 회사를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때의 나는 가치투자와 장기투자에 깊이 빠져 있었다. 기업의 본질가치가 중요할 뿐 일일 시장 변동에는 크게 동요하지 않겠다며, 나름의 단도투자를 이어가고 있었다.
반면 그 형님은 매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종목들을 Sorting하고, 시장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Trend를 빠르게 따라가며 매매했다. 당시에는 단순히 나와 투자 스타일이 다른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하루와 이틀, 한 주와 한 달, 그리고 일 년이 쌓이자 두 사람의 수익률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종국에는 내가 쉽게 범접하기 어려운 수준의 격차가 만들어졌다.
돌이켜보면 그 차이는 단순히 가치투자와 Momentum 투자라는 스타일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그 형님은 나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정리했다. 새롭게 들어온 정보를 기존의 판단체계에 연결하면서도 자신의 투자방향을 유연하게 조정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처음에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을 인정하고, 그 오류를 빠르게 수정하는 능력이 나보다 훨씬 뛰어났다.
반면 당시의 나는 업계에 발을 들인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면서, 내가 공부하고 이해한 지식이 옳다는 자만에 빠져 있었다.
사실 그때는 내가 자만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능력조차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시장과 현실은 계속 변하고 있었지만, 나는 기존에 세워놓은 투자관을 지키는 것을 원칙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원칙을 지킨 것이 아니라 시장과 점점 동떨어져 가는 오류를 고집했던 셈이다.
가치투자와 장기투자가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장기투자일수록 기업과 산업을 둘러싼 인과관계가 유지되고 있는지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장기투자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 투자가 아니라, 장기적인 인과관계가 훼손되지 않았는지를 끊임없이 검증하는 투자에 가깝다.
AI 시대에는 정보의 생산량이 이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졌다. 문제는 정보가 많아진 만큼, 하나의 기술 변화나 단편적인 숫자만으로 전체 산업의 우열을 단정하는 해석도 함께 늘어났다는 것이다.
전후맥락을 모두 끊어낸 채 특정 기업이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거나, 하나의 수주와 인증만으로 산업의 주도권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말들이 판친다. 정보의 전달속도는 빨라졌지만, 그 정보를 기존의 흐름과 연결해 해석하는 능력은 오히려 더 중요해졌다.
이런 환경일수록 누구의 말을 듣느냐도 중요하다.
산업의 전후맥락을 오랫동안 추적해온 사람이 하는 말과, 방금 접한 하나의 정보만으로 전체를 단정하는 사람이 하는 말을 구분해서 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알아보는 나만의 판단기준이 필요하다.
(*마라바들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강해지는 중..)
무엇보다 그들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최종적으로는 스스로 인과관계를 연결할 수 있는 독립적인 해석능력을 계속 갈고닦아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 경쟁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는 HBM4에서 SK하이닉스를 따라잡았는가
최근 삼성전자(SEC)가 HBM4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회복하며 SK하이닉스(SKH)를 따라잡았다는 기사가 많아졌다.
Counterpoint 기준 삼성전자의 HBM 매출 점유율은 2026년 1분기 **21%**에서 2분기 **33%**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58%에서 50%**로 낮아졌다.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다만 2분기까지의 점유율 회복에는 HBM3E 출하 확대가 먼저 반영됐다. 당시 HBM 매출의 대부분은 여전히 HBM3E에서 발생하고 있었고, HBM4 출하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구조였다. 여기에 AMD향 HBM4 공급효과가 추가되면서 삼성전자의 점유율 상승세가 이어지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www.counterpointresearch.com
시장점유율은 어떤 기준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의미가 달라진다.
매출액 기준인지, 출하 Bit 기준인지, Stack 수량 기준인지, 특정 고객사 내부의 공급점유율인지에 따라 같은 숫자도 전혀 다른 산업적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의 HBM4 물량 확대는 현재 세대의 양산 경쟁력 회복을 보여준다. 반면 장기적인 기술지위는 고객별 공급관계와 차세대 공동설계 역량, Packaging 신뢰성, 수율과 생산능력까지 함께 봐야 한다.
삼성전자의 HBM 회복에는 AMD의 구조가 있다
삼성전자의 HBM4 물량 확대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고객은 AMD다.
AMD의 MI455X에는 432GB의 HBM4가 12개 Stack으로 탑재된다. 반면 NVIDIA Rubin에는 288GB의 HBM4가 8개 Stack으로 탑재된다.
가속기 한 대당 HBM 탑재량만 비교하면 AMD MI455X가 NVIDIA Rubin보다 정확히 50% 더 많은 HBM Bit를 사용한다. www.amd.com
삼성전자와 AMD는 MI455X용 HBM4에서 삼성을 주력 공급 파트너로 두기로 공식 합의했다. 삼성전자는 이전 세대인 MI350X와 MI355X에서도 AMD의 주력 HBM3E 공급사였다. news.samsung.com
SK하이닉스는 이미 NVIDIA향 HBM에서 가장 깊은 공급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NVIDIA 중심으로 선단 HBM Capacity가 배분된 상황에서는 AMD가 SK하이닉스로부터 원하는 만큼의 물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대할 여지가 있었고, NVIDIA에 이어 대규모 물량을 필요로 하는 AMD의 수요를 받아낼 수 있었다.
향후 삼성전자의 HBM4 Bit 점유율 상승은 다음과 같은 인과관계로 연결된다.
삼성전자의 점유율 회복은 NVIDIA 내부에서 SK하이닉스의 물량을 빼앗아오는 경로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SK하이닉스가 NVIDIA 중심의 공급구조를 구축한 사이, 삼성전자가 HBM 탑재량이 훨씬 큰 AMD의 물량을 확보하면서 전체 Bit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하는 구조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
다만 AMD 가속기 한 대에 HBM이 50% 더 들어가더라도 NVIDIA의 전체 가속기 출하량이 AMD보다 크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은 두 변수를 함께 봐야 한다.
삼성전자는 GPU당 HBM 탑재량에서 유리하고, SK하이닉스는 가속기 출하량이 압도적으로 큰 NVIDIA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의 HBM4 점유율 상승은 기술적 회복과 고객 Mix 변화, 생산능력 확대, AMD의 높은 HBM 탑재량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에 가깝다.
NVIDIA와 SK하이닉스의 관계는 단순한 공급계약이 아니다
NVIDIA는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마이크론까지 포함한 다원화된 HBM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제품 출시주기가 짧아지는 상황에서 단일 공급사에 모든 물량을 의존하는 것은 NVIDIA에도 위험하다. 복수 공급사 체제는 가격보다 공급 안정성과 제품 출시일정을 지키기 위한 전략에 가깝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NVIDIA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지위는 일반적인 복수 공급사 중 하나와는 차이가 있다.
SK하이닉스는 NVIDIA HBM4의 최대 공급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6년 7월에는 NVIDIA와 차세대 HBM을 공동 개발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까지 체결했다.
2026년 9월 TSMC OIP 행사에서는 SK하이닉스의 12단 36GB HBM4가 NVIDIA Vera Rubin에 직접 탑재된 형태로 전시됐다. 이는 단순한 Sample 공급을 넘어 NVIDIA의 차세대 플랫폼 개발과 SK하이닉스의 HBM 로드맵이 상당히 깊게 맞물려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news.skhynix.com
결국 NVIDIA향 공급구조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NVIDIA는 복수의 HBM 공급사를 활용하고 있지만, 핵심 물량과 차세대 제품의 공동설계 로드맵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가장 깊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특정 시점의 HBM4 인증과 양산에서 앞서 나갔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이는 삼성전자가 HBM3E에서 겪었던 부진을 상당 부분 극복하고 기술과 양산능력을 회복했다는 증거다.
그러나 장기적인 HBM 경쟁력은 한 세대의 인증시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 고객사의 차세대 GPU 설계에 얼마나 일찍 참여했는지
- Base Die와 PHY를 어느 수준까지 공동설계하는지
- 양산수율과 Packaging 신뢰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
-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물량을 일정에 맞춰 공급할 수 있는지
- 다음 세대까지 장기 공급계약이 이어지는지
이러한 요소들이 누적돼 다음 세대의 공급지위를 만든다.
플랫폼 출시주기는 1년, 공급망의 전환기간은 6개월
NVIDIA는 GPU 신제품 주기를 과거보다 빠르게 단축하고 있다.
Blackwell Ultra 기반 제품은 2025년 하반기부터 공급됐고, Rubin 기반 제품은 2026년 하반기부터 파트너사를 통해 공급되기 시작했다. 공식적인 플랫폼 출시 주기는 대략 1년이지만, 공급망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세대 전환기간은 이보다 훨씬 짧다. nvidianews.nvidia.com
현재 세대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동안 다음 세대의 Sample 공급과 고객 인증, Base Die 설계, Packaging 최적화가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이다.
제품은 1년 단위로 출시되더라도 메모리 업체가 현재 세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간은 6개월 남짓에 불과할 수 있다.
HBM3E에서 HBM4로의 전환도 마찬가지다. HBM4 양산이 본격화되는 시점에는 이미 고객사와 메모리 업체가 HBM4E와 그 이후의 Custom HBM을 설계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 시점의 HBM4 물량과 점유율은 현재의 양산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시에, 이미 진행 중인 다음 세대 경쟁의 후행지표에 가깝다.
시장이 현재 세대의 승자를 확인할 무렵에는 공급망이 차세대 제품의 설계와 물량 배분으로 넘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HBM4에서 누가 몇 개월 먼저 인증받았는지만큼이나, HBM4E와 Custom HBM의 설계단계에서 누가 고객과 더 깊게 협력하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HBM4에서 HBM4E·NVHBM으로
HBM4는 HBM3E 대비 Interface 폭을 1,024bit에서 2,048bit로 두 배 확대한 중요한 세대다.
NVIDIA Rubin은 HBM4를 통해 GPU당 최대 288GB의 용량과 22TB/s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메모리 대역폭은 Blackwell과 Blackwell Ultra 대비 약 2.8배 높아진다. developer.nvidia.com
HBM4부터 Interface 확대와 Logic Base Die 적용이 본격화되면서 HBM은 범용 DRAM에서 Logic과 결합된 제품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HBM이 GPU 아키텍처의 일부로 더욱 깊게 편입되는 구조적 변곡점은 HBM4E와 NVHBM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기존 HBM 구조에서는 Memory Controller가 GPU나 XPU의 연산 Die에 위치했다. HBM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PHY와 지원회로 역시 GPU Die의 귀중한 면적과 전력을 사용했다.
NVIDIA가 공개한 NVHBM은 이러한 구조를 바꾼다.
Memory Controller의 일부를 HBM Base Die로 이동시키고, NVIDIA가 직접 설계한 Custom PHY를 적용한다. 메모리와 GPU가 각각 독립된 부품으로 연결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하나의 System Architecture로 공동설계되는 것이다.
NVIDIA가 제시한 NVHBM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 HBM4E 대비 Stack당 대역폭: 최대 30% 증가
- HBM 전력소비: 최대 15% 감소
- XPU Compute Die 가용면적: 최대 25% 확대
- PHY 및 지원회로 면적: 최대 67% 감소 blogs.nvidia.com
HBM의 진화경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HBM4E가 HBM4를 계승하는 차세대 표준 제품군이라면, NVHBM은 HBM4E급 기술에 NVIDIA의 Memory Controller와 Custom PHY를 결합한 맞춤형 아키텍처다.
NVIDIA는 NVHBM을 향후 GPU와 NVLink Fusion 생태계에 적용할 기술로 설명하고 있다. NVHBM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면 HBM은 더 이상 GPU 옆에 배치되는 고성능 메모리에 머물지 않는다.
GPU 설계사와 메모리 업체가 Controller, PHY, Base Die, DRAM Die, Interposer와 Packaging을 함께 최적화해야 하는 Semi-custom Compute Component가 된다.
이 단계부터 HBM의 경쟁력도 DRAM Die의 성능과 수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GPU 설계사와의 공동개발, Logic Base Die, Advanced Packaging, Thermal Management, Controller와 PHY 설계까지 모두 결합된 System Co-design 경쟁으로 바뀐다.
SK하이닉스가 바라본 다음 세대
SK하이닉스 역시 기존 DRAM Wafer Capacity를 HBM으로 전환하는 데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했다.
HBM은 단순히 DRAM Wafer 투입량만 늘린다고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DRAM Die 수율과 TSV, 적층, MR-MUF, Base Die, Advanced Packaging Capacity, 고객 인증이 동시에 따라와야 한다.
SK하이닉스의 HBM4 초기 물량 조절에는 생산능력과 수율 제약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결과적으로는 단기적인 Bit 점유율보다 NVIDIA와의 장기 공급관계와 차세대 Custom HBM 공동개발에 자원을 배분한 선택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6월 이미 12단 HBM4E Sample을 주요 고객에게 공급했다.
해당 제품은 HBM4 대비 최대 16Gbps의 전송속도, 20% 이상 개선된 전력효율, 17% 낮아진 열저항을 제시했다. news.skhynix.com
HBM4의 경쟁이 Interface 확대와 Logic Base Die 양산에 있었다면, HBM4E 이후의 경쟁은 전력효율과 발열, Custom Controller, PHY, GPU와의 통합설계로 이동한다.
SK하이닉스가 HBM4에서 확보하는 단기 물량도 중요하지만, NVIDIA와 함께 다음 구조를 설계하는 능력이 장기적인 기술지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양사의 경쟁구도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HBM4라는 현재 세대에서 기술 격차를 상당 부분 좁혔다.
1c DRAM과 자체 4nm Logic Base Die를 결합해 HBM4를 조기에 양산했고, AMD의 주력 HBM4 공급사 지위까지 확보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기술과 양산 경쟁력이 분명히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다. news.samsung.com
반면 SK하이닉스는 NVIDIA의 최대 HBM 공급사 지위와 차세대 제품의 공동설계 관계에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시장 경쟁축도 범용 HBM4 생산량에서 HBM4E·NVHBM의 Custom Base Die와 System Co-design으로 이동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 대한 해석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HBM4라는 현재 세대에서 기술 격차를 상당 부분 좁히고, AMD를 기반으로 물량과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NVIDIA 생태계 내 공급지위와 차세대 Custom HBM 공동설계에서 여전히 구조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의 점유율과 미래의 기술지위
삼성전자의 HBM4 점유율 상승과 SK하이닉스의 차세대 기술 리더십은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HBM4에서 성과를 냈다고 해서 SK하이닉스의 기존 경쟁력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SK하이닉스가 NVIDIA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해서 삼성전자의 기술 회복을 가볍게 볼 수도 없다.
두 회사는 서로 다른 고객과 공급능력, 기술통합 방식을 기반으로 HBM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4 양산과 AMD의 높은 HBM 탑재량을 바탕으로 Bit 점유율을 빠르게 높일 수 있다. 자체 Foundry를 활용해 DRAM과 Logic Base Die를 내부에서 통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SK하이닉스는 NVIDIA와의 장기 공급관계, MR-MUF 기반 Packaging 경험, TSMC와의 Logic Base Die 협력, 차세대 제품 공동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HBM에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전체 HBM Bit 점유율 하나가 아니다.
- NVIDIA 내부 공급점유율
- AMD 가속기 출하량
- GPU당 HBM 탑재용량
- HBM4E 가격 Premium
- Custom Base Die 부가가치
- 12단·16단 수율
- Advanced Packaging Capacity
- 고객별 장기 공급계약
이 변수들을 함께 봐야 양사의 실질적인 경쟁력과 수익성 차이를 이해할 수 있다.
특히 NVHBM에서 Memory Controller와 PHY가 Base Die로 이동하면 HBM의 부가가치는 DRAM Bit 가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진다.
고객 맞춤형 Logic과 설계 IP, 인증비용, Packaging 복잡도가 ASP와 Margin을 함께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이때부터 HBM 점유율은 Bit보다 어떤 고객의 어떤 아키텍처에 얼마만큼 깊게 들어가 있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맥락을 이어가는 능력이다
기술 변화와 투자 국면은 어느 날 갑자기 단절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현재 세대의 고객관계는 다음 세대의 공동설계로 이어진다.
이전 제품의 생산수율과 Packaging 경험은 차세대 제품의 인증기간을 단축한다.
특정 고객에게 공급한 물량은 후속 제품의 공급계약과 System Architecture 참여로 연결된다.
지금 눈앞에 나타난 하나의 숫자만 보고 이 연결고리를 끊어버리면 현재의 현상뿐 아니라 다음 변화의 방향까지 잘못 읽게 된다.
삼성전자의 HBM4 점유율 상승만 보면 SK하이닉스의 기술적 우위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AMD의 높은 HBM 탑재량과 삼성전자의 생산 확대 여력, SK하이닉스의 NVIDIA 중심 공급구조, HBM4E 이후의 Custom Base Die 전환이 함께 놓여 있다.
반대로 SK하이닉스가 기존 HBM 시장을 주도해왔다는 이유만으로 삼성전자의 HBM4 기술 회복과 AMD에서의 물량 확대를 가볍게 봐서도 안 된다.
맥락을 유지한다는 것은 과거의 판단을 고집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새로운 정보를 기존의 인과관계 위에 연결하고, 그 정보가 기존 가정을 훼손한다면 즉시 자신의 해석을 수정하는 것이다.
사람은 한번 받아들인 해석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처음 전후맥락을 잘못 이해하면 이후에 들어오는 정보까지 기존 판단에 맞춰 해석하기 쉽다. 작은 오류가 한두 번 반복되면 사고의 출발점 자체가 틀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의 인과관계로 되돌아가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시장에서는 이 작은 차이가 하루아침에 큰 손실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루와 이틀, 한 주와 한 달, 그리고 일 년이 쌓이면 처음에는 작아 보였던 해석능력과 오류수정 능력의 차이가 종국에는 범접하기 어려운 수익률 차이로 이어진다.
과거 함께 일했던 그 형님과 나의 수익률 차이도 결국 여기에서 시작됐던 것 같다.
더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는 사실보다, 새로운 정보를 자신의 기존 판단과 계속 연결했다는 점이 중요했다. 그리고 자신이 틀렸다고 판단하면 투자방향을 빠르게 수정했다는 점이 더 중요했다.
AI로 인해 누구나 수많은 정보와 그럴듯한 해석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에는 이러한 능력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투자에서 더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은 새로운 사실을 남보다 몇 분 먼저 접하는 능력만은 아닐 것이다.
그 사실이 어디에서 시작됐고,
어떤 제약과 이해관계를 거쳐 지금의 결과로 나타났으며,
다음에는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를 끊임없이 연결하는 능력일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남의 확신에 쉽게 휩쓸리지 않는 독립심과, 자신의 확신 역시 언제든 잘못됐을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유연함이 아닐까 한다.
가장 위험한 것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편견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까지 기존 판단에 맞춰 왜곡하고 그 위에 또 다른 해석을 누더기처럼 덧붙이는 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오류는 수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견고한 확신으로 굳어지고, 결국 현실과 판단 사이의 간극은 되돌리기 어려울 만큼 벌어지게 되지 않나 싶다.
(*메모리 폭락논자들의 수익률)
![]() |
| https://www.ark-funds.com/funds/arkk#performance |
(*그냥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다른 관점의 문제라 정답이 없음...)
특정 누군가를 비꼬는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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