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1일 일요일

생각정리 392 (* The Cost of Intervention)

내가 언론 종사자였다면 아마 이런 기사를 가장 먼저 쓰지 않았을까 싶다.

정부 정책의 파급효과로 발생한 비용이 기업과 협력업체를 넘어 소비자, 주주, 미래 근로자와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미 여러 산업에서 조기경보가 이토록 크게 울리고 있는데, 왜 아무도 그 신호를 듣지 못하는지 궁금할 뿐이다.

(*알고도 모른척하는건지..)

정부가 개입한 곳마다 나타나는 파열음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긍정 35.2%(2.2%P↓), 부정 61.4%(1.6%P↑)

국민의힘 41.3%(2.9%P↑), 더불어민주당 35.5%(7.0%P↓)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을 보면서, 개별 정치적 악재보다 더 큰 흐름이 시작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정부는 평화, 주거 안정, 노동자 보호라는 명분으로 시장과 사회에 개입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이 의도한 결과보다 안보 불안, 주거비 상승, 생산 차질과 같은 부작용이 먼저 나타나고 있다.

시장은 이를 서로 다른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정책 방향에서 발생하는 파열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


지지율 하락은 이미 여러 조사에서 확인된다


최근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5.2%**로 2주 연속 하락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한 주 만에 7.0%포인트 떨어진 **35.5%**를 기록했다. www.mbn.co.kr

한국갤럽에서도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는 37%, 부정평가는 **51%**로 나타났다.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 역시 현재 민심이 어디에서 이탈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부동산과 안보가 부정평가 이유의 **33%**를 차지한다. 여기에 경제·민생과 대통령 개인의 사법리스크까지 더해지고 있다. www.gallup.co.kr

이를 세 가지 축으로 압축할 수 있다.




1. 대북정책: 평화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


이재명 정부는 북미대화 재개와 한반도 전쟁 종식, 평화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도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다자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www.hani.co.kr

이전 글인 생각정리 384 — Korea, End-of-War Declaration에서 정리했듯, 현 정부가 원하는 최종 방향은 긴장 완화를 넘어 종전과 평화체제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국민이 체감하는 현실은 다르다.


한국갤럽에서 대북정책 긍정평가는 24%, 부정평가는 **55%**였다. 긍정과 부정의 차이가 31%포인트에 달한다.

평화를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화와 긴장 완화만을 강조하면, 국민은 정부가 북한의 행동보다 대화 자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대북송금 사법리스크가 만드는 이해충돌


대북정책에 대한 불신은 이재명 대통령 개인의 대북송금 재판과 겹친다.


수원지법은 대통령의 헌법상 직무 수행과 국정 운영의 계속성을 이유로 이 대통령의 재판을 연기했다. www.yna.co.kr

이화영 전 부지사의 유죄판결이 이 대통령의 관여까지 확정한 것은 아니다. 이 대통령의 혐의는 별도 재판에서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 문제는 남는다.

대통령 개인의 미결 재판과 국가의 대북정책이 모두 북한이라는 동일한 지점에서 만난다.


실제 부당한 연결이 있었다고 단정할 증거는 아직 없다.

하지만 대통령이 대북관계 개선을 강하게 추진할수록 국민은 그것이 국가를 위한 외교정책인지,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무관한지를 묻게 된다.

대북정책의 가장 큰 부담은 친북·반북이라는 이념논쟁보다 정책과 개인의 이해관계를 국민이 분리해서 신뢰할 수 있느냐에 있다.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61008580122



2. 부동산: 시장을 누를수록 비용은 다른 곳에서 나타난다


2026년 10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2%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가격은 87주 연속 오르며 한국부동산원 통계상 최장 상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www.newspim.com

정부가 대출·세금·거래 규제로 수요를 억제하고 있지만 가격은 충분히 안정되지 않고 있다.


집을 사기는 어려워졌지만 임차수요는 사라지지 않았다.

매매 진입 제한
→ 전세 잔류
→ 전세가격 상승
→ 월세 전환
→ 가처분소득 감소

정부가 매매 수요를 억제한 결과 일부 수요가 전월세시장에 남아 임차료를 밀어 올리는 구조다. www.seoul.co.kr

https://www.fnnews.com/news/202610081817422229



2028년부터 정비사업 이주가 급증한다


앞으로의 핵심 변수는 정비사업이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6~2030년 서울 207개 정비사업장에서 총 17만9,310가구가 이주할 예정이다.


2028~2030년 이주 물량은 약 14만1,000가구로 전체의 **78.7%**를 차지한다. www.seoul.co.kr

반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5년 약 4.9만가구에서 2026년 2.4만가구, 2027년 1.1만가구, 2028년 약 1만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8년에는 입주보다 이주가 훨씬 많다.


이주와 입주를 그대로 일대일 비교할 수는 없다. 지역과 주택 형태, 실제 사업 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급보다 이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정비사업 이주
→ 인접 지역 전세 수요 증가
→ 전세가격 상승
→ 월세 전환 확대
→ 주거비·서비스물가 상승
→ 금리 인하 제약

이전 글 생각정리 373 — 전세난, 고물가 그리고 고금리에서 예상했던 경로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부동산 증세가 더해질 경우


정부의 세제개편 방향은 실거주 1주택자를 일부 보호하는 대신 초고가·비거주·다주택자의 부담을 높이는 구조다.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보유세 상승
→ 다주택자 매도
→ 매물 증가
→ 가격 안정

하지만 보유세와 양도소득세가 동시에 높아지면 매도보다 보유를 선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모든 선택에 큰 세금이 붙으면 거래가 줄어든다.

외곽 주택을 먼저 처분하고 서울 핵심주택을 보유하면서, 다주택자 수는 감소해도 서울 도심의 매물 부족은 계속될 수 있다.

이전 글 생각정리 389 — The Tax Backlash에서 정리했듯, 부동산 세제의 정치적 성패는 세율이 아니라 과세 이후 집값과 주거비가 실제로 안정됐는가로 결정된다.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


부동산정책의 정치적 위험은 서로 다른 불만이 같은 시기에 겹친다는 데 있다.


2028년에는 정비사업 이주가 4.5만가구로 급증한다. 부동산 세제개편의 실질적 부담도 이 시기부터 체감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치적 경로는 다음처럼 전개될 수 있다.


집값은 오르고
전월세는 부족하며
세금까지 늘어난다면

부동산정책은 시장 안정책이 아니라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를 상징하게 된다.


3. 노란봉투법: 파업 비용의 부담 주체가 달라졌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됐다.

핵심 변화는 세 가지다.


하청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할 기반이 확대됐고, 개별 조합원이 부담하는 손해배상 위험은 줄어들었다. www.moel.go.kr

노란봉투법이 모든 파업 손실을 기업에 부담시키는 것은 아니다.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 자체가 사라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파업의 경제적 유인은 분명히 달라졌다.


노조의 예상비용은 낮아졌지만 생산중단 비용은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그 비용이 기업, 협력업체, 소비자와 미래 근로자에게 더 많이 이전되는 구조다.


원청교섭 요구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100일 동안 하청노조 1,161곳이 원청 사업장 439곳에 교섭을 요구했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사업장은 늘고 있지만 실제 교섭까지 진행된 곳은 당시 기준 10곳에 그쳤다.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의 단계적 진행 과정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노동위원회 판단과 행정소송, 교섭단위 결정이 끝날 때까지 불확실성을 부담해야 한다. www.yna.co.kr

문제는 대기업 한 곳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협력업체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원청 정규직 노조

  • 생산 자회사 노조
  • 하청노조의 원청교섭
  • 물류·정비·설비 노조

의 교섭이 서로 다른 시기에 반복되면 생산 정상화가 어려워진다.

파업 횟수보다 생산을 멈출 수 있는 지점의 수가 증가하는 것이 더 큰 위험이다.


4. 현대차: 노동갈등이 생산과 시장점유율로 연결되는 경로


현대차 자체 노조의 파업은 노란봉투법 이전에도 존재했다. 따라서 현대차 노조 파업 자체를 노란봉투법의 결과로 볼 수는 없다.

이번에 달라진 점은 완성차 노조의 파업과 부품사·생산 자회사 파업, 원청교섭 요구가 겹쳤다는 것이다.


증권사는 현대차가 이후 증산을 통해 생산차질의 상당 부분을 만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생산차질 5만 대를 전부 최종 판매 손실로 볼 수는 없다. www.yna.co.kr

그러나 소비자가 기다리지 않으면 생산 지연은 점유율 손실로 바뀐다.

생산 중단
→ 출고 지연
→ 대기기간 증가
→ 경쟁 브랜드 구매
→ 시장점유율 하락
→ 할인·인센티브 증가
→ 수익성 악화

여기에 현대모비스 생산 자회사 모트라스와 유니투스의 파업으로 핵심 모듈 공급까지 줄었다.

완성차 노조의 파업이 끝나도 부품 공급이 멈춰 있으면 자동차를 생산할 수 없다.

이전 글 생각정리 383 — Hyundai’s Slump, Korea’s Warning에서 현대차 문제를 개별 기업보다 한국 제조업의 경고로 본 이유다.

[단독] “현대차, 하청노조와 교섭하라” 판단뿐…중노위, 이유는 한 달째 ‘깜깜이’



5. 리노공업: 두 달의 파업이 다음 반기 일감을 없앴다


리노공업의 사례는 파업 비용이 단기 매출 감소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리노공업은 파업 기간에 고객사에 납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다음 반기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일부 물량은 야마이치·요코오·윈웨이 등 경쟁사로 이동한 것으로 보도됐다. www.thelec.kr

고객사가 경쟁 제품을 검증해 공급망에 편입하면 공장이 정상화돼도 물량을 곧바로 되찾기 어렵다.

파업
→ 납기 불확실성
→ 고객사의 이원화
→ 경쟁사 품질 인증
→ 공급 비중 감소
→ 생산·고용 감소

노조는 임금과 성과급, 고용을 보호하기 위해 파업한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일감이 경쟁사로 이동하면 현재 근로자의 고용기반 자체가 약해진다.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 장기적으로 국내 일자리를 줄이는 역설이다.

배를 버려라...


6. 삼성 사례: 교섭 대상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회사의 2대 주주인 삼성전자에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노조가 삼성전자에 요구한 의제
직무·직급체계
평가·승격 기준
임금·수당·인센티브
핵심인력 선발·육성·보상

노조는 삼성전자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사와 보상제도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개정 노조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www.mt.co.kr

삼성전자의 사용자성이 법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례는 교섭 요구가 전통적인 원청·하청 관계를 넘어 계열사와 주주, 그룹 인사제도까지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의 투자와 회계책임은 법인별로 구분된다.

반면 교섭책임이 그룹과 공급망 전체로 확장된다면 기업이 사전에 계산해야 할 노동비용과 생산중단 위험은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7. 보호의 비용은 결국 사회 전체로 이동한다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해도 실제 경제적 손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용의 부담 주체가 바뀔 뿐이다.


기업이 비용을 가격에 반영하면 소비자가 부담한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영업이익과 투자여력이 감소한다.

국내 생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기업은 자동화와 해외생산을 확대한다.

결국 장기적인 비용은 현재 교섭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협력업체 근로자
청년 구직자
미래 입사자
일반 소비자

조직된 내부자의 현재 소득을 보호하기 위해 조직되지 않은 외부자의 미래 소득이 줄어드는 구조다.


정부 개입의 세 가지 결과


대북·부동산·노동정책은 서로 다른 분야지만 같은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는 시장에 개입할 때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쉽게 확인한다.

반면 세금, 가격 상승, 생산 차질, 투자 감소처럼 넓게 분산되는 비용은 뒤늦게 나타난다.

문제는 지금 그 비용들이 동시에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론: 시장은 개별 사건보다 정책 방향을 먼저 감지한다


현재 지지율 하락을 하나의 사건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대북정책, 부동산, 민생경제와 노동갈등에서 동시에 불만이 커지는 것은 우연으로만 보기 어렵다.

정부 개입
→ 가격과 책임구조 왜곡
→ 비용의 다른 집단 이전
→ 공급·투자 감소
→ 생활비와 고용 악화
→ 정책 불신과 지지율 하락

이라는 공통된 경로가 나타나고 있다.

정책의 명분은 각각 다르다.

평화
주거 안정
노동자 보호

하지만 국민과 시장은 명분보다 결과를 본다.


2028년은 첫 번째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정비사업 이주가 4.5만가구로 급증하고, 부동산 세제 부담이 체감되며, 노란봉투법의 노동위원회·법원 판정이 축적되는 시기다.

이때까지 주거비와 노사갈등이 안정되지 않으면 2028년 총선은 정부의 시장개입 정책에 대한 종합평가가 될 수 있다.

이후 2030년에는 정비사업 이주 물량이 5.7만가구로 다시 증가한다. 산업경쟁력과 국내 고용까지 약해진다면 그 불만은 2030년 대통령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은 개별 사건이 통계로 완전히 확인되기 전에 정책 방향과 비용구조의 변화를 먼저 감지한다.

최근 곳곳에서 발생하는 파열음은 서로 독립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정부가 시장에 더 깊게 개입할수록 보호받는 대상은 선명해지고, 그 비용을 부담하는 사람은 더 넓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의 지지율 하락은 국민이 그 비용을 체감하기 시작했다는 첫 번째 신호가 아닐까 싶다.


#글을 마치며


어차피 머지않아 정권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
기업이 지금 굳이 한국에 대규모 공장을 지어야 할 이유가 얼마나 있을까 싶다. 

최태원 “광주 반도체공장 최대한 빨리 짓겠다”
주주입장 : 천천히 지으셔도 되요.. 굳이..

비슷한 수준의 노동력을 일본에서는 연간 4,000만~5,000만원에 확보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성과급까지 포함해 6억~7억원에 달하는 인건비를 부담해야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연봉 8천만원에 별다른 불만 없이 다니던 직원들이, 하는 일은 그대로인데 갑자기 7~8억원을 적정 보수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곳에 굳이 왜 투자해야 할까?)

미국에 투자하면 관세 협상력과 현지시장 접근성을 높일 수 있고,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에서는 훨씬 낮은 비용으로 생산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자본이 이동할 수 있는 선택지는 이미 충분하다.

내가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라면 당장 국내 대규모 투자를 확정하기보다,
향후 1~2년 동안 정부 요구에 형식적으로 대응하며 시간을 벌 것 같다.
이후 2028년 총선 결과를 통해 정책 방향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2030년 대통령선거와 차기 정권의 방향을 가늠한 뒤 국내 투자 규모를 결정하지 않을까 한다. 

결국 노동비용과 파업 위험,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높아질수록 기업에는 국내 투자를 서두르는 것보다 결정을 미루는 편이 합리적이다.

투자 지연 자체가 현 정부 정책에 대한 기업의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끝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