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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9월 15일 화요일

생각정리 368 (* Crude Is Not Diesel, The Second Oil Shock)


앞으로의 미래에 청구될 전쟁비용 청구서를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서로의 시설을 부수고 있는걸까..


어제 회사에서 P/F와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문득 유가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교전국 간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원유와 디젤 시장의 변동성도 다시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전망과 시나리오가 쏟아져 나오면서 불확실성과 불안감만을 키우는 모습이다.

이럴 때일수록 미리 기준을 세워두지 않으면 자극적인 헤드라인에 일희일비하기 쉽다. 그 결과 불필요한 매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에너지 시장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관련 리서치 기록을 업데이트해본다.


Reddit의 최근 최대 관심사는 oil

원유가 다시 흐르기 시작해도 디젤 부족이 끝나지 않는 이유


최근 원유시장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번 충격을 단순히 “호르무즈해협이 막혀 유가가 오른 사건”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금의 공급망은 호르무즈해협, 사우디 동서 송유관, 바브엘만데브해협, 걸프 지역 정유설비, 러시아 정유공장이 서로 연결된 상태에서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처음에는 원유를 얼마나 생산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병목은 원유 생산에서 수송으로, 다시 수송에서 정제로 이동했다. 원유를 확보하더라도 정유공장이 손상됐거나 제품을 수출할 항로가 막혀 있다면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하는 디젤과 항공유 공급은 늘어나지 않는다.

이번 글에서 정리하고 싶은 핵심은 여기에 있다. 2027년 원유 수급이 공급잉여로 전환되더라도 글로벌 경유시장은 상반기까지 부족할 수 있으며, 낮아진 비축유와 제품재고를 다시 채우는 수요가 유가 하락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


1. 세 개의 길이 동시에 막히기 시작했다


전쟁 이전 글로벌 석유 공급망에서 호르무즈해협은 하루 약 2,000만 배럴의 원유와 석유제품이 통과하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었다. 2026년 2분기 통과량은 약 490만 배럴까지 감소했고, 사우디는 동부 유전의 원유를 동서 송유관을 통해 홍해의 얀부항으로 보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EIA의 2026년 9월 단기 에너지 전망과 IEA의 비상재고 방출 발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바브엘만데브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은 2025년 4분기 하루 540만 배럴에서 2026년 2분기 810만 배럴로 증가했다. 호르무즈가 막히자 홍해가 우회로가 되었고, 그 우회로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후티가 위협하는 바브엘만데브의 전략적 중요성도 함께 커졌다. EIA는 바브엘만데브 물동량 증가가 사우디의 동서 송유관 우회 수출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한다.



문제는 9월 11일 사우디 동서 송유관의 펌프장이 공격받으면서 발생했다. Reuters 보도에 따르면, 공격 이전 이 송유관은 하루 약 400만 배럴을 얀부로 옮기고 있었으며 당시 얀부의 재고는 기존 수출 속도를 약 5~7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했다.

복구 예상 기간은 보도마다 3~8주로 차이가 있지만, 부분적인 가동 재개가 먼저 시작될 가능성은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AP 역시 주요 가동 차질이 수 주 동안 이어질 가능성을 보도했다.

다만 호르무즈 통과량 2,000만 배럴, 바브엘만데브 통과량 810만 배럴, 동서 송유관 처리량 400만 배럴을 단순히 합산해 공급손실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같은 원유가 호르무즈를 피한 뒤 동서 송유관을 통과하고 다시 홍해로 운송되기 때문에, 이 숫자들은 서로 다른 원유가 아니라 동일한 공급망의 여러 구간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공격에 따른 추가 순공급 충격은 동서 송유관의 명목 수송능력인 하루 700만 배럴이 아니다. 실제로 운송되던 물량 가운데 대체 수출과 부분 복구로도 메우지 못하는 부분을 계산해야 한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하루 150만~300만 배럴의 추가 차질이 30~60일 동안 지속될 가능성을 가정했다. 이 경우 누적 공급손실은 약 4,500만~1억8,000만 배럴에 이를 수 있다.

https://x.com/KobeissiLetter/status/2099214530534682678/photo/1


2. EIA는 2027년 원유 공급부족을 예상하지 않는다


2026년 9월 EIA 단기 에너지 전망을 보면 2026년 글로벌 액체연료 생산량은 하루 1억62만 배럴, 소비량은 하루 1억259만 배럴이다. 연평균으로 하루 약 197만 배럴의 공급부족이 발생하며, 이를 단순 연환산하면 약 7억2,000만 배럴의 재고 감소 요인이 된다.

하지만 EIA의 전망은 2027년에 완전히 뒤집힌다. EIA Table 3a는 2027년 글로벌 액체연료 생산량을 하루 1억988만 배럴, 소비량을 하루 1억498만 배럴로 예상한다. 연평균 공급잉여는 하루 490만 배럴에 달한다.





분기별로 보면 2026년 4분기까지는 글로벌 재고가 감소하지만, 2027년 1분기부터 생산이 소비를 넘어서는 구조다. 이는 현재의 공급부족이 영구적인 생산능력 부족보다는 전쟁과 수송 차질에 따른 일시적인 공급망 장애라는 판단을 반영한다.

이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가정은 중동의 생산과 수출이 2027년 중 빠르게 회복된다는 점이다. EIA 글로벌 원유시장 전망은 대부분의 생산과 교역이 2027년 2분기까지 전쟁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고, 하반기에는 재고가 다시 쌓이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평균 67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본다.

다만 EIA가 명시한 모델 입력 마감일은 9월 3일이다. 9월 11일 발생한 사우디 동서 송유관 공격은 반영되지 않았으며, EIA가 가정한 주요 우회 수출경로 가운데 하나가 보고서 발간 이후 다시 손상된 셈이다.

따라서 EIA 전망 자체를 폐기할 이유는 없지만, 공급 회복 시점은 더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EIA의 방향성은 유효하더라도 회복 시점이 한두 분기 늦어질 가능성을 반영해야 한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2026년 4분기 공급부족이 하루 약 290만 배럴로 확대되고, 2027년 1분기에도 하루 약 50만 배럴의 부족이 남는다고 가정했다. 2027년 2분기부터는 공급잉여로 전환되지만, 상반기 회복 속도가 늦어지면서 2027년 연평균 공급잉여는 EIA가 예상한 하루 490만 배럴보다 작은 하루 약 120만 배럴에 그칠 수 있다.




3. 진짜 병목은 원유 아래쪽의 정유설비다


원유 공급이 회복되더라도 디젤 공급이 바로 정상화되기는 어렵다. 걸프 지역과 러시아에서는 단순한 운송 차질을 넘어 정유설비 자체가 반복적으로 공격받았다. 특히 상압증류설비와 수첨분해설비처럼 정유공장의 중심 공정이 손상됐다.

IEA의 2026년 9월 Oil Market Report는 2026년 글로벌 정제 처리량을 하루 8,150만 배럴로 예상한다. 전년보다 260만 배럴 감소한 수치이며, 2026년 8월 처리량 8,140만 배럴은 전년 동월보다 420만 배럴 낮았다.


미국 정유사들이 거의 최대 수준의 가동률로 생산을 늘렸지만, 중동·러시아·아시아에서 발생한 손실을 전부 메우지는 못했다. 정유시장의 공급충격이 개별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제품 공급능력의 문제로 확산된 것이다.

중동에서는 설비의 물리적 피해와 물류 제약에 따른 가동률 하락을 구분해야 한다. Kpler의 중동 정유설비 분석에 따르면 중동의 정제 처리량은 2026년 2월 하루 990만 배럴에서 8월 730만 배럴로 약 260만 배럴 감소했다.


그러나 이 물량 전부가 정유설비 파괴로 발생한 손실은 아니다. 호르무즈를 통해 정유제품을 반출하지 못하면서 물리적으로 정상인 정유공장까지 가동률을 낮춘 영향이 포함돼 있다.

Kpler는 2026년 3월부터 8월까지 중동의 정유제품 공급손실을 전쟁 이전 대비 하루 약 400만 배럴로 추정한다. 정제 처리량 감소가 약 250만 배럴, LPG와 NGL 기반 납사 등 다른 제품 공급원의 감소가 약 150만 배럴을 차지한다.


해협이 다시 열리면 물류 제약 때문에 감산했던 설비는 비교적 빠르게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반면 물리적으로 손상된 공정은 부품 조달과 재설치에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Kpler는 중동 정제 처리량의 의미 있는 회복이 2026년 4분기에 시작되더라도 전쟁 이전 수준으로의 복귀는 2027년 2분기 이전에는 어렵다고 본다. 바레인과 카타르의 일부 설비는 2027년 2~3분기까지 복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걸프 지역의 정유설비 300만 배럴 이상이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은 물리적으로 파괴된 설비와 수출 차질로 가동률을 낮춘 설비를 함께 포함했을 가능성이 크다. 투자 판단에서는 명목 피해 규모보다 실제 정제 처리량과 제품 수출량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4. 러시아의 45% 피격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경유 수출 감소다


러시아 정유설비 피해와 관련해서는 30%, 40%, 45%라는 숫자가 함께 등장한다. Financial Times의 위성사진 기반 분석을 인용한 7월 말 보도에서는 명목 정제능력의 45%와 실제 가동능력의 30% 이상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 숫자는 누적 피격 시설과 특정 시점의 실제 생산손실을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유공장이 공격받았더라도 일부 공정이 가동될 수 있고, 반대로 같은 공장이 반복적으로 공격받아 복구가 지연될 수도 있다. 누적 피격 비중을 실제 생산 감소율과 동일하게 보면 공급충격을 과대평가할 위험이 있다.

9월 15일 Reuters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의 6대 경유 생산 정유공장 가운데 절반이 대규모 감산 또는 완전 가동중단 상태였다. Kirishi 정유공장은 완전히 멈췄고, Volgograd와 NORSI 정유공장은 명목능력의 약 25%만 가동했다. Taneco 정유공장은 추가 공격을 받아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단계였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시즈란 정유공장을 다시 공격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상압증류설비 AVT-6와 저장탱크를 타격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번 공격으로 발생한 신규 생산손실 규모는 아직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을 요청했고 젤렌스키가 조건부 중단 의사를 밝혔지만, 러시아의 상응 조치와 미국의 보장이 전제돼 있다. 따라서 이를 확정된 정유설비 휴전으로 보기는 어렵다.

시장에 중요한 숫자는 공격받은 정유공장의 개수보다 국제시장으로 수출할 수 있는 경유가 얼마나 감소했는가이다. Reuters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5년 하루 약 80만 배럴의 경유를 수출한 세계 2위 수출국이었지만, 2026년 7월부터 경유 수출을 제한했다.

IEA는 걸프 지역과 러시아의 경유·가스오일 순수출이 2026년 2월부터 8월 사이 하루 160만 배럴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생산설비의 명목 피해율보다 국제 정유제품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치다.



전쟁 이전 걸프 지역과 러시아는 세계 해상 경유 교역의 약 45%를 차지했다. 생산량이 조금만 감소하더라도 각국 정부와 정유사는 자국 내수 공급을 우선하기 때문에 국제시장 수출량은 생산량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다.

이 경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아프리카·남미가 먼저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된다. 러시아 정유설비 공격은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보다 글로벌 경유 공급과 지역별 가격 차이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다.




5. 원유 부족과 경유 부족을 단순히 더하면 안 된다


이번 시장을 계산할 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오류는 원유 공급부족, 정제 처리량 감소, 경유 수출 감소를 모두 더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 숫자는 동일한 충격의 원인과 중간 과정, 최종 결과일 수 있다.

호르무즈 봉쇄로 원유가 정유공장에 도착하지 않으면 정제 투입량이 감소한다. 정제 투입량이 줄면 경유 생산과 수출도 감소한다. 여기에 정유설비가 직접 파손되면 원유 수송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석유제품 생산은 바로 회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글로벌 석유시장의 실질적인 공급량은 생산, 운송, 정제 가운데 가장 좁아진 구간이 결정한다. 세 단계의 손실을 각각 합산하면 동일한 배럴을 여러 번 계산하게 된다.

경유 수급은 걸프와 러시아의 확인된 수출 감소에서 미국·인도·한국 등 다른 지역의 증산과 높은 가격에 따른 수요 감소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계산해야 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2026년 4분기에는 하루 약 80만 배럴, 2027년 1분기에는 60만 배럴, 2분기에는 30만 배럴의 경유 부족이 남을 수 있다.

이러한 경로라면 2026년 4분기에 약 7,400만 배럴, 2027년 상반기에 약 8,100만 배럴을 제품재고 방출이나 추가적인 수요 감소로 메워야 한다. 2027년 3분기에 수급이 균형을 찾고, 4분기부터 하루 약 30만 배럴의 재고 재축적 여력이 생기는 흐름이다.


다만 이 수치는 확정된 예측값이 아니라 복구 경로를 살펴보기 위한 조건부 추정치다. 해협 통항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이 실제로 중단되면 회복 시점은 앞당겨질 수 있다.

반대로 복구가 끝난 시설이 다시 공격받거나 핵심 부품의 조달이 지연되면 경유 부족은 2027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수첨분해와 탈황 공정은 단순한 원유 증류보다 복구 난도가 높기 때문에 중간유분 공급의 회복이 전체 정제 처리량보다 늦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Bloomberg
SPR inventory level이 6.8에 도달하면 세계 경제는 단순한 경기침체를 넘어 붕괴될 거라는데..
딱히 그럴것 같진 않음..


6. 전략비축유가 남아 있어도 제품 부족은 해결되지 않는다


IEA 회원국들은 2026년 3월 총 4억 배럴의 비상재고 방출을 결정했다. EIA 주간 석유수급표에 따르면 미국 전략비축유는 2025년 9월 4억520만 배럴에서 2026년 9월 4일 2억8,540만 배럴로 감소했다. 1년 동안 약 30%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 전략비축유가 곧 완전히 소진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잔량을 하루 100만 배럴씩 단순 방출하면 약 285일, 하루 200만 배럴씩 방출하면 약 143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시장에서는 전략비축유가 전량 소진되기 전에 방출 속도 조절과 가격 상승, 소비 감소, 공급경로 변경이 먼저 나타난다. 정치적으로도 전략비축유를 물리적 한계까지 방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인 정책 한계는 단순 계산보다 앞서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전략비축유에 저장된 것이 정유제품이 아니라 원유라는 점이다. 정유공장이 손상됐거나 경유 생산공정이 병목이라면 원유를 추가로 방출하더라도 경유 공급은 같은 속도로 증가하지 않는다.

이번 충격에서는 원유 비축량만큼 완제품 재고와 가동 가능한 중간유분 생산능력이 중요하다. 원유 재고가 남아 있어도 정제능력이 부족하면 경유와 항공유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EIA는 미국 전략비축유가 2026년 말 2억8,210만 배럴에서 2027년 말 3억8,530만 배럴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증가분은 약 1억320만 배럴이며, 재충유는 주로 2027년 하반기에 집중된다.

미국 에너지부의 전략비축유 교환 조건에 따라 빌려준 원유가 프리미엄 물량과 함께 반환되는 부분도 포함된다. 따라서 모든 증가분이 정부의 현물시장 매입으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2027년 하반기에는 상업재고와 전략비축유의 재충유 수요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공급이 소비를 웃돌기 시작하더라도 잉여 원유가 바로 유가 하락으로 연결되지 않고, 먼저 낮아진 재고를 채우는 데 사용될 수 있다.

글로벌 비축유가 물리적으로 바닥나는 시점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국가별 비축유의 접근 가능성과 방출 속도, 제품 구성, 정부의 최소 유지 수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관점에서는 비축유가 완전히 소진되는 시점보다 각국 정부가 추가 방출을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하는 정책적 바닥이 더 중요하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2026년 4분기부터 2027년 1분기 사이에 이러한 정책적 바닥이 형성되고, 원유 수급이 잉여로 전환되는 2027년 2분기 이후부터 상업재고 축적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 본격적인 전략비축유 재충유 수요는 공급 회복과 가격 안정이 확인되는 2027년 하반기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7. 2027년 유가는 내려가도 경유마진은 높게 남을 수 있다


EIA는 2027년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74달러로 전망한다. 중동의 생산과 수출이 정상화되고 글로벌 재고가 다시 쌓이면 2027년 2분기 평균 77달러, 하반기 평균 67달러까지 점진적으로 내려간다는 경로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공급 회복이 EIA 예상보다 한두 분기 늦어지는 경우를 반영해 2027년 브렌트유 평균을 배럴당 85~100달러로 추정한다. 빠르게 정상화되는 경우에는 65~80달러, 호르무즈와 정유설비 차질이 장기화되는 경우에는 110~14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


이 범위는 단일 목표가격이 아니라 공급망 정상화 속도에 따른 조건부 시나리오다. 특히 2027년 평균 가격보다 상반기와 하반기의 방향 차이가 더 중요하다. 상반기에는 부족과 낮은 재고가 가격을 지지하고, 하반기에는 공급 회복과 재고 축적이 가격을 낮추는 구조가 예상된다.

경유 가격은 원유보다 더 천천히 정상화될 가능성이 크다. EIA 석유제품 전망은 미국 경유 크랙이 2026년 평균 갤런당 1.57달러, 배럴 환산 약 66달러에서 2027년 약 52.5달러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방향은 하락이지만 과거의 일반적인 정제마진과 비교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만 EIA 수치는 경유 한 제품의 크랙이고, 장기 평균 약 10달러는 WTI 3-2-1 복합정제마진을 가리키기 때문에 두 지표를 직접 비교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그럼에도 2027년에도 중간유분 생산능력에 상당한 희소가치가 남는다는 방향은 분명하다. 원유 공급이 늘어나면 원유가격은 하락할 수 있지만, 경유를 생산하는 수첨분해설비와 탈황설비가 복구되지 않으면 제품가격은 같은 속도로 내려가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2027년에는 브렌트유 가격 하락과 경유 크랙 강세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원유시장과 정유제품시장의 회복 속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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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투자 관점에서는 정유능력보다 실제 가동능력이 중요하다


이번 사이클의 수혜를 판단할 때는 정유사의 명목 정제능력보다 원유 조달 안정성, 실제 가동률, 경유·항공유 수율, 제품 수출능력을 함께 봐야 한다. 화면에 표시되는 정제마진이 아무리 높더라도 원유를 비싸게 조달하거나 설비가 멈춰 있으면 그 마진은 실적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가장 유리한 구조는 원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고도화설비를 통해 경유와 항공유를 많이 생산하고, 내수 규제 없이 국제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정유사다. 미국 걸프코스트와 일부 한국 정유사는 이 조건에 비교적 가깝지만, 운임·OSP·정기보수와 정부의 내수 우선 정책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생각정리 225 (* Oil refining industry)

예를 들어 하루 50만 배럴을 처리하는 정유사가 경유 수율 35%를 유지하고 경유 실현 스프레드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한다고 가정해 보자. 다른 조건이 같다면 단순 연율 기준 총마진 증가 효과는 약 6억4,000만 달러다.

그러나 이 계산은 판매량이 유지되고 원유 프리미엄과 운송비가 추가로 상승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실제 이익 증가 폭을 계산할 때는 원유 도입가격, 운임, 가동률, 제품별 수율과 재고평가손익을 함께 반영해야 한다.

반대로 가장 큰 리스크는 2027년 공급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다. 호르무즈 통항이 정상화되면 물류 문제로 감산했던 중동 정유설비가 먼저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

러시아가 자국 내수 공급 안정 이후 경유 수출 제한을 해제하면 국제시장의 현물 프리미엄은 실제 설비 복구보다 먼저 하락할 수도 있다. 정유제품 가격은 실물 공급량뿐 아니라 향후 공급 회복에 대한 기대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유사의 현재 이익을 장기 정상 이익으로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정제마진의 절대 수준보다 걸프와 러시아의 경유 수출량, 중간유분 재고, 정유공장 재가동 속도, 선물시장의 백워데이션이 꺾이는지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글을 마치며


이번 에너지 충격은 한 번의 공급차질이 아니라 병목이 공급망 아래쪽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호르무즈가 막히면서 원유가 부족해졌고, 사우디는 동서 송유관과 홍해를 이용해 수출을 우회했다. 이후 그 우회로가 공격받고 바브엘만데브의 위험이 커지면서 원유 수출의 대체경로까지 흔들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걸프 지역과 러시아의 정유공장이 손상되면서 시장의 부족은 원유에서 경유와 항공유로 내려갔다. 이제 해협이 다시 열리고 원유 생산이 회복되더라도 제품시장은 정유설비 복구가 끝날 때까지 부족이 남을 수 있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로는 2026년 4분기 원유와 경유의 동시 부족 → 2027년 상반기 원유 수급 개선과 경유 부족의 병존 → 2027년 하반기 정유설비 회복과 비축유 재충유 시작이다.

이 경로에서는 브렌트유가 고점에서 내려오더라도 경유 크랙과 정유사의 중간유분 마진은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원유의 공급잉여가 발생해도 재고가 충분히 회복되기 전까지 유가의 하락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앞으로 확인해야 할 숫자는 유가 하나가 아니다.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 통과량, 사우디 동서 송유관 처리량, 걸프와 러시아의 정유 가동률, 경유 순수출, 제품재고, 전략비축유 재충유 속도를 하나의 연결된 공급망으로 봐야 한다.

원유가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시점과 에너지 위기가 끝나는 시점은 같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시장의 마지막 병목은 원유가 아니라 디젤일 가능성이 높다.


(누누이 말하지만, 에너지 OIL 관련 투자는 베팅의 영역이며, 이는 매크로 고인물들만 플레이 하는 영역이다..)


그나저나 전쟁 기간동안 여기저기 부셔먹은 에너지 인프라 시설을 다시 복구하려면 얼마나 들까..?


정유·LNG·GTL·가스처리·저장·항만·송유 인프라만을 계산한 결과
1차 참고자료 2026.04 EIA REPORT



=끝


주요 자료

2026년 5월 18일 월요일

생각정리 263 (* Oil Market, IEA Oil Report, Interest rate)

2026.05.13 IEA 원유시장보고서를 정리해본다.


#원유

IEA 보고서의 핵심은 원유시장의 단기 부족은 전략비축유 방출로 일부 완화되고 있지만, 누적 재고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하반기 수급 정상화는 비축유보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와 중동 생산 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

#정유제품

정유제품 시장에서는 운송 차질과 운임 상승, 대체 원유 조달 부담으로 아시아 정유사의 상대 마진 매력이 약해지는 반면, 저렴한 지역 원유를 활용하는 미국 정유사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석유화학

한편 아시아 석유화학 밸류체인은 납사·LPG 공급 차질로 원가 압박이 커지고 있어 하반기 제품 가격 인상 압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경기 둔화와 수요 파괴가 병행될 경우 가격 전가보다 가동률 조정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금리,물가

당분간 연말까지는 상방압력


1. 핵심 수치 요약




2. 시장 개요 번역 정리


중동 전쟁이 10주 이상 이어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공급 차질이 전 세계 석유 재고를 기록적인 속도로 소진시키고 있다. North Sea Dated 가격은 전쟁 종료 가능성에 따라 $144/bbl 고점에서 $100/bbl 아래까지 급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보고서 작성 시점에는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지연되면서 North Sea Dated가 약 $110/bbl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공급 측면에서는 걸프 산유국의 누적 공급 손실이 이미 10억 배럴을 넘어섰고, 14 mb/d 이상의 물량이 생산·수출 차질을 겪고 있다. 다만 사우디와 UAE가 일부 수출을 해협 외부 터미널로 우회했고, 소비국의 상업·전략 비축유 방출이 일부 손실을 상쇄했다. 동시에 미국·브라질·캐나다·카자흐스탄·베네수엘라 등 대서양권 공급 증가가 아시아 등 동방 시장의 부족분을 일부 메우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정유사들이 원유 수입과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중국의 해상 원유 수입은 2월 대비 4월에 3.6 mb/d 감소했고, 일본·한국·인도도 대규모 수입 축소를 보였다. 이는 원유 시장의 단기 긴장을 완화했지만, 반대로 제품 시장에서는 납사·항공유·중간유분의 타이트함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3. 수요: 석유 수요 훼손의 중심은 석유화학과 항공


IEA는 2026년 세계 석유 수요가 전년 대비 420 kb/d 감소한 104 mb/d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월 전망보다 330 kb/d 낮고, 전쟁 이전 전망보다 1.3 mb/d 낮은 수치다. 수요 훼손은 고유가, 성장 둔화, 정부의 수요 절감 조치, 일부 지역의 가격 통제 및 배급제 영향이 결합된 결과로 제시된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부문은 석유화학 원료다. LPG/에탄과 납사는 전쟁 이전 대비 2026년 수요 하향 조정분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항공유도 항공 노선 축소와 연료비 급등으로 타격을 받았으며, 글로벌 RPK가 3월에 5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도로연료는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견조했는데, 이는 소비자와 기업이 향후 가격 상승과 공급 차질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연료를 구매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는 OECD가 먼저 소비 위축을 겪고 있고, 비OECD는 가격 통제와 보조금 덕분에 초기 충격이 완화되고 있다. 다만 인도·인도네시아처럼 소매가격이 억제된 국가들은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가격 통제가 완화될 경우 수요 둔화가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4. 공급: 호르무즈 차질이 핵심 변수


4월 세계 석유 공급은 95.1 mb/d로 전월 대비 1.8 mb/d 감소했다. 전쟁 시작 이후 누적 공급 손실은 12.8 mb/d에 달한다. OPEC+ 생산은 4월에 40.1 mb/d로 전월 대비 1.9 mb/d 감소했고, 전쟁 이전보다 11.9 mb/d 낮아졌다.






IEA의 기본 가정은 호르무즈 해협 물동량이 6월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시나리오다. 다만 해협 정상화에는 기뢰 제거, 보험 재개, 항만·선박 운항 정상화, 손상 인프라 복구가 필요해 실제 생산 회복은 수출 재개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와 UAE는 우회 수출 경로와 국내 공급망이 상대적으로 강해 회복 속도가 빠를 수 있지만, 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 등은 항만 제약, 저장능력 부족, 외국 인력 철수, 장비 조달 지연으로 복구가 길어질 수 있다.



비OPEC+에서는 미국과 브라질이 핵심 완충 역할을 한다. 미국 총생산은 4월 21.9 mb/d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브라질도 신규 FPSO 가동과 유지보수 감소로 생산 증가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 증가분만으로 중동 손실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5. 정제: 원유 부족이 제품 시장으로 전이


2026년 글로벌 정제 투입량 전망은 전월 대비 추가로 560 kb/d 낮아졌다. 2Q26 정제 투입량은 78.7 mb/d까지 떨어지고, 연간 평균은 82.3 mb/d로 2025년보다 1.6 mb/d 감소할 전망이다. 감산은 아시아·중동·러시아에 집중된다. 아시아는 원유 도착 물량 부족, 중동은 정유시설 공격과 수출 차질, 러시아는 드론 공격에 따른 정제 차질이 주된 배경이다.

정제마진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간유분 크랙이 강세를 보이며 마진을 지지한다. 정유사들의 대응은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즉시 인도 가능한 원유를 확보한다. 둘째, 재고를 소진한다. 셋째, 정제 가동률을 낮춰 원유 공급 충격을 제품 시장으로 전가한다. IEA는 유럽과 아시아 정유사들이 이 세 가지 전략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고 본다.




6. 제품별 포인트: LPG·납사·디젤이 핵심


LPG 시장
은 호르무즈 차질의 직접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 걸프 국가들은 2025년에 아시아향 LPG의 핵심 공급원이었고, 해협을 통해 약 1.5 mb/d를 수출했다. 그러나 4월에는 이 물량이 270 kb/d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국 LPG 수출이 450 kb/d 증가했지만, 전체 부족분을 메우기에는 부족했다. 인도는 LPG 수입이 1~2월 대비 40% 이상 감소했고, 가정용 취사용 LPG 부족이 발생했다.




납사 시장에서는 중동 수출 감소가 아시아 석유화학 수요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2025년 납사 수요는 7.2 mb/d였고, 아시아 5개국이 전체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중동 납사 순수출은 2025년 1.2 mb/d에서 4월 260 kb/d로 급감했고, 4월 납사 수요는 전년 대비 800 kb/d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디젤·가스오일 시장은 신흥국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중동산 디젤 수출 감소로 유럽과 아프리카향 물량이 크게 줄었고, 특히 아프리카는 역내 수요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난다. 북미는 4월 디젤·가스오일 수출을 2025년 평균 대비 430 kb/d 늘리며 일부 부족분을 보완했다.




7. 재고: 시장의 완충장치가 빠르게 소진


3월과 4월 세계 관측 석유 재고는 합산 246 mb 감소했다. 4월에만 117 mb 감소했고, 육상 재고는 170 mb 줄었다. OECD 육상 재고는 146 mb 감소했고, 비OECD 가시 재고도 24 mb 줄었다. IEA는 재고 완충력이 빠르게 약해지면서 향후 가격 급등 위험이 커졌다고 본다.

IEA 회원국들은 3월 11일 발표한 공동 대응에 따라 총 400 mb의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5월 8일 기준 약 164 mb가 이미 방출됐고, 이 중 정부 비축유는 90 mb, 산업 비축 의무 완화로 시장에 풀린 물량은 약 74 mb다. 7월 말까지 추가로 210 mb의 정부 비축유 방출이 예상된다.









8. 가격: 현물 가격 급등과 극단적 변동성


4월 North Sea Dated는 배럴당 평균 $120.36으로 전월 대비 $16.52 상승했다. 4월 7일에는 $144.68/bbl까지 올라 2008년 이전 고점을 넘어섰다. 호르무즈 공급 차질로 정유사들이 즉시 인도 가능한 물량 확보에 나서면서 현물 프리미엄이 급등했다.

브렌트 선물은 4월 평균 $102.46/bbl로 전월 대비 $2.86 상승했다. 월중 거래 범위는 $86~126/bbl로 매우 넓었고, 일평균 변동폭은 $4.60/bbl에 달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와 유사한 수준이다.

North Sea Dated와 ICE Brent 선물 간 괴리는 한때 $35/bbl까지 확대됐다가 5월 초 $3/bbl 수준으로 축소됐다. IEA는 이를 현물과 선물 시장의 구조적 단절로 보지 않고, 현물은 10~30일 내 인도 물량을 반영하는 반면 선물은 더 먼 인도 시점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현물 시장의 즉시 부족이 선물보다 훨씬 강하게 반영된 결과다.



9. 투자 관점 정리


이번 보고서의 투자적 함의는 원유보다 제품 시장의 타이트함에 더 크게 있다. 원유는 대서양권 공급 증가와 전략비축유 방출로 일부 완충되고 있지만, 납사·LPG·디젤·항공유는 지역별 공급망 제약이 더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정유업종은 높은 마진의 수혜를 받지만, 원유 조달 비용 상승과 물량 확보 리스크가 동시에 커진다. 특히 미국 걸프코스트와 미드콘티넌트 정유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 원유와 강한 제품 가격의 수혜가 크다. 반면 아시아 정유사는 중동 원유 의존도와 장거리 조달 비용 부담이 커져 가동률 조정 압력이 높다.




석유화학은 가장 취약한 부문이다. LPG·납사 공급 부족이 원가 상승과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재고로 버티는 기간이 끝나면 플라스틱·섬유·농업·건설 밸류체인으로 압력이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정유·탱커·대서양권 원유 공급자에 유리하고, 아시아 석화·항공·신흥국 소비에는 부담이 커지는 구도다.

결론: 원유와 전력비 상승은 결국 물가와 금리로 돌아온다


원유는 에너지 체계의 가장 아래에 있는 중심 자산이다. 거의 모든 제품에는 플라스틱, 합성섬유, 고무, 포장재, 접착제, 도료, 필름, 화학첨가제 같은 석유화학제품이 들어간다. 제품이 생산된 뒤 소비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에서도 선박, 항공, 트럭, 철도 운송에 디젤, 항공유, 벙커유 같은 정유제품이 사용된다. 여기에 철강, 시멘트, 유리, 반도체, 화학제품처럼 원재료를 가열하고, 가공하고, 성형하고, 변형하는 모든 공정에는 1차적인 열에너지와 전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원유는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라 **모든 원자재 가격의 바닥을 형성하는 ‘원자재의 어머니’**로 불린다.

이번 에너지 가격 상승을 단순한 원자재 가격 반등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정제제품 가격이 따라 오르고, 정제제품 가격 상승은 운송비와 석유화학 원가를 자극한다.

운송비가 오르면 모든 제품의 유통비가 올라가고, 석유화학 원료가 오르면 포장재, 소비재, 산업재, 자동차 부품, 전자제품 소재 가격이 함께 영향을 받는다.

동시에 전력비와 화석에너지 비용 상승은 제조업의 열처리, 가공, 냉난방, 데이터센터 운영, 송배전망 투자비를 끌어올린다.

결국 에너지 가격 상승은 원유 시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원유와 전력비 상승은 정제제품 가격 상승 → 석유화학 원가 상승 → 운송비 상승 → 제조원가 상승 → PPI 상승 → CPI 전가 → 기대인플레이션 확대 →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에너지 가격이 모든 산업의 원가 구조에 깔려 있기 때문에, 에너지 충격은 시간이 지나며 물가와 금리의 가격결정식 전체를 바꾼다.

특히 전력비 상승은 유가보다 더 끈적한 성격을 가진다. 유가는 경기 둔화가 강해지면 수요 파괴를 통해 조정될 수 있지만, 전력비는 송전망, 변전소, 배전망, 전력기기, 예비전력, 용량시장 비용까지 함께 반영된다. 데이터센터와 냉방수요는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전력망 증설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차가 전력 가격과 전력기기 가격의 구조적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결국 원유와 전력비 상승은 결국 기업 원가, 소비자물가, 재정 부담, 장기금리를 동시에 밀어 올리는 힘으로 작동한다.



최근 미국, 유럽, 아시아의 10년물 국채금리 상승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미국과 영국의 금리 상승은 재정 부담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결합된 결과다. 한국과 일본은 여기에 에너지 수입 의존도라는 조건이 더해진다.

에너지 수입국은 유가와 LNG 가격이 오를 때 무역수지, 환율, 전력요금, 기업 원가, 소비자물가가 동시에 압박받는다. 정부가 전기요금과 유류비 상승을 억누르면 CPI 전이는 늦출 수 있지만, 그 비용은 공기업 적자와 재정 부담으로 이전된다. 결국 물가로 먼저 반영되든, 재정 부담을 거쳐 뒤늦게 반영되든, 최종 부담은 금리로 돌아온다.

따라서 현재의 에너지 가격 상승은 원자재 시장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할인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매크로 변수로 봐야 한다. 원유와 전력비가 동시에 오르는 국면에서는 PPI와 CPI가 안정되기 어렵고,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시장금리도 쉽게 내려가기 어렵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기업 마진, 소비자물가, 재정 부담, 장기금리를 동시에 흔드는 핵심 변수다.




어제 오늘자로 현기차의 급격한 조정도 유가, 금리레벨 상승에 따른 완성차 비중 축소이지 않을까 한다. 




(가솔린 차 말고, 하이브리드로 샀어야했나..)

=끝

2026년 4월 2일 목요일

생각정리 217 (* Oil market, Energy Realism, 에너지안보)

에너지 OIL시장에 대한 추가 리서치를 이어가본다.

현재까지의 판단으로는, OIL시장의 회복탄력성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작동하고 있어 이번 shock가 금융시장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나 메인스트림 리세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아직 제한적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봉쇄 이후, 오일시장은 어떻게 버티고 있나


Oil shock 이후 에너지 공급망의 재편과 회복탄력성


호르무즈 봉쇄 이후 오일시장의 평가 기준은 분명히 바뀌었다.
이전에는 누가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가가 중심이었다.
지금은 누가 실제로 시장까지 배럴을 보낼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IEA에 따르면 2025년 기준 호르무즈를 통과한 원유는 하루 약 20mb/d였다. 같은 자료는 대체 파이프라인을 통해 걸프 밖으로 우회할 수 있는 원유 수출 여력을 3.5~5.5mb/d 수준으로 본다. 여기에 IEA 회원국들은 3월 중 4억 배럴의 비축유 방출에 합의했다. 시장이 충격을 흡수하는 방식이 생산 확대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IEA)


이 변화는 숫자보다 구조의 문제다.
호르무즈가 막히면 매장량과 생산능력은 그대로 남아 있어도, 해상 물류가 끊기면서 시장은 곧바로 deliverability premium을 붙인다.

최근에는 일부 선박이 이란 연안 또는 오만 쪽 경로를 따라 통과한 사례가 포착됐고, 이란과 오만이 통항 관리 프로토콜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시장이 완전 개방을 기대하는 단계라기보다, 선별적 통과와 통제된 재가동을 가격에 반영하는 단계로 들어섰다고 보는 편이 맞다. (Bloomberg)

이런 환경에서는 Oil spare capacity의 절대 규모보다 그 spare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출구가 더 큰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이번 shock는 OPEC+ 내부의 힘의 균형도 바꾸고 있고, 동시에 OPEC+ 밖 공급국의 시장점유율 경쟁도 자극하고 있다. (IEA)


OPEC+ spare capacity는 얼마나 되나


그리고 실제로 시장에 반영되는 물량은 누구 것인가


아래 표는 최근 시장 자료를 기준으로 재구성한 실무 추정치다.
여기서 말하는 수치는 실시간 공식 통계가 아니라, Reuters 계열 factbox와 IEA/EIA의 정의를 바탕으로 한 시장 추정이다.

그래서 표를 볼 때는 기술적 spare capacity와 실제 시장 반영력을 분리해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나우)




표의 핵심은 단순하다.

OPEC+ 전체로 보면 기술적 spare는 존재한다.
다만 실제로 가격을 안정시키는 배럴은 사우디와 UAE에 크게 쏠려 있다.

사우디는 최대 spare를 보유하고 있고, 동서 파이프라인과 Yanbu 축을 통해 우회 수출이 가능하다. UAE도 Fujairah라는 비호르무즈 출구를 갖고 있다. 반면 이라크와 쿠웨이트는 숫자상 여력이 있어도 수출 경로 제약이 커서 시장 반영력이 떨어진다. 이번 국면에서 시장이 OPEC+를 볼 때 paper barrels와 deliverable barrels를 분리해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IEA)


https://www.iea.org/about/oil-security-and-emergency-response/strait-of-hormuz?utm_source=chatgpt.com


이라크는 ‘정지’보다 ‘부분 우회’에 가깝다


AP는 호르무즈 차질 이후 이라크 남부 생산이 3.1mb/d에서 약 0.9mb/d 수준으로 줄고 수출이 사실상 멈췄다고 전했다. 동시에 Reuters 보도에 따르면 SOMO는 4~6월 월 65만 톤 규모의 연료유를 시리아 경유 육상 루트로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https://www.mapsofworld.com/iraq/oil-pipelines-map.html?utm_source=chatgpt.com


https://www.ogj.com/home/article/17232358/oil-pipelines-played-role-in-us-invasion-of-iraq?utm_source=chatgpt.com


기존 해상 원유 수출을 대체하기엔 작은 규모지만, 공급망 관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이라크가 이제 완전 차단이 아니라 부분 우회 복구 단계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AP News)

이라크 사례는 이번 shock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
산유 능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육상 루트, 파이프라인, 인접국 경유 수출 같은 출구 인프라가 있어야 시장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다. (PGJ Online)

OPEC+ 밖에서 더 중요해지는 공급원들


이번 oil shock 이후 시장은 걸프 밖 공급원에도 더 높은 프리미엄을 주고 있다.

유럽은 가격 급등 속에서도 당장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알제리와 캐나다 같은 대체 공급원을 더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https://oilprice.com/Energy/Energy-General/Africa-Could-Emerge-As-The-Biggest-Winner-In-Iran-War.html



AP는 EU 에너지 집행위원이 전쟁 이후 유럽의 가스 가격이 70%, 유가가 60% 상승했다고 밝혔고, 대체 공급원으로 미국, 아제르바이잔, 알제리, 캐나다를 거론했다고 전했다. WSJ와 Bloomberg는 이탈리아가 알제리산 가스 추가 확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 흐름은 유럽이 단순히 가격을 걱정하는 수준을 넘어, 근거리·비호르무즈 공급선을 다시 재배치하고 있다는 뜻이다. (AP News)

북미와 남미에서도 같은 변화가 보인다.
Reuters 보도에 따르면 LNG Canada는 3월 들어 아시아향 출하를 빠르게 늘렸고, 가이아나의 2월 원유 생산은 91.8만b/d였다. 두 사례 모두 공통점이 있다.

호르무즈를 통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이번 국면에서 캐나다와 가이아나는 단순한 가격 수혜국이 아니라, 시장점유율 확대 후보로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너지나우)


https://energynow.com/2026/03/lng-canada-ramps-up-output-as-iran-war-threatens-global-gas-supplies/?utm_source=chatgpt.com



https://oilprice.com/Energy/Energy-General/Guyanas-Oil-Boom-Will-Boost-Energy-Security-in-the-Americas.html



https://oilprice.com/Energy/Crude-Oil/Big-Oil-Returns-to-Exploration-as-Reserves-Dwindle.html



https://oilprice.com/Energy/Energy-General/US-Rig-Count-Rises-For-First-Time-in-Three-Weeks.html

이 구도는 향후 경쟁 방향도 보여준다.
사우디와 UAE가 OPEC+ 내부의 우회 수출 강자로 남는 동안, OPEC+ 밖에서는 캐나다, 가이아나, 북아프리카 공급원이 Atlantic Basin 중심의 대체축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공급 충격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더 싼 배럴보다 더 빨리 도착하는 배럴을 선호하게 된다. (IEA)


유럽의 대응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유럽 내부 정책 변화도 이 큰 흐름 안에서 이해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최근 유럽은 석탄, 가스, 원전, 절약 정책, 비축 활용을 함께 꺼내 들고 있다.
이 선택들은 서로 다른 것처럼 보여도 방향은 하나다.
에너지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것이다.

Guardian은 여러 나라가 연료 절약, 원격근무, 연료세 조정, 석탄 활용 같은 대응을 병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P와 IMF 관련 보도들도 이번 shock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The Guardian)

이 때문에 유럽의 최근 움직임은 한 방향으로 읽힌다.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장기 과제는 유지하되, 단기적으로는 수입선 다변화, 기존 전원 활용, 수요관리를 동시에 돌리는 구조다.
이 조합은 비용이 높다.
그러나 물리적 부족을 피하는 데는 효과적이다.
지금 유럽이 택한 해법은 완벽한 정상화보다 버틸 수 있는 공급망에 더 가깝다. (AP News)

이번 shock가 바꾸는 에너지 지형과 회복탄력성


호르무즈 봉쇄는 글로벌 에너지 지형을 다시 그리고 있다.
과거에는 저비용 대규모 매장량이 시장지배력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회 가능한 항로, 대체 가능한 공급지, 비축과 수요관리, 정치적으로 유지 가능한 물류 체계가 시장지배력을 만든다.

이 기준으로 보면 이번 shock의 승자는 사우디와 UAE 같은 우회 인프라 보유국, 캐나다·가이아나·알제리 같은 비호르무즈 공급원, 그리고 이라크처럼 육상 우회 출구를 복구하는 국가들이다. (IEA)

여기서 말하는 회복탄력성은 가격을 빠르게 원래 수준으로 돌려놓는 능력보다는, 
이번 shock 이후의 회복탄력성은 공급망이 끊겼을 때 대체 경로를 만들고, 수요를 조정하고, 비축을 풀고, 조달 지도를 다시 짜서 물리적 부족을 피하는 능력에 가깝다.

호르무즈 봉쇄 이후 시장이 보여준 회복탄력성은, 결국 공급망을 새로 설계하는 능력에서 나왔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앞으로도 오일 마켓의 시장점유율 경쟁을 계속 바꿔 놓을 가능성이 크다. (IEA)

#글을 마치며

유럽의 최근 선택은 에너지 정책이 결국 현실의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다. 평소에는 탄소중립과 친환경 전환을 말하지만, 실제로 공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 닥치자 유럽은 곧바로 석탄 예비전원을 다시 꺼내 들었고, LNG 수입 인프라를 빠르게 늘렸으며, 원전 수명 연장까지 다시 논의하고 실행했다.

이 장면이 말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글로벌 경제는 아직도 탄소경제의 토대 위에서 돌아가고 있으며, 재생에너지만으로 산업과 민생을 안정적으로 떠받치기에는 아직 한계가 크다는 점이다.

물론 유럽이 친환경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유럽연합은 REPowerEU를 통해 여전히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위기 국면에서 유럽이 실제로 우선한 것은 탈탄소의 명분이 아니라 전력 안정성, 연료 확보, 에너지 안보였다. 결국 현실의 에너지 시스템은 구호가 아니라 공급 안정 위에서 작동한다는 뜻이다. (European Commission)

그래서 한국이 이번 위기를 겪고도 다시 친환경 확대만을 앞세워 말한다면, 그것은 시대정신에 맞는 발언처럼 들릴 수는 있어도 에너지 안보의 현실을 제대로 읽은 접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https://www.instagram.com/gov_korea/


지금 필요한 것은 친환경이라는 방향성만 반복하는 정치가 아니라, 어떤 전원을 언제까지 얼마만큼 확보할 것인지, 전력망과 연료 조달 체계를 어떻게 안정화할 것인지, 그리고 국가 차원의 에너지 안보를 어떤 순서로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다.

에너지 정책은 선언으로 버티는 영역이 아니다. 결국 국민의 삶과 산업의 존속을 책임지는 현실의 인프라이기 때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