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3일 화요일

생각정리 423 (* Fear of Success, Legacy media, Cost of Consensus)


최근 며칠 동안 정치·사회 뉴스를 계속 보다 보니 개인적으로 꽤 충격적인 장면들이 연달아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브라질 대선에서는 투표 종료 직전 선거시간이 갑자기 연장됐고, 그 결정을 내린 대법관 Cristiano Zanin은 과거 Lula의 개인변호사였다.

우크라이나에서는 Kyiv 외곽 국가방위군 시설을 둘러싸고 불법감금과 폭행 의혹이 제기됐고 주민들이 몰려들어 군과 충돌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국가수사기관은 군 관계자의 직권남용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반대로 SBU는 현장에 있었던 약 100명을 특정해 일부에 대한 수색·구금·기소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는 Zelensky가 베를린을 방문한 바로 그날 Merz 총리가 **“전쟁이 끝날 때까지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다시 확인했다. 반면 AfD 공동대표 Alice Weidel은 같은 날 Kyiv 외곽 군 시설 사건을 거론하며 독일 정부가 Zelensky에게 이를 직접 문제 삼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https://english.nv.ua/nation/afd-levels-accusations-against-ukraine-s-national-guard-ukrainian-military-explains-incident-50655971.html


프랑스도 비슷하다.

Macron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프랑스의 선택이 아니라 유럽과 프랑스의 안보이익이라고 규정한다. 반면 Marine Le Pen은 대통령이 될 경우 처음 6개월간 기존 지원을 유지한 뒤 프랑스의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금 미국에서는 중간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불과 하루 전까지 Prediction Market과 상당수 선거모델은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Election Day 당일 Kalshi에서는 Texas, Iowa, Michigan, Maine 등 일부 핵심 상원 경합주의 결과 예상치가 한때 공화당 방향으로 움직였다.

최근 계속 드는 생각은 하나다.

나는 현실을 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선별해서 보여주는 현실을 보고 있는 것일까.


1. Peter Thiel이 말하는 유럽의 진짜 문제. Fear of Success


유럽의 구조적 문제는 이미 여러 번 정리했다.

생각정리 351 (* Europe’s Structural Decline)에서는 고령화, 에너지 비용, 재정분열, 인재유출이 겹치며 유럽의 성장엔진이 약해지고 있다고 봤다.

이후 생각정리 402 (* Europe’s Rightward Turn)에서는 그 경제적 정체가 이민, 생활비, 복지 부담을 통해 정치적 우경화로 나타나는 과정을 살펴봤고,

가장 최근 생각정리 421 (* Moron Parade II. Europe’s Political Contradictions)에서는 AI 산업을 키우겠다고 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세금과 규제를 논의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면서도 각국 유권자들의 비용 부담은 점점 커지는 모순을 정리했다.

그런데 최근 Peter Thiel의 말을 다시 보면서, 이 여러 현상을 꽤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는 표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Fear of Success.

Thiel은 유럽에서는 Ambition 자체가 사회적으로 높게 평가되지 않으며, 적당히 성공한 회사를 만든 뒤 매각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Musk나 Zuckerberg처럼 성공을 끝까지 Scale해 거대한 기업으로 키우는 문화는 훨씬 약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 표현 하나만으로도 지금 유럽이 처한 많은 문제를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은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너무 크게 성공하는 것 자체를 불편하게 여기는 사회로 변해온 것은 아닐까.

기업이 적당히 성장할 때까지는 혁신기업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일정 규모를 넘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힘을 갖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더 많은 세금이 논의되고,

더 많은 규제가 붙고,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고,

창업자의 부와 영향력 자체가 정치적 문제가 된다.

결국 창업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더 크게 Scale하기 전에 Exit하는 것이다.

Skype는 Microsoft에 매각됐다.

DeepMind는 Google에 들어갔다.

Spotify와 Klarna는 결국 미국 자본시장을 선택했다.

각 기업의 이유는 다르겠지만 반복되는 패턴은 비슷하다.

Innovation은 유럽에서 시작될 수 있지만, Compounding은 미국에서 일어난다.

문제는 자본만이 아닐 수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어느 정도까지의 성공을 사회적으로 허용할 것인가라는 문화와 제도의 문제일 수 있다.


2. 그래서 Musk와 Thiel은 왜 기존 언론과 정치권을 그렇게 불신하는가


이 지점에서 최근 Elon Musk와 The Economist 편집장 Zanny Minton Beddoes의 인터뷰가 다시 떠오른다.

https://www.youtube.com/watch?v=XuoqKYxDHVc&t=1550s


Beddoes는 Musk가 막대한 부와 X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유럽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자 Musk는 질문을 반대로 돌렸다.

왜 자신이 유럽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묻기 전에, 기존 언론은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최근 서구 레거시 미디어를 보면서 내가 느끼는 가장 큰 문제도 비슷하다.

나는 단순히 기자들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같은 교육배경, 같은 도시, 비슷한 사회적 계층, 비슷한 정치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공간 안에서 서로의 판단을 정상적인 상식이라고 확인해주는 구조에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기자 1,600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조사에서 자신의 정치성향을 Liberal이라고 답한 기자는 53.4%, Moderate는 39.5%, Conservative는 **7.1%**였다.

정당 정체성에서도 Democrat은 35.4%였지만 Republican은 불과 **3.4%**였다.

이 정도의 구성이라면 Newsroom 내부에서 특정 가치관이 자연스럽게 Default가 될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나는 이를 최근 서구 엘리트 사회에서 나타나는 사회주의적·중도좌파적 가치관의 동질화와 연결해 바라보고 있다.

성공의 Upside보다 결과의 격차를 먼저 걱정하고,

시장에 맡기기보다 규제를 선호하며,

개인의 선택보다 제도의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National Sovereignty보다 초국가적 Institution을 신뢰하며,

압도적인 성공보다는 사회적으로 허용 가능한 범위의 성공을 더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가치체계다.

이 문제는 한국에서도 낯설지 않다.

생각정리 392 (* The Cost of Intervention)에서 정부 개입이 기업과 주주, 소비자와 미래 근로자에게 어떤 비용으로 전가되는지를 정리한 적이 있다.

그때도 결국 궁금했던 것은 비슷했다.

왜 정책의 의도보다 결과를 보려는 시각은 이렇게 약한가.

Thiel의 유럽 비판과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불신은 결국 같은 문제를 향하고 있는 것 아닐까.

성공의 상한선을 낮추는 사회와, 생각의 상한선을 낮추는 언론은 어쩌면 같은 문화적 뿌리에서 나올 수 있다.


3. Brazil, Ukraine, Germany, France. 문제는 거짓말보다 무엇을 보도하느냐다


브라질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생각정리 388 (* The Cost of Equality, Brazil, Korea Politics)에서는 복지와 재분배가 장기간 정치적 이해관계와 결합할 때 사회의 정책선호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살펴봤다.

이후 생각정리 412 (* 2026 Brazil Fraud Election, Lula, Populism)에서는 이번 대선의 득표 변화, 디지털 동원, 사법부 개입, 투표시간 변경 등을 하나의 선거환경 문제로 묶어봤다.

그래서 여기서 다시 세부내용을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가 지금 더 궁금한 것은 왜 이런 문제를 질문하는 것 자체가 빠르게 비정상적 주장으로 분류되는가라는 부분이다.

선거결과를 받아들이는 것과,

선거절차에 대한 독립적 검증을 요구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우크라이나 역시 비슷하다.

지난 11월 2일 Kyiv 외곽 Petropavlivska Borshchahivka의 National Guard 시설을 둘러싸고 불법감금과 폭행 의혹이 제기됐고 실제 주민들과 군의 충돌이 발생했다.

State Bureau of Investigation은 군 관계자의 abuse of authority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SBU는 시위 참가자 약 100명을 특정해 일부에 대한 수색·구금·기소를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현장에서 나온 14세 소년의 증언 영상까지 공개됐다.

최소한 이 정도라면 충분히 국제적인 뉴스가치가 있는 사건 아닌가.

더 흥미로운 것은 독일과 프랑스의 반응이다.

Zelensky가 베를린을 방문한 11월 3일 Merz 총리는 독일이 앞으로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고 다시 확인했다.

반면 AfD의 Alice Weidel은 바로 이 사건을 언급하며 독일 정부가 Zelensky에게 직접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프랑스에서도 Macron은 Ukraine Support를 European Security의 문제로 바라보는 반면, Le Pen은 재정여력과 지원의 Accountability를 문제 삼는다.

이런 균열은 사실 이전 글들과도 연결된다.

생각정리 158 (* 각자도생, 조선)에서는 미국이 제공하던 값싼 안보와 국제질서가 약해질수록 각 국가는 다시 자국의 비용과 이해관계를 우선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생각정리 164 (* 미국채, 다보스포럼, NATO)에서도 유럽이 하나의 정치적 구호를 공유한다고 해서 각국의 실제 이해관계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정리했다.

지금 독일과 프랑스에서 나타나는 Ukraine Support 논쟁 역시 그 연장선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누가 맞느냐를 지금 당장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언론의 역할은 서로 다른 논리를 동일한 수준의 검증대 위에 올려놓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내가 최근 느끼는 불편함은 바로 여기에 있다.

Establishment가 제기하는 주장은 Policy로 다뤄지고,

반대 정치세력이 제기하는 주장은 먼저 Far-right, Populism, Disinformation이라는 정체성의 언어를 거쳐 설명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언론의 편향은 반드시 거짓말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무엇을 Front Page에 올리고, 무엇을 단신으로 처리하며, 무엇을 아예 보도하지 않는가.

어쩌면 가장 강력한 편향은 바로 이 Agenda Setting에 존재하는 것 아닐까.


4. 미국 선거는 왜 계속 비슷한 질문을 던지는가


이 문제는 지금 진행 중인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다시 확인해볼 수 있다.

선거 직전 Prediction Market과 상당수 선거모델은 민주당 우위를 강하게 반영했다.

그런데 Election Day에 들어오면서 Kalshi에서는 Texas, Iowa, Michigan, Maine 등 여러 Senate Battleground에서 Republican 쪽으로 움직이는 변화가 나타났다.

이런 장면을 보면 과거 미국 대통령선거가 다시 떠오른다.

2016년에는 대부분의 주류 언론과 선거모델이 Hillary Clinton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달랐다.

2020년에도 Polling Error는 다시 발생했다.

2024년에는 오차가 줄었지만 방향은 또 비슷했다.

세 번의 대통령선거 연속으로 공화당 득표가 일부 사전조사에서 과소평가됐다.

이것이 Pollster의 의도적 조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Non-response, Turnout Model, Sampling, Weighting 같은 기술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Consensus Model도 Model일 뿐이다.


5. Technology People과 Legacy Institution의 가장 큰 차이


여기까지 생각하다 보니 왜 Elon Musk나 Peter Thiel 같은 사람들이 기존 정치·언론 엘리트에 그렇게 비판적인지도 조금 이해되는 것 같다.

이들이 살아온 세계에는 굉장히 빠른 Feedback Loop가 존재한다.

Rocket이 궤도에 올라가면 성공이다.

폭발하면 실패다.

AI Model이 더 적은 Computing으로 더 높은 성능을 만들면 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기업이 고객을 얻고 Cash Flow를 만들어 Scale하면 성공한다.

Reality가 Narrative를 매우 빠르게 심판한다.

반면 정치와 언론의 세계에서는 Feedback Loop가 훨씬 느리다.

정책이 실패해도 설명을 바꿀 수 있고,

선거예측이 틀려도 새로운 Methodology로 넘어갈 수 있으며,

보도하지 않았던 사건이 커져도 당시에는 검증이 부족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핵심은 악의가 아니다.

틀렸을 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다르다는 것이다.

Technology의 세계에서는 Reality가 틀린 가설을 빠르게 제거한다.

반면 정치와 언론의 세계에서는 Narrative가 Reality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어쩌면 Musk와 Thiel이 기존 제도권을 불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


글을 마치며. Consensus Is Not Reality


그렇다고 X를 믿고 기존 언론을 모두 버리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X 역시 또 다른 Echo Chamber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을 믿는 것이 아니라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사건을 발견한다.
→ 원본을 찾는다.
→ Primary Source를 확인한다.
→ 반대편 설명을 읽는다.
→ 숫자를 직접 계산한다.
→ 내가 틀렸음을 증명할 Evidence를 찾는다.

투자를 하면서 매일 하는 일과 사실 별로 다르지 않다.

Consensus Earnings를 그대로 믿지 않고,

회사의 설명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산업의 Supply와 Demand, 경쟁사의 CAPA, 고객의 주문을 다시 확인한다.

정치와 사회문제 역시 다를 이유가 있을까.

그리고 여기서 문득 그동안 내가 봐왔던 몇몇 조직들이 떠오른다.

별다른 시장경쟁력 없이 오랫동안 정체된 조직일수록, 이상하게도 뛰어난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기회보다 위협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성과에 따라 더 크게 보상하기보다 결과를 비슷하게 나누려 하고,

새로운 사람이 더 좋은 성과를 내면 조직 전체의 생산성이 올라간다고 보기보다 기존 구성원의 자리와 지위를 위협한다고 느낀다.

그 순간 경쟁은 시장이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 벌어진다.

성과로 경쟁하는 조직이 아니라 정치로 경쟁하는 조직이 된다.

어쩌면 장기간 성장하지 못한 사회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성장이 멈추면 관심은 **“어떻게 더 크게 만들 것인가”보다 “지금 있는 것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로 이동한다.

그리고 Pie가 커지지 않는 사회에서는 압도적인 성공이 기회가 아니라 기존 질서를 흔드는 위험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Peter Thiel이 말한 Fear of Success가 단순히 Startup 문화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이 부분 역시 앞서 생각정리 351 (* Europe’s Structural Decline)에서 살펴봤던 유럽의 장기 저성장과 연결해 생각해볼 수 있다.

경제가 오랫동안 정체되면 새로운 성장보다 기존 몫의 분배가 더 중요한 정치적 문제가 된다.

그러면 뛰어난 기업, 뛰어난 사람, 새로운 기술은 모두 기존 질서를 흔드는 존재가 된다.

성장하는 사회는 뛰어난 사람을 보며

“저 사람이 무엇을 새로 만들 수 있을까”

를 먼저 생각한다.

정체된 사회는 같은 사람을 보며

“저 사람이 기존의 무엇을 가져갈까”

를 먼저 생각한다.

그 차이가 결국 기업의 문화도, 정치의 문화도, 언론의 문화도 바꾸는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Consensus 밖의 의견과 사람, 성공을 점점 더 위험한 것으로 보기 시작하는 순간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어쩌면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일지도 모르겠다.


=끝.

2026년 11월 2일 월요일

생각정리 422 (* Marvell–Lumentum, Why Scale-in Requires Extreme Co-design)

Marvell의 논개전략...은 아니겠지..

어제 발표된 Marvell의 Lumentum 인수합병을 처음 봤을 때는 조금 의외였다.

Lumentum의 InP Laser가 부족하고, AI Optical Interconnect 수요가 너무 강하니 Marvell이 아예 핵심 광원을 내재화하려는 것인가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Lumentum은 현재 AI 광통신에서 가장 희소한 자산 가운데 하나인 고성능 InP Laser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고, 수요는 여전히 공급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그런데 양사가 발표한 자료와 컨퍼런스콜을 다시 읽어보니 이번 합병의 핵심은 생각보다 훨씬 앞단에 있는 것 같다.

Marvell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Laser Capacity가 아니다.

AI Hardware의 연결 구조가 Scale-out에서 Scale-up, 이후 Scale-in으로 이동하면서 Electrical Semiconductor와 Photonics를 서로 다른 회사가 따로 설계한 뒤 마지막에 조립하는 방식 자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거래에서 양사가 반복해서 사용한 표현도 Extreme Co-design이었다.

Marvell은 공식 발표에서 AI Infrastructure가 특히 Scale-up과 Scale-in으로 발전하면서 산업이 discrete, modular component에서 highly integrated optical solution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런 구조에서는 Bandwidth, Performance, Energy Efficiency를 높이기 위해 Electrical과 Optical Technology를 훨씬 긴밀하게 공동설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한 문장이 이번 M&A의 거의 전부를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1. Optical Interconnect의 방향은 계속 “Chip 안쪽”이었다


광학 인터커넥팅에 대해서는 지난 몇 달 동안 계속 공부해왔다.

생각정리 258 (* Optical Interconnect 3, CPO)에서는 Pluggable → OBO → NPO → CPO로 이동하면서 Optical Engine이 점점 Switch ASIC 가까이 들어오는 이유를 정리했다.

생각정리 260 (* Optical Interconnect 4, Packaging)에서는 이런 변화가 PIC, EIC, Fiber Array, Advanced Packaging과 Precision Alignment의 중요성을 높인다고 봤다.

최근 생각정리 413 (* Optical Supply Chain Update), 생각정리 414 (* The Rising Value of Inspection & Test)까지 이어오면서는 Optical Engine이 ASIC 가까이 들어갈수록 Test와 Reliability가 더 중요해진다는 부분도 확인했다.

지금 와서 다시 연결해보면 이 글들은 사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빛이 계속 Chip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데이터센터와 데이터센터를 연결했다.

그다음 Rack과 Rack을 연결했고,

이제는 Rack 내부에서 XPU와 XPU를 연결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Tray와 Package 내부로 들어간다.

이를 Marvell과 Lumentum은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있다.


Scale-out까지는 Optical Module을 하나의 독립된 제품으로 만들어 ASIC과 연결하는 접근이 비교적 가능했다.

하지만 Scale-up부터는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다.

그리고 Scale-in에 들어가면 완전히 달라진다.


2. Scale-in에서는 “좋은 Laser를 사서 붙인다”는 접근이 어려워진다


Scale-out에서는 Switch ASIC과 Optical Transceiver가 어느 정도 떨어져 있다.

그래서 ASIC 업체는 ASIC을 설계하고,

Optical 업체는 Transceiver를 설계한 다음,

표준화된 Electrical Interface를 통해 연결할 수 있었다.

물론 서로 최적화해야 할 부분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Modular Architecture다.

그런데 Scale-up과 Scale-in에서는 Optical Engine이 XPU와 Switch에 점점 가까워진다.

결국 같은 Substrate 또는 같은 Advanced Package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 순간부터 Optical은 독립적인 부품이 아니라 System Architecture의 일부가 된다.






Laser Output,

Modulator,

Photodiode,

TIA,

Driver,

SerDes,

Silicon Photonics,

Package,

Thermal,

Power Delivery,

ASIC I/O까지 하나의 Signal Chain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한쪽만 따로 최적화할 수 없다.

예를 들어 Laser 출력을 높이면 단순히 Optical Power가 좋아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Thermal Budget이 달라지고,

Driver 설계가 달라지고,

Modulator의 Operating Point가 달라지고,

Package에서 열을 어떻게 빼야 할지도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ASIC의 SerDes Architecture가 바뀌면 Optical Engine의 Power Budget과 Lane Architecture도 달라진다.

Scale-in에서는 Electrical과 Optical 사이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는 셈이다.

그래서 Marvell CEO Matt Murphy는 이번 합병 발표에서 꽤 직접적으로 이야기했다.

향후 10년의 Networking은 Optics가 정의할 것이다. 이전 시대를 Electrical SerDes가 정의했던 것과 같다.

그리고 그다음 설명이 더 중요하다.

AI Infrastructure가 Scale-up과 Scale-in으로 발전하면 “what's really needed is extreme co-design”, 즉 극단적인 수준의 공동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 표현이 이번 거래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Marvell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 방향을 보고 있었다


Marvell의 기존 인터뷰들을 다시 찾아보면 이번 결정이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니다.

2025년 Marvell 관련 미팅에서도 Matt Murphy는 Custom Compute와 Connectivity를 같은 회사 안에 보유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그의 표현을 요약하면,

아무리 좋은 Accelerator를 만들어도 모든 I/O를 최적화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HBM에서 Accelerator로,

Accelerator에서 Accelerator로,

Cluster에서 Cluster로,

결국 데이터가 이동하는 모든 Interface가 Compute Performance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Marvell은 HBM Interface까지 고객의 Accelerator Architecture와 함께 최적화하면서 I/O가 차지하는 Die Edge, 이른바 Beachfront Area를 줄이고 그만큼 Compute를 더 집어넣는 방식까지 이야기했다.

이 관점에서 보면 Marvell이 Custom XPU를 계속하는 이유도 이해하기 쉽다.

단순히 ASIC 매출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다.

고객의 XPU Architecture 안쪽까지 들어가야 그 XPU에 붙는 Memory, Networking, Optical I/O를 처음부터 같이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Matt Murphy는 Custom XPU 사업을 최첨단 Process와 Packaging Technology의 **“tip of the spear”**라고까지 표현했다.

그리고 이제 이 사고방식이 Optical까지 확장된 것이다.


4. 그런데 Marvell에게 하나가 없었다


Marvell은 이미 상당히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Custom XPU,

Switch,

SerDes,

DSP,

Retimer,

Driver,

TIA,

Silicon Photonics,

Advanced Packaging,

그리고 Inphi를 통해 확보한 Optical DSP까지 가지고 있다.

즉 Electrical Side와 Silicon Photonics 쪽에서는 상당히 강한 회사다.

그런데 빛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가장 앞단에는 빈 공간이 있었다.

High-performance InP Laser다.

반대로 Lumentum은 그 부분이 강하다.

Lumentum은 InP Laser,

EML,

High-power CW Laser,

Photodiode,

Optical Transceiver,

OCS,

그리고 이를 실제 대량생산할 Compound Semiconductor Manufacturing을 가지고 있다.

즉 두 회사를 아주 단순하게 나누면,

Marvell = Electrical / Digital / Silicon

Lumentum = Optical / Photonic / Compound Semiconductor

에 가깝다.

그래서 양사를 합치면 Signal Chain의 상당 부분을 한 회사 안에서 동시에 설계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공식 발표 역시 Marvell의 Electrical/Optical Interconnect, Switching, Custom XPU와 Lumentum의 High-performance Laser, Optical Transceiver, OCS, Compound Semiconductor Manufacturing을 결합해 CMOS부터 Silicon Photonics, Compound Semiconductor, Advanced Packaging까지 하나의 Portfolio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이것이 InP Capacity만 사오는 거래와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5. Lumentum도 혼자서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반대편에서 Lumentum 입장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Lumentum은 이미 Laser에서 상당히 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Michael Hurlston은 과거 인터뷰에서 Laser는 일반적인 Fabless Semiconductor처럼 설계와 Manufacturing을 쉽게 분리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다.

Laser Design과 Epitaxy, Fab Process, Packaging을 반복적으로 맞춰가야 하고,

특히 높은 출력과 Reliability를 동시에 구현하려면 수십 년의 Process Know-how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M&A 발표에서도 Lumentum은 고성능 Laser를 만들기 위해 Specialized Fab, Proprietary Process, 오랜 Packaging 기술이 필요하며 이런 역량은 단순 Fabless 방식으로 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Scale-in에서는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좋은 Laser를 만든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Laser가 어떤 Driver와 연결되고,

어떤 Silicon Photonics Engine에 들어가고,

어떤 XPU나 Switch의 I/O와 연결되고,

어떤 Package 안에서 어느 Thermal Condition으로 동작하는지까지 알아야 한다.

즉 Lumentum도 점점 고객의 System Architecture 안쪽으로 더 빨리 들어갈 필요가 생긴다.

Lumentum CEO Michael Hurlston이 이번 합병을 설명하면서 한 말도 이 부분과 정확히 연결된다.

그는 합병기업이 고객의 Scale-across와 Scale-out 수요뿐 아니라 **“scale-up and scale-in domains tomorrow”**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어 고객 요구조건을 중심으로 Extreme Co-design을 제공하면 Time-to-Market을 단축하고 Innovation Cycle을 가속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Lumentum 입장에서는 Marvell과 결합하면서 고객의 XPU와 Networking Architecture가 설계되는 훨씬 초기 단계부터 Optical Roadmap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6. Meta와 Broadcom의 CPO 실증을 보면 왜 공동설계가 필요한지 더 명확하다


여기에서 최근 Meta와 Broadcom의 CPO 실증 결과를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앞선 글에서 정리했듯 Meta는 CPO 시스템을 기존 Pluggable 시스템과 장기간 비교하면서 CPO가 오히려 더 높은 Link Reliability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Broadcom 역시 Meta Test에서 400G Equivalent Port 기준 약 100만 Device Hours 동안 Link Flap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https://engineering.fb.com/2026/10/26/open-source/ocp-summit-2026-meta-networking-talks/?utm_source=chatgpt.com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진다.

CPO는 ASIC과 Optics를 더 복잡하게 통합한다.

현장에서 교체하기도 더 어렵다.

그렇다면 당연히 Reliability가 더 낮아질 것 같은데 결과는 오히려 반대였다.

그 이유를 보면 이번 Marvell–Lumentum M&A의 의미와 연결된다.

CPO의 Reliability는 좋은 Optical Component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ASIC과 Optical Engine을 처음부터 같이 설계하고,

Electrical Interface를 줄이고,

Thermal을 함께 관리하고,

Manufacturing 단계에서 전체 시스템을 통합 Test하고,

Fiber와 Connector까지 미리 조립해서 현장에서 사람이 건드리는 부분을 최소화하면서 만들어진 결과였다.

즉 System Co-design의 결과다.

Meta의 실증에서도 실제 장애의 상당 부분은 Optical Engine 자체보다 External Laser Source Driver, Fiber, Connector 같은 주변 Interface에서 발생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꽤 명확하다.

System Integration이 깊어질수록 Component 하나의 Peak Performance보다 Component와 Component 사이의 Interface를 얼마나 잘 설계했는지가 Reliability를 결정한다.


7. 그래서 Reliability와 Co-design은 사실 같은 이야기다


이전 글에서는 CPO 시대의 핵심 진입장벽으로 Reliability를 봤다.

그런데 이번 Marvell–Lumentum 거래까지 연결해서 생각하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Reliability를 높이기 위해서 결국 Co-design이 필요하다.

좋은 InP Laser를 하나 사서 좋은 Driver와 연결한다고 자동으로 좋은 Optical Engine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Laser의 Output Distribution,

Driver 특성,

Modulator 특성,

Thermal Drift,

Power Budget,

Fiber Coupling Loss,

SerDes Margin 등을 모두 합쳤을 때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동작해야 한다.

그리고 Scale-in에서는 이 모든 것이 Package 수준에서 더 촘촘하게 얽힌다.

따라서 미래의 경쟁력은

Best Component

보다

Best Optimized System

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다.

Marvell과 Lumentum이 공식 발표에서 **“fully-optimized, pre-validated optical solutions”**를 강조한 이유도 그래서 이해된다.

최종 고객에게 각각의 부품을 넘겨주고 “알아서 잘 붙여보십시오”가 아니라,

Electrical과 Optical을 처음부터 같이 설계하고 검증한 상태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8. Scale-out에서는 Modular Supply Chain이 가능했지만 Scale-in에서는 Vertical Integration의 가치가 커진다


개인적으로 이번 합병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적 변화가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Scale-out Optical Transceiver 산업에서는 Value Chain을 나누는 것이 가능했다.

DSP는 Marvell,

Laser는 Lumentum,

Silicon Photonics는 다른 업체,

Transceiver Assembly는 Innolight나 Eoptolink 같은 업체가 담당하는 식이다.

표준화된 Interface가 있었기 때문에 각자 잘 만든 부품을 조합하는 방식이 가능했다.

그런데 Scale-up과 Scale-in에서는 Interface 자체가 Optimization 대상이 된다.

Interface가 표준화되어 있어야 서로 다른 Supplier를 쉽게 조합할 수 있는데, 이제 그 Interface를 줄여야 성능과 전력을 개선할 수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들어간다.

전기 배선이 길어질수록 Power가 올라가니 Optical Engine을 ASIC에 붙이고,

ASIC에 붙이면 Thermal과 Package를 함께 설계해야 하고,

같이 Package하면 Laser와 Driver의 특성을 같이 맞춰야 하고,

결국 Chip Design 초기부터 Optical까지 함께 들어가야 한다.

그 결과 공급망은

Discrete Components → Modules → Co-designed Subsystems → Integrated Systems

로 이동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Vertical Integration의 가치가 높아진다.

이번 합병은 바로 그 흐름에 대한 Marvell과 Lumentum의 답이라고 생각한다.


9. Inphi 인수와 비교하면 더 이해하기 쉽다


Matt Murphy는 이번 거래를 과거 Inphi 인수와 비교했다.

당시 Marvell이 본 변화는 NRZ에서 DSP 기반 Optical Connectivity로의 이동이었다.

Marvell은 Inphi를 인수하면서 DSP와 PAM4 Optical Interconnect의 핵심 기술을 확보했고,

그 사업은 이후 크게 성장했다.


이번에는 한 단계 더 큰 변화다.

과거:

Electrical Signal Processing → Optical DSP

였다면,

이번에는

Copper → Integrated Optics

다.

그리고 시장도 Scale-out에서 끝나지 않는다.

Scale-out → Scale-up → Scale-in

으로 확장된다.

Marvell이 SEC에 제출한 M&A 설명자료에서도 Scale-up이 본격적으로 Ramp하기 시작하는 지금이 거래를 실행할 적기라고 명시했다.

또한 차세대 Architecture에서 Optical Content Opportunity가 Scale-out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115B이라는 엄청난 Lumentum 인수가격도 단순히 현재 Laser 이익에 Multiple을 붙여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Marvell은 Lumentum의 현재 이익을 사는 것이 아니라,

Scale-in 시대 Optical Architecture를 먼저 정의할 수 있는 Position을 사는 것에 가깝다.


10. 결국 Marvell이 사고 싶었던 것은 “Laser 회사”가 아니다


이번 거래를 단순화하면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Marvell이 필요한 것은 단순히 Lumentum의 InP Wafer Capacity가 아니다.

물론 Capacity도 중요하다.

Lumentum의 InP Fab와 Laser Process는 희소한 자산이고, AI 광통신 수요가 폭발하면서 공급망 자체도 Strategic Asset이 됐다.

하지만 그것만이 목적이었다면 장기공급계약이나 JV, Minority Investment 같은 방식도 가능했을 것이다.

굳이 회사를 통째로 인수해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Scale-in에서는 IP를 계약으로 연결하는 것보다 Engineer를 같은 조직 안에 두는 것이 훨씬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XPU Architect,

SerDes Engineer,

Switch Designer,

Silicon Photonics Engineer,

Analog Engineer,

Laser Physicist,

Packaging Engineer가 하나의 Architecture를 동시에 봐야 한다.

Marvell이 이를 Extreme Co-design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Marvell의 공식 자료 역시 거래의 핵심 이유 가운데 하나로 End-to-End Extreme Co-design을 전면에 제시했고, 이를 통해 Time-to-Market을 줄이고 High-volume Production이 가능한 Pre-validated Optical Solution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한다.


11. 그래서 이번 M&A는 Optical Industry의 Vertical Integration 신호일 수도 있다


조금 더 멀리 생각하면 이번 거래는 두 회사만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다.

Optical Interconnect가 점점 Package 안으로 들어가면 기존 Supply Chain의 역할도 재편될 수 있다.

Scale-out 시대에는 Component Supplier끼리 경쟁했다.

누가 더 좋은 EML을 만드는지,

누가 더 좋은 DSP를 만드는지,

누가 더 싼 Transceiver를 조립하는지가 중요했다.

하지만 Scale-in에서는 경쟁 단위가 달라질 수 있다.

Laser + Driver + TIA + Silicon Photonics + SerDes + ASIC + Packaging

전체를 누가 가장 잘 최적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이는 NVIDIA가 GPU 하나의 성능보다 HBM, NVLink, Networking, Cooling, Power까지 묶어 Rack Scale System을 만드는 흐름과도 상당히 닮아 있다.

AI Hardware의 경쟁 단위가

Chip → Package → Board → Rack → Data Center

로 계속 커지는 동시에,

반대로 내부적으로는

System → Board → Package → Chip

수준까지 공동 최적화가 깊어진다.

그래서 Scale-up 다음 단계가 Scale-in이다.


12. 정리


처음에는 Marvell이 Lumentum을 인수한 이유를

AI Optical Demand 증가 → InP Laser 부족 → Laser Capacity 확보

정도로 생각했다.

틀린 설명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115B 규모의 합병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양사 경영진이 실제로 이야기하는 논리는 한 단계 더 구조적이다.

AI Compute가 Scale-out을 넘어 Scale-up과 Scale-in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Copper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Optics가 XPU와 Switch에 점점 가까워진다.

Optics가 ASIC 가까이 들어갈수록 Electrical과 Optical을 독립적으로 설계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시스템 통합도가 높아질수록 단순 Component Performance보다 Power, Thermal, Bandwidth, Latency, Reliability를 동시에 최적화해야 한다.

그래서

Marvell의 XPU·Switch·SerDes·DSP·Silicon Photonics

와

Lumentum의 InP Laser·Optical Engine·OCS·Compound Semiconductor Manufacturing

이 한 조직 안에서 공동설계될 필요성이 생긴다.


Matt Murphy가 말한 것처럼,

향후 10년의 Networking을 Optics가 정의한다면, 그 Optics는 더 이상 독립된 Module로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점점 Compute System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많은 공동설계가 필요하다.

결국 이번 M&A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Marvell이 Lumentum을 인수하는 이유는 Laser가 부족해서라기보다, Scale-in 시대에는 Laser를 따로 살 수는 있어도 System을 따로 설계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전 CPO 글에서 이야기했던 Reliability 문제도 결국 같은 곳으로 연결된다.


Integration이 깊어질수록 Failure Cost는 올라가고, Failure를 줄이기 위해서는 Component Quality뿐 아니라 System Co-design이 중요해진다.

Meta와 Broadcom이 CPO를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면서 보여준 높은 Reliability 역시 결국 ASIC과 Optics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하고 제조·검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래서 이번 Marvell–Lumentum의 결합은 단순한 Optical 공급망 통합보다는,

AI Hardware Architecture가 Modular Component 시대에서 Extreme Co-design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이번 M&A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이번 Marvell과 Lumentum의 M&A는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AI Computing의 기술발전 중심축이 단순한 연산능력 확대에서 Energy Efficiency와 System-level Optimization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리하다보니, 문뜩 marvell이 말이 다 맞으면 broadcom도 하루 빨리 coherent를 인수합병시켜야 하는거 아닌가 싶긴하다.

=끝

생각정리 421 (* Moron Parade II. Europe's Political Contradictions)

미쳐버린 EU 내 유럽 세금 지옥

유럽의 미쳐버린 부자증세

2022년 7월, Moron Parade라는 제목으로 글을 작성한 적이 있다.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위기가 한창이던 시절, 탈탄소와 인권,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던 서방 정치인들이 정작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 앞에서는 자신들이 내세운 원칙과 충돌하는 선택을 반복하는 모습이 꽤나 우스꽝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뒤로 유럽에 대해서는 비슷한 이야기를 꽤 여러 번 반복해왔다.

지난 생각정리 158 (* 각자도생, 조선)에서는 미국이 제공해왔던 값싼 안보와 글로벌 질서가 약해지면 결국 각 국가는 다시 자신의 비용과 이해관계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생각정리 351 (* Europe’s Structural Decline)에서는 이 문제를 조금 더 유럽 내부로 좁혀봤다.

당시 적었던 핵심은 간단했다.

하나의 통화와 시장이 국가별 생산성·재정상태·에너지 구조·인구·정치문화를 하나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독일·프랑스·이탈리아가 같은 EU와 유로 안에 있어도 각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 복지와 부채, 에너지 가격, 산업정책은 서로 다르다.

따라서 성장률이 낮아지고 사회적 비용이 커질수록 유럽이 더 강하게 통합되기보다는 오히려 국가별 이해관계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리고 지난 생각정리 402 (* Europe’s Rightward Turn)에서는 그 경제적 균열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런데 불과 몇 주 사이 상황이 한 단계 더 진행된 것 같다.

이제는 단순히 “유럽이 우경화되고 있다”는 정도가 아니다.

EU가 요구하는 공동의 가치와 정책, 그리고 개별 국가 유권자들이 실제로 감당하려는 비용 사이의 충돌이 정치·재정·에너지·이민·우크라이나 문제 전반에서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https://www.ft.com/content/c6a28cf5-cd3c-447b-ad79-dcc247fc6fdf

AI 산업경쟁력을 회복하겠다면서 AI가 창출하는 부가가치에 세금을 매기자고 하고,

민주주의를 보호하겠다면서 회원국의 헌정기관을 둘러싼 갈등은 커지고 있으며,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겠다고 했지만 정작 미국은 러시아산 가스를 다시 유럽에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 사이 프랑스에서는 Marine Le Pen이 대선 1차 투표 의향 30% 중반을 기록하고 있고, 독일 AfD는 2022년 10%대 초반에서 지금은 30% 안팎까지 올라왔다. 2026년 10월 말 주요 독일 조사에서 AfD는 26~30%, INSA에서는 29%를 기록했다.

덴마크에서는 반이민 성향 Danish People's Party가 16석을 얻었고, 슬로바키아는 EU의 추가 우크라이나 대출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폴란드에서는 대통령과 정부가 헌법재판소를 놓고 실제 물리적 충돌까지 벌였다.

과거 글에서 계속 적었던 Europe의 Fragmentation이 이제 조금씩 현실 정치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1. 독일. AI를 키우겠다면서 AI에 세금을 매긴다


독일을 보면 지금 유럽이 처한 모순이 꽤 압축적으로 보인다.

Friedrich Merz 총리는 지난 10월 2030년까지 독일의 AI Computing Capacity를 4배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AI·반도체·방위산업 투자와 규제 완화도 이야기한다.

Chancellor Friedrich Merz says Germany and Europe must build their own AI more quickly

그런데 동시에 독일 정부 내부에서는 AI 관련 매출이나 AI가 창출한 경제적 부가가치에 추가로 과세하자는 주장까지 나온다.

아직 정책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묘하다.

미국과 중국을 따라잡아야 한다면서 이제 막 확산되기 시작한 산업의 부가가치에 어떤 세금을 매길지를 벌써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https://www.facebook.com/photo/?fbid=1602984971845556&set=a.431074732369925

독일은 이미 상당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값싼 러시아산 파이프가스가 사라졌다.

중국은 독일 자동차·화학·기계의 고객에서 직접적인 경쟁자로 변하고 있다.

그리고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전력망과 컴퓨트에 다시 막대한 돈을 투자해야 한다.

앞서 생각정리 351 (* Europe’s Structural Decline)에서 정리했던 바로 그 문제다.

기존 사회모델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은 계속 증가하는데, 그 비용을 부담할 새로운 성장산업과 생산성 향상은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한다.

AI까지 놓친다면 이 구조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2. 그런데 독일 유권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AfD의 변화가 흥미롭다.

2022년 초 AfD의 전국 지지율은 약 10~12% 수준이었다.

2025년 연방총선에서는 **20.8%**를 득표했다.

그리고 2026년 10월 말에는 대부분의 전국 여론조사에서 26~30%, 10월 31일 INSA에서는 **29%**를 기록했다.

불과 4년 사이 정치적 기반이 두 배 이상 커진 셈이다.

급증하는 독일 내 AfD 정당 지지율

이들이 내놓는 정책도 상당히 명확하다.

  1. 불법입국자의 국경 진입 차단.
  2. 망명신청자 현금급여 축소 또는 현물지원 전환.
  3. 체류권이 없는 외국인에 대한 사회복지 제한.
  4. 송환 확대.
  5. EU 난민정책보다 독일의 국경통제권 우선.

AfD의 정책방향은 국경통제 강화와 망명 관련 급여 축소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것은 단순히 AfD라는 한 정당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권의 Overton Window 자체가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2022년까지만 해도 독일 정치의 주변부에 있던 정책이 이제 30% 가까운 지지를 받는 정당의 공식 정책이 됐다.

지난 Europe’s Rightward Turn에서 적었던 **“우파정당 자체보다 기존 정당이 그들의 의제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도 다시 떠오른다.

https://polymarket.com/event/will-the-afd-be-part-of-a-german-state-government-in-2026



3. 프랑스. 세금은 높은데 재정은 적자이고, 르펜은 30% 중반이다


EU의 향후 방향을 생각할 때 독일보다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국가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EU의 정치·재정·안보정책을 사실상 이끌어온 핵심국이다.

그런데 202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기존 정치질서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최근 Ipsos 조사에서 Marine Le Pen의 1차 투표 의향은 시나리오별 33~35%, 9월 조사에서는 34~36%였다.


https://polymarket.com/event/next-french-presidential-election


물론 이것은 당선확률이 아니다.

결선투표와 출마자격 문제 등 변수가 남아 있다.

하지만 EU 핵심국에서 기존 정책과 상당히 다른 노선을 제시하는 정치인이 1차 투표에서 30% 중반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지난 10월 Le Pen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취임 후 6개월간 우크라이나 재정지원을 유지한 뒤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유는 매우 단순했다.

프랑스에는 더 이상 그럴 재정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발언에서도 “6개월간 유지한 뒤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이 확인된다.

프랑스의 정치적 변화는 이민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1. 높은 세금.
  2. 높은 사회지출.
  3. 재정적자.
  4. 국가부채.
  5. 구매력.
  6. 우크라이나 지원비용.

이 모든 것이 결국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라는 하나의 문제로 수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Ipsos의 2026년 10월 조사에서도 구매력은 여전히 프랑스 국민의 최우선 관심사였고, 사회보장제도와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었다.

앞서 Europe’s Structural Decline에서 프랑스의 문제를 **“개혁의 필요성을 몰라서가 아니라 누가 현재의 소득과 혜택을 포기할 것인지 합의를 만들기 어렵다”**고 정리했었다.

지금의 르펜 지지율은 그 문제가 정치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과정일 수도 있다.

프랑스는 이번 폭동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보상 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주택, 자동차 및 사업자 보험 계약에 대해 전국적으로 0.8% 부과금을 도입할 준비

즉, 폭동에 참여한 적이 없거나 피해 지역 근처에 거주한 적도 없는 수백만 명의 일반 프랑스 주민들이 국내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폭동으로 인한 재정적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
https://www.visegrad24.com/

미친거 아닌가..?
무고한 프랑스 시민들한테 폭동비용을 강요하는 프랑스정부..



4. Musk vs The Economist. “사람들이 나보다 당신들을 더 싫어한다”


최근 Elon Musk와 The Economist 편집장 Zanny Minton Beddoes의 인터뷰를 보다가 인상적인 장면이 하나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uoqKYxDHVc&t=1550s


(*더 이코노미스트도 이제는 상아탑의 구름 위에서 내려와, 두 발을 땅에 딛고 현실을 직시할 때가 된 듯하다.)

The Economist 측은 Musk가 독일 AfD를 비롯한 유럽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대략적인 질문은 이렇다.

유럽에 살지도 않는 사람이 막대한 부와 X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왜 유럽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자 Musk는 질문을 반대로 뒤집었다.

자신보다 기존 언론이 훨씬 더 미움을 받고 있다며, 언론인에 대한 호감도가 15%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Beddoes도 바로 **“미국에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따라서 15%는 EU 시민의 The Economist 호감도가 아니다.

The Economist 자체에 대한 조사도 아니다.

Musk가 미국 언론인에 대한 낮은 호감도를 가져와 기존 언론의 신뢰 위기를 공격한 것이다.

그러나 대화의 핵심은 숫자 그 자체보다 그 다음이었다.

Musk의 논리는 사실상 이랬다.

“당신들은 내가 유럽 시민에게 환영받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기존 언론인 당신들은 시민들에게 얼마나 신뢰받고 있는가.”

누가 옳으냐를 떠나 이 장면은 지금 유럽의 정치변화를 이해하는 데 꽤 상징적으로 느껴진다.

기존 언론과 정치권은 AfD나 Le Pen의 성장을 Populism, Far Right, Disinformation이라는 언어로 설명하려 한다.

반대로 Musk는 질문의 방향을 뒤집는다.

왜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기존 언론과 정치제도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가.

AfD가 10%에서 30% 가까이 올라오고, Le Pen이 1차 투표에서 30% 중반을 기록한다면 적어도 이 질문 자체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5. 그리고 Musk가 von der Leyen에게 던진 두 번째 질문


비슷한 맥락에서 Musk가 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에게 던졌던 질문도 떠오른다.

폰데어라이엔이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때 Musk는 이런 취지로 반문했다.

그렇게 민주주의가 자유의 토대라면, EU의 최고 집행권력을 행사하는 당신(들)은 왜 유럽 시민들에게 직접 선출되지 않는가.

물론 사실관계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EU 집행위원장은 회원국 정상들이 후보를 추천하고, 직접선거로 구성된 유럽의회가 투표해 선출한다.

즉 간접선출 방식이다.

따라서 Musk의 비판은 “선거가 없다”라기보다 EU 집행권력의 민주적 책임성이 얼마나 직접적인가라는 문제 제기에 가깝다.

그리고 이 문제는 최근의 유럽 정치와 직접 연결된다.

EU 집행위원회에는 회원국에 대한 침해절차, 유럽사법재판소 제소, 일부 기금 지급중단 등 상당한 법적 수단이 존재한다.

이는 회원국들이 조약을 통해 합의한 제도다.

하지만 회원국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EU의 기존 정책과 다른 방향을 선택하기 시작한다면 어떨까.

EU 차원의 민주적 정당성과 개별 회원국의 민주적 정당성이 충돌할 때 최종적인 정치적 권한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이 질문은 점점 더 현실적인 문제가 되어가고 있다.

간접선출직 유럽 집행위원회 27인


6. 덴마크·헝가리·슬로바키아. 방향은 달라도 국가의 이해관계가 돌아온다


지난 3월 덴마크 총선에서는 Danish People's Party가 16석을 차지했고, 사회민주당은 38석을 얻었다.



덴마크 전체가 우파로 전환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민정책에서 기존 주류정당까지 강경한 정책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헝가리도 흥미롭다.

정권교체 이후에도 EU 이민자 배분정책을 거부하고 국경장벽을 유지하는 방향은 지속되고 있다.

즉 지도자는 바뀌어도 해당 정책에 대한 국내 정치적 선호는 쉽게 바뀌지 않는 셈이다.

슬로바키아의 Robert Fico는 더 직접적이다.

2026년 10월 EU의 추가 우크라이나 대출에 슬로바키아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또한 높은 전력가격과 ETS 문제를 제기하며 V4 국가 및 이탈리아와 함께 EU에 대응을 요구했다.

이들 국가가 하나의 정치블록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폴란드와 덴마크는 러시아에 강경하다.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러시아 에너지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다른 이해관계를 갖는다.

프랑스와 독일의 우경화 역시 서로 다른 경제적 배경에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오히려 핵심이다.

이념이 같아서 유럽이 분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가 처한 현실이 달라서 하나의 정책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난 생각정리 158 (* 각자도생, 조선)에서 이야기했던 ‘각자도생’의 유럽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1. 안보비용이 무료가 아니게 되고,
  2. 에너지가 비싸지고,
  3. 재정여력이 줄어들고,
  4. 각국 유권자들이 그 비용을 체감하기 시작하면,

국가는 다시 국가의 이해관계를 우선할 수밖에 없다.


7. 폴란드와 독일. 결국 가스관까지 연결된다


이번에 가장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갈등은 폴란드와 독일이다.

과거 러시아에서 독일로 향하던 주요 파이프가스 공급경로는 Nord Stream과 Yamal-Europe였다.

Nord Stream은 2022년 폭발 이후 정상적인 공급경로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다.

반면 Yamal-Europe는 러시아에서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된다.

https://www.brookings.edu/articles/ukraines-energy-sector-is-a-key-battleground-in-the-war-with-russia/

설계 운송능력은 연간 약 330억㎥다.

현재 러시아산 가스의 서향 공급은 중단돼 있고 재개에는 제재와 운송계약, EU 정책 변경 등 상당한 장애물이 존재한다.

독일이 폴란드에 가스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도 아니다.

노르웨이·네덜란드·벨기에·LNG를 통해 가스를 공급받고 있다.

하지만 공급 가능 여부와 가격 경쟁력은 다른 문제다.

독일의 화학·철강·자동차 산업에는 저렴한 파이프가스의 경제적 가치가 상당할 수 있다.

반면 폴란드 입장에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러시아에 대한 역사적 불신과 직접적인 안보위협 때문에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다시 높이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즉,    

독일에는 Energy Cost 문제가 있고, 폴란드에는 National Security 문제가 있다.

같은 가스관을 두고 양국의 효용함수가 다른 셈이다.

여기에 이민 문제로 양국은 서로 국경검문까지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폴란드 헌법재판소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도 격화됐다.

Donald Tusk 정부와 Karol Nawrocki 대통령 사이의 재판관 임명 갈등은 결국 헌법재판소 건물에서의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독일의 에너지 이해관계가 폴란드 국내 정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제기하지만, 이를 입증할 직접적 증거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더 중요한 점은 따로 있다.

폴란드와 독일의 국가적 이해관계 자체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과거에는 EU라는 틀이 이런 차이를 조정할 수 있었다.

앞으로 경제적 비용이 계속 커져도 동일하게 조정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8. Zelensky의 Backlash Risk. 외부의 지원 피로와 내부의 전쟁 피로


그리고 이 모든 변화 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

EU 내부에서는 이미 추가 지원을 둘러싼 국가 간 이견이 나타나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추가 대출 참여를 거부했고, 프랑스에서는 Le Pen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6개월 뒤 재정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프랑스가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양자 및 EU 경유 지원 역시 상당한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Zelensky는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러시아의 전쟁 수행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군사적 선택이다.

그러나 군사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정치적으로도 최선이라는 보장은 없다.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글로벌 석유제품 공급과 가격을 자극한다면 미국과 유럽의 소비자들도 비용을 부담한다.

그 결과,

Russian Refinery Strike
→ Energy Price Pressure
→ European Voter Backlash
→ Ukraine Aid Pressure

라는 경로가 나타날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다.

물론 현재 이 인과관계가 실제로 발생했다고 단정할 증거는 부족하다.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 피로감은 재정적자와 전쟁 장기화, 러시아에 대한 안보인식, 각국 국내정치가 함께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장기전을 외부 지원에 의존하는 국가라면 이런 Tail Risk까지 계산해야 하지 않을까.

전장에서 상대방의 정유시설을 파괴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자신을 지원하던 국가의 정치적 지지를 잃는다면, 과연 전략적으로 성공한 것인가.

중동과 러시아의 정제제품 차질이 겹치면서 2026년 3분기 글로벌 디젤·가스오일 공급은 전년 대비 하루 170만배럴이나 감소해 있다. 

IEA: Russian refining sector struggles


IEA: Russian refining sector struggles



그런데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더욱 우려스러운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지난 11월 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Petropavlivska Borshchahivka에서 군인들의 불법 감금과 고문 의혹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국가방위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SNS에는 한 민간 시설에서 남성들을 불법 감금하고 폭행했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병역 면제와 보직 변경, 석방을 대가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현지 주민들이 시설 앞으로 몰려들어 수용자들의 석방을 요구했고, 일부는 군인들이 탑승한 버스의 이동을 저지했다. 현장에서는 차량 파손과 집단 충돌이 발생했으며 총성으로 추정되는 소리도 들렸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은 해당 시설이 신규 동원자 및 무단이탈 후 복귀한 군인들을 임시 수용하는 장소라고 설명했다. 4명의 군인이 부상으로 의료조치를 받은 사실도 인정했다.

다만 고문과 불법 감금, 금품 요구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다. 국가수사국은 11월 3일 군 관계자의 직권남용 가능성 등을 조사하기 위한 형사절차에 착수했다.

관련 영상 및 현지 보도:


이 사건에서 주목하는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고문 의혹 자체보다 일부 주민들이 자국 군의 설명을 신뢰하지 않고 직접 시설에 진입하거나 군의 인원 이송을 저지하려 했다는 사실이다.

전쟁 초기에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이 국내 정치적 갈등을 일정 부분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병력 손실이 누적될수록 추가 동원이 필요해지고, 추가 동원이 확대될수록 가족과 지역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도 커진다. 그 과정에서 병역의 공정성과 군의 인권보호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면 단순한 행정적 문제가 정치적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

물론 이번 사건 하나만으로 우크라이나 국민 전체가 전쟁 수행을 반대하기 시작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가의 전쟁 수행능력은 무기와 탄약, 외부 지원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그 비용을 계속 부담할 의사가 있는지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대통령 비서실장인 Kyrylo Budanov까지 현장에 직접 방문했다는 사실은 이번 충돌이 단순한 지역 민원으로만 처리될 수 없는 정치적 민감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젤렌스키에게는 또 하나의 부담이다.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병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면 오히려 장기적인 전쟁 수행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

그렇다고 동원을 축소하면 전선 유지에 필요한 병력이 부족해질 위험이 있다.

전쟁 지속을 위해 필요한 정책이 오히려 전쟁 지속에 필요한 국내 정치적 지지를 훼손할 수 있는 딜레마에 직면하는 셈이다.

외부의 지원 피로와 내부의 전쟁 피로가 만난다면


결국 Zelensky가 직면한 위험은 두 가지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External Pressure

Russian Refinery Strike
→ Energy Price Pressure
→ European Voter Backlash
→ Ukraine Aid Pressure

Internal Pressure

Prolonged War
→ Manpower Shortage
→ Mobilization Pressure
→ Public Distrust
→ Domestic Political Pressure

두 경로는 아직 확정된 결과가 아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외부 지원이 약해지면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할 전쟁 비용은 증가한다. 국내 동원에 대한 저항이 커지면 전선을 유지하는 정치적 비용 역시 증가한다.

반대로 내부 정치적 불안정이 확대되면 외부 지원국들도 우크라이나 정부의 전쟁 지속능력과 지원금의 효율성을 다시 평가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승리하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장기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외부의 정치적 지원과 내부의 사회적 신뢰를 동시에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Zelensky에게 가장 어려운 선택은 어쩌면 전장에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병력과 자금, 군사적 성과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정치적 지지를 소진한다면 그 자체로 전쟁의 지속 가능성이 약화될 수 있다.

군사적 성공이 정치적 비용을 상쇄하지 못하는 순간, 전쟁의 전략적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 사이에 균열이 발생한다.

이것이 지금 우크라이나와 Zelensky의 정치적 미래를 바라보면서 주목하고 있는 가장 큰 Tail Risk 중 하나다.


9. 결국 미국이 다시 러시아 가스를 유럽에 팔겠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정말 아이러니한 뉴스가 하나 더 나왔다.

11월 2일 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다시 유럽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U.S. Pushes to Restore Russian Gas Sales to Europe Via Ukraine

경로는 폴란드가 아니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기존 파이프라인을 다시 가동하는 방안이다.

더 흥미로운 부분은 거래구조다.

미국 특사 Jared Kushner와 Steve Witkoff가 지난 9월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방문하면서 해당 구상을 제안했고,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미국계 중개업체가 매입 또는 중개해 유럽에 다시 판매하는 구조가 논의됐다.

현재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단계적으로 종료하는 방향의 법적 틀을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그 러시아산 가스를 미국 중개업체를 거쳐 판매하는 구조를 만들면 유럽의 기존 제한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새로운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측은 러시아가 벌어들이는 가스판매 수익을 제3국의 Escrow Account에 넣어 전쟁자금으로 직접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가스관 통과료를 받을 수 있다.

즉 구조를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이런 그림이다.

Russia Gas
→ Ukraine Pipeline
→ U.S. Intermediary
→ Europe

참 기묘하다.

2022년에는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를 사는 것이 러시아의 전쟁자금을 대주는 일이라고 했다.

Nord Stream은 사실상 사라졌고,

유럽은 LNG 터미널을 짓고,

미국산 LNG를 대량으로 수입하고,

러시아산 에너지에서 독립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부담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지금,

미국이 다시 러시아산 가스를 유럽에 판매하는 중개자가 되겠다는 구상을 꺼내고 있다.

물론 아직 유럽이 이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재 독일과 폴란드 등 주요 유럽 정부는 러시아산 가스 재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독일 경제·에너지 장관은 러시아의 전쟁자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가스를 다시 구입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고, 폴란드 역시 러시아 가스로 돌아갈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유럽이 러시아 가스를 다시 도입하기로 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미국이 이런 제안을 실제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아이러니하다.

더욱이 WSJ가 보도한 미국 측 논리는 꽤 실용적이다.

러시아가 유럽 가스시장에 다시 접근할 수 있게 해주면 Putin에게 에너지 휴전에 합의할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고,

유럽은 높은 가스가격을 낮출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Transit Fee를 받을 수 있다.

미국 중개업체에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생긴다.

정치적 명분은 제재지만, 경제적 현실은 결국 거래구조를 바꾸는 방향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시점이다.

WSJ에 따르면 해당 계획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압력으로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면서 잠시 뒤로 밀렸다가, Kyiv가 다시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시작하면서 재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면 결국 구조는 다시 이렇게 된다.

Ukraine attacks Russian energy infrastructure
→ Global Energy Supply Risk ↑
→ Europe Energy Cost Pressure ↑
→ U.S. proposes Russian Gas Restart
→ U.S. Intermediary captures the transaction

도대체 처음의 제재는 어디까지가 정치였고,

지금의 재개 논의는 어디서부터가 경제적 현실일까.

2022년 Moron Parade를 다시 떠올리는 이유다.

당시에도 적었던 것은 결국 하나였다.

정치적 구호는 경제적 Incentive를 영원히 이길 수 없다.



지금 유럽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흐름을 국가별로 다시 한번 정리해본다.



유럽이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프랑스에는 프랑스의 문제가 있다.

독일에는 독일의 문제가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 안보를 먼저 생각하고,

슬로바키아는 우크라이나 지원비용과 에너지 가격을 생각하며,

헝가리는 국경을 생각하고,

덴마크는 이민과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한다.

그리고 미국은 러시아를 제재하는 동시에 러시아산 가스를 미국 중개업체를 통해 다시 유럽에 판매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각 국가가 우선하는 문제가 달라질수록 하나의 EU 정책으로 모두를 묶는 비용은 올라간다.

바로 이것이 블로그에서 지난 몇 년간 반복해서 기록했던 유럽의 구조적 문제였다.


글을 마치며. Moron Parade, Again?


결국 이번 글은 완전히 새로운 생각이라기보다 그동안 여러 번 적었던 유럽에 대한 생각의 연장선에 가깝다.

생각정리 158 (* 각자도생, 조선)에서는 미국 중심 국제질서의 약화가 각국의 자국우선주의를 다시 불러올 것이라고 봤다.

생각정리 351 (* Europe’s Structural Decline)에서는 유로가 환율은 하나로 만들었지만 국가별 생산성·재정규율·산업구조·정치문화까지 하나로 만들지는 못했다고 정리했다.

생각정리 402 (* Europe’s Rightward Turn)에서는 그 균열이 이민과 생활비 문제를 통해 정치적으로 우측 이동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봤다.

그리고 생각정리 164 (* 미국채, 다보스포럼, NATO)에서는 안보와 에너지를 미국에 의존하는 유럽이 겉으로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더라도 실제 협상에서는 국가별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어쩌면 그 다음 단계일지도 모르겠다.

경제적 구조의 차이
→ 부담 가능한 비용의 차이
→ 국내정치의 차이
→ 국가별 정책의 차이
→ EU 공동정책의 균열

그리고 이번에는 여기에 하나가 더 붙었다.

Russia Sanctions
→ European Energy Cost ↑
→ U.S. Mediation
→ Russian Gas Returns through a U.S. Intermediary?

2022년 러시아산 에너지를 끊어야 한다던 미국이,

2026년에는 러시아산 가스를 미국 중개업체를 통해 다시 유럽에 팔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보다 Moron Parade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장면도 많지 않은 것 같다.

물론 EU가 내일 해체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공동시장과 단일통화, 안보협력이 제공하는 편익은 여전히 크다.

그러나 EU가 유지된다는 것과 EU 회원국들이 계속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오히려 앞으로의 유럽은 법적으로는 하나의 EU 안에 남아 있으면서도,

에너지에서는 각자도생하고,

이민에서는 각자도생하고,

재정에서는 각자도생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에서도 각자도생하는 모습에 가까워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이것이 과거 글에서 계속 이야기했던 ‘유럽의 분열’에 더 가깝다.

국경선이 다시 그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같은 제도 안에 있으면서도 국가별 이해관계가 더 강해지고, 공동정책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 비용이 계속 올라가는 형태의 Fragmentation이다.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를 유지한다.

높은 세금을 걷는다.

그런데 주요 국가들의 재정적자와 국가부채는 여전히 증가한다.

산업경쟁력을 회복하겠다면서 AI를 규제하고 새로운 과세를 논의한다.

러시아 에너지에서 독립하겠다고 했지만 값싼 에너지가 사라지자 결국 러시아산 가스 공급 가능성을 다시 검토한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 비용을 누가 얼마나 오래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는 점점 약해진다.

결국 모든 정책에는 가격표가 붙는다.

문제는 그 정책의 명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가 아니라, 그 비용을 누가 부담하고 그 부담을 각국 유권자가 얼마나 오래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2022년 Moron Parade에서 보았던 것도 결국 그 문제였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질문으로 돌아온다.

다만 이번에는 유럽 전체가 아니라 각각의 국가가 서로 다른 답을 내놓기 시작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그동안 계속 생각했던 유럽 분열의 실제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Moron Parade, Again?

=끝.

2026년 11월 1일 일요일

생각정리 420 (* AI Hegemony, Follow the Scarcity & Efficiency)



https://uiyeonassociation.blogspot.com/2026/09/358-price-of-compute.html

https://uiyeonassociation.blogspot.com/2026/09/358-price-of-compute.html


최근 AI Value Chain을 계속해서 들여다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Cloud Computing과 AI Labs, 과연 누가 더 강한 협상력을 갖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어느 계층이 더 많은 초과이익을 가져갈 것인가.

지난 생각정리 417 (* AI CAPEX, Follow the Constraint)와 생각정리 419 (* From Silicon to Intelligence, Follow the Value)에서는 AI 수요가 물리적 공급제약으로 연결되는 구조와 각 계층의 Value Creation을 살펴봤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Value Creation과 Value Capture는 다르다.

AI 산업 전체가 빠르게 성장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누가 가장 많은 경제적 가치를 실제 이익으로 가져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특히 최근 SpaceX의 공격적인 GPU Rental 사업 확장과 Anthropic의 Computing Capacity 조달 관련 소식을 접하면서 이러한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면, Cloud와 AI Labs 사이의 Hegemony 경쟁보다 더 중요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전력과 Computing Resource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의 경제적 가치가 급격하게 높아지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기술혁신이 Advanced Packaging, Memory, Optical Interconnect, Test & Inspection 등 Hardware Supply Chain으로 추가적인 이익을 귀속시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1. Cloud의 Scarcity — 공급부족이 곧 영구적인 가격결정력은 아니다


최근 SpaceX는 GPU 구매를 위해 약 $40B 규모의 부채 조달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Elon Musk는 Starlink와 로켓 발사사업에서 발생하는 독립적인 현금흐름, 그리고 상대적으로 우수한 자금조달 능력을 강조하면서 Neocloud 사업자들의 구조조정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출처: Reuters, 2026.10.25 — SpaceX GPU Financing

개인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단순히 GPU를 얼마나 많이 구매했느냐가 아니다.

SpaceX처럼 자금조달 경쟁력을 확보한 사업자가 대규모 Bare-metal GPU Capacity를 공급하기 시작하면, 기존 Cloud 사업자들의 가격결정력도 제한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FundaAI는 Anthropic의 3Q26 추가 추론 컴퓨팅 지출 상당 부분이 SpaceX로 배정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AWS·GCP·Azure가 확보한 증분 지출은 합산 약 $820M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출처: FundaAI — Anthropic Compute Allocation

물론 아직 공급자별 실제 지출과 계약단가를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으므로 확정적인 사실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Anthropic과 같은 대규모 AI Labs가 여러 공급자 사이에서 Workload를 재배분할 수 있다면, Cloud가 반드시 일방적인 Pricing Power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자체 소프트웨어 스택을 보유한 Frontier AI Labs는 모든 Workload에서 고가의 Managed Cloud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결국 Cloud Computing 전체는 차별화된 서비스일 수 있지만, 그중 GPU Rental 계층만 분리하면 생각보다 빠르게 Commoditization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현재의 물리적 공급부족은 여전히 심각하다.

전력계통 접속, 냉각, 인허가, 지역사회 반발과 건설공기 등으로 인해 Computing Capacity는 수요만큼 빠르게 확대되기 어렵다.

IEA의 Energy and AI 보고서 역시 전력망 제약에 따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지연 위험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Cloud의 협상력은 어느 정도까지 구조적인 것일까.

지난 생각정리 419에서 살펴봤듯 GPU 구매가격 대비 Annual Cloud Revenue의 배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높은 Hardware Cost와 데이터센터 건설비를 부담하는 Cloud 사업자는 이를 높은 Utilization과 장기계약, 고객에 대한 Cost Pass-through로 회수해야 한다.

Oracle이 강조하는 Customer Prepayment와 Cost-plus 성격의 계약구조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Cloud는 강한 Scarcity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 희소성이 Cloud 사업자 전체의 영구적인 초과이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신규 공급자가 늘어나고 대형 고객의 구매자 협상력이 강화되면 상당한 Margin Pressure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AI Labs의 Scarcity — Model Commoditization과 Customer Value의 역설


AI Labs 역시 상황이 단순하지 않다.

Frontier Model의 성능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Open-weight Model과 Distillation을 통한 후발주자의 추격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Stanford AI Index 2025에 따르면 GPT-3.5 수준의 추론비용은 약 18개월 동안 280배 이상 하락했다.

Model Intelligence 자체가 빠르게 범용화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Model의 Commoditization이 곧 AI Labs의 경제적 가치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난 생각정리 410 (* AI Compute Monetization, Anthropic S-1, Figure AI)에서는 Anthropic의 Revenue / Compute Cost를 살펴봤고, 생각정리 419에서는 최종 고객의 AI 지출 대비 Economic Benefit을 추정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AI Labs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경제적 가치가 Computing Cost보다 충분히 크다면, Cloud의 비용상승을 흡수할 여력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오히려 AI 성능이 개선되고 Token 가격이 하락하면 이전에는 경제성이 없었던 업무까지 자동화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다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

Token ASP는 하락하지만 Usage가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전체 Intelligence Spending은 확대되는, 일종의 Jevons Paradox다.


a16z.news/p/charts-of-th

물론 이 과정에서 모든 Model Provider가 높은 Margin을 유지할 수는 없다.

따라서 AI Labs의 진정한 경쟁우위는 단순한 Model Weight보다 Frontier 연구개발 능력과 최종 고객의 Workflow를 장악하는 Distribution, 그리고 Switching Cost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Frontier AI Labs는 언제든 상대적으로 작은 모델을 개발하거나 최적화해 하위 시장으로 진입할 선택권을 갖는다.

현재는 한정된 연구인력과 Computing Resource를 Frontier 성능 향상에 우선 배분하고 있을 뿐이다.

반대로 저비용 Model 사업자가 최상위 Frontier에 진입하려면 상당한 Computing Capacity와 연구개발 자원이 필요하다.

Model 자체는 Commoditization되더라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Frontier를 개척하고 고객의 실제 업무에 연결할 수 있는 능력까지 쉽게 범용화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우위가 실제 가격결정력으로 이어지는지는 앞으로 계속 검증해야 할 부분이다.

3. Vertical Integration — 서로의 Margin을 가져오려는 경쟁


이러한 상황에서 Cloud와 AI Labs 모두 Vertical Integration을 확대하고 있다.

AI Labs는 자체 Chip과 Computing Infrastructure를 확보하려 하고, Cloud 사업자는 자체 AI Accelerator와 Model, Application 개발에 나서고 있다.

Anthropic은 2026년 8월 자체 AI Chip 설계팀을 구축한다고 확인했다.

Google 역시 TPU를 중심으로 Chip부터 Rack Architecture, Networking, Software Stack까지 통합하고 있다.

Amazon과 Microsoft도 자체 Accelerator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Cost Reduction이 아니다.

외부 사업자에게 지불하던 Margin을 내부화하고, 동시에 상대방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려는 전략이다.

AI Labs가 자체 Computing Capacity를 확보하면 Cloud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반대로 Cloud가 자체 Model과 Application을 확보하면 외부 AI Labs가 보유한 고객관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결국 양측 모두 Value Chain에서 더 많은 Economic Rent를 가져가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수직통합이 반드시 ROIC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AI Labs가 직접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 전력·건설·감가상각 위험까지 부담해야 하고, Cloud 역시 자체 Model 개발이 고객 확보로 이어지지 않으면 추가 비용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누가 더 많은 영역을 소유하느냐보다 누가 더 낮은 Total Cost로 높은 Customer Value를 제공하면서 이를 지속적인 현금흐름으로 전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해질 것이다.

아직은 확실한 승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볼 부분이 있다.

이러한 Hegemony 경쟁과 별개로, Cloud와 AI Labs 모두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공통의 문제가 존재한다.

바로 Energy Constraint다.


4. Energy to Intelligence — 결핍은 발명의 어머니


최근 아래의 인터뷰를 보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3W2ezZJQ7R8

Rao는 과거 Nervana Systems와 MosaicML을 설립했고, 현재는 차세대 AI Computing Architecture를 개발하는 팀 Unconventional AI을 이끌고 있다.

Unconventional AI는 2025년 12월 약 $475M의 Seed Funding을 유치했다.

출처: TechCrunch — Unconventional AI $475M Funding

Rao는 향후 AI 산업의 가장 중요한 병목이 Energy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뷰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표현은 다음과 같다.

“The conversion of energy to intelligence is hardware.”

전력을 Intelligence로 전환하는 것이 Hardware의 역할이라는 의미다.

그가 말하는 Hardware는 단순한 반도체 Chip에 국한되지 않는다.

Chip, System, Cloud, Network까지 Computing Stack 전체를 포함한다.

조금 더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Energy → Hardware Efficiency → Intelligence

그렇다면 향후 AI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단순히 더 많은 전력을 확보하는 것에서 나아가, 동일한 전력으로 얼마나 많은 Intelligence를 생산할 수 있는가로 이동할 수 있다.

이는 전력공급이 제한될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Rao는 인터뷰에서 연간 수십 GW의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을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무리 많은 자본이 있더라도 발전설비와 송전망,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을 단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IEA의 Energy and AI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2030년까지 약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Computing Capacity에 대한 수요가 전력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면, 산업은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동일한 전력으로 더 많은 연산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Efficiency Innovation의 경제적 가치가 급격히 높아진다.

Rao는 과거처럼 Transistor 미세화만으로 높은 효율개선을 얻기 어려워졌으며, 앞으로는 Computing Architecture와 Model Optimization에서 더욱 큰 개선의 여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산 Precision을 FP32에서 FP16, FP8, FP4 등으로 낮추거나, 불필요한 데이터 이동을 줄이는 것도 이러한 효율화의 일환이다.

단, 낮은 Precision이 항상 동일한 모델 정확도와 실제 시스템 효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방향은 분명해 보인다.

AI 산업의 경쟁이 단순한 FLOPS에서 Performance per Watt, 나아가 유효 Intelligence per Watt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전력이 부족할수록 동일한 전력으로 더 많은 유효 Token을 생성하는 기술의 경제적 가치는 높아진다.

그리고 효율 개선이 Cost per Intelligence를 낮추면, 이전에는 경제성이 없었던 새로운 수요가 다시 열릴 수 있다.

효율화가 오히려 전체 Computing Consumption을 증가시키는 구조다.

결핍이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그 기술혁신이 다시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5. Follow the Efficiency — 추가적인 이익은 Hardware Supply Chain으로 귀속될 수 있다


여기에서 최근 정리했던 반도체 Supply Chain을 다시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

지난 생각정리 416 (* CY 3Q26 Review: Memory, Packaging, Optical Interconnect & Test)에서는 Memory에서 시작된 초과이익이 다른 반도체 공급망으로 확산되는 흐름을 살펴봤다.

당시에는 기업들의 실적과 공급제약을 중심으로 접근했다.

그런데 Rao의 인터뷰를 듣고 보니 이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의 공급병목은 단순히 생산능력이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전력과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경쟁의 결과이기도 하다.


Advanced Packaging은 Chip 간 데이터 이동거리와 대역폭 문제를 해결한다.

HBM과 Memory Architecture는 GPU가 실제 연산능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Optical Interconnect는 대규모 GPU Cluster의 네트워크 전력소비와 통신 병목을 낮춘다.

Test & Inspection은 더욱 복잡해진 반도체 시스템의 수율과 신뢰성을 확보해 유효 생산능력을 높인다.

관련 기술과 공급망의 세부 내용은 기존 글에서 이미 충분히 다뤘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하나다.

이러한 기술들은 서로 다른 영역에 속해 있지만, 결국 한정된 Computing Resource의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다.

전력과 Computing Capacity가 풍부하다면 일부 효율화 기술의 경제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하지만 수요가 공급을 계속해서 초과하는 상황에서는 작은 효율 개선도 상당한 추가 매출과 비용절감으로 연결될 수 있다.

가령 동일한 전력으로 Token Throughput을 30% 높이는 기술이 있다면, 전력이 제한된 데이터센터에서는 이론적으로 그만큼의 추가 Computing Capacity를 확보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물론 실제 수익성은 Token ASP, 추가 설비비용과 가동률 등에 따라 달라진다.

그럼에도 이러한 Efficiency Premium이 커질수록 이를 구현하는 핵심 부품과 장비에 대한 투자유인은 높아질 것이다.

결국 추가적인 Value Creation과 Economic Rent가 Cloud·AI Labs에서 그 아래 Hardware Supply Chain으로 이동하거나, 그곳에서 새롭게 창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이러한 기술은 단순한 공급량 확대가 아니라 시스템의 물리적인 성능 한계를 개선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물론 관련 소재·장비사 모두가 동일한 초과이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실제 Margin의 크기는 기술적 진입장벽, 고객의 대체 가능성, 경쟁사의 Capacity 확장속도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향후 AI Computing의 중심이 단순한 연산량 확대에서 Energy Efficiency와 System-level Optimization으로 이동한다면, 이들 Hardware Supply Chain의 전략적 중요성은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정리하며 — 누가 가장 희소한 자원을 통제하는가


최근 시장은 Cloud 사업자들의 CAPEX 확대와 FCF 악화, 그리고 AI Labs의 Model Commoditization에 따른 수익성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각각 충분히 합리적인 우려다.

하지만 이를 AI Value Chain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조금 다른 그림이 보인다.

Cloud는 공급부족으로 높은 협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과 AI Labs의 Computing 내재화로 장기적인 Pricing Power가 약화될 수 있다.

AI Labs 역시 Model Commoditization에 직면해 있지만, Intelligence 가격하락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내 계산이 맞다면, AI Labs 회사들은 고객들에게 상당한 value creation을 제공하고 있기에 token 가격을 올려받을 buffer가 여전히 상당히 크다

그리고 이 수요가 물리적인 공급능력을 계속해서 초과한다면, 산업은 한정된 Energy와 Computing Resource를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Advanced Packaging, Memory, Optical Interconnect, Test & Inspection 등 Hardware Supply Chain이 새로운 Value Creation의 중심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최근 AI CAPEX와 FCF 우려를 단순한 재무지표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개별 Cloud나 AI Labs의 Margin이 압박받더라도, AI 산업 전체의 Economic Value와 Computing Consumption은 계속 확대될 수 있다.

그리고 초과이익은 그 과정에서 가장 희소한 기술과 생산능력을 보유한 계층으로 재배분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누가 더 많은 GPU를 보유하고 있는지, 누가 더 뛰어난 Model을 개발했는지만 볼 것이 아니다.

누가 더 낮은 Energy와 Computing Cost로 높은 Economic Value를 만들어내며, 그 효율 개선의 과실을 지속적으로 Capture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이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물론 Efficiency Innovation이 언제나 Hardware 수요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효율 개선에 따른 비용절감보다 실제 사용량 증가가 작거나, 대체 기술과 신규 Capacity가 빠르게 공급된다면 기존 사업자의 초과이익은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

따라서 기술적 중요성 자체보다 실제 Adoption, Pricing Power, Capacity Constraint와 Incremental ROIC를 함께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의 AI 산업을 바라보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분명하다.

Intelligence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공급할 물리적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리고 자원이 부족할수록 이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는 기술혁신의 가치는 높아진다.

결핍은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지금의 Energy와 Compute Scarcity가 오히려 다음 세대 AI Hardware의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결국 AI 산업의 Hegemony 경쟁은 단순한 Cloud vs AI Labs의 싸움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Energy를 Intelligence로 전환하는 전체 Value Chain에서 누가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희소성을 확보하느냐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Follow the Constraint.

Follow the Value.

Follow the Scarcity & Efficiency.


=끝

생각정리 419 (* From Silicon to Intelligence, Follow the Value)


지난 생각정리 417 (* AI CAPEX, Follow the Constraint)에서는 AI Value Chain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봤다.

당시 출발점은 최종 고객의 AI 수요였다.

Enterprise / Consumer
→ AI Lab
→ Cloud
→ GPU / ASIC
→ Memory / Packaging / Substrate / Optical / Test

최종 고객의 AI 수요가 실제로 존재하고, AI Lab이 이를 매출로 전환하고, Cloud가 높은 Computing Cost를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다면 결국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가를 추적했다.

결론은 Physical Infrastructure였다.

특히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Memory, Packaging, Optical, Test와 같은 영역일수록 초과이익이 더 오래 남을 수 있다고 봤다.

그런데 이번에는 같은 Value Chain을 반대 방향에서 한번 올라가 보고 싶었다.

최근 All-In Podcast에서 꽤 흥미로운 장표 하나를 봤다.

https://www.youtube.com/watch?v=p1Dy4e4ff0s

NVIDIA가 GPU를 만들기 위해 사용한 $1의 제조원가가 GPU 판매를 거쳐 Compute가 되고, Compute가 Intelligence가 되고, 마지막에는 고객의 생산성 가치로 바뀌면서 얼마까지 커질 수 있는가를 표현한 자료였다.

지난 글이

Customer → AI Lab → Cloud → Physical Infrastructure

라는 Top-down 구조였다면,

이번 글은

Silicon → GPU → Compute → Intelligence → Customer Value

라는 Bottom-up 구조다.

결국 확인하고 싶은 것은 같다.

AI Value Chain의 각 단계가 그 아래 단계의 높은 비용을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가.

그리고 이 질문을 풀기 위해서는 예전에 작성했던 생각정리 358 (* The Price of Compute)의 Cloud 수익성 추정부터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왜냐하면 GPU에서 AI Lab으로 올라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중간 Layer가 바로 Cloud이기 때문이다.


1. 생각정리 358에서 무엇을 추정했고,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가


생각정리 358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하나였다.

Cloud 사업자가 1GW의 Productive Compute를 통해 얼마나 많은 매출과 이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당시에는 AI Cloud 프로젝트 단위의 직접적인 수익성 자료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여러 간접지표를 조합할 수밖에 없었다.

대략 다음과 같은 구조였다.

https://uiyeonassociation.blogspot.com/2026/09/358-price-of-compute.html


당시에는 AWS와 Google Cloud의 전사 Cloud 영업이익률을 AI Data Center의 수익성 Proxy로 사용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었다.

AWS와 GCP에는 일반 Compute, Database, Storage, Networking, Software Service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즉 전사 Cloud Margin이 35~40%라고 해서 순수 AI GPU Data Center의 Margin도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때는 더 나은 자료가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Oracle Investor Day에서 실제 AI Infrastructure 프로젝트의 경제성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Oracle이 제시한 대표적인 1GW 프로젝트는 대략

CAPEX 약 $37B
5년 계약가치 약 $80B
Full Ramp Revenue 약 $16B/year
Operating Margin 약 30%대 중반

수준이었다.

이 숫자를 생각정리 358의 기존 추정과 비교해보면 꽤 재미있다.

당시 AWS와 GCP Margin을 Proxy로 사용해 35~40% 정도를 추정했는데, Oracle의 실제 프로젝트 수익성 역시 약 30%대 중반으로 제시됐다.

즉 당시 수익성의 방향 자체는 크게 틀리지 않았다.

다만 과거에는 전사 Cloud Margin에서 역산했고, 지금은 실제 AI Infrastructure 계약을 기준으로 Project Economics를 볼 수 있게 됐다.

해석


생각정리 358의 가장 큰 오류는 Cloud Margin을 지나치게 높게 본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수익성의 근거가 간접적이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지금은 Oracle의 실제 계약을 통해 AI Cloud 프로젝트도 충분히 30%대의 Operating Margin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좀 더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Bottom-up Value Chain에서는 Cloud Layer의 Base Case를 35~40% Operating Margin 정도로 잡는 것이 이전보다 훨씬 근거가 탄탄해졌다.

그리고 이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다음 단계 때문이다.

Cloud가 충분한 수익성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비싼 GPU와 Memory를 구매할 경제적 유인이 생긴다.


2. 달라진 것은 Margin보다 CAPEX의 정의다


오히려 지금 다시 생각정리 358을 돌아보며 더 많이 수정해야 할 부분은 CAPEX 쪽이었다.

당시에는 Jensen Huang의 AI Factory 관련 발언과 JPMorgan의 1GW당 투자비 추정을 조합해

$40~60B / GW

정도를 All-in CAPEX 범위로 사용했다.

그런데 Oracle이 공개한 대표 프로젝트는 약 $37B였다.

그렇다면 과거 추정이 틀린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문제는 모든 1GW가 같은 1GW가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계산에는 GPU와 Server만 포함되고,

어떤 계산에는

**GPU

  • CPU

  • Memory

  • Networking

  • Storage

  • Cooling

  • Power Distribution

  • Building

  • Land**

전체가 포함된다.

그리고 여기에 고객이 GPU를 직접 제공하는 BYOH 구조까지 들어가면 Cloud 사업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자본은 크게 줄어든다.

즉 같은 1GW라고 하더라도 누가 Hardware를 보유하고, 누가 Financing을 부담하는지에 따라 Cloud 사업자의 실제 Invested Capital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해석

이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

앞으로 AI Cloud를 비교할 때 단순히

CAPEX / GW

만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더 중요한 것은

Cloud Invested Capital / Productive GW

다.

예를 들어 둘 다 연간 $16B의 Revenue를 만드는 1GW라고 하더라도,

한 사업자는 전체 $37B를 직접 투자하고,

다른 사업자는 고객이 GPU를 제공해 $10~15B만 부담한다면,

두 사업자의 Equity Return은 완전히 달라진다.

즉 Cloud 사업자의 경쟁력은 단순히 Data Center를 얼마나 많이 짓는가가 아니라,

동일한 Revenue를 얼마나 적은 자기자본으로 만들어내는가

까지 확장해서 봐야 한다.

이 점을 이해하면 Oracle이 왜 Investor Day에서 BYOH, Vendor Financing, Customer Prepayment를 그렇게 강조했는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리고 이 Financing Structure를 이해해야 다음 질문,

GPU를 비싸게 사도 Cloud 사업자가 정말 돈을 벌 수 있는가

에 답할 수 있다.


3. 생각정리 358의 $30B/GW 전망도 조금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생각정리 358에서는 2030년 Base Case로

Cloud Revenue 약 $30B/GW

를 추정했다.

당시의 논리는 대략 다음과 같았다.

Hardware throughput ↑
→ Token cost ↓
→ Usage ↑
→ Utilization ↑
→ Revenue / Productive GW ↑

즉 차세대 GPU가 동일한 전력에서 더 많은 Token을 처리하고, Agentic AI가 더 많은 Computing을 소비하며, 가동률까지 상승하면 1GW가 만들어내는 Revenue 자체도 증가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 가설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https://data.ornn.com/methodology?utm_source=chatgpt.com


다만 Oracle Investor Day를 보고 나니 Revenue/GW가 상승하는 경로를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 같다.

Hardware Cost 상승 자체가 Revenue/GW를 끌어올릴 수 있다.

Oracle은 AI Infrastructure 계약의 상당 부분에서 Hardware Cost가 올라가면 계약가격도 함께 올라가는 Cost + Margin 성격을 설명했다.

실제로 Full Ramp Revenue/GW가 과거 약 $10B 수준에서 최근 약 $16B 수준까지 올라온 배경에는 Memory를 포함한 Hardware Cost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이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GPU / Memory / Networking Cost ↑
→ Cloud Cost ↑
→ Contract Price ↑
→ Revenue/GW ↑
→ Margin % 유지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하나 생긴다.

Revenue/GW가 증가한다고 해서 Cloud 사업자의 절대적인 경제성이 동일한 속도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매출은 증가하지만 비용도 동시에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석

그래서 이제는 생각정리 358에서 중요하게 봤던 Revenue/GW보다 EBIT/GW와 EBIT/Invested Capital을 더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Revenue/GW는 Productive Compute의 시장가격을 보여준다.

하지만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그 Revenue가 얼마의 투자자본으로 만들어졌고, 그중 얼마가 이익으로 남는가

다.

즉

Revenue/GW
→ Margin
→ EBIT/GW
→ Capital Turnover
→ ROIC

순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이 구조를 기준으로 보면 생각정리 358의 방향은 유지되지만, 분석단위는 한 단계 더 정교해진 셈이다.


4. 그렇다면 지금 Cloud의 합리적인 수익성은 어느 정도일까


이제 Cloud 수익성을 다시 한번 정리해볼 수 있다.

현재 확인 가능한 기준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Oracle이다.

1GW 프로젝트에서 연간 약 $16B Revenue와 30%대 중반의 Operating Margin을 제시했다.

둘째, SpaceXAI다.

SpaceX S-1에 따르면 Anthropic에 약 325K개의 NVIDIA GPU 규모의 Compute를 제공하고 정상화 기준 월 약 $1.25B, 연환산 약 $15B의 Compute Revenue를 받는다.

셋째, 기존 Hyperscaler의 Cloud Margin이다.

AWS와 Google Cloud 역시 전체 Cloud 기준으로 이미 30%대 후반의 Operating Margin을 기록하고 있다.

이 세 숫자를 함께 놓으면 현재 AI Cloud 프로젝트의 Base Margin을 굳이 50~60%까지 높게 잡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정도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Base Case의 35~40%는 Oracle 프로젝트와 Hyperscaler의 실제 Cloud Margin을 동시에 감안한 범위다.

해석

Cloud 사업의 높은 Margin이 유지되는 조건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높은 가동률

  • Hardware Cost의 가격전가

  • 장기계약

  • 효율적인 Financing**

이다.


반대로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무너지면 수익성은 빠르게 낮아질 수 있다.

특히 GPU 가격이 높아지는 것 자체는 Cloud에 반드시 나쁜 것이 아니다.

그 가격 상승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고, 장기계약을 통해 높은 가동률을 확보할 수 있다면 Cloud는 절대이익을 유지할 수 있다.

이 지점이 다음 단계인 NVIDIA의 Pricing Power와 직접 연결된다.

Cloud가 GPU 가격 상승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NVIDIA가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이제 정말 아래쪽에서부터 올라가 보자.


5. NVIDIA — 제조원가 $1이 GPU Revenue $4가 된다


Bottom-up의 출발점은 NVIDIA다.

NVIDIA FY27 2Q Gross Margin은 약 75%였다.

이를 단순화하면

COGS $1
→ Revenue $4
→ Gross Profit $3

정도의 구조다.

물론 NVIDIA 회사 전체 Gross Margin을 개별 GPU 하나의 제조원가 구조와 동일하게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Value Chain의 첫 번째 단계에서 얼마의 Value Capture가 발생하는지를 이해하는 데는 충분히 유용하다.

SpaceXAI가 사용하는 NVIDIA GPU 약 325K개의 평균 ASP를 $40K 정도로 가정하면 GPU Hardware Value는 약 $13B다.

Jensen Huang — Blackwell GPU $30K~40K 언급 정리

Epoch AI — Blackwell / GB200 pricing methodology

NVIDIA — GB200 NVL72 official configuration


여기에 25%의 Cost Ratio를 단순 적용하면 NVIDIA의 제조원가는 약 $3.25B가 된다.

즉 첫 단계는 대략 아래와 같은 수치가 나온다.

$3.25B Manufacturing Cost
→ $13B GPU Revenue

해석


여기서 중요한 것은 NVIDIA가 $3.25B의 제조원가를 들여 $13B의 Revenue를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 구매자인 Cloud가 $13B라는 높은 Hardware Price를 감당할 수 있는가다.

NVIDIA의 높은 Margin이 유지되려면 구매자 역시 그 Hardware를 통해 충분한 Return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Cloud가 가격인하를 요구하거나 CAPEX를 줄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NVIDIA의 Pricing Power를 판단하려면 GPU에서 분석을 끝내면 안 된다.

GPU가 Cloud 안에서 얼마의 Revenue를 만드는지를 봐야 한다.


6. GPU/Incremental Capital Payback과 All-in Asset Payback



GPU $13B는 Cloud에서 연 $15B의 Compute Revenue를 만든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생각보다 상당히 크다.

NVIDIA로부터 약 $13B의 GPU를 구매했다고 해서 Cloud가 $13B를 단순히 소비한 것이 아니다.

SpaceX가 SEC에 공개한 Anthropic 계약을 보면 약 325K개의 NVIDIA GPU를 포함한 Compute Capacity에 대해 월 $1.25B, 정상화 기준 연간 약 $15B의 매출을 받는다. 계약은 2029년 5월까지 설정되어 있다. 물론 초기 3개월 이후에는 90일 사전통지에 따른 해지조항이 있기 때문에 $15B × 계약연수를 모두 확정 Backlog처럼 볼 수는 없다.

SpaceX S-1 — Anthropic Compute Services Agreement

앞서 추정한 GPU Hardware Value 약 $13B만 놓고 단순 계산하면,

$13B GPU Purchase
÷ $15B Annual Compute Revenue
= 약 0.87년

이다.

물론 이것은 GPU 가격만을 분모로 사용한 Revenue Payback이기 때문에 실제 투자회수기간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Cloud 사업자는 GPU 외에도 CPU, HBM, Storage, Networking, Cooling, Power Infrastructure와 Data Center에 상당한 자본을 추가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최근 SpaceX가 이보다 훨씬 직접적인 숫자를 공개했다.

2026년 10월 26일 SpaceX는 Apollo와 약 $40B 규모의 차세대 NVIDIA Vera Rubin GPU 및 관련 장비 Finance Lease 계약을 발표하면서 CFO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less than one year payback periods on our SI infrastructure investments.”

즉 SpaceX 내부 계산상 Super Intelligence Infrastructure 투자에서 1년 미만의 Payback이 관찰되고 있다는 것이다.

SpaceX — $40B GPU Financing Announcement, 2026.10.26

다만 여기서 조심할 부분이 있다.

SpaceX가 말하는 Payback이 GPU Purchase Cost 기준인지, Incremental Cash Investment 기준인지, Contribution Profit 기준인지 정확한 산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를 전체 Data Center의 Accounting EBIT Payback이 1년 미만이라는 의미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Oracle Investor Day가 All-in Project Economics를 이해하는 데 더 좋은 기준점을 제공한다.

Oracle이 제시한 대표적인 1GW AI Infrastructure 프로젝트는 대략

$37B CAPEX
→ $16B Annual Revenue
→ 약 35% Gross Margin
→ 약 34% Project Operating Margin

구조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연간 Operating Profit은 약 $5.4B다.

따라서

$37B ÷ $5.4B
= 약 6.8년

정도의 All-in EBIT Payback이 나온다.

Oracle Investor Day 2026 — 1GW Project Economics

이 숫자가 SpaceX의 1년 미만 Payback과 크게 달라 보이지만, 사실 두 숫자는 서로 모순된다고 보기 어렵다.

Oracle은 Data Center와 Hardware 전체에 들어가는 경제적 총투자비를 기준으로 보는 반면, SpaceX는 Finance Lease를 통해 GPU 투자자본 자체를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Oracle도 비슷한 구조를 설명했다.

1GW 프로젝트에서 약 $37B의 경제적 CAPEX가 필요하더라도 70% 수준의 Vendor Financing을 사용하면 초기 2년간 실제 자본투입은 약 $18B, 고객이 Hardware를 직접 제공하는 BYOH 구조에서는 $6B 이하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Asset Payback
≠ Cash Payback
≠ Equity Payback

이다.

Cloud 사업에서 실제 주주수익률을 결정하는 것은 데이터센터 전체 가격만이 아니라, 그 자산을 누가 소유하고 누구의 자본으로 먼저 구축하는가까지 포함한다.

이 점은 Oracle의 실제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Oracle은 FY26 대규모 AI 계약 중 GPU를 고객이 직접 구매하거나 선수금을 제공한 계약의 Hardware 부분이 이미 $75B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고객의 장기 Compute 수요가 데이터센터 구축자본의 상당 부분을 미리 조달해주는 셈이다.

Oracle FY2026 Results — Customer-funded / Customer-supplied GPU Contracts

그래서 이전에 추정했던 SpaceXAI의 Economics도 조금 더 보수적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약 $30B의 All-in Invested Capital,

연간 $15B의 Compute Revenue,

약 38%의 Operating Margin을 Base Case로 적용하면,

연간 Operating Profit은 약 $5.7B가 된다.

$30B ÷ $5.7B
= 약 5.3년

이다.

즉 GPU Hardware만 보면 1년 안팎의 Revenue Payback이 가능하지만, Data Center 전체의 감가상각과 인프라 투자를 포함하면 약 5~7년 정도의 EBIT Payback이 현재로서는 더 합리적인 Base Case로 보인다.

그리고 최근 Big Tech의 실제 숫자들도 이 범위가 아주 비현실적인 가정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Amazon의 3Q26 AWS는 분기매출 $46.0B, 영업이익 $17.8B, Operating Margin **38.7%**를 기록했다. Andy Jassy는 AWS Infrastructure 투자가 “working”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2027년과 2028년에도 AWS Revenue Growth가 4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Amazon 3Q26 Results

물론 AWS의 38.7%에는 Database, Storage, Software 등 고마진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순수 AI GPU Rental Margin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Cloud 전체가 대규모 Infrastructure CAPEX를 흡수하면서도 30%대 후반의 Operating Margin을 실제로 유지할 수 있다는 중요한 기준점이다.

Microsoft도 FY27 1Q에 $45.2B의 CAPEX를 집행했고 그중 약 75%가 GPU·CPU·Memory·Storage 등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은 자산이었다.

그런데도 경영진은

“Customer demand continues to exceed available supply.”

라고 설명했고, 인프라 효율이 개선되면서 “each dollar of capex”가 장기적으로 더 많은 Revenue와 Return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Microsoft FY27 Q1 Earnings Call

실제로 Microsoft는 한 분기에 24개의 Data Center를 추가했고, GB300의 Dock-to-Live 시간을 전분기 대비 약 20% 줄였으며, 기존 Infrastructure에서도 Copilot Workload Throughput을 50% 이상 높였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하다.

Cloud의 투자수익률 개선은 단순히 GPU 가격이 내려가야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GPU Utilization 상승

  • Deployment Time 단축

  • Software Optimization

  • Higher Throughput

  • Long-term Contracts**

을 통해 동일한 Hardware에서도 더 많은 Revenue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Oracle 역시 2026년 9월 실적에서 AI Cloud Training 및 Inferencing Demand가 Supply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 분기에 850MW의 추가 데이터센터 Capacity를 공급하고, 직전 분기 이후 300K개 이상의 GPU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Oracle FY27 Q1 Results

결국 여러 사업자의 숫자를 같이 놓으면 조금 더 선명한 그림이 나온다.

SpaceX
→ GPU 중심 투자에서는 내부적으로 1년 미만 Payback 주장

Oracle
→ All-in 1GW Project 기준 약 6~7년 EBIT Payback

AWS
→ 실제 Cloud Operating Margin 38.7%

Microsoft
→ Demand > Supply 상태에서 CAPEX 효율과 Throughput 지속 개선

즉 AI Cloud 투자회수기간을 하나의 숫자로 표현하기보다,

GPU-only / Incremental Capital: 약 1~3년
All-in Data Center EBIT Payback: 약 5~7년
Equity Payback: Financing Structure에 따라 그보다 짧아질 수 있음

정도로 구분하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해석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것은 꽤 크다.

NVIDIA로부터 약 $13B의 GPU를 구매했다고 해서 Cloud가 $13B를 단순 소비한 것이 아니다.

Hardware는 일회성으로 구매하지만, 해당 GPU가 Data Center와 결합되어 높은 가동률을 확보하면 수년에 걸쳐 반복적인 Compute Revenue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최근 SpaceX, Oracle, Microsoft, Amazon의 실제 발언과 실적을 보면 Cloud 사업자들은 적어도 현재까지 높은 초기 CAPEX를 감당할 만한 Revenue Growth와 Return을 실제로 확인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NVIDIA의 높은 GPU ASP 역시 고립해서 볼 필요가 없다.

Cloud가 그 Hardware를 이용해 충분한 Return을 창출할 수 있는 동안에는 NVIDIA의 높은 가격을 받아들일 경제적 여력이 존재한다.

Cloud Economics가 NVIDIA Economics를 지지하고, NVIDIA의 Hardware가 다시 Cloud Revenue를 만들어낸다.

여기까지가 Physical Infrastructure와 Cloud 사이에서 발생하는 첫 번째 Feedback Loop다.

그런데 이 구조가 지속되려면 마지막 조건이 하나 남는다.

Cloud보다 한 단계 위의 고객인 AI Lab이 결국 이 높은 Compute 가격을 계속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다음으로 봐야 할 숫자가 Anthropic의 Revenue / Compute = 2.08x다.



7. Compute $1은 Anthropic에서 Revenue $2.08이 된다


이제 AI Lab으로 올라가 보자.

Anthropic S-1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본 숫자다.


https://x.com/wallstengine/status/2114721711002358269?s=20

Compute에 $1을 사용해 약 $2.08의 Revenue를 만들어낸 셈이다.

물론 이 숫자를 Gross Margin으로 보면 안 된다.

Compute Expense에는 Training, Inference, R&D, Internal Use 등이 섞여 있다.

그럼에도 AI Lab이 구매한 Computing Capacity를 얼마나 많은 Revenue로 바꾸고 있는가를 보는 지표로는 꽤 유용하다.

SpaceXAI의 연간 Compute Revenue $15B를 Anthropic의 Compute Cost라고 가정하고 동일한 수익화 배율을 적용하면,

$15B × 2.08
≈ $31B AI Revenue

가 된다.

해석


이 숫자는 Cloud Layer의 수익성이 왜 유지될 수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Anthropic 입장에서 $15B의 Compute를 구매해 약 $31B의 Revenue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Compute 가격이 높더라도 경제적으로 구매할 이유가 존재한다.

즉 Cloud의 $15B Revenue는 AI Lab에게 단순한 비용이 아니다.

더 큰 Revenue를 생산하기 위한 Input Cost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AI Infrastructure를 일반적인 Commodity Cost처럼 보면 안 되기 때문이다.

철광석이나 전기료가 올라가는 것처럼 단순히 마진을 깎는 Cost가 아니라,

Compute 자체가 Revenue Generation Capacity에 가까울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 질문이 남는다.

Anthropic 고객들은 왜 $31B의 AI Service를 구매하는가.

AI Lab이 돈을 벌 수 있으려면 최종 고객도 결국 그보다 더 큰 가치를 얻어야 한다.


8. Intelligence $1은 고객에게 얼마의 Economic Value를 만들어낼까


Value Chain의 마지막 단계는 최종 고객이다.

All-In Podcast의 원본 장표에서는 AI 지출액의 2~10배를 고객의 Economic Value로 가정했다.

상단 10배는 꽤 공격적인 가정으로 보였다.

그래서 기업 생산성 연구를 참고해 조금 더 보수적인 Bottom-up 모델을 만들어봤다.

예를 들어 100명의 Knowledge Worker가 있는 기업을 가정하자.

Fully Loaded Labor Cost가 시간당 $60,

연간 근로시간이 2,000시간이면,

총 Labor Cost는 $12M이다.

AI를 활용해 Gross Productivity가 12% 개선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12%가 모두 경제적 가치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절약한 시간이 단순 여유시간으로 남을 수도 있고,

직원 수를 줄이지 않을 수도 있으며,

추가 생산량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Economic Realization을 50%로 잡았다.

그러면 실제 Economic Benefit은 인건비의 약 6%다.

$12M × 6%

= $720K

한편 직원 100명이 매월 $200의 AI Service를 사용한다면 연간 AI 비용은 $240K다.

따라서

$240K AI Spend
→ $720K Gross Economic Benefit

즉 약 3배다.

AI 비용을 제외한 Net Benefit은 $480K이고, AI Spend 대비 Net ROI는 약 200%다.

해석


이 지점이 사실 전체 Value Chain에서 가장 중요하다.

최종 고객이 $1을 지출해서 $3의 가치를 얻는다면 AI 서비스를 더 많이 사용할 이유가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Anthropic은 높은 Compute Cost를 감당할 수 있고,

Anthropic이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Cloud는 높은 Compute Price를 받을 수 있으며,

Cloud가 높은 Revenue와 Margin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NVIDIA와 Memory 사업자의 높은 Hardware Price를 받아들일 수 있다.

즉 Value Chain의 가장 아래쪽 Hardware Pricing Power를 정당화하는 최종 원인은 결국 위쪽의 Customer ROI다.

Customer ROI
→ AI Lab Willingness to Pay
→ Cloud Pricing Power
→ Hardware Pricing Power

순서다.

이것이 지난 생각정리 417에서 Top-down으로 봤던 구조와 정확히 연결된다.

(*지식노동자를 빠르게 대체하고있는 AI..)

AI 확산으로 인해 가속화되는 OPEX -> CAPEX로의 비용 전환


22만명 정규직중 6만명 1/4 이상을 한방에 해고통보해버리는 Microsoft


9월 고용지표 : 전 산업 고용 +16.2만 명 vs 정보 산업 -2.3만 명 (유일한 급락):


https://www.bls.gov/opub/ted/2026/payroll-employment-rose-162000-in-august-2026.htm?utm_source=chatgpt.com


금융투자업 종사자로서 AI기능 확산에 따라 업계 내 인력 구조조정 소식을 실로 매일 체감하는 1인..


현재 컴퓨터 에이전트의 시간당 비용은 대략 6∼8달러로 추정된다. 해외 아웃소싱 백오피스 인력은 약 10달러, 미국 내 백오피스 인력은 30∼45달러 수준이다. a16z.com


(*아래는 ai가 생산성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례들..)

FT는 이번 주 제 AI 생산성 차트를 인용했습니다. EPB Research


https://x.com/jburnmurdoch/status/2116909316556877975
FT

https://x.com/jburnmurdoch/status/2116909316556877975
FT


https://x.com/GavinSBaker/status/2116973459519709591




9. 전체 Chain을 다시 연결해 보면


이제 모든 Layer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

Base Case는 대략 다음과 같다.



이를 NVIDIA 제조원가 $1 기준으로 Normalize하면,

$1 Manufacturing Cost
→ $4 GPU Revenue
→ 약 $4.6 Annual Compute Revenue
→ 약 $9.6 Annual AI Revenue
→ 약 $29 Annual Customer Economic Benefit

정도가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1이 1년 만에 $29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NVIDIA COGS와 GPU Revenue는 Hardware 판매시점의 Transaction이고,

Cloud Revenue, AI Lab Revenue, Customer Value는 이후 매년 발생할 수 있는 Flow다.

따라서 하나의 IRR 계산으로 합칠 수 없다.

해석


여기서 보고 싶은 것은 배율 자체보다 Value Conversion이다.

Silicon과 Packaging으로 만들어진 Hardware가

Compute Capacity가 되고,

Compute가 Intelligence Service가 되고,

Intelligence가 인간의 노동과 기업 생산성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면서

더 큰 Economic Utility로 변환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각 Layer는 그 아래 Layer의 비용보다 더 큰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래야 Chain이 유지된다.

즉 현재 AI Value Chain이 지속될 수 있는 핵심 조건은

Value Created at Layer N+1 > Cost Paid to Layer N

이라는 아주 단순한 관계다.


10. Value Creation과 Value Capture는 다르다


여기에서 한 가지 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가장 많은 Value를 만들어내는 Layer와 가장 높은 Margin을 가져가는 Layer는 반드시 동일하지 않다.

최종 고객은 가장 큰 Economic Value를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전부를 Anthropic에 지불하지 않는다.

Anthropic은 고객이 만들어낸 Value 중 일부를 AI Service Revenue로 가져간다.

Cloud는 다시 Anthropic Revenue 일부를 Compute Fee로 가져간다.

NVIDIA는 Cloud가 앞으로 수년간 만들어낼 Compute Revenue의 일부를 Hardware 판매시점에 앞당겨 가져간다.

Memory, Networking, Power, Cooling, Packaging 사업자들도 다시 그 아래에서 일부를 가져간다.

따라서 AI Value Chain은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Value는 위로 갈수록 커지고,
Cash는 그 Value를 근거로 아래로 다시 배분된다.

해석


이 구조를 이해하면 왜 Physical Infrastructure의 일부 기업이 상당한 초과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지도 설명된다.

최종 고객에게서 충분한 Value가 만들어지고 있는 동안에는 Value Chain 중간의 가격상승을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가장 공급이 제한된 Layer가 가장 높은 Scarcity Rent를 가져간다.

현재는 GPU, HBM, Advanced Packaging, Power, Optical 등이 그 후보에 해당한다.

그래서 결국 AI 투자에서는

누가 가장 많은 Value를 창출하는가

와

누가 그 Value 중 가장 많은 부분을 Capture할 수 있는가

를 따로 봐야 한다.


11. 생각정리 417과 이번 글은 결국 같은 이야기를 반대편에서 보고 있다


지난 생각정리 417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왔다.

Final Demand
→ AI Lab
→ Cloud
→ Physical Infrastructure

최종 고객수요가 충분히 강하고,

AI Lab이 그 수요를 Revenue로 전환하고,

Cloud가 Cost + Margin 구조로 높은 Computing Cost를 전가할 수 있다면,

결국 돈은 Physical Infrastructure까지 내려간다는 이야기였다.

이번에는 반대로 아래에서 올라왔다.

Physical Infrastructure
→ Cloud
→ AI Lab
→ Final Customer

GPU가 Compute를 만들고,

Compute가 Intelligence를 만들고,

Intelligence가 고객의 실제 노동과 생산성에 적용돼 더 큰 Economic Value를 만든다.

해석


두 방향을 함께 보면 AI CAPEX Cycle의 구조가 좀 더 선명해진다.

Top-down으로 보면

Customer Demand가 Hardware CAPEX를 정당화한다.

Bottom-up으로 보면

Hardware가 충분한 Economic Utility를 만들기 때문에 Customer가 비용을 지불한다.

결국 하나의 Feedback Loop다.

Higher Customer Value
→ More AI Spending
→ More AI Lab Revenue
→ More Compute Demand
→ Higher Cloud Utilization
→ More GPU / Memory CAPEX
→ Lower Cost per Intelligence
→ More AI Usage
→ Higher Customer Value

현재 AI Cycle의 강도가 높은 이유는 이 Loop의 여러 지점이 동시에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Customer Usage는 증가하고,

Anthropic의 Revenue / Compute는 개선되고,

Cloud의 Utilization은 높아지며,

GPU와 Memory 공급은 여전히 제약돼 있다.

그래서 단순히 한 Layer의 CAPEX만 보고 Cycle의 고점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다.


12. 그렇다면 무엇이 이 Loop를 깨뜨릴 수 있을까


여기까지 오면 반대로 이 Thesis를 깨뜨리는 조건도 비교적 명확해진다.

첫째는 Customer ROI다.

AI에 $1을 지출해 $1 이하의 Value밖에 얻지 못하기 시작하면 가장 위의 Demand가 약해진다.

그러면 AI Lab의 Growth가 둔화되고 Compute Demand 역시 줄어든다.

둘째는 AI Lab Revenue / Compute다.

현재 Anthropic의 2.08배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높은 Compute Price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낮아진다.

셋째는 Cloud Margin과 Utilization이다.

Oracle이 제시한 30%대 중반 Project Margin이 10~20%대로 하락한다면 신규 Capacity에 대한 투자유인은 크게 떨어진다.

넷째는 GPU Economic Life다.

차세대 GPU의 성능향상이 너무 빨라 기존 Fleet의 경제적 수명이 2~3년 이하로 줄어들면 Cloud 사업자의 실질 Return은 빠르게 악화된다.

다섯째는 Supply Response다.

현재 높은 Return은 결국 신규자본을 끌어들인다.

GPU, HBM, Power, Networking, Data Center 공급이 수요보다 빨리 늘어나는 순간 Scarcity Rent는 약해진다.

해석


따라서 Cycle Peak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히 CAPEX 증가율을 보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오히려 Value Chain의 각 단계에서

ROI와 Monetization이 동시에 악화되기 시작하는가

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Customer ROI ↓
AI Lab Revenue / Compute ↓
Cloud Utilization ↓
Cloud Margin ↓
Hardware ASP ↓

이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그때는 Cycle의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아직 그런 방향보다는 정반대의 신호가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


정리하며 — Follow the Value


지난 생각정리 417의 제목은 Follow the Constraint였다.

이번에는 반대로 Follow the Value라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글에서는

수요가 어디에서 시작되고, 그 돈이 어떤 병목으로 내려가는가

를 봤다.

이번에는

Hardware에 투입된 $1이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얼마나 많은 Economic Utility로 바뀌는가

를 살펴봤다.

현재 Base Case를 단순화하면

NVIDIA COGS $1
→ GPU Revenue $4
→ Annual Cloud Revenue 약 $4.6
→ Annual AI Lab Revenue 약 $9.6
→ Annual Customer Economic Benefit 약 $29

정도의 구조다.

숫자의 정확한 소수점은 앞으로 계속 변할 것이다.

GPU ASP도 변하고,

Cloud Margin도 변하고,

Anthropic의 Revenue / Compute도 변하며,

기업의 AI 생산성 실현율 역시 변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 확인해야 하는 질문은 단순하다.

각 Layer가 그 아래 Layer에서 지불한 비용보다 충분히 큰 Value를 만들어내고 있는가.

현재까지 확인되는 숫자로는 아직 그렇다고 생각한다.

Customer는 AI 비용보다 큰 생산성 가치를 얻고,

AI Lab은 Compute Cost보다 더 많은 Revenue를 만들어내며,

Cloud는 높은 CAPEX를 감수하면서도 30%대의 Project Margin을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NVIDIA와 Memory 사업자의 높은 Hardware 가격도 아직 Value Chain 안에서 흡수되고 있다.

이 구조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GPU와 Memory 가격이 올라가고 Cloud CAPEX가 증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Cycle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격이 높은 이유가 단순한 투기 때문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경제적 Value가 위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언젠가 최종 고객이 AI에 지불한 $1에서 $1 이하의 Value밖에 만들지 못하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때는 가장 위에서부터 Willingness to Pay가 낮아지고,

AI Lab의 Monetization이 약해지고,

Cloud의 Utilization과 Margin이 떨어지고,

마지막에는 GPU와 Memory Pricing Power까지 내려올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Constraint만큼이나 Value를 같이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Follow the Constraint.
And Follow the Value.

지난 글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돈이 어디에 귀속되는지 봤다면,

이번에는 아래에서 위로 그 돈이 왜 지불될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결국 두 방향은 같은 지점에서 만난다.

최종 고객이 충분한 Economic Value를 얻는 동안,
AI Infrastructure의 높은 가격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더 큰 Value를 생산하기 위한 Input이다.

현재까지는 여전히 그쪽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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