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9일 목요일

생각정리 40 (*인플레이션 경로이탈)

점심을 먹고 소화 겸 산책을 하던 중, **‘인플레이션 경로이탈’**이라는 개념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라 이를 글로 정리해본다.

어제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실업청구건수 증가, 주택판매 부진, 가계소비 위축 등의 지표는 미국 경제의 경기 둔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미국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이미 앞선 글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제는 시장의 '눈'은 '기준금리 인하'에서 ->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산 인플레이션'의 속도와 시점으로 옮겨가지 않을까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을 시작으로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 기조에 들어섰으며, 중국은 이미 수차례 통화완화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금리 인하 흐름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글로벌 내수경기 둔화와, 60~70세대의 대규모 은퇴로 인한 소비 위축이라는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 강대국도 60-70년대 생이 주력 소비계층이며, 인구수도 제일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행되는 기준금리 인하는, 현재와 같이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은 국면에서는 실질적인 가계소비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 그 대신,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은 가계 저축 혹은 자산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최근 중국 시장의 흐름에서 뚜렷이 확인할 수 있는 현상이다.

결국, 내수경기 둔화 → 기준금리 인하 → 자산 인플레이션이라는 경로가 강화되고 있으며, 이 흐름은 채권 수익률 커브의 Steepening(장단기 금리차 확대) 현상을 더욱 고착화시킬 것이다. 이 Steepening 현상은 궁극적으로 국가부채 증가로 귀결된다.

(*인플레이션 영향을 덜 받는 단기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하방압력을 받는 반면, 듀레이션이 길고(*risk) 인플레이션 영향을 많이 받는 장기금리는 자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상방압력을 받는다)

국가부채의 누적은 자연스럽게 국채 발행량의 증가로 이어진다. 문제는, 과거 국채시장에서 ‘완충자’ 역할을 수행하던 민간 금융사들자본규제에 따라 점차 국채 매입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늘어나는 국채를 누가 매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중앙은행이 통화발행을 통해 직접 국채를 매입하는 경로가 사실상 불가피한 귀결로 보인다.

요약하면,

① 보호무역과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② 민간 소비 및 투자를 위축시키고,
③ 내수경기 둔화로 이어진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④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하지만, 이는 소비 증가보다는
⑤ 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초래하고,
⑥ 자산 인플레이션을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러한 자산 인플레이션은 채권시장에서는 수익률 커브의 Steepening을 유도하며, 이는 ⑦ 국가의 누적부채 증가 → 국채발행 증가 →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 → M2 증가로 이어진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통화유통속도 증가가 결합되면, 자산 인플레이션은 더욱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산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는 다시 가계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주거비 부담, 소비보단 저축요인 자극)으로 작용하며, 이는 소비율 하락 → 경기둔화 지속이라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로 인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다시 더욱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되고, 이는 다시 자산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자기강화적 순환을 형성한다.

결국, 이러한 경로를 따라 **물가 인플레이션이 아닌 자산 인플레이션이 중심이 되는 ‘인플레이션 경로이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한편, 트럼프는 중동에 대한 군사무기 지원, 안보협약 체결, AI 투자 패키지 제공 등을 통해 OPEC+의 원유 증산을 유도함으로써, 공급 측 물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하지만 물가 인플레이션이 억제된 상황에서도, 기준금리 인하국가부채 증가로 인한 통화발행량 증대자산 인플레이션에 불을 붙일 수밖에 없는 조건(*마이너스 실질금리)을 형성하고 있다.

(관련 글 링크)

여기서 관건은, 자산 인플레이션의 시작 시점속도의 기울기이다. 이는 각국 정부의 재정적자 규모, 그로 인한 누적 부채, 국채 발행량 증가, 그리고 중앙은행의 통화발행 여력이라는 변수의 함수에 따라 조절될 것이다.

이 모든 흐름을 종합해볼 때,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결과적으로 최악의 악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금은 강한 듯 보이는 트럼프이지만, 경기둔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 자산 인플레이션 고착화 경로가 본격화된다면,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트럼프 역시 은퇴를 앞둔 재임 대통령이며, 레임덕 국면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수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경기둔화 지표가 확인되고, 2026년에는 자산 인플레이션이 전면 부각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2026.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 정치·금융시장 모두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 시점에는 지금까지 취해온 트럼프 포지션을 점검하고, 트럼프 이전 체제로의 포지션 전환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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