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6일 수요일

생각정리 369 (* Diesel, The Last Barrel Standing)

지난밤 경유 Diesel 시장에 여러 뉴스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와서 추가 리서치 기록을 남겨본다.


https://x.com/CEOinterview/status/2100329180709986387


ATH

원유가 남아도 경유는 부족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경유는 단순한 정제제품이 아니라 전쟁·선거·물가를 연결하는 전략물자가 되고 있다.


지난 생각정리 368에서는 현재 원유시장의 병목이 유전에서 운송과 정제로 이동했다는 점을 정리했다.

이번에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보고자 한다.

최근 뉴스들을 연결해 보면 러시아는 자국 내 부족을 이유로 경유 수출을 금지했고,
중국과 인도에서는 정유사 감산과 수출 제한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도 사상 최고 수준의 경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출금지 논의가 등장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주유소의 약 **10%**가 적어도 한 종류의 연료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각의 뉴스는 별개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세계 경유시장은 ‘가격이 오르면 수출이 늘어나는 시장’에서 ‘가격이 올라도 정부가 수출을 막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이 변화가 중요하다.

경유의 부족은 원유 부족보다 훨씬 빠르게 실물경제에 전달된다. 트럭·농기계·건설장비·광산·철도·선박·난방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경유가격은 소비자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물류비, 식품가격, 산업생산과 연결된 비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개인적인 기본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글로벌 경유시장은 2026년 4분기부터 2027년 상반기까지 구조적 공급부족 상태가 이어지고,
2027년 하반기에야 균형권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2027년 하반기의 정상화도 원유생산 증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정상화, 중동 정유시설 가동률 회복, 러시아 정유시설 복구, 중국의 제품수출 재개가 모두 필요하다.


1. 지금 발생하고 있는 일: 부족이 수출금지를 부르고 있다


2026년 9월 IEA는 경유·가스오일이 전 세계 석유수요의 약 **30%**를 차지하며, 미국 경유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 전쟁 이전보다 94% 상승했다고 밝혔다.



중동 걸프 국가의 8월 경유·가스오일 순수출은 하루 39만 배럴로 전쟁 전의 약 4분의 1까지 감소했다. 여기에 러시아의 정유 차질이 겹치면서 걸프와 러시아의 경유 순수출은 2월 대비 하루 160만 배럴 줄었다. 두 지역은 전쟁 전 전 세계 해상 경유교역의 약 **45%**를 담당했다. IEA Oil Market Report, September 2026


하루 160만 배럴은 전 세계 경유수요 약 3,000만 배럴의 5% 정도다. 그러나 실제 충격은 5%보다 크다. 글로벌 경유 전량이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국에서 생산과 동시에 소비되는 물량을 제외하면 해상교역 시장에서 사라진 비중은 훨씬 커진다.

러시아


러시아는 국내 연료부족과 정유시설 가동중단을 이유로 경유·가스오일·선박연료 수출금지를 9월 30일까지 연장했다. 비생산자의 경유 수출과 휘발유 수출은 2027년 1월 말까지 금지한 상태다. 러시아는 통상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권 경유 수출국이다. Reuters 보도

중요한 점은 러시아의 조치가 제재에 의한 수출 감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러시아 정부가 국내 재고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해외 공급을 차단한 것이다.

중국과 인도


중국 국영기업의 경유재고는 최근 한 주 동안 2.4% 감소해 1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휘발유 재고도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중국은 이미 미·이란 전쟁 초기 제품수출을 제한한 경험이 있으며, 시장에서는 4분기 중국의 휘발유·경유·항공유 수출 허용량이 월 120만 톤 수준으로 다시 축소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 Bloomberg 보도

중국과 인도의 중요성은 이들이 최대 생산국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중동과 러시아의 수출이 감소할 때 부족분을 메워 줄 것으로 기대했던 스윙 공급자이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가 높은 원유조달비용과 낮은 국내재고를 이유로 정유가동률을 낮추거나 수출을 제한하면, 시장이 기대했던 마지막 완충장치가 사라진다.

미국


미국에서는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존 튠이 경유 수출금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평균 경유가격이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고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정부 관계자와 시장 전문가들은 수출금지가 일시적으로 미국 내 가격을 낮출 수는 있어도 해외가격을 더 높이고, 결국 글로벌 물가와 미국 금리까지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Axios

미국의 정제 여유도 과거보다 크지 않다. 2026년 1월 기준 미국 정제능력은 하루 1,820만 배럴로 전년 대비 25만 배럴 이상 감소했다. 2025년 폐쇄된 두 정유공장만 합쳐도 약 40만 b/d의 설비가 사라졌다. EIA

미국은 정제시설을 조금씩 shutdown 중이였음.

프랑스


프랑스 정부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약 **10%**가 적어도 한 종류의 연료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를 전국적인 절대적 품절로 규정하지 않고 있지만, 정부 모니터링 기준 공급차질 주유소 비율은 9월 12일 8%에서 14일 **13%**로 상승했다. AFP·Connaissance des Énergies

러시아의 수출금지는 생산국 내부의 부족이고, 중국의 재고 감소는 스윙 공급자의 후퇴이며, 미국의 수출금지 논의는 최종 대체 공급자까지 자국 시장을 우선할 수 있다는 신호다. 프랑스의 주유소 공급차질은 이 문제가 금융시장의 크랙 스프레드를 넘어 최종 소비자에게 도달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2. 뉴스에서 읽어야 할 Semantic Meaning


최근 사건들의 의미는 단순히 “경유가 부족하다”는 데 있지 않다.


첫 번째 의미는 경유시장의 내수 우선주의다.

수출금지는 새로운 경유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러시아 소비자에게 남겨 둔 경유는 중앙아시아와 유럽 소비자에게서 사라지고, 미국 내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출을 막으면 중남미와 유럽의 가격은 더 올라간다.

글로벌 경유쇼티지로 떡상하는 나이지리아 정제제품 수출량



그 결과 하나의 글로벌 가격으로 연결됐던 경유시장은 여러 개의 국내시장으로 분절된다. 각 정부는 자국 가격을 안정시키지만, 국제시장에 남아 있는 물량은 더욱 줄어든다.

두 번째 의미는 가격 신호의 고장이다.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경유 크랙이 상승하면 정유사가 가동률을 높이고 수출을 늘린다. 그러나 정부가 수출쿼터나 수출금지를 적용하면 높은 국제가격이 추가 공급을 유도하지 못한다.

공급곡선이 물리적으로 비탄력적인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정치적으로 비탄력적인 시장이 되는 것이다.

세 번째 의미는 수출금지의 도미노 효과다.

한 국가가 수출을 차단하면 수입국은 재고를 더 쌓으려 하고, 다른 수출국도 국내 부족을 우려해 수출을 제한한다. 이후 국제시장 재고가 감소하고 백워데이션이 확대되면 각국의 사재기 유인은 더욱 강해진다.

개별 국가 입장에서는 합리적이지만 전체 시장의 부족은 심화되는 전형적인 죄수의 딜레마다.

트럼프 발언이 갖는 의미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이 세계 경유 부족을 만들고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그는 “다른 목표물도 많다”며 경유 생산·유통시설을 별도로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AP

내가 여기서 보는 핵심은 트럼프가 원유가 아니라 경유를 특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현재의 에너지 문제를 원유생산량보다 정유시설과 제품 공급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동시에 경유가격이 외교·안보정책의 결과변수가 아니라 정책결정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가 됐다는 의미다.

경유가격은 트럭 운송비, 농산물 가격, 건설비, 제조업 원가를 통해 빠르게 물가로 전이된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경유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정책보다 더 직접적인 정치적 제약이 될 수 있다.

다만 트럼프가 주장한 에너지 휴전은 확정된 협정으로 보기 어렵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공격을 중단하고 미국이 이를 보장할 경우에만 상호 중단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에도 양측의 에너지·산업시설 공격은 이어졌다. The Guardian

따라서 트럼프의 발언은 공급 정상화의 확정 신호가 아니다.

오히려 경유가격이 전쟁 협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시장의 완충재고가 얇아졌다는 신호에 가깝다.

(*참고로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당시 엑슨모빌 CEO 출신인 렉스 틸러슨을 국무장관에 임명했을 만큼, 에너지가격이 미국경제와 자신의 정치적 입지에 미치는 영향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3. 경유 End-market과 수요탄력성


경유수요는 하나의 수요가 아니다.

화물차의 경유, 농기계의 경유, 승용차의 경유, 난방용 가스오일은 가격과 경기 변화에 다르게 반응한다. 따라서 경유수요가 경기에 민감한지를 판단하려면 최종 수요처를 나누어 봐야 한다.

아래 비중은 UN Energy Statistics, IEA의 도로교통 연료 분석, EIA 최종수요 분류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개인적 분석치다. 국가별 분류 차이 때문에 1~3%p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




경유수요는 가격에 둔감하다


Carol Dahl이 63개 경유수요 연구, 343개 추정치를 정리한 데이터베이스에서 경유의 가격탄력성 중앙값은 단기 -0.10, 중기 -0.16, 장기 -0.33이었다. 소득탄력성 중앙값은 단기 +0.33, 중기 +1.00, 장기 +1.29로 집계됐다. Dahl Energy Demand Database

가격탄력성이 -0.10이라는 것은 경유가격이 10% 상승해도 단기 수요는 약 1%밖에 감소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의 1986~2011년 데이터를 사용한 연구도 단기 가격탄력성 -0.357, 장기 -0.547을 제시했다. 소득탄력성은 각각 1.589, 1.478이었다. 수치는 글로벌 중앙값보다 높지만, 가격보다 경제활동 변화에 더 민감하다는 방향성은 동일하다. Short-Run and Long-Run Elasticities of Diesel Demand in Korea

End-market별 비중과 대체 가능성을 적용해 계산한 6~12개월 글로벌 경유 가격탄력성은 대략 -0.10~-0.20, 중심값은 -0.13이다.

즉 경유 소매가격이 50% 상승해도 단기 수요 감소는 대략 5~10%, 하루 150만~300만 배럴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이마저 모든 국가에서 가격 상승분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높은 가격이 수개월간 유지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경기에 완전히 둔감한 것은 아니다


경유의 핵심 수요처인 화물운송, 건설, 광산, 선박은 산업생산과 교역량에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경유는 휘발유보다 생활 필수성이 높지만 동시에 제조업 경기와 물동량에는 더 민감할 수 있다.

개인적인 추정으로 6~12개월 글로벌 GDP 또는 산업활동 탄력성은 약 +0.3~+0.6이다. 세계 성장률이 기존 전망보다 1%p 낮아질 경우 경유수요는 약 0.3~0.6%, 하루 9만~18만 배럴 감소하는 정도다.

심각한 제조업·교역 침체가 동반된다면 하루 40만~80만 배럴의 수요 감소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걸프와 러시아에서 감소한 경유 순수출 하루 160만 배럴을 경기둔화만으로 상쇄하려면 단순한 저성장이 아니라 상당한 수준의 글로벌 침체가 필요하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경유는 단기적으로 가격에는 매우 둔감하고, 경기에는 중간 정도로 민감하다.

경유수요의 약 23%는 농업·난방·철도·선박처럼 즉각 줄이기 어려운 영역이다. 도로 화물에서도 식품, 의약품, 생필품 운송은 경기가 둔화돼도 유지된다. 결국 경기침체가 오면 수요는 감소하지만 공급부족을 해결할 만큼 빠르게 감소하지는 않는다.

가격 전가가 빠르다는 문제


IMF의 2026년 연구에 따르면 국제 경유가격 충격의 약 3분의 1이 즉시 소매가격에 반영되고, 평균 누적 전가율은 약 0.8, 최고점 도달까지 약 3개월이 걸린다. 선진국과 순수입국의 전가율은 더 높고, 가격 상승은 하락보다 빠르게 반영된다. IMF, Pumps and Plates

따라서 경유가격 상승은 수요를 빠르게 줄이지는 못하면서 운송비와 식품가격에는 빠르게 전가된다.

이것이 경유 충격이 갖는 가장 불편한 특성이다.

수요파괴가 나타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먼저 나타난다.




4. 2026~2027년 글로벌 경유 수급 전망


아래 전망은 IEA와 EIA의 원유·정제가동률 전망에 내가 추정한 경유 수요, 정유수율, 수출제한, 재고 흐름을 반영한 조건부 모델이다.

여기서 공급은 단순 정유생산량이 아니라 국제교역과 재고 방출을 포함해 최종시장에 실제로 공급 가능한 경유·가스오일 물량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원유 공급감소, 정유가동 손실, 제품수출 감소를 별도로 모두 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같은 배럴이 원유단계, 정제단계, 수출단계에서 중복 계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 시나리오



2026년 평균 수급부족은 하루 약 55만 배럴, 연간 재고 감소는 약 2억 배럴로 추정한다.

2027년에는 공급이 회복되지만 상반기까지 약 8,100만 배럴의 추가 재고 감소가 발생한다. 하반기 예상 재고 증가는 약 2,800만 배럴에 그쳐 2027년 연간으로도 약 5,300만 배럴의 재고가 더 감소한다.

이는 IEA가 발표한 전체 석유재고 감소와 구분해야 한다. IEA에 따르면 2026년 2~8월 관측 가능한 전체 석유재고는 5억700만 배럴, 하루 평균 280만 배럴 감소했다. 위 표는 그중 경유·가스오일 부분을 따로 추정한 것이다.

2027년 공급회복의 구성


기본 시나리오에서 2027년 4분기 경유 공급은 2026년 4분기 대비 하루 약 190만 배럴 증가한다.



이를 대략적으로 분해하면 다음과 같다.

  • 중동 정유·수출 정상화: +0.8~1.0 mb/d

  • 러시아 정유시설 및 수출 부분 회복: +0.3~0.5 mb/d

  • 중국·인도 등 아시아 스윙 정유사의 수출 회복: +0.3~0.5 mb/d

  • 기타 신규설비와 가동률 개선: +0.2~0.3 mb/d

  • 정기보수·폐쇄·품질 및 물류 제약: -0.2~-0.4 mb/d



핵심은 신규 정유설비보다 기존 시설의 정상화다.

EIA도 미국 증류유 재고가 2026년 9월 1억 배럴 아래로 떨어지고, 2027년 대부분 기간 동안 최근 5년 최저범위를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 정유시설 가동중단의 영향도 2027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IA Short-Term Energy Outlook

EIA 기본 전망에서는 미국 경유 크랙이 2026년 8~11월 갤런당 2달러 이상을 기록한 뒤 2027년 중반까지 점진적으로 하락한다. 하지만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탱커 운항이 정상화된다는 전제다. 물류제약이 2026년 말 이후에도 지속되면 크랙은 전망보다 높게 유지될 수 있다.

세 가지 시나리오




현재로서는 기본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다.

다만 시장의 비대칭성은 공급부족 쪽에 있다. 중국과 미국이 동시에 수출을 제한하면 세계 1·2위권 대체 공급자가 모두 국내시장을 우선하게 된다. 반대로 공급이 빠르게 회복되려면 중동 물류, 러시아 정유, 아시아 원유조달이라는 세 조건이 동시에 개선돼야 한다.


5. 결국 봐야 하는 것은 원유가 아니라 경유의 이동이다


원유시장은 2027년 공급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IEA도 2027년 전체 석유공급이 하루 800만 배럴 반등하고, 수요는 260만 배럴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공급과잉이다.

그러나 정유시설이 손상돼 있고, 중동 제품선 운항이 제한되고, 러시아·중국·미국이 수출을 통제한다면 그 원유는 필요한 지역의 경유로 전환되지 못한다.

따라서 2027년 경유시장의 핵심 질문은 “원유가 얼마나 생산되는가”가 아니다.

원유가 어디에서 정제되고, 생산된 경유가 국경을 넘어 이동할 수 있는가가 핵심이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선행지표도 달라진다.

첫째, 걸프와 러시아의 경유 순수출이 2월 대비 감소한 하루 160만 배럴 중 얼마나 회복되는지 봐야 한다.

둘째, 중국의 경유재고와 제품수출쿼터를 확인해야 한다. 중국이 수출을 재개하면 아시아 경유 크랙이 먼저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면 한국·싱가포르 정유사가 사실상 마지막 스윙 공급자가 된다.

셋째, 미국 증류유 재고가 1억 배럴을 회복하는지 봐야 한다. 재고가 낮은 상태에서 수출금지 논의가 지속되면 경유가격은 경제논리보다 정치 일정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넷째, 디젤 크랙과 선물시장의 백워데이션을 원유가격과 분리해서 봐야 한다. 원유가 하락해도 경유 크랙과 근월물 프리미엄이 유지된다면 정제·제품 병목은 해소되지 않은 것이다.

글을 마치며


이번 경유 위기를 단순한 유가상승으로 해석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된다.

현재의 문제는 원유가 없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지역에서 원유를 정제하지 못하고,
생산한 경유를 필요한 국가로 이동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경유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가격탄력성은 단기 -0.10~-0.20에 불과하고, 농업·난방·필수물류 수요는 경기침체에도 남는다. 세계경제가 둔화되면 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일반적인 경기둔화만으로 현재의 공급손실을 모두 상쇄하기는 어렵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요구한 것은 이 시장의 변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경유는 더 이상 원유에서 파생되는 여러 제품 중 하나가 아니다.

전쟁의 목표물을 바꾸고, 선거정책을 바꾸며, 각국 정부가 국경을 닫게 만드는 전략물자가 됐다.

내 기본 시나리오대로라면 가장 경유 공급부족이 심화되는 시기는 2026년 4분기부터 2027년 2분기까지다. 2027년 하반기에는 수치상 균형에 접근할 수 있지만, 그때도 재고는 충분히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가격이 하락한다고 부족이 끝났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경유시장의 진짜 정상화 신호는 가격 하락이 아니라 수출 재개, 재고 증가, 백워데이션 완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전쟁으로 부셔진 정제공장 다시 수리하고, 고쳐써야겠지..? 그것마저 안되면 그냥 새로 짓던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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